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포커스] 우즈가 짠 스크린 골프판… 골프계 새바람인가 '스포츠쇼'인가

'출범 50일' 맞은 스크린 골프 리그

 


“골프가 아닌 NBA(미국 프로농구) 경기처럼 박진감 넘친다.” “이게 골프냐 장난이냐, 타이거 우즈 없으면 금세 사라질 것.”


출범(1월 7일·현지 시각) 50일을 넘긴 ‘PGA판 스크린 골프’ TGL(Tomorrow’s Golf League). 일단 새로운 시도란 찬사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우즈 출장 여부에 따라 시청률 변동이 크다는 게 문제”라면서도 “막을 올리던 때와 현재 위상을 생각하면 절반의 성공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거 우즈와 함께 TGL을 주도하는 로리 매킬로이는 “TGL은 재해석된 골프”라고 했다. 
“골프를 21세기, 디지털 시대로 가져가려는 시도이자 더 많은 스포츠 관중 흥미를 끌려는 시도”라는 것. 
14개 클럽을 활용해 가장 먼저 홀에 공을 넣으면 이기는 골프 게임 기본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바꿨다. 
관중 환호와 역동적 음악, 강렬한 조명이 1500명을 수용하는 실내 경기장 소파이센터(미국 플로리다주)를 뜨겁게 달군다.

 

 

<우즈가 짠 스크린 골프판.>

 


TGL 게임 규칙에는 한국 주말 골퍼들이 하는 ‘배판(내기 규모를 배로 키우는 것)’ 같은 ‘해머(Hammer)’라는 게 있다. 
각 홀에 1점이 걸려 있는데 한 팀이 ‘해머’를 던지면 홀에서 최대 2점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TGL을 운영하는 TMRW스포츠를 창설한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매칼리는 20년 이상 NBC 방송 스포츠를 이끌어 온 미디어 전문가. 올림픽 방송을 비롯해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그램인 ‘선데이 나이트 풋볼’, NFL(미국프로풋볼), 켄터키 더비, 골프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 
TGL 포맷은 ‘프라임 시간대 2시간’이라는 스포츠 중계 성공 공식을 철저히 따른다.


골프의 기본 중 기본인 18홀 경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시간이 빠듯하다는 것을 파악하자 3홀을 버리고 15홀 경기로 설계했다. 
골프 룰에 정해진 매 샷 40초 시간 제한도 엄격히 지킨다. 시간을 넘기면 팀에 1벌 타가 돌아간다.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사인 ESPN이 중계하면서 기본 시청률도 확보했다.

 

 




경기 방식도 일반 골프와 다르다. 
경기는 총 15개 홀로 구성됐는데 첫 9개 홀은 같은 팀 선수 3명이 한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나머지 6개 홀은 한 선수가 2홀씩 일대일 대결을 벌인다. 
농구처럼 ‘타임 아웃’ 제도를 도입해 중요한 순간 계시를 멈추고 팀원이 함께 작전을 짤 수도 있다.


전장 7000~8000야드에 이르는 대자연 속 경기장을 가로 50야드, 세로 97.3야드 경기장으로 압축했다. 
대형 스크린이 있는 쪽 절반은 티샷과 두 번째 샷을 하기 위해 쓰고, 50야드 이내의 쇼트게임과 퍼팅은 지름 41야드 원 안에 그린과 벙커 3개로 이뤄진 ‘그린 존’에서 벌어진다.

 

 




참가 선수가 마이크를 착용해 서로 대화가 고스란히 경기장을 찾은 골프팬은 물론, TV 시청자에게도 전달된다는 점도 인기다. 
가장 중계하기 어려운 스포츠로 꼽히던 골프를 TV 프라임 타임 2시간을 짜릿한 마법의 순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같은 TGL의 속도전은 ‘슬로 플레이’로 고민하던 전통 골프도 바꿔놓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다음 달부터 주어진 시간을 6초만 초과해도 벌타를 주는 새로운 규정을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 
덕분에 TGL은 첫 경기부터 91만9000명의 평균 시청자를 끌어들였다. 이는 PGA투어 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 최종 라운드 시청자 수(46만1000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우즈가 영화 ‘록키’ 주제곡 ‘아이 오브 더 타이거’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2차전은 110만 명이 지켜봤다. 케이블 채널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스포츠 프로그램이었다.

 

 




고무적인 부분은 18~49세 젊은 시청자가 40%를 넘나든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즈가 나오지 않는 경기에선 시청자가 50만명을 밑돌기도 한다. 
우즈가 199야드를 남겨 놓고 99야드로 착각해 터무니없이 짧은 거리를 치는 실수에도 엇갈린 시선이 존재한다. “우즈 같은 선수가 실수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볼 수 있어 좋다”는 반응도 있지만 “실제 대회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 너무 장난 같다”는 불만도 있다.


미국 골프닷컴은 “지속 가능한 리그가 되기 위해서는 우즈나 매킬로이 같은 수퍼스타가 나오지 않더라도 일정한 시청률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TGL 구단의 하나인 애틀랜타 드라이브 GC 공동 소유주 아서 블랭크는 “TGL은 출범 첫해부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잠재력도 무한하다. 현실적으로 리그는 계속 확장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새로운 팀이 더해질 것이며 특히 여자 선수들의 참여도 가능하다. 여자 선수들은 이 경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250228)


 

 

[깨알지식Q] 美 의회 연설 왜 한밤중에 했을까?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은 출범 후 파격적 정책으로 미국 안팎을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는 그의 국정 방향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이날 연설에는 미 대통령의 연설 때마다 되풀이되는 장면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장면도 있었다. 
관련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왜 늦은 밤에 하나

미 대통령 연설은 워싱턴 DC 등이 있는 동부 시각 오후 9시로 고정돼 있다. 
한국에서 국가 정상 주요 일정이 통상 해 지기 전에 마무리되는 것과 비교하면 낯설다. 
오후 9시를 연설 시작 시각으로 잡은 것은 1963~1969년 재임한 린든 존슨 대통령 때였다. 
되도록 많은 미국인에게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도시의 직장인들이 귀가해 저녁을 먹은 뒤 TV를 보는 황금 시간대로 연설 시각을 잡은 것이다. 
대통령 연설은 이전부터 TV로 생중계했지만 낮에 해 국민 주목도가 떨어졌다. 
동부에서는 취침하기에 얼마 남지 않은 시각이지만,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시애틀 등 대도시가 있는 서부에서는 초저녁이라는 점도 고려해 연설 시각은 오후 9시로 유지되고 있다.

 

 


<1947년 처음으로 텔레비전에 중계된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연단에 보이는 은색 장식물은

이날 연설 때는 관례에 따라 상원 의장을 겸하는 J D 밴스 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이 뒤에 나란히 앉았다. 존슨 의장 단상 위에 놓인 반짝이는 장식물은 은으로 만든 잉크병 거치대다. 
한 뼘쯤 되는 크기로 교체용 크리스털 잉크병 3개가 꼭 맞게 들어간다. 
이 잉크병은 1810년대 등장해 20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원 의장이 최소 44명 의회를 거쳐가는 모습을 지켜본 역사의 산증인인 셈이다.


더 이상 의회에서 잉크펜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병은 깨끗하게 비어 있고, 본래 용도가 없어진 뒤에도 의회의 역사와 권위를 보여주는 상징물 구실을 한다. 
거치대의 다리 부분에는 뱀이 나뭇가지 다발을 휘감고 있는 로마 시대 집정관 상징인 ‘파스케스’가 조각돼 있고, 정중앙에는 미국의 상징인 흰머리수리 문양이 새겨져 있다.


연설 공식 명칭은 늘 같은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은 보통 ‘국정 연설(State of the Union address)’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트럼프의 이날 연설 명칭은 ‘상·하원 합동 연설(Address to Congress)’이었다. 
대통령 임기 만 1년이 지난 후에 하는 연설부터 ‘국정 연설’이라는 명칭을 쓰기 때문이다. 
이는 헌법상 국정 연설의 취지를 살리고, 국가적 상황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묻는 과정에서 생긴 관습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국가 상황 정보를 의회에 제공하는 것이 국정 연설의 취지다. 
‘돌아볼 한 해’가 없는 상황에서 하는 연설은 헌법상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봐 ‘국정 연설’로 간주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연임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 첫해에 하는 연설도 ‘국정 연설’로 친다.(250306)

 

 


<2022년 3월 1일 조 바이든(가운데) 전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모습. 
카멀라 해리스(왼쪽) 당시 부통령 옆에 앉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단상에 은제 잉크 거치대가 놓여 있다.>

 

 

10원짜리 만드는 데 40원?… 쓸일 없어 90%는 집에서 굴러다녀
[5Q] 美는 없앤다는데 '동전의 경제학'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페니’(1센트짜리 동전)를 없애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쓰임새 적은 1센트 동전을 만드는 데 3.7센트가 소요될 정도로, 배보다 배꼽이 큰 비효율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은 어떨까.


Q1. 1원짜리 동전 본 지 오래됐다

한국 주화 중 10원보다 낮은 화폐 단위로 1원과 5원 동전이 있다. 
1원, 5원은 2005년부터 시중에 유통할 목적으로는 발행하지 않는다. 
대신 기념품인 ‘한국은행 주화 6종 세트’에만 넣어서 판매된다.


시중에 유통하기 위해 찍는 최소 화폐 단위는 ‘10원’이다. 
발행량은 2020년부터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작년에는 전년보다 17% 줄어든, 4880만개를 발행했다. 
10원뿐 아니라 50·100·500원 등 모든 동전 발행량이 줄었다. 
작년 한은이 발행한 모든 동전의 액면가는 102억4200만원으로, 전년보다 24%가량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매년 폐기된 지폐 등을 감안해 수요를 추정하고 동전을 발행한다”고 했다.

 

 




Q2. 10원짜리 동전 만드는 데 얼마나 드나

개별 주화 제조 금액은 공개되고 있지 않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동전 제조비로 조폐공사에 지급한 금액은 56억원이다. 2023년 164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지금 유통되는 ‘10원’의 성분은 2006년에 바뀌었다. 
원래 구리 65%, 아연 35% 비율이었는데,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구리 48%, 알루미늄 52%로 조정했다.


