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을 하는 내 친구가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와서 팔려고 내놓은 집을 하나 보여주려고 막 현관문 열쇠를 열고 있었는데

마침 기차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히 들려왔다.
손님이 약간 놀란 표정으로, “소리가 무척 가깝게 들리는데 기차가 항상 자주 지나가나요 ?”
“천만에요, 아마 하루에 두 세 차례 정도일 겁니다.”
친구가 그를 안심시키느라고 이렇게 말했다.
잠시 후, 두번째 기차가 소리를 내며 지나가자 내 친구는 픽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조금있다 또 세 번째 기차가 두 사람의 얘기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가자
그 손님, 당황해서 쩔쩔매는 내 친구를 보며 싱긋 웃으면서 , “거, 한꺼번에 세 차례를 모두 겪어버리니까 차라리 낫군요.”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 환자 중에 무슨 음식이든 막무가내로 거부하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애원하고, 위협하고, 달래는 등 온갖 방법을 다 써보았으나 헛수고였다.
절대로 아무 것도 먹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나흘째 되는 날 그 환자의 심장의 고동이 갑자기 멎어버렸다.
간호원들이 즉각 그 사람 주위에 와르르 몰려들었는데 그 환자의 개인 간호원은 날름 침대 위로 뛰어 올라가 온 힘을 다하여

심장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환자는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회생했는데 여자 간호원이 자기를 올라타고 온 힘을 다해 자기 가슴을 누르고 있는 것을

보고는 팔꿈치를 고이고 천천히 일어나려 애쓰면서 소리쳤다.
“알았어 ! 먹을 께, 먹겠다구 !” 





장의사인 우리 남편은 사람들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 자상하고도 능률적인 도움을 주는 데 대해서 항상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어느 날, 도시의 혼잡한 교통을 뚫고 상당한 거리를, 장례행렬을 이끌고 장지에 도착했는데 그때야 비로소 자신이 길을 잘못 들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남편은 당황하지 않고 천연스럽게 관을 영구차에 다시 싣고, 사람들도 모두 다시 차에 오르게 한 다음 옳은 장지로 향하였다.
장례가 끝난 뒤, 남편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유족들에게 어떻게든 사과 해야겠다고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그 때, 죽은사람의 여동생이 웃으며 남편에게 다가오더니, “언니는 길을 잃은 걸 오히려 재미있어 했을거에요. 생전에 항상 길을 잘

잃어 버리곤 했거든요.”





배달을 막 끝내고 차로 돌아가려는 데 누군가 “우체부 아저씨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 보니 가죽 끈에 묶은 개 한 마리를 데리고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 사람한테 다가 가면서 개를 좀 꼭 잡아달라고 부탁하자 그 사람 말하길, “괜찮아요. 이 녀석은 절대 안 물거든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내가 그래도 항상 주의는 해야 한다고 말하자 그는 “물론 그야 그렇지요” 하고 수긍했다.
그러는 동안 개는 내곁에 와서 바지와 구두에 코를 갖다대고 콩콩거리며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부르셨지요 ?” 내가 물었더니, 그 사람 하는 말인 즉, “저, 지난 번에 수도계량기 보는 사람이 우리 집에서 계량기를

보다가 이 녀석한테 물렸다는 거에요.
그래서 사실은 이 녀석이 낯선 사람을 보면 진짜로 덤벼들어 무는지 좀 알아보려고 했던 겁니다"





내 친구 한 사람이 며칠 동안 여행하던 중 항공편 예약이 잘못돼 애를 먹고 있었다.
집에 제때에 당도할 전망이 보이지 않게 된 그는 듣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예약담당 여직원은 성질을 억누르고 꾹 참고 받아 주었다.
이윽고 착오난 것을 바로잡고 난 그 직원은 그 친구의 옷깃에 화사한 항공사 배지 하나를 달아 주면서 탑승하는 대로 곧 기내승무원에게

보이라고 일러 주었다.
그는 내심으로 VIP 대우라도 받겠거니 생각하고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기내승무원을 찾아 배지를 보여 주었다.
그러자 기내승무원은 한동안 어리둥절하더니 그걸 누가 주더냐고 물었다.
“뭐가 잘못됐습니까 ?” 그는 되물었다.
“아녜요, 선생님. 그 배지는 보통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어린이를 구별하기 위해서 달아 주는 것이라는 것 말고는 이상할 게 없어요.” 





목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던 시절, 나는 페인트칠을 하여 학비를 조달했었다.
나는 또한 시골교회의 집사일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이 아주 불규칙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고용인은 아무때나 내 시간에 맞춰 일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때때로 그는 나에게 페인트칠할 집과 각 집에 칠할 색깔을 적은 명단만 미리 주곤 했다.
하루는 내가 페인트칠하고 있는 집으로 그 고용인이 새로운 지시를 하기위해 차를 몰고 왔다.
"어떻게 내가 있는 집을 아셨어요 ?” 내가 물었다.
“자네 부인에게 전화를 했었지"
“그렇지만 안사람도 내가 일하는 집을 모를 텐데요”하고 내가 묻자 그는 차에 올라타면서 껄껄 웃었다.
"아마 그럴테지. 그러나 자네가 어제밤 집에 돌아왔을 때 옷에 초록색 폐인트가 묻어 있더라고 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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