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해 전 내가 런던의 어느 종합병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하던 때, 어떤 교재가 급하게 필요해서 책방에 갔었다.
그 책은 딱 한 권 남아 있었는데 새 것이었고 엄청나게 비쌌다.
궁색하게 지냈던 나는 혹시나 해서 점원한테 헌 책은 없느냐고 물어봤더니 그는 “있을 리 없죠. 새로 나온 판인데”라고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쏟아지려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그 점원이 책을 제자리에 꽂으려고 사다리를 올라가는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탁 하면서 그 책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사람은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후딱 먼지를 털고는 나한테 책을 넘겨 주었다.
"우리 가게에서 이렇게 된 것은 반 값입니다."





공산권에서는 다음과 같은 우스갯소리가 떠돌고 있다.
얘기는 룩셈부르그를 방문한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소련 연방최고회의의장 겸 공산당 서기장을 위한 리셉션에서 시작된다.
모스크바에서 온 이 귀빈에게 룩셈부르그수상은 전각료를 소개했다.
국방상(國防相)을 소개할 차례가 되자 브레즈네프는 껄껄 웃었다.
"브레즈네프의장, 왜 그렇게 파안대소하십니까 ?"하고 수상이 따졌다.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웃지 않고는 못 배기겠군요"하고 브레즈네프는 말했다.
"룩셈부르그처럼 코딱지만한 나라에 무슨 국방상이 다 필요합니까 ?"
"브레즈네프의장, 웃으실 일이 아니오"하고 수상은 판잔을 주었다.
"내가 모스크바를 방문해서 당신이 내게 소련 법무상(法務相)을 소개했을 때 나는 미소도 비치치 않고 꾹 참았단 말입니다."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사가지고 나와서 자동차 문을 급히 열려고 했으나 문의 자물쇠가 고장인지 열리지 않았다.
내가 택시를 타고 갈까 생각하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었다.
"그건 내 차요 !"
나는 몹시 당황해서 사과를 하고 내 차도 모양이 같은 흰색 폭스바겐이라고 설명했다.
내 차를 타고 막 떠나려는데 바로 그 사람이 길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는 흥분해서 소리쳤다.
“당신 이제는 이 초록색 오펠차의 주인이라고 할 작정이군 !"
그러자 조금 전에 내가 흰색 폭스바겐차가 있다고 말했을 때 그 차가 우리집 차고에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 생각났다.
식료품을 사러 갈 때 나는 언제나 남편의 초록색 오펠차를 이용했던 것이다.





우리 아들애들이, 하나는 결혼하고, 또 하나는 군에 입대하여 모두 떠나 버리니까 집에는 남편과 나만 남아 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 친구를 만났는데 결혼한 지 얼마 안 되는 새신랑이었다.
그는 내게 식구가 갑자기 줄어들어서 어떠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우리 남편이 하는 말이, '‘젤 문제가 되는 게 식사준비일세.
아 글쎄, 애들이 모두 떠난걸 깜박 잊고는 마누라가 아직도 한 중대병력 정도는 먹일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곤 한다네." 했다.
"저희도 좀 그랬으면 좋겠어요.제 아내는 혼자 살던 버릇이 아직 가시질 않아 마치 포로수용소의 적군포로에게 음식을 주듯 한답니다."
새신랑의 불평이었다.





내가 일하고 있는 농장에 여름방학 동안 운전사로 고용된 대학생이 우유를 실으러 가다가 급커브길에서 트럭을 숲 속에 처박고 말았다.
그래서 차 덮개가 우글어들고 그 대학생은 자존심이 상했다.
트럭을 끌어낸 후,덮개를 원상태로 두드려 펴고 페인트칠도 새로 산뜻하게 했다.
칠이 채 마르기도 전에 농장주는 자기가 모범을 보이겠다고 그 대학생을 태우고 자기가 트럭을 몰고 나섰다.
그러나 바로 먼저 사고 났던 모퉁이 길에서 커브를 돌다가 차를 똑같이 숲으로 꼬나박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엔 요행히 차가 말짱했다.
우리가 소식을 듣고 사고현장에 달려갔더니, 농장주는 훈시조로 :

"그러니까...앞으로 트럭을 몰다가 굴러 떨어지는 경우에도 바로 요렇게 좀 해 달라는 말일세"했다.





미국 아이다호주의 조그마한 마을에 있는 잡화상에 매주 한번씩 들르는 어떤 농부가
머리가 하얗게 센 가게주인에게 자기 농장의 나무 그루터기들을 제거하는 데 쓸 다이너마이트를 좀 달라고 했다.
주인이 선반에서 다이너마이트를 집어 오자 농부는 외상으로 달아놓을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여보게, 다이너마이트를 전에 써본 일이 있는가 ?"
가게 주인이 물었다.
"처음인데요." 농부가 대답하자 주인이 말했다.

"그럼 현금으로 줘야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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