현재 형태로 바뀌면서 2010년대 중반까지 10원 주조 원가는 20원대가량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40원대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구리 가격이 10년간 80% 넘게 뛰었고, 인건비, 유통비 등도 올랐기 때문이다. 
또 발행량이 줄면 단가가 더 뛰는 현상도 있다. 
구리 비율이 70~75%이고, 니켈과 합성된 50·100·500원 주화는 10원보다 주조 비용이 더 높다고 알려졌다.


Q3. 10원 동전은 길바닥에 떨어져도 안 줍는다는데

한은은 3년 주기로 현금 사용 행태를 설문한다. 
가장 최근 나온 2021년 자료에 따르면, 갖고 있는 동전 중 일상생활에 쓰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동전 비율이 금액 기준으로 77%에 달한다. 
특히 10원 동전은 방치 비율이 90%에 달해, 10개 중 9개는 집에 묵혀둔다.


2020년부터는 전체 동전 발행액보다 한은으로 돌아오는 동전 환수액이 더 많다. 
하지만 10원짜리는 유일하게 발행액보다 환수액이 적다. 10원 동전은 지폐로 바꾸려는 수고조차 하지 않고 방치되기 때문이다.

 

 




Q4. 호주머니 동전 귀찮을 때가 있다

한은은 동전 발행 비용을 줄이려고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쉽지 않았다. 
‘동전 다시 쓰기 운동’은 코로나 때 중단됐고, 2017년부터 거스름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할 수 있는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을 진행했지만, 이용률이 하루 1건 정도로 유명무실했다.


동전을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은행에서 교환하는 것이다. 다만 은행 지점마다 교환이 가능한 요일, 시간이 지정된 경우가 많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방법이 공유된다. 지하철역 발권기는 동전 결제가 가능한 경우가 많아 여기서 동전으로 선불카드를 충전하는 식으로 쓸 수 있다. 
상품권으로 결제하고 잔돈을 동전으로 거슬러받을 상황이 생길 경우에는, 1000원 미만 사용액은 카드로 결제해 거스름 동전을 없애는 방법도 쓴다. 
최근에는 무인 점포 기계에서 동전으로 결제하고, 결제 취소를 해 지폐로 환불받는 식으로 동전을 교환한 사례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Q5. 동전 없애면 인플레이션 일어날까

미국에선 페니 발행 중단의 부작용으로 물가 상승을 꼽기도 한다. 
과거 96센트에 팔던 물건을 페니가 없어지면 1달러에 팔게 될 것이란 우려다.


캐나다는 2013년에 1센트 동전 발행을 중단하고, 현금 거래가 5센트 단위로 이뤄지게 됐다. 
그러나 개별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로버트 웨플스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 교수는 “본질적으로는 영향이 없다”며 “가격이 올라가는 물건이 있고, 내려가는 물건이 있기 때문에 이 효과가 상쇄된다”고 했다.(250213)


 

 

[깨알지식 Q] 트럼프가 받은 초청장… 英 찰스 3세 뭘 쓴 거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워싱턴 DC 백악관을 찾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로부터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 서한을 전달받고 기뻐했다. 
그가 내보인 서한의 처음과 끝은 쉽게 알아보기 힘든 찰스 3세의 손글씨가 쓰여 있었다. 어떤 내용일까.

 

 

<27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을 찾은 키어 스타머(왼쪽) 영국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찰스 3세 국왕이 보낸 초청장을 건네고 있다.>

 


첫 부분은 ‘친애하는 대통령께(Dear Mr. President)’이다. 
이후 인쇄 글씨로 트럼프가 1기 때인 2020년 스코틀랜드의 국왕 별장 덤프리스 하우스를 방문하려던 계획이 코로나로 취소되었던 일을 언급하면서 “이번에는 먼저 턴베리(트럼프 소유 골프 리조트)를 방문한 뒤 가까운 덤프리스 하우스에 들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편지 끝부분에는 다시 손글씨로 ‘진심을 가득 담아(Yours most sincerely)’라는 마무리 인사와 ‘찰스(Charles) R’라는 서명으로 끝냈다.


서명에 나오는 R은 라틴어에서 유래된 왕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 ‘렉스(rex)’의 줄임말이다. 
‘공룡의 왕’으로 불리는 거대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티렉스)에 붙는 것과 같은 표현이다. 
명필이라고는 보기 힘든 찰스 3세의 손글씨는 이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 정부 인사들에게 개인적으로 편지를 보냈다 
국정 개입 논란에 휘말리자 2015년 법원 결정에 따라 자신이 쓴 손편지를 공개했다. 
당시 글씨가 마치 거미 다리처럼 거칠게 휘갈겨 쓴 것 같다 해서 해당 손편지에는 ‘흑거미 메모’라는 별칭이 붙었다. 
최근 글씨는 흑거미 메모 때보다 차분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250305)


 

 

[깨알지식 Q] 아버지 뜻하는 '포프', 왜 교황이라 부를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폐렴 진단을 받고 입원한 후 많은 신자들은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지도자의 영어 명칭은 ‘아버지’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포프(Pope)’다. 
그런데 한국에선 권위적 색채가 짙은 ‘교황(敎皇)’이라고 표기할까.


19세기에 동아시아 일대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은 교황 명칭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도승황(都僧皇·승려들의 왕)‘ ‘교화황(敎化皇·가톨릭교로 이끄는 지도자)’ 같은 명칭을 썼다. 
황제를 뜻하는 황(皇)을 써서 권위를 표현했다.

 

 

<2014년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를 방문해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생가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하지만 이 명칭이 봉건 군주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대안으로 으뜸·근본을 뜻하는 종(宗)을 붙인 ‘교종(敎宗)’이라는 명칭이 한때 가톨릭계에서 함께 쓰였다. 
한국에서 이렇게 두 단어가 혼용돼 혼선을 빚자 1967년 전국주교회의 공용어심의위원회에선 ‘포프’의 표기를 ‘교황’으로 단일화하기로 하고 이 사실을 교계 매체인 가톨릭시보 1면에 알렸다. 
이후 교황이 천황을 섬겼던 일제의 잔재라는 반발이 때때로 일었다. 
천주교(가톨릭) 용어위원회는 2019년 다시 회의를 열어 “‘종’(宗) 또한 황제들의 이름에 붙이는 군주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고 고대의 어원으로 거슬러 올라갈 경우 중국 삼황오제 시대의 황인(皇人)은 전제 군주가 아니라 사람들이 선출한 지도자였다”며 ‘교황’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중국의 경우 ‘교황(자오왕)’과 ‘교종(자오중)’을 혼용한다. 
일본에선 오랫동안 천황을 의식해 ‘법왕(法王·호우오)’ 또는 ‘교왕(敎王·교우오)‘을 쓰다가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계기로 한국·중국과 용어를 통일했다.(250304)


 

 

[깨알지식 Q]인간 본뜬 휴머노이드, 언제 나온 말이지


휴머노이드(humanoid)는 인간을 뜻하는 영어 ‘휴먼(human)’에 닮았다는 의미의 접미사 ‘-oid’를 붙인 말이다. 19세기 말 유럽 국가들이 식민지 원주민을 이렇게 불렀다는 설, 인간과 형태가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은 화석을 가리키는 말이었다는 설 등이 있다. 
20세기 중반에 지금처럼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을 부르는 말로 자리 잡았다.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에 등장한 교통 관리 휴머노이드 로봇>

 


일본 와세다대 가토 이치로 교수가 1973년 개발한 ‘와봇 1’이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꼽힌다. 
사지를 제어하는 시스템과 기초적 의사소통 기능을 갖춘 로봇이었다. 
와세다대는 건반 연주가 가능한 ‘와봇 2’를 1984년 공개했다. 
현대에는 AI(인공지능)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미국 오픈AI가 지난해 발표한 ‘피겨’가 그중 하나다. 
앞으로 5년 안에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가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봇(Robot)이란 단어는 체코슬로바키아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1920년에 쓴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처음 쓰였다. 
부역을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유래한 로봇은 인간 이상의 노동력을 갖춘 인조인간으로 묘사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극중에서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기 위해 탄생한 로봇은 반란을 일으켜 인류를 멸종시킨다. 
이 작품은 영화 ‘A.I.’(2001), ‘아이, 로봇’(2004) 등의 모티브가 됐다고 전해진다.(250226)

 

 

[깨알지식Q] 알록달록한 獨 정당… 상징색, 무슨 뜻일까

기민당 검정, 신부 옷에서 유래

 



23일 독일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된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본격적으로 연정 구성 작업에 착수하면서 이들 당의 상징색인 검정을 기반으로 각 정당의 색깔을 조합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가능한 색깔 조합만 스무 가지가 넘는다.

 

 

<지난 18일 독일의 어느 길가에 SPD(사민당·왼쪽)·녹색당·CDU(기민당)의 총선 포스터가 설치된 모습. 
각 정당의 총리 후보자들의 얼굴과 함께 정당 상징색이 강렬하게 드러난다.>

 


독일 정당들은 전통적으로 당의 상징색을 통해 이념과 정책을 알려왔다. 
기독교계 자매 정당인 기민당과 기사당의 상징색이 검은색인 것은 중세 가톨릭 신부들이 입었던 외투색에서 유래했다. 
다만 시대 상황을 담아 보조 색깔도 도입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집권기였던 2008년에는 재건을 향한 의지·긍정의 의미로 밝은 주황색도 함께 내세웠다. 
보다 선명한 우파 노선을 주창한 2023년부터는 자신감·자유의 의미를 담은 비취색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원내 2당이 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상징색인 파란색은 유럽 내 보수 정당이 두루 상징색으로 채택했다. 
AfD는 밝은 톤의 파란색을 상징색으로 쓰면서 “독일에서 인기가 많은 색이고 신선함과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을 담을 수 있다”고 했다.


집권당 지위를 잃게 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붉은 장미색’을 사용한다. 
강경 좌파 노선을 추구하는 좌파당은 사민당보다 사상적으로 더 깊고 선명하다는 의미를 담아 보라색을 사용한다. 환경보호와 진보적 정책을 추구하는 녹색당은 다른 유럽 국가 녹색당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가치를 담은 녹색을 당의 상징색과 이름으로 삼았다. 
독일 정당들이 절대 사용하지 않고 할 수도 없는 금지된 색깔도 있다. 나치가 군복에 사용했던 갈색이다.(250225)


 

 

[깨알지식Q] 4년째 소식 없는 007 시리즈

 


첩보 영화의 대명사인 ’007 시리즈’는 1962년 첫 편이 개봉된 후 60년간 23편의 속편이 제작됐다. 
하지만 2021년 ‘노 타임 투 다이’를 끝으로 더 이상 속편이 나오지 않고 있다. 007 시리즈는 왜 제작이 중단됐을까.

