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산악인 유학재 휠라코리아 기술고문은 요즘 산에 다닐 때 '특별한 물건'을 등산 배낭에 넣고 다닌다.
높은 암벽(巖壁)을 오르거나 휴게시설 사이의 거리가 너무 길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을 때 언제든 '급한 볼일'을 깨끗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변 용품 세트이다.
이 세트는 내용물을 담는 비닐봉지, 수분을 흡수하는 물질(에코젤), 악취 제거와 유기물 발효 촉진 역할을 하는 물질(에코그린), 비닐봉지를 다시 한 번 담는 지퍼백 등으로 구성된다.
볼일을 해결한 후에는 지퍼백을 산에서 갖고 내려와 쓰레기 처리로 마무리한다.

 


산악인 양유석 코오롱등산학교 부교무는 "유 고문은 '에코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인 이 방법을 전파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만든 용품 세트(키트)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고, 가끔 동료들을 데리고 산에 올라가 야외에 그대로 방치돼 있는

오물을 처리하는 활동도 한다"고 말했다.

 


기업도 등산이나 야외활동 중 화장실이 없어 발생하는 '긴급상황' 때 사용하는 세트 제작에 나서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이달 말 휴대용 용변 처리 세트인 '응가몬'을 출시한다.
대변을 담는 비닐봉지와 이 봉투를 잡아주는 종이거치대, 수분을 빨아들이는 흡수응고제, 휴지, 지퍼백 등으로 구성된다.
종이거치대는 두꺼운 종이를 높이 8㎝, 길이 72㎝ 크기로 잘라 양끝을 붙여 둥글게 만든 것이고, 비닐봉지는 주변에서

흔한 까만색 비닐봉지다.
흡수응고제는 여성용 생리대와 유아용 기저귀 등에 사용되는 고흡수성수지(SAP)로, 비닐봉지에 담긴 내용물의 수분을

순식간에 빨아들여 젤 형태로 만든다.
LG화학 관계자는 "1g의 SAP은 최대 500g의 물을 흡수할 수 있고, 일단 빨아들인 물기는 웬만한 압력을 가해도 다시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아 보수력도 아주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과 산악인들이 최근 들어 야외에서 대변 처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산악인들은 북한산·설악산·한라산 등 국내의 대표적인 명산(名山)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저질러 놓은 '흔적'들이 무더기로

발견된다고 했다.
이런 흔적들은 특정 지점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것이 특징인데 등산을 하다 보면 남의 눈에 띄지 않고 볼일을 볼 수 있는

장소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 산악인은 "볼일을 보고 땅을 20㎝ 깊이로 파서 묻으면 환경이나 주변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데 문제는

아무 데나 일을 보고 사용한 휴지도 그대로 버려둔 채 가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했다.
유은영 코오롱스포츠 대리는 "우리나라에선 예부터 인분이 퇴비가 되기 때문에 나무나 자연에 이로운 것 아니냐는 생각이

강한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분비물은 세균 덩어리인 데다 독성이 아주 강해 주변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악인 유학재씨는 "나의 편함을 약간의 불편으로 바꾸면 자연도 보호하고 다른 사람이 자연을 즐길 행복도 보장해 줄 수

있다"며 "어려운 일이 아니고, 그냥 가지고 내려오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미국 카벨라스사의 야외용 변기와 한국 코오롱스포츠의 응가몬, 일본 케와유사의 화장실용 용변 세트>


해외에선 이런 방식이 이미 상당히 정착돼 있다.
암벽등반의 세계적인 메카인 미국 요세미티 계곡이 대표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시에라네바다 산맥 중앙부에 있는 이 계곡에는 높이가 900m에 달하는 거대한 화강암 거벽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어 암벽등반을 즐기는 산악인들이 수도 없이 몰려든다.

 


이곳 암벽을 오르려면 반드시 지참해야 할 물품이 있다.
바로 '풉 튜브(Poop Tube)'라는 플라스틱 통이다.
요세미티 암벽은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2~3일 이상 걸리는데 등반가들은 암벽에 매달려 먹고 자는 건 물론, 볼일도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풉 튜브이다.
종이봉투에 일을 본 후 염소 처리한 석회를 뿌려 냄새와 수분을 없애고 플라스틱 통에 넣게 돼 있다.

 


미국에서 인간 배설물 회수는 '흔적 남기지 않기' 운동의 큰 사회적 흐름 속에 펼쳐지고 있다.
이 운동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60년대 미 산림청과 국립공원,

국토관리국 등이 주축이 된 공익 캠페인으로 시작, 1990년대 들어 아웃도어 관련 업체와 민간 기구들이 동참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인간 배설물 문제는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저개발 국가에선 국제 자선단체의 주요 활동 영역이기도 하다.
2006년 스웨덴 스톡홀름에 설립된 국제단체 '피플레(Peepoople)'의 '피푸(Peepoo)백' 프로젝트도 그 중 하나이다.
이 프로젝트는 화장실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일회용 용변봉투를 나눠주는 것으로 현재 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피푸백에는 유기물을 분해하는 물질 등이 담겨 있어 2~4주가 지나면 안에 있는 내용물이 유기물 비료로 바뀐다.
피플레는 "전 세계 26억명이 아직도 기본적인 위생시설 혜택을 못 받고 있고 15초당 한 명씩 어린이가 불결한 위생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설물 처리는 우주 공간에서도 주요한 관심사이다.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와 달리 우주에서는 특별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즉,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에 마련된 변기는 생김새는 일반 변기와 똑같지만 진공청소기가 물체를 빨아들이는 것과 같은

흡입 장치가 마련돼 있다.

 


미국 등에선 등산이나 야외 활동 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일회용 제품들이 개발돼 있다.
야외에서 급히 일을 처리해야 할 경우, 그 위에 뿌려 발효를 촉진하거나 수분을 흡수하는 물질 등을 단품으로 팔기도 하고,

미니 텐트나 조립식 또는 접이식 의자 등과 함께 세트로 판매하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에는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제작된 제품들도 여럿 출시된 것이 특징이다.
지진 등으로 단수(斷水)가 된 화장실 변기에 설치하는 제품도 있고, 플라스틱이나 종이 등으로 만든 임시 대용 상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어린이 소변을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이나 조립식 휴대용 변기 등이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야외에서 볼일을 본 후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먼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140524)

 

 

 

 

 

 

 

우리나라 산 높이 순서 
 

★1500m이상
 
백두산 2,744m
한라산 1,950m 제주도 [국립공원]
지리산(천왕봉) 1,915m 전남 구례, 전북 남원,
경남 함양, 산청, 하동 [국립공원]
중 봉 1,875m -> 지리산
제석봉 1,806m -> 지리산
반야봉 1,732m -> 지리산
설악산(대청봉) 1,707.9m 강원 속초, 인제, 양양 [국립공원]
금강산 1,638m 강원 화양, 통천, 고성, 인제군
덕유산 1,614m 전북 무주, 장수, 경남 거창, 함양 [국립공원]
계방산 1,577m 강원 홍천 내면, 평창 진부면
함백산 1,573m 강원 정선 고한읍, 태백
태백산 1,566.7m 강원 태백, 경북 봉화 석포면 [도립공원]
오대산 1,563.4m 강원 홍천 내면, 평창 진부면, 도암면 [국립공원]
가리왕산 1,561m 강원 정선 북면, 평창 진부면
삼도봉 1,550m -> 지리산
토끼봉 1,533m -> 지리산
가리봉 1,519m 강원 인제
문수봉 1,517 강원 태백, 경북 봉화 석포면
남덕유산 1,507.4m -> 덕유산 무주, 함양
노고단 1,507m -> 지리산

 

 


★1400m이상

화악산 1,468m 경기 가평 북면, 강원 화천 사내면
두위봉 1,466m 강원 정선
발왕산 1,458m 강원 평창 도암면, 진부면
소백산 1,439.5m 충북 단양 가곡 영충 대강면, 경북영주[국립공원]
방태산 1,435m 강원 인제
동대산 1,432m 강원 평창,진부면
가야산 1,430m 경남 합천 가야면, 거창, 경북 성주 [국립공원]
안 산 1,430m -> 설악산 강원 인제 북면
점봉산 1,424.2m 강원 인제, 인제읍, 기린면, 양양 양양읍
국망봉 1,420.8m 충북 단양 가곡 영충 대강면, 경북 영주
금대봉 1,418.1m 강원 태백, 정선, 삼척
상원산 1,412m 강원 정선군 북평면, 북면
장 산 1,408m 강원 태백
황병산 1,407m 강원 강릉 연곡면, 평창 도암면
청옥산 1,403m 강원 동해시, 삼척, 하장면, 정선 임계면
주걱봉 1,401m 강원 인제 
 
 


★1300이상
 
박지산 1,394m 강원 평창 진부면
중왕산 1,376m 강원 정선 평창
백석산 1,365m 강원 평창 대화면, 진부면
응복산 1,360m 강원 양양 서면, 현북면, 홍천 내면
삼신봉 1,354m -> 지리산
두타산 1,353m 강원 동해시, 삼척 미로면, 하장면
금원산 1,352m 경남 거창군 위천면, 함양 안의면
백덕산 1,350m 강원 평창 방림면, 평창읍, 영월 수주면
개인산 1,341m 강원 인제, 홍천
노인봉 1,338m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기백산 1,331m 경남 거창 위천 북상 마리면, 함양 안의면
단지봉 1,326.7m 경북 김천 증산면, 경남 거창 가북면
보래봉 1,324m 강원 평창 봉평면
회령봉 1,324m 강원 평창 봉평
노추산 1,322m 강원 정선 북면
수도산 1,316m 경북 김천 증산 대덕면, 경남 거창 가북면
도솔봉 1,314.2m 충북 단양, 경북 영주
대덕산 1,307m 강원 태백, 정선, 삼척

 

 

 


★1200이상
 
대덕산 1,290m 전북 무주 무풍면
±퓨?1,288m 강원 원주 신림면, 횡성 우천 안흥면 [국립공원]
옥갑산 1,285m 강원 정선 북면, 북평면
백운산 1,278.6m 경남 함양, 전북 장수
월봉산 1,279m 경남 함양 서상면, 거창 북상면
명지산 1,267m 경기 가평 북면, 하면 [군립공원]
백병산 1,259.3m 강원 태백
청옥산 1,256m 강원 평창
삼봉산 1,254m 경남 거창 고제면, 전북 무주 설천면
괘관산 1,252m 경남 함양군 병곡면, 지곡면, 서하면
거망산 1,245m 경남 함양 안의면, 서하면
왕시루봉1,243 -> 지리산
민주지산 1,242m 충북 영동, 전북 무주
옥석산 1,242m 경북 봉화 춘양면
가지산 1,240m 경남 밀양, 울산 울주, 경북 청도 [도립공원]
가칠봉 1,240m 강원 홍천, 인제
장안산 1,237m 전북 장수 [군립공원]
선달산 1,236m 강원 영월 하동면, 경북 봉화, 영주
삼정산 1,225m -> 지리산
면 산 1,221m 강원 삼척
일월산 1,218.5m 경북 영양, 봉화
백운산 1,217.8m 전남 광양 옥룡면 진상면
신불산 1,159m 울산 울주 상북면, 삼남면
신선봉 1,204m 강원 고성 토성면 , 인제 북면
석기봉 1,200m 전북 무주, 충북 영동
청태산 1,200m 강원 횡성 둔내면, 평창 방림면

 

 


★1100이상
 
사명산 1,197m 강원 양구
팔공산 1,192.9m 대구시 동구, 경산, 영천, 신녕, 군위[도립공원]
황석산 1,190m 경남 거창,함양, 충남
천황산 1,189m 경남 밀양 산내면, 단장면, 울산 울주 상북면
운문산 1,188m 경북 청도, 경남 밀양, 울산 울주 [군립공원]
무등산 1,187m 광주, 전남 담양 남면, 화순 이서면 [도립공원]
사달산 1,187m 강원 강릉, 정선
삼봉산 1,187m 경남 함양 함양읍, 전북 남원 산내면
사자산 1,181m 강원 영월 수주면
각화산 1,177m 경북 봉화 춘양면, 소천면
각호산 1,176m 충북 영동 용화면, 상촌면
삼도봉 1,177m 충북 영동, 전북 무주, 경북 김천
거문산 1,175m 강원 평창 용평면
금당산 1,173m 강원 평창 대화면
백석봉 1,170m 강원 정선 북평면
국망봉 1,168m 경기 포천 이동면, 가평 북면
바래봉 1,167m 전북 남원시 운봉면
문수봉 1,161.5m 충북 제천 덕산면
태기산 1,161m 강원 횡성 청일면, 평창 봉평면
신불산 1,159.3m 울산 울주 상북면, 삼남면
선자령 1,157.2m 강원 평창, 강릉
용문산 1,157m 경기 양평 용문면
석룡산 1,155m 경기 가평 북면, 강원 화천 사내면
고양산 1,151m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과 북면, 임계면
팔공산 1,151m 전북 장수
노목산 1,150m 강원 정선 사북읍, 동면
덕두산 1,150m 전북 남원 운봉읍, 동면, 산내면
남병산 1,149m 강원 평창 방림면, 대화면, 평창읍
묘적봉 1,148m 충북 단양 대강면
양각산 1,140m 경남 거창 웅양면, 가북면
오봉산 1,136m 강원 평창 방림면, 횡성 안흥면
오도산 1,133m 경남 합천 Link
운장산 1,125.9m 전북 진안 주천 부귀 정천면, 완주 동상면
덕고산 1,125m 강원 횡성청일 서석면
도솔봉 1,125m 전남 광양
비계산 1,125m 경남 거창,합천
촛대봉 1,125m 경기 가평
보현산 1,124.4m 경북 영천
능경봉 1,123m 강원 평창, 강릉
민둥산 1,120m 강원 정선 남면
쇠이봉 1,119m 강원 영월
상운산 1,118m 경북 청도
대미산 1,115m 경북 문경 문경읍, 동로면
성제봉 1,115m 경남 하동 화개면, 악양면
형제봉 1,115m -> 지리산
덕태산 1,113m 전북 진안 백운면
황악산 1,111m 경북 김천 대항면, 충북 영동 매곡면, 상촌면
장병산 1,108m 강원 삼척시 하장면
재약산 1.108m 경남 밀양시 단장면
황매산 1,108m 경남 합천군 가회면, 대병면 [군립공원]
 

 


★1000이상
 
백암산 1,099m 강원 홍천 내촌면, 인제 상남면
웅석봉(웅석산) 1,099m -> 지리산
운달산 1,097.2m 경북 문경
월악산 1,097m 충북 제천 한수면, 덕산면 [국립공원]
매봉산 1,095m 강원 원주 신림면, 영월 수주면
백운산 1,087.1m 강원 원주, 충북 제천
매화산 1,085m 강원 원주 소초면, 횡성 안흥면
비슬산 1,083.6m 대구 달성, 옥포 유가 가창면, 청도 각북면
간월산 1,083m 경남 양산
황장산 1,077.4m 경북 문경
주흘산 1,075m 경북 문경 문경읍
운봉산(문봉재) 1,074m 경북 문경 동로면
덕항산 1,070.7m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신기면
연인산 1,068m 경기 가평
목우산 1,066m 강원 영월 하동면, 중동면
백화산 1,063.5m 경북 문경, 마성면, 충북 괴산 연풍면
취서산 1,059m 경남 양산 하북 원동면 울산 울주 상북 삼남면
조화봉 1,058m 대구 달성, 옥포 유가 가창면, 청도 각북면
속리산 1,057.7m 충북 보은 내속리면, 경북 상주 화북면 [국립공원]
복계산 1,057m 강원 철원
석병산 1,055m 강원 강릉 옥계면
서덕봉 1,052.6m 강원 강릉 왕산면
마대산 1,052m 강원 영월 하동면, 충북 단양 영춘면
마 산 1,052m 강원 고성 간성읍, 토성면
가리산 1,051m 강원 홍천 두촌면, 화촌면
광덕산 1,046m 경기 포천 이동면, 강원 철원 서면, 화천 사내면
별유산(의상봉) 1,046m 경남 거창군 가조면
삼 봉 1,037m 강원 원주 소초면
귀목봉 1,036m 경기 가평 북면, 하면
두무산 1,034m 경남 거창 가조면, 합천 묘산면, 가야면 [국제신문]
적상산 1,034m 전북 무주 적상면
고헌산 1,033m 경남 울산 울주 두서면, 상북면, 언양면
닭이봉 1,028m 강원 정선
하설산 1,028m 충북 제천 덕산면
태화산 1,027m 강원 영월
할미봉 1,026m 경남 함양 서상면, 전북 장수 계내면
민둥산 1,023m 경기 포천 이동면, 가평 북면
민드기봉 1,023m 경기 가평
봉복산 1,022m 강원 횡성 청일면
수리봉 1,019m 충북 단양 단성면
복두봉 1,017m 전북 진안
조령산 1,017m 경북 문경시 문경읍, 충북 괴산 연풍면
금수산 1,016m 충북 제천수산면, 단양 적성면
매화산 1,010m 경남 합천군 가야면
상장바위산 1,006m 강원 정선
백암산 1,004m 경북 울진 온정면, 영양 수비면
구봉산 1,002m 전북 진안, 무주
 

 


★900이상
 
희양산 999.1m 충북 괴산 연풍면, 경북 문경 가은
응봉산 998.5m 강원 삼척 가곡면, 경북 울진 북면
발교산 998m 강원 횡성 청일면, 홍천 동면
두류산 993m 강원 화천 사내면
뇌정산 991m 경북 문경 가은읍
이만봉 989m 충북 괴산 연풍면, 경북 문경 가은읍
십자봉 985m 강원 원주 귀래면, 충북 제천 백운면
청화산 984.2m 충북 괴산 청천면, 경북 상주, 문경
성인봉 984m 경북 울릉도
만수봉 983.2m 충북 제천
시살등 980.9m 경남 양산 동면
운무산 980m 강원 횡성 청일면
복두산 978m 강원 삼척 가곡면
금오산 977m 경북 구미, 김천 남면, 칠곡 북삼면 [도립공원]
토 산 974m 강원 삼척
백이산 972m 강원 정선
구학산 971m 강원 원주 신림면, 충북 제천 백운면
향로산 970m 경남 밀양 단장면
둔덕산 969.6m 경북 문경 가은읍
신선봉 968m 충북 충주, 괴산 연풍면
오봉산 967m 경남 양산 상북면, 원동면 [국제신문]
배내봉 966m 울산 언양, 경남 양산
도락산 964m 충북 단양 단양읍, 대강면
푯대봉 962m 강원 영월
포암산 961.8m 충북 충주 상모면, 경북 문경 문경읍
구곡산 961m 경남 산청 [국제신문]
성주봉 961m 경북 문경
아미산 961m 강원 홍천 서석면
연석산 960m 전북 완주 동상면 [완주시]
오룡산 959m 경남 양산 원동면 [국제신문]
황정산 959m 충북 단양
단 산 956m 경북 문경 신북면
조항산 951m 충북 괴산 청천면, 경북 문경 농암면
군자산 948m 충북 괴산 칠성면
함왕봉 947m 경기 양평 옥천면, 용문면
감악산 945m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충북제천
억 산 944m 경북 청도, 경남 밀양
조두산 942m 경남 거창
마역봉 940m 충북 괴산 연풍면
백운봉 940m 경기 양평 양평읍
악휘봉 940m 충북 괴산
화악산 937.5m 경북 청도 청도읍, 경남 밀양
도마치봉 937m 경기 포천 이동면, 강원 화천 사내면
운악산 935.5m 경기 가평 하면, 포천 내촌면
백화산(포성봉) 933m 충북영동, 경북 상주
대야산 931m 충북 괴산 청천면, 경북 문경 가은읍
오음산 930.4m 강원 횡성,홍천
미녀산 930m 경남 거창 가조면
향로봉 929.9m 경북 포항 죽장면
도화산 928m 강원 삼척 도계읍
망덕봉 926m 충북 제천 수산면
감악삼봉 925m 강원 원주 신림면, 충북 제천 봉양면
운교산 925m 강원 영월 하동면, 중동면
벽암산 923.4m 강원 정선 남면
왕 산 923m 경남 산청군 금서면
명성산 922.6m 경기 포천 이동면, 강원 철원 갈말읍
원효산 922m 경남 양산 양산읍, 상북 하북 웅상 동면
병무산 920m 강원 횡성, 홍천
봉화산 920m 전북 남원
집선봉 920m -> 설악산
모후산 919m 전남 화순 남면, 동복면, 순천 송광면
보해산 917m 경남 거창 [국제신문]
완택산 916m 강원 영월 영월읍
장성봉 915.3m 경북 문경 가은읍, 충북 괴산 청천면
시루봉 914.5m 충북 괴산 연풍면, 경북 문경 가은읍
공덕산 912.9m 경북 문경 산북면, 동로면
황학산 912.8m 경북 문경 문경읍, 충북 괴산 연풍면
부 봉 912.6m 경북 문경시 문경읍
삼봉산 910m 충북 제천 백운면
최정산 905m 대구 달성
백운산 904m 경기 포천 이동면, 강원 화천 사내면
서대산 903.7m 충남 금산 추부면, 군북면 충북 옥천 군서면
삼각봉 903m 경기 포천 이동면, 강원 철원 갈말읍
주론산 903m 충북 제천 봉양읍
가 산 902m 경북 칠곡 가산면, 동명면
칠성봉 900m 경남 하동 [국제신문]
칼봉산 900m 경기 가평 가평읍, 북면
 

 


★800이상
 
자굴산 897m 경남 의령군 가레, 칠곡, 애의면
동 산 896m 충북 제천
백우산 894.7m 강원 홍천
북암산 894m 경남 밀양 산내면
용암봉 892m 충북 제천 한수면
꽤꼬리봉 890m 충북 제천 덕산면
덕주봉 890m 충북 제천, 단양
지각산 890m 강원 삼척시 하장면
구천산 888m 경남 밀양 [국제신문]
위령산 888m 강원 정선 임계면

