주말을 교외에 나가 불편하게 지내보는 것도 해볼 만한 일이다.
때로는 그게 지나쳐 진짜 힘들 때도 있지만, 부부가 모두 저널리스트인 내 친구 내외는 교외에 나가 주말을 지내다 산장에 조그만 불이 났다.
불길은 자원소방대원들이 출동해서 곧 잡았지만, 덕분에 전화도 쓸 수 없고 전기도 없이 지내야 했다.
어쨌든 그런 대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월요일 아침까지 마감할 원고가 있어 주말을 일하며 지낼 계획이었다.
까짓 것, 왜 못해, 하며 석유 등을 찾아다 켜 놓고 초에 불을 붙여 일할 만한 책상을 차린 다음 두 사람의 타자기도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
그제서야 두 사람은 비로소 타자기가 둘 다 전동타자기라는 사실을 깨닫고 김이 쪽 빠지더라고. 





처음 교단에 서는 젊은 여선생이 1학년 꼬마들에게 자기소개를 했다.
여선생은 곧 어린이 여러분들과 서로 잘 알게 되기 바란다고 했다.
이렇게 말하는 동안 선생은 무심코 칠판에 건 두루마리 지도에 기댔는데 그게 창문의 블라인드 처럼 도르르 말려 올라가면서 스커트까지

끌어올렸다.
허리 아래론 다 드러난 선생이 스커트를 도로 내리느라고 버둥거리는 동안 교실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그러다가 사내녀석 하나가 고요를 깨뜨렸다.
“우린 선생님을 더 잘 알게 되었어요.” 





아버지 사업을 몇 해 도와 드리다 보니 내 수완도 상당히 나아진 성싶었다.
아버지가 나를 버젓한 동업자로 삼겠다고 발표하시자 그것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사실로서 증명되었다.
신바람이 나서 내킨 김에 농담 삼아 그렇지만 '아버지가 사사건건 독단적으로 처리하시니 전 아무래도 말 없는 동업자가 되어야겠군요'

하고 한 마디 해 보았다.
“말 없는 동업자는 자본만 대고 사업에는 참견하지 않는 사람이지. 넌 입 닥치라는 욕이나 맨날 먹는 동업자가 될게다.”
아버지의 대꾸였다.





나는 통계국에 근무하며 호구조사를 담당하는데 한번은 맨해턴의 어느 고층아파트에 갔었다.

한 집에 가 초인종을 눌렀더니 안에서 무언지 긁는 듯한 소리가 나고 곧이어 찢어지는 듯한 어린 아이의 비명이 들렸다.
“안돼요 ! 그건 안 된단말예요 ! 제발, 제발 !”
어린 계집 아이가 울부짖는 소리였다.
순간, 학대 받고 있는 어린이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퍼뜻 머리를 스쳤다.
이윽고 긁는지 문지르는지 모를 소리가 더 나고 어우러져 뒹구는 듯한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무언지 끌려 오는 소리가 났다.
그러다 별안간 문이 열리면서 안경을 낀, 몸집이 크고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나타났다.
어린 계집애 하나가 두 손으로 그 남자 발목을 움켜잡고 뒤로 벌렁 누운 채 개구장이처럼 웃고 있었다.
안쪽은 책이 가지런히 꽂힌 아늑한 거실로, 커피 탁자 위에는 서양장기판이 벌여져 있었다.
그 어른도 역시 웃으면서 설명했다.
“제가 방금 얘 여왕을 잡았더니 이러지 뭡니까.” 





내가 처음 성직자로 목회를 맡은 것은 펜실베이니아주의 어느 큰 교회에서였다.
청년부 담임 부목사였던 그 첫해 가을에 복음전도사 한 분이 우리 청년부와 토요일 아침에 만나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그 행사를 완벽하고 우아하게 치르리라 마음먹고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썼다.
그래서 평신도 지도자 한 사람과 의논한 끝에 교회 정원에 마지막으로 피어 있는 꽃을 갖다가 꽃꽂이를 하기로 했다.
이튿날 아침 교회까지 걷기로 했다.
검정 양복과 타이와 모자와 외투 차림으로 국화꽃다발을 안고서 길에 나섰을 때 시각은 새벽 6시 반이었다.
유유히 걷고 있는데 차 한 대가 나를 스쳐 지나가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멈추더니 다시 뒷걸음질해 왔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창문을 내리고 내가 든 꽃을 가리키면서 한 마디 던지길 :

“여보, 지금 집에 들어가는 길이라면 그 정도 갖고는 부인을 달랠 수 없을 것 같은데.”





뉴욕 금융가에서 규모가 큰 한 사무기기 회사의 판매원으로 일할 때의 일.
증권브로커들은 내가 옆에서 아무리 끈질기게 떠들어대도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날 열심히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는 어떤 브로커를 설득해 보려고 갖은 애를 다쓰던 끝에 이판사판이라는 생각으로 악을 썼다.
"하늘이 떨어져요(무너져요) !”
그랬더니 그 사람은 여전히 서류를 들여다 보면서 "그럼 하늘을 팔아버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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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마을로 이사를 가고 나서 보니 그 동네의 가게 주인들이 태평스럽게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 무척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런데 막상 남편의 새 양복을 세탁소에 가지고 갔을 때는 좀 걱정이 됐다.
세탁소주인이 “미안합니다,부인. 집사람이 지금 나가고 없는데 저녁 일곱 시까지는 세탁을 해놓겠습니다” 하고 말하길래
나는 도시에서는 양복 한 벌을 세탁하는 데 며칠씩이나 기다렸던 일이 생각 나서 "괜찮아요”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이따 여기 오실 땐 그냥 뒷문을 두드리시면 됩니다” 하며 양복을 집어들고 들어가려 했다.
나는 좀 머뭇거리면서 “좋아요. 그런데 뭐 쪽지 같은 건 안 주나요 ?” 하고 물었다.
그는 “필요없어요” 하더니 다시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잠깐만요, 댁에선 그게 우리 것이라는 걸 어떻게 알 수가 있죠 ?”
그는 곤혹스런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댁에서 찾아갈 때 얘길하면 되잖아요 ?” 





어떤 남자 손님이 등받이가 높직하고 팔걸이도 길게 나온 안락의자를 하나 사고 나서 포장을 해 달라고 했다.
그래야만 자기 아내가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짐작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 가게에서 일하는 바니라는 학생은 몇 시간 걸려서 그 선물을 포장했다.
그는 덩치가 큰 냉장고 포장용 케이스에다 의자를 넣고 한 아름의 종이로 싼 다음 겹겹이 포장끈을 두르느라고 씨름을 했다.
그러고 나서 배달용 트럭에 싣고 보니 그 덩치가 어마어마했다.
그런데 얼마 있다가 조금 전에 그 의자를 산 손님이 가게로 들어서면서 리본에 매달려 있던 쪽지를 우리에게 내밀었다.
우리는 바니군이 일을 하다가 뭔가 잘못한 게 있었나 해서 걱정이 되었다.
바니군이 조심스럽게 적어 놓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다음 해에는 보석을 선물하세요.”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있는 한 학교의 교장인 제임스 M.베일리는 그 도시의 사친회 오찬 석상에서 자기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근간에 언제든지 학부모들의 의견을 기꺼이 들을 용의가 있다고 다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낮이건 밤이건 가릴 것 없이 연락을 주시기 바람니다. 여기 이 전화번호로…”
그때 갑자기 조로스 교감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그건 내 전화번호잖아요 !"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체중을 재고 나자 다이어트강습소의 강사가 금주의 주제인 의식의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강연을 시작했다.
그 여성강사는 다이어트 음료나 드레싱은 어떻게 주문해야 한다느니, 고기는 튀긴 것보다는 구운 것을 먹어야 한다느니 하면서

막상 외식문제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끝으로 참석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내놓고 토론을 하도록 했다.
"외식을 하러 갈 때 부닥치게 되는 가장 큰 골칫거리가 무엇이겠습니까 ?”
그러자 한 여자가 얼른 이런 대답을 했다.
“강사님과 맞닥뜨리는 일이죠.” 





휴가철에 여행을 하다 보면 유난히 속이 상하게 된다.
우리가 타고 갈 항공편이 몇 차례나 연발을 하게 되자 탑승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승객들은 모두 지쳐서 화를 내고 있었다.
항공사 직원들은 승객들의 반응에 되도록 언짢은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마침내 탑승준비가 되자 한 승무원이 속마음을 드러내고 말았다.
“지금부터 128편의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혼자 여행하는 어린이부터 탑승한 뒤, 어린이들을 동반한 부모님들이 그 다음에

타시고 나면 끝으로 어린이같은 행동을 하는 남자분들의 가족들이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동물학자인 앤드루 시몬즈가 어느 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방금 차에 치인 듯한 다람쥐 한 마리를 발견했다.
자기가 기르고 있는 올빼미나 솔개한테 갖다 주면 맛있게 먹으리라는 생각에서 그는 차를 길 옆에 대고 내려와 죽은 다람쥐를

종이 봉지에 주워 담았다.
그 때 그의 옆에 차 한대가 와서 멎었다.
그 당시의 일을 시몬즈는 이렇게 회상했다.
“귀티가 나는 한 부인이 측은하다는 눈초리로 나를 보면서 내 주머니에 10달러짜리 지폐 한 장을 넣어주더군요.
그러면서 ‘좀 먹을만한 것을 사 잡수세요’ 하지 않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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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을 하는 내 친구가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와서 팔려고 내놓은 집을 하나 보여주려고 막 현관문 열쇠를 열고 있었는데

마침 기차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히 들려왔다.
손님이 약간 놀란 표정으로, “소리가 무척 가깝게 들리는데 기차가 항상 자주 지나가나요 ?”
“천만에요, 아마 하루에 두 세 차례 정도일 겁니다.”
친구가 그를 안심시키느라고 이렇게 말했다.
잠시 후, 두번째 기차가 소리를 내며 지나가자 내 친구는 픽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조금있다 또 세 번째 기차가 두 사람의 얘기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가자
그 손님, 당황해서 쩔쩔매는 내 친구를 보며 싱긋 웃으면서 , “거, 한꺼번에 세 차례를 모두 겪어버리니까 차라리 낫군요.”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 환자 중에 무슨 음식이든 막무가내로 거부하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애원하고, 위협하고, 달래는 등 온갖 방법을 다 써보았으나 헛수고였다.
절대로 아무 것도 먹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나흘째 되는 날 그 환자의 심장의 고동이 갑자기 멎어버렸다.
간호원들이 즉각 그 사람 주위에 와르르 몰려들었는데 그 환자의 개인 간호원은 날름 침대 위로 뛰어 올라가 온 힘을 다하여

심장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환자는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회생했는데 여자 간호원이 자기를 올라타고 온 힘을 다해 자기 가슴을 누르고 있는 것을

보고는 팔꿈치를 고이고 천천히 일어나려 애쓰면서 소리쳤다.
“알았어 ! 먹을 께, 먹겠다구 !” 





장의사인 우리 남편은 사람들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 자상하고도 능률적인 도움을 주는 데 대해서 항상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어느 날, 도시의 혼잡한 교통을 뚫고 상당한 거리를, 장례행렬을 이끌고 장지에 도착했는데 그때야 비로소 자신이 길을 잘못 들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남편은 당황하지 않고 천연스럽게 관을 영구차에 다시 싣고, 사람들도 모두 다시 차에 오르게 한 다음 옳은 장지로 향하였다.
장례가 끝난 뒤, 남편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유족들에게 어떻게든 사과 해야겠다고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그 때, 죽은사람의 여동생이 웃으며 남편에게 다가오더니, “언니는 길을 잃은 걸 오히려 재미있어 했을거에요. 생전에 항상 길을 잘

잃어 버리곤 했거든요.”





배달을 막 끝내고 차로 돌아가려는 데 누군가 “우체부 아저씨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 보니 가죽 끈에 묶은 개 한 마리를 데리고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 사람한테 다가 가면서 개를 좀 꼭 잡아달라고 부탁하자 그 사람 말하길, “괜찮아요. 이 녀석은 절대 안 물거든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내가 그래도 항상 주의는 해야 한다고 말하자 그는 “물론 그야 그렇지요” 하고 수긍했다.
그러는 동안 개는 내곁에 와서 바지와 구두에 코를 갖다대고 콩콩거리며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부르셨지요 ?” 내가 물었더니, 그 사람 하는 말인 즉, “저, 지난 번에 수도계량기 보는 사람이 우리 집에서 계량기를

보다가 이 녀석한테 물렸다는 거에요.
그래서 사실은 이 녀석이 낯선 사람을 보면 진짜로 덤벼들어 무는지 좀 알아보려고 했던 겁니다"





내 친구 한 사람이 며칠 동안 여행하던 중 항공편 예약이 잘못돼 애를 먹고 있었다.
집에 제때에 당도할 전망이 보이지 않게 된 그는 듣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예약담당 여직원은 성질을 억누르고 꾹 참고 받아 주었다.
이윽고 착오난 것을 바로잡고 난 그 직원은 그 친구의 옷깃에 화사한 항공사 배지 하나를 달아 주면서 탑승하는 대로 곧 기내승무원에게

보이라고 일러 주었다.
그는 내심으로 VIP 대우라도 받겠거니 생각하고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기내승무원을 찾아 배지를 보여 주었다.
그러자 기내승무원은 한동안 어리둥절하더니 그걸 누가 주더냐고 물었다.
“뭐가 잘못됐습니까 ?” 그는 되물었다.
“아녜요, 선생님. 그 배지는 보통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어린이를 구별하기 위해서 달아 주는 것이라는 것 말고는 이상할 게 없어요.” 





목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던 시절, 나는 페인트칠을 하여 학비를 조달했었다.
나는 또한 시골교회의 집사일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이 아주 불규칙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고용인은 아무때나 내 시간에 맞춰 일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때때로 그는 나에게 페인트칠할 집과 각 집에 칠할 색깔을 적은 명단만 미리 주곤 했다.
하루는 내가 페인트칠하고 있는 집으로 그 고용인이 새로운 지시를 하기위해 차를 몰고 왔다.
"어떻게 내가 있는 집을 아셨어요 ?” 내가 물었다.
“자네 부인에게 전화를 했었지"
“그렇지만 안사람도 내가 일하는 집을 모를 텐데요”하고 내가 묻자 그는 차에 올라타면서 껄껄 웃었다.
"아마 그럴테지. 그러나 자네가 어제밤 집에 돌아왔을 때 옷에 초록색 폐인트가 묻어 있더라고 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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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데리고 유원지에 놀러가서 녹초가 되던 날의 일.
우리는 탈것은 모조리 두 번 이상 탔다. 분홍 퓨마인형을 상품으로 받기까지 했는데 두 아이가 서로 가지겠다고 떼를 썼다.
마침내 출구에 다다르니 그 곳은 지쳐서 돌아가는 가족들로 빽빽하게 몰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인형극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이것만 꼭” 보고 가자고 졸라댔다.
너무 피곤하여 말릴 기운조차 없어서 아이들 뜻대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런데 인형극에 열중한 막내딸애가 박수를 치려고 갑자기 뛰어나가면서 퓨마인형으로 불 붙은 담배를 들고 있던 내 손을 밀었다.
잠시 후 나는 퓨마인형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깜짝놀란 나머지 인형을 땅바닥에 내려치기 시작했는데 내 행동이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때 지나가던 어떤 부인이 내 어깨를 툭특 두드리며 말했다.
“여보세요,여보세요. 댁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하겠어요.” 





토요일 밤부터 치통이 심했으므로 월요일 아침 일찍 치과에 갔다.
의사가 오라는 시간에 갔는데도 다른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었다.
열 아홉 살 난 굉장히 이쁜 아가씨였다.
스키를 타다가 앞니 두 개를 부러뜨렸다는데 그때까지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치과의사는 환자를 진정시키는 데 도사인 듯했다.
“내가 해드리는 의치는 이십 년 쯤 갈거에요. 그리고 그때 가서 또 해 넣으면 돼요. 아가씨의 외모에도 지장이 없고 아프지도 않아요.”
처음에는 의사가 무슨 말을 하건 말건 그 처녀가 어찌나 겁을 내는지 저러다간 진정제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때,의사가 진정제 이상가는 치료를 했다.
환자 쪽으로 몸을 수그리면서 의사는 속삭였다.
“아가씨 애인이 키스를 하면서도 의치인지 모를거에요.”
그 말에 환자는 안도의 기색이 역력했다.
마침내 진짜 희망의 말을 들은 것이었으니까. 





어느 날 저녁, 이웃의 어머니들 몇 분이 모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아이들이 부모에게 애를 가장 심하게 먹이는 때가 언제인가

하는 데에 화제가 미쳤다.
“두 살을 잘 넘기면 얼마나 좋겠어요 !” 한 어머니가 신음하듯 말했다.
“아니에요. 학교에 들어갈 나이일 때는 어떡하고요 ! 두 살때는 아무 것도 아니죠."
다른 엄마가 급히 반론을 내세웠다.
“십대가 되면 말도 못한답니다.” 세번째 부인이 탄식했다.
대화가 뜸해지는가 싶더니 거기 모인 중에 단 한 명뿐인 할머니가 진지하게 한마디 덧붙였다.

“자식이 마흔 두 살이 되어 봐야 정말 어려운 걸 알거요 .”





