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동료 경관 한 사람과 경양식집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옆 자리에 앉은 여인이 꼬마 아들에게 으름장을 놓는 큰소리가 들려 왔다.
“지미, 너 그 완두를 싹 다 먹지 않으면, 경찰관들을 불러다가 혼내 줄테다.”
그러자 내 친구가 얼른 일어나더니 꾸중을 듣고 있는 다섯 살짜리 꼬마한테로 걸어가서 그애 어머니와 똑같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
“지미,나는 키가 188cm에 몸무게가 90kg이야. 그렇지만 지금까지 완두는 한 알도 먹지 않았단다.”
우리들이 그 식당에서 나올 때 보니 다른 손님들은 소리내어 웃고 있었고, 지미의 어머니는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싱글벙글하던 지미는 그때부터 경찰관을 겁내지 않게 되었고~ 





몇 년 전, 주(州) 하원의원이던 데이비드 존슨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 입후보했다.
그는 지방의회의 나이 지긋한 여의원을 대동하고 유세문이 실린 인쇄물을 돌리며 다녔는데
어떤 집에 가자 잘생긴 여인이 머리에 커얼 클립을 꽂은 것 외엔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문을 여는 게 아닌가.
평소 어떤 경우가 닥치더라도 척척 대답거리를 잘 찾아내던 존슨도 어이가 없어 말문이 꽉 막혀버렸다.
아무 말도 못하고 존슨이 인쇄물을 건네자 그 여인은 망을 댄 문을 열더니 태연하게 받아들었다.
"도대체 저게 무슨 꼴이야 !” 존슨은 대동한 여의원을 의식하고 당황하여 급히 자리를 뜨며 소리질렀다.
“망칙해” 그 여의원은 혐오스럽다는 둣이 말을 내뱉았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커얼 클립을 꽂은 채 문을 열지는 않았다우." 





난 학창 시절 유럽을 여행할 때 갖고 있던 돈이 거의 떨어져 갔지만, 스페인의 피혁전문점에 걸린 수에드 코트(안쪽에 보풀이 있는,

부드럽게 무두질 한 양가죽으로 만든 외투)를 한 번 입어보고 싶은 마음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가게 안으로 들어 갔으나 95달러란 가격을 듣곤 움찔하여 그만 뒷걸음치려 하자 여점원이 그러면 흥정을 해보자며

붙잡았다.
최종적으로 가게 뒤 쪽에 있는 방에 들어가 누군가와 의논을 한 뒤 다시 나온 여점원이 제시하기를,
내가 그 가게의 위치를 여러 사람에게 선전해 준다는 조건으로 55달러만 내고 가져가라고 했다.
내겐 그것도 너무 비쌌다.
그러자 약이 오른 여점원은 그럼 얼마면 되겠느냐고 했다.
난 40달러 뿐이라고 했다.
다시 한번 뒷방으로 들어갔다 나온 그 여점원은 좋다고 하면서 대신 다른 조건 하나를 덧붙였다 :
그 가게가 어디 있는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것.





내 친구의 할아버지는 유태인인데 1882년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장사를 해서 큰돈을 모았다.
그 후 그는 자기 아들 한 명을 위니펙 서쪽에 있는 한적한 농촌 마을인 포르타즈 라 프레이리로 보내 그곳에 있는 가게를 맡아 보게 했다.
그 아들은 도착한 지 얼마 안되어 아버지로 부터 엽서 한 통을 받았다.
엽서의 내용은 모두 히브리 말로 적혀 있었고 주소는「매니토바주 포르타즈 라 프레이리」라고만 돼 있었다.
하도 신기해서 아들이 우체부에게 어떻게 그 엽서가 내 것인줄 알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우체부 왈: “글쎄올시다. 저도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당신 아니면 저 아래 사는 중국 사람한테 온 걸거라고 생각했죠"





노먼 빈센트 필 목사가 장의업자와 시체방부처리업자들의 모임에 연사로 나갔을 때의 이야기 :
“체구가 비교적 작은 한 여자 장의업자가 내 옷깃에 흰 카네이션을 달아주게 됐더군요.
그런데 한참 있다 보니까 그 여자 솜씨가 아주 서툴러서 핀을 꽂다가 자기 엄지 손가락을 찌르는가 하면 내 어깨를 막 쑤시기도 하는거예요.
그러더니 벌컥 짜증을 내면서 이러더군요. “에이 참, 좀 누워 계셨으면 꽂기가 쉬울거 아녜요.” 





우리 남편은 지방에서 있었던 업자와의 회의를 마치고 나서 집에 돌아오기 전에 그 지역을 잠시 돌며 관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참 뒤에야 그 조그만 마을에 택시나 공항버스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급해 진 그이는 용달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공항까지 소포를 운반하는 데 얼마를 받느냐고 물었더니 4달러 라고 했다.
“화물 크기는 상관이 없습니까 ?” 하고 남편이 물었다.
“물론이죠. 스테이션 왜건에 들어갈 정도면 다 됩니다."
그래서 얼마 후 그 친절한 운전수가 와서 '화물'을 싣고 비행기 출발시간에 맞게 공항에 데려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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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이가 알래스카 광산에서 일하는 늙은 광부를 찾아갔다.
그 광부는 월급도 괜찮은 편인데 아직 엉성한 오막살이집에 살면서 나무를 재래식 톱으로 자르고 있었다.
몇 마디 인사를 나눈 뒤 젊은이가 이렇게 말했다.
"전기톱을 사다 쓰면 열 배나 더 많은 나무를 자를 수 있고 시간도 절반밖에 걸리지 않을텐데요"
"자네 말이 맞네"
늙은 광부는 알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허나 내겐 지금보다 10배나 많은 나무가 필요하지 않다네"





아버지께서 심장병 때문에 농장을 팔고 혼잡한 시 변두리쪽으로 이사를 갔을 때, 우리는 당신이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없는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실 것인지 걱정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버지는 매우 마음이 편한 기색이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농장에서도 해본 적이 없는 접시닦기를 하시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어느 날 그 수수께끼를 풀어 주셨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가 이사온 곳은 사람들이 많이 북적거리지 않니 ?
그래서 사람을 피할 수 있는 곳도 없었고 차분히 생각을 가다듬을 시간도 없었단다.
그러다가 접시 닦을 시간에는 손님들이 모두 가버리고 식당이 텅텅 빌 것이라는 생각이 떠을랐어.
그래서 찾아가 보니 바로 거기가 혼자 있기 좋은 곳이 더구나.
지금은 내가 원하는 시간만큼 그리고 내가 원하는 회수만큼 고독을 즐길 수 있게 되었지" 





어느 날 저녁 집에 들어가 보니 집에서 기르는 개가 얼굴에 온통 하얀분가루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빈 약병이 마룻 바닥에 뒹굴고 있길래 재빨리 약물중독 응급 치료소에 전화를 걸었다.
"방금 우리집 개가 제산제를 무더기로 먹었는데 어떡하죠 ?"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물었다.
당직 의사는 직원들과 한참 의논을 하더니 낄낄대고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저희들 생각 같아서는 개를 데리고 나가서 양념을 아주 맵게 한 멕시코 음식을 사 먹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은데요." 





나하고 라켓볼을 함께 치는 친구는 시합에서 지든 이기든 전혀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같이 게임을 할 때였다.
나는 그날따라 유난히 공이 잘 맞는데 비해 그는 무척 고전을 하고 있었다.
그가 치는 공은 빗맞기가 일쑤였고 어쩌다 맞힌 공은 내가 치기 좋게 내쪽으로 오는 바람에 나는 쉽게 점수를 따곤 했다.
그래도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결국 경기는 내가 이기는 것으로 끝이 났다.
잠시후 그 친구는 천천히 공 있는 곳으로 걸어가더니 공을 집어든 다음,그것을 꽉 깨물어 버렸다. 