공작산 887m 강원 홍천 화촌면
샛등봉 885m 강원 화천 사내면, 춘천 사북면
조계산 884.3m 전남 순천 승주 송광면, 주암면[도립공원]
백운산 882.5m 강원 정선 신동읍, 평창 미탄면
묘 봉 879m 충북 보은 내속리면, 경북 상주 화북면
사 봉 879m 충북 단양 단성면
축령산 879m 경기 남양주 수동면, 가평군 상면
용화산 878.3m 강원 춘천 사북면, 화천 간동면
대둔산 878m 충남 금산, 논산, 전북 완주 [도립공원]
부용산 878m 강원 춘천
구왕봉 877m 충북 괴산 연풍면, 경북 문경 가은읍
지장산 877m 경기 포천 관인면
청계산 877m 경북 상주 화서면, 화남면 [상주시청산악회]
구병산 876m 충북 보은 내속리 외속리 마로면, 경북 상주 화북면
대학산 876m 강원 홍천군 동면, 서석면
삼태산 876m 충북 단양 어상천면
성수산 876m 전북 임실
시루봉 876m 경북 문경 농암면
주행봉 874m 충북 영동 황간면, 경북 상주 모서면
용두산 871m 충북 제천
구봉대산 870m 강원 영월 수주면
청량산 870m 경북 봉화 재산면 명호면 [도립공원]
학가산 870m 경북 안동, 예천
막장봉 868m 충북 괴산 칠성면, 경북 문경 가은읍
응봉산 868m 강원,홍천
북배산 867m 경기 가평 북면.강원 춘천 서면
도일봉 864m 경기 양평 용문면, 단월면
월여산 862m 경남 거창
유명산 862m 경기 가평 설악면, 양평 옥천면
정각산 859.5m 경남 밀양 단장면
가덕산 858.1m 경기 가평 북면, 강원 춘천 서면
구나무산 858m 경기 가평
백악산 858m 충북 괴산 청천면, 경북 상주 화북면
올 산 858m 충북 단양 대강면
바위산 857.7m 춘천시 북산면
봉미산 856m 경기 가평 설악면, 양평 단월면
토곡산 855m 경남 양산 원동면
고고산 854m 강원 영월 영월읍, 신동읍
월항삼봉 851m 충북 충주 상모면
덕가산 850m 충북 충주, 괴산 연풍면
연엽산 850m 강원 춘천 동산면, 북방면
금오산 849.1m 경남 하동 진교면, 금남면 [김철우]
청계산 849.1m 경기 포천 일동면, 가평 하면
주암산 846m 경북 달성
계룡산 845.1m 충남 공주 반포 계룡면, 논산 두마, 상월면 [국립공원]
신선봉 845m 충북 제천 청풍면
제왕산 841m 강원 평창 도암면, 강릉 성산면
남 산 840m 경북 청도 각남면, 화양읍, 청도읍
메밀봉 839m 충북 제천
유학산 839m 경북 칠곡 동명
각흘산 838m 경기 포천 이동면, 강원 철원 갈말면
북한산 836.5m 서울 도봉, 은평, 종로, 경기 고양 신도읍 [국립공원]
천주산 836m 경북 문경 동로면
감암산 834m 경남 합천군 가회면
중미산 834m 경기 가평 설악면, 양평 서종면
고대산 832m 강원 연천 철원
무학봉 832m 강원 화천 사내면
번암산 832m 강원 화천 사내면
옹강산 831.8m 경북 경주 산내면, 청도 운문면
강씨봉 830m 경기 포천 일동면, 가평 북면
회문산 830m 전북 순창
도장산 828m 경북 문경 농암면, 상주 화북면
금귀봉 827m 경남 거창
남군자산 827m 충북 괴산 청천면
단석산 827m 경북 건천읍
어비산 826m 경기 가평 설악면, 양평 옥천면
박달산 825.4m 충북 괴산 장연면, 감물면
상 산 825m 경기 남양주 수동면, 상면
병풍산 822m 전남 담양 수북면, 월산면
쌍 봉 822m 경남 밀양
남 산 821m 경북 상주시 은척면 [상주시청산악회]
매 봉 820m 경북 문경 동로면
송학산 819m 충북 제천 송학면, 강원 영월 주천면
천삼산 819m 강원 원주 신림면, 충북 제천 봉양읍
봉황산 818m 경북 영주 부석면, 봉화 물야면
주금산 813m 경기 포천 내촌면, 가평 상면, 남양주 수동면
천마산 812.4m 경기 남양주 화도읍,가곡리,호평동,묵현리 [시립공원]
뇌암산 812m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둔철산 812m 경남 산청, 신등면, 신안면
천성산 812m 경남 양산 하북면, 웅상면
월출산 808.7m 전남 영암 군서 학산면, 강진 성전면 [국립공원]
천등산 807m 충북 충주 산척면, 제천 백운면
갑장산 806m 경북 상주 낙동면
매봉산 806m 강원 영월 상동읍. 중동면
선바위봉 806m 강원 영월
오정산 804.9m 경북 문경 호계면
불모산 802m 경남 창원 성주동
금정산 801m 부산 북구, 동래구, 경남 양산 동면
백아산 801m 전남 화순 북면
봉래산 800m 강원 영월군 영월읍
소구니산 800m 경기 가평 설악면, 양평 옥천면
중원산 800m 경기 양평 용문면, 단월면
 

 


★700이상
 
와룡산 799m 경남 사천시 사천읍,사남면
박달봉 796.6m 경기 포천 이동면, 강원화천 사내면
수덕산 796m 경기 가평 북면
치술령 796m 경북 경주, 울산
모악산 793m 전북 김제 금산면, 완주 구이면[도립공원]
성지봉 791m 경기 양평, 강원 횡성
오서산 790m 충남 보령 청소 청라면, 청양 화성면, 홍성 광천읍
어답산 789m 강원 횡성 갑천면
구만산 785m 경남 밀양시 산내면
마적산 785m 강원 춘천 신북며, 사북면

천마산 783m 경남 양산 상북면 [국제신문]
연내봉 782m 충북 충주 상모면
금물산 780m 강원 횡성 서원면, 경기 양평 청운면
덕절산 780m 충북 단양 단성면
면위산(부산) 780m 충북 충주 동량면
보개산 780m 충북 괴산 칠성면, 연풍면
부산(면위산) 780m 충북 충주 동량면
오봉산 779m 강원 춘천 북산면, 화천 간동면
제암산 779m 전남 장흥, 보성
칠보산 778m 충북 괴산 칠성면
연엽산 775m 경북 문경 농암면
가리산 774.3m 경기 포천 이동면
계명산 774m 충북 충주
학 봉 774m 충북 제천
지장산 772.4m 경북 상주, 충북 영동 [상주시청산악회]
박쥐봉 772m 충북 충주 앙성면
북바위산 772m 충북 충주 상모면
아기봉 772m 경기 가평 상면, 하면
작성산 771m 충북 제천시 한수면
국망산 770m 충북 충주
금단산 767m 충북 괴산 청천면
무학산 767m 경남 마산
보련산 764m 충북 충주 앙성면, 노은면
통명산 764m 전남 곡성
내장산 763.2m 전북 정읍, 순창 복흥면, 전남 장성 북하면 [국립공원]
만덕산 762m 전북 완주군 소양면,상관면, 임실 성수면
비학산 762m 경북 포항 시광면, 기계면, 기북면
팔음산 762m 경북 상주 화동면, 모서면, 충북 옥천 청산면
수리봉 761m 충북 제천 한수면
월악 수리봉 761m 충북 제천 한수면
선야봉 759m 전북 완주, 충남 금산
미숭산 757m 경남 합천군 야로면, 고령읍
선의산 756.4m 경북 청도
화왕산 756m 경남 창녕군 창녕읍 [군립공원]
매봉 755m 경남 밀양, 양산 [국제신문]
매봉산 755m 경남 밀양, 양산
화야산 755m 경기 가평 외서면, 설악면, 양평군 소종면
백련산 754m 전북 임실 강진면, 청웅면
봉두산 753m 전남 곡성, 순천
구절산 750m 강원 춘천 동산면

보배산 750m 충북 괴산 칠성면
토함산 745m 경북 경주
여항산 744m 경남 함안군
대부산 743.4m 경기 양평 옥천면
방장산 743m 전북 정읍 고창, 전남 장성
편전산 743m 경기 양평 옥천면
대운산 742m 울산 울주 경남 양산
관룡산 740m 경남 창녕 창녕읍, 고암면
낙영산 740m 충북 괴산군 청천면
도봉산 739.5m 서울 도봉, 경기 의정부, 양주 장흥면

영취산 739m 경남 창녕 [국제신문]
작약산 738.8m 경북 문경시 농암면
서북산 738.5m 경남 함안군 여항면
왕방산 737m 경기 포천 포천읍, 신북면
애기암봉 737m 경북 문경
봉화산 736m 춘천 북산면
길매봉 735m 경기 포천, 가평
동악산 735m 전남 곡성
관음산 733m 경기 포천 이동면
두악산 732m 충북 단양 단성면
진락산 732m 충남 금산 금산읍, 남이면
추월산 731m 전남 담양 용면, 전북 순창 북흥면
금오산 730m 경남 양산 삼랑진
백암산 730m 전북 순창, 전남 장성 북상, 북하면
장군봉 727.6m 경남 양산 [김철우]
국사봉 727m 경북 문경 동로면
노음산 725m 경북 상주 외서면, 내서면
작약산 725m 경북 영양군 청기면
천관산 723m 전남 장흥 관산읍, 대덕읍 [도립공원]
백양산 722m 전남 장성
주왕산 720.6m 경북 청송 부동면 [국립공원]
광려산 720.2m 경남 함안 여항면,창원 내서면, 진북면
감투봉 715m 경남 산청 [국제신문]
옥녀봉 715m 경기 가평
원등산 715m 전북 완주 소양면 [완주군]
이방산 715m 경남 산청 [국제신문]
천태산 715m 충북 영동, 충남 금산
철마산 711m 경기 남양주 진접면, 진건면, 수동면
가섭산 710m 충북 음성 [박영춘]
내연산 710m 경북 포항, 영덕 남정면 [시립공원]
말목산 710m 충북 단양 적성면
뾰루봉 710m 경기 가평 외서면, 설악면
양자산 710m 경기 양평 강상면, 여주 금사면
제비봉 710m 충북 단양
덕가산 707m 경북 상주시 화북면 [상주시청산악회]
천등산 707m 전북 완주 운주면 [완주군]
기양산 706.8m 경북 상주시 청리면 [상주시청산악회]
대성산 705m 충북 옥천 이원면
대금산 704m 경기 가평 가평읍, 하면
두륜산 703m 전남 해남 삼산 현산 북평 옥천면 [도립공원]
웅산(시루봉) 703m 경남 진해
무척산 702.5m 경남 양산시, 김해시
시루봉 703m 경남 진해
정족산 700m 경남 양산시 상북면
 

 


★600이상
 
광덕산 699m 충남 아산 배방 송악면, 천안 광덕면
용각산 697.4m 경북 청도 매전면
학일산 692.9m 경북 청도 매전면, 금천면
냉 산 692m 경북 구미 해평면, 도개면, 군위군 소보면
시랑산 691m 충북 제천 백운면, 봉양면
몽덕산 690m 경기 가평 북면, 강원 춘천 서면
미륵산 689m 강원 원주
오봉산 688m 경북 경주시 건천읍 [국제신문]
용암봉 686m 경남 밀양 상동면
용마산 687m 충북 제천
사룡산 685m 경북 경주시, 영천시
조봉산 684m 충북 괴산 청천면
수선산 683.6m 경북 상주시 청리면 [상주시청산악회]
천택산 683.2m 경북 상주 화남면, 화서면 [상주시청산악회]
쉰움산 683m 강원 동해, 삼척 미로면
예봉산 683m 경기 남양주 와부읍
금 산 681m 경남 남해, 이동면 삼동면
수레의산 679m 충북 음성 생극면
은두봉 678.4m 경기 남양주 수동면, 가평군 상면
가야산 678m 충남 예산 봉산 덕산면, 서산 운산면 해미면
시루봉 677m 경북 청도 [국제신문]
감악산 675m 경기 파주 적성면, 양주 남면
통내산 674.4m 경북 청도 금천면
마이산 673m 전북 진안 진안읍, 마령면 [도립공원]
만어산 670.4m 경남 삼랑진
삼성산 668m 경북 청도 각북면 [국제신문]
금전산 667.9m 전남 순천 낙안면
대암산 667m 경남 창원, 김해
앵자봉 667m 경기 광주 퇴촌면, 실촌면, 여주 금사면
인등산 666m 충북 충주
사자산 666m 전남 장흥, 보성
천황산 665m 경남 합천 [국제신문]
사향산 664.5m 경기 포천 이동면
일림산 664.2m 전남 보성 웅치면, 화천면
종남산 663m 경남 밀양
굴암산 662m 경남 진해
촛대봉 661m 경북 문경 농암면
경각산 660m 전북 완주 구이면, 임실 신덕면
지룡산 659m 경북 청도 운문면
팔기산 659m 부산 기장
청계산 658m 경기 양평 서종면, 양서면
원통산 657m 충북 음성 감곡면, 충주 노은면
장용산 656m 충북 옥천 군서면 금산리
금확산 655m 강원 홍천 북방면, 남면
입암산 655m 전북 정읍 입암면, 전남 장성 북하면
가령산 654m 충북 괴산
삼악산 654m 강원 춘천 서면
석문봉 653m 충남 예산 봉산 덕산면, 서산 운산면 해미면
금병산 652m 강원 춘천 신동면, 동내면, 동산면
금적산 652m 충북 보은 삼승면
벽방산 650.3m 경남 통영 광도면, 고성 거류면
검단산 650m 경기 하남 창우, 광주 동부읍
백암산 650m 충남 금산 남이면
월성봉 650m 전북 완주 [서울은행산악회]
통방산 650m 경기 가평 설악면, 양평군 서종면
흑석산 650m 전남, 해남, 강진
작대산 648m 경남 함안 칠원면 [국제신문]
육화산 647.9m 경북 청도 청도읍
수리봉 645m 강원 춘천
용골산 645m 전북 순창 동계면
깃대봉 644m 경기 가평
상황봉 644m 전남 완도
오봉산 644m 전남 완도 완도읍
태화산 644m 경기 광주 도척면
도명산 643m 충북 괴산 청천면
종자산 643m 경기 포천 관인면
주봉산 643m 충북 충주 동량면
백양산 642m 부산 부산진구
마니산 640m 충북 옥천군 이원면, 영동군 양산면
방문산 640m 전북 고창읍, 신림면, 전남 장성 북이면
천주산 640m 경남 창원, 마산, 함안
독실산 639m 전남 신안 흑산면 가거도
수락산 638m 서울 성북, 경기 의정부, 남양주 진건면
금봉산 636m 충북 충주
남 산 636m 충북 충주
천덕봉 635m 경기 이천, 여주, 광주
백하산 634m 충북 영동 학산면, 전북 무주
신어산 634m 경남 김해
장 산 634m 부산 해운대
관악산 632m 서울 관악, 경기 시흥, 과천, 안양
등선봉 632m 강원 춘천 강촌
용조봉 631m 경기 양평
천태산 630.9m 경남 양산 삼랑진
호명산 630m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청평리
곡달산 628m 경기 가평 설악면
장락산 627m 경기 가평 서락면, 강원 홍천 서면
고령산 622m 경기 파주시 광탄면, 양주군
문수산 621m 전북 고창 고수면, 전남 장성 서삼면
구천산 620m 경남 삼랑진
덕대산 620m 경남 밀양
명봉산 620m 강원 원주,문막
청우산 619.3m 경기 가평 상면, 외서면
청계산 618m 서울서초, 경기 과천, 의왕, 성남
어룡산 617m 경북 문경 마성면
국사봉 613.3m 전남 영암, 장흥
화학산 613m 전남 화순 청풍면, 도암면
만뢰산 611m 충북 진천
운길산 610.2m 경기 남양주 와부읍
미남봉 610m 충북 보은
죽엽산 610m 경기 포천 소흘 내촌면
오갑산 609m 충북 음성 감곡면, 제천 중원 앙성면
팔영산 609m 전남 고흥 정암면 [도립공원]
천봉산 608m 전남 보성 문덕면
성주봉 607m 경북 상주 은천면
홍두께산 604m 경북 청도 [국제신문]
불기산 601m 경기 가평 가평읍, 외서면
망경산 600m 충남 아산 배방면, 당진 송악면, 천안 광덕면
호렙산 600m 전북 완주 경천면
고동산 600m 경기 양평 서종면
 

 
★500이상
 
두타산 598m 충북 진천 초평면
산성산 598m 전북 순창 북흥면, 전남 담양 용면
식장산 598m 대전, 충북 옥천 군서면
운암산 597m 전북 완주 동상면, 고산면
용당산 596m 경북 청도 매전면
저승봉 596m 충북 제천시 수산면
용마산 595.7m 경기,광주
칠봉산 595.5m 경북 문경 농암면
구미산 594m 경북 경주시 현곡면 [국제신문]
태청산 593m 전남 영광 장성
적대봉 592m 전남 고흥 거금도
백 봉 590m 경기 남양주 와부면, 미금면, 화도면
등곡산 589m 충북 제천 한수면
원정산 589m 경북 청도 [국제신문]
종현산 589m 경기 포천 청산면
승무산 588m 경북 상주시 화북면 [상주시청산악회]
달음산 587.5m 부산 기장
갈기산 585m 충북 영동 양산면
강천산 583.7m 전북 순창 북흥면, 전남 담양 용면 [군립공원]
주읍산 582.9m 경기 양평 용문
광교산 582m 경기 수원시 용인 수지면
장복산 582m 경남 진해시 여좌동
구현산 581m 경남 창녕 [국제신문]
종자산 580.7m 강원 홍천
가라산 580m 경남 거제 남부면
무갑산 578.1m 경기 광주 퇴촌면
향로봉 578m 경남 고성 [김철우]
가은산 575m 충북 제천 수산면
만수산 575m 충남 보령 미산면, 부여 외산면
아미산 575m 충남 부여 외산면
무제봉 573m 충북 진천 이월면
우산봉 573m 대전 유성
산성산 572m 전남 담양군 금성면, 용면
거류산 570.5m 경남 고성 거류면
이명산 570m 경남 사천시 곤명면, 하동군 북천면, 진교면
금주산 569m 경기 포천 영종면
백운산 567m 경기 시흥, 수원, 용인 수지면
정병산 567m 경남 창원 동읍
치마산 567m 전북 완주 구이면, 임실 신덕면
승대산 566m 충북, 충주
노자산 565m 경남 거제시 동부면
계룡산 566m 경남 거제 신현읍
제석산 563m 전남 순천, 보성
황계산 562.7m 경북 문경 문경읍
구덕산 562m 부산 북구, 사하구
수인산 561m 전남 장흥
적갑산 561m 경기 남양주
칠갑산 561m 충남 청양 대치 정산 적곡면 [도립공원]
관 산 556m 경기 광주 퇴촌면
승학산 556m 경남 밀양 [김철우]
옥녀봉 554.7m 경남 거제 일운면
삼성산 554.2m 경북 경산
안수산 554m 전북 완주 고산면
사패산 552m 경기 의정부, 양주 장흥면
연화산 552m 경남 고성 개천면 [도립공원]
월이산 551m 충북 옥천 이원면
천등산 550m 전남 고흥
발치봉 549m 충북 충주 살미면
중수봉 548m 전북 완주 동상면
서운산 547m 경기 안성 서운면, 금광면, 충북 진천 백곡면
용천산 545m 경남 양산 웅천읍 [국제신문]
나래산 544m 전북 임실 운암면
용암산 544m 전남 화순 한천면, 춘양면
거문산 543m 부산 기장 철마면
고래산 543m 경기 양평 지제면, 여주 북내면
석은덤산 543m 부산 기장, 경남 양산 [국제신문]
성치산 542m 강원 홍천 북방면
당 산 541.1m 경기 양평 양동면, 여주 강천면, 강원 원주 지정면
보광산 539m 충북 괴산 사리면
마복산 538m 전남 고흥 포두면
옥교산 538m 경남 밀양 [국제신문]
잣봉 537m 강원 영월 영월읍
문안산 536m 경기 남양주 화도면
소요산 535m 경기 동두천, 포천 청산면
지등산 535m 충북 충주
봉수산 534m 충남 예산 대술면, 아산 송악면, 공주 유구면
인내산 533m 경북 경주 [국제신문]
성불산 532m 충북 괴산 감물면
오 산 531m 전남 구례 문척면
비봉산 531m 충북 제천 청풍면
해협산 531m 경기 광주 남종면, 퇴촌면
방어산 530.4m 경남 함안 군북면, 진양 수지면
검봉산 530m 춘천 남산면 강촌
연화산 530m 경남 밀양 언양 [국제신문]
월형산 526m 충북 제천 한수면
오봉산 525m 경남 함안, 진양
백원산 523.7m 경북 상주시 인평동 [상주시청산악회]
선자산 523m 경남 거제 신현읍, 거제면 [거제지역정보센터]
설 산 522m 전남 곡성, 담양, 순천
일락산 521.4m 충남 예산 봉산 덕산면, 서산 운산면 해미면
덕성산 519m 경기 안성, 충북 진천
교룡산 518m 전북 남원
칠현산 516.2m 경기 안성, 이죽면, 금광면
대곡산 516m 경남 마산
불갑산 516m 전남 영광군, 함평군 해보면
백마산 514m 경기 광주 초월면, 도척면, 오포면
오봉산 513m 전북 완주 구이면, 임실 운암면, 신덕면
서 산 512.9m 경북 상주시 외남면 [상주시청산악회]
영취산 510m 전남 여수
변 산 509m 전북 부안 [국립공원]
복우산 508.7m 경북 상주시 낙동면 [상주시청산악회]
불암산 508m 서울 도봉, 경기 양주 별내면
산방산 507m 경남 거제 둔덕면 [거제지역정보센터]
앵 산 507m 경남 거제 [거제지역정보센터]
칠봉산 506m 경기 동두천, 양주군
근 산 505m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고원견산 503.9m 부산서구, 부산진구
식 산 503m 경북 상주시 [상주시청산악회]
좌방산 502m 강원 춘천 남면
천자봉 502m 경남 진해시 자은동
매곡산 501m 경기, 양평
천호산 500m 전북 익산 여산면, 완주 비봉면
 

 
★400이상
 
가야산 497.3m 전남 광양
적석산 497m 경남 고성, 창원,마산 합포 진전면 [김철우]
문형산 496.7m 경기 광주
덕숭산 495m 충남 예산 덕산면 [도립공원]
칠탄산 495m 경남 밀양 [국제신문]
남 산 494m 경북 경주
석룡산 493m 경남 김해 [국제신문]
수주팔봉 493m 충북 충주 살미면
칠장산 492m 경기 안성 이죽면, 상죽면, 금광면
상당산 491.5m 충북 청원
주지봉 491m 전남 영암
달마산 489m 전남 해남 송지면, 북평면
수리산 489m 경기 안양, 시흥, 군포
봉화산 486.8m 강원 춘천 남면 강촌
구성산 488m 전북 김제시 금구면, 금산면
첨찰산 485m 전남 진도 진도읍 고군면
궁성산 484.2m 전남 영암, 나주
구녀산 484m 충북 청원 북이 미원면, 괴산 증평읍
달음산(월아산) 482m 경남 진주 금산면 [군립공원]
월아산 482m 경남 진주 금산면 [군립공원]
장암산 482m 전남 영광, 장성
삼성산 480.9m 서울 관악, 구로, 경기 안양
검 산 480m 전북 완주 구이면, 임실 신덕면
우두산 480m 경기 양평 지제면, 여주 대신면, 북내면
구룡산 479.4m 강원 원주 지정면
소리산 479.2m 경기 양평 단월면
보개산 478.9m 부산 강서구, 경남 진해
주작산 475m 전남 강진, 해남
망이산 472m 충북 음성 삼성면, 경기도 안성 일죽면 [음성군]
주월산 470m 충북 괴산 장연면

마니산 469.4m 인천 강화 화도면
백마산 465m 충북 괴산
북병산 465m 경남 거제 Link
국사봉 462m 경남 거제 신현읍 Link
경옥봉 461m 전북 완주 동상면
미륵산 461m 경남 통영 봉평동, 산양읍
동신어산 460m 경남 김해 상동면
불곡(국)산 460m 경기도 양주군 주내면
연대봉 459.4m 부산 가덕도
쌍선봉 459m 전북 부안 변산
비봉산 458m 강원 양구 양구읍
보문산 457m 대전 중구
여귀산 457m 전남 진도 임회면
백월산 453m 경남 창원 [국제신문]
금성산 451m 전남 나주 경현동 대호동
계방산 450.5m 경남 함안 군북면, 진양 수지면
번대산 450m 경기 동두천, 포천 신북면
삼봉산 447.6m 경북 상주시 낙동면 [상주시청산악회]
마옥산 445.4m 경기 일죽,이천
경수산 444m 전북 고창
두승산 444m 전북 정읍
대금산 437.5m 경남 거제 장목면
천봉산 435.8m 경북 상주 [상주시청산악회]
관음봉 433m 전북 부안 변산, 상서면
덕룡산 432m 전남 강진 도암면
격자봉 430.3m 전남 완도 보길도
미륵산 430m 전북 익산 금마면, 삼기면, 낭산면
계족산 429m 대전 대덕구 동구
바라산 428m 경기 시흥, 의왕, 성남
불명산 428m 전북 완주 경천면, 운주면
황령산 427.9m 부산
태화산 416m 충남 공주 사곡면
선녀봉 414m 전북 완주 운주면
백족산 413m 충북 청원 가덕면
만덕산 409m 전남 강진 도암면
천생산 407m 경북 구미
군유산 403m 전남 함평, 영광
정암산 403m 경기 광주 남종면, 퇴촌면
환희산 402m 충북 진천 문백면
 