강풍이 몰아치며 영하 20도를 오르 내리던 혹한은 마침내 그 흔적을 남겨 놓았다.
전선들이 끊겨 스파크를 내면서 눈으로 뒤덮인 길 위에 뱀처럼 이리저리 꼬여져 있었다.
순찰대원인 나는 황량한 교차로 위 전선들이 어지러이 늘려 있는 현장의 안전을 책임맡게 됐다.
밤 12시 40분, 앞 근무자와 교대하러 갔을 때 기온은 영하 19도였다.
앞 근무자는 꽁꽁 언 몸으로 순찰차에 올라타며 주전선에서 빠져나온 듯한 위태롭게 생긴 선을 가리키며 저 놈이 위험하니 잘 지키라고

지적해 주었다.
나는 코트깃을 올리고 목도리를 꽉 매고는 그 가느다란 줄이 있는 곳에 서서 밤새 지켰다.
새벽 5시 40분경 전기 설비차가 왔다.
전공 하나가 그 줄을 점검하다가 갑자기 폭소를 터뜨리며 이렇게 말했다.
"정말 수고가 많았군요. 얼어 붙은 연줄 한 가닥을 밤새 무사히 지켰으니 !” 





딸네 집에서 봉투에 주소를 쓰고 우표를 붙이고 있었는데 우표가 모자랐다.
"여기 더 있어요” 하더니 딸애는 성경책을 집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성경을 펴라’는 말 그대로구나.”
그랬더니 그애는 이렇게 대답했다.
"난 돈도 여기다 두어요. 감춰 두기엔 성경책이 최고예요.
성경을 펴보는 사람이라면 홈치지 않을 것이고 도둑이라면 아예 성경을 들춰 볼 생각을 않을테니까요.”





일요학교에서 4살짜리들만 있는 우리 반 애들 중 몇이나 식사 전에 감사 기도를 올리고 있나 한번 알아 보았더니 기도를 하는 애가

하나도 없었다.
나는 감사기도를 드리는 뜻을 설명해 주고 나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간단한 기도문을 가르쳐 주며 식사 전에는 꼭 기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주가 지난 뒤 한 자모가 찾아왔다.
“스프라울선생님, 우리 애에게 참 좋은 기도를 가르쳐 주셨더군요. 그런데 우리 애 아빠는 그 기도 때문에 아주 골치 아파해요.
냉장고에서 맥주 하나 꺼내 먹을 때에도 그때마다 꼭 기도를 강요당하지 뭡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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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한창 피는 철이면 19세 나이에 불치의 병으로 죽은 동생 해럴드의 무덤 앞에 장미가 꼭 한 송이 놓여 있는 것을 부모님이나 내가

더러 보곤 했다.
동생이 죽은 지 3년이 지날 때까지는 누가 갖다두는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그 뒤에 결국은 알게 되었지만.
해럴드는 생전에 몸 상태가 괜찮을 때면 동네 세탁소에다 세탁물을 거두어다 주기도 하고 배달도 하여 용돈을 벌어 썼다.
그애는 언제나 세탁물을 배달하는 길에 장미가 아름다운 어느 단골손님 집 정원 앞에 잠깐 멈춰서서 장미꽃밭을 칭찬하곤 했다.
그럴 때면 그 집 아줌마가 장미꽃다발을 주려고 했지만 내 동생은 번번이 사양하고 한 송이만 받아 단추구멍이나 모자띠에 꽂고 다니면서

하루 종일 좋아했다는 것이다.
동생이 죽은 뒤 이 친절한 아주머니는 “해럴드가 생전에 늘 한 송이만을 원했기 때문에” 장미를 딱 한 송이 그애 무덤에 놓아 주곤 했다.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 동생이 그처럼 훈훈한 인정 속에 추모되고 있음을 알고서 우리 가족이 고맙고 흐뭇해했음은 물론이다. 





버드와 수전 부부는 딸 쌍둥이를 낳고 기뻐했다.
수전이 출산 후 퇴원하여 집으로 오는 날 버드도 직장에서 휴가를 얻었다.
그리고는 며칠간 낮이고 밤이고 미친듯이 돌아가며 잠도 못 자고 매일 우유를 16병씩 타 대고 기저귀를 빨고 집안청소며

끼니 때 식사준비를 하고 또 그 짬짬이 두 살짜리 큰놈하고도 놀아 주었다.
휴가가 끝나는 날인 일요일 밤, 버드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 침대에 쓰러졌다.
수전이 남편쪽으로 돌아누우며 물었다.
“여보, 내일 꼭 출근해야 하우 ?"
“응, 여보 출근을 안 하다간 큰일나겠어.”





존의 고양이 월리가 나무에 올라가 내려올 생각을 않고 있자 우리들은 존에게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생각이 달라지고 배가 고파지면 내려올꺼야.’’
그러나 사흘이 지났는 데도 고양이 월리가 나무에서 내려오질 않자 존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고양이를 쫓아 나무 위로 올라갔다.
존이 나무 위로 20m쯤 올라 갔을 때 고양이는 땅위로 허겁지겁 내려왔다
“됐어, 존. 이제 내려와.” 우리들이 큰소리로 외쳤다.
한참동안 대답이 없더니 겁먹은 소리가 들려 왔다.
"생각이 달라지고 배가 고파지면 내려 갈께."





나는 몇해전 어느 개울가에서 야영을 하면서 송어낚시를 했는데 재미를 톡톡히 보았다.
조금 내려가노라면 잡화가게를 겸한 주유소가 있는데 나는 자주 그곳에 들려 사람좋은 그 가게주인에게 내가 잡은 송어에 대해

자랑을 늘어 놓곤 했다.
집으로 돌아가던 날 그 가게에 들러 작별인사를 하고는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고 외상전표를 건네주었다.
이듬해에도 나는 그곳으로 가 우선 그 가게에 들려 낚시가 잘되는지 묻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참 이야기가 계속된 후 가게주인은 작년에 내가 준 휘발유 외상전표를 내 놓았다.
유효기간이 지나 석유사측에서 대금지불을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왜 저에게 알리시지 않으셨죠 ? 내 이름과 주소가 적혀있는데, 알려 주셨으면 돈을 보내드렸올 텐데요."
“그럴 필요가 없었지요.” 그는 느긋하게 말했다.
"작년에 여기서 재미를 톡톡히 보셨으니 금년에 다시 오리란걸 알았으니까요 !”





아홉살 난 딸애가 피아노렛슨을 받게 되어 고물 수형(堅形) 피아노 1대를 사주었다.
몇 달후 보다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 가구 몇 개를 처분해 버릴 때 까지 피아노를 악기 점에 보관시키기로 했는데

악기점 주인은 그곳에서 딸애가 피아노 연습을 해도 좋다고 승낙해 주었다.
첫날 연습을 끝낼 무렵 딸애를 데리러 갔더니 피아노는 진열창 안에 놓여 있었고 딸애는 그 진열창 안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진열창에는「우선 선금으로 50달러만 내면 멋진 피아노를 살 수 있는데 왜 이런 고물 피아노를 치는 지 알 수가 없군요.」 란 글귀가

보이고 화살표 하나가 다른쪽 진열창을 가리키고 있었다.
물론 그 쪽에는 멋진 새 피아노 한 대가 진열되어 있었고.
비상한 장사 수완을 가진 악기점 주인은 피아노 보관료는 보관료대로 받고 아이는 아이대로 무료광고 모델로 이용했던 것이다. 





딸 캐럴라인이 6개월 된 쌍동이 손녀들을 돌보며 집을 지켜 달라는 부탁을 했을 때 나는 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에이프릴과 스테이지를 어떻게 구별하지 ?” 내가 물었다.
"릭에게 물어 보세요.” 외출준비에 여념이 없던 딸애는 네 살 먹은 제 아들을 턱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 녀석은 텔리비전의 만화영화를 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애가 알아요.”
나는 자신이 생겨 두 쌍동이의 옷을 벗기고 목욕을 시켰다.
그리곤 옷 입힐 준비를 끝낸 뒤 릭을 불렀다.
“얘야,난 누가 누군지 모르겠구나.”
“그건 쉬워요.”
릭은 텔리비전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크게 외쳤다.
“에이프릴은 언제나 파란 옷을 입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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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홀아비가 내 친구와 열렬히 사귀고 있었다.
그런데 그 홀아비의 며느리가 매주 시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요 ?” 라고 항상 똑같은 말로 물었다.
그때마다 그 홀아비는 "지난 밤에는 마지의 집에서 저녁을 같이 먹었고,그 전날 저녁에는 우리 집에서 저녁을 함께 즐겼지”라고 대답했다.
어느 날 또 그런 전화를 건 며느리가 시아버지로부터 똑같은 대답을 듣자 이렇게 말했다.
“그러세요 ? 전 정신적인 사랑이라든가 불륜의 연애란 말은 들어 보았지만 주방의 사랑이란 말은 들어 본 적이 없거든요"





시가행진을 구경하려고 많은 사람들이 인도에 진을 치고 있어서 깨끗한 사진을 찍기는 틀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헛수고만 몇차례 되풀이하고 있는데 한 여자가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림없는 일이라고 내가 막 충고해 주려는 순간 그 여자는 “모두 고개를 숙여욧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여자 앞과 옆에 서있던 구경꾼들은 얼른 고개를 숙였고 지나가는 행렬의 모습이 깨끗하게 눈앞에 나타났다.
재빨리 셔터를 누른 뒤 어리둥절해하는 구경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던지고는 자리를 뜬 그 여자는 모르긴해도 그날의 제일 멋진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의 휴가여행은 수년째 경험하지 못한 무척 더운 날에 끝이 났다.
짐을 꾸려 차의 지붕 위까지 실었다.
한 아이가 병이나 뒷 좌석에 누워 가야 했기 때문에 나머지 세 아이는 중간 좌석에 꼭 끼어 앉았고 나는 갓난 아이를 내 무릎에 앉혔다.
남편은 마지막 여행가방을 차 지붕에 묶은 다음 650km나 떨어져 있는 집으로 차를 몰기 위해 운전석에 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내게 돌리며 말했다.
“한가지 미리 말해둘 것이 있는데, 집까지 가는 도중 내가 신경질을 부리더라도 그건 내 진심은 아니니까 그렇게 알라구.” 





어린아이 다섯을 이끌고 교외의 새 집으로 이사하자니 꽤 힘이 들었다.
이사한 뒤 어느 날 아침 다섯 살짜리 아들녀석이 학교에 입고 갈 바지를 찾으려고 이삿짐을 뒤졌지만 나오지 않아 더럽히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좋은 바지를 입혀 보냈다.
그날 오후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가 되었거니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현관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마침 갓난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던 참이라 아래층에 대고, “어서 들어와서 바지를 벗어 !” 하고 소리질렀다.
현관에서 덜거덕거리는 소리가 난 지 몇 분이 지났는데도 아이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어찌된 일인가 하고 내려가보니 우편물이 현관에 어지러이 흩어져 있었다.





타향에서 대학을 다니다 집에 온누이가 어느 날 저녁 애인을 집에 초대했다.
그들이 단 둘이만 있고 싶어한다는 것을 우리 가족들은 모두 알아차렸는데 유독 아버지만 눈치가 없었다.
아버지는 누이의 애인에게 새로 산 카메라를 보여주려고 두 사람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더니 아버지는 새로 산 낚싯대를 가지고 왔고 그 다음에는 새로 산 엽총을 들고 나왔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그런 새 '장난감들'에 대해 어쩌구저쩌구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보다 못한 어머니가 아버지를 부엌으로 밀어넣고는 “오래간만에 만난 아이들인데 왜 단둘이 있게 내버려두지 않는거예요 ?” 하고 나무랐다.
“그건…..나도 저 친구를 오래간만에 만났다구 !"




 

장례식이 끝난 뒤, 어렸을 땐 손도 댈 수 없었던 아버님 책상을 정리하게 되었다.
아버님이 항상 지니셨던 다 해진 노트를 발견하고 '빨간 색 자전거' '롤러 스케이트' '탄생석 반지' '굽 높은 구두' 같은 것이 적혀 있는 그 노트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뭐든지 갖고 싶은 것이 생각나면 나는 아빠더러 그걸 사 달라고 했다.
아빠는 내 청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시다가 그 노트를 꺼내 원하는 물건의 빛깔, 크기, 값, 그리고 꼭 갖고 싶어하는 이유가 뭔가 등 자세한

내용을 모두 적으셨다.
그리고는 노트를 덮고 나를 빤히 바라보시며 말씀하시곤 했다.
“그럼, 다음 번 아빠가 뉴욕에 나가면 그걸 꼭 사 오마."
경제대공황이 휩쓸던 30년대에 시골 구석에서 조그만 농장 하나로 생계를 꾸려 나가야 했던 분께는 오만 가지 것을 다 갖겠다고 하는

딸아이의 욕심 정도는 하찮은 일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님은 그 조그만 꿈과 이야기들을 꼬박꼬박 듣고 적어 놓으심으로써 내 장래의 기틀을 잡아 주셨다.
나로 하여금 현실과 환상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신 것이다.
아버님이 결코 뉴욕에 가지 못하시리라는 것을 나는 내심으로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아버님이 매사에 귀를 기울여 주셨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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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내가 레바논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의 일이다.
레바논 정부는 점점 무질서해지는 자동차 교통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교통신호등을 설치하고, 경찰로 하여금 교통법규 위반을 철저히

단속하도록 했다.
그후 어느 날 내가 소형차를 몰고 베이루트 시내를 달리고 있는데 교통경찰 두 명이 내 차를 세우더니 속도위반을 했다면서 즉각 딱지를

떼는 것이었다.
내가 경찰관들에게 좀 봐달라고 사정하고 있는데 포르셰 한 대가 무서운 속도로 우리 곁을 지나쳐 사라졌다.
경찰관들은 그것을 못본 체했다.
놀란 내가 경찰관들에게 따졌다.
“나보다는 저런 사람을 잡아야 하지 않습니까 ?”
서로 당황한 시선을 주고받고 나서 그중 한 사람이 멋쩍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런 건 못 잡아요. 너무 빨라요.” 





별로 넉넉지 못한 예산으로 여행을 하던 우리가 뉴욕시에서 하루를 지내는 동안 남편 조의 바지가 찢어졌다.
바지를 사려고 했으나 모두 비싸서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까운 양복점을 찾아갔다.
남편은 가게에 들어가 양복 입어 보는 방에서 바지를 벗어 점원에게 건네주면서 우리는 캘러머주에서 왔는데 다른 바지가 없어서

그 바지를 꿰매 입어야겠다고 말했다.
남편은 내의만 입고 커튼 뒤에 서서 점원에게 바지를 꿰매는 삯이 얼마냐고 물었다.
한참 동안 아무 대답이 없더니 그 점원이 큰소리로 웃으며 동료 점원에게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봐, 제리. 저 친구 멀리 캘러머주에서 뉴욕까지 바지 한 벌만 입고 와서, 지금 내의만 입고 저기 서서 이것 꿰매는 데 얼마냐고 묻고

있다구.”





내가 결혼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부모님이 우리 집에 찾아오셨다.
나는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버터밀크 파이를 만들었다.
아버지는 버터밀크 파이를 좋아한다면서도 평소에는 좀처럼 입에 대지 않으셨다.
모두가 맛있다고 한마디씩 칭찬한 후에 아버지가 추억에 잠기듯 빙그레 웃으며 말씀하셨다.
“얘야,네가 나에게 버터밀크 파이를 만들어준 두번째 사람이란다."
어머니가 빵을 만드셨다는 건 금시초문이 었으므로 나는 놀라서 어머니에게 물었다.
“엄마 ! 엄마도 아버지에게 버터밀크 파이를 만들어주셨어요 ?”
“물론이지 !” 어머니가 대답하셨다.
아버지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네가 세번째 사람이 되겠구나." 





귀머거리인 내 딸 세레나가 최근에 혼자서 비행기를 탔다.
그애는 성인이 되도록 동반자 없이 여행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애가 덴버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일이 걱정되었다.
그러나 항공사 직원이 자기들은 그런 상황에 익숙하다면서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자기네들이 갈아탈 비행기까지 세레나를 안내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마음이 놓였다.
세레나와 나는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커피를 마시러 갔다.
내가 딸의 여행에 대해 안심하고 있을 때 확성기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세레나 심스씨,5번 탑승구로 오세요." 





우리 식구는 미국과 러시아간의 문화교류 계획에 따라 러시아에서 온 유태교 랍비 한 분을 접대하고 있었다.
우리는 러시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음식을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에 우리가 잘 다니는 중국 음식점으로 그분을 모시고 갔다.
식사를 하면서 러시아에서 온 그 랍비는 자기 나라는 사정이 어려운데 비해 미국은 참 잘살고 있다면서 미국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식사를 마치자 웨이터가 계산서를 가지고 와서 우리 모두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조그만 장식품을 하나씩 주었다.
그러나 우리 아버지가 그 선물에 '메이드 인 인디아'라는 스탬프가 찍힌 것을 지적하자 우리는 모두 깔깔대고 웃었다.
웃음소리가 가라앉았을 때 우리는 랍비가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아버지는 혹시 유태교 랍비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어 기분이 언짢은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닙니다. 나는 불교신자가 유태인에게 힌두교도가 만든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이 훌륭한 나라에 와 있는 것이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린 것입니다.”