2주간의 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한 구멍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가게 주인여자가  "그래,모두들 재미있게 지내셨수 ? " 하고 물었다.
"정말 신나게 놀았죠. 그런데 지금 우리가 야영을 하러 출발하는 게 아니라 돌아오는 길이라는 걸 어떻게 아셨죠 ?"
그랬더니 주인여자는 뻔한 것 아니냐는 듯한 투로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야 뻔하잖수. 얼굴은 햇볕에 타고 몸에서는 장작불 냄새가 나는데다 머리가 엉망진창이니 금방 알 수밖에 !"





캔사스주 위치타에서는 두 군데에서 흘러들어오는 강물이 시내 한복판에서 합쳐 흐른다.
그곳께서는 약 5000마리의 캐나다 아생 거위가 겨울을 난 다음 2월 말이면 어김없이 떠난다.
그런데 지난 해 봄에는 이상한 일이 있었다.
나하고 딸 그리고 사위 세 사람이 강변의 둑을 따라 차를 타고 가는데 한 떼의 야생 거위와 집거위들이 반반씩 어울려서 정답게 놀고 있었다.
나는 그걸 보고 놀라서 "저 야생 거위들은 왜 아직 안 떠나고 있는걸까 ?" 하고 말했다.
그러자 딸이 아주 그럴 듯한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이곳 처녀들하고 결혼을 한 모양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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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편은 집에다 사무실을 차려놓고 조그만 청부업을 하고 있는데 자동차 운전중에도 전화를 쓸 수 있도록 자동차에 카폰을 설치했다.
남편은 새로 유행하는 이 문명의 이기를 가설해 놓고서 자기도 신기했던지 어느 날 오후에는 다섯 차례나 전화를 걸어 "나한테 연락온 거

없어 ?" 하고 묻는 것이었다.
"당신이 아까 20분 전에 전화를 걸고 난 후로 전화 온 것 없어요" 하고 대답하면서 나는 남편이 언제쯤 그놈의 기계에 싫증이 나게 되려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막 전화를 끊고 났는데 뜻밖에 남편이 바로 현관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
남편은 문 앞에 자동차를 세우고 전화를 했던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해마다 정월 초하루에 열리는 장미행렬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장미행렬이 가장 잘 보이는 특별관람석에 자리잡고 구경을 했다.
그런데 꽃수레가 앞을 지나갈 때마다 우리 앞에 앉아 있던 덩치 큰 남자가 일어나서 사진을 찍는 바람에 우리 시야가 가려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우리는 비상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나는 가지고 있던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그가 우리 면전을 가리고 있는 모습을 찍었다.
나온 사진을 앞의 남자에게 건네주었더니 그 사람은 자기 엉덩이가 찍힌 그 사진을 들여다보고 할 말을 잊은 듯했다.
그뒤로 그는 행렬이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언젠가 실랑이를 벌였는데 나는 그때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한참 말다툼을 하다가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더니 종이 두 장을 가지고 와,"좋소.우리 서로 어떤 점을 좋아하지 않는지 적어봅시다"
어머니가 그럼 그럽시다 하고 불평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쓰는 모습을 한참 눈을 부라리며 보다가 종이에 자기도 무엇인가 적었다. 어머니가 또 무엇인가 썼다.
아버지는 다시 어머니를 지켜보더니 다시 뭣인지 쓰기 시작했다.
두 분이 마침내 다 끝마치자 아버지가, "이제 그만 불만을 서로 교환해봅시다" 하고 제안했다. 두 분은 목록을 서로 주고받았다.
그런데 어머니가 아버지의 '불평목록'을 힐끗 보더니, "제것 돌려 주세요" 하고 통사정을 했다.
아버지의 '불평 목록'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을 사랑하오. 당신을 사랑하오. 당신을 사랑하오" 라고 쓰여 있었다. 





내가 붐비는 네거리를 막 지나가려고 하는데 자전거를 탄 두 소년이 바로 눈앞을 스쳐갔다.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더니 뒤에 오던 차가 내 차의 뒷범퍼에 부딪쳤다. 소년들은 속력을 내어 길 아래쪽으로 사라졌다.
나는 주차구역으로 가서 차를 세웠다. 뒷차도 나를 따라 왔다.
우리는 함께 파손된 부분을 살펴보았으나 다행히도 별것 아니었다.
뒷차 주인이 말했다. "가만히 계십시오. 내가 자전거 탄 녀석들을 붙잡을 테니까."
"그만 두세요. 벌써 멀리 갔을걸요."
"그렇긴해요. 허지만 녀석들이 오늘 저녁 집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죠. 내가 그 녀석들의 애비거든요."





어느 날 내가 어떤 빌딩 현관에 다가가고 있는데 머리가 반백이 된 풍채 좋은 사람이 내 앞에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한 젊은 부인이 다가왔다. 그는 비켜서서 이 부인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
그 여자가 말했다. "내가 숙녀라고 해서 문을 열어 주지는 마세요."
그 사람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말했다.
"당신이 숙녀라고 해서 열어 드린 것이 아니고 내가 신사이기 때문에 열어 드린 겁니다." 





부활절 바로 전 주일, 우리 백화점은 온통 손님들로 붐벼 모두들 신경이 곤두서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화가 나서 씩씩거린 사람은

TV부 지배인이었다.
며칠째 연거푸 오후만 되면 잘 차려입은 부인 하나가 와서 주간 연속드라마가 나오는 채널을 틀어 놓고는 주위 사람들에겐 아랑곳없다는 듯

마음 푹 놓고 앉아 시청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화딱지가 잔뜩 난 지배인이 물었다.
"벌써 여러 날째 저희 가게에 와서 멜러드라마를 시청 하시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
"물론 말씀해 드리죠."  부인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우리 텔리비전을 바로 이 가게에 맡겨 놨어요. 그걸 빨리 고쳐 주지 않으면 날마다 올거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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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어머니가 건강진단을 받으러 갔을 때의 일.
젊은 의사 둘이 진찰을 맡게 되었는데, "자, 테레사, 진찰하게 누워 보세요."
그 의사들, 일하면서도 계속 자기들끼리 애기를 해대는데, 어머니가 들어 보니 서로 봅, 에드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머니도 질문에 대답할 때마다 똑같이 그렇게 이름을 불렀다.
진찰을 끝내고 나가면서 , 한 의사가 타이르기라도 하듯 말했다.
“저 테레사, 우리 의사들이란 이 일을 배우느라 수년간을 공부해야합니다. 그러니 닥터(의사님)라고 불러 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나는 32년 동안 멋있는 남자와 가정생활을 한 몸이유. 이쁜 딸애도 하나 있구요. 나 역시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려고 오랫동안

연구하고 일해왔다우.
자, 그럼 우리 이렇게 합시다. 당신은 나를 호프만부인이라고 부르기로. 그럼 나도 당신을 닥터라고 부를테니까요.”