 

 

<대니얼 크레이그>

 


표면적으로는 후임 제임스 본드를 맡을 배우 선정이 난항을 겪는 것이 거론된다. 
2006년 6대 제임스 본드로 발탁돼 15년간 다섯 편에 출연했던 대니얼 크레이그 이후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헨리 캐빌, 이드리스 엘바, 에런 존슨 등이 거론됐지만, 제작사의 공식 입장은 없었다. 
물망에 올랐던 헨리 캐빌의 출연작들을 짜깁기한 가짜 예고편이 100만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7대 제임스 본드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그런데도 평균 2~3년 간격으로 제작됐던 속편이 4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는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제임스본드 역할을 맡은 첩보영화 "007 스카이폴"의 한 장면>

 


2022년 ‘007 시리즈’ 미국 배급을 맡은 MGM을 인수한 아마존과 영국 제작사 ‘이언(EON)’의 갈등이 속편 지연의 진짜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61년 이언을 설립한 브로콜리 가문은 007 시리즈 제작을 가업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배급사인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제임스 본드의 젊은 시절 등을 다룬 스핀오프(파생작)를 제작해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자 갈등을 빚고 있다.


이언 측은 60년간 이어온 전통에 따라 하나의 영화 시리즈 제작을 고집했다고 한다. 
바버라 브로콜리 이언 대표가 007 시리즈를 ‘콘텐츠’라고 표현한 아마존 관계자들을 지칭하며 욕설을 했다는 현지 보도도 있었다. 
양측이 제작 방향과 배우 선정, 이야기 전개 등에서 확연한 의견 차이를 보여 제작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차기 제임스 본드는 전통에 따라 영국 연방 출신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 출신인 5대 피어스 브로스넌을 제외한 1~6대 제임스 본드 모두 영 연방 출신이었다.


시대 흐름을 반영해 여성도 제임스 본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이언 측은 “여성을 위한 캐릭터를 따로 만들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본드는 영 연방 출신이어야 하지만 어떤 인종도 될 수 있다”고 밝혔다.


007 시리즈는 영국의 문화 아이콘으로 현재까지 전 세계 약 20억명의 관객을 동원, 79억달러(약 11조360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6대 제임스 본드인 대니얼 크레이그는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2021년 시사회에는 당시 찰스(현 영국 국왕)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참석했다.(250219)




 

 

[사이언스 카페] 배불러도 또 들어가… '디저트 배' 이유 있었네

 


“디저트 먹을 배는 따로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런 말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쾰른 막스 플랑크 신진대사 연구소(MPIMR)의 헤닝 펜셀라우 박사 연구팀은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단것을 먹으면 뇌 신경세포가 쾌락에 관여하는 호르몬 엔도르핀을 분출시켜 디저트를 원하게 만든다는 것을 동물 실험에서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디저트를 찾게 되는 일명 ‘디저트 배(dessert stomach)’의 원인을 찾기 위해 동물 실험을 했다. 
먼저 생쥐에게 사료를 충분히 먹인 후 설탕을 지급했다. 
생쥐들은 포만감을 느낀 상태에서도 설탕을 먹었다. 
이때 생쥐의 뇌 활동을 관찰해 보니, 포만감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뇌의 신경세포 ‘POMC 뉴런’이 설탕을 투여하자마자 활성화돼 식욕을 촉진했다.


일반적으로 위가 가득 차면 뇌의 ‘POMC 뉴런’이 포만감을 자극하는 호르몬 ‘멜라노코르틴 신경 펩타이드’를 분출한다. 
이 때문에 식욕이 떨어져 음식을 먹지 않게 된다. 
그런데 설탕을 먹을 경우 ‘POMC 뉴런’이 포만감을 자극하는 호르몬과 함께 마약성 물질인 ‘β(베타)-엔도르핀’을 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β-엔도르핀은 다른 신경세포에 작용해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쥐는 포만감보다 β-엔도르핀으로 인한 흥분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설탕을 먹는다는 것이다. 
β-엔도르핀은 지방이나 다른 음식을 많이 먹을 때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흥미롭게도 이런 과정이 쥐가 설탕을 먹기도 전에 설탕의 존재를 인지한 순간부터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설탕을 먹어본 적이 없는 쥐들에게서도 설탕을 한 입 먹자마자 β-엔도르핀이 분비됐다.


연구진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같은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 
설탕물을 먹는 사람의 뇌를 스캔해 보니, 쥐와 같은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펜셀라우 박사는 “설탕은 자연에서 흔치 않지만 중요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설탕이 있으면 그때마다 먹도록 뇌가 진화해온 것 같다”고 했다.(250215)




 

 

[깨알지식Q] 트럼프 서명용 펜은 어느 회사 제품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식을 마친 뒤 워싱턴 DC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2만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26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어느 대통령 때도 볼 수 없었던 ‘퍼포먼스’였다. 
트럼프는 책상에 놓인 여러 개의 펜을 바꿔가며 서명을 했고, 서명을 마친 뒤 펜들을 지지자들에게 던졌다. 
이후 백악관 집무실에서도 행정명령에 서명할 때 펜이 여러 개 놓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사용한 펜을 지지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이런 모습은 법안 하나에 서명할 때마다 새 펜을 쓰고, 법안 추진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감사 또는 격려의 표시로 서명에 사용된 펜을 기념품으로 나눠주는 전통을 따른 것이다. 
트럼프의 경우 여기에 특유의 쇼맨십을 가미했다. 
지난달 23일 트럼프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관련 기밀 문서를 공개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보좌진에게 “(케네디의 조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 장관 후보자에게 전하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전통이 확립된 때는 프랭클린 루스벨트(1933~1945년 재임) 대통령 집권기로 알려져있다. 
대통령마다 전통을 따르는 방식은 조금씩 달랐다. 
가령 린든 존슨 대통령은 1964년 흑백 인종차별을 공식적으로 철폐한 민권법에 서명할 때 동원된 펜은 최소 75개였고, 이 펜들은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등 법안 제정에 공헌한 이들에게 전달됐다.

 

 




트럼프는 펜의 상표에 대해서도 전임자들과 차별화 행보를 보였다. 
2017년 1기 취임 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써 온 ‘A.T. 크로스’사의 펜 대신 샤피사의 저렴한 마커펜을 고집해왔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 때는 다시 A.T.크로스사 펜으로 돌아갔고, 트럼프 2기와 함께 샤피사 마커펜이 다시 백악관에 돌아왔다.


트럼프는 2018년 HBO 다큐멘터리 ‘악시오스’에서 “(대통령의) 기존 펜은 필기감이 형편없고 가격은 너무 비쌌다. 샤피는 훨씬 잘 써지고 가격도 거의 들지 않는다”고 했다. 
단 트럼프 전용 마커펜은 주문 제작한 것으로 트럼프의 서명과 ‘백악관’이라는 문구가 금색으로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50214)


 

 

[깨알지식Q] 머스크와 나타난 아들, 이름이 왜 '엑스'일까

 



1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대여섯 살 정도로 보이는 소년을 목말 태우고 있었다. 
머스크가 2020년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 엑스(X)였다. 
엑스의 정식 이름은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 기호의 나열 같은 이 이름은 무슨 의미이며, 머스크는 몇 명의 자녀를 두고 있을까.

 

 

<1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 여자친구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엑스 애쉬 에이트웰브'를 어깨에 앉히고 있다.>

 


엑스는 알 수 없는 변수, A와 E를 합쳐놓은 애시(Æ)는 철자가 비슷한 인공지능(AI)을 의미한다고 한다. 
합자 Æ는 로마자를 쓰는 여러 언어에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 노르웨이어와 덴마크어가 있다. 
에이 트웰브(A-Xii)는 머스크가 좋아하는 CIA 정찰기 A-12를 뜻한다. 
머스크의 자녀 중 그라임스가 낳은 아이들은 이런 식으로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애칭 와이(Y)로 불리는 2021년생 딸의 정식 이름은 ‘엑사 다크 시더렐’, 2022년생 또 다른 아들은 ‘테크노 메카니쿠스’다.


머스크는 총 12명의 자녀를 뒀다. 
첫 배우자였던 판타지 소설 작가 저스틴 윌슨과 여섯 명, 전 여자 친구인 그라임스와 세 명, 자신이 설립한 뇌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임원 시본 질리스와 세 명의 자녀를 각각 낳았다. 
‘다둥이 아빠’답게 저출생 문제에도 관심이 높다. 
“출산율 급락은 문명에 대한 위협”이라고 한 적이 있고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지적하며 “인구가 3분의 1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250213)


 

 

[깨알지식 Q]군사력 약하고 자원도 없는 요르단, 어떻게 세 번째로 美 정상회담 했나


이스라엘·사우디 등과 국경 맞대
중동·서방국가 사이 중재자 역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뒤 세 번째 정상회담 상대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다. 
첫 번째·두 번째 상대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전통의 동맹이자 군사·경제 강국의 지도자임을 감안하면 미·요르단 정상회담은 이례적으로 빠르게 성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슬람 왕정 국가인 요르단은 주변 나라처럼 자원 부국도 아니고 군사 강국으로도 보기 어렵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미국의 중동 정책에서 핵심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진 후 악수하고 있다.>

 


우선 지리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서안·시리아·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와 접경하고 있는 요충지이다. 
특히 전체 인구의 60%가 팔레스타인계여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도 긴밀하게 얽혀 있다. 
집권 세력은 이슬람 근본주의와는 거리를 둔 온건 성향으로 주변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 못지않게 미국 및 서방국가와의 관계도 중시해왔다. 
특히 미국과는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 격퇴를 위해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며 중동 내 미군 전초기지 역할을 했고,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협력을 강화해왔다. 
이스라엘과도 1994년에 평화조약을 맺고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이 때문에 요르단은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때마다 중재자와 균형추 역할도 맡아왔다. 
이 같은 외교 기조는 압둘라 2세 현 국왕의 아버지이자 3대 국왕인 후세인 1세가 47년간 재위하며 구축됐다. 
1999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세인 1세의 장례식에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부시,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일제히 참석한 것은 요르단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으로 꼽힌다.