 
★300이상
 
불모산 399m 경남 통영 사량면(사량도)
사량도지리산 398m 경남 통영 사량면 돈지리
설봉산 394.4m 경기 이천읍
오봉산 392m 전남 보성 득량면
보금산 390m 경기 여주 강천면
중리동산 385m 경남 양산 원동면 [국제신문]
용봉산 381m 충남 예산 덕산면, 삽교읍, 홍성 홍북면
덕룡산 376m 전남 나주 다도면, 봉황면
문수산 376m 경기 김포 월곶면
장태산 374m 대전 서구
봉실산 372m 전북 완주 봉동읍, 비봉면
녹수봉 370m 경기 가평 상면
산성산 368.2m 부산 기장
깃대봉 368m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병풍산 365.6m 경북 상주시 [상주시청산악회]
두봉산 363m 전남 신안 자은도
팔봉산 362m 충남 서산 팔봉면
월방산 360.1m 경북 문경 산양면
천호봉 360m 충남 논산 연산면, 두마면, 벌곡면
도비산 352m 충남 서산 부석면
구수산 351m 전남 영광 백수읍
양천산 350m 충북 진천 문백면
도드람산 349m 경기 이천 마장면
아미산 349m 충남 당진 면천면
칠현산 349m 경남 사량도
모악산 348m 전남 함평, 영광
개이빨산 345m 전북 고창
수양산 342m 전북 완주 옹진면, 고산면
우금산 340m 전북 부안 상서면
왕의산 338.6m 경북 문경 산양면
인왕산 338.2m 서울 서대문구
우암산 338m 충북 청주 우암동
천보산 337m 경기 양주군 회천읍
선운산 336m 전북 고창 [도립공원]
매악산 335m 경북 상주시 사벌면 [상주시청산악회]
덕암산 331.1m 경북 상주시 중동면 [상주시청산악회]
구담봉 330m 충북 제천 수산면, 단양군 단양읍
팔용산 328m 경남 마산 화원구 [마산시]
해명산 327m 인천 강화 삼산면 석모도
금오산 323m 전남 여수 돌산읍
승달산 318m 전남 무안
상봉산 316m 인천 강화 삼산면 석모도
수정산 316m 부산 동구 [국제신문]
일광산 316m 부산 기장
팔봉산 302m 강원 홍천 서면
 

 
★200이상
 
구황봉 298m 전북 고창 아산면
양성산 297m 충북 청원 문의면
안 산 295.9m 서울 서대문구
대모산 293m 서울 서초, 강남
우면산 293m 서울 서초, 경기 과천
아차산 287m 서울 중량구, 경기 구리
옥순봉 286m 충북 제천 수산면, 단양군 단양읍
백화산 284m 충남 태안 태안읍
토 봉 284m 경북 상주, 의성 [상주시청산악회]
구룡산 283m 서울 서초
옥녀봉 281m -> 경남 통영시 사량도
마금산 280m 경남 창원 북면 [국제신문]
천마산 279m 경북 문경 영순면
낙가산 267m 인천 강화 삼산면 석모도
구봉산 264m 대전 서구
남 산 262m 서울
절뒤산 260m 경북 경주 양북면
칠락산 260m 전남 신안 흑산면 대흑산도
오봉산 235m 경북 상주시 함창읍 [상주시청산악회]
칠보산 234m 경기 수원, 화성
비봉산 230m 경북 상주시 중동면 [상주시청산악회]
유달산 228m 전남 목포시 죽교동
정족산 220m 인천 강화 길상면
종고산 220m 전남 여수
백련산 215.5m 서울 은평구, 서대문구
봉대산 203m 전남 무안 해제면
가야산 189.3m 전남 나주
성산일출봉 182m 제주 Link
옥주봉 163m 경북 상주 사벌면 [상주시청산악회]
갈두산 155m 전남 해남 송지면
인의산 152m 전남 무안 일로읍
망주봉 152m 전북 군산 선유도
양을산 151m 전남 목포
금골산 135m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우두산 133m 강원 춘천
일봉산 133m 충남 천안 다가동 [충청남도]
완산칠봉 132m 전북 전주
수월산 128m 전남 여천군 삼산면 거문도
팔달산 128m 경기 수원

 

 

 

 

산에 자주 오르는 사람들은 전국 곳곳에서 '옥녀봉'을 만난다.

그도 그럴 것이 옥녀봉은 경상남도 합천군 삼가면에도,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에도,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에도 있는

흔하디흔한 산봉우리 이름이기 때문이다.



'국사봉'은 더 많다. 국사봉은 전국 산봉우리 이름 중 가장 많은 이름이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이름이 등록된 산봉우리는 전국에 2137개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산봉우리 이름은 국사봉으로 138개가 있고, 2위는 옥녀봉(95개), 3위는 매봉(78개), 4위 시루봉(74개),

5위는 형제봉(51개)이다.



국사봉은 충청남도 공주시에만 10개, 전라북도 정읍시에 다섯개,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과 경기도 포천시에도 각각 두 개씩

있다.

한자는 조금씩 달라 국사(國師), 국사(國士), 국사(國事), 국사(國思) 등을 쓴다.


국사봉이라는 이름이 많이 쓰이는 이유로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첫째는 왕실 지관(地官)인 국지사(國地師)가 주변 땅을 살펴보기 위해 오른 봉우리라는 뜻에서 국사봉이라고 했다는 것.

둘째는 우국충정(憂國衷情)을 나타낸 이름이라는 해석이다.

국가지명위원회 배우리 위원은 "국사봉의 한자가 달라도 '임금이 계신 곳을 바라보며 국가를 생각하는 봉우리'라는 뜻이고,

애국(愛國)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왕조 교체 시기인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유배된 사람이 많은 지역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산봉우리 이름 중 둘째로 많은 '옥녀봉'. 전국에 95개가 있다. 여기엔 풍수지리학적 이유가 있다.

'옥녀봉'이란 이름이 붙은 봉우리가 있는 산은 대개 험하지 않고 봉우리가 밋밋하고 둥그스름하다.

그 모습이 옥같이 고운 여인의 쪽진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옥녀봉이라 부른다.

동양학자 조용헌씨는 "산세가 험하면 그 지역의 기운이 날카롭다고 보는데, 둥그런 봉우리는 좋은 기운이 그 안에 뭉쳐

있어서 지역을 묵직하게 지켜준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사봉과 옥녀봉 다음으로 많은 이름은 '매봉'.

가운데 봉우리가 매의 머리처럼 둥글게 솟아 있고 날개처럼 좌·우로 작은 봉우리가 있을 때 자주 붙이는 이름이다.

해발 300~400m 높이 산에 많다.

비슷한 형상의 봉우리가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에 있으면 매가 아닌 '학'의 형상이라고 일컫는다.

국토지리정보원에 이름이 등록된 산봉우리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라남도로 385개가 등록돼 있고, 이어 전라북도(287개),

경상북도(269개) 순이다.(140412)

 

 

 

 

 


 


 

 

 

새하얀 눈꽃·눈길·눈밭에… 아, 두 눈이 멀 지경

               손수원 월간 山 기자

 

                    2014.01.09

경기도 포천·가평 국망봉


	경기도에서 셋째로 높은 산인 국망봉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확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경기도에서 셋째로 높은 산인 국망봉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확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그중 동쪽 화악산, 석룡산의 산그리메는 비경 중 비경으로 꼽힌다. /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단풍을 잃고 한동안 앙상한 가지만 드리우고 있던 겨울 산의 나무들은 이제 눈꽃을 소복이 피워내고 있었다.

경기도 포천 이동면과 가평 북면 경계를 이루는 국망봉(國望峰·1167.2m)은 한북정맥의 큰 봉우리면서 화악산(1468m)과 명지산(1267m)에 이어 경기도에서 셋째로 높은 산이다.

국망봉이 겨울에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는 수도권에서 제대로 눈꽃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명소이기 때문이다.

약 175㎞의 한북정맥 남한 구간 중 광덕고개(664m)에서 국망봉에 이르는 구간은 빼어난 전망으로 사계절 인기가 좋지만, 특히 겨울철에는 눈꽃과 심설(深雪) 산행을 즐기려는 산꾼들이 일부러 찾는 곳이다.

게다가 국망봉의 남북 능선은 폭 10~20m 방화대(防火帶, 혹은 방화선)가 시원스레 나 있어 겨울에는 마치 하얀 카펫을 깔아놓은 듯 장쾌한 눈길을 만들어낸다.

국망봉자연휴양림 입구의 커다란 생수 공장을 거점으로 삼아 포천 쪽에서 국망봉으로 오르는 산행 코스 세 개가 시작된다.

공장 뒤편으로 우뚝 솟아 하늘금을 이룬 한북정맥 중 가장 높게 보이는 산이 국망봉이다.

눈꽃 산행 인기 코스

최근 겨울치고는 기온이 푸근한 터라 국망봉은 정수리 부분에 이르러서야 하얀 눈을 이고 있었다.

승합차에서 내린 한 산악회 무리는 대장의 말에 따라 스패츠(등산화에 눈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등산용품)를 착용하고 아이젠을 배낭에 매다느라 분주했다.

"괜히 수도권 겨울 명산이 아니에요. 조금만 올라가면 눈꽃 천지에 눈이 무릎까지 빠질걸요."

생수 공장 전 오른쪽 등산로 안내판 뒤에 나있는 3코스로 들머리를 잡았다. 눈이 녹아 길은 뚜렷했지만 낙엽 아래 땅엔 어김없이 살얼음이 얼어 있었다.

국망봉은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지 해발 200m에서 출발해 1160m까지 고도를 올려야 하는 만만치 않은 산행이다.

7부 능선을 지나자 화사한 눈꽃이 모습을 드러낸다. 나뭇가지에 칼날처럼 날카롭게 자란 상고대는 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눈꽃 터널을 지나 주능선에 오르면 북쪽에 봉긋 솟은 국망봉이 바로 앞에 보인다. 사방에 막힌 곳이 없어 칼바람이 그대로 몸에 와서 부딪혔다.

나뭇가지가 몸을 부르르 떨며 몸에 붙어 있는 상고대를 털어내자 눈꽃이 하늘에서 춤을 추었다.

눈이 호강하는 만큼 발밑의 눈은 더욱 깊어져서 자꾸만 다리를 부여잡고 몸을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국망봉까지만 가면 이후 하산길은 줄곧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힘을 쥐어짜 국망봉이 훤히 바라다보이는 공터까지 치고 나간다.


	국망봉은 경사가 급한 곳이라 눈길을 내려올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국망봉은 경사가 급한 곳이라 눈길을 내려올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그림 같은 겨울산 전망

국망봉을 200m 남짓 앞둔 공터는 북쪽 신로령을 넘어온 등산객, 남쪽 견치봉을 지나온 등산객, 가평 북면 무주치 계곡에서 올라온 등산객 등 세 방향에서 올라온 등산객이 한자리에 모이는 공간이다.

국망봉 정상에 서니 사방에 거칠 것이 없는 절경이 나타났다. 허연 눈을 뒤집어쓴 한북정맥의 산그리메(아스라이 보이는 봉우리들)가 한 폭의 그림이나 다름없다.

가히 한북정맥 최고의 전망대라 할 만하다. 북으로는 신로봉, 도마치봉, 백운산, 광덕산이 복주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과 함께 장대한 설경을 이룬다.

동쪽으로는 도마치봉에서 갈라져 나간 석룡산과 화악산이 육중한 산세를 자랑하며 마주 보인다.

남으로는 개이빨산(견치봉)과 강씨봉 뒤로 명지산과 귀목봉이, 서쪽으로는 460m봉 능선과 북서릉이 조망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산줄기의 풍경을 간직한 국망봉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궁예의 비통함이 서린 산이기도 하다.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는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던 부인 강씨를 인근 강씨봉(姜氏峰) 자락에 유폐시켰다.

이후 왕건에게 패한 뒤 강씨를 찾아 나섰으나 이미 죽었다는 소식을 듣곤 국망봉에 올라 도읍(철원) 쪽을 바라보며 탄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산행길잡이
산행 길잡이 포천 쪽에서 국망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3가지 코스가 있다.

등산객들은 생수 공장 전 오른쪽에 서 있는 등산로 안내판 뒤에 나 있는 3코스(5.3㎞)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공장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자연휴양림 입구에서부터 시작하는 1코스(5.5㎞)와 2코스(3.8㎞)는 사유지를 지나간다는 명목으로 등산객에게 1인당 입장료를 2000원 받기 때문이다.

신로령 방향으로 올라 주능선을 타고 남쪽 방향 국망봉으로 오르는 1코스는 가장 빨리 주능선에 오를 수 있고, 가장 길게 정맥길을 걸을 수 있다.

휴양림 입구에서 북서릉을 타고 국망봉까지 곧장 치고 올라가는 2코스는 약 3.8㎞로 세 코스 중 가장 짧은 거리지만 설악산 오색코스에 버금가는 난코스라 눈이 많이 왔을 경우 초중급자는 아예 발길을 들이지 않는 편이 낫다.

하산 시 거리가 가장 짧은 2코스를 이용하면 300m 아래 대피소까지는 엄청난 급경사가 이어지지만 눈이 내린 경우 로프 난간을 잡고 자일 하강하듯 내려오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3코스로 올라가 2코스로 내려올 경우 약 9㎞에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교통 자가용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IC로 나와 퇴계원·일동 방향으로 간다.

이후 47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신연곡 삼거리에서 백운계곡, 이동 방향으로 우회전한 후 이동초등학교를 끼고 우회전해 들어가면 생수 공장과 만난다.

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수시 운행하는 사창리·와수리·다목리행 버스(06:20~20:50)를 타고 이동정류소에서 하차해 생수 공장까지 걸어가거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버스 요금 7800원.

맛집(지역번호 031) 자연휴양림 입구 번화가에 이동갈비촌이 형성되어 있다.

이동갈비는 칼집을 넣어 넓게 편 갈빗살을 간장과 물엿 등을 기본으로 하는 달짝지근한 양념에 재운 것이다.

김미자할머니갈비(531-4459), 소문난이동갈비(531-0721), 포천이동갈비(533-5242) 등이 몰려 있다.

 

 

 

코끝 찡한 추위 뚫고 오른다, 가슴 찡한 전망 때문에

  • 파주=김기환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3.12.26

경기도 파주·양주 경계, 앵무봉


	노송(老松)들이 무리지어 자라며 멋진 조망을 연출하는 돌고개유원지 북쪽의 앵무봉 전망바위.
노송(老松)들이 무리지어 자라며 멋진 조망을 연출하는 돌고개유원지 북쪽의 앵무봉 전망바위. /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말머리고개에서 산행을 준비하는 사이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서둘러 배낭을 짊어지고 부지런히 발을 옮긴다.

잠시 비탈길에서 숨을 헐떡이고 나니 몸이 따뜻해진다. 기온은 낮아도 쾌청한 날씨에 기분이 상쾌했다.

겨울 산행은 이렇게 나를 뜨겁게 만들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재미가 있다. 몸속의 에너지로 추위를 이기는 것이다.

추위를 피할 수 없는 요즘 경기도 파주시와 양주시의 경계에 있는 앵무봉(鸚鵡峰·621.2m)을 찾았다.

서울에서 가까워 접근이 쉬운 데다 추운 날이면 시야가 좋아 생각 외의 장쾌한 조망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능선을 따라 이어진 눈 쌓인 산길을 걸으며 진정한 겨울 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북한산~수락산 산줄기 파노라마

북한산 국립공원 북서쪽에 있는 이 봉우리는 예전에는 등산객이 많지 않았다. 주능선에 군사 시설이 있어 접근이 자유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 산자락이 개발되고 교통이 좋아지며 지금은 여러 가닥의 산길이 생겼다. 능선 종주부터 원점 회귀까지 다양한 산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앵무봉 등산 코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곳이 파주의 천년 고찰 보광사(普光寺)를 기점으로 하는 것이다.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 가운데 가장 짧지만 가파르다. 단시간에 정상에 올라 등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앵무봉의 진면목을 보려면 동서로 뻗은 주능선을 타야 한다.

주능선 남쪽으로 북한산~도봉산~수락산으로 연결된 수려한 산줄기의 파노라마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 환상적인 조망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이곳을 찾은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산행은 양주시 장흥면과 백석읍의 경계를 이루는 말머리고개에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출발 지점의 고도가 높아 앵무봉 정상까지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갯마루에 있는 버스 정류소 옆으로 난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5분쯤 걸으면 이정표가 나오고 비탈을 지나 주능선으로 접어든다.

주능선에 올라서니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온몸을 휘감는다. 코끝이 찡할 정도로 짜릿한 추위에 몸서리를 친다.

고갯마루에서 한 시간 거리의 봉수대는 주능선 최고의 전망대라 할 만하다.

특히 도봉산에서 우이령을 거쳐 북한산으로 이어진 화려한 산줄기의 실루엣이 환상적이다.


	앵무봉 봉수대에서 바라본 남동쪽 조망. 맑은 날이면 도봉산의 수려한 주능선을 감상할 수 있다.
앵무봉 봉수대에서 바라본 남동쪽 조망. 맑은 날이면 도봉산의 수려한 주능선을 감상할 수 있다.

◇봉수대 전망 일품

봉수대에 오르니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등산객을 반긴다. 하지만 중국발 미세 먼지 탓에 산자락 주변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다.

직선거리 7㎞ 남짓한 도봉산 오봉이 형체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희미하다. 산정에서의 조망은 기온이 떨어질수록 좋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제는 대기 오염 때문에 맑고 추운 날에도 시원한 전망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돌고개 유원지가 보이는 전망바위와 넓은 공터를 지나면 정상으로 이어진 마지막 비탈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길고 완만한 산길을 통과하면 앵무봉 꼭대기의 사각지붕 정자가 등산객을 맞는다.

앵무봉 정상은 주변에 나무가 많아 전망은 그저 그렇다. 북쪽으로 조금 이동해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곳의 작은 데크의 조망이 훨씬 좋다.

발아래 깔리는 보광사와 주변 산자락이 한눈에 든다.


	앵무봉 산행 길잡이
산행 길잡이

①수도권 북부 지역에서 접근이 편한 산이다. 구파발역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면 산행 기점에 도착한다. 산세는 비교적 유순해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다.

 

단 앵무봉에서 보광사로 이어진 가파른 산길은 주의가 필요하다. 한겨울에 이곳을 찾을 때는 반드시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해야 한다.

②앵무봉은 남동쪽으로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남서쪽은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 북서쪽은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북동쪽은 양주시 백석읍 기산리와 경계를 이룬다.

이들 지역에서 정상과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들이 나 있다. 서울에서 접근할 때는 장흥을 기점으로 삼는 것이 교통편이나 편의 측면에서 유리하다.

③장흥에도 산행 기점이 많아 다양하게 산행을 구성할 수 있다. 말머리고개~봉화대~정상 남동릉~정상 종주코스는 약 4.5㎞ 거리로 3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정상에서 북서릉을 타고 수구암을 거쳐 보광사로 내려오는 하산길은 약 2㎞ 거리로 한 시간 정도면 된다.

장흥 돌고개유원지 입구~수리봉 남동릉~521m봉~정상 남동릉~정상 코스는 약 5㎞ 거리로 3시간 정도 걸린다.

돌고개유원지~대원정사~형제봉 갈림길~사면길~넓은 공터~정상 남동릉~정상 코스는 350번 버스 회차 지점에서 약 3.5㎞ 거리로 2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권율 장군묘~형제봉 남동릉~형제봉~대원사 갈림길 사면길~정상 남동릉~정상 코스는 약 4.5㎞ 거리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교통

①서울에서 접근할 때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2번 출구 앞에서 버스를 탄다. 장흥으로 가는 350번 버스는 하루 17회(05:10~24:10) 운행.

이 버스는 장흥 석현삼거리(다래골 기점)까지 운행한다. 말머리고개는 버스 종점에서 하차해 걸어 올라간다.

장흥 정류소에서 내려 택시를 타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장흥에서 말머리고개까지 요금 1만원. (031)855-6622, 876-8272.

②보광사로 가려면 구파발역에서 파주행 333번 버스(20~30분 간격 운행)를 탄다. 구파발에서 40분 내외 소요.

이 버스는 삼송역 사거리와 벽제묘지를 경유해 보광사로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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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 맞으며 올랐다오, 가을 빛 있는 줄 모르고

  • 여수=한필석 월간 山 기자
  •  

    입력 : 2013.12.05

    전남 여수 돌산도 금오산(金鰲山·323m)은 해넘이와 해돋이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산이다.

    산 남쪽 수십 길 절벽 위에 자리한 향일암(向日庵)은 동해 낙산사 홍련암, 서해 석모도 보문사, 남해 금산 보리암과 더불어 4대 관음성지로서 기도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찰이다.

    여수 금오산 향일암(向日庵) 일출 전경. 해넘이와 해돋이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산이다.

     

     

     

    금오산 속 산록은 알록달록 가을빛을 간직하고, 바다는 영롱한 코발트빛으로 빛난다.돌산도는 12월 초인데도 아직 가을에 머물고 있다.

    산록은 알록달록 가을빛을 간직하고, 바다는 영롱한 코발트빛으로 빛난다. 암팡지게 솟아오른 금오산도 마찬가지.

    산허리를 가로지른 율목치 고갯마루에는 찬바람이 모질게 불어대는데 산 안은 노란색 가을빛과 연둣빛 봄빛이 어우러진 파스텔 톤이다.

    산 아래도 분위기는 엇비슷하다. 바다는 짙푸른 물빛을 벗어던지고 은빛 구슬 뿌려놓은 듯 반짝였다.

    오후 햇살은 이렇게 산을, 바다를 가을 풍경화처럼 그려놓고 있었다.

    숲을 빠져나가자 찬바람이 얼굴을 후려친다. 세월에 역행하려는 남도 산의 모습이 못마땅했는지 느닷없이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싸락눈이 온산을 덧칠해 버린다.

    그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데 지나가는 경상도 아지매들은 "하늘에서 흰 구슬이 떨어진다"며 즐거워한다. 그러고 보니 올겨울 처음 맞는 눈이다.

    하늘은 변화무쌍했다. 오늘 산행 망쳤다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 파란 하늘이 드러나면서 산과 바다는 평온을 되찾았다.

    북쪽 봉황산(460.3m)으로 이어지는 굵은 능선이 꿈틀거리고, 새벽녘 먼바다로 나섰던 고깃배는 옥빛 바다를 가르며 소율항으로 유유히 들어선다.

    금오산 정상을 넘어서자 망망대해. 태평양 먼바다까지 터지고 한쪽은 금오열도의 크고 작은 섬들이 띠를 이은 듯 바다에 떠 있는가 하면, 그 뒤로 고흥반도

    팔영산이 얼굴을 삐죽 내밀었다.

    먹장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햇살에 다시 추색(秋色)에 젖어든 여수 돌산도 금오산 능선. 띠를 이은 금오열도는 은빛 도화지에 그린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이제 금오산 주봉을 오른다. 우뚝 솟은 바위봉우리인 247m봉에는 '금오산 정상'이라 새겨진 정상석이 서 있으나 정상은 이미 지나쳤다.

    그러나 아무렴 어떠리오, 발아래 멋진 바다가 펼쳐져 있고 하늘의 조화는 짤막한 오후 반나절에 봄, 가을, 겨울을 보여준 데다 이제 거북등 올라타고 먼바다로

    나아갈 기회까지 얹어주었는데.