내 딸은 여섯 살, 다섯 살, 두 살 그리고 여덟 달 된 네 사내아이를 둔 바쁜 엄마이다.
어느 날 아침 그애가 시내에 약속이 있다면서 나에게 자기네 집에 와서 여덟 달 된 아기에게 우유를 먹여달라고 부탁했다.
그동안에 자기는 다른 아이들에게 옷을 입히고 아침을 먹여 내보내겠노라고 했다.
내가 딸의 집에 들어서니 그애가 여덟 달짜리 아기를 나에게 건네주고 자기는 큰 아이들을 깨우러 2층으로 올라갔다.
아이들을 그 이른 아침에 깨우기가 얼마나 힘든지 잘아는 나는 세 아이가 모두 5분 후 옷을 말쑥하게 갖춰입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오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내가 아이들에게 엄마 말을 잘 듣고 옷을 빨리 입었다고 칭찬해주려는데,여섯 살 난 손자 녀석이 잠이 덜 깬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어젯밤 이런 차림으로 우리를 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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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를 낳은 엄마들이 다 그렇듯이 처음으로 엄마가 되었을 때 나도 애기를 한참씩 들여다보곤 했다.
그때마다 조그마하면서도 있을 건 다 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해 정신없이 보며 기뻐했다.
그러다 아기가 태어나 한 달쯤 되었을 때 아기 엉덩이에 이상하게 움폭 들어간 자국이 있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기저귀를 갈아 주거나 목욕을 시킬 때마다 점점 더 마음이 쓰였다.
이애가 커서 체육시간 같은 때 옷을 벗으면 친구들이 놀리지나 않을까 ? 장가든 다음에 제 처가 보고 웃는다면 또 어쩌지 ?
어느 날 저녁에 드디어 아기를 안고 가 남편에게 아기 궁둥이를 흔들어 보이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것 좀 봐요 ! 얘가 커서 이것 때문에 난처해 하겠지요 ? 이상하죠 ?”
그이는 내가 한바탕 터뜨리는 걸 잠자코 듣고만 있더니 나중에야 말했다.
“아니,그 다지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해,여보. 당신 엉덩이에 있는 걸 볼 때마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걸.” 





내가 자라난 마을에 성질이 드센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다.
성급한데다 아무 거리낌 없이 말을 해대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모두 그 아주머니를 두려워하였다.
한번은 어느 농부가 그 아주머니네 집의 커다란 수탉 한 마리를 치어 죽이고는 겁이나 머뭇머뭇하며 찾아갔다.
“어떻게 오셨수 ?” 그 여자는 농부에게 퉁명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농부는 용서를 비는 태도로 찾아온 연유를 설명하고 벼락이 떨어질 때만 기다렸다.
여자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더니 물었다. “댁의 차가 무슨 형인데요 ?”
“부인,구식 포드 T형입니다.” 농부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한참 더 노려보고 난 다음 그 여자가 말했다.
“괜찮아요. 그따위 고물 차도 피할 수 없는 놈이라면 내 집 암탉들을 어차피 거느리지 못할테니까.” 





어린 시절, 가족과 휴가여행을 떠나기 위해 집을 나서서 마을을 멀리 벗어났을 때마다 어김없이 어머니는 부르짖곤 하셨다.
“아이구,이걸 어쩌나 ! 다리미를 꽃아 놓고 왔어 !”
그래서 해마다 집으로 되돌아가 보았지만 그때마다 다리미는 꽂혀 있지 않았다.
내가 13살 되던 해에 우리는 엘로스톤국립공원에 갔었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가 또 혹 하고 놀라 숨을 멈추며 말했다.
“다리미를 꽂아 놓은 걸 잊었구나 !”

아버지는 잠자코 차를 길 옆에 세우고 내려서 뒤의 트렁크를 열고 다리미를 꺼내다 어머니에게 주었다.
이 일이 있은 후 해마다 우리가 휴가여행을 떠날 때면, 아버지는 먼저 다리미를 트렁크에 넣었는지 확인했다.





몇 년 전, 번잡한 대로변에 있는 집을 팔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 적이 있다.
복덕방 사람은 혹시나 하여 거의 매일같이 사람들을 집으로 데려와 둘러보게 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집에 대해서 누구한테든지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어느 날 저녁, 나이 든 남자가 찾아와서 일곱 살 된 우리 딸을 붙잡고 이 집에 혹시 무슨 비밀이라도 있는지 알려고 이것저것 캐물었다.
딸애는 웃으며 못들은 체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자꾸만 물으니 딸애는 비밀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말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옳지, 좀 풀리는군. 그 비밀을 말해 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께.”
데비는 그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비밀을 가르쳐 주었다.
"있잖아요, 우리집 하수구에는 도깨비가 있다구요.”





친구를 만나러 전에 가본 적이 없는 어느 대학교에 갔다.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화장실의 위치를 몰라 이리저리 찾아헤매던 나는 '화장실'이라는 표지가 붙은 문을 발견하고 황급히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
웬 안경 쓴 할아버지가 책으로 뒤덮인 책상 앞에 앉아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당황하여 엉겁결에 인사를 꾸벅 하고 나와서 문에 붙은 표지를 다시 보니 그 방은 '학장실'이었다.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으려고 주유소에 간 누이동생 조앤이 잘 모르고 셀프서비스 주유기 앞에 자동차를 세웠다.
기계 만지는 일에 서투른 조앤은 자기가 쥐고 있는 호스를 어떻게 조작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다가 근처에 서 있던 남자에게 물었다.
“여보세요,어떻게 기름을 넣는거죠 ?”
그러자 그 남자가 대답했다.
“그건 기름 넣는 호스가 아네요. 그건 진공청소기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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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아이의 어머니인 나는 그애들 하나하나를 낳으면서 겪은 극심한 고통을 식구들이 다 알아주려니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13살 먹은 아들녀석이 학교에서 보건시간에 부인이 어린애 낳는 비디오 테이프를 본 얘기를 하면서

부인이 몹시 괴로워하더라고 했다.
그 소리를 듣고 나는 ‘옳지. 이 녀석이 이제야 이 에미가 저를 낳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알아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녀석은 엉뚱한 소리를 했다.
“아버지가 그런 광경을 다섯 번이나 봐야 했다는 걸 생각하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차를 맡기고 기다리는 동안 나는 거의 다 완성한 담요를 마저 짜려고 코바늘을 꺼내 뜨개질을 했다.
어떤 여자가 내가 있는 방에 들어오더니 내 건너편에 앉았다.
잠시 후 그 사람은 일어서서 초조한 듯 왔다갔다하더니 방을 나갔다.
그 여자는 조금 있다 다시 들어와 다른 의자에 앉았다.
얼마 후 그 사람은 나에게 다가와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것 여기 오셔서 시작한 것은 아니지요 ?"





내가 다니는 교회에는 35살 이상 먹은 미혼 남녀들만이 가입하는 그룹이 있다.
나는 혹시 좋은 남편감을 만날 수 있을 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 그룹이 주최하는 오찬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식당에 들어서자 약 300명쯤 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이 나같은 여자들이었다.

그러나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으므로 나는 아무데나 빈 자리에 가서 앉았다.
조금 있으니까 여섯 명의 남자가 들어오더니 내 자리 옆에 와 앉았다.
모두 젊고 잘 생긴 남자들이었다.
나는 은근히 좋아하면서 이 남자들이 아마 내가 입고 온 새 옷에 끌린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들은 제 각기 자기 소개를 하고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그러나 내 바로 옆에 앉은 남자가 내가 혼자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그들은 내가 앉은 자리가 뷔페 테이블에서 제일 가깝기 때문에 내곁으로 왔다는 것이었다.





스코틀랜드에 조그만 성을 소유하고 있는 내 친구 부부는 단체 방문객들에게 성 내부를 구경시켜주곤 했다.
한번은 그 집 남편이 사람들을 안내하다가 자기 아내를 만났는데 아내는 부스러진 빵조각을 담은 바구니를 들고 현관문 옆에 서 있었다.
방문객 한 사람이 그것이 좀 별난 스코틀랜드 풍속쯤 되는 줄로 착각하고 빵 한조각을 집어 입에 넣었다.
다른 방문객들도 그를 따라했다.
그 남편은 방문객들이 당황할까봐 아내가 닭장에 모이를 주러 가던 중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 아버지는 근처에 있는 대학 축구팀의 열렬한 팬이다.
최근 축구시즌이 시작되면서 그 대학팀이 처음에 별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아버지는 매주 토요일 오후만 되면

텔리비전 앞에 앉아서 소리를 지르곤 하셨다.
하루는 아버지가 속이 상했는지 크게 고함을 지르시는 소리가 나더니 곧 잠잠해졌다.
이상하게 생각한 어머니가 거실에 가 보니까 아버지는 조용히 2차대전 때의 전쟁영화를 보고 계셨다.
아버지의 설명인즉 : "우리 팀이 분명히 이기는 프로를 보려고 채널을 돌렸지."





결혼을 했다가 다시 홀몸이 된 내 친구 하나는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재산을 상속받았다.
그런데 자기 이름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니까 일이 쉽지가 않았다.
발급신청서의 '인정할 수 있는 생계수단'난에 적어넣어야 할 '남편과 직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휘발유회사에 낼 신용카드 신청용지를 보더니 상을 찌푸리면서 “질문을 좀 제대로 하면 좋았을걸” 하고 못마땅해하면서도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그런데 이 신청서마저 거절을 당했다.
약이 오른 그 친구는 가솔린회사에 편지를 썼다.

"난 지금 남편이나 고용주보다도 더 든든한 것을 갖고 있다구요. 나는 당신네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단 말예요.

당신네 회사가 든든해야 나도 역시 든든한 거 아니겠어요 ?”
2주일 후 그 친구는 신용카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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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존 라는 그의 저서「소심한 사자의 비망록」에서 아버지인 희극배우 버트 라의 심기증(心氣症 : 실제 병이 없는데도 병이 있다고

생각하는 증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라가 희극「따라지」에서 주연을 맡고 있을 때였는데, 춤추고 노래하는 코러스걸 하나가 까무러쳤다.
졸도한 여자를 라의 분장실에 데리고 와 의사의 진찰을 받게 했는데 마침 라는 분장을 하고 있었다.
“전에도 가끔 현기증이 있었소 ?" 의사가 아가씨에게 물었다.
“아뇨.”
분장중이던 라가 불쑥 끼어 들었다. “저는 가끔 현기증이 나는데요.”
“위경련은 ?”
“아뇨.”
“저어, 선생님, 저는 가끔 위경련이 일어나거든요.” 라의 말.
“입 안이 자주 마르는가요 ?”
“아뇨.”
“제 입은 늘 말라 있는데요, 선생님.”
참다 못한 의사가 라에게 말했다.
“여보세요, 라씨. 나는 지금 이 아가씨가 임신을 했는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란 말입니다.” 





내 딸이 친구네 집에 가겠다기에 못 가게 했다.
그 친구 아이는 아직 전화를 붙들고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애는 나한테 난리였다.
왜 못 가게 하느냐고 하면서 안 되는 이유를 대라는 것이었다.
나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이번은 네가 갈 차례가 아니다一전번에 수전네 집에 네가 갔었으니까. 둘째, 너는 숙제를 하지 않았다.

세째, 손님들이 곧 오실 텐데, 그 자리에 네가 있어야지.네째,아뭏든 너와 수전은 너무 자주 만나.
그러자 딸은 전화로 돌아가 이렇게 말했다.

“안 돼, 갈 수 없어. 왜냐구 ? 얘, 너 우리 엄마 알지 ? ‘안 된다’고 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니 ?”





미국 제 30대 대통령 칼빈 쿨리지가 고향 버몬트주의 친구들을 백악관에 초청, 아침식사를 같이했다.
초대받은 시골친구들은 백악관의 식탁예절을 몰라 걱정하다가 대통령이 하는 대로 따라하기로 했다.
커피가 나올 때까지는 만사가 탈없이 진행되었는데 커피가 나오자 쿨리지 대통령은 찻잔의 커피를 받침 접시에다 부었다.
시골 손님들도 꼭같이 했다.
그랬더니 대통령은 받침접시에 따른 커피에다 설탕과 크림을 쳤다.
손님들도 그렇게 했다.
이어 대통령은 몸을 굽혀 커피가 담긴 접시를 마루바닥위에 내려 놓는게 아닌가 !
자기의 애완용 고양이한테 커피를 먹이려고. 





교통순경이 과속으로 차를 몰고 가던 어떤 친구를 정지시키고 속도위반 딱지를 떼려고 했다.
"여보슈, 난 시속 60km로 운전했을 뿐인데 딱지는 무슨 딱지요 ?"
그 친구가 항의했다.
그러자 교통순경이 설명했다.
"이 도로는 시속 45km속도제한구역인데 선생님은 방금 80km로 달렸습니다.”
"아니, 난 60km밖에 놓지 않았다니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요 !"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자 운전석 옆 자리에 잠자코 앉아 있던 부인이 불쑥 말참견을 하고 나섰다.
"여보세요,순경양반. 우리 남편은 지금 술에 잔뜩 취해 있으니까 다투어 봤자 별 소용이 없을 거에요"





에이레의 마을에서 유랑 서커스단이 공연하고 있을 때 서커스단의 곡예사 한 사람이 고해성사를 받으러 성당에 왔다.
성당의 신부님은 곡예사를 보고 “난 자네를 처음 보는데” 하고 말했다.
곡예사는 “예 신부님,저는 마을에서 공연중인 서커스단의 곡예사입니다’’하고 자기를 소개 했다.
"곡예사라고 ?” 신부는 아리숭한 듯이 고개를 가우뚱거리며 말했다.
"곡예사가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지 난 잘 모르는데 어디 한번 자네가 하는 일을 보여 주겠나 ?”
그래서 곡예사는 그 자리에서 신부에게 물구나무서기, 공중제비 등 몇 가지 땅재주를 보여 주었다.
이때 성당바깥에 숨어서 그 광경을 훔쳐 보던 한 중년부인이 친구에게 속삭였다.
"신부님은 오늘 고해성사를하는 사람들에게 저렇게 벌을 주시나 본데 빨리 집에가 팬츠를 입고 와야겠어."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고 카운터에 온 나는 신용카드를 집에 두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산 물건들을 점원 옆에 놓아두고 신용카드를 가져오려고 집으로 달려갔다.
집에 도착하니 마침 남편이 집에 돌아와 있었다. 남편이 도와주겠다고 따라 나섰다.
남편과 내가 슈퍼마켓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한 남자가 차 안에 혼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남편과 나는 빨리 슈퍼마켓 안에 들어가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그리고 차에다 산 물건들을 싣고 있는데 아까 그 남자가 다가와 물었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빨리 쇼핑을 하셨지요 ? 슈퍼마켓에 들어가신 지 10분밖에 안되는데. 전 마누라가 슈퍼마켓에 들어간 지

벌써 한 시간이나 됐는데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이런 때 혼자서 외로이 쇼핑을 하는 여자를 도와주기 위해 악의없는 거짓말을 좀 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대답했다.
"10분밖에 안 걸렸다고요 ? 정말 기록인데요. 남편이 도와주니 쇼핑이 참 빨리 끝나는군요"
남편과 내가 차에 올라타면서 보니까 그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슈퍼마켓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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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양반은 텔리비전방송국 중역이면서도 자기가 꼭 보고 싶은 프로만 보고 보통 프로는 보지 않는다.
반면 나는 뭣이든 닥치는 대로 보는 편이고.
어느 토요일 점심시간에 식당방에 같이 앉았을 때 나는 텔리비전을 켜놓고 요란한 공포 영화에 혼이 쏙 빠져 있었고

그이는 신문을 읽고 있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막 어둡고 습기찬 지하묘지를 조심조심 지나는 장면이 시작됐는데 하필이면 남비가 끓는 바람에 TV 앞을 떠나야만 했다.
부엌 조리대에 가자마자 무시무시한 비명이 들려왔다 ?
“뭐예요 ? 그 사람이 뭘 봤수 ?” 내가 물었다.
그이는 신문에서 눈도 떼지 않고 대꾸 하길 : “거야 대본을 봤겠지 뭘 봐.”





애비 여사 (女史) 귀하.
저는 고민녀(苦悶女)입니다. 우리 총무이사 마빈씨는 업무밖에 모르는 성실형 중년신사이십니다.
그리고 사장님의 비서 시시는 미모의 젊은 아가씨입니다.
마빈씨는 시시양을 데리고 문서 창고에 들어가 문을 잠근 채 단 둘이서 오랜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전 이제 사장님이 시시를 찾으실 때마다 그들을 변명하기에 질력이 났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어떻게 이런 사정을 얘기하겠어요. 애비씨 , 전 어쩌면 좋아요 ? 고민녀 올림


고민녀 귀하
큰맘먹고 시시양에게 딱 한 마디만 말해주세요.
이 다음번에 사장님이 그 아가씨를 찾으시면 마빈씨의 문서 창고로 직접 들어가 보시게 하겠다고. 
애비로 부터





자기 마누라에게 정부가 생긴 것을 안 남편, 흥신소 직원을 시켜 아내 뒤를 밟아 영화필름으로 사진을 찍어 오게 했다.
몇 주일 후 직원이 필름을 가져와 “여기 모든 증거가 있습니다. 그런데 부인은 당신하고 제일 친한 친구와 놀아나고 있더군요"했다.
직원이 필름을 돌리자 아내가 자기 친구인 정부와 점심 식사를 하고 수영도 하며 볼링에다 춤까지 추는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

머리를 흔들며, "그릴 리가 없어, 정말 믿기지가 않는단 말야 !” 했다.
"그렇지만 여기 증거가 전부 있지않 습니까 ?” 하고 직원이 반박하니까,"그런 뜻이 아니오”하며 남편이 대답했다.
"내 아내가 저렇게 멋진 여자란게 믿어지지가 않는단 말이오 !"