앞서 트럼프는 1기 첫해였던 2017년 4월 아랍연맹 의장국이었던 압둘라 2세 국왕과 백악관에서 만나 IS 격퇴 문제와 시리아 내전 등 중동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미국·요르단 정상회담 개최 시점은 1기 때보다도 50여 일 빨라진 것이다.(250213)


 

 

[깨알지식 Q]취임 후 푸석해진 얼굴… 왜 갑자기 늙어 보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20일 만에 “취임 이후 갑자기 빠른 노화가 진행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대통령 역대 최고령인 79세에 취임했지만, 누구보다 생기 있었던 얼굴은 푸석해졌고, 깔끔했던 머리카락과 눈썹이 정돈되지 않은 모습도 종종 목격되고 있다. 
20일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후 20일간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일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취임 첫날부터 46건의 행정 조치를 발동했고, 캐나다·멕시코·중국을 시작으로 관세전쟁 포문을 열었으며, 이스라엘과 정상회담에서 ‘가자 지구’ 개발 계획을 밝히고, 미일 정상회담까지 소화했다. 
그런 가운데 그린란드 매입,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확보를 위한 압박도 지속했다. 
지난 주말엔 타이거 우즈와 골프를 치며 망중한을 즐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마저도 한시도 그냥 쉬지 않는 트럼프의 성격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에 미국에선 “대통령은 극한 직업”이며 “대통령들은 격무에 치여 빨리 늙는다”는 속설이 오르내린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과 퇴임 당시 사진을 비교 분석한 기사가 있을 정도다. 대표적인 인물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취임 당시 47세로 역대 다섯째로 젊은 대통령이었던 오바마는 퇴임이 다가오자 얼굴이 야위고 흰머리가 늘어 극한 변화를 겪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015년 미국 하버드 의대 한 교수팀은 “국가 지도자를 하면 더 빨리 늙고 기대 수명도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1722년부터 2015년까지 유럽·미국 등 17개 나라 지도자 279명은 낙선자들보다 평균수명이 2.7년 짧고 노화 속도도 더 빨랐다고 한다. 
반대의 분석도 있다. 역대 미 대통령 34명 중 23명이 해당 연령의 기대 수명보다 더 오래 살았다는 것이다. 
여기엔 대통령들이 최고급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250211)

 

 

[스피드 3Q] 트럼프가 장악하려는 가자지구… 주민들 강제 이주시킬 수 있나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6일 이스라엘 방위군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의 대규모 이주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에 대한 미국의 장악 의사를 밝히고 주민 강제 이주 필요성까지 주장한 지 이틀 만에 이스라엘이 실행 의사를 밝힌 것이다. 
카츠 장관이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자지구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 격퇴전 때 이스라엘의 강공을 비판한 스페인·아일랜드·노르웨이가 가자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해당국이 반발하는 등 논란은 확산하고 있다. 부산의 절반 정도 면적에 200만명 넘는 주민이 살고 있는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면서 전쟁으로 황폐화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중동의 화약고 가자지구는 어떤 곳인지 문답으로 정리했다.

 

 

<지난달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 이후 자신이 살던 북부 가자지구로 이동 중인 팔레스타인인들.>

 


Q1. 가자지구는 왜 서안과 떨어져 있나

두 지역이 최단 거리로도 40㎞ 떨어져 있는 건 복잡한 근현대사와 관련이 있다. 
지금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을 통치하던 오스만 제국이 1차 대전에서 패배한 뒤 승전국과 맺은 ‘세브르 조약’에 따라 영국이 지배권을 넘겨받았다. 
이후 유대인들이 국가 창설을 위해 이 지역으로 이주하며 갈등이 일자 유엔은 1947년 유대인 국가와 아랍 국가를 세우는 분할안을 통과시켰다. 
유엔 분할안에 따르면 아랍 국가 영토는 북부·중부·지중해 연안에 있었고, 지금 팔레스타인 지역보다 훨씬 넓었다. 
아랍 측이 분할안을 거부한 상태에서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됐고, 직후 벌어진 1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아랍에 승리하면서 유엔 분할안보다 더 많은 영토를 확보했다. 
전후 경계선 설정 과정에서 서안과 가자지구는 각각 인접한 요르단과 이집트 관할 지역으로 분리돼 지금 팔레스타인 지역의 근간이 됐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이곳을 다시 점령했지만, 오슬로 평화협정 체결로 1994년 팔레스타인의 자치가 본격 시작되면서 지금에 이른다.


Q2. 가자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1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의 공세에 밀려 70여 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됐다. 
이들 상당수가 가자에 정착해 대를 이어가며 현재 주민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전체 인구의 70%가 가자 토박이가 아닌 난민과 그 후손들이다. 
전체 인구의 65%가 24세 미만의 청년들이며, 평균 나이는 18세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 투쟁 노선을 고수하며 온건 세력과 갈등하던 하마스가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독점 통치하고 있다. 
이후 하마스는 가자 주민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무슬림이 인구의 대부분이지만 극소수의 기독교인도 있다.


Q3. 트럼프 주장대로 주민 강제 이주가 가능한가

트럼프가 가자지구 주민들을 이집트와 요르단에 재정착시켜야 한다는 4일 발언은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가자지구를 포함해 국제 무력 분쟁 상황에서 보호 대상자를 강제 추방하거나 집단으로 이송하는 것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금지된다. 
제네바 협약 제49조는 ‘개별 또는 집단의 강제 이송, 점령지에서 점령국 또는 점령 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국가의 영토로 보호 대상자를 강제 이송하는 행위는 그 동기에 관계없이 금지된다’고 명시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설립 근거가 되는 ICC 로마 규정 제7조와 제8조도 강제 이송을 반인도적 범죄와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미국, 이스라엘은 ICC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ICC를 통해 처벌할 수 있는 구속력은 없다.(250208)


 

 

[What&Why] 美 내각 인사 청문회엔 후보자 가족들이 뒷자리에

가족 앞에서 사생활 들추기보다 후보자가 내세운 정책 위주 질문

 

 


도널드 트럼프 2기 내각 장관들의 인사 청문회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인선 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다. 
그중 지난달 16일 진행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청문회에서 베센트 장관의 뒷자리에 그의 동성 배우자인 존 프리먼과 대리모를 통해 얻은 아들 콜, 딸 캐럴라인이 앉아 있는 모습이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인사 청문회에 후보자의 가족들이 참석하는 관행이 있는데, 이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16일 스콧 베센트 당시 재무부장관(오른쪽 끝) 후보자가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를 마치고 남편 존 프리먼(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아들 콜(왼쪽 끝), 딸 캐롤라인(왼쪽에서 두 번째)과 함께 서 있다.>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는 국가 기밀 등 특별한 사유가 없을 땐 일반에 공개된다. 
참석한 가족과 지인들은 관행적으로 후보자 뒷자리에 앉는다. 
미국 법률에 가족들이 청문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지만 가족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선 고위 관료들이 명예로운 행사에 가족을 대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다. 
또 가정적인 면모를 부각하거나, 가족의 명예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 제고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2014년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자였던 재닛 옐런 전 재무장관의 경우, 남편이자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와 함께 청문회에 참석해 전문성이 더 부각됐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2020년 10월 인사청문회에 일곱 자녀 등 가족과 참석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오른쪽).>

 


후보자 가족이 참석하면 상원 의원들이 민감한 질문을 던지기 어려워진다는 분석도 있다. 
가족 앞에서 드러내기 어려운 후보자의 사생활이나 과거 논란 등 인신공격성 질문보다는 후보자가 내세운 정책 위주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인도계 이민자 출신인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청문회 자리에는 인도에 살고 있는 가족이 참석했다. 
파텔 국장은 부모와 누나를 소개하면서 “오늘 나와 함께하기 위해 인도에서 바다를 건너왔다”며 연장자에게 하는 힌두교식 인사인 “자이 시리 크리슈나”라는 말을 부모에게 건네기도 했다.


앞서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법관으로 임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은 당시 청문회에서 남편과 7명의 자녀를 대동했다. 
그는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저에겐 9명의 그룹에 있는 것이 익숙하고, 가족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면서 아프리카에서 입양한 자녀를 포함한 7명을 한명 한명 소개했다. 
일부 의원이 그녀의 가족에 대한 헌신을 칭찬하며 질문을 시작하자, 청문회 분위기는 화기애애할 수밖에 없었다.


미 조지워싱턴대학교 규제연구센터는 2022년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가족은 증인 뒤에 앉아 후보자의 지위와 인간성을 의원들에게 보여준다”며 “후보자들은 의원들의 격렬한 질문이 완화되길 바라며 증언 초반에 거의 항상 가족을 소개한다”고 했다.(250206)


 

 

[깨알지식 Q] 쇳덩이에 매끈한 머리… AI, 왜 똑같이 생겼지?

챗GPT, 딥시크 같은 AI(인공지능)는 항상 비슷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플라스틱이나 금속제의 매끈한 얼굴에 민머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이런 모습이 물리적 실체가 없는 AI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을까.

 

 

<"AI를 상징하는 이미지 하나만 그려줘" 라고 요청하자 챗GPT가 완성한 이미지>

 


물리적 실체가 없는 가상 화폐를 금화(코인)라는 친숙한 사물로 묘사하는 것처럼, 대중매체에서 인공지능은 자주 의인화된 존재나 로봇으로 묘사됐다. 
오늘날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은 형상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가깝다. 
사람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기계 부품이 일부 드러나는 등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형상이다. 이런 이미지는 1950년 발간된 아이작 아시모프의 공상과학 소설 ‘아이, 로봇’의 초판본 표지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1973년 일본에서 만든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와봇 1호’보다 23년 앞서 그려진 이 이미지가 휴머노이드 로봇 형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04년 소설을 영화화한 ‘아이, 로봇’에서 묘사된 휴머노이드 로봇의 모습 역시 AI의 이미지 고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왼쪽은 1950년 발간한 아이삭 아시모프의 공상과학 소설 '아이, 로봇'의 초판본 표지. 오른쪽은 2004년 개봉한 영화 '아이, 로봇'에 나온 휴머노이드 로봇.>

 


AI를 묘사할 때 수십 년째 같은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불쾌한 골짜기’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있다. 
로봇의 외양이 사람과 비슷할수록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도 사람과 거의 비슷한 단계에 이르면 호감도가 골짜기처럼 뚝 떨어지는 현상이다. 
어설프게 사람을 흉내 낸 모습으로 인공지능을 묘사하면 오히려 기괴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을 본떴지만 사람은 아닌’ 이미지가 필요했다는 것이다.(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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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지식 Q] 물가지수에도 등장하는 '빅 맥', 레시피는 세계 어디나 똑같나?