    이렇게 꿈에 부풀어 있는 우리 마음을 눈치 챘는지 하늘에서는 싸락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순간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산 아래로 황급히 내려선다.

    그 모습이 또한 눈 내리는 겨울 풍경화였다.

     

    여행 수첩

    산행 길잡이
    율목치는 향일암을 3㎞쯤 앞둔 율리삼거리에서 오른쪽 돌산로를 따라 약 1.5㎞ 오르면 닿는다. 율목치~금오산~247m봉~향일암 산행은 2시간 정도 걸린다.

    조망이 목적이라면 향일암 기점 코스가 적합하다. 향일암 해우소 맞은편 산길을 들어서면 숲길과 가파른 바윗길을 거친 다음 데크길 따라 거북등무늬를 빼닮은 247m봉에 올라선다.

    '금오산 정상 323m'라고 음각된 정상석이 서 있으나 실제 금오산 정상은 북서쪽 약 1㎞ 지점에 솟은 323m봉이다.

    하산은 323m봉 쪽으로 향하다가 임포 갈림목에서 오른쪽 향일암 매표소 방향으로 내려선다. 약 1시간. 향일암은 문화재관람료를 받는다.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061)644-0309

    Oh! Yeosu 관광 비전 선포식 여수시는 한 해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9일 'Oh! Yeosu 관광 비전 선포식' 행사를 연다.

    이에 앞서 목표 달성 예상일인 8일 오후 5시 여수엑스포역 대합실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오동도 향일암 엑스포역 박람회장 방문객을 대상으로 숙박권 20장과 여행권 30장을 내건 경품 행사를 연다.

    이어 12월 한 달간 여수시 관광홈페이지(www.ystour.kr)에서 숙박 85장, 여행권 70장의 경품 이벤트도 한다. 문의 여수시청 관광과 061-690-2037

    대중교통
    여수 시내에서 111번(1일 18회), 113번(9회), 116번(4회) 시내버스는 고속버스터미널 버스 정류장을 경유해 향일암 입구까지 간다.

    116번(1일 3회) 시내버스는 고속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07:50, 12:25, 16:20)을 경유해 율목치를 넘어 성두까지 간다.

    여수시청 교통행정과 061-690-2349
    여수행 노선버스는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02-6282-0114), 광주유스퀘어종합터미널(062-360-8114), 대구서부시외버스터미널(1688-2824),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1577-9956)에서 운행한다.

    용산역을 출발해 서대전, 익산, 전주를 거치는 전라선 열차는 1일 19회(05:40~22:45) 운행한다.

    무궁화 약 5시간 20분 2만6400원, 새마을호 약 4시간 50분 3만9300원, KTX 약 3시간 40분 4만2800원.

    숙박(지역번호 061)
    향일암 부근에는 민박집과 펜션이 여럿 있다. 다도해민박 644-6345, 서울민박 644-7797, 해맞이펜션 010-5099-1421, 해맞이흙집 644-6789,

    바다풍경펜션 644-5222. 문의 임포리사무소 644-7002.

    금오산 북쪽 봉황산 서쪽 기슭에 조성된 봉황산자연휴양림은 남해 낙조 조망이 일품인 휴양림으로 2·4·6·8인용 산막이 12동 있다.

    문의 643-9180, 예약 huyang.yeosu.go.kr

    맛집
    향일암 입구 임포 일원에 돌산 갓김치 판매점과 식당이 여럿 있다.

    돌산 갓김치는 "적당한 습기를 실은 해풍을 맞으며 자랐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갓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게 주민들 자랑이다. 12월에는 석굴이 별미다.

    돌산도 순환도로 곳곳에 직화구이 전문 식당이 있다.

    안굴전굴구이식당 644-6553. 돌산대교 부근 여수 수산시장에서는 마음에 드는 수산물을 비교적 저렴한 값에 사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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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스락, 툭툭"… 낙엽이 소리내어 겨울을 알린다

  • 남양주=신준범 월간山 기자
  •  

    입력 : 2013.11.28

     

     

    자칫 잘못 발음하면 "죽음산"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주금산(814m)은 부정적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불릴 주(鑄)'에 '비단 금(錦)'을 쓴다.

    산 아래에서 보면 산세가 비단이 펄럭이는 듯해 비단산으로도 불렸음을 감안하면 '비단을 녹인듯 결이 고운 산'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주금산 독바위 동쪽의 바위봉우리에 서면 가평과 포천, 남양주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주금산은 경기도 동부의 화려한 바위 전망대다.

    비단 녹인듯 결이 고운 산

    촬영 : C영상미디어

    주금산은 수도권의 알려지지 않은 명산이다. 잘난 산세에 비해 비교적 등산객이 적은 건 서울에서 가깝지만 교통이 편리하지 않아서다.

    포천, 가평, 남양주의 경계에 있어 어느 지자체의 중심과도 가깝지 않다. 산의 서쪽인 포천 내촌면 토박이들은 독바위산이라고도 부른다.

    장독처럼 생긴 큰 바위가 서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기 때문이다. 스키를 즐기는 이들은 베어스타운 뒷산으로 여긴다.

    정상 북서쪽 기슭이 베어스타운스키장이다.

    주능선이 북에서 남으로 직선으로 뻗어 있어 원점회귀 코스를 잡기가 쉽지 않지만, 남양주시 수동면의 몽골문화촌을 기점으로 하면 가능하다.

    반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내촌면 쪽이 버스편이 많아 접근이 편하다. 주금산 몽골문화촌 원점회귀 산행을 위해 입산한다.

     

     (위부터) 주금산 비금계곡 / 비금계곡에서 오르다보면 기묘한 생김새의 거송을 만난다.

     

     

     

     

     

     

     

     

     

     

     

     

     

     

     

     

     

     

     

     

     

     

     

     

     

     

     

     

     

    몽골문화촌을 지나 산에 든다. 민박집 몇 곳을 지나자 서서히 산 분위기가 난다.

    옛날 선비들이 이곳에 놀러 왔다가 거문고를 숨겨뒀다 해서 비금계곡으로 불린다. 갈수기임에도 맑은 물이 흐르는 화려한 암반 계곡이다.

    이때는 산이 가장 초라한 시기다. 무성하던 잎사귀 다 떠나보내고 뼈대만 남아 추위에 떨고 있다. 그래서 산의 색깔도 흑백영화처럼 회색이다.

    가을을 떠나보낸 빈 산은 막 이삿짐을 싣고 떠난 집을 찾은 듯 어수선한 분위기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 달리 냄새는 향긋하다.

    낙엽송의 기분 좋은 솔잎 냄새가 물씬 풍긴다. 산이 울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말라비틀어진 마지막 낙엽들이 바람이 불 때마다 툭툭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갈림길에서 계곡을 버리고 능선을 따른다.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낙엽이다.

    디딜 때마다 발목까지 푹 빠지는 건 기본, 등산로가 낙엽에 묻혀 얼핏 보면 어디가 길인지 구분이 어렵다.

    낙엽 밑에 돌이라도 있으면 엉거주춤하게 덩실덩실 춤사위를 보여주기도 한다. 지능선을 올라서자 정상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주능선부터는 등산로가 선명하다.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의 늪

    헬기장과 독바위 부근. 산객들은 이곳에 오르면 각본이라도 짠 듯 멈춰, 감탄사를 뱉는다.

     

    뼈만 남은 신갈나무숲은 낙엽의 바다라 침대 위를 걷는 것 마냥 푹신하다.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가 익숙해지자 트인 헬기장이다.

    산객들은 각본이라도 짠 듯 멈춰, 감탄사를 뱉는다. 허름한 오르막길을 군소리 없이 오른 이에 대한 보상치곤 과한 경치다. 백미는 독바위다.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는 장독을 닮은 고풍스럽고 기운찬 바위다. 마른 가지만 나부끼는 휑한 계절 속에서도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모다.

    비단결 같은 단풍과 싱그러운 초록 잎이 없어도 주금산은 스스로 빛을 발하고 있다. 조망 명당답게 헬기장과 독바위 부근은 등산객이 많다.

     

     

    베어스타운으로 내려서는 하산길.

     

     

     

     

     

     

     

     

     

     

     

     

     

     

     

     

     

     

     

     

    직진하여 정상으로 간다. 독바위 갈림길에서 600m 가자 표지석이 있는 정상이다. 여기서 북으로 가면 베어스타운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나온다.

    몽골문화촌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이들은 정상 눈도장을 찍고 독바위 갈림길로 되돌아간다.

    갈림길에서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폐벙커를 지나 동쪽으로 난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완만한 터엔 어김없이 벤치가 있어 호흡을 가다듬고 일행과 두런두런 얘기 나누기도 한다.

    갈림길에서 불기고개로 이어진 능선길을 버리고 비금계곡으로 내려선다. 낙엽의 늪이다. 심한 곳은 무릎 언저리까지 발이 빠진다.

    묻힌 길을 찾으려 예민하게 감각을 세운다. 얼마 안 가 마음 놓이는 너른 계곡길이다. 나뒹구는 것들로 가득한 빈 숲을 내려선다.

    낙엽송 솔잎이 비단결처럼 비금계곡을 덮었다. 푹신하여 발 디딤은 물론 마음마저 편해지는 너른 숲이다.

    선비들이 두고 간 거문고 소리가 들릴 것 같은 매혹적인 산을 떠난다.

     

     

    여행 수첩

    산행 길잡이
    몽골문화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 산마루민박을 지나며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산마루민박 앞마당이 길이므로 그대로 통과해야 한다.

    현지 등산안내도에 비금계곡에서 왼쪽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2코스로, 독바위 동릉을 타고 오르는 길을 1코스로 표시해 놓았다.

    2코스로 올라 1코스로 하산할 경우 독바위 갈림길에서 벙커 아래로 이어진 길을 따른다. 동쪽 능선을 따르다 갈림길에서 남쪽 ‘비금리’ 방향으로 튼다.

    이어 코팅한 흰 종이에 ‘몽골문화촌’이라 적힌 안내판을 따라 내려가면 비금계곡이다. 어려운 바위 구간이지만 특별히 위험한 곳은 없다.

    몽골문화촌을 기점으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은 10㎞ 거리에 5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330-1번 좌석버스가 청량리역~상봉역~구리역~마석역을 거쳐 몽골문화촌까지 운행한다. 청량리역에서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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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이라기보다 산책… 황금빛 골짜기 타고 사뿐사뿐

  • 파주=김기환 월간 山 기자

     

  • 입력 : 2013.10.31

     

    경기도 파주 비학산(飛鶴山·454m)은 10년 전만 해도 일반인은 오를 수 없는 곳이었다. 바로 옆으로 임진강이 흐르는 남북 접경지대였기 때문이다.

    이 산은 1968년 '1·21 무장공비 침투 사태' 때 김신조 일당의 침투 경로로 이용됐고, 그 이후로도 무장간첩 침투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한 곳이다.

    지금도 초리골 동쪽 능선 삼봉산에 작은 데크와 함께 '김신조 숙영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탐방객들의 눈길을 끈다.

    일망무제 조망이 일품인 비학산 장군봉 전망대의 파노라마. 멀리 파주시와 법원읍 시가지가 보인다.

    2004년에야 개방된 무장간첩 침투 경로

     

     

    (위부터) 장군봉 직전의 급경사 구간 /
    비학산 등반 출발지인 초리골저수지.

     


    이곳에서 출발하면 장군봉을 거쳐 정상까지 1시간 30분 걸린다.

    비학산은 민간인 출입 금지 구역으로 묶여 있다가 2004년 파주시가 삼림욕장으로 개발하며 개방됐다.

    나지막한 산이지만 주능선 곳곳에 전망대 역할을 하는 바위가 많아 조망이 뛰어나다.

    울창한 숲과 편안한 산길로 산책을 겸한 가벼운 산행에 좋은 입지를 지닌 곳이다.

    파주시와 문산읍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며 주말이면 많은 주민이 찾는다.

    비학산 줄기는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으며 좌우로 능선을 벌려 초리골을 감싸고 있다. 이름처럼 학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초리골은 법원읍에서 가까워 산행코스로 안성맞춤인 장소이다. 골짜기를 따라 난 도로를 따라 걸어도 되고, 좌우로 뻗은 긴 능선을 타고 오를 수도 있다.

    어떤 코스를 잡아도 큰 무리 없이 산행이 가능하다.

    이른 아침 초리골 상류의 저수지에 도착했다. 골짜기 주변 산자락은 단풍이 물들어 온통 황금빛이었다. 조용한 산골의 가을이 절정을 향하고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 신발끈을 동여매는 손끝이 시릴 정도. 하지만 옹기종기 솟아오른 나지막한 봉우리에 마음은 편했다.

    454m. 부담 없는 높이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바람을 맞고 추락한 낙엽이 산길에 수북했다. 발을 옮길 때마다 부스럭거리는 정겨운 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산자락을 둘러가는 편안한 길을 따라 천천히 고도를 높였다. 마지막 구간의 100m 급경사를 통과하니 장군봉 직전의 고갯마루에 올라섰다.

    널찍한 공터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주능선으로 따라 전망대로 향했다.

    법원읍·파주시까지 한눈에

    장군봉 남쪽의 장군바위 전망대는 비학산에서 가장 조망이 뛰어난 장소다. 길게 뻗은 초리골이 한눈에 드는 시원한 풍광이 압권이었다.

    법원읍내는 물론 파주 시가지까지 내려다보인다. 이 특이한 마름모꼴 전망 데크는 '파주 포토 10경' 중 한 곳으로 꼽을 만큼 경치가 좋았다.

    (좌부터) 시원한 풍광이 압권인 장군바위 전망대 / 등산객이 초리골이 내려다보이는 장군바위 인근을 지나고 있다.

     

    장군봉은 전망대에서 불과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다. 하지만 작은 정상석 외에는 별다른 볼거리가 없다.

    계속해 유순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다 보니 평상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는 등산객들을 만났다. 주말을 산에서 보내는 보통사람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대피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북쪽 고갯마루를 거쳐 비학산 정상에 올랐다. 북동쪽 직천저수지 너머로 감악산이 우뚝 솟은 모습이 눈길을 끄는 장소였다.

    그 옆으로 마차산과 소요산이 멋진 스카이라인을 그리며 길게 늘어섰고, 동두천 시가지 역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였다.

    비학산 일대는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던 지역이라 자연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등성이에는 부드러운 흙길 구간이 많아 오랫동안 걸어도 부담도 없다.

    등산로 주변에서 손쉽게 야생화나 버섯을 볼 수 있고, 사람들 발길이 닿지 않은 산중에는 짐승도 많다. 비록 산은 작지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여행 수첩

    비학산은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산길을 걸으며 무장공비 숙영 장소, 은굴, 두루뫼 민속박물관, 장군바위 전망대, 매바위, 칼바위, 날바위 등을 만날 수 있다.

    수락산~도봉산~북한산의 날카로운 산릉을 조망하는 재미도 남다르다.

    산길은 여러 가닥이다. 그 가운데 파주시 법원읍 시립법원도서관에서 시작되는 초리골 기점의 산행이 인기다.

    정상을 오르는 가장 쉬운 길은 초리골 상류의 초리골저수지에서 산자락을 타고 장군봉 전망대를 경유하는 코스다.

    저수지에서 시작하면 40분 남짓이면 전망대에 설 수 있다. 이후 대피소(쉼터)를 거쳐 비학산 정상까지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시립법원도서관~초리골저수지~장군봉~정상 코스는 약 5.5㎞ 거리로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초리골 초입의 초계탕(식당)에서 출발해 암산~삼봉산 2봉 남서릉~대피소~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도 인기다. 약 6.5㎞ 거리로 세 시간 이상 걸린다.

    이 코스 중간의 삼봉산 1봉 서쪽 지능선 바위 지대에 '무장공비 숙영지'가 있다.

    찾아가는 길

    자가용 차량은 통일로(문산 방면)를 이용해 파주를 거쳐 법원리로 간다.

    자유로(문산 방면)를 통해 문산을 거쳐 법원리로 접근할 경우 거리는 멀지만 길이 막히지 않으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연신내에서 17번(구 303번) 버스를 이용해 법원읍으로 간다. 구파발역~관산동(벽제)~내유동~봉일천~금촌~월롱~파주읍~용주골~법원읍~시립법원도서관

    (초리골 입구) 경유 갈곡리(종점)로 운행.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30번 버스는 구파발역(지하철 3호선)~관산동~봉일천~파주역(경의선)~파주읍사무소~세경고교~법원사거리

    ~천현초교~삼성대마을회관~금곡리~운담리 경유 적성터미널로 운행한다.

    식사

    산행 기점인 초리골 일대 식당에서 각종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초리골 입구 승잠원(031-958-9522), 초리골초계탕(031-958-5250), 초리골 오리숯불구이(031-958-5295), 초리연(031-959-2179)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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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굽이치는 태극 물결을 본 적이 있는가

  • 홍천=김기환 월간 山 기자
  •  

    입력 : 2013.10.17

    사람마다 산을 오르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강원도 홍천 금학산(金鶴山·654.6m)을 찾는 산꾼들은 대부분 한 가지 목적을 가지고 산길을 걷는다.

    다름 아닌 '조망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다. 금학산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완벽한 태극 문양을 이루며 흐르는 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굽이굽이 휘어진 홍천강이 그려낸 수태극(水太極)의 절경이 이곳에 있다.

    홍천 금학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홍천강. 굽이굽이 휘어져 태극 문양으로 굽이치는 강줄기가 장관이다.

     

    태극 문양의 홍천강 조망

    금학산은 홍천군 북방면과 남면 경계에 솟아 있다. 홍천강이 굽이치며 돌아가는 곳에 위치한 전망대 같은 봉우리다. 강원도의 산치고는 아담한 편이다.

    하지만 강 옆에 당당하게 솟구친 모양새는 결코 범상치 않다. '큰 인물이 날 산세'라는 소문에 일제 강점기에 산정에 쇠말뚝을 막았다고 한다.

    바로 옆 팔봉산과 함께 홍천을 대표하는 명산으로 꼽힌다.

    노일리 화계초등학교 노일분교 주변에서 산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았다. 학교 뒤 길옆에 외지 번호판을 단 차들을 나란히 세워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 바로 옆에서 어렵지 않게 등산로 안내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택과 농지 사이의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후 늦은 시간의 산행이지만 두 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어 부담은 없었다.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등산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산 위에서 보는 홍천강 전망이 환상적입니다. 그들의 얼굴에서 산행 뒤의 행복감이 느껴졌다. 기대를 가지고 천천히 발을 옮겼다.

    경주김씨 제각(祭閣)을 지나 숲이 짙은 작은 계곡을 따라 오르니 편안한 능선길이 나타났다.

    낙엽이 살짝 깔린 오솔길을 따라가며 느긋하게 가을 분위기를 즐겼다. 주변은 온통 숲으로 가려 전망은 없었다. 하지만 숲이 주는 아늑함만은 최고였다.

    정상이 가까워지며 점점 길이 가팔라졌다. 지그재그로 비탈을 가르는 산길에서 숨을 헐떡인 뒤 주능선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금학산 정상은 불과 100m 거리. 한달음에 도착한 산정에는 아담한 정상석과 널찍한 전망데크가 조성되어 있었다.

    금학산을 찾은 이들을 위해 만든 쉼터였다. 땀에 젖은 배낭을 벗어 던졌다.

    "이렇게 멋지게 굽이치는 강이 또 있을까요!
    정상의 조망은 일망무제 그 자체였다. 뱀이 똬리를 튼 듯 구불구불 흘러가는 홍천강이 발아래 빛났다.

    누렇게 익어가는 남노일리의 가을 들녘과 강물이 어우러지며 춤을 췄다. 그 뒤로 둘러싼 봉화산과 오음산, 매화산, 금물산은 한 폭의 병풍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철탑 하나 눈에 거슬리지 않는 깨끗한 산하가 펼쳐지고 있었다.

     

    석양 물든 가을 정취

     

     울창한 숲 속 등산길을 걷고 있는 등산객들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수석처럼 아기자기한 산세를 자랑하는 팔봉산이 아득하게 내려다보였다.

    바로 옆을 흐르는 강물이 물고기처럼 비늘을 반짝이며 튀어 올랐다. 용문산에서 뻗어 나온 장락산 줄기가 그 뒤를 감싸며 돌아갔다.

    강원 내륙의 수려한 산악지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멋진 전망대였다.

    주변을 돌아보며 즐기는 사이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석양이 물들기 시작한 금학산 꼭대기는 가을 정취가 가득했다.

    바람맞은 마른 잎이 몸을 비비며 '우수수~' 울어댔다. 이대로 몇 시간이고 앉아 머물고 싶었지만, 가파른 하산길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어두워지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내려놓고 서둘러 산을 빠져나왔다. 한 줌밖에 남지 않은 금학산의 가을은 그렇게 깊어갔다.

     

    여행 수첩

    산행길잡이

    금학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많은 산길이 방사형으로 뻗어 있다.

    취재팀이 답사한 북방면 노일리 노일분교에서 시작해 경주김씨 제각~남릉~정상으로 이어진 코스는 약 2.2㎞ 거리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금학산의 산길 가운데 제일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마지막 능선으로 오르는 구간의 경사가 상당히 급하니 주의해야 한다.

    북노일리 마을 노인정 앞에 주차가 가능하다. 이곳에서 마을 뒤편의 ‘고인돌 잔등’이라는 별명의 능선을 따를 수도 있다.

    능선 상단부에 고인돌을 닮은 기암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있어 정상으로 오르는 데 불편함은 없다.

    약 2.8㎞ 거리로 2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이곳 역시 막판에 가파르다.

    금학산 북쪽의 금학산관광농원~북동릉으로 정상에 오르는 코스도 있다. 남노일리에서 남동릉이나 핏절골을 이용해 정상으로 산행도 가능하다.

    이들 코스를 이용해 출발지점과 종점이 멀지 않은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하다. 취향에 따라 주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종주산행도 즐길 수 있다.

     

    교통

    일단 강원도 홍천까지 간다.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1일 17회(06:30~ 21:30) 운행하는 홍천행 무정차 버스 이용. 1시간 30분 소요,

    상봉터미널에서 1일 43회(06:20~21:10) 운행하는 홍천행 버스 이용. 홍천 시외버스공용정류장(033-432-7893, 7788)에서 양덕원~용수를 경유하는 버스 이용.

    문의 현대교통 (033)433-0015, 433-0016.

    금학산 기점인 북노일리 일대는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아 자가용으로 가면 편하다.

    수도권에서는 홍천 방면 44번 국도를 타고 단월에서 좌회전, 70번 국지도를 따라 명성터널~굴업리 삼거리에서 우회전, 9번 지방도로 들어가 대명비발디스키장을 경유한다.

    대명비발디스키장에서 약 5㎞ 가면 왼쪽으로 느티나무식당이 보이고, 약 500m 더 가면 팔봉리 삼거리다. 이곳에서 오른쪽 좁은 길로 약 1.5㎞ 가면 팔봉교라는 작은 다리로 홍천강을 건넌다.

    이후 1㎞ 떨어진 북노일교를 지나 ‘노일강변펜션타운’ 방향으로 약 5㎞ 가면 북노일리 마을에 이어 노일분교에 닿는다.

     

    맛집

    여행 기점인 노일분교 터 옆의 원조막국수집(435-4290)은 주인 이봉례씨가 이 자리에서 30년 넘게 운영하는 곳이다.

    산행 전후에 막국수로 가볍게 허기를 달래기 좋은 곳이다. 금학산에서 멀지 않은 팔봉산유원지에 많은 음식점이 몰려 있다.