사냥꾼 두 명이 비행기 한 대를 전세내어 캐나다로 사냥을 갔다.
2주일 뒤 그들을 태우러 돌아온 조종사는 그 사람들이 사슴을 두 마리나 잡아가지고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두 분과 사슴 한 마리밖에 태울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 한 마리는 두고 가야겠습니다” 했다.
“아니,작년에도 비행기를 빌려 타고 왔었는데 비행기 크기도 같았고 그때 조종사는 사슴 두 마리를 실어 주었는데 왜 안됩니까 ?”
그러자 조종사가 “작년에 그랬다면 저도 한번 태워보겠습니다” 하고 양보했다.
사슴 두 마리와 사냥꾼 두 명을 싣고 이륙한 비행기는 가까스로 공중에 뜨긴 했지만 너무 무거워서 앞을 가로막은 산을 넘지 못하고

불시착하고 말았다.
밖으로 기어나온 사냥꾼 하나가 사방을 둘러보며 “여기가 대체 어딜까 ?” 하고 물었다.
그 동료 사냥꾼은 지형을 자세히 살펴 보더니 “작년에 떨어진 지점보다 한 800m쯤 더 온 것 같군” 했다.





두 사람의 노련한 사진작가가 알래스카에서 북미대륙에 마지막 남은 야생동물들을 촬영하고 있었다.
하루는 조용한 냇물에서 연어를 잡고 있는 회색곰 한 마리를 발견했다.
덩치가 큰 그 곰은 두 사람을 보더니 제 영토를 침범한 무례한 작자들이 누군지 더 자세히 보려는 듯 앞발을 들고 우뚝 섰다.
사진작가들은 이거야말로 안성마춤의 멋진 포즈라고 생각하고 사진을 마구 찍어댔다.
그런데 갑자기 곰이 사진작가들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고 마구 셔터를 눌러대는 사이 곰은 빠른 속도로 그들쪽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한 사람이 그것을 보고 겁에 질려 친구에게, "이봐,죠, 이 근처엔 올라가 몸을 피할 나무도 없잖아, 어떡허지 ?” 하니까

동료가 걱정스럽게 대꾸했다.
"나도 몰라. 그렇지만 우리 둘 중 하나는 진짜 기막힌 장면을 찍을 수 있겠군 !"





새로운 훌륭한 두뇌를 이식해 주는 병원이 있다는 소리를 들은 한 사나이가 그 병원을 찾아가 의사에게 이식해줄 두뇌로

어떤 것들이 있느냐고 물었다.
“글쎄요,”하더니, “여기 아주 우수한 기사(技師)양반의 두뇌가 있군요.1온스당 500달러 되겠습니다”는 대답이었다.
"다른 건 없나요 ?"
“이건 변호사의 두뇐데요一영리하고 꽤 많은 뇌세포를 모은 겁니다. 이건 1온스당 1000달러 되겠는데요.”
“그게 전부인가요 ?’’
“아뇨, 또 있습니다. 이건 의사 건데요. 해부학에 관한 지식으로 꽉 차 있지요. 1온스당 5000달러 나갑니다.’’
“글쎄요," 하더니 사나이는 “또 다른 건 없을까요 ?”라고 물었다.
의사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더니 그 사나이에게 손짓을 해서 보자기에 덮인 용기(容器)가 있는 곳으로 데려 갔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국회의원 양반의 두뇐데요,25만 달러 나가는 겁니다.”
“저런, 그건 또 왜 그렇게 비싸지요 ?”
“첫째는,”하고 의사들이 대답했다.
"써 먹질 않아서 거의 새 것대로 그대로 있단 말씀에요. 그리고 둘째 이유인데요, 국회의원 두뇌 쓸 만한 것 1온스를 얻자면

국회의원이 몇 명이나 필요한지 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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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서 온 아저씨가 크기로나 복잡하기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댈라스 포트워스 공항의 남쪽 입구에 있는 렌트카 사무실에 나타났다.
승용차를 한 대 받기로 하고 서명한 그는 비행기를 탈 때까지 두어 시간 동안 댈라스 구경이나 좀 해야겠다고 말했다.
한 시간쯤 뒤, 북쪽사무실에서 남쪽사무실로 캘리포니아에서 온 이러이러한 사람한테 차를 대여해 주었느냐고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
"맞는데요, 그건 왜요 ?”
"그 사람이 방금 여기다 차를 반환했어요.하는 말이 공항에서 밖으로 나가는 길을 찾지 못했다며 구경이고 무엇이고 집어치우고

예정보다 더 빠른 비행기편으로 캘리포니아에 돌아가겠데요. 길을 몰라 이 안에서 왔다갔다 하는 동안 미터기가 27km나 돌아가 있더군요"





뉴욕주 브리지햄튼의 어느 술집 문에 이런 쪽지가 붙어 있다.
"맨발인 사람에게는 술을 팔지 않음.”
비키니 위에 환히 비치는 가운을 걸친 나긋나긋한 처녀 하나가 점심시간에 들어온다.
맨발. 바텐더가 정중하게 사과를 한다.
"신을 신지 않으면 술을 드릴 수가 없는데요."

 여자는 아무소리 않고 밖으로 나간다.
앉아 있던 손님들이 아쉬운 듯 한숨을 쉰다.
10분 뒤, 아가씨가 다시 들어오며 발을 척 들어 보였다가 바닥에 내려놓으니 찰싹 소리가 난다.
스킨다이버용의 발지느러미를 신고 있다.
남자들이 박수갈채를 보낸다.
아가씨는 술을 한잔 받아 들고 정색을 한 채 조용히 마신다.
그리고 나간다.
찰싹,찰싹, 찰싹. 다시 박수갈채.





멋진 아가씨와 한동안 교제하던 잭이 마침내 청혼을 했다.
"나와 결혼해 주겠어 ?"
"네. 제게 밍크를 사주신다면 말예요."
여자가 부끄러운 체하며 말했다.
잠시 생각하던 잭이 입을 뗐다.
"좋아, 그렇게 하지. 단 한가지 조건이 있어."
"그게 뭐죠 ?"
여자가 물었다.
"당신이 밍크 우리를 깨끗이 청소한다는 조건이야."





여행자가 시골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농부가 마차를 타고 오고 있었다.
"수왈키까지 얼마나 걸립니까 ?" 여행자가 물었다.
"반 시간쯤 걸릴거요."
"마차에 함께 타도 될까요 ?"
"네, 타세요."
반 시간쯤 지나자 여행자는 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스왈키 까지 얼마나 더 가야 합니까 ?" 여행자가 물었다.
"한 시간 정도 가야 할거요."
"뭐라구요? 아까는 반 시간쯤 가면 된다고 하지 않았소 ? 그리고 우린 반 시간을 왔잖소 ?"
"그렇죠. 그런데 반대 방향으로 왔죠."





하와이로 휴가여행을 갔을 때 나는 2차대전때 진주만에서 전사한 사람들을 추념하는 기념관으로 개조된 침몰한 군함 애리조나호에

가보았다.
나는 배에 오르다가 계단에서 미끄러져 엄지 손가락을 다쳤다.
집에 돌아와 몇 주일이 지났는데도 다친 손가락이 낫지 않아 나는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약속시간을 정하려고 병원에 전화를 걸었더니 접수계원이 어디서 다쳤느냐고 물었다.

나는 웃으며 "믿지 않겠지만 진주만에서 다쳤어요" 하고 대답했다.
잠시 아무 말이 없던 접수계원이 말했다.
"그걸 이제야 치료하시려는거예요 ?"





에드먼턴에서 낙하 기본훈련을 마친 우리들은 민간비행기를 타고 온타리오주로 가게 되어 있었다.
비행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앉은 부인이 불안한 표정으로 내 친구에게 물었다.
"비행기 많이 타보셨어요 ?"
"네, 여섯 번 타봤어요."
"이륙할 때 어떻던가요 ?"
"조금도 걱정하실 것 없어요."
부인은 좀 마음이 놓이는지 창 밖을 내다보다가 다시 내 친구에게 이렇게 물었다.
"착륙할 때는요 ?"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비행기를 여섯 번이나 타보았다고 했잖아요."
"그래요. 하지만 저는 매번 비행기가 착륙하기 전에 뛰어내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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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전 내가 런던의 어느 종합병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하던 때, 어떤 교재가 급하게 필요해서 책방에 갔었다.
그 책은 딱 한 권 남아 있었는데 새 것이었고 엄청나게 비쌌다.
궁색하게 지냈던 나는 혹시나 해서 점원한테 헌 책은 없느냐고 물어봤더니 그는 “있을 리 없죠. 새로 나온 판인데”라고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쏟아지려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그 점원이 책을 제자리에 꽂으려고 사다리를 올라가는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탁 하면서 그 책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사람은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후딱 먼지를 털고는 나한테 책을 넘겨 주었다.
"우리 가게에서 이렇게 된 것은 반 값입니다."





공산권에서는 다음과 같은 우스갯소리가 떠돌고 있다.
얘기는 룩셈부르그를 방문한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소련 연방최고회의의장 겸 공산당 서기장을 위한 리셉션에서 시작된다.
모스크바에서 온 이 귀빈에게 룩셈부르그수상은 전각료를 소개했다.
국방상(國防相)을 소개할 차례가 되자 브레즈네프는 껄껄 웃었다.
"브레즈네프의장, 왜 그렇게 파안대소하십니까 ?"하고 수상이 따졌다.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웃지 않고는 못 배기겠군요"하고 브레즈네프는 말했다.
"룩셈부르그처럼 코딱지만한 나라에 무슨 국방상이 다 필요합니까 ?"
"브레즈네프의장, 웃으실 일이 아니오"하고 수상은 판잔을 주었다.
"내가 모스크바를 방문해서 당신이 내게 소련 법무상(法務相)을 소개했을 때 나는 미소도 비치치 않고 꾹 참았단 말입니다."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사가지고 나와서 자동차 문을 급히 열려고 했으나 문의 자물쇠가 고장인지 열리지 않았다.
내가 택시를 타고 갈까 생각하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었다.
"그건 내 차요 !"
나는 몹시 당황해서 사과를 하고 내 차도 모양이 같은 흰색 폭스바겐이라고 설명했다.
내 차를 타고 막 떠나려는데 바로 그 사람이 길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는 흥분해서 소리쳤다.
“당신 이제는 이 초록색 오펠차의 주인이라고 할 작정이군 !"
그러자 조금 전에 내가 흰색 폭스바겐차가 있다고 말했을 때 그 차가 우리집 차고에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 생각났다.
식료품을 사러 갈 때 나는 언제나 남편의 초록색 오펠차를 이용했던 것이다.





우리 아들애들이, 하나는 결혼하고, 또 하나는 군에 입대하여 모두 떠나 버리니까 집에는 남편과 나만 남아 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 친구를 만났는데 결혼한 지 얼마 안 되는 새신랑이었다.
그는 내게 식구가 갑자기 줄어들어서 어떠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우리 남편이 하는 말이, '‘젤 문제가 되는 게 식사준비일세.
아 글쎄, 애들이 모두 떠난걸 깜박 잊고는 마누라가 아직도 한 중대병력 정도는 먹일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곤 한다네." 했다.
"저희도 좀 그랬으면 좋겠어요.제 아내는 혼자 살던 버릇이 아직 가시질 않아 마치 포로수용소의 적군포로에게 음식을 주듯 한답니다."
새신랑의 불평이었다.





내가 일하고 있는 농장에 여름방학 동안 운전사로 고용된 대학생이 우유를 실으러 가다가 급커브길에서 트럭을 숲 속에 처박고 말았다.
그래서 차 덮개가 우글어들고 그 대학생은 자존심이 상했다.
트럭을 끌어낸 후,덮개를 원상태로 두드려 펴고 페인트칠도 새로 산뜻하게 했다.
칠이 채 마르기도 전에 농장주는 자기가 모범을 보이겠다고 그 대학생을 태우고 자기가 트럭을 몰고 나섰다.
그러나 바로 먼저 사고 났던 모퉁이 길에서 커브를 돌다가 차를 똑같이 숲으로 꼬나박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엔 요행히 차가 말짱했다.
우리가 소식을 듣고 사고현장에 달려갔더니, 농장주는 훈시조로 :

"그러니까...앞으로 트럭을 몰다가 굴러 떨어지는 경우에도 바로 요렇게 좀 해 달라는 말일세"했다.





미국 아이다호주의 조그마한 마을에 있는 잡화상에 매주 한번씩 들르는 어떤 농부가
머리가 하얗게 센 가게주인에게 자기 농장의 나무 그루터기들을 제거하는 데 쓸 다이너마이트를 좀 달라고 했다.
주인이 선반에서 다이너마이트를 집어 오자 농부는 외상으로 달아놓을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여보게, 다이너마이트를 전에 써본 일이 있는가 ?"
가게 주인이 물었다.
"처음인데요." 농부가 대답하자 주인이 말했다.

"그럼 현금으로 줘야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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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환자가 의사에게 가서 진찰을 받았다.
의사는 으레 하듯이 잘 알아볼 수 없는 필체로 갈겨 쓴 처방전을 내주었다.
환자는 그것을 받아 주머니에 넣은 뒤 조제실에 제출하여 약을 받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냥 지니고 다녔다.
그 후 2년 동안이나 매일 아침 그는 그 처방전을 기차통근표로 기차 차장에게 보여주었는데 그때마다 무사통과 되었다.
그는 그 처방전을 가지고 극장에 두 번이나 들어갔고,한번은 야구장에 들어갔으며 또 한번은 음악회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번은 그것을 사장이 적어준 쪽지라고 보여주면서 봉급을 인상해 받은 일도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그 종이를 아무데나 놓아두었더니 그의 딸이 그것을 집어다가 피아노 위에 올려놓고 피아노를 쳐서 음악콩쿠르대회에서

입상하여 장학금을 타기도 했다. 





소심해 보이는 한 젊은이가 떠듬떠듬 말을 시작했다.
“존스씨, 저어, 그런데, 그게 말씀드리기가 좀, 부탁의 말씀을, 어어…”
“아,알았어,이 사람아. 그애를 자네에게 주겠네.” 존스씨가 흔쾌히 대답했다.
그 젊은이가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뭐라구요 ? 저한테 누굴 주신다구요 ?"
“내 딸을 주겠네. 자네 내 딸과 결혼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닌가 ?”
"실은 그게 아니구…”
그의 딸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그 젊은이가 또 말을 더듬었다.
"실은 저한테 25달러만 꾸어 주십사고 부탁드리려던 참이었어요.”
“돈을 꿔달라니 ! 절대로안되네 ! 내가 자넬 언제부터 안다구 ?”





뚱뚱한 집사람과 함께 새 자동차를 사려고 온 시내를 다 뒤지다가 드디어 아내의 맘에 드는 차가 나왔다.
아내는 색깔도 좋고 형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가격을 정하고 내가 막 서명을 하려는데 아내는 차를 다시 한번 보더니 갑자기 생각이 변해 사지 말자는 것이었다.
아무리 이유를 물어도 묵묵부답.
집으로 오는 길에 아내를 한번 다시 다그쳤더니 아내 왈 :

"글쎄 차에 'XL(특대)'이라고 표시되어 있잖수.속내의 살 때 XL을 찾아야 하는 것만도 지긋지긋한데......"





우리 가족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으로 이사해 두 달 남짓 살았지만 이웃인 월터씨 집과는 제대로 왕래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그해 성탄절에 매우 난처한 일을 겪게 되었다.
친척들이 오기로 되어 있는데 냉동 칠면조가 녹으면서 상했던 것이다.
하는수없이 월터씨댁을 찾아 혹시 성탄절에 육류를 파는 곳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이웃이 보여준 따뜻한 정을 통해 성탄절의 참된 의미를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월터씨는 우리의 딱한 형편을 듣고는 오븐에서 막 구운 칠면조를 통채로 우리에게 넘겨주고 자기네는 근처에 싸는 양친댁으로 가서

성탄절 만찬을 즐겼던 것이다.





빵가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우리들 대부분은 서둘러 출근해야 할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줄 맨 앞에 서 있는 여자는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 같았다.
이것저것 물어보기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마침내 그 여자가를 롤빵을 가리키며 "이거 얼마예요 ?" 하고 물었다.
"한 개에 20센트에요."
점원이 인내심을 발휘하며 대답했다.
"딱딱한가요, 말랑말랑한가요 ?"
"중간이에요."
"햄버거 만드는 데 쓸 수 있나요 ?"
"그럼요."
점원은 폭발 직전이었다.
"두 개를 사다가 그 위에 햄을 얹어 먹어도 될까요 ?"
점원이 대답했다.
"아주머니, 창문의 커튼만 쳐놓는다면 그걸 어떻게 해서 드시든 그건 아주머니 자유예요."





어느 날 한밤중에 우리 대학의 한 교수가 경찰의 전화를 받았는데 내용인즉 교수실이 털렸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교수가 현장에 와서 무엇이 도난당했는지 말해 줘야겠다고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놀란 표정으로 사무실을 들러 보았다.
책들과 서류들이 여기저기 난잡하게 널려 있었다.
그의 서류보관용 캐비닛은 열려 있었고 서류철 몇 개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설합 속의 잡동서니들은 책상 위에 모두 흩어져 있었다.
쓰레기통은 거꾸로 뒤집힌 채였고 의자도 나자빠져 있었다.
경관이 현관 쪽 끝에 있는 깨진 유리창을 가리키면서 복도를 따라 죽 늘어선 다른 교수실들은 손을 탄 흔적이 하나도 없다고 했으나

교수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윽고 교수는 겨우 입을 열었다.
"내가 여기서 퇴근할 때도 이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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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네 명이 한 조가 되어 골프를 치고 있었다.
그들이 마침내 16번 홀에 다다랐다.
그 홀은 페어웨이가 쭉 뻗은 곳이었는데, 페어웨이 왼쪽에는 자전거길이 나 있었고 그 자전거길 바로 왼쪽에는 자동차도로가 있었다.
친구 하나가 제일 먼저 공을 치자 그 공은 페어웨이 울타리를 넘어 자전거길에 가 맞더니 왼쪽 자동차 도로로 날아가서 마침 지나가던

버스의 타이어에 맞고 튕겨져 다시 페어웨이로 돌아왔다.
우리는 모두 경탄한 나머지 한참 멍하니 서 있다가 그 친구에게 어떻게 그런 묘한 공을 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천연스럽게 말했다.
“그런 공을 치려면 버스시간표를 구해서 버스가 언제 그곳을 지나가는지 알아둬야 해.” 