근로자 시급으로 먹을 수 있는 빅맥 개수 호주는 네 개, 한국은 1.8개
미국서 1967년 출시됐지만, 진출국 식문화에 따라 제각각 스타일로 분화

 



맥도날드 대표 메뉴인 ‘빅맥(Big Mac)’을 기준으로 세계 주요국의 물가를 월급 봉투 두께를 간접 비교한 지난 2일 일본 언론 보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주요 국가별로 근로자가 시급으로 구매할 수 있는 빅맥 개수를 조사해봤더니 호주가 3.95개로 가장 많았고 스위스(3.4개)·영국(2.56개)·미국(2.52개)의 순이었다는 것이다. 
프랑스·독일 등 유럽연합 주요 5국의 평균치는 2.5개였고 캐나다는 2.32개였다. 일본은 2.18개로 하위권이었고, 한국은 더 낮은 1.79개에 그쳤다. 
국가별 시급은 맥도날드를 포함한 글로벌 외식기업 22곳의 점포 근로자가 받는 금액의 중앙치였고 국가별 빅맥 가격은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빅맥지수’를 기준으로 활용했다.

 

 


<인도에서만 판매하는 '마하라자 맥' 버거>

 


이처럼 빅맥은 단순한 인기 햄버거 메뉴의 위상에 그치지 않고 세계 각국의 경제 상황을 비교하는 단위의 역할도 한다. 
빅맥은 196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가맹점주가 보다 배부른 버거를 선보이겠다며 자체 개발한 메뉴였다. 
일반 버거보다 푸짐한 양이 인기를 끌어 금세 대표 메뉴가 돼 종종 경제 뉴스에도 등장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입맛도 전통도 다른 세계 각국의 빅맥은 과연 모두 같은 레시피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세계 어딜 가나 익숙한 맛을 보장하지만 빵·패티·소스 등 핵심 레시피 비율이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국의 문화나 종교 때문에 특별한 재료를 쓰기도 한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에서 패티·마요네즈·치즈 등 모든 재료를 ‘할랄(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 및 가공된 식품)’로만 쓰는 식이다.


힌두교 전통에 따라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의 맥도날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빅맥이라는 메뉴가 없다. 
인도의 28개 주 중 북동부 일부 지역을 제외한 20개 주에서 소의 도축과 소비를 금지하고 있어서다. 
대신 ‘마하라자 맥’이라는 매운 닭고기 패티 버거가 있다. 
일반 빅맥과 마찬가지로 빵이 석 장 들어가고, 인도의 빅맥지수는 이 마하라자맥 버거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마하라자는 산스크리트어로 ‘왕’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 맥도날드는 빅맥의 생명인 치즈가 없는 햄버거를 판매하는 곳이 많다. 
소고기와 유제품을 함께 먹으면 안 된다는 유대교 율법의 ‘코셔’ 규정 때문이다. 
전체 맥도날드 매장 중 절반정도가 이런 규정을 지키는 코셔 매장으로, 치즈가 든 빅맥 버거를 먹고 싶다면 비(非) 코셔 매장을 찾아가야 한다.(250203)


 

 

[깨알지식 Q]트럼프 행정명령 서명 때 매번 옆에 서 있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연일 새로운 행정명령을 쏟아내는 가운데 ‘감초’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매번 서명하는 트럼프 곁을 지키는 참모는 누구일까.


ABC 방송 등은 윌 샤프 백악관 문서 담당 비서관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신스틸러(주연 못지않은 조연)로 등극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문서 비서관은 대통령이 처리하는 모든 서류를 관리·감독하는 자리다. 
특히 트럼프는 “취임 첫날부터 기록적인 수치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서류를 총괄하는 샤프가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숨은 실세’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샤프는 백악관 서명식이 열릴 때마다 트럼프 곁에 서서 행정명령 서류들을 직접 주고받고 있다. 
트럼프와 긴밀한 대화를 나누거나 취재진에게 행정명령 내용을 브리핑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0일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왼편에 서 있는 인물은 윌 샤프 백악관 비서실 비서관>

 


샤프는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연방 검사보, 변호사 등으로 일했다. 
2016년 미주리 주지사 선거의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캐서린 해너웨이 캠프에 참여한 인연으로 2023년 트럼프 법률팀에 합류했다. 
트럼프가 연방 특검에 기소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사건 등에서 트럼프를 변호했다고 AP가 전했다.


샤프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직후 문서 담당 비서관으로 백악관에 영입됐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샤프가 “트럼프를 마녀사냥에서 방어한 가장 뛰어난 법률가이자 우리의 의제를 실행하기에 완벽한 보좌관”이라고 했다.(250201)

 

 

[깨알지식Q] 멜라니아 고향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와 무슨 관계?

 

 


20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챙이 넓은 모자와 남색 정장을 한 배우자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독특한 패션도 화제였다. 
중부 유럽 슬로베니아 출신인 그는 실제로 유명 모델 출신이다. 
슬로베니아는 동북쪽으로 150㎞ 떨어진 거리에 있는 슬로바키아와 종종 혼동된다. 
나라 이름과 국기 모양이 비슷하다 보니 외교 행사에서 결례를 범하는 일이 적지 않다. 
심지어 워싱턴 DC에서는 두 나라 대사관이 정기적으로 만나 잘못 배달된 우편물을 교환하기도 한다.

 

 


<미국 47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배우자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형상화한 동상이 2020년 9월 슬로베니아 세브니카에 서 있는 모습. 세브니카는 멜라니아 여사의 고향이다.>

 


두 나라는 실제로 같은 뿌리를 공유한다. 
우선 슬라브족의 어원으로 ‘말[言]’을 의미하는 ‘슬로보(Slovo)’를 국호에 차용하고 있다. 
두 나라 국기는 가로로 하양·파랑·빨강 세 줄로 돼 있고 상징 문장만 모양이 다르다. 
이 세 색깔은 슬라브족의 상징색으로 러시아·체코·크로아티아·세르비아 등 다른 슬라브계 나라 국기에서도 볼 수 있다.

 

 

<슬로바키아 국기>

 



5세기경 유럽에 정착한 슬라브족은 서슬라브족(체코·폴란드·슬로바키아), 동슬라브족(벨라루스·러시아·우크라이나), 남슬라브족(불가리아·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세르비아·슬로베니아 등)으로 나뉜다. 
민족과 언어의 뿌리는 같지만 중세부터 분화돼 오랜 시간이 흐른 탓에 언어·문화·종교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슬로베니아는 알프스와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반면, 슬로바키아는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 내륙국이다. 
그래서 슬로베니아어와 슬로바키아어도 서로 거의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차이가 크다.


다만 두 나라는 냉전 종식 이후 비슷한 궤적을 걸었다. 
슬로베니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독립했고, 슬로바키아는 체코슬로바키아가 1989년 민주화 혁명에 성공하고 체코와 분리돼 1993년 독립국가로 출발했다. 
슬로베니아와 슬로바키아 모두 EU(유럽연합)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다. 
한편 트럼프의 첫 번째 배우자였던 이바나 트럼프(1949~2022)는 슬로바키아와 한때 연합국가였던 체코 출신이다.(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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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마지막 날, 바이든은 뭘 할까



20일 정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면서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은 4년 만에 물러나 야인으로 돌아갔다. 
바이든은 이날 오전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앉아 트럼프에게 전달할 손편지 작성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마지막 업무를 끝냈다. 
미국에선 임기를 마친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기고 백악관을 떠나는 전통이 있다. 
자신의 대선 패배를 불복하고 2021년 1월 바이든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트럼프마저도 이 전통만큼은 충실히 따랐다. 
편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바이든은 트럼프의 편지가 “매우 너그러웠다”고 밝혔다.

 

 

<1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국제아프리카계미국인박물관을 찾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바이든은 사실상 임기 마지막 날이었던 19일에는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일(1월 셋째 주 월요일) 행사의 일환으로 배우자 질 바이든 여사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교회와 흑인 역사 박물관을 찾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바이든이 정치적 고비에 몰릴 때마다 힘을 실어준 곳으로 이 지역을 임기 내 마지막 방문지로 삼으며 각별한 애정을 표한 것이다.


바이든은 지난해 2월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흑인 투표자들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96%의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하며 당 안팎에서 제기하던 고령 리스크를 잠재울 수 있었다. 
4년 전인 2020년 대선에서도 아이오와·뉴햄프셔·네바다 민주당 경선에서 연패하며 위기에 몰렸으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대승을 거두며 선두로 치고 나간 바 있다. 
바이든은 교회에서 한 연설에서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봉직한 것은 일생의 영광이었다”며 “이제 이 여정을 마무리하지만 내 열정은 선거에 당선돼 처음 공직에 입문하던 스물아홉 살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날 낙후된 원주민 지역사회를 위한 연방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임기 내 마지막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또 민권 운동가 다섯 명을 사면하고 모범 수감자 두 명에 대해 감형 조치도 내렸다. 
그는 “미국은 두 번째 기회에 대한 약속을 바탕으로 세워진 나라”라며 “그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미국 역사상 그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개인 사면과 감형을 단행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임기 막판에 대규모 사면·감형을 단행한 그에게 “불법 총기 소지·탈세 혐의로 기소된 아들 헌터를 직권 사면한 일에 대한 비난을 피하려는 물타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1972년 최연소 미 연방 상원 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의 샛별로 등장한 바이든은 이후 내리 6선을 하면서 유력 정치인이 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2009년 1월~2017 1월)에서 국정 2인자인 부통령을 지냈고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 트럼프를 꺾고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이듬해 1월 취임했다. 
그는 일찌감치 연임 의사를 밝히고 재선에 도전했으나 고령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통령 후보직을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에게 넘겼다. 
이로써 그는 재선을 포기한 일곱 번째 미국 대통령이 됐다.(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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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지식 Q]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 수감자 22.3명 석방… 교환比 왜 차이 나나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휴전안에 따르면 양측은 여성 인질 3명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90명을 교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6주 동안 이스라엘 인질 33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737명을 맞교환한다. 
이스라엘 인질 한 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22.3명에 해당한다. 
이스라엘은 왜 불리해 보이는 거래 조건을 받아들일까.