    이 중 팔봉쉼터식당(033-434-9196)은 매운탕 전문으로 쏘가리와 잡어, 메기 등을 맛깔 나게 끓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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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산은 몇 개나 될까?


    산의 수는 총 4,440개(산림청-2006년 10월~2007년 11월 조사)


    산림청-2005년 통계연보) /「산, 봉, 재, 치(티), 대」등 산으로 분류될 만한 자연지명은 8,006개

    (「재, 치(티), 고개」는 제외)


    여러 시·군에 걸쳐있는 산은 편의상 최고 봉우리가 가장 많이 포함된 시·군에 존재하는 것으로 분류


    제주도 오름의 경우는 비고(지표고) 200m 이상인 오름을 독립된 산으로 분류

    (제주도에는 총 386개의 오름이 있으며, 이중 비고가 200m 이상인 8개의 오름을 산으로 분류)


    경북이 680개로 가장 많고, 경남이 635개, 전남 568개, 강원도 517개, 제주도가 55개로

    가장 적은 수의 산을 보유


    강원도의 경우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산이 많다

    (산림면적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산의 수는 네 번째로 많은 특징)


    특·광역시별 산의 수는 대구가 80개로 가장 많고, 광주, 부산 등의 순

    시·군 단위별로는 경남 고성군이 68개로 가장 많고, 경남 산청군, 강원 홍천군 순


    인구 대비로 본 산의 수 -강원도의 경우 인구 1만명당 산의 수가 3.34개로 가장 많다.

    (서울은 인구 1만명당 산의 수가 0.04개)


    가장 많이 쓰이는 이름은 '봉화산'이 47개, '국사봉', '옥녀봉', '매봉산' 순


    등산은 우리나라 18세 이상 성인 5명 가운데 4명이 1년에 한번 이상 즐기는 취미생활(약 1천5백만명 정도가 매월 정기적으로 산행-연간 등산인구 만도 4억6천만명-가장 활성화된 우리 국민의 취미생활)

     

    (강원도)


     

     

    (경상도)

     

     

    (서울경기)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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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려오는 데만 6시간 반… 공작새를 본 듯도 하네

  • 홍천=박정원 월간 山 기자

     

  • 입력 : 2013.08.08

    강원 홍천_공작산

    '홍천의 산과 물은 맑고 기이하다.(…) 공작산은 현의 동쪽 25리에 있는데, (세조의 비(妃)) 정희왕후(貞熹王后)의 태를 봉안하였다.'(신증동국여지승람)'

    골짜기가 깊고 기암절벽으로 된 봉우리들이 하늘을 찌르듯 겹겹이 솟아 있는 모습이 공작새와 같다 하여 공작산이라 한다.'(한국지명총람)
    강원도 홍천 공작산(孔雀山·887m)에 대한 기록들이다. 공작산이란 이름부터 눈길을 끈다.

    어디서, 어떻게 유래했는지 궁금하다. 이에 대한 설명은 홍천 국유림관리소의 공작산 소개에 잘 나와 있다.

    '산세의 아름답기가 한 마리의 공작새가 두 날개를 활짝 펼친 듯한 형국이라 하여 공작산이라 한다.

    봄에는 철쭉 군락, 여름에는 맑고 풍부한 물과 울창한 산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 절경, 겨울 눈 덮인 산에선 공작산 백설의 아름다움과 수목이 펼치는 눈꽃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능선과 봉우리로 연결된 등산로

    지도를 놓고 보니 공작산 정상에서 홍천읍까지 뻗은 능선이 영락없는 공작새 모습이다.

    공작산 정상이 새 머리 부분이고, 꽁지 같은 능선이 홍천읍으로 내려져 있다.

    공작산 정상부터 세조의 흔적이 서린 수타사(壽陀寺)까지 종주하기로 하고, 공작산 생태숲 해설가인 차주원씨에 자문했다.
    "수타사에서 약수봉 올라가는 길은 너무 가팔라서 정상까지 갔다 돌아오려면 하루 꼬박 잡아야 할 겁니다.

    거꾸로 공작현(고개)에서 내려오더라도 6~7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수타사에서 택시를 불러 공작현으로 향했다. 공작산 정상에 가장 근접한 공작현에서 정상으로 올라 수타사로 내려오기로 방향을 정했다.

    공작산 등산로의 가장 긴 종주 코스다. 공작현에서 공작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엔 '정상 2.7㎞'란 이정표가 방향과 시간을 가늠케 해준다.

    등산로로 들어섰다. 시원한 숲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등산로가 아니라 호젓한 숲속을 걷는 느낌이다.

    긴 장마 끝에 찾아온 내리쬐는 햇빛을 숲들이 가려준다.

    공작현까지 오르는 택시 안에서 기사가 "혹시 뱀 잡으러 온 땅꾼 아니죠? 복장을 보아하니 그런 것 같지는 아닌데, 공작산엔 뱀이 많아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고 했다.

    실소를 금치 못하면서도 '뱀이 많다는 건 아직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이고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이어 문바위골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난다. 문바위골에서는 등산로와 계곡이 나란히 간다고 한다.

    등산로는 오르막길로 오르다 다시 내리막길로 연결되는 봉우리의 연속이다. 능선으로만 연결돼 있다. 좁은 능선길은 양쪽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위험하지는 않지만 조심해야 한다.

     

    공작이 알 품은 듯한 명당

    수타사 (출처 : 수타사 생태숲 홈페이지)

     

    오르락내리락하는 산 형세는 서거정(徐居正·1420~1488)의 '신증동국여지승람'표현처럼 정말 기이하게 느껴진다.

    정상(887m)까지 가면서 몇 개의 봉우리를 넘었는지 모를 정도다. 낮다고 얕보다간 큰코다칠 산이다.
    숲은 정말 좋다. 우거진 녹음은 몸과 마음을 더욱 맑게 해준다. 쭉쭉 뻗은 낙엽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마침 인기척에 놀란 뱀이 숲 속으로 스르륵 사라진다. 전날 내린 비에 젖은 몸을 말리려 똬리를 틀고 있었는가 보다.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 봉우리가 몇 개인지 모르겠다. 정상 비석도 두 개나 있다. 밧줄을 잡고 올라갔다 내려와야 하는 거친 봉우리가 세 개나 있다.

    GPS로 측정해보니 전부 884m다. 정상에서는 홍천군 일원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남쪽 능선으로 영서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고찰인 수타사가 있다.

    공작산은 마치 공작이 알을 품고 있는 듯한 공작포란형(孔雀抱卵形)이라고 한다. 그 명당에 수타사가 자리 잡고 있다.

    수타사는 서기 708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알려져 있으나, 원효는 686년 입적했으므로 사실과 맞지 않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절이 자장·의상·원효 등이 창건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절의 격(格)을 높이기 위한 한 방편이지 않나 싶다.

    명당이라 그런지 로또 407억원에 당첨된 사람과 2·3등에 당첨된 사람이 인근 두촌면에 살고 있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수타사에는 보물 제745호인 '월인석보'가 있다.

    세조가 등창을 치료하기 위해 오대산 상원사로 가면서 날이 저물자 왕비의 태가 봉안된 이곳에 하룻밤 머물며 기념으로 남기고 간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수타사 하산 지점에 거의 도달하면 시원한 계곡이 기다리고 있다. ?소와 용담 등의 계곡엔 많은 사람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차주원씨는 "공작이 알을 품고 있는 명당이고, 세조와 왕비 정희왕후의 흔적이 남아있는 역사가 깃든 산"이라고 했다.


     

     

    여행 수첩

    등산가이드
    공작산 정상 올라가는 남쪽 코스는 공작현·문바위골·안골·공작릉·수타사 등이 있고, 북쪽에서는 군업리 코스 등이 있다.

    동쪽 공작현에서 서남쪽 수타사까지는 총 11㎞로, 걷는 시간만 6시간 20여분쯤 소요.

    승용차를 가지고 가면 수타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생태숲주차장에 주차하고 택시로 공작골이나 안골로 가서 등산하는 게 좋다.

    택시비는 2만원 내외.
    등산 문의 (지역번호 033) 동면사무소 430-2606, 홍천국유림관리소 433-2497.

    교통
    자동차를 타고 경춘고속도로나 5번·44번 국도를 이용해 홍천연봉삼거리에서 수타사나 생태숲 방향으로 가면 된다.

    고속버스는 동서울종합터미널이나 상봉터미널에서 홍천 가는 버스편이 있다. 1시간 30분 소요.

    노선버스 문의 (지역번호 033) 홍천 종합버스터미널 432-7891~5, 택시 434-311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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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철 타고 1시간 남짓… 남한강 품은 '자연 전망대'

      • 양평=김기환 월간 山 기자

           

    양평 추읍산

    
	경기도 양평 추읍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조망
    경기도 양평 추읍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조망. 여주와 양평 일대를 흐르는 남한강 일대 모습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경기도 양평 추읍산(趨揖山·582m)은 우뚝 솟은 모습이 인상적인 봉우리다. 해발 고도는 그리 높지 않아도 독보적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이다.

    특히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서쪽 남한강 일대 전망이 탁월하다. 북쪽으로 커다란 병풍을 형성한 용문산 줄기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추읍산은 중앙선 전철이 개통되며 수도권 전철 산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원덕역을 기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이용하면 하루 산행으로 안성맞춤이다.

    중앙선 전철 개통 후 인기

    원덕역은 시골 동네 한가운데 둥지 튼 전철역이다. 고층빌딩과 화려한 간판으로 눈이 어지러운 양평역과 비교할 수 없이 조용하다.

    얼마나 한적한지 역 앞에 작은 가게 하나 보이지 않았다.

    전철역 앞에 서 있는 '추읍산→' 안내판을 따라 마을을 통과한 뒤 잔잔하게 흐르는 '흑천' 위의 다리를 건넜다.

    추읍산 1코스. 정상으로 오르는 가장 짧은 길이다. 수풀이 우거진 강변길을 따라 산으로 접어들었다.

    잠시 뒤 까칠한 노면의 만만치 않은 비탈이 나타나며 길 폭이 넓어졌다. 주변을 둘러싼 숲도 한층 짙어졌다.

    한낮에도 뜨거운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고마운 숲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소나무가 굵어지며 기분이 상쾌해졌다.

    추읍산은 수도권 전철역 주변의 산치고는 상당히 수수했다.

    평일이라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호젓한데다,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데크길이나 계단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랜만에 자연 그대로의 산을 접하며 마음이 편안했다.

    하지만 산에서 방심은 금물. 양평 시가지가 보이는 작은 쉼터를 지나니 길이 급격히 가팔라졌다.

    정상 직전에 길은 북쪽을 향해 산비탈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잠시 뒤 추읍산 정상부의 평탄한 능선 위에 섰다.

    여기서 오른쪽 숲길을 따르니 넓은 헬기장에 이어 추읍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석이 세워진 산정에서 보는 조망은 막힘이 없었다.

    특히 서쪽으로 내려다보이는 남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양평 추읍산 지도
    남한강 조망 일품

    추읍산의 옛 이름은 '칠읍산'이다. 산꼭대기에서 양평, 개군, 옥천, 강상, 지제, 용문, 청운 모두 7곳의 고을이 보인다고 해서 일곱 칠(七)과 고을 읍(邑) 자를 붙인 지명이다.

    날이 좋으면 이들 가까운 주변 고을뿐 아니라 구리, 이천, 여주까지도 볼 수 있는 환상적인 전망대다. 장쾌한 조망에 가슴이 시원해졌다.

    땡볕을 피해 나무 그늘에서 숨을 고른 뒤 추읍산 주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했다.

    하산은 추읍산 2코스를 타고 삼성리 방면으로 내려서는 것이 정석.

    산수유 축제가 열리는 주읍리 방면의 산길도 있지만, 봄철 산수유 개화시기가 아니면 추천하지 않는다.

    전철역에서 너무 멀어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로 북쪽으로 뻗은 주능선을 걷다 보니 갈림길이 나타났다.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선 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었다.

    드디어 기대하던 약수터가 코앞이다. 시원한 물 한 모금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천천히 내리막을 걸었다.

    ■여행 수첩

    추읍산은 나지막한 봉우리로 어느 코스로 오르더라도 2시간이면 정상에 설 수 있다.

    중앙선 전철역인 원덕역(추읍산역)에서 흑천 건너 두레마을~북서릉~정상 구간을 1코스, 산 북쪽인 용문면 삼성리 중성마을~북릉~정상 구간을 편의상 2코스로 부른다.

    그 밖에 산 남쪽 개군면 주읍리~남동릉, 주읍리~남릉, 산 남서쪽 내리 추읍산 산림욕장~북서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있다.

    주읍리에서 오르는 코스는 산수유 개화 시기인 4월 초에 많은 이들이 찾는다.

    원덕역에서 두레마을을 거쳐 오르는 1코스는 용문면(북쪽)과 개군면(남쪽) 경계를 이루는 능선을 따르는 산길이다.

    이 능선길 상단부 전망 쉼터인 383m봉에서 원덕역 일원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이후 내리 갈림길부터 북릉으로 이어지는 길은 급경사에다 계속 밧줄이 이어져 있다.

    표지석이 있는 정상 일대의 조망이 가장 좋다. 원덕역에서 정상까지 1시간 40분가량 걸린다.

    하산은 북릉을 경유해 약수터~중앙선 전철교각~삼성리 중성마을로 이어지는 2코스를 이용한다.

    정상에서 삼성리까지 1시간 30분이면 내려설 수 있다. 이후 삼성교~강변도로~원덕역으로 이어지는 희망볼랫길을 걷는다.

     강변길만 약 40분 소요.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양평, 원덕, 용문역행 전동차가 운행한다. 이 중 용문역으로 가는 중앙선 수도권 전철을 이용해 원덕역(추읍산역)에서 하차.

    이 전철은 용산역(국철 및 1호선 전철 환승)~이촌역(4호선 환승)~옥수역(3호선 환승)~왕십리역(2호선, 5호선 환승)~청량리역(국철 환승)~회기역(1호선 환승)~신상봉역(7호선 및 경춘선 전철 환승) 등에서 갈아탈 수 있다.

    원덕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신내 마을에 솜씨 좋은 음식점들이 있다. 이곳의 신내매운탕(031-773-3853)과 신내참숯장어구이(031-774-1592)는 3인 이상이면 원덕역까지 차량으로 태우러 나온다.

    원덕역에서 추읍산으로 가는 강변길 옆 농원의 비닐하우스에서도 음식을 판다. (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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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꽃처럼 아름답게 꽃을 피운 전호 군락. 6월 중순 지는 야생화다. 금대봉 북릉상의 동산 같은 언덕배기>

     

     

    강원도 태백 금대봉(金臺峰·1418.1m)과 대덕산(大德山·1307.1m)이 여름 꽃으로 단장하기 시작했다.

    금대봉에서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산릉 동쪽 일원은 환경부가 1993년 4월 26일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 관리하는 지역으로 1000종류에

    가까운 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곳이 여름에 접어들면서 천상화원으로 변하고 있다.

     

    검룡소 주차장에서 개울 건너 굴골로 들어서는 순간 뻐꾸기 울음소리가 청랑하게 들려온다.

    태백 산악인 김부래(72·숲해설사)씨는 "나 여기 있다"며 짝을 찾는 소리란다.

    지금 서울은 영상 32도. 폭염에 가까운 날씨다. 그러나 백두대간 기슭의 숲은 대기의 뜨거운 기운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여름이 다가오는데도 선선한 봄을 고수하려는가 보다.

    "저기 눈빛승마가 피어 있네요. 활짝 피면 눈꽃송이 같아요. 한여름 설경(雪景)처럼 진풍경을 이루죠. 어라, 저기 수정난도 있네.

    보기 힘든 식물인데…."

    막 꽃봉오리가 피어난 노랑물봉선을 보며 슬며시 미소 짓고, 벌나비를 유혹하기 위해 초록색 잎이 분홍빛으로 변하고 진한 향기를 내다가

    잎에 가린 작은 꽃이 수정을 끝내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쥐다래 얘기를 듣노라니 어느 새 쑤아밭령(1120m), 백두대간이다.

    쥐오줌풀(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쥐오줌풀

     

    대간에 올라서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울어대는 벙어리뻐꾸기 소리는 산세를 더욱 깊게 꾸며주고, 금대봉 쪽으로 오를수록 숲 또한 점점 짙어진다.

    심연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그러다 아늑한 숲의 분위기에 홀려 엉뚱한 곳으로 내려서다 일행을 만나 방향을 잡은 속초 등산인 부부와 함께 금대봉 정상에 올라서자

    울긋불긋한 등산객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야생화 천국 금대봉에서만큼은 등산객도 한 명 한 명 야생화나 다름없다.

     

    "쉿~, 조용히 걸으세요. 나비가 날아가요. 이제부터 천상화원이에요."김부래씨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금대봉은 꽃단장한 모습으로 반겨주었다.

    정선 일원의 고봉준령이 한눈에 들어오는 정상에서 짙은 숲길로 들어서는 순간 소영도리나무는 빨간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고,

    산림도로로 내려서자 큰앵초가 예쁜 꽃을 활짝 피우고, 범꼬리는 이름처럼 범 꼬리 모양의 꽃을 막 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김부래씨의 손에 이끌려 임도(林道)를 벗어나 둥그스름한 동산에 올라선다.

    달덩이처럼 부드러운 동산 위에는 전호가 하얀 꽃밭을 이루고 산 밖에는 층층나무 꽃이 푸른 숲을 한층 아름답고 곱게 꾸며주고 있는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자, 이제부터 우리 모두 모시나비가 되는 거예요. 이 꽃에도 앉아보고 저 나뭇잎에도 슬쩍 올라보고.

    그렇게 훨훨 날아 분주령 거쳐 대덕산 정상에 올라서노라면 우린 아마 들꽃이 돼 있을 거예요."

    입담 좋은 김부래씨 얘기를 듣는 사이 겨드랑이가 가려워진다. 나비처럼 날개가 돋아나려나보다.

    금대봉 가는 길에 만난 야생화들


     

    여행 수첩

    산행 길잡이

    검룡소주차장~쑤아밭령~금대봉~대덕산~검룡소 주차장을 잇는 원점 회귀 산행은 약 14.5㎞로 5시간 이상 걸린다.

    야생화를 충분히 감상하면서 산행하려면 2시간 정도는 더 잡아야 한다.

     

    차로 접근이 가능한 두문동재(싸리재·1268m)를 기점으로 잡으면 2시간 정도 짧아진다.

    금대봉~분주령~대덕산~검룡소주차장 코스는 9.4㎞ 약 4시간.

    주차장 500m 위쪽 갈림목에서 개울 건너 골짜기 안에 위치한 검룡소(儉龍沼)도 꼭 들르도록 한다.

    한강 발원지로서 하루 2000t의 물이 샘솟는다.

    금대봉 정상 북쪽 임도에서 분주령을 거쳐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동쪽 일원은 환경부가 지정한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으로서 5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방하며, 태백시에 입산 신청을 해야 산행이 가능하다.

    1일 제한인원 300명. 태백관광 홈페이지(tour.taebaek.go.kr)→‘사전예약제 클릭하기’→‘신청하기’ 순으로 클릭. 매달 20일부터 다음 달 예약 가능.

    예약이 안 될 경우 쑤아밭령~금대봉~두문동재(싸리재) 백두대간 종주 코스를 따르도록 한다.

    금대봉 정상에서 북쪽 길을 따르다 산림도로에서 왼쪽 방향으로 가면 야생화를 감상하며 두문동재로 갈 수 있다.

    교통

    검룡소행은 태백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6시 30분 1회, 검룡소에서 태백행은 오후 7시 1회 출발한다.

    두문동재행 노선버스는 없으므로 택시를 이용한다.

    태백시내에서 검룡소 혹은 두문동재(싸리재)까지는 약 2만원, 검룡소에서 두문동재까지는 약 3만3000원. 태백합동콜택시 (033)552-4747.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1688-5979, www.ti21.co.kr), 부산 동부버스터미널(1688-9969), 대구 북부시외버스정류장(1666-1851),

    대전 동부시외버스터미널(1577-2259) 등지에서 태백행 노선버스가 다닌다.

    또는 1일 7회 운행하는 청량리발 태백선 열차(3시간 30분~4시간) 이용. 승용차로 두문동재에 오르려면 정선 방향에서 두문동재터널 직전

    갈림목에서 오른쪽 찻길로 올라서도록 한다.

    숙박

    해발 700m 고지에 조성된 태백고원자연휴양림(033-582-7440, forest.taebaek.go.kr)과 태백산도립공원 당골 개울가에 위치한 태백산민박촌

    (033-553-7460, minbak.taebaek.go.kr)은 한여름에도 시원하고 쾌적한 휴양지다. 검룡소 입구에도 작은 민박집이 몇 곳 있다.

    전통테마마을 검룡소민박(4인 가족용 6월 비수기 5만원, 여름 성수기 10만원) 010-8872-7451.

    맛집

    태백 한우는 고원준령 초원에서 약초를 먹고 자라 육질이 뛰어나다는 게 태백시민들의 자랑. 갈비살, 육회, 육사시미 200g당 각 2만5000원.

    태성실비(033-552-5287).

    돼지고기 훈제꼬치(8000원) 전문점인 공룡갈비(033-553-9229)와 태백닭갈비(033-553-8119)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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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인의 사람과 길] 온통 綠이었다… 온몸의 毒을 씻었다

    • 박종인 여행문화 전문기자

    입력 : 2013.06.13

    강원 삼척 무건리 이끼계곡

    
	산솔마을 소나무

    허풍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다. 강원도 삼척 육백산 산중에 있는 무건리 계곡은 무릉도원(武陵桃源)이다.

    가보지 않고서는 쉽사리 동의하지 않겠지만, 방법이 없다. 그만큼 깊은 산 속에 숨어 있는, 천하 비경이다.

    인간이 끼어들 틈 없이 산과 바람과 물과 이끼가 자기들끼리 만들어낸 낙원이다. 여정은 이렇게 잡아본다.

    영월 산솔마을~상동 이끼계곡~태백~무건리. 당신은 지금, 무건리로 가는 길이다.

    #산솔마을과 상동 이끼계곡

    영월 청령포에 갇혔다가 사약(賜藥)을 받은 단종은 태백산 산신령이 되었다. 산을 지키려 고개를 넘다가 들른 곳이 산솔마을이다.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그를 배웅한 이가 마을 소나무였다<윗 사진>. 산솔마을은 31번 국도 영월에서 태백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다.

    구절양장(九折羊腸) 수라리재를 넘어 중동면을 지나면 나온다.

    오른편엔 맑은 옥동천이 흐르고 왼편 언덕에는 기품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제약회사 조선무약이 이 소나무를 모델로 기업 로고를 만들고 주변을 관리한다. 이곳 주차장에서 일단 멈춤. 소소한 산책을 즐기기에 딱 좋다.

    여기에 민박하며 나머지 여정을 이어도 좋다.

    태백산신령이 지나간 길을 따라 태백쪽으로 이어간다. 상동읍소재지를 지나면 두 번째 기착지 이끼계곡이다.

    길 왼편으로 칠량이계곡 장산야영장 팻말이 보이면 차 머리를 돌려 500m 내려간다. 왼쪽으로 인공 구조물이 보이면 중앙선을 넘어 그 앞 공터에 차를 댄다.

    나물 채취를 막기 위한 바리케이드 옆으로 들어간다.

    서늘한 흙 냄새와 피톤치드 향이 가슴을 파고들고, 당신은 놀란다. 태고의 자연이 거기에 있다.

    길 끝까지, 왼쪽 개울은 흙도 바위도 모두 이끼로 뒤덮여 있다. 당신만 숨을 죽인다면 들리는 소리는 오직 물소리밖에 없다.

    여린 이끼 위로는 사람 발자국이 보이지 않으니, 푸름으로 가득한 그 신비 앞에서 사람들은 도덕적이 된 듯하다.

