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를 낳은 엄마들이 다 그렇듯이 처음으로 엄마가 되었을 때 나도 애기를 한참씩 들여다보곤 했다.
그때마다 조그마하면서도 있을 건 다 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해 정신없이 보며 기뻐했다.
그러다 아기가 태어나 한 달쯤 되었을 때 아기 엉덩이에 이상하게 움폭 들어간 자국이 있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기저귀를 갈아 주거나 목욕을 시킬 때마다 점점 더 마음이 쓰였다.
이애가 커서 체육시간 같은 때 옷을 벗으면 친구들이 놀리지나 않을까 ? 장가든 다음에 제 처가 보고 웃는다면 또 어쩌지 ?
어느 날 저녁에 드디어 아기를 안고 가 남편에게 아기 궁둥이를 흔들어 보이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것 좀 봐요 ! 얘가 커서 이것 때문에 난처해 하겠지요 ? 이상하죠 ?”
그이는 내가 한바탕 터뜨리는 걸 잠자코 듣고만 있더니 나중에야 말했다.
“아니,그 다지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해,여보. 당신 엉덩이에 있는 걸 볼 때마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걸.”
내가 자라난 마을에 성질이 드센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다.
성급한데다 아무 거리낌 없이 말을 해대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모두 그 아주머니를 두려워하였다.
한번은 어느 농부가 그 아주머니네 집의 커다란 수탉 한 마리를 치어 죽이고는 겁이나 머뭇머뭇하며 찾아갔다.
“어떻게 오셨수 ?” 그 여자는 농부에게 퉁명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농부는 용서를 비는 태도로 찾아온 연유를 설명하고 벼락이 떨어질 때만 기다렸다.
여자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더니 물었다. “댁의 차가 무슨 형인데요 ?”
“부인,구식 포드 T형입니다.” 농부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한참 더 노려보고 난 다음 그 여자가 말했다.
“괜찮아요. 그따위 고물 차도 피할 수 없는 놈이라면 내 집 암탉들을 어차피 거느리지 못할테니까.”
어린 시절, 가족과 휴가여행을 떠나기 위해 집을 나서서 마을을 멀리 벗어났을 때마다 어김없이 어머니는 부르짖곤 하셨다.
“아이구,이걸 어쩌나 ! 다리미를 꽃아 놓고 왔어 !”
그래서 해마다 집으로 되돌아가 보았지만 그때마다 다리미는 꽂혀 있지 않았다.
내가 13살 되던 해에 우리는 엘로스톤국립공원에 갔었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가 또 혹 하고 놀라 숨을 멈추며 말했다.
“다리미를 꽂아 놓은 걸 잊었구나 !”
아버지는 잠자코 차를 길 옆에 세우고 내려서 뒤의 트렁크를 열고 다리미를 꺼내다 어머니에게 주었다.
이 일이 있은 후 해마다 우리가 휴가여행을 떠날 때면, 아버지는 먼저 다리미를 트렁크에 넣었는지 확인했다.
몇 년 전, 번잡한 대로변에 있는 집을 팔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 적이 있다.
복덕방 사람은 혹시나 하여 거의 매일같이 사람들을 집으로 데려와 둘러보게 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집에 대해서 누구한테든지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어느 날 저녁, 나이 든 남자가 찾아와서 일곱 살 된 우리 딸을 붙잡고 이 집에 혹시 무슨 비밀이라도 있는지 알려고 이것저것 캐물었다.
딸애는 웃으며 못들은 체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자꾸만 물으니 딸애는 비밀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말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옳지, 좀 풀리는군. 그 비밀을 말해 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께.”
데비는 그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비밀을 가르쳐 주었다.
"있잖아요, 우리집 하수구에는 도깨비가 있다구요.”
친구를 만나러 전에 가본 적이 없는 어느 대학교에 갔다.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화장실의 위치를 몰라 이리저리 찾아헤매던 나는 '화장실'이라는 표지가 붙은 문을 발견하고 황급히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
웬 안경 쓴 할아버지가 책으로 뒤덮인 책상 앞에 앉아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당황하여 엉겁결에 인사를 꾸벅 하고 나와서 문에 붙은 표지를 다시 보니 그 방은 '학장실'이었다.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으려고 주유소에 간 누이동생 조앤이 잘 모르고 셀프서비스 주유기 앞에 자동차를 세웠다.
기계 만지는 일에 서투른 조앤은 자기가 쥐고 있는 호스를 어떻게 조작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다가 근처에 서 있던 남자에게 물었다.
“여보세요,어떻게 기름을 넣는거죠 ?”
그러자 그 남자가 대답했다.
“그건 기름 넣는 호스가 아네요. 그건 진공청소기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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