유대교 교리의 영향을 받은 이스라엘의 국가 이념 때문이다. 
유대교 지침서 탈무드는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구하는 것과 같다”는 말로 단 한 명이라도 위험에 처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율법을 어겨도 된다는 ‘피쿠아흐 네페시’라는 예외 원칙마저 있다. 
이러한 세계관은 예수 그리스도 탄생 이후를 다루고 있는 기독교 신약성서에도 나타난다. 
마태·누가 복음에도 “양 100마리 중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99마리를 내버려두고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며, 잃지 않은 99마리보다 한 마리를 찾은 것을 더 기뻐한다”는 내용이다.

 

 

<19일 가자지구에서 석방된 이스라엘 인질 도론 스타인브레처(31) 아버지를 껴안고 있다.>

 


2000여 년에 걸친 방랑 생활과 제2차 세계대전 홀로코스트(대학살)를 통해 이 같은 신념은 더욱 강해졌다. 
이스라엘은 공동체의 ‘책임’을 의미하는 ‘아하라이우트(Achrayut)’란 표현을 통해 국민 한 사람, 병사 한 사람을 지키는 것을 국가와 군대의 책임이자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한다. 
이는 “이스라엘인을 구하기 위해선 어떤 대가도 감수할 수 있다”는 이스라엘 정치의 한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들은 이스라엘의 이런 ‘약점’을 적극 활용했다. 
1970년대부터 소수의 이스라엘 민간인이나 군인을 납치, 다수의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교환을 요구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2006년에는 가자지구에서 납치된 이스라엘 군인 1명을 돌려받기 위해 팔레스타인 수감자 1027명을 석방했다.(250121)


 

 

[깨알지식Q]교황 이름 프란치스코 왜 처음으로 썼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고록이 최근 출판돼 주목을 받았다. 
교황 이름은 선출된 후 스스로 정하는데 전임자이자 열여섯 번째 ‘베네딕토 교황’을 뜻하는 베네딕토 16세처럼, 대부분의 교황엔 ○세가 붙는다. 
2013년 즉위한 지금의 교황은 ‘프란치스코’를 처음 선택했기 때문에 ○세가 없다. 
그의 전에 아무도 안 쓴 교황명을 선택한 사례는 913년 즉위한 란도 교황이 마지막이었다. 
그만큼 드물다는 뜻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독특한 특성과 관련이 있다.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이들의 성자’로 불리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에서 딴 이름이다. 
사치를 멀리하고 소박하게 빈자(貧者)를 챙기는 교황과 성품이 닮았다. 
첫 남미 출신이자 첫 예수회 출신 교황인 그가 가톨릭의 화합을 역설하기 위해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가톨릭 수도회 중 하나인 예수회는 과거 선교 방식 등을 두고 프란치스코회와 대립했다. 
교황이 갈등의 역사를 뒤로하자는 뜻을 담아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골랐다는 것이다.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

 

 

특이하게 자주 선택되는 교황 이름 둘을 합쳤던 요한 바오로 1세(1978년 즉위)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1세’를 붙이자는 의견도 나왔다. 교황은 사양했다. 
왕이나 귀족 등에게 많이 붙어 권위적이란 느낌이 드는 ‘○세’를 수수한 성품의 교황이 달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한편 역대 교황 중 가장 많이 선택된 이름은 예수의 제자였던 요한이다. 21명이 썼다. 
공동 2위는 가톨릭 성인인 그레고리오·베네딕토로 16세까지 있다. 
최초의 교황으로 불리는 예수의 제자 베드로의 경우 스포츠팀의 영구 결번처럼, 감히 이름을 따서 쓴 후임자가 없는 경우다.(250118)


 

 

눈길보다 6배 더 미끄럽다... 블랙아이스 도로 운전법은

 



교통 전문가들은 “‘블랙 아이스(Black Ice)’는 눈길이나 빙판길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아 위험하다”며 “눈으로 보고 피하려고 하면 이미 늦는다”고 했다. 
겨울철 새벽에 운전할 때는 항상 블랙 아이스가 있다고 생각하고 방어 운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랙 아이스가 특히 잘 생기는 구간을 알아두면 좋다. 
터널과 지하차도 출입구는 보통 햇볕이 잘 들지 않아 블랙 아이스가 생기기 쉽다. 
다리와 고가도로도 위험하다. 공중에 떠 있어 찬 바람이 많이 불고 도로 표면 온도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그늘진 산모퉁이 도로도 조심해야 한다.

 

 




블랙 아이스가 있거나 미끄러운 도로를 달릴 때는 속력을 줄이고 앞 차와 거리를 평소의 2배 이상 띄워야 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블랙 아이스가 낀 도로에서는 제동 거리가 평소의 9배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며 “고속도로에선 시속 80㎞ 이하로 달리고 앞 차와 간격도 100m 이상 유지해야 안전하다”고 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블랙 아이스가 생긴 도로는 일반 도로보다 14배, 보통 눈길보다 6배 미끄럽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끄러운 도로에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확 돌려선 안 된다. 차량이 중심을 잃고 회전해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핸들은 최대한 한 방향으로 유지하고 브레이크는 가볍게 두드리듯 여러 번 끊어서 밟아야 한다”고 했다.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해 속도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눈앞에서 추돌 사고가 벌어졌을 경우엔 “무리하게 사고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앞차와 최대한 살살 부딪힌다고 생각하고 대응하는 게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도로에 제설제가 뿌려져 있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현철승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AI빅데이터융합센터장은 “제설제를 뿌리면 쌓인 눈은 녹지만 도로가 축축하게 젖는다”며 “기온에 따라 살얼음이 낄 수 있다”고 했다.(250115)


 

[글로벌 5Q] 美 틱톡 사태 대체 뭐길래?

트럼프 취임 전날 美 '틱톡' 완전 중단… 트럼프가 행정명령으로 막을까


중국의 인기 소셜미디어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오는 19일까지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는 ‘틱톡 금지법’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법 시행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고, 중국 지도부가 틱톡을 자국에 우호적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법안 시행을 막기 위해 뛰는 저우서우쯔 틱톡 CEO는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서비스 하나를 두고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문답으로 정리했다.

 

 

<'틱톡 금지법' 시행이 다가오면서 이에 대비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중국, 틱톡 이용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Q1. 이대로 19일이 되면 틱톡은 어떻게 되나.

미국 내에서 앱을 새로 내려받을 수 없게 된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배포되지 않는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앱의 성능이 서서히 저하돼 사용하기 어려워진다. 
서비스가 금지돼도 내려받은 틱톡 앱이 사라지거나, 앱에 접속한다고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Q2. 틱톡 금지법이 나온 배경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우선 1억7000만명을 넘는 미국 내 틱톡 이용자의 성별, 거주지,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가 중국에 유출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앱이 미국에 깊이 침투하면 중국 공산당 관련 콘텐츠가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이에 지난해 4월 상·하원이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 법안이 시행됐다.

 

 




Q3. 틱톡은 어떻게 대응했나.

틱톡 금지법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또 미국 이용자 데이터를 미국 내 서버에만 저장하고 제3자 감사를 받는 보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데이터 저장 위치와 상관없이 소프트웨어 운영에 관여하는 중국 엔지니어 등이 미국 데이터에 접근 가능하고, 중국의 국가안전법에 따라 틱톡이 데이터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Q4. 트럼프의 입장은 무엇인가.

법 시행 이튿날인 20일 정오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연방대법원에 “취임 후 정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법 발효 시한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대법원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60~90일 동안 틱톡 금지법 시행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20년엔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할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바이트댄스 지분 상당 규모를 보유한 공화당 거물 기부자 제프 야스를 지난해 만난 직후 입장을 바꿨으며, 대선 캠페인 콘텐츠가 틱톡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반복해서 언급했다”고 했다.


Q5. 틱톡의 대안은 없나.

틱톡 금지법에 반감을 가진 미국 이용자들은 대거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레드노트)’로 몰리고 있다. 
샤오훙수에서 이들은 ‘틱톡 난민’으로 자칭하며 “중국이여, 내 개인 정보를 가져가 달라”는 문구를 띄우기도 한다. 
다만 이는 미국 정부에 대한 항의에 가깝고, 틱톡의 유명인이 샤오훙수로 진출한 경우 또한 거의 없다. 
20~30대 여성이 중심인 샤오훙수는 틱톡과 성격이 달라서 미국의 틱톡 이용자들이 얼마나 잘 적응할지 미지수다.


샤오훙수 역시 중국 앱이기 때문에 틱톡과 비슷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새로운 플랫폼을 찾는 사람들에게 레드노트는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면서 “중국인 소유라는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샤오훙수 측도 연일 엔지니어들이 밤을 새며 알고리즘 ‘보수’와 검열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나서며 신규 사용자 진입에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을 해외 사이트로부터 차단한 중국 당국이 중국인과 외국인이 같은 소셜미디어를 쓰길 바라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250117)


 

 

 

NBA의 '염소'는 역시 르브론? 정교한 기법으로 분석하니 조던 제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는 누구인가.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쟁이 끊이지 않는 주제다.


최근 미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뉴욕 타임스 소유)은 자사 칼럼니스트, 분석가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더 바스켓볼 100′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이 문제를 다뤘다.


이 책은 작년 11월 발간됐다. 
활동 시기와 포지션 등이 다른 선수들의 능력치를 계량화하기 위해 각종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NBA(미 프로농구)에서 지난 75년간 뛰었던 선수들 중 100명을 추리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챔피언전 우승이나 개인상 수상 경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선수 경력을 통틀어 정규 리그 MVP(최우수선수)나 NBA 퍼스트 팀 혹은 올스타에 얼마나 여러 번 뽑혔는지, 팀을 챔피언전 우승으로 몇 번 이끌었는지 등등이다.


‘바스켓볼 100′ 프로젝트는 최고 수준의 경기력으로 오래 멋진 활약을 펼쳤던 전설적 선수들에게 GOAT(Greatest Of All Time·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포인트라고 명명한 점수를 부여했다.