    여기 더 머물고 싶은 유혹을 얼른 떨쳐버리자. 우리는 무건리로 가야 한다.

    길은 태백에서 일단 멈춤이다. 수도권에서 떠났다면 이 즈음이 저녁 시간이다.

    관광도시 태백에서 1박을 하면서 한우로 체력을 보충하며 고원도시의 서늘한 밤을 즐긴다.

    안타깝지만,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黃池)는 공사 중이라 출입금지다.

    
	무건리 이끼폭포
    武陵桃源

    #치유의 공간 무건리

    김밥과 물을 쟁여놓고 떠난다. 무건리는 삼척시 도계면에 있다. 태백에서 40분이면 무건리 입구에 닿지만, 무릉도원 입구는 아직 멀었다.

    비경을 보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대가는 땀이다.

    태백에서 북상해 하고사리역 산기교 건너기 전에 우회전해서 산속으로 들어간다. 끝없이. 시멘트 공장을 가로질러 한참을 가면 길이 끝난다.

    오른쪽에 빈집이 있고 그 옆에 또 바리케이드가 나오면 제대로 찾은 것이다. 대가를 먼저 치르자.

    바리케이드부터 가파른 시멘트 포장 임도 끝까지 어른 보폭으로 1500걸음이다. 이번에는 완만한 비포장길이다. 대략 2500걸음.

    길 끝 왼편에 시멘트로 만든 우물이 나온다. 반드시 물을 마시고 받는다. 20m 전방 오른편에 비닐 씌운 비료 더미가 보인다. 그 옆 길 같지 않은 길로 내려간다.

    등산 스틱이 필요하다. 밭 옆으로 작은 길이 있고,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 길로, 또 길이 갈라지면 소달분교 폐교 안내판이 있는 왼쪽 길로 간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틀림없는 길이다. 풀을 젖히면 아래로 길이 나 있다. 네 발, 혹은 엉덩이로 30분을 내려가야 한다.

    몸도 힘들지만, 도무지 폭포가 나올 법한 지형이 아니기에 마음도 은근히 불안하다.

    그런데 문득 들린다. 물소리. 소리가 커질 무렵 앞이 시원하게 틔고 왼편에 폭포가 출현한다. 무릉도원 마지막에서 두 번째 입구다.

    온통 녹색 이끼로 뒤덮인 낮은 절벽에 폭포수가 흘러내린다. 오른쪽 등성이도 이끼 융단이다. 여기만 해도 고생한 보람이 있다.

    폭포 위로 아련히 위쪽 계곡이 보인다. 폭포 왼쪽에 있는 밧줄을 움켜잡는 용기와 체력이 있을 때 열리는 최후의 문이다.

    올라가면 언덕이 나오고 위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협곡(峽谷) 사이 저 멀리 푸른 이끼 절벽과 동굴이 보인다. 그 위로 폭포수가 흐른다.

    하늘은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무릉도원, 유토피아, 중간계 기타 등등 그 어떤 단어를 떠올려도 좋다, 선계(仙界)라고 불러도 좋다.

    바람 소리와 물소리와 숨소리밖에 들리지 않고 모든 것이 태초 그대로다.

    언덕 아래로 난 또 다른 밧줄을 타고 가까이 가면 갈수록 인간의 언어는 조금씩 줄어들다가 아예 사라져버린다.

    선계에 틈입한 당신, 몸은 땀으로 독소(毒素)를 다 쏟아냈다. 가슴 짓누르는 일상의 까만 앙금도 어느 틈에 사라졌다.

    다른 비경과는 차원과 급(級)이 다른 신성한 무건리에 당신도 하염없이 서 보시라.

    
	무건리 지도

    여행수첩

    (서울 기준)산솔마을과 상동 이끼계곡: 중앙고속도로 제천IC→영월, 제천방면→38번국도 영월, 주천 방면→굉장히 많은 터널을 지난 뒤 석항2터널 지나

    석항교차로에서 상동 방면 우회전 31번 국도→수라리재 고개→중동면소재지 지나 계속 직진하면 솔고개 넘고 산솔마을. 내비게이션 검색은 중동면

    녹전리 81-1. 태백 방면 직진하면 상동읍 지나 상동 이끼계곡. 장산야영장 못 미침.

    무건리 이끼폭포: 태백 중심인 황지교사거리에서 38번 국도 동해, 삼척 방면→SK통리주유소 나오면 오른쪽 길로 계속 직진→통리삼거리에서 왼쪽길

    →고사리 이정표가 보이면 속도 늦출 것→왼편으로 고사리마을 보이고 전방 오른편에 경동아파트 보이면 산기교 다리 직전 청수장 식당쪽 우회전.

    이후는 시멘트 공장이 나오면 공장 안을 통과. 경동아파트 구내 수퍼마켓에서 물과 사탕을 준비하면 좋다. 내비게이션 검색은 하고사리역.

    태백시내 및 산솔마을 민박(www.sansoul.com). 무건리에는 숙소가 없으니 태백시내가 가장 무난하다.

    내덕콩마을식당(033-378-2391) 추천. 잣을 갈아 만든 육수 순두부전골 2만원부터. 산솔마을에서 상동 이끼계곡 가는 길 상동읍 내덕2리 246-1.

    기타 태백시내 한우구이 식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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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1614m, 케이블카 내려 30분 만에 정상

    • 무주=신준범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3.05.30

    무주 덕유산

    덕유산은 지리산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어머니산으로 꼽힌다.

    보통 어머니산이라 하면 산세가 크고 깊으며, 뾰족한 바위보다 흙이 많아 능선이 부드러운 산을 말한다.

    크고 부드러운 흙산이라 하여 다 모산(母山)은 아니다. 사람을 품을 줄 알아야 진정한 어머니산이다. 덕유산(德裕山)의 본래 이름은 광려산(匡廬山)이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주변 고을 백성들이 덕유산에 숨어들었는데, 왜병이 지날 때 짙은 안개가 드리워 산속에 사람들이 발각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사람들은 덕이 많고 너그러운 어머니산이라는 의미로 덕유라 불렀다고 한다.

    
	덕유산 향적봉
    덕유산 중봉에 군락을 이룬 철쭉 너머로 향적봉이 솟아 있다. / 김영선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사람을 품는 어머니산

    덕유산은 1614m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남한에서 넷째로 높다. 그러나 정상에 서는 데는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까지 곤돌라로 올라 20분만 걸으면 향적봉에 닿는다.

    설천봉의 높이는 1470m로 우리나라에서 곤돌라나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다.

    체력이 약한 사람이나 노약자와 장애인들도 정상의 경치를 누릴 수 있도록 덕을 베풀고 있는 셈이다.

    곤돌라 문이 열리자 눈 닿는 곳이 다 산이다. 기분 좋은 파란 물감 같은 하늘 아래 한없이 산이 늘어섰다. 산국(山國)에 입국한 것이다.

    눈에 띄는 팔각형 한옥은 상제루(上帝樓)다. 기와를 3층으로 쌓아올린 독특한 모양에 화려한 균형미가 있어 설천봉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덕유산 구천동 계곡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흐르는 덕유산 구천동 계곡.
     

    구두 신은 관광객들을 뒤로하고 산에 든다. 가벼운 오르막에 몸이 살짝 뜨거워질 즈음 널찍한 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향적봉 정상이다.

    남한 넷째 고산답게 수준급 경치가 산객을 맞는다. 산줄기들이 파노라마로 물결 친다. 부드럽게 선을 그은 산등성이는 우아한 몸짓으로 흘러내린다.

    마침 유치원생들이 올라와 병아리 같은 소리로 정상이 꽉 찬다. 한 아이가 "세상에 이렇게 산이 많았어요?" 하고 묻는 소리가 들린다.



    관광객은 여기까지다. 중봉으로 능선을 이어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산국이 고요하다. 간간이 마주치는 사람들도 등산복과 등산화로 무장한 사람들이다.

    진짜 산행이 시작된 것이다. 5월 말이지만 덕유는 이제야 신록이 나고 있다. 초록이지만 같은 초록이 아니다.

    유치원생처럼 재잘거리는 맑고 명랑한 초록색이다. 한여름의 검푸른 초록과는 확연히 다르다.

    걸음을 간간이 멈춰 세우는 건 수염을 기른 도사 같은 풍모의 주목(朱木)이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을 간다는 주목은 덕유산 같은 고산지대에 사는데, 10년 동안 2.5m가 자랄 정도로 느리게 자란다.

    대신 가지 치는 힘이 세고 최고 1500년을 살 정도로 장수한다. 얼마나 잘 살았기에 죽어서도 저리 아름다울 수 있는지, 부럽다.

    ◇산길에 데워진 발을 계곡물에 담그다

    덕유란 이름처럼 너그러운 오르막을 올라서자 중봉이다. 막 속살을 드러낸 철쭉이 드문드문 분홍빛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엄마 품처럼 푸근한 덕유평원이 발아래 펼쳐진다. 눈이 닿는 저 끝까지 덕유평원의 부드러운 산등성이가 뻗어 있다.

    멀리서 사람들이 점처럼 걸어오고 너머에는 첩첩산중이 걸려 있다. 맨 뒤에 지리산 주능선이 비현실적인 선을 그리며 하늘에 떠 있다.

    쌍봉으로 튀어나온 천왕봉과 엉덩이처럼 툭 튀어나온 반야봉이 눈썹만큼 얇은 선을 그리며 떠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동으로는 가야산이 뾰족하지만 날카롭지 않게 솟았다. 이번 생에선 가 닿을 수 없는 궁전처럼 고고하고 아득한 풍모다.

    며칠 지나면 덕유평전 가득 철쭉이 활짝 피어 산객의 마음을 사춘기 소년처럼 철없이 만들어 놓을 게 분명하다.

    여기서 주능선을 두고 왼쪽의 '오수자 굴' 쪽으로 내려간다. 하산길이지만 덕유대야영장 주차장까지는 10여㎞의 먼 길이다.

    물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심산유곡의 대명사인 구천동 계곡이 끝없이 이어진다.

    산을 넘어오느라 데워진 발을 계곡에 담그자 5초도 버티기 힘들 정도로 뼛속까지 얼얼하다. 명불허전 구천동 계곡답다.

    끝없이 이어지는 구천동 계곡의 화려함이 평범하게 보일 즈음 텐트로 가득 찬 덕유대오토캠핑장이 나타난다.


    여행수첩

    	해발 1614m, 케이블카 내려 30분 만에 정상

    정보:: 덕유산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15분 만에 주능선의 설천봉에 닿는다. 곤돌라(063-320-7381)는 편도 8000원, 왕복 1만2000원이다.

    설천봉 곤돌라정류소에서 600m를 걸으면 향적봉 정상에 닿는다. 정상까지는 데크계단이 깔려 있어 운동화나 구두를 신은 관광객들도 오를 수 있다.

    향적봉 정상에서 제대로 된 흙길을 걷는 산행이 시작된다.

    능선 따라 1㎞ 가면 중봉이며, 여기서 왼쪽 길로 가면 오수자 굴을 지나 구천동 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설천봉에서 중봉을 지나 백련사까지 6.5㎞이며 백련사에서 포장길을 따라 4㎞를 더 내려가면 덕유대오토캠핑장에 닿는다.

    총 10.5㎞이며 5시간 정도 걸린다. 그늘이 적어 한여름에는 선크림과 모자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교통편:: 무주공용버스터미널(063-322-2245)에서 구천동행 버스를 타면 곤돌라가 운행하는 무주리조트 입구와 백련사 입구인 삼공리에 닿는다.

    버스정류소에서 곤돌라승차장은 3㎞ 떨어져 있다. 1일 10회(08:05~20:00) 운행한다.

    무주리조트에서 무료로 리조트와 무주읍내 간 셔틀버스(063-320-7113)를 1일 6회 운행한다.

    구천동 계곡에서 곤돌라주차장으로 돌아갈 경우 국립공원 주차장에서 무주리조트가 운행하는 무료셔틀버스(05:40~20:30)를 이용하면 된다.

    택시를 타고 곤돌라주차장으로 갈 경우 1만원을 받는다. 설천면 개인택시(063-322-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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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 저고리 분홍치마… 산, 봄을 입었네

    • 남원=박정원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3.05.16

    지리산 바래봉

    
	지리산 바래봉 아래에 있는 팔랑치 철쭉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지리산 바래봉 아래에 있는 팔랑치 철쭉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 뒤로 지리산 서북능선이 이어지고 끝에 바래봉이 우뚝 솟아 있다. / 정정현 영상미디어기자
     

    봄꽃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계절이다. 계절의 여왕 5월도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들판에는 새순이 파릇파릇 상큼한 모습을 드러내고, 산에는 신록이 짙어지고 있다. 은은한 봄 향기를 따라 상큼한 차림으로 나들이에 나선다.

    만발한 연보라 철쭉에 흠뻑 빠진다.

    5월의 꽃은 단연 철쭉이다. 산과 들이 온통 울긋불긋 물들어 있다. 몇 년 전 ‘바래봉이 불났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정말 바래봉에 불이 난 줄 알았다.

    만개한 철쭉이 산을 뒤덮은 장면을 ‘불’로 표현한 것이다.

    ◇능선마다 철쭉 만개 시기 달라

    철쭉이 북상(北上)하고 있다. 한라산을 제외하고 최남단 철쭉 군락지로 알려진 전남 보성 일림산과 제암산에서 지난 4일 시작한 철쭉축제가 지리산 형제봉에서는 12일, 산청 황매산에서는 14일 화려하게 열렸다.

    덕유산은 5월 말, 소백산은 6월 1~2일, 태백산은 6월 8~9일, 연인산은 6월 초순에 각각 예정돼 있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은 고도에 따라 만개 시기가 4단계로 나뉜다. 하단부(해발 500m 부근)인 남원 용산마을은 5월 초, 중간 부분인 700m 지점은 5월 10일 전후, 8부 능선은 5월 중순, 정상 능선은 5월 말쯤 활짝 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남부사무소 박기연 소장과 함께 지리산 서북능선인 정령치에서 출발해 고리봉~세걸산~세동치~부운치~팔랑치~바래봉삼거리를 거쳐 용산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로 바래봉을 다녀왔다.

    총 14.2㎞ 구간이다. 박기연 소장은 “지리산 태극종주의 출발지점인 고기리삼거리에서 올라오는 지점이 고리봉이며, 천왕봉으로 이어진 백두대간 역시 고리봉을 분기점으로 남덕유로 올라간다”며 “세걸산~바래봉 코스는 등산객이 많지 않아 호젓하고 평이한 코스”라고 소개했다.

    출발지인 정령치는 기원전 84년 마한 왕이 정씨 성을 가진 장군을 시켜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방어하도록 했다는 데서 지명이 유래한다.

    지리산의 오래된 고갯길로서 고도가 1172m에 이른다. 출발 자체가 1000m고지가 넘는 데다 바래봉도 1167m여서 등산로는 힘들지 않다.

    능선 중 가장 높은 곳인 고리봉도 1305m가 조금 넘을 뿐이다.

    지대가 높아 수종은 다양하지 않다. 주로 참나무 군락이다. 간혹 물푸레나무, 소나무도 보이고 관목으로는 진달래와 산죽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등산로 주변은 파릇파릇한 새순이 나 좀 봐달라는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계절을 바꾸는 초목들이다.

    이윽고 백두대간 갈림길이자 서북능선에서 제일 높은 고리봉에 도착했다.

    그 옛날 바다에서 배를 정박시키기 위해 고리로 건 흔적이 있다고 해서 고리봉이라 한다. 서북능선 최고봉답게 사방으로 조망이 확 트였다.

    지리산 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왕봉~중봉~삼도봉~반야봉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고, 서북능선 끝인 바래봉도 저만치 보인다.

    심산유곡, 첩첩산중, 금수강산 지리산의 면모를 한눈에 보여주는 곳이다.

    세걸산을 거쳐 세동치를 지나는 등산로 주변엔 야생화인 얼레지가 보라색 꽃망울을 터뜨려 등산객의 눈길을 끈다.

    자세히 보니 현호색과 흰색의 개별꽃, 노란 괭이눈도 낙엽 사이로 모습을 내밀고 있다.

    
	용산 마을 철쭉 군락지 지도
    ◇4㎞ 이상 이어진 철쭉 군락

    부운치를 지나자 사람 키보다 더 큰 철쭉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아직 철이 이른 듯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그 넓이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1000m 이상 고산지역 최대 군락지라고 한다. 활짝 피면 정말 장관일 것 같다.

    박 소장은 “17~20일쯤 부운치와 팔랑치로 이어지는 철쭉이 활짝 필 것 같다”고 했다. 팔랑치를 지나도 철쭉은 끝날 줄 모른다.

    푸른 초지와 어울린 철쭉과 신록의 봄은 한 번 다물어진 입을 다물 수 없게 했다.

    어떻게 이런 군락이 생겼을까? 팔랑치 이정표에 그 답이 있다. ‘바래봉 지역은 1970년대 초 면양(綿羊)을 방목하기 위해 벌목 후 초지를 조성했다.

    산철쭉은 독성이 있어 면양이 섭취하지 않아 우점종(優占種)으로 성장, 군락지가 형성됐다.

    바래봉 산철쭉은 해발 500m부터 정상부까지 시차(時差)를 두고 피기 시작해 5월 내내 장관을 이루며, 진홍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한다.’

    부운치 직전부터 시작된 철쭉 군락은 바래봉삼거리까지 4㎞가 넘었다. 바래봉삼거리에서 바래봉까지 0.5㎞. 용산마을까지는 3㎞ 남짓.

    용산마을로 가는 하산길은 시멘트길이 많아 다소 불편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닌다. 용산마을 입구에 대형 철쭉 군락이 있기 때문이다.

    등산객들이 발길을 멈추고 철쭉꽃밭으로 들어가 카메라에 추억을 담기에 바쁘다. 바야흐로 봄의 절정기다.

    그 중심에 신록과 어울린 철쭉이 산천을 물들이고 있다.

    여행 수첩

    5월 한 달간 용산마을 철쭉 군락지를 거쳐 바래봉으로 가는 등산객이 50여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등산로가 너무 번잡하고 시멘트 길이라 싫다면 전북학생교육원에서 세동치로 올라와서 가는 길도 있다. 1.8㎞밖에 안 된다.

    조금 가파르긴 하지만 흙길이고 햇빛을 가려주는 숲길이다. 용산마을 철쭉 군락지 입구에는 남원 야시장이 5월 한 달 내내 열린다.

    서울센트럴시티에서 남원행 고속버스를 탄 뒤 남원에서 인월행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함양 백무동행 고속버스를 타면 남원 인월에서 내린다.

    인월버스터미널 (063)636-2000. 함양지리산고속 (055)963-3745. 인월에서는 정령치나 운봉으로 가는 택시들이 많다.

    정령치까지는 대중교통은 없지만 자동차로 오르내릴 수 있다. 서북능선의 종주 끝지점인 운봉읍에서 정령치까지 택시로 2만5000~3만원.

    남원의 별미는 추어탕과 어탕이다. 추어탕은 남원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어탕은 붕어 등을 갈아서 만든 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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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을 앞에 두고 야금야금 오른다… 길에 핀 봄 아까워

    • 청원=신준범 월간 山기자                    

     

    입력 : 2013.04.18

    충북 청원 양성산

    진달래가 핀 양성산 능선에서 멀리 대청호가 내려다보인다. /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유서 깊은 낮은 산이다. 충북 청원 양성산을 얘기하자면 삼국시대로 거슬러간다. 백제 때는 일모산(一牟山), 통일신라 때는 연산(燕山)이라 불렸다.

    이후 승병을 길렀던 곳이라 하여 양승산(養僧山)으로 불리다 지금은 정상부에 산성 흔적이 있다고 해서 양성산(壤城山)이 되었다.

    그냥 시골이 아니다. 청원군 문의면에 닿자 여느 시골에서 볼 수 없는 떠들썩한 분위기다.

    늘어선 관광버스와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 생기가 넘쳐 번잡스러워 보일 지경이다. 관광 명소가 된 대통령 별장, 청남대로 가려는 사람들이다.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에 닿자 산꼭대기의 팔각정이 보인다. 오늘 산행의 정상인 해발고도 378m 봉우리다.

    주차장의 고도가 90m이므로 대략 고도 300m를 오르면 된다.

     

    ◇대청호 전경 펼쳐져

    산행은 시작부터 오르막이다. 낮다고 얕보지 말라는 양성산의 엄포처럼 코가 닿을 듯한 오르막이다.

    아직 몸도 풀리지 않았지만 입산하였으니 다른 방법은 없다. 꾸역꾸역 느린 걸음으로 오른다.

    하기 싫은 숙제 같은 오르막이 힘들지 않은 건 진달래 덕이다. 나뭇가지 뼈대만 남아 여전히 겨울 풍경인 숲 속에서 홀로 분홍빛을 틔웠다.

    흑백사진 속의 유일한 컬러처럼 진달래의 도발은 강렬하다.

    진달래는 겨울이라는 거대한 자연의 제국에 홀로 반기를 든 무모한 혁명가처럼 용감하고 순수하며 도발적이다.

    "아니 벌써"하는 말이 절로 툭 튀어나올 정도로 금방 능선이다.

    보통 가파른 오르막이 끝나는 능선에 닿으면 성취감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섭섭할 정도로 오르막은 짧다.

    마침 벤치가 있어 쉬었다 가라 권하지만 낮은 산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바로 통과다.

    산의 인기를 말해주듯 등산로는 뚜렷하고 사람들이 많이 다닌 흔적이다. 그러나 소나무가 무성하고 솔잎이 깔려 있어 발 디딤이 푹신하다.

    푹신한 숲길은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힘이 있어, 낯선 곳을 찾은 긴장과 피곤한 마음도 지워버린다.

    물결 치는 능선을 따라 올라서니 모처럼 커다란 바위가 있다. 둥글둥글 순둥이 흙산인 줄 알았더니 불끈 치솟아 성질 부릴 줄도 안다.

    독수리바위란 이름이 어울리는 날카롭고 늠름한 모양새다.

    바위에 올라서자 산등성이 너머 대청호가 부드러운 선을 그리며 펼쳐진다.

    마을 유래지와 문의면 홈페이지의 마을 소개에 따르면 고려 초 일륜선사가 양성산에 올라 절을 세울 터를 찾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사방의 정기가 영명하다. 문(文)과 의(義)가 크게 일어나 숭상될 것이다. 육로와 수로가 사통팔달했으니 마을과 인물이 번성하리라.

    그러나 어이 하랴. 천 년 뒤에 땅의 운세가 물 아래 잠기니 그때 가서 새 터전을 마련케 되리라"는 예언을 남겼다고 한다.

    잔잔한 오르내림이 이어지지만 힘들지 않다. 문득 시야가 터지며 전망터로 딱 좋은 곳이 나온다.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건 팔각정으로 이어진 산줄기다.

    아무런 계산 없이 산이 가진 것을 드러내 보이는 양성산 줄기가 한눈에 든다. 마침 산줄기가 옆으로 휘어지며 정면으로 가감 없는 모습을 드러냈다.

    산이 작아서 뛰어가면 곧장 정상에 설 것만 같다. 하지만 길목에 핀 진달래와 곡선으로 가라앉은 대청호 경치 때문에 아껴서 야금야금 걷는다.

    ◇꽃샘추위에 피어난 진달래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를 기대했으나 아직 봄이 아니라고 산이 말한다. 먼저 핀 진달래꽃이 능선의 세찬 바람에 쓸려 떨어진다.

    봄이라고 꽃 보러 왔더니 꽃샘추위만 달려든다. 국태정(國泰亭)이라 적힌 팔각정에 올라서자 대청호의 정상에 선 것 같은 정점의 경치가 펼쳐진다.