형과 나는 같이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구경하다가 한 옷가게에 들렀다.
몸집이 굉장히 큰 형이 몸에도 맞고 스타일과 색깔도 마음에 드는 셔츠를 하나 발견했는데 값이 너무 비쌌다.
그래서 형이 가게주인에게 물었다.
“이 가격으로 두 개 값에 세 개 주실 수 있습니까 ?”
그랬더니 가게주인은 셔츠를 집어들고 19/37이라는 사이즈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이 사이즈로는 두 개 값에 세 개를 드리죠.” 





우리가 결혼식을 준비할 때였다.
남편 마크는 결혼식때 서로에게 시를 한 수씩 낭독해주기로 하자는 낭만적인 제안을 했다.
컨트리 뮤직 가수인 마크는 사람들 앞에 서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여러 사람 앞에 서면 항상 떨리는 편이었다.
결혼식날 나는 약간 떨리긴 했지만 그런 대로 실수없이 시 한 수를 낭독했다.
마크 차례가 되자 그는 테이프 리코더를 꺼내더니 틀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 시는 이 테이프 리코더에 들어 있습니다.”





막 리틀리그 야구팀 코치가 된 나는 선수들의 이름을 아직 다 외우지 못하고 있었다.
첫 게임이 시작되자 나는 선수들을 등번호로 불렀다.
“5번, 네가 타석에 설 차례다” 하고 내가 소리치자 제프 스미스가 나와 타석에 섰다.
내가 7번을 부르자 스티브 하인즈가 나왔다.
그러나 내가 “넘버 원 !” 하고 1번을 부르자 더그아웃에서 이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1번 나오라고 소리쳤으나 여전히 나오는 선수가 없었다.
심판이 경기가 지연되는 것을 언짢아하며 쳐다보는 가운데 나는 “도대체 1번(넘버 원)이 누구야 ?”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야구팀 전원이 일제히 소리쳤다.
“코치님,우리가 다 넘버 원이에요. 우리가 다 넘버 원이란 말예요 !”





음식솜씨가 좋기로 이름난 올해 85세의 우리 어머니는 최근 남녀의 역할이 뒤바뀐 요즘 부부관계의 예를 보고 아연실색 하셨다.
나의 아들 브라이언의 처 케이는 어머니가 손수 만드신 빵을 먹어보고 어머니의 솜씨를 극구 칭찬했다.
이어 며느리는 보풀보풀한 빵 한 조각을 입에다 넣으면서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할머니, 이 빵 굽는 법을 브라이언에게 꼭 가르쳐주셔야 해요.”





나는 가끔 이웃집에서 물건을 빌려쓰곤 한다.
얼마 전 이웃집에 가서 사다리를 빌려달라고 했더니 그 집 주인이 하는 말이 아들한테 빌려주고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할머니가 늘 입에 올리시던 속담이 생각나서 그에게 말해주었다.
“자식에게는 절대로 물건을 빌려주지 마라. 돌려받을 수 없을테니까.”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 사다리는 사실 내 것이 아니에요. 우리 아버지한테서 빌린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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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 가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내 누이동생 수잔이 치통에 시달리게 되었다.
호텔 직원이 건물 안에 치과가 있으니 가보라고 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수잔은 치과가 14층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겁에 질렸다.
더욱이 벽 두 면이 유리로 되어 아래가 빤히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수잔은 더욱 무서워했다.
수잔이 치과 의자에 앉아 양쪽 손잡이를 꽉 잡고 부들부들 떨고 있으려니까 치과의사가 들어와서 보고 이렇게 말했다.
“아니 벌써 이렇게 겁을 내고 있어요 ?”
“아니에요. 이렇게 높은 곳에는 별로 익숙지 않아서 그래요.”
수잔이 눈을 감고 대답했다.
“그래요 ? 미안합니다.”
치과의사는 이렇게 말하더니 동생이 앉아 있던 의자를 약 15cm 가량 낮추어주었다.





미국 남부지방에서 살다가 캘리포니아주 남부로 이사와 살면서 그곳에 적응하려니까 어려움이 많았다.
내가 자라난 남부의 어린애들은 낯선 사람이 먹을 것을 주면 받아먹는 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최근 우리 집 밭에서 딸기를 한 바구니 따서 가지고 오다가 길가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려 하면서

이 아이들이 안 받을까봐 좀 주저했다.
“얘들아, 이 딸기 좀 먹어보겠니 ?”
내가 이렇게 말하니까 붉은색 머리의 한 소년이 앞으로 나서더니 허리에 두 손을 갖다 대고 이렇게 물었다.
“그거 화학비료 준 것 아니죠 ?”





친구들이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남편은 나에게 운전을 가르쳐주기로 작정했다.
하루는 남편과 내가 길가에서 차 2대 사이에 차를 일렬 주차하는 법을 연습하고 있었다.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나는 마침내 내 차를 2대의 다른 차 사이에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여보,차가 인도의 턱과 얼마나 떨어졌죠 ?” 내가 의기양양해서 남편에게 물었다.
그러자 남편이 되물었다.
“어느 쪽 턱을 말하는거야 ?”





어느 비오는 날 아침이었다.
출근하려고 옷을 입으면서 나는 침대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편안히 누워 있는 아내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 정말 좋겠소.”
그러자 아내가 말했다.
“내일은 당신이 쉬는 날이니까 내가 아침에 일어나 일하러 나가는 척하겠어요. 당신은 일어나지 말고 침대에서 그냥 자고 있어요."
나는 그렇게 한들 나에게 무슨 위안이 되겠는가 하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 뜻만은 갸륵하다고 생각했다.
이튿날 아침 내가 일어나서 부엌에 들어가보니 아내가 벌써 일어나서 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어찌 된 셈이오 ? 오늘 아침 내가 자고 있는 동안 당신이 일하러 나갈 준비를 하는 척하겠다고 했잖소 ?”
그러자 아내가 씩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은 몸이 아파서 출근 못하겠다고 전화했어요.”





우리 식구들은 내가 음식을 만들기만 하면 맛이 없다느니 너무 구웠다느니 하며 타박을 하곤 한다.
한번은 음식을 너무 빨리 만드는 바람에 연기가 너무 많이 나서 연기탐지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학교에서 화재대피훈련을 받았으면서도 우리 아이들은 꼼짝도 않고 있었다.
그래서 화가 난 나는 쓴살같이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아이들을 찾았다.
아이들은 화장실에서 손을 닦고 있었다.
요란하게 울리는 연기탐지기를 가리키며 저게 무슨 소린지 아느냐고 내가 호통쳤다.
“연기탐지기 소리죠.” 아이들이 합창하듯 동시에 대답했다.
“너희들은 저 소리가 무슨 뜻인지 모르니 ?” 내가 큰소리로 말했다.
“알죠.” 큰애가 대답했다. “저녁식사가 다 됐다는 뜻이죠.”





매사추세츠주로 출장을 가서 고속도로를 달리던 나는 고속도로 순찰대에 걸렸다.
혹시 정상을 참작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경찰관 아저씨, 저는 지금까지 30년 동안 매년 4만 마일씩 차를 몰고 다녔지만 교통경찰한데 걸리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찰관은 그래도 딱지를 떼어 나한테 건네주고는 싱긋이 웃으며 말했다.
“진작 딱지를 떼었어야 하는건데 우리가 너무 늦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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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편이 9살 된 아들의 소풍에 따라 갔다 온 일이 있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아이들은 제각기 자기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뽐내기 시작했다.
한 아이는 자기 몸무게가 32kg이나 나간다고 뽐냈다.
그러자 다른 아이가 자기는 36kg이나 나간다고 했다.
남편은 자기의 툭 튀어나온 배를 의식하고 한구석에 조용히 앉아 아이들의 자랑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아이가 남편을 돌아보더니 이렇게 물었다.
“아저씨는 얼마나 나가시죠 ?”
남편이 멋쩍어하며 106kg 나간다고 실토했다.
그러자 그 아이가 말했다.

“우린 상대가 안되는군 !”





내가 켄터키주의 한 작은 도시 시장으로 취임한 후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자 우리 집에 나를 괴롭히려는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
어느 날 저녁 내가 시의회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동안 우리 집에 걸려온 전화를 아내가 받았다.
“여보세요. 거기가 버트 메이시장님 댁입니까 ?” 여자의 목소리가 이렇게 물었다.
아내가 남편은 지금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중이니 이름과 전화번호를 가르쳐주면 돌아오는 대로 전화를 걸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이렇게 대꾸했다. “그건 비밀이에요. 나는 그 양반의 애인이니까요.”
나를 골탕먹이려는 수작이라는 걸 눈치 첸 아내가 침착하게 대꾸했다.
“이것 보세요. 당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지 않으면 남편은 어느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지 모를거예요.”





30줄에 접어든 남편이 최근 '밤눈이 좀 어둡기 때문'이라며 처음으로 안경을 맞췄다.
운전면허를 갱신하러 갔을 때 남편은 안경을 끼지 않고도 시력검사에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력검사표를 조심조심 읽으면서 남편은 합격을 자신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시력검사원은 이렇게 말했다.
“힌트를 한가지 드릴게요. 저건 문자가 아니라 숫자예요.” 





우리 아버지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우리 가족과 친척들이 유명한 멕시코 식당에 모였다.
우리 모두가 예약된 식탁으로 안내돼 가는 동안에 어머니가 웨이터에게 생일잔치를 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귀띔해주었다.
잠시 후 우리가 모두 메뉴를 들춰보고 있자니까 다섯 명의 웨이트리스와 웨이터가 화려한 멕시코 의상을 입고

지휘봉과 테에 수를 놓은 탬버린까지 들고 나와 테이블을 돌며 한바탕 춤을 추었다.
춤이 끝나자 웨이트리스 하나가 다가오더니 이렇게 물었다.
“생일을 맞이한 아이가 어느 아이죠 ?”
“그 아이는 지금 여기 없소.” 삼촌이 얼른 대답했다. “화장실에 갔거든요.”





친정 부모님이 접시 닦는 기계를 주문했을 때 있었던 일이다.
배달원이 전화로 집의 위치를 물어왔다.
“고속도로로 오다가 레이로드에 이르면 우회전하세요.” 어머니가 설명하셨다.
“그리고 레이로드를 따라 6km 쯤 오다가 우회전하면 첸들러거리로 접어들게 돼요.”
“잠깐만요.” 배달원이 말을 가로됐다.
“레이로드와 첸들러거리는 나란히 뻗어 있는데요. 남편 되시는 분을 좀 바꿔주시겠습니까 ? 그분에게서 설명을 듣겠습니다.”
자존심이 상한 어머니가 배달원에게 설명을 잘 들으라고 일렀다.
위치를 다시 또박또박 천천히 설명해주고 나서 어머니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젠 내 말을 알아 듣겠어요 ? 못 알아듣겠으면 내가 댁의 부인에게 설명할까요 ?”





내 친구 패트릭이 며칠 동안 계속되는 동업자 회의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회의가 계속되는 동안 그는 매일 아침 식당에서 빵이 검게 탈 때까지 구워달라고 요구했는데 빵이 충분히 검게 타지 않으면

도로 보내 더 구워 오라고 하곤 했다.
회의가 끝나는 날 아침,그가 식당에 나타나자 여종업원이 다가와서 물었다.
“오늘 떠나세요 ?”
“네,그런데 그건 왜 묻죠 ?” 패트릭이 되물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주방장님이 오늘 손님이 떠나시면 연기 탐지기를 다시 가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확인해보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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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마크와 나는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 몹시 겁을 먹었었다.
무사히 비행을 마친 비행기가 착륙하기 위해 활주로 100m쯤 위로 하강했을 때였다.

남편이 창 밖을 내다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직 착륙한 게 아니라구요.” 내가 말했다.
“나도 알아.” 남편이 대답했다.
“하지만 이쯤에서라면 나도 뛰어내릴 수 있다구.” 





인구가 1만 명쯤밖에 안되는 작은 도시에서 산 적이 있는 나는 소도시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막상 그 도시가 얼마나 작은지 실감한 것은 내가 어떤 친구를 브리지게임에 초청하려고 전화를 걸었을 때였다.
나는 그 친구의 전화번호가 376-3520이라고 생각하고 다이얼을 돌렸다.
어떤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례이 ?” 내가 말했다.
“난 레이가 아냐, 존. 난 멀이야.” 그 남자가 대답했다.
“레이의 전화번호는 3530이라구.” 





나는 집안청소를 하다가 내 운전면허를 갱신하라고 알려주는 통지서를 발견했다.
그 통지서를 자세히 읽어본 나는 내가 거의 1년 동안 무면허 운전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자동차국으로 달려가서 초조한 마음으로 갱신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했다.
다행히 담당직원은 임시면허증을 내주면서 정식면허증은 46주 후에 발급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나는 그 여직원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이렇게 물었다.
“46주라고요 ? 너무 오래 걸리는 거 아네요 ?”
담당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동안 46주나 그냥 다니셨는데 뭘 그래요 ?”





나는 내 40번째 생일날 하루를 집에서 쉬었기 때문에 사무실로 꽃다발을 배달하여 나를 놀라게 하려던 아내의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자기의 계획을 포기할 아내가 아니었다.
이튿날 회사에 나가보니 아름다운 꽃다발이 배달되어 있었다.
카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당신은 40년 하루를 산 사람처럼 늙어보이지 않아요 ! 르네.” 





우리는 대개 헬스클럽에서 매일 똑같은 옷장을 쓴다.
그런데 며칠 만에 한번씩 옷장을 바꿔 쓰는 부인이 있었다.
어느 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나는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난 체중을 줄이고 있는 중이거든요" 그 부인이 대답했다.
“처음 여기 왔을 때 내 몸무게와 같은 번호가 달린 옷장인 157번(157파운드=72kg)을 썼는데 오늘은 140번(140파운드=63kg) 을 썼죠"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 살면 좋은 점도 많지만 무슨 일을 해도 이웃사람들에게 발각되고 마는 것은 분명 좋은 점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얼마 전 어느 비오는 날 저녁에 우리는 꽤 이름이 알려진 분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그런데 그분이 저녁식사를 들고 나자 그분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그분은 놀라며 전화를 받고 상대방과 얘기를 나눈 다음 자기가 우리 집에 와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전화를 건 사람에게 물었다.
그러자 상대방은 이렇게 말했다.
“그 집 현관 앞에 당신의 우산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알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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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고른 옷을 입어보려고 경의실에 들어가 있는데 밖에서 어떤 손님과 판매원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렸다.
 “이 옷은 손님에 게 꼭 맞습니다 ! 완전히 다른 분 같이 보이는군요 !”
바로 그때 그 손님이 경의실 문에 붙어 있는 거울을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내가 문을 열었다.
그러자 그 손님과 나는 서로 마주보게 되었다.
그 손님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판매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요. 내 모습이 완전히 딴사람이 됐군요.”





깜깜한 밤에 얼음이 깔린 미끄러운 길을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나는 ‘누가 길에 모래를 잘 뿌려 놓았군’ 하고 생각했다.
나는 집에 돌아와서야 길바닥에 잘 깔려 있던 모래가 사실은 자전거 앞 광주리에 싣고 오던 7파운드짜리 개먹이 주머니에서 쏟아진

개먹이라는 것을 알았다.
주머니가 터져서 속에 있던 개먹이가 조금씩 길에 뿌려졌던 것이다.





어머니가 몸이 아파 누워 계시자 아버지가 부엌살림을 맡았지만 살림이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차를 타 마시려고 물을 끓이면서 차를 담은 통을 찾기 위해 찬장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
아버지는 하는 수 없이 큰 소리로 어머니를 불렀다.
“여보 ! 차 담은 그릇이 안 보이는데 어디 두었지 ?”
“그것도 못 찾으세요 ?”
어머니는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찬장 속 선반의 바로 앞에 있잖아요. ‘성냥’이라는 글씨가 적힌 코코아 통에 들어 있어요.”





남편과 함께 네 살 난 아들 토니를 데리러 유치원에 간 나는 선생님에게 그애의 품행이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토니는 아주 명랑하고 주의깊은 애라고 평해주었다.
우리는 그애의 품행이 우리 집 가정생활을 반영하고 있다고 흐뭇하게 생각하며 그애가 다른 애들과 장난감 부엌에서 노는 광경을

지켜 보았다.
갑자기 토니가 장난감 냉장고에 다가가더니 냉장고 문을 활짝 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봐 ! 맥주 마실 사람 없어 ?” 