 

 


<마이클 조던과 함께 23번은 가장 유명한 백넘버가 됐다.>

 


‘선수 퀄리티’를 가리는 누적 포인트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매 시즌 MVP 투표 상위권에 올랐던 선수가 차지했던 지분 비율을 더해 1.0이 될 때마다 50점을 줬다. 
2022-2023시즌까지 역대 최고 기록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의 8.8이었다. 
제임스는 통산 MVP 투표 1위 4번, 2위 4번, 3위 3번 등 데뷔부터 매 시즌 MVP 투표에서 일정 지분 이상을 얻었다.


또 특정 선수가 NBA 퍼스트 팀에 들었을 때마다 10점(세컨드 팀 3점, 서드 팀 1점씩)을 배정했다. 
챔피언전 MVP는 10점, 올스타 1점, 선수 경력 통산 100승 이상 1점, 통산 BPM(BOX Plus/Minus·특정 선수가 팀에 미친 공헌도를 리그 평균과 대비한 2차 통계. 기록지 수치뿐 아니라 선수가 뛰고 있을 때의 득실 마진 등도 따진다) 2.0이상은 7.5점이었다.


GOAT 포인트를 통해 어떤 시기를 빛냈던 스타가 동시대 경쟁자들에 비해 얼마나 지배력을 발휘했는지는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여전히 1950년대와 1990년대, 2000년대에 뛰었던 선수들의 실력이나 시대에 따른 리그의 상대적 수준 등을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포인트 산정 가중치가 과연 공정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이 자료가 토론을 위한 무대를 제공한다는 점엔 의의가 있다. 
이 책은 앞으로 GOAT 포인트를 개선할 수 있는 고급 통계 기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GOAT 포인트로 낸 결론은 르브론 제임스(40)가 1위, 마이클 조던이 2위였다. 
제임스는 10대부터 40대까지 NBA 무대를 누빈 최초의 선수이며, 자신이 보유한 통산 득점 1위(4만1261점) 기록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1525경기를 뛰는 동안 30점 이상을 넣은 횟수(563회)도 조던(562회)를 넘어섰다. 
제임스는 챔피언전 우승 4회, 챔피언전 MVP 4회, 정규리그 MVP 4회, NBA 퍼스트 팀 13회 등 수많은 수상 경력도 자랑한다.


조던은 선수 경력 도중에 두 번 은퇴했다가 컴백을 하면서 4년가량 공백기가 있었다. 
그는 제임스보다 500경기 가까이 적은 통산 1072경기만 뛰었는데도 챔피언전 우승 6회, 챔피언전 MVP 6회, 정규 리그 MVP 5회, NBA 퍼스트 팀 10회, 득점왕 10회(제임스는 1회)라는 업적을 남겼다.


제임스가 괴물 같은 신체 능력을 앞세워 꾸준하게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해 왔다면, 조던은 상대적으로 ‘재위 기간’은 짧았으나 코트에서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조던과 시카고 불스 시절 6회 우승을 일궜던 스카티 피펜이 GOAT 포인트 49위였다.

 

 

<지난 7일 댈러스 매버릭스 경기에 나선 르브론 제임스>

 


조던의 불스에 밀려 챔피언전 준우승 2회만 했던 유타 재즈의 ‘메일맨’ 칼 말론(5위)과 역대 어시스트 1위 존 스탁턴(30위)도 높은 GOAT 포인트를 받았다. 
2000년대 LA 레이커스 왕조의 주역이었던 샤킬 오닐(10위)과 코비 브라이언트(11위)는 각자 확실한 영역을 구축했던 사례로 꼽힌다.


GOAT 포인트 100걸 중 제임스를 포함한 NBA 현역 선수는 케빈 듀랜트(피닉스·12위). 제임스 하든(LA 클리퍼스·13위), 니콜라 요키치(덴버·21위),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22위),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27위),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34위) 등 18명이다. 
이번 시즌 MVP를 다투는 아데토쿤보(31)와 요키치(30)의 경우 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GOAT 포인트를 많이 적립하며 순위를 높일 전망이다.(250111)

 

 

[스피드 3Q]레바논 무슬림 인구 70%인데 왜 '기독교 신자' 대통령 뽑았나

 

‘중동의 파리’ 레바논의 신임 대통령으로 선출된 조셉 아운 전 육군 참모총장은 9일 수락 연설에서 “레바논 역사의 새 장이 열릴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이슬람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를 재건하고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헤즈볼라를 겨냥해 “정부가 무기를 독점할 권리를 갖겠다”고도 했다. 
무슬림 인구가 약 70%인 레바논에서 기독교 신자 아운은 어떻게 선출됐고, 대통령직은 왜 2년 넘게 공석이었을까. 문답으로 정리했다.

 

 

<조셉 아운>


Q1. 아운은 어떻게 대통령 될 수 있었나

마론파 기독교인이 대통령, 수니파 무슬림이 총리, 시아파 무슬림이 국회의장을 맡는 레바논 특유의 체제 때문이다. 
1943년 프랑스에서 독립하면서 레바논 정치권이 마련한 ‘국민 협정’에 따른 것이다. 
협정은 수니파·시아파 무슬림이 각각 국민의 30%, 마론파 기독교인이 25%를 차지하는 종교의 다양성을 고려해 권력을 배분했다. 
레바논에는 기독교·이슬람교 등 18개 이상 종파가 공존한다.


의회 의석도 정확하게 배분한다. 
1943년 당시에는 마론파 기독교인이 50%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전체 99석 중 기독교 종파가 54석, 이슬람 종파가 45석을 가졌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난민이 유입되며 무슬림 인구가 급속도로 늘었고, 인구에 비례해 의석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불만이 내전으로 이어졌다. 
이에 1989년 전체 의석을 128석으로 확대하고 기독교·이슬람교 종파 의석을 64 대 64 동수로 조정했다. 
확실한 다수파가 없어 협치가 필수인 민주적 시스템이라는 평가와 교착 상태가 만성화된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Q2. 대통령직은 왜 2년 이상 공석이었나

2022년 10월 미셸 아운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 종파 간 불협화음으로 열두 차례나 후임자 선출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친(親)헤즈볼라 성향 술레이만 프란지에 후보가 사퇴하고 아운을 지지하면서 판세가 변했다. 
이스라엘과 오랜 전쟁으로 헤즈볼라 영향력이 줄어든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레바논 대통령은 국민 직선이 아니라 의회 표결로 선출된다. 
재적 의원 128명 중 3분의 2인 86표 이상 확보해야 당선된다. 
86표 이상 얻은 후보가 없으면 2차 투표를 진행한다. 2차 투표에선 최소 과반 65표 이상을 얻으면 당선된다. 
의원들의 투표 거부 등으로 당선 요건에 맞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대통령직이 공석으로 유지된다. 
아운은 이번에 1차 투표에서 71표를, 2차에서 99표를 얻어 선출됐다.


Q3. 조셉 아운은 어떤 인물인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마론파 몫인 육군 참모총장직을 2017년부터 지냈다.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IS(이슬람국가) 격퇴전을 이끌었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을 관리해 왔다. 
헤즈볼라에 비해 군사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레바논 정부군이 헤즈볼라에 종속되지 않기를 바라는 미국의 물밑 지원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대통령 임기는 6년이다.(250111)


 

 

[깨알지식 Q]美 대통령 당선인 인증, 왜 매번 1월 6일에 하나

6일 미국 연방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공식 인준했다. 
미국은 11월에 대선을 치르고, 이르면 하루 만에 결과가 확정되지만 대통령 당선의 공식 인준은 1월 6일에 한다. 
미국은 왜 이날 차기 대통령을 인준할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이 6일(현지시각)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지난 대선 결과를 공식 인준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1804년 비준된 수정헌법 12조는 대선이 끝나면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집계해 승자를 발표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선거인단 1명 차이로 당락이 갈렸던 1876년 19대 대선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공화당 러더퍼스 헤이스와 민주당 새뮤얼 틸든 모두 승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양 진영이 극렬히 맞서면서 승자 선언은 계속 미뤄졌고, 당선인 취임 이틀 전인 3월 2일에야 합의를 거쳐 헤이스가 승자로 선언됐다.


이후 1887년 제정된 선거개표법(Electoral Count Act)은 1월 초 연방의회가 공식 결과를 발표하도록 했다. 
결과 발표가 지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다. 
이 같은 전통이 이어져 1948년 현대 연방법은 1월 6일 오후 1시로 일시를 구체화했다. 
또 이날 하원 본회의장에서 현직 부통령인 상원 의장의 주재로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인준을 하도록 했다. 
하필 ‘6일’로 정한 이유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6일이 일요일이었던 2013년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인준을 예외적으로 4일로 앞당기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933년에는 대통령 임기 시작일을 변경했다. 
원래 당선인의 임기는 3월 4일부터였는데, 임기 말 대통령의 레임덕을 단축하려는 목적으로 당겨졌다. 
수정헌법 20조는 대통령·부통령 임기를 1월 20일 정오, 상·하원 의원의 임기를 1월 3일 정오에 끝내도록 한다. 
자연스레 후임자의 임기도 이때부터 시작된다.(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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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한 트럼프, 속셈은 '중국 견제'

[글로벌 5Q] 中 투자로 영향력 커져 친중 막으려는 트럼프

 



한반도 넓이의 3분의 1인 중앙아메리카 작은 나라 파나마를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강성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는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훌륭한 중국군을 포함해 모두가 즐거운 성탄절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들은 파나마 운하를 애정을 담아 불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파나마 운하는) 110년 전 건설 과정에서 (미국 노동자) 3만8000명이 목숨을 잃은 곳”이라고도 했다. 
파나마 주재 대사 인선을 발표하면서 파나마를 “파나마 운하에서 우리에게 엄청난 바가지를 씌운 나라”라고까지 했다. 
이 발언들은 “미국이 피땀 흘려 만든 파나마 운하에서 중국이 불법 이득을 취해온 것을 좌시하지 않고 우리 몫을 확실히 챙기겠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트럼프가 왜 이렇게 파나마 운하에 집요한 관심을 보이는지 문답으로 정리했다.

