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 한 점
                 홍신선

 




-먼저 떠난 그대를 생각하며

그렇다 어찌 피었다 지는 한낱 풀꽃뿐이겠는가.

누군가 살아서

평생 한세월 앉았다 떠난 자리에도

따시한 향내 한 토막은 감돌 마련인 것을.





.................................
시인은 모든 존재에게 향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 존재가 떠날 때에는 마지막에 거처한 자리와 그 둘레에 여러 차례 빙빙 향기가 돈다고 여긴다. 
홀로 피었다 지는, 키 작은, 이름 모를 풀꽃이 그러하고, 일생을 살다 이승을 떠나가는 사람도 그러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풀꽃이든 사람이든 지금 살고 있는 세상에서 모든 존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애써 만들고 가꾸는 것은 향기라는 뜻이 되겠다. 
사람이 만드는 향기가 유독 “따시한 향내”인 까닭은 무엇일까. 사는 동안 온정(溫情)을 베풀기 때문일 것이다.


홍신선 시인은 산문을 통해 “고요가 점차 내 화두가 되는 것 같다”고 썼다. 
귀촌해 살면서 새벽잠이 없어진 후 고요에 집중하게 된다고 했다. 
“고요라고 틈새든 잡티든 없을 수 없다”면서 온전한 적막을 얻는 일의 어려움을 밝혔지만, 선생께서 새벽에 마주 대하는 고요에도 향기가 감돌겠구나 싶다.
-문태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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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 작가로 일하는 양모(23)씨는 지난해 11월부터 판타지 웹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웹소설은 스마트폰이나 PC로 읽을 수 있도록 온라인 사이트 등에 연재하는 소설이다. 
양씨의 웹소설은 군 복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청년이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에 환생해 직업군인이 되는 이야기다. 
26일까지 390편을 연재했고 누적 조회 수는 1185만회다. 한 편당 평균 3만명가량이 읽은 셈이다.

 

 


<경기 이천시의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창작전공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모습.>

 


양씨가 웹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웹소설을 즐겨 읽던 그는 “어느 순간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기 어려워 차라리 직접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고교 졸업 후에는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전업 작가의 길을 택했다. 
첫 작품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쓴 두 번째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양씨는 “최저임금 기준 월급인 215만원보다 많이 번다”고 했다.


양씨처럼 웹소설에 도전하는 10대가 늘고 있다. 
예전엔 작가가 되려면 소설 공모전에 당선되거나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내는 등 ‘등단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웹소설은 학벌이나 자격증 같은 ‘스펙’ 없이도 된다. 
온라인에서 작품만으로 독자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 사이트를 통해 곧바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인기 작품은 웹툰·드라마·영화 등으로 제작돼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도 있다. 
‘중증외상센터’ ‘나 혼자만 레벨업’ ‘내 남편과 결혼해줘’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이 웹소설이 원작인 드라마·영화다.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22년 1조390억원에서 2024년 1조3500억원으로 2년 만에 약 30% 성장했다. 
네이버웹툰의 웹소설 공모전 출품작도 2024년 6000여 편에서 올해 1만 편 이상으로 늘었다. 
참가자 10명 중 8명이 10·20·30대였다. 매년 미성년 10대도 400~500명 도전한다고 한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재미있게 본 웹소설을 드라마로 만들려고 원작자를 찾아보면 10대인 경우가 적잖다”고 했다.


웹소설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경쟁은 치열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조사에서 웹소설 작가 10명 중 7명 이상은 한 작품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500만원에 못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첫 작품으로 한 달에 30만~40만원만 벌어도 적지 않은 편”이라며 “경험이 쌓이고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으로 넘어가면서 전업이 가능한 수준의 수입을 올리는 작가가 생긴다”고 했다. 
조희정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웹소설은 매일 연재하며 독자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졌다”고 했다.(260827)


 

 

 

수도권 소재 병원에서 응급 의학과 레지던트로 수련 중인 전공의 A씨. 
헝가리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국내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헝가리 의대 출신 한국인 선후배 상당수가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신경과 등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병원에서 근무하는 외국 의대 출신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국내 의대 출신에 비해 산부인과·외과 등 ‘필수 의료과’를 택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보건복지부가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 의대 출신 국내 전공의(인턴·레지던트)는 2019년 60명에서 올해 상반기 204명으로 7년 새 3.4배로 늘었다.

 

 

<지난해 9월 대전광역시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증가세는 최근 들어 더욱 가팔라졌다. 
2022년 이전만 해도 100명 미만이었지만, 2023년에 처음으로 100명대에 진입한 뒤 올해 200명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국내에 있는 외국 의대 출신 레지던트의 경우, 약 32%가 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소아청소년과·심장혈관흉부외과 등 5개 필수 의료과를 전공으로 수련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3명 중 1명꼴인 셈이다. 
반면 국내 의대 출신 레지던트 중 5개 과에서 수련하는 인원은 14.8%다. 
단순 인원 수로만 따지면 국내 의대 출신 필수 의료과 전공의들이 훨씬 많겠지만, 전공의들의 필수 의료과 선택률만 비교한다면 외국 의대 출신이 약 2.1배 높은 셈이다.