어느 날 아침 친정 부모님께서 내가 일을 보러 다니는 동안 두 아이를 돌봐주겠다고 자청하셨다.
내가 친정에 아이들을 맡기고 떠나려는데 생후 두 달 된 딸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내가 한 시간이 넘도록 아기를 달래는 동안 두 살짜리 아들은 우리를 졸졸 따라다니며 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놀아 달라고

졸라댔다.
아기가 잠잠해질 무렵 부모님은 기진맥진해져서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주기를 바라시는 눈치였다.
나는 아이들의 물건을 챙기다가 아직 은행에 들르지 못했다는 생각이 나서 아버지에게 돈을 좀 빌려달라고 말씀드렸다.
우리가 차에 오를 때 아버지가 짜증을 내며 어머니에게 하시는 말씀이 들렸다.
“저애들을 보내는 데 25달러나 들었어.”
“그런 거 따지지 말아요.” 어머니가 대꾸하셨다.
“이제 편히 쉴 수 있게 됐잖아요 ?” 





나는 초조하게 봄소식을 기다렸다.
마침내 따스하고 화창한 토요일이 찾아왔을 때 나는 잠겼던 덧문을 활짝 열고 테라스로 나갔다.
나는 새싹이 돋아나는 풍경과 지저귀는 새소리를 한껏 즐겼다.
무엇보다도 달콤한 봄내음이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나는 부엌 창문을 두드리며 계절의 기쁨을 함께 나누자고 아내를 손짓해 불렀다.
아내는 차분하게 내가 건조기 환기 구멍 위에 서서 세탁물 연화제의 냄새를 맡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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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마크가 편의점에 들러서 휘발유 대금을 선납하고 플라스틱 병에 든 소다수를 두 병 가지고 돌아왔다.
남편이 휘발유를 넣고 있는 동안 내가 소다수병 하나를 땄다.
그런데 짜증스럽게도 쉿 하고 거품이 일며 소다수가 온통 내 무릎에 엎질러졌다.
몇 마일쯤 차를 운전해가다가 남편이 소다수를 달라고 했다.
내가 남편에게 소다수를 건네주면서 말했다.
“조심하세요. 거품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남편이 소다수 병을 딸 때는 쉿소리가 거의 나지 않았다.
남편이 운전을 하면서 천연스럽게 말했다.
“당신은 내가 땅에 떨어뜨렸던 것을 마신 모양이군.”





내 친구 월트는 유타주의 사막 도시에서 주유소를 경영하고 있는데, 그는 휘발유를 넣는 고객에게 판촉용으로 도로지도를 무료로

증정하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오후에 어떤 남자가 다른 주의 번호판을 단 자동차를 몰고 주유소에 들렀다.
그는 휘발유를 25센트어치 넣고 나서 뻔뻔스럽게 무료 지도를 달라고 했다.
월트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 말했다.
“지도를 어디다 쓸려고요 ? 그 휘발유로 갈 수 있는 거리는 지척인데.”





우리 아버지는 대공황중에 온실재배업을 하다가 망했다.
아버지는 그후 다시는 온실 농사를 짓지 않았지만 원예에 대한 애착은 버리지 않았다.
어느 여름날, 나는 아버지와 함께 손님이 '직접 따는' 딸기농장에 들렀다.
우리는 한 줄씩 맡아서 딸기를 따기 시작했다.
같이 시작했는데도 내가 아버지를 금방 앞서 나갔다.
내가 뒤를 돌아보니 아버지는 잡초를 뽑고 있었다. 





내 숙모님은 어디를 가나 늘 택시를 타고 다녔다.
숙모님이 처음으로 차를 사던 날 우리는 그 고장 택시 운전사들이 섭섭해 하겠다고 농담을 했다.
다음날 숙모님은 처음으로 직접 차를 몰고 시내에 갔다가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우리는 사고라도 났는가 해서 차는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숙모님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아무 말 없이 다시 택시를 타는 것이었다.
차를 시내에 주차시켜 놓은 것을 깜빡 잊고 그냥 온 것이었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전세기공항은 128km나 떨어져 있다.
그래서 내 친구의 남편 스티브가 새벽 2시에 도착하기로 된 날 밤,내 남편 피트와 나는 스티브의 아내와 함께 먼 길을 달려 공항까지

마중나갔다.
우리가 썰렁한 공항에 들어서자 공항직원이 우리를 맞으며 “스티브 월슨씨를 마중나오셨군요” 하고 말했다.
내 남편이 농담조로 말했다.
“아마 그 사람이 혼자서 전세기를 타고 오는 모양이지요 ?”
“아닙니다.” 그 직원이 대답했다.
“그 분은 덴버에서 갈아타야 할 비행기를 놓쳤습니다.”





우리는 결혼후 아내의 고향인 영국으로 신혼여행을 갔다.
런던의 개트윅 공항에 도착하자 아내는 영국여권을 가졌기 때문에 내국인 검사창구로 가고 캐나다가 국적인 나는 외국인 창구로

가야 했기 때문에 서로 떨어지게 되었다.
내 차례가 되자 입국심사관이 여행목적이 뭐냐고 물었다.
그래서 “관광입니다. 신혼여행을 왔죠”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입국심사관은 내 주위를 살펴 보더니 내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거 참 이상하군요. 신혼 여행은 부인과 함께 하는 법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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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자녀들이 다 장성해서 어른이 되었는데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는지 하루가 멀다 하고 밤 10시경이면 전화를 걸어

별일 없느냐고 물으신다.
아버지의 그러한 습관은 내 남동생이 결혼한 후에도 여전했다.
신혼 후 여러 달이 지났는데도 영낙없이 그 시간이면 전화벨이 울렸다.
올케가 전화를 받았다.
“아버님,손자가 보고 싶으시면 좀더 일찍 전화를 거시는 게 좋겠어요.”
며느리가 이렇게 말하자 아버지는 밤늦게 전화를 거시지 않게 되었다.
10개월 후, 아버지는 떡두꺼비 같은 손자를 보시게 되었다.





조그만 스포츠카 한 대가 쇼핑센터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는데 인근 병원의 인턴인 듯한 흰 가운을 입은 젊은이가 서둘러 차를 타더니

급히 후진해 나가다가 옆차의 뒤쪽 펜더에 스치고 말았다.
그는 손상된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고는 카드 한 장을 꺼내 뭐라고 쓰더니 그 카드를 반창고로 그 '상처'에 붙이고 나서 차를 몰고

가 버렸다.
무엇이라고 썼을까 궁금해서 가까이 가보았더니 이렇게 적혀 있었다.
"죄송합니다. 아스피린 두 알을 드시고 내일 아침 전화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 밑에 그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보스턴에 간 아내와 나는 어떤 고급 호텔에 묵게 되었다.
우리가 들게 된 넓은 객실에는 큰 침대 두 개가 놓여 있었는데 매일 저녁 객실 청소 담당 여자가 와서 금방 들어가 잘 수 있도록

시트를 젖혀 놓곤 했다.
사흘째 묵던 날은 마침 결혼기념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그날을 기념하는 카드를 교환하고 그것을 테이블 위에 나란히 놓은 다음 시내구경을 하러 밖으로 나갔다.
그날 저녁 호텔에 돌아와 보니 방안에 싱싱한 꽃과 달콤한 박하사탕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한 침대의 시트만이 젖혀져 있었다. 


 



나의 아들은 중학교에서 가르치면서 대학에 다니고 있다.
한편 며느리는 탁아소를 운영하면서 라마즈식 자연분만법을 지도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아이들이 넷이나 되는데 모두들 운동을 좋아한다.
따라서 늘 집안이 마치 태풍이 휩쓸고 간 곳처럼 엉망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 집에 들른 나는 집안이 너무 깨끗한 것을 보고 아들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아주 효과적으로 집안청소를  하는 방법을 마침내 알아냈습니다.”
아들이 대답했다.
“간단한 방법이지요. 아이들을 모두 모아놓고 각자 쓰레기를 500개씩 주우라고 하는거예요 !”





우리 할머니가 텔리비전의 살인추리극을 보고 있었다.
극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할 무렵 전화벨이 울렸다.
삼촌이 요리점을 묻기 위해 건 전화였다.
“5분 후에 다시 걸어라.”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요리책을 찾아가지고 와서 다시 텔리비전을 보고 계셨다.
그런데 살인범의 정체가 막 드러나려고 하는 순간 또 전화벨이 울렸다.
“연필 준비해 !” 할머니는 짜증을 내며 소리를 지르셨다.
“네,준비했습니다, 부인 !” 전화를 건 외판원이 놀라며 대꾸했다.
“하루 종일 여러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만 이렇게 쉽게 주문을 받기는 처음입니다.”





우리 시아버지는 네브래스카주에서 카우보이로 일하신 적이 있다.
지금은 집에서 쉬고 계시지만 투박하고 과묵한 성격을 가지신 분이다.
그런데 최근까지도 나는 그분이 얼마나 과묵한 분인가를 잘 모르고 있었다.
시아버지께서 하루는 자동차로 시골 길을 달리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오던 트럭 한 대가 옆을 스치며 지나갔다.
그 트럭에는 이웃에 사는 사람이 타고 있었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트럭을 세운 다음 후진해서 차를 나란히 세웠다.
두 사람은 서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가던 길로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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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옛 물건들을 사랑한다.
어느 날 골동품 가게를 둘러보다가 우리 부엌에 꼭 들어맞을 파랑색과 노랑색 과자넣는 그릇 몇 개를 보고 만지작거렸다.
그러자 주인이 그것들은,자기 농장을 한번도 떠나 본 적이 없는 한 노파가 1950년에 손수 손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귀가 솔깃해서 그중 제일 작은 것을 집어들고 좀더 자세히 살펴보다가 그 밑바닥에 “메이드 인 저팬” (Made in Japan) 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옆에서 그 그릇을 같이 들여다보고 있던 골동품점 주인이 얼른 둘러댔다.
"아마 그 노파가 단 한번 농장을 떠난 적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대도시에서 태어난 나는 항상 바쁜 도시생활을 떠나 뉴잉글랜드의 작은 마을에 가서 살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새로 이사간 그 마을에서 텔리비전으로 일기예보를 처음으로 듣고서야 비로소 시골 생활이 얼마나 느긋한지 깨달았다.
텔리비전 화면에는 기상 상태를 설명하는 지도나 인공위성 사진도 없었다.
다만 자상하게 생긴 제법 나이든 예보 담당자가 이렇게 예보했다.
“에一 비오고,또 오고, 또 비가 올겁니다 ! 정확하게 얼마나 오겠느냐구요 ?
여러분의 추측이나 저의 추측이나 별로 다를 것이 없겠지요. 그럼 여러분 안녕히 주무세요.” 





로스앤젤레스공항으로 가는 도로에는 차량들이 붐비고 있었다.
우리가 탄 버스의 운전사는 우리 앞을 천천히 달리고 있는 승용차를 추월하려고 차선변경 깜박이를 켰다.
막 앞지르려고 하는데 앞 차를 운전하고 있던 여자가 차 창 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왼쪽 차선으로 들어 가겠다는 신호에 틀림없었다.
우리 버스운전사는 차선 바꾸는 것을 포기하고 앞 차가 차선을 바꿀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앞 차는 차선을 바꾸지 않았고, 일분쯤 지난 뒤 창밖으로 내밀었던 손을 거두어 들였다.
우리 버스가 두번째로 추월을 시도하자 그 여자는 또 창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다시 1분 후에 손을 거두어 들였다.
“제발, 아가씨,빨리 마음을 정하쇼.” 우리 버스운전사가 답답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네 번이나 추월하려다 실패한 끝에 우리 버스는 마침내 속도를 내어 앞 차를 앞질러갔다.
버스가 앞차를 스쳐갈 때 내려다보니 그 여자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있었다.
손톱 하나하나에 칠이 끝날 때마다 칠한 것을 말리기 위해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일요일 예배 때의 일.
회중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어려운 살림을 꾸려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교회 목사님이 1달러와 5달러짜리로 100달러를

광주리에 담아 돌리면서, 이 돈은 교회의 자선기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면서, “제가 목사로 있으면서 지금껏 한 적이 없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하고 선언했다.
이 말과 함께 그는 돈광주리를 회중에게 돌리면서 부끄러워 말고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집으라고 권했다.
그러나 광주리가 다 돌고 난 다음에 들여다 보니까 그 속에는 그것을 돌리기 시작했을 때 보다 67달러가 더 많이 담겨 있었다.





미시간주 메어리스빌 공항에서는 해마다 기형아 출산방지운동단체인 “마치 오보 다임스” (March of Dimes)라는 조직이 모금 운동을

벌인다.
경비행기 조종사들은 비행기와 시간을 내어 사람들한테서 돈을 받고 도시상공을 한바퀴 돌아 준다.
어느 날 어떤 모녀가 나의 첫번째 승객으로 탔다.
나는 비행전 점검을 모두 마치고 안전벨트를 매고 난 뒤에 조종석 점검표를 끄집어냈다.
점검표를 4분의 3쯤 읽어 내려갔을 때, 어머니가 딸에게 귓속말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때, 괜찮을까 ? 저 사람이 비행교본을 일일이 읽는 걸 보니 어찐지…”


 


 
아버지는 집에서 기르는 조그만 푸들 강아지에게 신문을 물고 오도록 훈련을 시켰다.
내리 엿새 동안 아버지는 강아지를 뒷문으로 내보냈고 그러면 강아지는 집 앞으로 돌아가서 신문을 입에 물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오곤 했다.
이레째 되던 날, 강아지는 풀이 죽은 채 빈 입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인가 하고 밖에 나가 보신 아버지는 금세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조그마한 푸들 강아지가 그 엄청난 부피의 일요판 신문을 물고 온다는 것은 무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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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플로리다주에 있는 세계적인 위락시설인 디즈니월드에서 근무하면서 디즈니월드가 만들어내는 상상력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한 일이 있다.
한번은 시가행진을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천둥이 치고 번개가 번쩍이자 관광객들이 비를 피하느라고 모두 흩어져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그러나 소나기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도 어떤 여자 관광객이 길 한복판에 혼자 서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 여자에게 다가가서 도울 일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그 사이에 온몸이 흠뻑 젖은 그 여자는 나를 보더니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한 어조로 물었다.
“지금 이 비가 진짜로 오는 빕니까 ?”





우리집에서 기르는 닥스훈트종 강아지 게이터는 저만 혼자 내버려 두고 식구들이 모두 한참 동안 집을 비웠더니 몹시 화가 났던지

보험회사에서 보험금으로 보낸 수표를 질경질경 씹어 놓았다.
할 수 없이 찢어진 수표를 모아 보험회사에 다시 보내며 민망해하는 사과의 편지도 함께 부쳤다.
얼마 후 새로 끊은 수표가 배달되어 왔는데 수표의 보관용 기록란에는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발행일자와 조회번호가 있고 그 아래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멍,멍,멍.'
흔히들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유머 감각이 결여된 멋대가리 없는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게 사실일까 ? 





새크라멘토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는 비행기로 지척의 거리지만 비행기를 타고 이륙을 기다리고 있노라면 여전히 공포감이 엄습해 왔다.
나는 순간적인 충동으로 이런 쪽지를 적어 승무원에게 주면서 조종사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기장님,조심해서 비행해 주시기 부탁합니다. 우리 어머니는 이 비행기에 귀중한 짐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실테니까요."
몇 분 있다가 그 승무원이 웃음띈 얼굴로 돌아와 내가 주었던 쪽지를 도로 내게 건네 주었다.

그 쪽지 위에 기장이 이런 말을 적어 보냈다.
“염려마십시요. 저의 어머니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실테니까요.”





미국 워싱톤주에서도 습한 지대인 퓨짓사운드 지역에 사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가을 낙엽을 쓰레기주머니에 담아서 쓰레기장에 버린다.
그런데 한 이웃이 차고에다 신문지를 깔아 놓고 그 위에다 낙엽을 조심스럽게 펴 널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11월 하순 날씨가 상쾌한 어느 날 그 수수께끼가 풀렸다.
남부에서 이사를 온 그 이웃은 그동안 완전히 마른 낙엽을 밖으로 내다가 쌓아 놓고 성냥불을 당겼다.
“자,낙엽이 타는 냄새가 바로 이런거란다"
그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향수에 젖은 투로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 남편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면 기를 쓰고 버티는 사람이다.
여름철에는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해돋는 것 좀 보라고 꾀어 봤지만 그럴수록 이불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 갈 뿐이었다.
그런데 11월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앉아서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까 남편이 2층에서 내려오더니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7시 30분이었다.
“나는 1년 중 이 때가 제일 좋단 말야.”
그는 매우 기분이 좋은 듯 큰 소리로 떠들었다.
"해돋는 것을 보려고 꼭두 새벽부터 일어날 필요가 없으니 말야.’’





젊고 아리따운 여자 평화봉사단원이 우리 로타리클럽 회합에 나와 연설을 했다.
그 여자는 자기가 아프리카의 한 작은 나라에서 평화 봉사단원으로 일한 경험을 얘기하면서 자기를 양녀로 삼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하루는 낯선 사람이 그 토인에게 와서 자기와 결혼하고 싶다고 하자, 그 양아버지는 관습에 따라 결혼을 허락하면 대가로 무슨 가축을

몇 마리나 주겠느냐고 묻더라고.
그 사내가 암소 4마리를 주겠다고 하자,양아버지는 이처럼 아름다운 젊은 여인이면 암소 10마리는 가져와야 한다면서 거절했다.
그 여자 평화봉사단원이 연설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려 하자 청중 가운데서 한 젊은이가 일어나 큰소리로,

“실례지만 아직도 독신이세요 ?” 하고 물었다.
그 여자가 얼떨떨해서, “네, 그래요” 하고 대답하자 그 청년, 또 큰 소리로 “좋습니다 ! 저한테 암소 10마리가 있어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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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가 시어머니 될 분께 인사드리러 약혼자와 함께 처음으로 시댁에 갔다.
남자는 자기 약혼녀가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하는 줄을 알았기 때문에 피아노 있는 곳을 가리키며 어머니가 아래층으로 내려 오실 때

까지 좀 쳐 보라고 했다.
내 친구는 수줍어 하며 앉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클래식 곡을 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신랑감의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왔다.
친구는 치는 걸 멈추고 대화를 시작했다.
“어머니께서 음악을 좋아하신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나온 대답은 : “좋아한다우. 그렇지만 괜찮으니 치고 싶으면 계속 쳐요.”