 

 

\<23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 시티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얼굴이 인쇄된 현수막을 태우고 있다.>

 


◇Q1. 트럼프는 왜 파나마 운하에 집착하나

트럼프는 표면적으로는 현재 운하 통행료가 과도하게 책정됐다며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파나마의 운하 통행료 수수를 ‘갈취’라고 부르면서 인하하지 않을 경우 반환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운하의 운영권은 파나마 정부에 있고, 운하 통행료는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선박이 무게와 종류(컨테이너선·유조선·벌크선 등)에 따라 일정하게 낸다. 
파나마가 정부 수입의 24%를 차지하는 운하 통행료를 섣불리 인하할 리도 없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실제로 겨냥한 것은 중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22일 한 집회에서 “운하 운영권을 되찾고 나쁜 자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하겠다”면서 “(미국으로의) 운영권 이양은 파나마가 결정할 일이지, 중국이나 다른 나라가 관여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나쁜 자’들이 사실상 중국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Q2. 파나마 운하와 미국의 인연은

미국은 일찌감치 대서양과 태평양을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요충지로 파나마 운하를 주목했다. 
1903년 파나마가 콜롬비아에서 분리·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가로 프랑스에서 착공했던 운하에 대해 향후 모든 권리를 갖는 ‘헤이-뷔노-바리야 조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1904~1914년 미국의 주도하에 운하가 건설됐고 이 과정에서 작업 사고와 말라리아 등으로 인부들이 대거 희생됐다. 
1960년대 이후 파나마에서는 운하 주권 회복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양국 관계는 악화했다. 
1977년 지미 카터 미 행정부가 파나마와 맺은 운영권 양도 조약에 따라 1999년 12월 31일 부로 파나마가 운하의 완전한 통제권을 가져갔다. 
현재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전체 화물의 70%가 미국 동부와 아시아·중남미 등을 오가는 물량이다. 
미국에게는 파나마 운하가 핵심 무역로이고, 파나마 입장에서는 미국이 최대 고객이다.

 

 

<파나마 운하 확장 후 첫 통과 선박도 중국 배 - 2016년 개통 102년 만에 처음으로 확장 공사를 마친 파나마 운하 전경. 이 공사 이후 처음으로 운하를 통과한 배가 중국 해운사 코스코의 컨테이너선 '시핑 파나마(Shipping Panama)'였다. 
당시 상징적인 첫 통과 선박을 중국 선사의 배로 결정한 것이 파나마 정부의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Q3. 트럼프 말대로 중국이 파나마 운하 좌지우지하나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직접 통제할 수는 없지만, 주요 항구와 시설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파나마 운하의 주요 항구 5곳 중 2곳은 1997년부터 홍콩 대기업인 CK허치슨홀딩스가 운영권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친(親)중국계 재벌이자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소유다. 
2021년 파나마 정부 승인을 받아 항구 운영권이 25년 연장됐다. 
중국 산둥성 란차오그룹 또한 2016년 파나마 운하에서 대서양 쪽에 접한 도시인 콜론에 있는 마르가리타 컨테이너항 개발에 10억달러를 투자했다.


중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에 일대일로(一帶一路·신실크로드) 전략과 연계해 파나마와 급속도로 밀착했다. 특히 트럼프 1기가 출범한 2017년 파나마가 오랜 수교국이었던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하면서 중국의 파나마 진출은 급물살을 탔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수교 후 2018년 파나마를 국빈 방문했고, 중국 기업들이 파나마의 발전소·철도·운하 개선 등 주요 인프라 사업을 대거 수주해왔다.

 

 




◇Q4. 중국은 왜 중남미를 공략하나

중국은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를 포섭해 미국 주도 국제 질서를 흔들고, 주요 항구 등 거점을 확보해 군사 우위도 점하고자 한다. 
미국이 대(對) 중남미 전략에서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 억제에 주력하고 경제 협력을 소홀히 하자 중국은 경제적 이득을 미끼로 중남미와 결속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의 대중남미 교역액은 올해 처음으로 5000억달러(약 732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00년의 42배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우루과이·페루·칠레·파나마 등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었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이 중남미를 완충지대로 삼는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은 아르헨티나의 리튬, 브라질의 철광석·대두 등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중국이 직접 건설한 페루 창카이항이 지난달 개항하는 등 중국의 중남미 물류 거점 확보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Q5. 파나마 운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파나마 정부는 트럼프의 공세적 발언에 반발하고 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주권과 독립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미국은 반미 성향의 군부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 정권 타도를 위해 1989년 12월 파나마를 침공했고 실제로 노리에가를 체포했다. 
이렇게 강압적인 방법을 21세기에 동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파나마 운하 운영 및 관련 물류 사업에 미국 기업을 대거 참여시키는 등 방법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파나마 운하가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선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241227)

 

 

[스포츠&머니] 유니폼으로 720억 번 르브론 아들

NBA 브로니 유니폼 50만장 팔려… 3년치 연봉의 6배 뛰어넘는 수준

 


그 아버지에 그 아들. NBA(미 프로농구) 수퍼스타 르브론 제임스(40·LA 레이커스) 장남 브로니 제임스(20) 얘기다. 
브로니는 일단 실력은 아버지보다 몇 수 아래다. 올 시즌 7경기에 나와 평균 0.6점. 
그 뒤 2부 리그 격인 G리그 사우스베이 레이커스로 쫓겨났다. 
현재 G리그에선 6경기 평균 14.7점을 올려 어느 정도 살아날 조짐이다. 르브론은 데뷔 첫해 경기당 20.9점을 넣은 바 있다.

 

 

 


레이커스로선 거물 아버지(르브론) 배경을 지닌 아들(브로니)을 ‘채용’하긴 했으나 딱히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아 고민이었는데 뜻밖에 경기 외적인 곳에서 횡재를 경험했다. 
브로니 유니폼 판매가 대박을 터뜨린 것. 그는 NBA 역대 신인 유니폼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까지 100달러(약 14만5000원)짜리 유니폼이 50만장 이상 팔리며, 5000만달러(약 726억원) 이상 수입을 팀에 안겨줬다. 
그의 3년 연봉 총액 790만달러(약 115억원) 6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지난 9월엔 브로니가 여름 리그 데뷔전 때 입었던 유니폼이 경매에서 3만8400달러(약 51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아버지 후광 덕분이긴 하지만 브로니 역시 인기 스타 반열에 올라 있다.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812만명에 이른다. 
아버지(1억5950만명)에게는 한참 못 미치지만 NBA 전체 선수 중에선 16위에 해당한다. 
리그 MVP 출신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조엘 엠비드(754만명)보다도 많다. G리그에서 뛰는 브로니를 보기 위해 팬들도 몰린다. 
지난 11월엔 브로니가 출전하는 G리그 티켓 가격이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서 정가의 12배(약 20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NBA 22년 차인 르브론은 20일(한국 시각) 통산 출장 시간(5만7471분)에서 카림 압둘 자바(5만7446분)를 넘어 역대 1위로 올라섰다. 
서서히 선수 생활 마지막을 향해 가는 르브론은 아들과 함께 코트에 서고 싶다는 염원은 이뤘으나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보인다.(241221)

 

 

[깨알지식 Q] 국가 대표하는 대사(大使), 한자로 왜 大를 쓸까

대리 역할 넘어 '최고 직급'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5일 최근 운하 통제권 환수 가능성을 언급한 중미 파나마 주재 대사에 측근 케빈 머리노 카브레라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플로리다지부 사무국장을 지명했다. 
지난 16일엔 조지 글래스 전 주포르투갈 대사가 일본 주재 대사로, 5일엔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 의원(공화당)이 중국 주재 대사로 지명되는 등 트럼프 2기 외교 라인업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 나라를 대표해서 외국에 부임하는 대사(大使)는 대체로 ‘특명전권대사’를 줄인 말이다. 
국가원수의 특명을 받고 외국에 파견되어 양국 간의 일을 맡아보는 최고 직급 인사다. 
앞글자 ‘대’는 ‘대리하다’의 ‘대(代)’가 아닌 ‘큰 대(大)’이고 뒤에 사절을 뜻하는 ‘사(使)’를 붙인다. 이는 대사가 각국에 파견된 사절단 중 한 명뿐인 ‘최고 직급’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5일 남미 파나마 주재 대사에 내정한 케빈 마리노 카브레라>

 


이 단어의 유래는 고대 중국으로 거슬러올라간다. 
황제가 외국에 보내는 사신 등 조정의 특별한 임무를 띤 신하를 임명할 때 대사(大使), 소사(小使), 별사(別使) 등으로 구분해 부여한 직책을 근대 일본이 외교 용어로 활용했다. 
메이지 유신(1868년) 이후 서구식 외교 제도를 받아들이면서 각국에 파견하는 최고위 외교관을 ‘다이시(大使)’로 정한 것이다. 
한국(대사)·중국(다이스)·베트남(다이스) 등 한자어 영향권 나라들의 명칭도 여기서 유래됐다.


대사의 영어 명칭은 ‘앰배서더(ambassador)’다. 
프랑스어 ‘엉바사되르(ambassadeur)’를 영어식으로 바꾼 것이다. 라틴어로 ‘하인’ ‘봉사자’란 뜻의 ‘ambactus’에서 유래했다. 
프랑스의 막강한 문화·외교적 영향력 아래 유럽의 국제 질서가 형성되던 19세기 무렵 이 명칭이 본격적으로 등장해 통용되기 시작했다. 
유럽 열강들이 프랑스 대혁명 후 유럽의 새 질서를 수립하기 위해 개최한 빈 회의(1814~1815)를 계기로 외교관의 직급도 대사와 그 아래 직급인 공사(公使·minister) 등으로 세분화됐고 이는 국제사회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1893년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거물급 인사인 토머스 F 베이어드가 영국에 부임할 때 기존의 공사 대신 대사라는 직책명을 부여받은 것을 계기로 나라간 외교 관계에서 고위급 외교사절을 대사로 격상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대사를 파견하거나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사센터에 따르면 한국은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인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주요국에 공사를 최고위급 외교관으로 파견했다. 
외교 사절 직급은 당사국 간 합의로 결정하는데, 당시 한국이 외교적 지위가 높지 않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도 대사가 아닌 공사를 한국에 보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듬해에 초대 주미 한국 대사와 주한 미국 대사가 각각 파견됐다. 
한국 최초의 해외 파견 대사는 1949~1951년 초대 주미 대사로 활동했던 장면 전 총리다. 
이후 영국·프랑스 등에서도 한국의 최고위급 사절이 공사에서 대사로 승격했다.(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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