새 식탁이 필요하던 차에 마침 맘에 드는 식탁이 있어 난 그걸 사 버렸다.
그날 저녁 남편 잭이 돌아오자 나는 그 식탁에 관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내가 미처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도 전에 그인 생활비가 계속 늘어나서 큰일이라고 장장 15분간의 연설을 늘어 놓더니
그 달에 더 이상 불요불급한 지출은 하지 말라고 단호히 선언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식탁 얘기를 들먹이기엔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음날 나는 남편을 데리고 시내에 나갔다가 눈요기나 하자면서 식탁을 사 둔 가구점에 들어갔다.
내가 산 식탁이 아직도 진열되어 있었다.
나는 지나가는 말로 우리집에 새 식탁이 필요하다고 넌지시 암시했다.
남편은 그 식탁이 마음에 드는지 값이 얼마나 될까하고 내게 물었다.
“여기 어딘가 가격표가 있을 거예요.” 난 계속 그이를 유도했다.
가격표엔 커다란 글씨로 또박또박 이렇게 쓰여 있었다.
“잭 슈펠트씨에게 팔렸음.” 바로 그이의 이름이었다.






이주간의 자동차여행에 지친 아내와 나는 약간의 휴식이 필요했다.
우리 부부는 어느 널찍한 트럭 정류장에 차를 댔다.
식당안으로 들어 간 우리는 '이 자리는 트럭 운전사 만을 위한 자리임'이란 표지는 못 보고 우선 눈에 띄는 자리에 앉았다.
여급이 주문을 받기 위해 상냥하게 우리에게로 오더니 그 표지를 가리키며 "좋아요, 붐비지 않을 때까진 앉아 있도록 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럭 모는 사람처럼 행동하도록 하세요"
“어떻게 해야 되는거죠 ?” 내가 묻자, 생긋 미소를 짓더니 이 여급이 하는 말 :

“글쎄요, 한 가지 제가 드릴 말씀은 트럭 운전사들은 팁을 잘주기로 정평이 나 있어요.” 






우리 이웃집 양반은 미식축구라면 사족을 못써서 열성파 축구팬을 꼽으라면 단연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매주 토요일,일요일, 공휴일이면 으례 TV수상기 앞에 진치고 앉아 경기 시작 킥오프부터 경기가 끝나 마지막 호각을 불 때까지

꼼짝않는다.
추수감사절날 아침,우리 집에 놀러 온 그의 열 서너살난 딸이 부엌에서 “언제 다 되지 ?” “언제쯤 먹게 되느냐구 ?”

칠면조 요리가 되어 나오길 눈이 빠지게 기다리며 우리 애들에게 재촉하는 것 같았다.
나는 집에 놀러 온 꼬마 손님께서 무안해 하지 않게 조용히 물어보았다.
“너의 집은 언제 저녁식사를 하니 ?”
이웃집 아이는 미국의 모든 축구과부와 축구고아들을 대변하는 듯한 우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전반전이 끝난 휴식 시간에요.”






지루하고 피곤한 하루 일을 마친 내 친구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한참 차를 달리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평크가 난 자동차 옆에 서 있었다. 그냥 지나쳐 버리자니 마음이 불편했다.
만약 자기 어머니가 저 할머니와 같은 처지에 있었더라면 자기도 누군가가 와서 도와주기를 바라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할 수 없지 하고 한숨을 내쉬면서 차를 후진시켰다.
친구가 오도가도못하고 있는 할머니가 있는 데에 막 다다랐을 때 트럭 한 대가 와서 멎더니 우람하게 생긴 농부 한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그래서 그들은 둘이서 같이 타이어를 갈아 끼고 있었다.
그때 농부가 친구에게 이렇게 묻더라는 것이었다.
“당신도 왠지 어머님 생각이 났던 모양이죠 ?”





우리 교회의 목사님 내외와 두 아들들이 해마다 휴가를 이용해서 메인주에 오두막집을 한 채 짓기 시작했는데 벌써 12년째 돼 간다.
휴가 때면 그들은 근처에 있는 건축자재상점에 가서 필요한 목재를 산다.
지난해 건축자재상점 주인이 판매전표를 떼고 있는데 우리 목사님이 그걸 보고 건축자재 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데 대해 불평을 털어 놓았다.
"아,그거 참, 내가 공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석재 한 장에 1달러 50센트였는데 요즘은 6달러씩이나 한단 말야. ”
그 건축자재상점 주인이 한 마디 던졌다.
“일 솜씨가 어지간히 느리신 모양이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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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의 신혼시절이었던 1940년대초에 부모님들은 수중에 동전 두 닢을 가져본 일이 드물만큼 가난했다.
목사였던 아버지는 여러 조그마한 시골 교회로부터 설교를 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어느 일요일 두 분은 차를 몰고 50km 떨어진 곳에 설교를 하러 가셨다.
예배후에 한 교인이 문에서 전송하며 봉투 하나를 꺼냈다.
“사례금을 드릴 형편이 못돼 죄송합니다. 이건 오늘 아침 헌금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봉투를 열어보니 67센트가 들어 있었다.
“이거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야 되겠지만, 67센트를 벌기 위해 너무 먼 길을 온 것 같잖아.”
이렇게 아버지가 투덜거리자 어머니가 대답하셨다.
“그래요. 거기엔 제가 넣은 헌금 25센트도 포함되어 있다구요.”
“나도 25센트를 넣었어.” 아버지의 말씀이었다. 





어느 날 저녁,맡겨 둔 고양이를 데려 오려고 동물병원에 들렀는데 시골 출신의 그 곳 잡역부가 “안녕하슈 ?” 하고 내게 인사를 건냈다.
“형편없소이다. 출근길 버스에서 내내 서 있어야 했고,퇴근길에는 딱딱한 철제 의자밖에 없는 고물버스를 타야 했죠.

거기다 고양이 발을 꿰맨 치료비가 얼마나 들지도 모르니 정말 재수없는 날이오” 하고 내가 대꾸했다.
병원 잡역부는 어깨를 으쓱하며 이렇게 말했다.
“살아있어야 불평도 하지요,안 그렇겠소 ?"





우리 집에는 개가 세 마리 있는데 저희들 사이에 대결과 경쟁이 여간 아니다.
제일 나이 위인 슈가는 낮잠자기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묘책을 알고 있다.
제가 차지하고 싶은 자리에 다른 놈이 있으면 슈가는 뒷문쪽으로 뛰어가서 몇 번 나지막이 왕왕 짖는다.
그러면 자보와 딜리도 그리로 달려가서 무슨 일인가 살펴본다.
그러는 동안,슈가는 여전히 짖으면서 슬슬 뒷걸음질쳐서 제가 원하던 자리를 차지한다.
슈가가 늘 쓰는 계략인데도 번번이 두 놈이 속아 넘어가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어느 날 저녁 내가 벽난로 앞에서 쉬고 있는데 슈가가 또 그 깜찍한 짓을 하고 있었다.
이번엔 몇 분 동안이나 문 가에서 계속 짖어 댔고 다른 두 마리도 따라 짖었다.
이번만은 참말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일어나서 뒷문 쪽으로 가 보았다.
별일이 없길래 거실로 돌아와 보니 슈가는 바로 내가 앉아 있던 의자 위에 느긋하게 누워 있었다. 





시카고 근교로 이사했을 때 통학버스가 운행되어 기분이 좋았다.
더우기 항상 우리 집 앞에서 차를 멈추고 아들 마이크를 기다려주던 친절한 운전사 프랭크가 고맙기 짝이 없었다.
하루는 마이크가 아파서 밤새 한 잠도 못 잤다.
너무 지쳐 버스가 오기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나는 커다란 종이에 몇 자 적어 프랭크가 볼 수 있도록 창문에 붙여 놓았다.
그날 아침 이웃사람이 나를 깨우더니 창 쪽으로 가보라고 했다.
집 앞에는 차를 몰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내가 붙여 놓은 글을 읽느라고 속도를 줄이는 바람에 교통혼잡을 빚고 있었다.
반쯤 잠든 상태에서 긁적거려 놓은 글자를 다시 보니 : “오늘은 들르지 마세요,프랭크. 그는 아파서 집에 있어요.”