    대청호는 4월이라 가물기는 했지만 여전히 차분한 색조와 부드러운 곡선의 몸짓을 가지고 있다.

    정자 아래에는 진달래가 꽃샘추위 속에서도 봄기운을 주체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진분홍 속마음을 터뜨려 놓았다.

    여린 꽃망울은 바람 앞에서도 꼿꼿이 고개를 들고 봄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정상 표지석에는 '작두산 능선 378m'라 적혀 있다. 작두산은 양성산과 어깨를 맞댄 산으로, 430m로 더 높은 손위 어른 격의 산이다.

    살벌한 이름은 사실 까치머리를 닮았다 해서 유래한다. 산길을 내려서면 갈림길에 있는 봉우리가 지도 상의 진짜 양성산 정상(301m)이다.

    그러나 정상다운 경치가 없고 흔한 표지석도 없어 이정표를 따라 곧장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왠지 떨어진 꽃잎을 밟기가 미안해 슬쩍 비켜 디디며 내려선다.

    여행수첩

    378m의 작은 산이며 이정표가 많아 길 찾기는 쉽다.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을 기점으로 산줄기를 한 바퀴 돌아내려 오는 원점회귀 산행이 일반적이다.

    주차장에서 청소년수련관 방향으로 올라가면 왼편에 초입을 알리는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갈림길이 있는데, 여기서 이정표에 '양성산'이라 적힌 곳으로 가야 한다.

    총 거리 3㎞에 2시간 30분 정도 걸리며, 흙으로 된 편안한 산길이라 등산초보자나 가족산행지로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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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밟으며 정상에 오르니… 눈앞에 펼쳐진 '섬의 파노라마'

    • 여수=한필석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3.04.04

    전남 여수 초도 상산봉

    여수 삼산면 초도는 여행깨나 했다는 사람들에게도 낯선 섬이다.

    풀이 잘 자라 풀 초(草) 자를 이름 삼게 되었다는 이 섬은 바다 풍광 좋기로 이름난 거문도와 백도를 여행할 때면 으레 경유하게 되지만 출항 이후 지루해질

    즈음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지 못했다.

    때 묻지 않은 '청정 섬' 초도에 상산봉(上山峰·339m)이 솟아 있다. 남해 일원의 여러 산 중 최상급에 속한다 하여 상산봉이라 유래한다.

    이름답게 산 정상에 서면 삼산면에 속한 손죽도와 거문도, 백도는 물론 완도 청산도와 생일도, 거금도와 외나로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등산객들이 진달래꽃이 피기 시작한 여수 초도 상신봉을 오르고 있다. 봄을 맞는 작은 섬들과 남해가 내려다 보인다. / 정정현 영상미디어 기자
     
    볼거리로 '신비의 바닷길'을 빼놓을 수 없다. 초도에서 200m 떨어진 안목섬을 잇는 바닷길이 한 달에 아홉 번 열린다.

    여기서 갯것 체험을 할 수 있으며, 해녀들이 바다에서 건져온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도 있다. 이른 아침 바람재에서 산정으로 향한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차가운 바닷바람이 분다.

    그래도 능선길은 휘파람이 절로 나올 정도로 널찍하고 양옆으로 펼쳐지는 바다 풍광에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저게 거문도예요. 왼쪽 섬은 백도고요…."

    초도 주민 박우진(진막리 자율공동관리 공동체위원장)씨는 옅은 안개가 조망을 방해하고 있는데도 주변 섬들을 설명하느라 열을 올린다.

    초도군도를 이룬 섬들은 이름 하나하나가 정겹다. 둥글섬은 둥글게 생겼다 하여, 진대섬은 길다 해서, 구멍섬은 섬에 구멍이 나 있다 하여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맑은 날엔 한라산에 눈 내리는 모습도 보인다"는 말에 허풍이다 싶으면서도 일망무제의 조망에 그럴 수 있겠다 싶어진다.

    "여기 좀 보세요. 이게 다 산딸기예요. 5월 중순이면 열매가 열려요. 산이 온통 붉게 물들 정도로. 4월 중순까지는 동백이 피고 지면서 산을 화사하게 꾸며줘요.

    6월엔 정금나무에 까만 열매가 열리고…. 정금 열매가 뭔지 아세요? 바로 토종 블루베리예요."

    여성 등산객들이 동백꽃 안에 담겨 있는 물을 마시고 있다.
     
    산은 조망만 지닌 게 아니었다. 정상 남서 능선이 동백숲을 이루고 있다면 북동 능선은 산딸기나무와 정금나무로 무성히 우거져 있었다.

    그에 뒤질세라 진달래는 바위틈에서 분홍빛 꽃을 활짝 피워놓고 있었다.

    벼랑에 늘어져 있는 가느다란 밧줄을 잡고 턱을 올라서자 상산봉 정상. 청산도를 비롯한 완도 일원의 섬들과 고흥, 여수 앞바다의 섬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뭍에서 온 산객을 맞아준다.

    상산봉은 새벽녘 모질게 불어댄 바람에 몸을 얼얼하게 얼렸다가 정상 너머 숲길을 따르는 사이 빨간 동백꽃으로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풀어주고, 동백꽃을 밟을세라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나아가는 사이 안개가 싹 사라지고 바다 멀리까지 보인다.

    "아, 저기 제주도가 보이는데요. 저쪽을 보세요. 백록담 눈이 싹 녹았나?"

    박우진씨가 가리키는 수평선 끝으로 뭔가 보이는 듯하면서도 아닌 듯하다. 박씨를 바라보자 빙긋 웃는다.

    "그 정도로 잘 보인다는 거예요. 하하."


    여행수첩

    등산안내 섬 최정상인 상산봉 산행은 단순하다. 남서 방향으로 뻗은 능선 북동단의 바람재에서 출발해 능선 남서단의 정강재로 내려선다.

    바람재에서 두 번째 쉼터까지는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이 좋다. 정상 바위지대는 잘 살피면 산길이 보이고, 정상 직전 짤막한 바위홈 구간에는 동아줄이 매달려 있다.

    정상 너머 바위지대는 오른쪽(서쪽)으로 우회할 수 있다.

    정상을 넘어선 이후 동백나무 우거진 능선 길을 따르다가 동물 이동 방지용 문을 빠져나가면 산길은 산사면을 가로지르다가 정강고개 부근 콘크리트길로 내려선다.

    바람재~정상 능선길보다 정강재~정상 능선길이 자연미가 넘치므로 역방향으로 잡는 것이 낫다. 쉬엄쉬엄 걸어도 두 시간이면 넉넉하다.

    초도 산행은 진막리 갯것 체험이 필수다. 진도 '신비의 바다'처럼 물이 갈라지면 갯바위 틈에서 미역, 소라, 전복, 낙지, 문어 등 다양한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와 여수시,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협력단, 거문도관광여행사는 오는 5월부터 열차 패키지 상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초도 진막리 갯마을 바다가 열리는 음력 날짜에 맞추어 매월 9회(음력 1, 2, 3, 4, 15, 16, 17, 18, 19일) 출발한다. 해녀팬션 규모에 맞추고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위해 매회 최소 4명 이상 20명 이내로 제한해 모객할 계획이다.

    초도와 거문도, 여수 관광을 잇는 2박3일 일정이며, 요금은 인원과 메뉴에 따라 30만원부터다. 문의 용산역 여행센터거문도관광여행사 080-665-4477, 철도고객센터 1544-7788

    교통 여수→초도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07:40, 13:40 출발하는 거문도행 오가고호 이용. 1시간40분, 편도 3만500원(어린이 50%). 초도에서 여수행은 11:00, 15:30 출발. 거문도관광여행사 080-665-4477.

    여수까지는 용산발 호남선 KTX(1일 6회), 새마을호(2회), 무궁화호(9회) 이용.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02-2088-2635), 광주유스퀘어터미널(062-360-8114), 부산고속버스터미널(1577-9956), 대구서부정류장(1688-2824) 등지에서 여수행 고속버스가 다닌다. 여수종합버스터미널 (061)652-6977.

    숙박 초도 진막리 해녀펜션과 먹걸이센터가 5월 개장을 앞두고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7개의 방 모두 취사도구와 화장실 겸 샤워장이 갖추고 있다.

    아래 건물 1층 식당에서는 해녀들이 잡아온 해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을 내놓는다.

    박건우 자율공동관리 공동체위원장 010-3625-8632. 여수여객선터미널 부근의 원앙식당은 게장백반(8000원)으로 이름난 식당이다. (061)664-5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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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 끝자락, 우람한 바위 봉우리에 서다

                                         광양=박정원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3.03.21

    항상 흰 구름을 이고 있는… 전남 광양 백운산

    백운산 상봉 정상(비석이 서 있는 곳) 바로 오른쪽, 두 덩어리로 보이는 짙은색 바위가 거북이를 닮았다. 마치 상봉을 떠받드는 듯한 모습이다. /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백두대간(白頭大幹)에서 힘차게 뻗어 내린 한반도 산줄기가 지리산에 도착하기 전 경남 함양과 전북 장수의 경계인 백운산에서 호남정맥(湖南正脈)

    이란 산줄기를 내놓는다.

    호남정맥은 섬진강과 금강의 분수령이 되고 호남의 명산들을 두루 아우르며 남으로 뻗어 섬진강 끝자락에 있는 동명이산(同名異山)인 전남 광양

    백운산에서 힘껏 솟구친 뒤 강으로 소멸한다.

    호남정맥의 마지막 솟아오른 산이 바로 광양 백운산(1222m)이다.



    광양 백운산이 요즘 화제다.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 여부를 놓고 논란 중이다.

    광양시와 시의회, 시민단체 등은 찬성하고 있지만, 이 산에 학술림을 가지고 있는 서울대와 고로쇠수액협회는 반대하고 있다.

    수적으로나 분위기상으로 찬성 쪽이 우세한 것 같다.

    호남정맥의 최고봉

    백운산은 광양시의 주산(主山)이고 진산(鎭山)이다. 조선 중기까지 백운산에 대한 기록이 없다.

    '세종실록지리지'나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는 백계산만 나온다. '옥룡사, 황룡사 등이 백계산에 있다'고 돼 있다.

    1757년 '여지도서'에 '이 사찰들이 모두 백운산에 있다'는 기록이 백운산에 대한 첫 언급이다.

    이어 '동여비고'에는 '백운산은 백계라고도 한다'고 돼 있다.

    현재 백계산은 백운산의 남쪽에 위치한 봉우리만 가리킨다.

    광양시청 정다임 실무관은 "과거 기록에 나오는 백계산이 지금의 백운산을 말하며, 흰 닭이 두 발을 딛고 날개를 편 상태서 북쪽으로 날아오르는 형세의 산"이라고 했다.

    "정상 상봉이 닭 벼슬에 해당하며, 계족산이 닭발이고, 한재는 목 부분, 따리봉이 몸통"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그 백운산이 실제 닭 모양을 닮았는지 직접 가보자. 정상까지 가장 가까운 진틀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도로 옆 진틀 입구에 조그만 주차장이 있다. 등산 이정표가 '정상 3.3㎞'를 가리킨다.

    등산로는 계곡 옆으로 나 있다. 계곡은 백운산에서 유명한 옥룡 동곡계곡이다. 백운산에는 4대 계곡이 있다.

    성불계곡·어치계곡·금천계곡·동곡계곡 등이다. 그중 동곡계곡이 가장 크고 길며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진틀 입구 등산로 옆으로 난 계곡은 동곡계곡으로 합류되는 지천이다. 등산로를 따라 정상을 향해 천천히 발길을 옮겼다.

    백운산 '생태·경관 보전구역'이란 안내판이 나온다. 한재(북서쪽)와 매봉(동쪽), 억불봉(남동쪽) 상단을 잇는 역삼각형으로, 9.74㎢ 면적이다.

    여의도가 8.40㎢니, 이보다 조금 더 큰 규모다.

    육산(陸山)과 악산(嶽山) 어울려

    남해에서 불어오는 훈풍은 백운산의 봄을 재촉하는 듯하다. 봄의 북상 속도는 단풍의 남하 속도와 비슷하다.

    인간이 가파른 산을 오를 때의 속도, 즉 시속 1㎞ 수준이다. 백운산에 안착한 봄은 이제부터 서서히 북상(北上)한다.

    동쪽 백운산 자락 쫓비산 매화동산에서는 23일부터 매화축제가 열린다.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이 매화다.

    진틀 삼거리에서 신선대와 정상 방향으로 길이 나뉜다. 신선대를 거쳐 정상을 향하기로 한다. 원점회귀 코스다. 완전 너덜지대다.

    우람하게 솟은 바위 하나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다. 신선대다. 가파른 등산로를 힘을 내서 올랐다. 고도 1000m를 넘긴 듯하다.

    땀이 뻘뻘 난다. 신선대를 GPS로 확인하니 고도 1189m를 가리켰다. 정상까지 0.5㎞ 남았다.

    이제부터는 고도차가 별로 없는 능선 위로 간다. 500m 앞에 닭 벼슬같이 우뚝 솟은 암벽 봉우리가 보인다. 절묘하게 솟아 있다.

    위험하게 보이지만 많은 사람이 올라서서 자신의 모습을 렌즈에 담고 있다. 얼른 그 대열에 합류했다.

    백운산 정상 상봉은 사방이 확 트였다. 동과 북으로 섬진강과 지리산, 남으로 남해바다, 서로는 길게 뻗은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사방이 확 트인 만큼 바람도 세차다. 올라올 땐 훈풍(薰風)이었는데, 정상에서는 냉풍(冷風)이다.

    바로 하산이다. 억불봉 방향으로 가다가 진틀 방향으로 바꾼다. 신선대 방향은 너덜지대지만 억불봉에서 진틀 코스는 전형적인 육산이다.

    산 사면에 따라 이렇게 다르다. 순식간에 고도를 낮춘다. 어느덧 진틀삼거리로 원점회귀했다. 이제부터 왔던 길 그대로 내려간다.

    '항상 흰 구름을 이고 있는' 백운산, 역시 그 이름값을 했다. 호남정맥의 최고봉이며, 호남지역에서 지리산과 덕유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등산하기 쉬운 듯하면서 결코 쉽지 않았고, 아기자기한 듯하면서 우람하고 웅장한 면모를 동시에 갖춘 그런 산이었다.

    여행수첩

    백운산의 가파른 등산로에 산죽과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백운산은 공식 등산코스가 8개 있다. 제1코스가 논실~한재~신선대~정상까지 4.9㎞에 약 2시간 10분. 제2코스는 진틀~병암~진틀삼거리~

    정상까지 3.3㎞로 약 2시간. 왕복 6.8㎞로 3시간 50분 걸렸다.

    제3코스가 용소~백운사~상백운암~정상까지 5.3㎞에 약 2시간 50분, 제4코스가 동동마을~노랭이봉~억불봉삼거리~정상까지 9.5㎞에 약 4시간 50분, 제5코스가 성불교~형제봉~도솔봉~한재~신선대~정상까지 11.8㎞에 약 6시간 10분, 제6코스가 어치(내회)~매봉삼거리~정상까지 3.9㎞에 약 2시간 10분, 제7코스는 구황~노랭이재~억불봉삼거리~정상까지 10.3㎞에 약 5시간 30분, 제8코스는 청매실농원~쫓비산~매봉~정상까지 19㎞로 약 10시간 20분 걸린다. 제8코스가 23일부터 매화축제가 열리는 매화마을에서 출발하는 등산로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경부고속도→천안논산고속도→호남고속도→익산포항고속도→순천완주고속도→남해고속도로에서 인동IC로 빠져나와 동곡·

    백운산 방면으로 가면 된다. 고속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13회,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7회 왕복 운항한다. 약 3시간 5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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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함 없지만 정상에 오른다, 숨겨진 바위굴 있으니

                    김기환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3.03.07

              3월의 산- 춘천 굴봉산

    굴봉산 정상에서 새덕산 줄기와 굴봉산역 인근이 내려다보인다. 탁트인 조망으로 가슴까지 시원하다.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강원도 춘천의 굴봉산(窟峰山·394m)은 '아침에 일어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산이다.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인근에 '굴봉산역'이 생겨 갑자기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이 봉우리는 옛 경춘선 열차가 경강역에 섰던 시절에는 찾는 이가 거의 없었던 조용한 곳이다.

    하지만 이제 전철로 접근이 쉬워지며 경춘선의 새로운 인기 산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춘선의 인기 산행지

    수려한 산세와 탁월한 조망은 인기 산행지가 지녀야 하는 기본 덕목이다. 그런 면에서만 보면 굴봉산은 높은 점수를 줄 만한 곳은 아니다.

    산이 두드러지게 높지도, 눈에 띄게 화려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굴봉산은 강촌역 기점의 검봉산이나 봉화산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산 정상부에 형성된 이심이굴, 우물굴, 쌍굴 등 절묘한 형상의 바위굴을 구경하는 재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특별한 매력이 인기를 끄는 비결인 것이다.

    굴봉산역은 새덕산 줄기와 굴봉산 사이 골짜기에 자리를 잡았다.

    전철역 앞 등산로 안내도를 보고 북쪽의 서천분교로 이동했다.

    학교 앞의 '굴봉산'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개울을 건너니 본격적인 산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초반부터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앞을 막았다. 바람이 부드러운 것을 보니 굴봉산에도 봄이 머지않은 모양이다.

    잠시 걸었는데도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등산객들이 굴봉산의 명물‘쌍굴’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정상 바위굴 볼거리

    잣나무 가득한 골짜기를 지나 능선마루에 올라서니 작은 벤치가 등산객을 반겼다.

    잠시 숨을 돌리고 완만하게 굽이치는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이동했다. 숲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북한강이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였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며 건너편 새덕산 일대의 산줄기도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원하게 조망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아쉬웠다.

    가파른 바위지대를 지나 널찍한 공터가 형성된 정상에 섰다. 이곳은 굴봉산에서 조망이 가장 뛰어난 장소다.

    남서쪽으로 새덕산 정상이 마주 보이고 서쪽 아래로는 굴봉산역과 서천분교가 가마득하게 내려다보인다.

    그 뒤로 연인산과 명지산 등 경기도의 고봉들이 멀리 솟아 있다. 막힘 없는 조망에 가슴이 시원했다.

    정상 남쪽의 급사면을 따라 내려서면 연이어 동굴이 나타났다.

    처음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니 '이심이굴'과 '우물굴'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우물굴'은 안쪽의 움푹 파인 곳에 고인 물이 사철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삼거리에서 계속해 산길을 따라 조금 더 내려서면 굴봉산의 명물인 '쌍굴'이 나타난다.

    바위벽에 구멍 두 개가 뚫려 있는 '쌍굴'은 기념촬영지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3m 정도 떨어진 두 개의 굴이 연결되어 있어, 오른쪽 굴로 들어가 왼쪽 굴로 얼굴을 내밀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흥미롭다.

    굴 입구는 좁지만 속은 제법 넓어 움직이는 데 불편이 없었다. 돌아가며 바위굴 구경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봄을 맞아 하루 정도 놀고 오기 딱 좋은 산이었다.

     

    여행수첩

    굴봉산 산행은 굴봉산역을 중심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가 무난하다. 경춘선 전철이 수시로 운행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산행은 굴봉산역에서 북쪽으로 400m 정도 떨어진 서천분교 앞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동쪽 서사천을 건너 잣나무 숲을 통과해 능선으로 오르는 것이 비교적 쉽다.

    초반부가 약간 가파르지만 계곡길이 완만해 큰 힘 들이지 않고 굴봉산 주 능선에 오를 수 있다.

    능선길은 완만한 오르내림이 계속되며 정상 북쪽의 전망바위까지 이어진다.

    정상에 이르기 직전 나타나는 거친 바위지대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큰 위험 없이 오를 수 있다.

    굴봉산 정상은 쉼터인 동시에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작은 평지에 이정표와 벤치가 설치되어 있고, 절벽이 형성된 서쪽 방향의 시야가 막힘이 없다.

    하산은 굴봉산 남쪽의 도치골 방향의 등산로를 이용한다. 급사면을 내려서면 바위지대를 우회하며 산길이 방향을 바꾼다.

    이 부근에 ‘이심이굴’과 ‘우물굴’이 있고, 바로 아래 ‘쌍굴’이 자리하고 있다. 이후 산길은 지그재그로 급경사를 통과해 고도를 낮춰 도치골로 합류한다.

    계곡길을 따라 백양1리로 하산하면 넓은 도로를 만나고 북쪽으로 1.2㎞ 거리에 굴봉산역이 있다.

    굴봉산에서 육개봉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은 중간에 골프장이 생기며 끊어져 있어 도치골을 통해 산길이 이어진다.

    정상에서 바위굴을 보고 도치골로 내려선 뒤, 다시 옆 능선으로 올라선 뒤 육개봉을 거쳐 검봉산으로 종주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굴봉산~육개봉~검봉산~봉화산 일대에는 춘천시가 주요 기점마다 이정표나 안내 팻말을 설치해 어려움 없이 산행이 가능하다.

    굴봉산역에서 서천분교~정상~도치골~백양 1리~굴봉산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약 6㎞ 거리로, 산행에만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서울 상봉역에서 굴봉산역을 경유하는 춘천행 전동열차 운행. 굴봉산역에서 하차해 북쪽 경강역 방향으로 이동해 산행을 시작한다.

    굴봉산역에서 상봉역행 전동열차 운행. 서울 시내에서 출발할 경우 굴봉산까지 기본요금에 1000원 추가.

    춘천 후평동에서 출발하는 86번 버스가 1일 5회 굴봉산역을 지나간다. 이 버스를 이용해 굴봉산 주변 산행 기점으로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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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龍이 승천하듯… 검푸른 바위 능선, 기운차구나

    • 공주= 신준범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3.02.28

    계룡산

    계룡산 자연성릉 바위벼랑 위에서 천황봉을 바라본다. 철탑이 있는 천황봉은 산행이 금지되어 있어 관음봉과 삼불봉이 정상을 대신한다. /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높이보다 깊이가 있는 산이다. 높이와 넓이로 따지면 산악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낮고 좁은 축에 속한다.

    그러나 지리산에 이어 두 번째로 1968년 산악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설악산이나 한라산보다 2년 먼저로, 그만큼 전통적 명산으로 인정받아온 것이다.

    조선 초기에는 도읍지로 삼으려 했을 정도로 풍수지리적으로 대길지(大吉地)라 여겼으며, 나라의 산신제를 매년 여기서 지내기도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깊이가 있는 산, 계룡산이다.

    호랑이와 남매탑 전설

    동학사계곡에 닿자 당장 눈에 보이는 건 늘어선 식당과 넘쳐나는 등산 인파다. 동학사는 계룡산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주말이면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행렬을 따라 천장골로 든다. 남쪽으로 뻗은 골답게 숲 깊숙한 데까지 볕이 든다.

    햇살이 부지런히 겨울의 흔적을 지우는 통에 길은 진흙탕과 빙판이 섞여 있다. 사람들은 미끄러지지 않으려 한발 한발 신중하다.

    능선이 가까워 올수록 하얀 풍경이 늘어나더니, 큰배재에 닿자 눈이 수북하다.

    널찍한 쉼터인 남매탑에 이르자 가쁜 숨을 돌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남매탑은 수도자의 전설이 전한다.

    한 스님이 홀로 살고 있었는데, 목에 뼈가 걸려 고통스러워하는 호랑이를 구해주었다. 며칠 뒤 호랑이는 젊은 여자를 내려놓고 갔다.

    산에 봄이 와 얼음이 녹자 스님은 여자를 고향으로 돌려보냈으나 여자의 부모는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데리고 살기를 권했다.

    두 사람은 결국 남매의 의를 맺고 구도에 몰두해 깨달음을 성취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를 기리기 위해 석탑 2개를 쌓았다고 전해진다.