과별로도 차이가 뚜렷했다. 
외국 의대 출신 레지던트 중 외과 전공자 비율은 11.2%로, 국내 의대 출신(3.4%)의 3.3배였다. 
산부인과도 외국 의대 출신 레지던트 비율은 10.2%로 국내 의대 출신(4.2%)의 약 2.4배로 나타났다. 
응급의학과 역시 외국 의대 출신은 7.1%, 국내 의대 출신은 4.6%다.


외국 의대 출신 전공의가 늘어난 배경에는 헝가리·우즈베키스탄·러시아·독일·영국 등 외국에서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 의사 면허를 취득하는 인원 자체가 증가한 데다, 의정 갈등 이후 국내 의대 졸업생들의 국시 응시와 수련 참여가 감소하면서 수련 병원에서 외국 의대 출신에게 열리는 자리가 늘어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공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부 수련 병원이 외국 의대 출신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헝가리 의대 출신들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헝가리 의대 출신 국내 의사 국시 합격자는 총 73명이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만 39명이 합격했고, 올해 1월 치러진 국시에서는 103명으로 늘었다. 단일 국가 의대 출신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실제로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선 헝가리 의대 출신 인턴이 평년에는 없거나 많아야 1~2명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5명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 소재 한 상급 종합병원 외과에서 수련 중인 헝가리 의대 출신 레지던트 B씨도 “응급의학과와 외과, 신경외과를 두고 고민한 끝에 외과를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유학 시절 임상실습을 하면서 의료 소송을 의식해 본 적이 거의 없다”며 “의료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직접 경험한 것이 (필수의료)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외국 의대 출신이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진료과에 진입하기 어려운 현실이 전공 선택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있다. 
외국 의대 출신인 전공의 C씨는 “외국 의대 출신은 여전히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 경쟁률이 높은 이른바 인기 과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처음부터 원해서라기보다 (경쟁에 밀려) 필수의료과를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260827)


 

 

 

최근 제주도에서 사흘 새 실종자 4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장미란(37)씨는 실종 104일 만에 야자수 농장에서 발견됐다. 제주 대표 관광코스인 올레길 바로 옆이었다. 
잇따른 실종 사망 사건으로 제주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는 범죄율도 10년째 전국 1위다. 범죄율은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 건수를 말한다. 
우리나라 대표 휴양지인 제주가 10년째 범죄율 1위를 기록한 데는 연간 1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지역적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3월 발표한 ‘202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4년 제주도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 건수는 454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둘째로 많은 전남(3860건)보다 약 18% 많았고 전국 평균(3343건)보다는 1000건 이상 많았다. 
범죄율이 가장 낮은 울산(1727건)과 비교하면 2.6배 수준이었다.

 

 

<무더위가 꺾이지 않고 있는 25일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제주는 2015년 5980건으로 1위에 오른 이후 10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감소세를 보였던 범죄율은 2022년 이후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2021년 10만명당 3943건이었던 범죄 건수는 2022년 4074건, 2023년 4286건, 2024년 4540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강도가 특히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10만명당 2.14건으로 전국 평균(0.9건)의 2.4배였다. 
성폭력 범죄(83.9건)와 폭행·상해 범죄(395.3건)도 전국 평균보다 많았다. 
주민들이 느끼는 안전도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우택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3년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2022년 지역별 체감안전도’ 자료를 보면, 제주경찰청의 체감안전도 점수는 74.9점으로 전국 18개 지방경찰청 중 가장 낮았다.


제주의 범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관광객 등 외지인이 많은 지역적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제주에는 연간 1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제주 주민등록인구(66만명)의 20배 이상이다. 
제주도에는 관광객뿐 아니라 ‘제주 한 달 살기’ 등으로 들어오는 외지인도 많다.

 

 




문성종 한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범죄율은 주민등록상 상주 인구를 분모로, 지역에서 발생한 범죄 수를 분자로 계산한다”며 “제주는 상주 인구는 적지만 외지에서 온 관광객 등 인구가 워낙 많아 범죄율이 실제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범죄 건수는 외지에서 온 관광객이 저지른 범죄도 포함되는 반면 범죄율을 계산하는 인구에는 주민등록상 상주 인구만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관광객 등 오가는 인구가 많은 지역은 주민들 간에 사회적 유대감이 부족해지면서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외국인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에서 형사 사건으로 입건된 외국인 피의자는 2021년 505명, 2022년 516명, 2023년 535명, 2024년 610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형사 사건으로 입건된 외국인 피의자의 67%는 중국인이었다. 
작년 2월 제주시내의 한 특급호텔에선 40대 중국인 관광객이 다른 중국인 관광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현금과 카지노칩 등 8500만원 상당을 훔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2002년 무사증 제도를 도입한 이후 외국인 관광객과 불법 체류자가 늘어난 점도 외국인 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사증 제도는 외국인들이 비자 없이 30일간 제주도에 머물 수 있는 제도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도입했다.