비행기가 플로리다주 탐파를 떠나 미네소타주의 미니애폴리스로 가는 도중 두 시간쯤 지났을 때 기내방송이 들려왔다.
“신사숙녀 여러분, 저는 이 여객기의 기장입니다.”
기장은 명백한 남부지방 액센트로 말을 이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먼저 나쁜 소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미니애폴리스의 현재 기온은 영하 29°C 입니다.

다음은 좋은 소식입니다. 역풍으로 말미암아 도착시간이 20분 늦어지겠습니다.” 





그때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여서 우리는 어머니가 쓸쓸해 하실까 몹시 안쓰러웠다.
그래서 우리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지내자고 했더니 어머니는 기꺼이 응해 주셨다.
우리는 모두 공항까지 마중나가 어머니를 모셔왔다.
집에 와서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선물하려고 모아 두셨던 돈으로 산 금목걸이를 드리자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시며,

“너희 아버지한테 선물을 못하는 것은 처음이구나” 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그날 밤 늦게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와 남편이 나를 깨우길래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 이층 계단 끝까지 올라가 보았다.
트리의 불빛이 깜박이고 있는 가운데 어머니는 평소 두 분이 좋아하셨던 노래들을 부르고 계셨다.
다음날 훨씬 명랑해지신 어머니께 간밤에는 음악감상을 잘했다고 말씀드렸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아버지를 위해 부른거란다. 보이진 않지만 어디에선가 듣고 계시겠기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좋아하시던 노래를 모두 불렀단다.”
지금은 어머님마저 타계하셨지만 나는 크리스마스 하면 언제나 그때 어머니가 부르시던 노래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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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6개월을 앞둔 약혼시절 그이는 나를 '가족들에게 인사시키는'자리를 마련했다.
당시 연세가 아흔 다섯이었던 그이 할머니는 상냥하고 매우 정정하셨는데, 한 가지 귀 어두운 사람이 대개 그러듯이 말씀하실 때면

목청껏 큰소리로 하셨다.
내가 거실에서 할머니의 아들딸 손자들의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는 동안 할머니는 그이를 한구석으로 데려가더니 조심해서 작게

낸다는 것이 그래도 여전히 큰 목소리로, “얘야,걱정할 것 없다. 네가 그 먼젓번 처녀와 찍었던 사진들은 내 진즉 치워 버렸느니라” 하셨다. 





유럽행 전세비행기를 타려고 줄을 서 있는데 내 앞에는 몸집이 큼직한 부인네가 있었다.
항공사 직원이 여느 때와 같은 몇 가지 질문을 하더니, “체중은요 ?”라고 물었다.
“80kg인데, 왜 그러시죠 ?” 여인이 되물었다.
“비행기 연료소비량을 계산하기 위해 섭니다.”
여인네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몸을 수그리고 귀엣말로 속삭였다.
“그럼 10kg 더 올리세요.” 





밤 10시 30분. 고등학교 축구팀 코치인 나의 그날 귀가시간은 평소보다 3시간 반쯤 늦어 있었다.
내 팀의 아이 하나가 팔을 다쳐서 그 학생을 차에 태우고 이웃 도시 병원에 데려갔는데 경황이 없어 집에 늦겠다는 전화도 하지 못했다.
깜깜한 집 안에 들어 가전등을 켰다.
식탁 내 자리에는 상이 차려진 채였고 그 옆에는 커다란 그릇이 있었다.
시장기를 느끼며 자리에 앉아 그릇 뚜껑을 열었더니一 그 안에는 모래투성이의 쭈글쭈글 한 축구공만 하나 달랑 들어 있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신경을 쓰는 우리 성당에서는 매 달 한번씩 특별 어린이 미사를 가지는데 이런 때면 네 살짜리 우리 딸애도

딴 아이들과 함께 성찬대 바로 앞에 앉는다.
나는 혹시나 우리 애가 무슨 말썽이나 일으키지 않을까 계속 마음 졸일 밖에 .
하루는 미사 후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쪽으로 줄지어 나오는데 우리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함께 갔던 언니는 그애가 찾아올 테니 염려말라고 했지만 사람들이 모두 나가고 허리를 굽혀 경배하는 신부님만 남을 때까지도

우리 애는 안 보였다.
그러다가 신부님이 어찐지 너무 오래 허리를 굽히고 계신 듯 싶어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신부님 수단자락 바깥쪽으로 우리 아이 발이

빼꼼히 내보였다.
신부님은 딸아이 구두 끈을 매는 중이었다. 





휴가를 함께 하고 나서 집사람은 휴가기간이 끝나 출근하고 나는 아직 기간이 남아 집에 있자니 정말 지겨웠다.
그래서 하루는 궁리 끝에 마누라를 놀라게 할 셈으로 설겆이를 하고 집안청소도 말끔히 해 치웠다.
집에 와서 보면 틀림없이 고마와서 어쩔 줄 모르며 떠받들어 줄 줄 알았는데 웬걸 정작 아내는 칭찬 한 마디 하지 않았다.
나중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불평을 털어놓았다.
“아니, 당신은 오늘 내가 말끔하게 치워 놓은 걸 알아보지도 못하는구려.”
번개처럼 나온 아내의 명답은 나를 놀라게 했다.
“네, 당신 말이 맞아요. 집안 일이란 아무리 해도 생색이 안 난다구요. 이젠 아셨수 ?”





할아버지는 느긋하고 신중하신 성품인 반면 우리 할머니는 성질이 불 같으신 분.
어느 날 밤 닭장에 소동이 난 듯 시끌시끌한 소리가 나는 바람에 두 분은 잠이 깼다.
할머니가 자리를 박차고 닭장으로 뛰어가서 보니 커다랗고 시꺼먼 뱀 때문에 그 난리였다.
뱀을 잡을 만한 마땅한 것이 없어서 할머니는 맨발로 뱀 대가리를 밟아 눌렀다.
그렇게 하고 족히 15분은 서 있으니 그제서야 영감님이 그리로 오셨다.
흐트러지지 않은 차림으로 단추 하나 빼놓지 않고 채우신데다 회중시계까지도 제자리에 차고서.
엉망으로 헝클어진 모습에 잔뜩 골이나 있는 마나님을 보고 할아버지는 아주 재미있어 하시며, “그놈을 당신이 벌써 잡은 줄 알았더라면

내 이렇게 서두르지 않았을건데…”라고 놀리시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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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인 남편은 공연이나 레슨 때문에 밤 늦게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잦다.
그러나 나는 항상 그이의 귀가시간에 맞추어 다정한 대화와 따뜻한 식사를 준비해두려고 애쓴다.
그래서 어느 날 밤,한살짜리 아들과 종일 씨름을 한 끝에 지쳐 그냥 허름한 옷을 입은 채 소파에서 졸고 있다가 남편에게 그런 꼴을

보인 나는 몹시 당황했다.
“여보,당신 이쁘구려.” 남편이 쾌활하게 나를 불렀다.
“난 이쁘지 않아요” 하품을 참으면서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난 지금 ‘완전한 여자’라기보다 ‘완전히 엉망’이란 기분이예요. 까만 색 네글리제를 입고선 삼페인잔을 손에 들고 당신을 문에서 맞이해야

하는 것인데.”
“그런 말 하지 마” 남편은 나를 포옹하면서 말했다.
“그건 내게 당신 곁을 방금 떠난 놈팽이가 누굴까 하는 의심만 들게 할거야.” 





