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오전 8시 국내 최대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
경매에 나온 고등어 약 3만 박스를 두고 도매상 80여 명이 경쟁을 벌였다.
경매가 이어진 1시간 동안 계속 값을 높여 부르며 연이어 낙찰받는 일행이 있었다.
전체 물량의 3분의 2를 약 11억원에 쓸어 담은 한 수산물 수출기업 관계자들이었다.
낙찰된 고등어는 태극기 문양이 새겨진 종이 박스에 담겨 수십 대의 화물차 편에 인근 냉동 창고로 옮겨졌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고등어는 영하 42도로 급속 냉동한 뒤 24시간 안에 해외로 내보낸다”며 “특히 연간 800억원어치 수산물을 중국에 수출하는데 그 절반이 고등어”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가장 흔한 국민 생선 고등어가 K수산물 수출의 새 주력 품목으로 떠올랐다.
2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고등어 수출액은 1억8170만달러(약 2670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247% 급증했다.
2024년만 해도 수출 12위 품목이던 고등어는 작년 3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올해 상승세에 가속이 붙었다.
‘바다의 금’으로 불리는 부동의 수출 1위 김(6억820만달러)은 같은 기간 2% 증가에 그쳤다.
김과 고등어의 수출액 격차는 1년 만에 11배에서 3배로 좁혀졌다.
고등어의 강세에 힘입어 올 상반기 수산물 수출액은 19억달러로 22% 늘었다.
현재 추세라면 3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17일 오전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고등어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산 고등어 수출 폭증세를 촉발한 건 세계 최대 고등어 수출국 노르웨이의 감산이었다.
노르웨이 정부가 어자원 보호를 위해 올해 어획 쿼터를 작년의 절반인 8만1000t으로 줄이면서, 노르웨이산 고등어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수요가 한국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간 한국산 고등어의 주 수요지는 소형 고등어를 통째로 튀겨 먹는 아프리카였다.
하지만 올해는 찜·구이용 중대형어를 찾는 중국의 상반기 구매액이 작년의 36배로 뛰었고, 통조림 가공용 소형어를 가져가는 유럽도 23배로 늘었다.

고등어의 인기는 한국 수산물 수출 판도까지 바꿨다.
올 상반기 주요 수출국 순위에서 중국(3억9180만달러)이 일본(3억5880만달러)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다.
중국은 2021~2023년에도 1위였던 적이 있지만, 당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국이 러시아 수산물 직수입을 막으면서 러시아산 명태·오징어가 한국을 거쳐 우회 수출된 영향이 컸다.
부산의 한 수산물 도매상은 “한국산 수산물 시장에선 그동안 일본이 부동의 1위였는데 고등어의 등장으로 그 벽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수출 호황의 그림자도 있다.
국내 중·대형 고등어 어획량이 주춤한 가운데 수출까지 급증하면서 밥상 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다. 가격은 이미 뛰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노량진수산시장의 고등어 도매 단가는 kg당 4334원으로 작년 동기(3584원)보다 21% 올랐다.
전체 수산물 단가 상승률(11%)의 두 배 수준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출업자와의 매입 경쟁으로 대형마트·백화점에 납품되는 고품질 고등어 조달 비용이 뛰면서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세계가 한국 고등어를 찾을수록 국내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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