산간이나 해안 등 출동·수색에 시간이 걸리는 곳이 많은 데다 관광객 등 외지인까지 감안하면 치안 수요에 비해 경찰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인구 수 대비 경찰관 수는 다른 지역과 엇비슷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등 외지인 인구를 더하면 전국에서 업무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며 “외국인 범죄를 전문적으로 다룰 부서를 신설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에 장미란씨가 숨진 채 발견된 야자수 농장 주변엔 가로등과 방범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260827)



 

 

 

지난 12일 경기 가평군 상색리 한 잣나무 숲. 
한여름 짙은 녹색으로 뒤덮여 있어야 할 산자락에 불에 그슬린 듯 붉게 변한 잣나무들이 듬성듬성 박혀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바늘잎이 생기를 잃고 붉게 변해 있었다. 일부 나무는 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소나무 재선충병에 걸려 고사한 것이다. 숲 안으로 들어갈수록 붉게 말라 죽은 나무가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가평에서 재선충에 감염된 잣나무는 올해 6만그루로 집계됐다. 지난해 1만8000그루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가평군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나무까지 합하면 감염목이 12만그루에 이를 것으로 본다.

 

 

 


<지난 13일 오후 경북 경주시 외동읍 한 야산이 초록빛을 잃고 검붉게 변해 있다. 

나무 대부분이 소나무 재선충병에 감염돼 마치 산 전체에 붉은 녹이 슬어버린 듯 생명력을 잃은 모습이다.>

 


이맘때 옹골찼던 잣송이도 제대로 여물지 않았다. 
가평에서 잣 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이수동(45)씨가 푸른 잣송이 하나를 집어 껍질을 벌리자 빈자리가 곳곳에 드러났다. 
이씨는 “재선충 걸린 나무가 늘어나서 요즘은 잣송이를 까봐도 속이 비었거나 알이 안 찬 게 많다”고 했다.


과거 남부 지방에 집중됐던 재선충병이 수도권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일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 재선충에 감염된 나무는 2024년 90만그루에서 올해 177만그루로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정부는 국내 재선충병이 처음 발생한 1988년부터 올해까지 방제 작업에 총 1조8930억원을 투입했다. 
그런데도 억제는커녕 갈수록 피해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재선충은 소나무·잣나무 등 침엽수에 기생하는 길이 1㎜ 벌레다.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 몸에 들어가 다른 나무로 옮겨 다닌다. 
재선충에 감염되면 나무 속 물길이 막혀 대부분 말라 죽는다. 
재선충 한 쌍이 20일 만에 20만마리로 불어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재선충을 막지 못한 건 산림청이 감염된 나무를 자르기만 하는 ‘뒤쫓기식 방제’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감염된 소나무를 잘라낸 자리에 다시 재선충에 약한 소나무를 심기도 했다. 
소나무가 조경수로 인기이고, 소나무숲에선 송이버섯도 자라는 등 경제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일본 등 재선충을 막는 데 성공한 국가들이 나무 종류를 바꿔 재선충에 강한 숲을 조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뒤쫓기식 방제’의 대표 케이스가 바로 경주 지역이다. 
경주는 2004년 최초 감염 나무가 발생한 후 지금까지 극심한 재선충병에 시달리고 있다. 
경주 지역 감염목은 2022년 2만1848그루에서 작년 15만5564그루로 7배 넘게 늘어났다. 
이는 벌목 작업이 재선충 확산 속도를 못 따라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주엔 문화재 보호 구역이 워낙 많아 벌목 작업 때 제한 사항이 많고 방제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현재 재선충은 보호 구역인 불국사 후문 근처까지 확산한 상태다. 
경주시 관계자는 “작년에 불국사 주변 소나무 4만8300여 그루에 예방 주사를 놨는데도 재선충이 확산하고 있어 걱정”이라면서 “불국사 경내 소나무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방제 작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재선충 발생 초기에 감염 지역 나무가 다른 지역에 반출되도록 방치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감염 지역 나무는 매개충이 살고 있을 수 있어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 안 되는데, 초기엔 이를 막지 않은 것이다. 

예컨대, 2006년 12월 수도권에서 처음 발생한 경기 광주 잣나무림 재선충도 영남 지역에서 반출된 감염목에서 옮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수도권도 고위험지역에 속한다.


기후변화도 재선충병 확산에 영향을 줬다. 
온난화 현상 때문에 매개충 활동 시기가 빨라지고, 겨울에도 생존할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북방수염하늘소가 유충에서 성충이 되는 시기가 2013년에는 5월 16일이었는데, 2025년에는 4월 25일로 21일 빨라졌다.


산림청도 지난 2월 뒤늦게 방제 목표를 수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생태적 가치가 높은 소나무림과 금강·안면 소나무 육성 지역, 송이버섯 생산림 등을 제외한 재선충 반복 발생 지역 소나무림은 활엽수 등 다른 수종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다.


정종국 강원대 산림환경보호학과 교수는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켜야 할 소나무림만 골라 관리해야 한다”며 “보전림 외에는 기후 변화에 잘 적응하는 활엽수로 바꿔나가야 전반적으로 숲이 건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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