어느 날 차를 몰고 출근하던 남편은 사람들이 왜 모두 자기를 손가락질하며 웃는지 까닭을 몰랐다.
회사에 도착해 차를 주차시키자 한 동료가 다가와 등을 치며 킬킬웃었다.
“이보게,친구,어제 밤에 재미봤구먼.”
어리둥절해진 남편은 차에서 내려 한바퀴 둘러보았다.
차의 안테나에는 브라자가 하나 걸려 있었다.
남편이 집 차고에서 차를 뺄 때, 날씨가 좋은 날 내가 차고에 걸어두는 빨래줄 아래로 지나가면서 차의 안테나가 그걸 낚은 것이었다. 





내 친구는 보이스카우트 단원들과 함께 2주일간 미국 서부지방을 여행했다.
하루는 그들이 은행에서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는데, 지갑을 잃어버린 한 소년이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되었다.
소년은 수표와 대조할 신분증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걸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
젊고 예쁜 여자 출납계원이 신분증을 꼭 확인해야 되겠다고 고집하자 소년은 앞으로 기대면서 출납계원의 귀에 무엇인가 속삭였다.
그러자 그 여자는 소년에게 창구 뒤로 오라고 손짓했다.
키가 커서 창구 뒤를 넘겨볼 수 있었던 내 친구는 소년이 얼굴을 붉히며 셔츠를 끌어올리고 혁대를 끌러,팬티에 꼼꼼히 박혀 있는

자기 이름을 보여주는 장면을 목격했다.
출납계원은 두말없이 현금을 내주었다.





여동생이 하루는 전화를 걸어,'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란 말만 적혀 있고 발신인 이름이 없는 카드 한 장과 함께 장미 12송이가

자기 앞으로 배달되었다고 얘기했다.
독신인 여동생의 머리에 우선 떠오른 사람들은 옛 남자친구나 새로 사권 남자들이었다.
아니면 엄마나 아빠일까 ? 혹은 직장동료 가운데 누구일까 ? 머리속으로 한번 쭉 훑어보았다.

결국 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는데 그 친구의 말이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다.
“재니트, 혹시 네가 꽃을 보내지 않았니 ?" 동생이 물었다.
“그래, 보냈어.”
“왜 ?”
“저 번에 만나 이야기했을 때 네가 너무 침울한 것 같았어. 그래서 네가 하루를 널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생각하며 보냈으면 해서 보냈지.”





여러 달째 교제를 해 오면서 샘의 마음이 진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나 샘은 유난히 수줍은 사람이어서 프로포즈를 할 용기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럴 즈음 그이 어머니가 나를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그 자리에는 그이네 집안이 모두 참석했고 시골에서 오신 아저씨 내외분도 계셨다.
다음날 샘은 자기 숙부 내외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참 좋으신 분들이던데요” 했다.
그러자 그이는 “숙부와 숙모도 당신이 아주 맘에 든다고 하시던 걸. 우리가 언제 결혼할거냐고 묻기까지 하시더라구.”
그리고는 잠시 있다,“그럼 언제라고 대답해 드릴까 ?” 했다.





몇 해 전 일이다.
사촌누이 캐서린이 양초를 잔뜩 꽂은 생일케이크를 들고 큰 어머니 방으로 들어갔다.
큰어머니는 “얘, 그게 뭐냐 ?” 하셨다.
“어머님 생신이잖아요. 오늘로 아흔 세 살이 되신거에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도 마라. 내 나이가 그렇게 많을 리가 없다 !”
“어이구, 어머님. 저도 벌써 일흔이 넘었는걸요.” 캐서린이 말했다.
그 말에 큰어머니는, “홍, 그거야 네 사정이지” 하시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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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내가 출근할 때 늘 같은 버스를 타는 사람들 가운데 특수교육을 받으러 가는 두 명의 저능 소년 소녀가 있었다.
정박아를 위한 달리기대회가 열릴 것을 알게 된 운전사가 어느 날 그 아이들도 대회에 참가하는지 물었다.
“네, 경주에 나가고 싶지만요, 우린 아파트에 살아서 연습할 데가 없어요’’라고 소녀가 대답했다.
그 다음날 아침이었다.
운전사는 그 어린이들이 타는 정류장에 버스를 세우고 문을 열어 주더니 그들이 미처 타기 전에 이렇게 외쳤다.
"저 모퉁이 까지 나하고 경주하자 !”

꼬마 둘은 격려의 경적을 울리며 구르는 버스를 뒤쫓아 보도에서 뛰며 따랐다.
한 구역쯤 지나서야 그들이 아침 운동으로 기쁨에 상기된 채 버스에 올랐다.
꼬박 2주간 매일 이렇게 반복됐으며 승객 모두는 코치가 되어 너나할 것없이 시간을 재는 등, 이런 저런 조언을 하느라 열을 내게 되었다.
대회가 있은 다음날 아침 우리 단골손님들은 환호성을 올리며 그 재치있는 운전기사에게 찬사를 보냈다.
두 어린이가 50m경주에서 제각기 2위와 3위를 차지했던 것이다.





포틀랜드에서 내 조카딸은 지나는 차에 편승할 양으로 길모퉁이에 서 있었다.
그때 누더기를 걸친 노인네가 오더니 "아가씨, 25센트 없수 ?” 했다.
내 조카딸은 주머니를 뒤져 그 돈을 꺼내 그에게 주려했는 데 그는 돈 받기를 거절하며 이렇게 말하더라고.
"됐소. 나한테 30센트 있으니 그것과 합치면 아가씬 버스를 탈 수 있을게요. 젊은 여자가 남의 차에 편승하는 것은 위험해요."
그러면서 자기 돈을 건네 주더니 지척거리며 걸어가더라고.





첫 아기가 생긴 이래로 프랭크아저씨는 아기 얘기만 잔뜩 쓴 편지를 할아버지께 보냈다.
사실 손자보다는 아들 프랭크의 근황이 더욱 궁금한 할아버지께선 편지를 받을 때마다 아들 얘길 찾았으나 헛수고였다.
할아버지께서는 아저씨 자신의 소식을 알려달라고 편지를 써 보냈지만 아저씬 계속 아기 얘기만을 써 보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할아버지께선 마침내 이런 편지를 보냈다.
“프랭크야, 네 아이가 그렇게 똑똑하다니 기쁘다. 허나 나에겐 그런 아들이 없구나.”





새로 차 한 대가 필요해서 종이에다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을 적어 가지고 자동차 판매 대리점으로 가서 세일즈맨에게 하나하나 설명을 했다.
“첫째 값이 싸야 하고요.8명의 소년단원과 그애들의 소지품을 다 실을 수 있을 만큼 넓어야 해요. 그리고 머리를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

천장이 높아야 해요.하지만 에어컨은 필요없어요.자연 통풍을 좋아하니까요.그리고 승차감이나 엔진의 마력수같은 것은 별로 상관이 없어요"
그러자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세일즈맨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서부 개척시대에 쓰던 마차는 이젠 안 나옵니다,부인."