    앙상한 신갈나무로 가득한 계단길을 따라 삼불봉(三佛峰)으로 향한다. 잡념을 삼켜버린 가파른 오르막에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세 부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삼불봉 아니던가. 그 길이 결코 쉬울 리 없다. 삼불봉 꼭대기에 닿자 거대한 호랑이 한 마리가 포효하고 있다.

    흰 눈을 배경으로 검은 선을 그리며 내려서는 산줄기의 겹침은 호피 무늬처럼 거친 기운으로 넘쳐난다.

    1 큰배재에서 남매탑으로 이어진 숲길. 산은 여전히 겨울 풍경이다. / 2 관음봉에서 본 자연성릉. 계룡산에서 가장 밀도 높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인기 코스다.

     

    용이 승천하는 모습의 능선

    계룡산 산행의 재미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삼불봉에서 관음봉으로 이어진 자연성릉은 계룡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성벽 같은 자연 암릉을 걷는 재미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승천하는 용처럼 몸을 틀어 하늘을 향한 수려한 소나무가 바위 곳곳에 있어 동양화 속을 걷는 기분이다.

    걸음을 멈추게 하는 시원한 풍경이 널려 있어 기념사진을 찍거나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곳곳에 무리지어 서 있다.

    관음봉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진 거친 산줄기가 점점 다가온다. 계룡산의 주봉인 천황봉(845.1m)에는 철탑이 여럿 솟아 있다.

    군 시설물로 등산객 출입이 금지돼 삼불봉과 관음봉이 정상을 대신한다.

    국립공원답게 바윗길 곳곳에 난간이 있어 초보자들도 바위능선을 이어가는데 어려움이 없다.

    다만 빙판이 곳곳에 복병처럼 숨어 있어 엉금엉금 가야 하는 곳이 많다.

    사람들이 줄지어 오르는 시설물은 관음봉으로 이어진 철계단이다. 먼저 철난간을 잡고 매끄러운 바위지대를 오른다.

    잔설과 얼음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모르는 사람들도 서로 잡아가며 오른다.

    그러나 물기가 없는 곳은 돌기가 살아있는 화강암으로 마찰력이 좋아 어렵지 않게 딛고 오를 수 있다.

    숨을 몰아쉬며 철계단을 올라서자 “이야!” 하는 사람들의 환성이 들린다. 뒤돌아보니 거대한 용 한 마리가 꿈틀거린다.

    자연성릉의 모습이 꼭 용이 등골을 곤두세운 채 휘감아 돌며 승천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능선을 뚫고 뿜어져 나오는 화강암의 거친 기운은 제멋대로 솟은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체적인 방향과 흐름을 지키고 있다.

    자연성릉 옆으로는 푹 파인 동학사계곡이 뻗어 있고 처음 출발했던 주차장이 아득하게 보인다.

    관음봉 정상에는 산신제를 올리는 산악회원들을 비롯해 점심을 먹는 산객들로 가득하다.

    기념사진을 찍으려 줄을 선 표지석 위로 겨우 비집고 올라 반대편에 치솟은 연천봉을 구경하고 동학사계곡으로 내려선다.

    가파른 내리막 빙판길, 아이젠을 힘주어 밟으며 순식간에 고도를 내린다. 용의 등골을 타고 온 덕분일까.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층 기운 넘친다.

    여행 수첩

    ■동학사계곡 주차장에서 천장골로 올라 남매탑과 삼불봉, 관음봉을 거쳐 동학사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코스다.

    계룡산의 대표적 자연경관인 자연성릉을 거치는 코스로 가장 인기다.

    천장골을 들머리로 할 경우 문화재 관람료 2000원을 아낄 수 있으며 남매탑까지 비교적 완만한 것도 장점이다.

    자연성곽을 이룬 자연성릉 암릉 구간엔 철계단과 난간이 설치돼 있으나 눈과 얼음이 남아 있어 3월 초순이라 해도 조심해야 한다.

    아이젠을 반드시 갖춰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국립공원이라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길 찾기는 쉽다.

    천장골 입구인 천장탐방지원센터에서 산길이 끝나는 동학사까지 총 8㎞ 거리이며 5시간 걸린다.

    동학사에서 주차장까지는 도로를 따라 2.5㎞를 더 내려가야 하며 30분 정도 걸린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계룡산 동학사를 거쳐 계룡시로 가는 버스가 하루 16회(07:00~20:00) 운행한다.

    2시간 정도 걸리며 요금은 1만600원이다. 대전역에서 접근할 경우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107번 버스(05:50~22:10)를 타면 동학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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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암자 지나 巨木 나뭇가지 눈꽃 만발했네

    • 평창=한필석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3.02.14

    2월의 산―오대산

    오대산 정상 비로봉 가는 길은 온통 설국(雪國)이다. 구름 안개가 걷히자 파란 하늘이 드러나면서 상고대가 보석처럼 피어났다. /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한반도의 수많은 명산 중에서도 덕산(德山)으로 꼽히는 강원도 평창 오대산(五臺山·1563.4m)은 얼굴이 다양하다.

    순하고 부드러운 육산에 월정사(月精寺)와 상원사(上院寺) 외에도 동·서·남·북·중앙 명당 다섯 곳에 다섯 암자가 자리한 불법(佛法)의 산이요,

    여느 산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거목(巨木)들이 곳곳에 숲을 이룬 거목의 산이다.

    불법의 산, 거목의 산은 겨울에 더욱 빛난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눈꽃이요, 봉우리 하나하나 눈꽃송이다.

    ◇불법의 산

    엊저녁 산을 뒤흔들어댄 광풍과 폭설은 날이 밝아오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밤하늘을 덮었던 구름안개가 벗겨지고 햇살이 골짜기 깊숙이 파고든다. 그런데도 상원사 가는 길은 적요감에서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높낮이가 불분명할 만큼 유순하고 널찍한 월정사 골짜기는 하얀 캔버스에 하얀 물감을 덧칠한 듯 순백의 풍광으로 침묵에 빠져 있고, 울창한 숲은

    두꺼운 눈에 덮인 채 깊은 겨울잠에 빠져 있다.

    그 길 따라 심산으로 들어서는 산객은 고승이라도 된 듯 깊은 마음과 깊은 눈으로 산을 음미하려 애쓰는데 먼 산의 딱따구리는 거목을 눈밭에

    쓰러뜨리기라도 하려는 듯 맹렬히 쫘대고 어디서 날아온 까마귀들은 깍깍대며 적막을 깨뜨린다.

    스님의 독경 소리와 풍경 소리가 은은하게 어우러지는 상원사를 지나 산사가 언뜻 보이는 지점에서 된비알(몹시 험한 비탈)로 접어든다.

    갈지자 숲길 따라 한 발 한 발 오르노라니 중대사자암(中臺獅子庵).

    가파른 사면에 계단식으로 들어선 이 산사는 예서 600m 남짓 떨어진 적멸보궁의 수호 도량이자 오대산 이름이 유래한 곳이다.

    신라 자장율사가 상원사를 창건한 다음 전망과 위치가 좋은 다섯 대(臺)를 골라 암자를 지어 오대산이란 이름이 탄생했다 한다.

    중대사자암과 더불어 동대관음암, 서대수정암, 남대지장암, 북대미륵암이 그 다섯 암자인 것이다.

    산사 앞에 서성대는 사이 동고비는 발등에 앉았다 날아오르고 다시 내려앉기를 거듭하는데, 산객이 화들짝 놀라고 동고비는 그 모습에 숲 속으로

    달아나버린다.

    중대사자암 뒷문을 빠져나가 또다시 들어선 숲길에서는 '나무관세음보살' 소리가 잔잔히 들려온다.

    전나무 참나무 거목들은 겨울 산을 겁 없이 찾은 산객을 따뜻하게 품어줄 듯 가지를 펼치고 있다.

    자장율사가 중국에서 가져온 석가모니 정골사리를 봉안했다는 적멸보궁 계단 아래에 닿자 숲 속에 몸을 감췄던 동고비는 친구들까지 몰고 와 다시

    산객들을 반겨주고, 그제야 그 뜻을 깨달은 산객은 배낭에서 간식을 꺼내 산새들에게 보시한다.

    ◇거목의 산

    불법의 산에서 벗어나 거목의 산으로 들어선다. 두꺼운 눈 뒤집어쓴 거목들은 한 그루 한 그루 명목이다.

    잣나무는 푸른 가지를 쭉 뻗은 채 바람을 막아주고, 참나무 고사목은 '죽어서도 산을 지키리라' 하며 세월에 흔들리지 않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다.

    숲길은 소용돌이에 빨려드는 기분이 들게 하지만 산객은 개의치 않고 산 안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선다.

    그러자 숲은 나뭇가지를 열어젖히고 하늘을 드러낸다. 깊은 숲의 바닥은 파란 하늘이었나 보다.

    벅찬 마음으로 정상으로 치오르는 사이 구상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놓고, 우거진 숲은 보석 터널을 만들어놓았다.

    보석에 흠집 낼세라 조심스럽게 올라서자 하늘이 뻥 뚫린다. 오대산 정상 비로봉은 숲의 정점이요, 상고대의 나라였다.

    널찍한 정상에 서 있는 '비로봉 1563m' 빗돌은 깊은 눈에도 차가운 바람에도 외롭지 않았다. 동고비, 박새, 까마귀가 지저귀며 말벗해주고 있었다.

    구름이 더욱 벗겨지자 상왕봉 설릉이 반짝이며 불러댄다. 멈칫거렸으나 어느샌가 몸은 설릉을 따라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었다.

    여행수첩

    정상인 비로봉은 대개 상원사 기점 코스를 따른다. 월정사 매표소에서 약 8㎞ 거리인 상원사 주차장까지는 승용차로도 진입이 가능하다.

    상원사탐방안내센터(주차장)에서 출발해 상원사~적멸보궁~비로봉~적멸보궁~중대사자암~상원사를 잇는 코스가 가장 짧다. 약 6.6㎞, 3시간.

    상원사에서 출발해 비로봉을 오른 다음 상왕봉(1491m)과 북대사를 거쳐 비포장도로를 따라 상원사탐방안내센터로 내려서면 장쾌한 설릉 종주산행의 묘미도 즐길 수 있다. 약 12㎞, 5시간.

    동대산 코스는 호령봉~비로봉~상왕봉으로 이어지는 오대산 주능선을 조망하는 멋진 종주코스다.

    동피골~동대산~진고개 코스는 4.4㎞, 2시간 30분 걸리며, 진고개(혹은 동피골)~동대산~두로령~북대사~상원사 주차장 코스는 17㎞, 6~7시간,

    진고개(혹은 동피골)~동대산~두로령~비로봉~상원사 주차장 코스는 17.3㎞로 겨울철에는 하루에 종주하기 쉽지 않다.

    월정사로 들어서려면 문화재 관람료(3000원)와 주차료(4000원)를 내야 한다. 산행문의 오대산국립공원관리소. (033)332-6417

    진부에서 오대산 상원사행 평창운수가 다닌다. 상원사 주차장에서 진부행은 09:20~17:20 사이 운행한다. 진부시외버스터미널(335-6307).

    진부행 직행버스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06:32~20:05 1일 24회(2시간 15분, 1만2500원), 원주시외버스터미널(734-4114)에서

    06:45~19:50 1일 20회(약 1시간, 5600원), 강릉시외버스터미널(643-6092)에서 06:10~20:10 약 20분 간격(50분, 3700원)으로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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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푹 빠지는 눈길 지나 매서운 바람 뚫고… 눈꽃 정원에 도착했다

    • 영월=김기환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3.01.31

    영월 백덕산

    백덕산 나뭇가지마다 달려 있는 상고대와 눈꽃이 어우러져 풍성한 겨울 풍경이 만들어졌다. /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올겨울 강원도 산은 눈 풍년이 들었다. 포근한 날 도시에 비가 내릴 때도 높은 산에는 계속해 많은 눈이 내렸다.

    예년에 비해 추위가 일찍 찾아와 무시로 피어대던 상고대도 적설량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요즘 강원도 높은 산을 찾는 등산인들은 눈밭 속을 헤엄치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다.

    눈길 뚫고 오르다

    강원도 평창과 영월의 경계에 솟은 백덕산(白德山·1348.9m)은 굵고 웅장한 산줄기가 일품이다.

    인근의 사자산(1125m)과 청태산(1200m), 태기산(1261m) 등으로 뻗은 산자락은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고 길다.

    백덕산은 겨울에 눈 구경을 하려고 많은 이가 찾는 곳이다. 북서풍을 정면으로 맞는 위치와 높은 고도로 많은 눈이 쌓이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백덕산의 산길은 예년보다 눈이 깊다. 그래도 주말이면 많은 이가 함께 길을 뚫어 산을 오를 수 있다.

    많은 눈이 내린 직후에 이곳을 찾은 팀은 러셀(선두에 서서 눈을 쳐내어 길을 다지면서 나아가는 일)을 피할 수 없다.

    깊은 눈에서 길을 만드는 것은 체력 소모가 심한 힘든 노동이다. 신설(새로 내려 쌓인 눈)이 쌓이면 초심자나 노약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중부지방에 겨울비가 내린 직후 찾은 백덕산에는 엄청난 눈이 쌓여 있었다.

    산행 기점인 문재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비탈길 주변 잣나무는 가지가 땅바닥에 닿을 정도로 많은 눈이 붙어 있었다.

    다행히 길은 뚜렷했지만 발목까지 쌓인 눈이 등산화를 잡아끌었다. 날이 추워지며 상고대가 핀 낙엽송 꼭대기가 하얗게 변해 있었다.

    전형적인 겨울 산의 모습이었다.

    임도(林道)를 가로질러 능선에 접어드니 기다렸다는 듯 바람이 온몸을 휘감았다. 따스한 햇볕에 느슨해진 마음이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

    역시 겨울 산은 방심할 수 없는 곳이다. 길은 완만하게 남쪽 봉우리를 향해 고도를 높였다.

    북서쪽에서 일정하게 불어오는 찬바람에 오른쪽 뺨이 얼얼했다. 잠시 바람을 등지고 서서 숨을 헐떡이며 휴식을 취했다.

    너무 추워 앉아서 쉬는 것은 불가능했다.

    문재에서 출발해 한 시간 반 정도 지나니 넓은 헬기장이 나타났다. 숲 속을 걸으며 보지 못했던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드는 곳이었다.

    내륙의 높은 산들이 푸른 하늘을 향해 솟구친 모습이 장관이다.

    서쪽으로 정수리가 하얀 치악산 줄기가 군주처럼 의젓하고, 북쪽에는 오대산으로 뻗은 태기산 줄기가 하늘을 가렸다.

    동쪽으로 조망되는 가리왕산과 청옥산 자락은 한 폭의 거대한 병풍 같았다.

    눈 덮인 백덕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며 걷고 있다.
    눈꽃 정원

    헬기장을 지나 이어지는 능선은 눈꽃의 정원이었다. 나뭇가지마다 달라붙은 굵은 눈덩이 때문에 순백의 녹용이 길 주변에 도열한 것처럼 보였다.

    절정의 설경을 감상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걸었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지며 점차 눈이 깊어지는 것이 문제였다.

    발을 디딜 때마다 무릎까지 눈에 빠지는 탓에 속도가 느려졌다. 바람에 쓸려온 눈이 길을 덮으며 방향을 잡기도 쉽지 않았다.

    사자산 능선의 갈림목에 도착하니 눈이 허리까지 찼다. 길은 보이지 않고 바람은 멈출 줄 몰랐다. 어느새 시간은 흘러 오후 2시를 목전에 뒀다.

    백덕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이지만, 정상까지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 알 수 없었다.

    체력이 바닥나기 전에 문재로 하산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 올바른 선택이었다. 미련 없이 발길을 돌렸다.

    비록 정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온종일 눈꽃은 실컷 구경했다. 강추위 속에 산을 오른 보람이 있었다.

    여행 수첩

    덩치가 큰 백덕산은 산행 코스가 다양하다.

    영월군 수주면의 관음사에서 시작해 용바위~정상~괸돌골(신선바위봉)~서릉~관음사 원점 회귀 코스를 대표적 산길로 꼽는다.

    하지만 이 코스는 고도 차가 900m가 넘어 체력 소모가 크고 길이 험하다.

    해발 약 740m인 문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고도를 높일 수 있다.

    문재에서 사자봉 삼거리(백덕산 3.4㎞ 이정표)까지는 눈길이 잘 나있으면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이후 당재와 작은 당재, 능선 삼거리(백덕산 1.2㎞ 이정표)를 거쳐 백덕산 정상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하산은 다시 능선 삼거리로 돌아와 북동쪽 능선을 탄다. 이 능선 상의 먹골재에서 북쪽 계곡을 따라 운교리로 내려서는 게 정석이다.

    산행 기점인 문재터널 동쪽(방림면 방면)에 작은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하산지점인 먹골 입구까지는 문재에서 찻길로 3.5㎞ 거리다.

    관음사로 하산할 경우 정상 서릉을 타다가 백년 계곡으로 내려서는 것이 안전하다.

    영동고속도로 새말 나들목에서 나와 42번 국도를 타고 찐빵마을로 유명한 안흥을 거쳐 문재터널을 지난다.

    터널 동쪽 평창군 방림면 방면의 작은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대중교통은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평창 방림행 버스를 타고 문재터널을 지난 뒤 하차한다.

    관음사 기점에서 접근하려면 영월에서 법흥사행 버스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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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빛 하나 없는 순백의 산하늘과 맞닿은 설원을 걷다… 평창 선자령

     

        평창=박정원 월간 山 기자

     

    입력 : 2013.01.17

     

    한국의 대표적 설국(雪國), 평창. 그중에서도 설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선자령(1157m)을 꼽는다.

    푸른 하늘과 세찬 바람, 그리고 순백의 눈과 양 떼들의 목장이 있는 곳이다. 하늘의 산이고, 바람의 산이고, 눈의 산이다.

    세찬 바람을 뚫고 순백의 눈을 헤치며 푸른 하늘을 향해 나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여말선초(麗末鮮初) 정도전은 '하늘이 낮아 재(嶺) 위는 겨우 석 자의 높이로구나'라고 노래했다.

    또 조선 전기의 강희맹은 '어제 일찍이 큰 재(大嶺)로부터 왔더니, 회오리바람에 의지하여 만리를 양각(회오리바람) 속에 돌아서 온 것 같구나'라는

    시를 읊었다.

    높고 바람이 세찬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설국(雪國)을 이룬 평창 선자령에서 백두대간 위로 길게 뻗은 능선과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백두대간 중간에 있는 명산

    한반도 등줄기인 백두대간의 중간에 있는 선자령은 겨울 산행지로 인기다. 설경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겨우내 통제구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 산을 평창 숲해설가 안향기씨와 함께 올랐다.

    대관령휴게소에서 안씨를 만났다. GPS를 보니 해발 814m. 이미 웬만한 산 정상에 올라와 있는 것이다.

    선자령 정상이 1157m이니 표고 차가300여m밖에 안 된다. 초보 산행객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인근 선자령 등산로 입구엔 커다란 안내판이 있다.

    '선자령(순환등산로) 5.8㎞'라고 쓰여 있다. 어림잡아 원점 회귀해도 11㎞ 남짓 되겠다.

    주변은 온통 설원이다. 흙빛은 찾아볼 수가 없다. 눈 위를 걷는 발자국이 때로는 '뽀드득뽀드득', 때로는 '사각사각'정겨운 소리를 낸다.

    며칠 전 내린 눈이라 사람이 밟은 정도에 따라 소리도 달라진다. 이정표는 눈에 덮여 반밖에 안 보인다.

    순백 세상에 사철 푸른 나무가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안씨가 "주목 군락지"라고 소개했다.

    주목과 구상나무의 차이는 이파리를 만져보면 알 수 있단다. 주목 이파리는 손으로 살짝 만져보면 부드럽다.

    반면 크리스마스트리로 자주 쓰는 구상나무는 찌르는 느낌이다. 곧이어 전나무 군락까지 나온다.

    이 나무들의 공통점은 사시사철 푸름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대관령옛길 이정표가 보인다. 강원도 관찰사 정철이 걸으며 '관동별곡'을 쓰고,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한양으로 오가던 그 길이다.

    청운의 꿈을 안은 영동 선비들이 아흔아홉 굽이를 넘어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정취가 서린 길이기도 하다.

    선자령 등산로가 대관령옛길과 살짝 겹치고 바우길 제2구간과도 중복된다.

    12세기 고려 시인 김극기가 '대관(大關)'이라 처음 불렀다고 하고, 대관령(大關嶺)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16세기경이라고 한다.

    큰 고개이자 험한 요새의 관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등산객들이 선자령 올라가는 길에 있는 자작나무· 일본잎갈나무 숲을 걷고 있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겨울엔 순백, 봄엔 야생화 천국

    산죽(山竹)이 눈 위로 고개를 뾰족이 들고 있다. 안씨는 "산죽은 겨울에 눈이 내려도 살기 위해 고개를 위로 뻗는데,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일수록

    키가 크다"고 했다.

    바람이 세찬 지역이라 눈이 날려가서 그런지 산죽의 키는 그리 크지 않다.

    선자령 올라가는 겨울 등산로는 눈이 덮여 있어 원래 뭐가 있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숲 전문가인 안씨가 자세히 설명을 했다.

    "3~4월에 오면 선자령 야생화로 눈이 휘둥그레질 지경"이라며 "특히 이 구간은 개방된 지 4년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바람꽃, 얼레지, 할미꽃,

    동이나물, 현호색, 복수초, 중외무릇 등 야생화가 끝없이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샘터와 양떼목장 울타리를 지나치자 선자령 정상 주변에 있는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쉬익~ 쉬익~" 하고 들린다.

    선자령 정상보다 바로 아래 있는 임도(林道)의 주변 산세 조망이 더 좋다.

    북쪽으로 황병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서쪽으로 계방산, 남쪽으로 발왕산 등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동쪽으로 강릉과 동해도 어렴풋이 보인다.발아래엔 백설의 대관령목장이 이색적이고 목가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선자령 정상은 평지다. 선자령은 원래 대관산, 보현산, 만월산 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선자령으로 이름이 바뀐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갔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하산길은 전망대로 잡았다. 동해가 멀리 보이고, 강릉 방면으로 가파른 사면이 계속된다.

    가파른 사면은 세찬 바람을 그대로 능선 위로 올려 보냈다. 바람이 세니 체감기온이 떨어진다.

    국사성황당으로 가는 사거리가 나온다. 강릉 보광리에서 올라온 대관령옛길로 연결되는 길이다.

    임도는 등산로 입구로 연결되지만 살짝 방향을 틀어 성황당으로 향했다.

    국사성황당은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 첫날에 제(祭)를 지내는 곳이다.

    산신각에는 김유신 장군이, 성황당에는 범일국사가 각각 산신으로 모셔져 있다.

    안씨는 "성황당은 계곡의 음지에 자리하고 있는데, 거의 1년 내내 굿이나 신내림을 벌인다"며 "민속학적으로 중요한 곳"이라고 했다.

    국사성황당에서 선자령 등산로 입구까지는 1㎞ 남짓 된다. 그대로 내려오면 원점회귀 산행을 마치게 된다.

    여행 수첩

    대관령휴게소~선자령등산로 입구~양떼목장~풍해조림지~야생화군락지~샘터~자작나무숲~너덜지대~철쭉군락지~선자령 정상~전망대~무선표지소(기지국)~KT중계탑~국사성황당~기상청 구름물리선도센터~대관령휴게소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의 실제 거리는 11.8㎞.시간은 5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횡계 가는 고속버스를 타면 된다. 횡계읍에서는 택시를 타고 대관령휴게소에 내린다. 택시비는 8000원 정도. (033)335-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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