미국의 레이건대통령은 쿠바수상 피델 카스트로에 관한 농담을 했다.
카스트로가 쿠바에서 많은 청중들을 앞에 두고 연설을 하기 위해 말문을 열었다.
“미국인들은 내가 앙골라에 무력으로 개입한다고 비난합니다...”
그때 한 행상이 청중 속을 누비고 다니며 외쳤다.
“땅콩이나 팝콘 !”
카스트로는 계속했다.
‘‘미국인들은 내가 모잠비크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그러자 같은 행상이 또 외쳤다. "땅콩이나 팝콘 !"
카스트로는 말을 이어나갔다.
“미국인들은 내가 니카라과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그 행상이 다시 부르짖었다. "땅콩이나 팝콘 !”
이쯤되자 카스트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땅콩이나 팝콘 사라고 외치는 저 친구를 이리 데려와 ! 저 놈을 당장 마이애미까지 발로 걷어차버려야되겠어.”
그러자 청중들이 일제히 외쳐대기 시작했다.
“땅콩이나 팝콘 !"





의과대학에 들어가 본과 첫 학기 때 인공심장판막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자기 심장이 뛸 때 딸깍하는 소리를 가끔 들을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옆엣 사람까지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몇 개월 후 심장판막이식수술을 받은 노인을 진단할 기회가 있었다.
인공판막 때문에 어려운 점이라도 없느냐고 물어 봤다.
“글쎄…” 노인은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하길 : “불편한 점이 딱 한 가지 있는데 포커를 할 때 말이야, 좋은 패만 들어왔다 하면

남들이 모두 눈치채지 뭐야 !” 





뉴욕으로 처음 이사했을 때 그 동네 정육점 주인이 내게 호감을 사려고 온갖 애를 다 썼다.
그는 “고기를 저울에 달기 전에 이 비계를 짤라 버려도 되죠 ?” 라고 물어 보거나 아니면 요구하지 않아도 뼈가 많은 고기에선

몇 센트를 깎아 준다거나 했다.
이런 일이 꼭 2주일 동안 계속되더니 그 후부터 갑자기 비계덩어리와 뼈가 많은 고기를 팔았다.
“아저씨, 처음에는 이렇지 않았잖아요 !”라고 항의했다.
“압니다.” 점잖게 그는 말했다.
“신혼은 이제 끝났어요. 이젠 결혼생활에 들어간 셈이죠.” 





술이 잔뜩 취한 한 중년의 사나이가 술집에서 큰 소리로 떠들며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술을 따라주는 여급이 엄숙한 말투로, 당신 이제 술에 취한 것 같으니 집에 돌아가는 게 좋겠다면서 오늘 저녁엔 또 오지 말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자 그 주정뱅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투덜거리며 걸어 나갔다.
그런데 한 시 간쯤 지나서 다시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본 술집 여자가 “오늘 저녁엔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하며 소리질렀다.
그랬더니 그 주정뱅이, 걸음을 멈추고 한참 서서 그 여자를 노려 보며 한다는 말 : 
“아니 당신, 이 술집에서도 일하쇼 ?’’ 





한 사나이가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커러더스라는 천사가 천국 문전에 가서 성 베드로를 만났더니 지상으로 내려가서 모든 나쁜 일을 한 사람들의 명단을 만들어 오라는

지시를 내리더래.
그런데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오후 그 천사가 녹초가 되어 날갯짓을 하며 진주의 문을 지나 들어오더니 성 베드로의 책상 옆에 있는

금으로 된 의자에 털썩 주저 앉더라는 거야.
그러더니 ‘이 일이 얼마나 끝이 없는 건지 모르실 겁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했대.
그러자 성 베드로는 단호하게 ‘안 돼. 알다시피 여기도 손이 모자란단 말야. 혼자 해야 돼’했다는 거야.
풀이 죽어 문 쪽으로 가던 천사에게 그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대 .
‘성 베드로님, 나쁜 짓을 하지 않은 사람들의 명단을 만들면 어떻겠습니까 ? 그러면 일 주일이면 끝낼 수 있을텐데요’ 했다는 거야.
'좋은 생각이군’ 하고 성 베드로가 허락하자 천사는 다시 지상으로 내려 와 약속한 대로 명단을 만들어 일 주일 만에 되돌아갔대.
명단을 훑어 본 성 베드로가 계통을 밟아 상부에 보고했더니, 그 명단에 있는 사람 모두에게 편지를 써서 그들의 선행을 칭찬해 주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는 거야.
여기까지 이야길 한 그 사나이가 친구를 돌아보고, "그 편지에 그 밖에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아나 ?’’ 하고 물었다.
“모르겠는걸” 하고 그 친구가 대답하자 이 사내,그러면 그렇지 하는 태도로, “아, 자네도 그편지를 못 받았구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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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나이가 외딴 섬에 표류하여 몇 달 동안 혼자 살고 있었다.
하루는 그 사람이 혹시 지나가는 배라도 없나 수평선을 살펴보고 있노라니까 잠수복을 입은 스쿠바다이버가 물에서 기어 나왔다.
사나이가 깜짝 놀라 서 있노라니까 잠수부는 머리에 쓴 걸 벗었는데 더욱 놀랍게도 탐스러운 금발이 어깨 위로 흘러내리는 것이 아닌가 !
 “야아 !” 사나이가 함성을 질렀다.
다이버 아가씨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제가 뭐 도와 드릴 일이라도 없을까요 ?”
“글쎄요.” 사나이가 대답했다.

“1년 동안이나 마티니 맛을 못 보았더니 한잔 생각이 간절하지만, 설마하니 아가씨가 그걸 구해올 수는 없겠죠 ?”
아가씨는 다시 미소를 짓더니,잠수복 주머니에서 술병을 꺼내 기막힌 진짜 마티니를 한잔 따라 주었다.
“뭐 또 필요 한 것은요 ?”
“좋은 시가 한 대 피웠으면 소원이 없겠소만.”
잠수부 아가씨는 재빨리 다른 쪽 주머니에서 시가를 꺼내더니 불까지 붙여 주었다.
“그 밖에 또 ?”
“없어요. 이젠 아주 만족이오.”
“1년 동안이나 여기서 외롭게 지냈는 데도, 나하고 좀 놀아 보고 싶지 않으세요 ?”
사나이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이봐요, 설마 그 주머니에서 골프채 일습까지 꺼내 주지야 못하겠지 ? 뭐니 뭐니 해도 골프만한 운동은 없는데 !”





집사람은 내가 운전을 하는 동안 줄곧 뒤에 앉아 잔소리를 하는데 특히 속도며 앞 차와의 간격 등에 대해 말을 많이 하곤 한다.
하루는 오후에 펜실베이니아주의 유료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좀 심하다 싶은 아내의 훈수를 잇달아 받고 나서

내가 “여보,그러면 남들과 함께 갈 때에는 난처할 테니까,우리 암호를 정하는 게 어떨까 ?

너무 빨리 간다 싶으면 그냥 ‘하나’ 하고,앞 차와 너무 가깝다 싶으면 ‘둘’ 하란 말이오” 했다.
“그럼 경찰차가 빨간불을 켜고 뒤따라 오면 몇 번을 대죠 ?” 아내가 물었다.
“글쎄,”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럴 경우에는 그냥 경찰차가 빨간 불을 켜고 쫓아온다고 하구려” 했다.
“좋아요.” 마누라가 냉큼 말했다.
“경찰차가 빨간 불을 켜고 우릴 쫓아오고 있어요.” 





어느 해 섣달그믐날 아내와 나는 이웃의 다른 두 부부와 좀 차분히 새해를 맞이하기로 마음먹었다.
카드놀이를 몇 판 하고, 하이볼 두어 잔에다 자정에 삼페인으로 축배를 들었다.
그때 문득 먼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먼저 버뮤다에 가 있는 친구들을 불러 내어 새해인사를 했다.
그러고 나니 한층 대담해져서,의사로 독일에 있는 사촌 한스 쾰을 불러 보기로 결심했다.
교환이 유럽쪽의 회선이 꽉찼다고 알려 주어 그냥 자기로 했다.
새벽 3시 반에 교환이 전화로 깨워 통화를 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알려 주었을 때까지는 그게 고마왔다.
그러나 6시 반에 일어나고 싶지 않은데 또다시 전화벨이 울려서 받았더니 교환이 독일과 연결이 됐다는 것이었다.
마지 못해 얼어 붙을 듯한 방 안, 싸늘한 잿빛 어둠속에서, 연결시키라고 했다.
이어 내 사촌의 독일어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스 쾰박사가 말씀드립니다. 이건 녹음해 둔 것입니다. 화요일까지 자리를 비우겠사오니 그 동안은 제 동료인 막스 슈미트박사를

찾아 주십시오.”





옛날 옛적에 한 심술궂은 산골 사람이 병들어 죽었다.
그 시절에는 산골에 장의사가 없었고,또 시체를 방부처리하는 풍습도 아직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미망인과 가족들은 시체에 옷을 입혀 관 속에 넣었다.
관을 집밖으로 운구해나가다가 그것을 메고 있던 한 사람이 비틀거리는 바람에 관이 대문 기둥에 부딪치고 말았다.
그 충격으로 늙은 산골 사람은 회생했고,그는 일어나 앉아서 눈에 띄는 사람 모두에게 고래고래 험담을 늘어놓았다.
그 사람은 1년 이상을 더 살았는데 심술 궂기는 매일반이었다.
그러다가 그는 다시 병이 들어 죽었다.
전번과 마찬가지로 시체는 관 속에 눕혀졌고 운구하는 사람들이 관을 들어올렸다.
그들이 발을 지척거리며 걸음을 옮기노라니까 오랜 간병에 시달린 미망인이 얼굴을 쳐들고 말했다.
“그 대문 기둥 조심해요 !”





자그마한 노부인이 애완동물 가게에 들어가서 예쁘게 생긴 앵무새를 보았다.
“저 깜찍한 새를 사고 싶어요.” 노부인이 주인에게 말했다.
“아,그놈은 사지마시오.” 주인이 만류했다.
“저놈은 이따금 지독한 욕을 한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사시지 그래요 ?”
“저 앵무새를 사야겠어요 !” 노부인은 우겨대면서 카운터에 돈을 내놓았다.
주인은 어깨를 움찔하고는 그 새를 팔았다.
집으로 돌아온 노부인은 앵무새와 함께 놀기 시작했다.
부인이 톡톡 건드리며 깃털을 쓰다듬자니까,놈이 느닷없이 속사포처럼 욕을 내뱉기 시작했다.
노부인은 너무나 충격을 받은 나머지 앵무새를 움켜쥐어 냉장고 속에 집어 넣었다.
잠시 후 노부인은 오들오들 떠는 새를 꺼내어,더러운 말을 할 때마다 추운 곳에 다시 처넣어버리겠노라고 경고했다.
며칠간 몸가짐이 제법 얌전하던 앵무새는 어느 날 아침 고양이란 놈이 새장 속으로 발을 들이밀자,그만 화가머리끝까지 치밀어

다시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노부인이 그 새를 냉동실 속에 집어넣었다.
그곳에서 덜덜 떨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놈은 자기 바로 옆에 냉동된 칠면조가 있는 것을 보았다.
“우라질 !” 앵무새가 종알거렸다. “너는 무슨욕을 했니 ?”





인디애나주 남부의 어느 시민단체가 주최한 '여성들의 밤' 모임에서 연설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저녁식사가 끝난 후,식탁을 치울 동안 여성들의 잡담으로 약간 소란스러워졌다.
식탁을 다 치운 뒤에도 프로그램은 시작되지 않았다.
잡담소리는 계속 커져서 왁자지껄한 가운데 한 시간쯤 지나자 프로그램 담당자가 나 있는 쪽으로 오더니,

“모두다 즐겁게 지내는 것 같군요” 했다.
“몇 분 더 즐기라고 놔 둘까요,아니면 선생님을 지금 소개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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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가 크고 성질이 못된 사자 한 마리가 숲속에서 원숭이와 만났다.
사자는 원숭이를 덮친 후 물었다.
“누가 이 밀림의 왕이냐 ?”

겁에 질린 원숭이가 대답했다.
“당신입니다. 용맹무쌍한 사자님.”

사자는 원숭이를 놓아 주었다.
사자가 다음에 만난 짐승은 얼룩말이었다.
사자는 얼룩말에게 달려들어 으르렁거렸다.
“누가 이 밀림의 왕이냐 ?”

두려움에 떠는 얼룩말이 대답했다.
“당신입니다. 용감무쌍한 사자님.”
사자는 다시 얼룩말도 놓아 주었다.
다음에 사자는 코끼리를 만나서 똑같은 질문을 했다.
코끼리는 대꾸도 없이 기다란 코로 사자를 집어 올려 공중에 빙빙 돌린 뒤 15 m 밖으로 내던져 버렸다.
사자는 몸을 일으키며 투덜거렸다
“모르면 모른다고 할 것이지 성질을 부릴 건 없잖아 ?” 





헐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가 사상 초유의 대서사시적인 거작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난 이 영화에서 각각 2만 5000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하여 양쪽 군대가 싸우는 전투장면을 실감있게 재현시킬 계획이라네 !”하고

제작자는 큰소리쳤다.
“굉장하겠군요 !” 감독이 감탄해 마지 않으면서 물었다.
“하지만 그 많은 엑스트라들에게 어떻게 출연료를 지불하지요 ?”
“내 계획의 제일 멋진 명안이 바로 거기 있단 말씀이야.”
제작자는 의기 양양하게 대답했다. “전투를 벌이는 양쪽 군인들에게 실탄을 사용하게 할 작정이라네.”


 



스위스에 간 미국인 관광객이 은행에 비밀구좌를 하나 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서 호텔의 바텐더한테 물어 봤다.
바텐더는 마침 비밀은행을 하는 자기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바텐더는 제네바 뒷골목 허름한 빌딩으로 그 손님을 데려가서 계단을 올라가 어느 방으로 그를 안내했다.
안경을 쓴 사내가 그 관광객한테 비밀구좌를 주마고 승낙했다.
미국인이 현찰로 2만 5000 달러를 맡기자 그 은행업자는 꼭꼭 접은 종이쪽지를 한 장 그에게 주면서, “선생님의 비밀구좌번호는

이 종이에 쓰여 있습니다. 혼자 계실 때까지는 절대로 읽지 마세요. 번호를 기억한 후 이 종이는 꼭 태우시도록 !” 하고 지시했다.
미국인은 재빨리 호텔로 돌아와 종이 쪽지를 펼쳐 보았다.
거기 쓰여진 내용은 : “당신의 구좌번호는 1번입니다. 친구분들께도 많이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미스라는 사람이 홍수 속에 자기 집 지붕위에 올라가 앉아 있었다.
물은 그의 발 높이까지 불어나 있었다.
얼마 후,카누에 탄 어떤 사람이 노를 저어 지나가면서 외쳤다.
“높은 지대까지 태워 드릴까요 ?”
“괜찮소.” 스미스가 대답했다.
“나는 하느님을 믿고 있으므로 그분이 나를 구해 줄겁니다.”
물은 곧 스미스의 허리까지 찼다.
이때 모터보트 한 대가 나타나면서 누군가가 고함을 질렀다.
“높은 지대까지 태워 드릴까요 ?”
“괜찮소. 나는 하느님을 믿고 있으므로 그 분이 구해 주실겁니다.”
얼마 후, 헬리콥터 한 대가 날아왔을 때 스미스는 목까지 물에 잠긴 채 지붕 위에 서 있었다.
“줄을 잡으시오.” 조종사가 외쳤다. “당신을 끌어올려 주겠소.”
"괜찮소" 스미스가 대답했다.
“나는 하느님을 믿고 있으므로 그분이 나를 구해 주실겁니다.”
그러나 몇 시간 동안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던 가엾은 스미스는 기진맥진한 나머지 익사해 저승으로 갔다.
진주문에 도달한 스미스는 하느님을 만나 일의 결말이 이런 식으로 난 데 대하여 불평을 늘어놓았다.
“말씀해 보세요, 하느님.” 스미스가 따졌다.

“저는 당신이 나를 구해 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었는데, 당신은 나를 저버리셨습니다. 어떻게 된겁니까 ?”
하느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너는 내게서 더 이상 무엇을 원하느냐 ? 나는 네게 배를 두대 보냈고 헬리콥터까지 한 대 보냈느니라 !"





어떤 젊은 교수가 여자대학에서 성교육을 담당하게 되었다.
교수는 아내에게 이 사실을 숨기곤 새로 맡은 강좌는 요트조종법이라고 말했다.
“요트조종법이라뇨 ?” 아내는 코방귀를 뀌었다.
“당신이 요트에 대하여 뭘 알아요 ?"
“걱정마” 남편이 장담했다.
“그 과목에 대하여 연구를 많이 해 준비를 끝냈다구"
그 학기의 개강일,교수의 아내는 학교에 들렀는데 그때 마침 성교육강의가 끝나 학생들이 교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어머, 우리 선생님은 정말 멋진 강의를 하세요"
발랄한 한 여학생이 교수의 아내에게 감탄했다.
“어떻게 명강을 했는지 모르겠네.” 시덥지않다는 얼굴로 아내가 중얼거렸다.
“두번밖에 해보지 않았는데말야. 첫번째는 멀미를 했고 두번째는 모자를 날려 보냈지.” 