미시간주로 가는 여객기 안에서 어머니는 시간을 보내느라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이륙 후 30분 만에 어머니는 질녀에게 줄 모자를 다 뜨셨다.
통로 건너편에 있던 어떤 부인이 그걸 살 수 없겠느냐고 묻자 어머니는 우쭐하여 선선히 응락하셨다.
그런데 그 부인이 이렇게 덧붙였다. “나한테 어린 손녀 둘이 있어요. 착륙하기 전에 혹시 하나 더 만들 수 없을까요 ?"
어머니는 손끝에 불이 나게 뜨개질을 했지만,여객기가 목적지인 디트로이트 상공을 선회할 때까지 반밖에 뜨지 못했다.
조종사가 착륙이 지연된다고 알리자,어머니는 다시 안간힘을 썼으며, 주위의 승객들이 응원을 했다.
그뒤에도 두번이나 착륙이 지연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드디어 어머니가 뜨개질을 마치고 그 부인이 모자 2개를 치켜들자 승객들이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다.
잠시 후 주변이 조용해지는 순간 어머니 앞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사업가가 돌아보며 조용히 물었다.
“이제 비행기를 착륙시켜도 될까요 ?"





어느 날 저녁 친구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인도에서 온 이웃사람들이 자기네 나라 말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소리를 엿들었다.
그들의 부엌 창문 옆으로 지나가면서 우리들은 그집 주부가 입고 있는 영롱한 사리에 마음이 끌렸고,또 무슨 이국적인 음식을 장만하고

있을까 궁금한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 여자가 뒷마당에 있는 누군가에게 지르는 고함 소리에 우리의 황홀한 상상은 산산조각이 났다.
“야,얘들아 ! 너희들 햄버거 어떻게 해주련一살짝 구울까, 바싹 익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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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항공여행중 나는 한 친구가 가르쳐준 대로 비행공포증을 잊는 방법을 시험해 보았다.
스튜어디스에게 잡지 한 권과 종이 몇 장, 연필 한 자루를 달라고 해서 잡지 기사의 단어 하나 하나를 종이에 베끼기 시작했다.
지루한 일이었으나 두려움을 잊는 데는 그만이었다.
몇 개의 기사를 베끼고 나자 그 스튜어디스가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손님의 절약 정신에 탄복했습니다. 그 잡지를 그냥 갖고 가세요. 저희 회사에서 기증하겠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조그마한 농가에서 열 한 남매 가운데 한 아이로 태어나셨다.
문자그대로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가정인지라 아이들의 생일까지 신경쓸 형편이 못되었다.
우리 어머니의 생일은 기록되지 않았고 따라서 어머니는 정확한 나이를 모르셨다.
연로해지신 어머니는 우리 내외와 함께 살러 오셨는데 우리는 어머니가 한번도 생일잔치상을 받아보지 못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파티용 뿔 피리, 모자,양초 따위를 마련했고 아이들은 선물을 준비했다.

모든 준비를 조용히 끝낸 다음 어머니께 아래층으로 내려 오시라고 했다.
“놀라셨지요 ! 생일 축하 합니다 !” 우리들은 환성을 질렀다.
어머니는 생일상 앞에 앉아 기쁨을 못 이기고 눈물을 흘리셨다.
일흔이나 되어서 처음으로 생일상을 받으신 것이었다.
그 이후 우리는 적당한 때라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생일잔치를 열어 드렸다.
어떤 때는 일 년에 두 번이나 열어 드렸다.
그럴 때 어머니는 은근한 어조로 항의하시곤 했다.
"벌써 올해 생일상을 받았잖니.”
“그렇지만 어머니, 이제까지 못받으신 것을 다 메꾸어 드려야지요.”
우리는 이렇게 말씀드리곤 했으나 실행을 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아흔 살에 돌아가셨고 우리는 생일잔치를 25번밖에 열어드리지 못했다





레스토랑에서 난생 처음으로 경로우대카드를 사용하려고 계산대로 가면서 자신이 할인카드를 가질 만큼 나이가 많다는 사실에

기분이 언짢았다.
그래서 나이 예순의 할망구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쾌한 일인가를 혼자 중얼거리자 계산대 여직원이 웃으면서 말했다.
“나이란 기분에 달렸지요.”
“그래 바로 그거예요,아가씨.” 내가 맞장구쳤다.
“아직 나는 아주 젊은 기분이거든.”
그러자 그 여직원은 계산대 뒤에서 풍선을 하나 꺼내 내밀었다.
나는 웃으면서 받아들고 보통 때보다 더 가벼운 걸음걸이로 걸어나왔다.





얼마전 우체국에 갔다가 그곳 게시판에서 별난 벽보 하나를 보았다 :
“우체국 주차장에서 잃어버린 작은 왕뱀을 찾습니다. 우리집 애완동물로 사람을 해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찾아 주시면 후사하겠습니다."
바로 그 아래에 누군가 몹시 무서워 벌벌 떨며 쓴 글이 보였는데 그 내용인즉 :

“왕뱀 주인께, 왕뱀을 찾은 다음엔 찾았다는 공고를 꼭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부부가 대학생이었을 때 일 : 
우리는 자그마한 아파트 방에다 놋쇠 제품과 대나무로 장식하고 심지어 기름 입힌 종이우산까지 가져다 놓는 등 온통 동양정취가

물씬 풍기도록 꾸며 놓곤 타이에서 온 이웃 젊은 부부에게 방 구경을 시켰다.
하지만 그들이 킬킬 웃어대는 바람에 우리는 당황했다.
그 타이사람 부부가 자기네 아파트 방문을 열고 자기들이 꾸민 실내장식을 구경시켜 주었을 때 가서야 그들이 웃어댄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방은 하나에서 열까지 아주 옛날 미국풍으로 꾸며져 있었으니까. 





내 친구에겐 눈이 나쁜데도 남들이 보기 싫어할까 봐 안경을 안 쓰는 누이동생이 있다.
그것 때문에 얼마 전에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
어린이와 약물오용에 관한 TV특집프로에서 자녀를 잘 살펴 보라는 말을 듣고 그 여자는 두 딸애의 방을 뒤져 보기로 했다.
그런데 글쎄 한 서랍에서 노란 알약이 나오는 게 아닌가 !
뭔가 글씨가 적혀 있었으나 자기 눈으로는 읽을 수가 없었다.
옷장에서도 또 다른 알약이 나왔다.
그 여자는 걱정이 되어 근처 약국에 달려가 마음을 조리며 물었다.
“이 약이 무슨 약인지 알 수 있을까요 ?”
약제사는 약을 보고 그 여자를,그리고 다시 약을 들여다 보더니 엄숙한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부인,놀라게 해 드리고 싶진 않지만 이 노란 알약은…’’ 하곤 잠시 뜸을 들이더니 “새알 초컬 릿이군요. 그리고 이것은 입 안의 냄새를

없애 주는 박하입니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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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국영 엘알항공사가 취항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의 얘기.
런던 공항의 지점장은 비행기가 연료 공급을 받는 동안 그 비행기에 실린 개를 활주로에 끌고나와 산보시키는 따위의 과외의 서비스도

해 주곤 했다.
어느날 정시보다 좀 일찍 착륙한 비행기의 화물을 점검하던 중 지점장은 털이 복슬복슬한 독일산 셰퍼드 비슷한 몸집 큰 개를 보았다.
그놈은 지점장을 보더니 좀 밖에 나가 보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냈다.
마음 약한 지점장은 짤막한 로프를 구해서 개의 목을 묶고는 사랑스럽다는 듯 어루만져주고 활주로를 함께 달리기도 했다.
개는 행복에 겨워 흥겹게 달렸다.
하도 덩실대고 쿵쿵대며 달리는 바람에 지점장은 이 유난히 극성스러운 개와 보조를 맞출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결국 지점장은 몇번 그놈의 머리를 다둑거려 작별을 고하고는 다시 개장속에 집어 넣었는데 사무실로 돌아와 훑어본 편지 뭉치에

이런 긴급 전보가 끼어 있었다.
「런던 동물원으로 보내는 이리가 수송되고 있슴을 알림. 절대적인 주의를 요함.」





내 사위는 덴마크의 작은 도시에 있는 운전 교습소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가끔 도시의 거리 모형을 그려 놓고 이런 거리에서는

이렇게 해야 하고 저런 거리에서 저렇게 운전해야 된다고 가르치곤 했다.
학생들은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커브길을 돌아가는 법,건널목이나 교차로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을 배우면서 그때그때

자신의 운전솜씨를 평하게 되어 있었다.
어느 날 새로 들어온 학생이 그런 절차를 밟고 있었는데 그 학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면서 운전하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 사위 피터가 말했다.
“좋아요. 잘했어요, 그러나 운전하면서 무엇인가 말을 하게 돼 있잖아요 ?”
그러자 그 학생은 그의 연습용 자동차를 다시 출발점으로 가지고 오더니 “미안합니다” 하고는 다시 차를 타고 떠나 코스를 돌기 시작하면서

“부릉 부릉 부릉” 하고 차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우리 딸이 일하고 있는 공항 터미널 바닥에는 거대한 세계지도가 상감되어 있다.
어느 날 저녁 딸아이는 그 지도 위에서 식사를 들고 있는 한 젊은 부부를 발견했다.
그 부부는 우아한 린네르 식탁보와 굽 높은 잔에 술까지 따라 놓고 제법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건물안의 정돈을 책임지고 있던 딸아이는 부부에게 지도 위에서 식사해서는 안된다고 꾸짖었다.
그러나 부부의 설명을 듣고 난 딸애는 자리를 옮기라고 말할 용기를 잃고 말았다.
그들은 갓 결혼한 부부로, 자기들이 꿈속에서 그리던 신혼여행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여기라고 말하더라는 것.
그 부부는 바로 하와이 위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뼈가 시린 어느 가을 밤, 초인종이 울리기에 나가봤더니, 우리 고장의 지방의원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가 빗물이 줄줄 흐르는

우산을 받고 서 있었다.
“금년 선거에서 진정 현명한 선택을 하시라고 찾아 왔습니다." 그 사람이 말했다.
“제가 비가 쏟아지는 밤에 바깥에 나오는 바보인지, 아니면 이처럼 궂은 밤에도 일을 내보낼 수 있는 사람인지를 결정하시라고요"
나는 그 사람에게 표를 찍었다.





남편과 나는 언제나 집안 일을 교대로 하고 있다.
내가 싫어하는 설것이를 남편이 하기도 하고,남편이 싫어하는 잔디깎기를 내가 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 우리는 서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이,내가 잔디를 깎고 있는 동안 남편이 느긋하게 쉬고 있는 것을 보고 남편을 노려볼 때마다 남편은 몹시 난처해했다.
하루는 남편이 내가 잔디를 깎을 때 입을 T셔츠를 하나 사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T셔즈 앞 쪽에는 큰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셔츠 등쪽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그이는 설것이를 하니까.”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어느 날 밤이었다.
친구와 함께 대학에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휘발유가 떨어지고 말았다
눈 속에서 덜덜 떨면서 무한정 기다린 우리는 지나가는 차를 간신히 얻어타고 주유소로 갔다.

우리의 궁한 사정을 이야기 하고 휘발유 한 통을 구하여 대금을 치르는데 주유소 종업원이, “통값의 보증금으로 5달러를 더 내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사람을 믿지 않는 데 화가 났지만 마지 못해 5달러를 더 지불하고,다시 우리 차가 있는 곳까지 가야할 일을 걱정하면서 문쪽으로 향했다.
그때 눈보라가 날리는 바깥 풍경을 응시하던 그 종업원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런 날씨에 나들이를 해서는 안되지.”
그리고는 우리쪽으로 돌아서며 자기 주머니에서 꺼낸 열쇠를 내밀었다.
“내 차를 타고 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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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조그만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이발사가 32년간의 이발사 노릇을 끝내고 은퇴했다.
그는 우리 고장 사람이 아닌 낯선 젊은이에게 이발소를 넘겼다.
내가 새 이발사에게 두번째 다녀왔을 때 아내는 새로 온 이발사가 전에 있던 이발사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나는 새 이발사에게 가서 아내가 한 말을 전해주었더니 그는 "이발소에 너무 자주 오시게 되니까 그러시는건가요 ?" 하고 물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닐세. 자네의 머리 깎는 솜씨와는 상관이 없는 얘기야. 문제는 내가 머리를 깎고 집에 갔을 때 마누라에게 들려줄 얘깃거리가 없다는

거야."





아들 네이선이 4살이었을 때 우리는 텍사스주 애머릴로에 계신 그애의 증조할머니를 찾아갔다.
우리가 할머니가 사시는 집의 현관에 모여 앉아서 과자와 레모네이드를 먹고 있는데 벌 한 마리가 식탁 위를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네이선이 무척 겁을 내길래 내가 그애를 안심시켰다.
"얘야, 네가 벌을 무서워하는 것보다 벌이 너를 더 무서워할거야. 봐라. 네 몸이 벌보다 훨씬 더 크지? 게다가 벌이 너를 쏘면 그 벌은

죽게 된단다"
네이선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물었다.
"벌도 그걸 알고 있어 ?"





삼촌이 전근해온 지 얼마 안돼서 항구 출입문으로 들어가려던 나는 삼촌이 다른 사람들과 근무중인 것을 보고 무척 반가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삼촌은 내게 형식적인 인사만을 할 뿐 전혀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삼촌은 내 차를 검사하더니 내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아가씨, 날씨가 참 좋군요. 나한테 키스해주지 않겠어요 ?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나는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겠군요."
다른 경찰관들이 눈이 휘둥그래져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나는 웃으면서 삼촌이 부탁하는 대로 키스를 해주었다.
내가 차를 몰고 떠나려 하자 내 뒤에서 삼촌의 말소리가 들렸다.
"자, 자네들 내게 커피 한 잔씩 사야 하네. 아까 말한 대로 내가 저 금발 아가씨와 키스를 했으니까."





내가 다니는 광고회사에서 어느 날 갑자기 6개월 전에 나온 한 잡지에 실렸던 광고를 찾아야 할 일이 생겼다.
사무실의 보관본이 없어져서 우리 모두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그 잡지를 찾았다.
모두들 바삐 뛰어다니고 있는데 데이비드만이 보이지 않았다.
빌딩 지하에 있는 이발소에 간 것이 분명했다.
얼마 후 데이비드가 6개월 지난 그 잡지를 손에 들고 나타났다.
"6개월이나 지난 잡지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이발소말고 또 어디 있겠어 ?"
그가 웃으며 말했다.





내 조카 토니는 상선의 선장이었다.
그런데 조카며느리가 조카와 의논도 하지 않고 선박에 대한 2개월간의 과제학습을 막 끝낸 8살 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초청 강사로 그를 등록해 버렸다.
좀 어리둥절했지만 토니는 하는 수 없이 강사로 나가서 어린 학생들에게 먼저 이런 질문을 던졌다.
"배의 선장이 무슨 일을 할까요 ?"
뒤어어 신장의 역할을 설명하려고 하는데 한 여학생이 손을 번쩍 들더니 이렇게 거침없이 대답했다
"배가 물속으로 가라앉을 때 배와 함께 들어가지요."