유람선에서 일하는 어떤 마술사는 앵무새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는데 그놈은 주인의 마술을 끊임없이 방해했다.
앵무새는 관중들에게,“카드는 주머니 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카드는 소매 속에 있습니다.” “카드는 모자에 뚫린 구멍 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따위의 말로 훼방을 놓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폭발사고가 일어나 배가 가라앉아버렸다.
마술사와 앵무새는 얼이 빠지고 온몸에 멍이 든 몰골로 나무조각 하나를 간신히 주워타고 함께 살아남았다.
그후 나흘간 앵무새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마술사를 뚫어지게 쳐다보기만 하다가 마침내 이렇게 물었다.
“좋아요,내가 졌어요. 그런데 그 배를 갖고 무슨 조화를 부렸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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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연료를 아끼기 위해 차동차를 저절로 굴러가게 하는 습관이 있었다.
우리 집은 언덕배기에 있었기 때문에 시내까지 절반 거리인 2km 정도는 시동을 걸지 않고 차를 그냥 굴러가게 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기차 시간이나 약속시간에 대어 가야 할 때는 여간 신경이 쓰이지가 않았다.

아무리 애원해도 소용이 없었고 아버지는 차가 거의 정지 상태에 도달해야만 시동을 걸었다.
어느 날 아침 마침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우리는 여느 때처럼 차를 그냥 굴러가게 하고 있었다.
차가 거의 기다시피 하자 아버지는 그제서야 시동을 걸려고 손을 뻗었다.
그러나 시동 열쇠를 집에 두고 왔을 줄이야.





나와 같은 방문판매원인 동료 하나가 어느 날 쌍둥이의 아빠가 되어, 내가 대신해서 그 사람의 고객을 찾아다녔다.
"왜 그 사람이 오지 않았죠 ?" 고객 한 사람이 물었다.
"그 사람은 올 수가 없어요." 내가 대답했다.
"안사람이 쌍둥이를 낳았거든요."
그러자 고객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흠, 잘 됐군요. 이제 그 사람도 물건을 하나 주문했는데도 두 개가 도착하면 기분이 어떠리라는 것을 알게 되겠군요."





알마 전 나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성악공부를 하는 친구와 아파트에서 같이 살고 있었다.
그 친구는 특별히 어려운 곡을 배울 때마다 혼자 꼿꼿이 앉아 속으로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흥이 나면 냅다 소리를 내어

노래를 부르는 습성이 있었다.
하루는 그 친구와 함께 버스 뒷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그 친구는 속으로 노래를 연습하고 있었다.
속으로 노래를 부르던 친구는 거기에 완전히 몰두되어 노래 마지막 부분에 이르자 자기가 어디 있는지도 잊고 신이 나서

렁찬 소리를 내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승객들은 모두 영국사람답게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자세를 고쳐 앉은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노래를 경청하는 것이었다.





일곱 살짜리 동생 조가 거북 새끼 몇 마리를 키우다가 얼마 안 가서 싫증이 나자 결국은 우리 어머니가 키우게 되었다.
먹이를 주고, 물을 갈아 주는 데 지친 어머니가 하루는 동생에게, “조야, 저 거북이를 내다 버리든지, 누구한테 주든지 해라. 알았니 ?” 했다.
거의 한 시간쯤 어디론지 사라졌다가 슬그머니 나타난 조가 어머니에게 자기 손으로 예쁘게 꽃과 새를 그려서 만든 작은 카드 하나를

건네 주었다.
그 카드에는 "어머니께,귀여운 거북이들을 선물로 드립니다. 조로부터.” .





수학시험시간에 또 시험공부를 충분히 못했던지라 옆에 앉은 여학생의 시험지를 흘끗흘끗 넘겨다 보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감독선생님이 내 쪽으로 다가오시는 것이 아닌가.
나는 드디어 들켰으니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시험지를 집어 선생님께 내밀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내 시험지는 받지 않고 쌍안경과 망원경을 선전하는 광고 한 장을 내미시는 것이었다.





삼림감시원인 우리 아들은 사람들 모인 앞에서 말하는 걸 아주 싫어하는 성격.
그런데 지독히 독이 많은 방울뱀에 대한 연설 청탁은 할수없이 수락했다.
연설을 하기 위해 단 위에 올라가면서 그애는 마대 속에 상자를 하나 넣어 가지고 가서 연단 위 자기 발 밑에 조심조심 내려놓았다.
사람들은 시선을 줄곧 그 마대에 두고서 근심스럽게 주시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게 마대에만 쏠린 가운데 연설을 마친 아들은 그 상자를 집어 들고 퇴장했다.
그 상자 속은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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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통근용 비행기를 늘 이용하는 나는 동승한 승객들과 마찬가지로 여느 때처럼 승무원들이 이륙 전에 방송하는

안전수칙을 한쪽 귀로 흘려듣곤 했었다.
그러나 이날은 방송이 시작되자 객실 안의 모든 승객들이 방송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안녕하십니까 ? 저는 존이고 제 왼쪽의 승무원은 제 약혼자 베스 그리고 오른쪽은 제 전부인인 다이앤입니다."
그는 웃으며 계속했다.
"자, 이제 주목하셨죠 ? 지금부터 안전수칙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어느 날 우리가 뒷마당에 앉아 있는데 가스회사 직원이 화난 얼굴을 하고 우리 집에 가스검침을 하러 왔다.
우리가 그 사람에게 왜 기분이 언짢으냐고 물었더니 그 사람은 그 전날 우리 옆집에 가스검침을 하러 갔었는데
집 안에 아무도 없어서 담을 넘어 뒷마당으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그가 뒷문을 통해 들어서자 굉장히 크고 무섭게 생긴 독일산 셰퍼드가 으르렁거리며 덤벼드는 바람에 도망쳐 나와야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다음날 다시 가스검침을 하러 올테니 개를 좀 붙들어 매놓으라는 쪽지를 그 집 우편함에 남겨놓았는데
오늘 그 집에 둘러보니 개를 매놓긴 매놨는테 가스미터기에 매놓았더라는 것이다.





아들을 몹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 부부가 아들이 장차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점쟁이를 찾아갔다.
그러자 점쟁이는 지폐와 성서와 위스키 한 병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자, 아드님이 어떤 것을 집는지 봅시다. 아드님이 돈을 집으면 은행가가 될 것이고, 성서를 집으면 목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드님이 위스키 병을 집으면 술꾼이 될 것입니다."
어린 아들은 탁자 위에 있는 것들을 한번 흘끗 보더니 재빠르게 지폐를 집어 호주머니에 찔러넣었다.
그런 다음 그애는 성서를 집어들더니 겨드랑이에 끼고는 위스키 병을 움켜잡았다.
그러자 점쟁이가 한숨을 지으며 말했다.
"안됐습니다만 아드님은 정치인이 될 것 같습니다."





내 친구 제프는 활공(滑空)에 열렬히 미친 사람.
어느 날 제프는 글라이더를 타다가 갈매기들이야말로 최고의 상승 기류를 골라 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될 수있는 한 오래 날아 보자고 갈매기떼 하는 대로 갈매기들이 맴돌면 자기도 맴돌며 따라 했다.
한참 느긋하게 공중을 날자면 그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그 친구 하는 말 :
"그런데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더라. 갈매기 뒤를 따르다 보니 결국 쓰레기 하치장 위를 빙글빙글 돌게 되더라구.”





재판정에서 한 변호사가 목수 한 사람을 반대신문하고 있었다.
"피고가 원고를 때릴 때 당신은 그들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었읍니까 ?"
"정확히 122.5cm였습죠.”
"무슨 수로 거리를 그렇게 정확히 알 수 있었단 말이오 ?" 변호사가 냉소를 지으며 물었다
"사실은 말씀입죠," 목수가 대답했다.
“아무래도 어떤 바보 같은 녀석이 얼마나 가까이서 구경했느냐고 물어볼 것 같아서 생각난 김에 자를 꺼내 재 두었던 것 입니다요.”





1960년대에 월남을 방문한 어느 미국인이, 마누라는 뒤에서 따라오게 하고 자신은 당나귀를 타고 가는 한 월남사람을 보았다.
"왜 당신 부인은 뒤에서 걸어갑니까 ?” 미국인이 물었다.
“전통이오." 그 월남사람이 대답했다.
몇 년 후에 그 부부를 또 만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마누라가 앞장서 걷고 남편은 당나귀를 탄 채 뒤따르고 있었다.
"몇 년 전에는,” 그 미국인이 말했다.
"당신이 말하기를 부인이 남편 뒤에서 걷는 것이 전통이라고 했소. 지금은 부인이 앞에서 걸어가는구료. 어째서인지 말해 주시렵니까 ?"
“지뢰 때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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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리공으로 일하는 자동차판매점의 자동차 세일즈맨은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뒤편의 주차장에서 산책을 하곤 했다.
그곳의 배수구가 상습적으로 막히기 때문에 비가 내리면 그곳엔 큼직한 웅덩이가 생기고 물새들이 그곳으로 모여들곤 했다.
웅덩이의 물은 기름과 부동액으로 오염되기 일쑤였다.
어느 날 이 더러운 물에서 청둥오리 한 쌍이 헤엄치는 것을 본 세일즈맨은 슬픈 어조로 말했다.
"저것들은 스스로 죽이고 있으면서도 너무 어리석어서 그 사실을 알지도 못하고 있어."

그리고 나서 그는 머리를 흔들며 담배를 마지막으로 한 모금 빨고 안으로 들어 갔다.





우리 부모님은 결혼한 누이와 바로 이웃집에 사시는데 전화가 걸려 오면 두 집에서 동시에 벨이 울리도록 해놓았다.
이렇게 해놓으니까 전화를 대신 받아 줄 수 있어 편리하긴 하지만 가끔 혼란이 일어날 때도 있다.
한번은 매부가 어떤 물건을 팔겠다는 광고를 냈는데 마침 그날이 아버지의 생신이었다.

매부와 아버지는 외출했기 때문에 어머니 혼자서 걸려 오는 전화를 받느라고 무척 바빴다.
전화를 건 사람들은 대개 매부의 이름이나 아버지의 이름을 댔는데 한 사람은 그냥 "바깥양반 좀 바꿔주세요” 하고 말했다.
그러자 화가 난 어머니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어느 바깥양반요 ?” 하고 반문했다





남자용품 판매부 계산대에서 일을 하고 있던 나는 쇼핑하러 온 친구의 어머니를 발견했다.
할인판매중인 셔츠를 사려고 왔는데 아들의 셔츠 치수를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여러 번 그 친구에게 셔츠를 팔았기 때문에 치수를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15인치 반,33인치"라고 가르쳐 드렸다.
친구의 어머니는 셔츠 두어 벌을 더 사고 계산을 마쳤다.
다음 차례인 부인이 손으로 카운터를 짚고 몸을 앞으로 숙이며 이렇게 물었다.
"내 남편의 셔츠 치수는 얼마죠 ?"





내가 동네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나는 남편이 그날 아침 하키경기를 하다가 다리가 부러져서 응급실에 들어와 있다는 전갈을 받았다.
급히 응급실로 달려가 보니 남편은 부러진 곳을 접합하기 위해 마취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은 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으므로 나는 그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이마를 문질러 주기도 하고 부드럽게 키스도 해주고

껴안아 주기도 했다.
나는 일하러 가기 위해 자리를 뜨면서 "시간이 나는 대로 금방 다시 올게요" 하고 말했다.
그러자 전에 나를 만난 적이 없는 남편의 팀 동료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야아,이 병원의 간호사들은 굉장히 친절한데 !”





요즘 더하기와 빼기를 조금씩 배우고 있는 여섯 살짜리 우리 아들 교중이는 가끔 아빠가 주머니에서 꺼내놓은 지폐 몇 장을 가지고

얼마인지 세어보기도 한다.
어느 날 아침 식사를 하다가 교중이가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삼천만원만 주세요."
남편과 나는 우리의 2세가 통이 큰 것에 약간 놀랐다.
"삼천만원이 만원짜리 몇 장인지 맞추면 줄게." 남편이 말했다.
교중이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천원짜리 석장하고 만원짜리 한장."
그날 저녁 교중이는 1만3000원짜리 장난감을 선물받았다.





성탄절에 부모님을 찾아갔더니 80을 넘긴 고령임에도 어머니는 전통적인 성탄절 만찬 준비를 손수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온종일 음식준비를 하느라고 부산하던 어머니가 마침내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그런데 자명종 시계를 새벽 4시에 맞춰놓고 있었다.
그때 일어나서 오븐을 켜 칠면조 요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븐에 타이머가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우리는 안쓰러운 생각에서 타이머를 사용할 줄 아느냐고 어머니에게 물었다
"물론 알고말고." 어머니가 대답했다.
"그렇지만 난 60여년 동안 성탄절만 되면 새벽에 일어나 오븐을 켰단다. 그런데 그 일을 스토브에 대신 시키는 것이

내가 하는 것과 같을 수야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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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요일 목사가 교회 예배를 빼먹고 부목사에게 예배를 맡긴 채 골프를 치러 가기로 했다.
그는 자기 교회 신도한테 들킬까봐 자동차를 몰고 멀리 떨어진 골프장으로 달려갔다.
그때 베드로가 하늘에서 그를 내려다보면서 하느님에게 말했다.
“하느님 , 저 친구가 저렇게 교회 일을 소흘히 하는데 그대로 두시겠습니까 ?"
하느님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목사가 골프채를 들고 첫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그것이 420야드짜리 홀에서 홀인원이 되었다.
그러자 베드로는 분노를 터뜨렸다.
“아니, 하느님. 전 하느님께서 저 친구에게 벌을 줄 줄 알았는데요 !"
하느님은 베드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 친구는 홀인원을 하고도 자랑할 상대가 없지 않으냐 ?"





세 남자가 각기 자기 아내가 자기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를 자랑삼아 얘기하고 있었다.

첫째 남자가 자랑했다.
“우리 마누라는 내가 너무 멋있어 보인대. 대사 같다는군.”
두번째 남자가 말했다.
“우리 마누라는 내가 아주 지성적이래. 이 세상에서 나만큼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없을거래.”
세번째 남자가 말했다.
“우리 집사람도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구. 그래서 집에 배달부가 올 때마다 ‘우리 남편 집에 있어요, 우리 남편 집에 있어요’ 하고

소리를 지르지.” 





국제적으로 이름난 한 오페라단이 멕시코를 순회공연하던 중 산적떼들의 습격을 받고 악명높은 판초 비야 앞에 끌려왔다.
그런데 단원 중의 소프라노 가수가 자기는 세계적인 보물이니 풀어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는 프리마돈나란 말예요 !” 그 여자는 기세가 당당했다.
“프리마돈나라구 ?” 판초 비야가 빈정거렸다.
“어디 그걸 한번 증명해 보라구 ! 내 앞에서 한 곡 불러 봐 !”
“노래를 하라구요 ? 지금요 ?"
판초 비야를 바라보는 소프라노 가수의 눈초리는 경멸로 가득차 있었다.
“반주도 없이, 또 보수도 안 받구요 ?  이렇게 구질구질한 캠프에서,더구나 당신같이 무례하고 거친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부르란

말예요 ? 그러느니 차라리 죽어 버리겠어요 !"
판초 비야가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이 여자를 풀어 줘라. 프리마돈나인게 분명해."





어떤 여자가 자동차로 산간지역을 달리다가 눈보라를 만나자 매우 당황했다.
그런데 앞을 자세히 살펴보니 제설차 한 대가 눈을 쓸며 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제는 살았구나 하고 그 여자는 눈을 쓸며 전진하는 차를 바싹 따라갔다.
때로는 눈이 너무 심하게 내려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듬직한 선도차가 계속 길을 터주고 있었다.
얼마 후 그 제설차가 멎어 버렸다.
제설차 운전사가 밖으로 나오더니 뒤따라 오던 그 여자의 차로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아주머니,저를 따라오다간 가시는 곳까지 못 가요. 난 이곳 주차장의 눈만 치우기로 돼 있으니까요 !"





어떤 남자가 결혼피로연에서 샴페인을 여러 잔 마시고 손님들 중 가장 곤드레만드레가 되었다.
그는 어떤 여자 손님의 등뒤로 비틀거리고 가더니 뒤에서 허리를 감아 쥐고 “춤 한번 춥시다” 하고 주정을 했다.
그 여자가 뒤돌아서자 그가 말했다.
“아 이구, 이거 실례했습니다. 난 댁이 우리집 사람인 줄 알았죠.”
“댁의 부인이 안됐군요. 남들 앞에서 자기 남편이라고 하기도 어려울테니 말예요.”
“어一, 당신 말투까지도 우리 마누랄 닮았네.” 





부둣가에 서서 바닷가재잡이 배 두 척이 지척도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를 뚫고 바다로 나가는 것을 본 관광객이

놀라며 곁에 있던 경험많은 선원에게 말했다.
“정말 대단한 안개로군요.”
“그렇군요.” 산전수전 다 겪은 그 선원이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이렇게 짙은 안개 속에서 고기 잡이 배들은 어떻게 제길을 찾아 가지요?”
“그야 간단합니다. 큰 자루에 감자를 가득 담아가지고 나가죠. 한 사람이 뱃머리에 서서 짙은 안개 속으로 1분에 한 개 정도

감자를 던진단 말입니다. 감자가 물 속에 빠지는 소리가 안 나면 얼른 뱃머리를 돌리는 게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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