체코공화국에서 교직생활을 하는 동안 나는 주말이면 이곳저곳 관광을 하면서 보내는 일이 많았다.
어느 일요일 오후 체코인 동료교사와 함께 산으로 하이킹을 갔는데 여기저기서 버섯을 따고 있는 사람이 적잖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야생버섯은 함부로 먹어서는 안된다는 주의를 계속 들었던 터라 식용버섯만을 가려내는 무슨 비결이라도 있느냐고

동료교사에게 물었다.
동료는 자신도 식용버섯을 가려내는 별다른 재주가 없지만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른다며 체코 속담 한 가지를 소개했다.
"먹지 못할 버섯은 없다. 다만 몇 가지 버섯은 한번만 먹을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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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여행에 나선 아내와 내가 도로변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그 식당은 음식이나 서비스가 엉망이었다.
계산서 뒷면에 손님들의 의견을 적는 난이 있었다.
나는 이렇게 적었다.
"음식은 너무 익혀서 맛이 없고, 화장실은 불결하고, 서비스는 불친절하고 더딤.그리고 식당 안의 시계도 고장나 있슴."
나는 계산서에 주소를 적고 사인을 한 다음 그 식당에서 나왔다.
한 달쯤 후에 그 식당에서 이런 편지를 보내 왔다.
"안녕하십니까 ? 시계는 고쳐 놓았습니다."





우리 아들들은 골동품에 대한 나의 애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느 날 내가 골동품 식탁을 손질해 놓은 것을 보고 큰아들이 언젠가 그것을 자기에게 주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아들은 곧 이렇게 덧붙였다.
"그 식탁에 어떤 색을 칠해야 하는지 저는 알고 있거든요."





몇년 전 내가 비밀경찰의 피츠버그 지소장으로 있을 때 여성사업가클럽 회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모임에 나가 강연을 하느냐, 강연을 한다면 사례는 어느 정도 받느냐고 묻는 전화였다.
나는 모임에 나가 강연을 하지만 정부기관원이기 때문에 사례는 받지 않고 단순히 우리 업무를 널리 알리기 위해 강연을 할 뿐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강연을 부탁할 수 없겠군요.
우리는 얼마 전에 가진 모임에서 25달러 이상의 사례비를 요구하지 않는 연사의 강연은 들을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거든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딸과 사위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나는 딸과 사위 이름 뒤에 딸의 처녀때 성을 쓰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우체부가 딸의 집 초인종을 누르자 사위가 문을 열어 주었다.
"여기 스테퍼니라는 여자분이 사십니까 ?"
"우리 집사람인데요."
"성이 뭐죠 ?"
"내 성하고 같죠. 컨로이요."
"부인의 처녀때 성이 뭐였지요 ?"
"개넝요."
"그럼 이 편지는 이 집으로 오는거군요"
"장인 장모께서 보낸 편지로군요"
"그분들은 아직 당신을 사위로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죠 ?"





남편이 은퇴하자 어린 손자 둘이 우리 집에 와서 함께 살게 되었다.
아이들은 할아버지와 같이 있게 된 것이 기뻐서 할아버지에게 쉴새없이 질문을 퍼부어댔다.
쉬고 싶은 생각이 든 남편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할아버지가 6시 반이 되어야 집에 돌아온다고 생각하기로 하자. 내가 회사에 다닐 때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6시 반이 지나야 나하고 얘기할 수 있는거다."
며칠 지나자 아이들은 다시 아무 때나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러자 남편은 아이들의 말을 가로막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약속한 게 있었지 ? 6시반이 지나야 나와 얘기할 수 있다고 했지 ?"
그러자 한 아이가 얼른 말을 받았다. "할아버지, 오늘은 토요일이에요 !"





영국의 하원의장인 베티 부스로이드의 회고담.
"내가 정치에 입문했을 당시 어떤 지방단체의 연례 만찬회에 나와서 연설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일이 있었다.
긴장한 가운데 나는 무사히 연설을 마쳤고 반응도 괜찮았다.
"그 단체의 사무장은 자동차가 있는 곳까지 나를 배웅하며 강연료를 얼마 드리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깜짝 놀랐지만 나도 강연료를 받을 만한 사람이 되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나는 사무장에게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강연료는 필요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사무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 단체는 생긴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또 내년에 일류 연사를 모시기 위해 예산을 절약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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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그다니스크에 파견된 어느 외국 특파원이 1981년 9월 자유노조대회를 취재하다가 런던에 전화를 걸 일이 생겼는데,

호텔의 전화교환양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런던과 연결하자면 이틀이 걸릴거예요"
"이틀이라뇨 ?"
"누구를 위해서 이 전화를 하시는 건가요 ?" 교환양이 묻는 말이었다.
"글쎄, 자유노조를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죠." 특파원이 대답했다.
"아. 그럼 문제가 다르군요." 교환양의 목소리가 갑자기 명랑해졌다.
"5분이면 될거예요."





집집마다 기르는 유난히 극성스러운 개들이 짖어대는 것이 우리 동네인지라 나는 언제나 우체부가 매일 어떻게 겪어내는지 궁금해 했다.
하루는 집에 종일 있게 되어 그걸 알아냈다.
정해진 시간에 우편차가 나타나자 극성맞은 우리 집 개 두 마리는 짓지를 않고 우체부 아저씨한테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그 이유를 알고 본즉 우체부가 가방에서 개 먹이는 비스킷을 두 봉지 꺼내 개들한테 주고 있었다.
골목길을 내다보니 집집마다 문 앞에 개들이 얌전히 앉아서 그 우체부가 비스킷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 친구가 전화 통화가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완벽한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요리기구의 타이머를 맞춰 놓고 그게 울리면 현관에서 벨소리가 난다며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겠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텔리비전 프로를 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기에 그 친구가 가르쳐 준 방법을 사용해 보았다.
그랬더니 전화를 건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참 이상하군요. 나는 지금 문 앞에 차를 세워 놓고 차 안에서 카폰을 시험해 보고 있는 중인데요."





나는 안경점에서 내 시력검사를 해준 젊은 검안사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새로 맞춘 안경을 찾기 위해 다시 그 안경점에 갈 때 나는 조카딸을 설득하여 데리고 갔다.
"안경점의 그 젊은이를 한번 보면 너도 미음에 들거야. 키도 크고 정말 잘생겼어"
우리가 안경점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누가 내 이름을 불렀다.
그런데 우리 앞으로 다가온 사람은 그 젊은이가 아니라 대머리에 턱수염을 기른 키 작은 60대 영감이었다.
조카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안경점에서 나온 후 이렇게 말했다.
"이모, 정말 안경을 쓰셔야겠어요.”





운전면허증이 없는 동생은 내 차를 탈 때마다 "지금 몇 킬로로 달리고 있는거야 ?, 기어는 몇 단에 넣었어 ?" 하고 묻곤 했다.
어느 날 동생과 함께 볼일을 보고 내 차를 주차시켜 놓은 곳으로 가보니 좁은 도로 양편에 차들이 빽빽히 주차돼 있어서

할수없이 후진으로 큰길까지 나와야 했다.
좀 빠른 속도로 후진을 하고 있는데 동생이 물었다.
"형, 지금 후진 기어 몇 단에 넣었어 ?"





노바스코샤의 세 관광명소로 여행을 떠나는 우리를 위해 여행사 직원이 싼값으로 호텔을 다시 예약해주었다.
그러나 첫번째 호텔에 도착해보니 우리 이름으로 방 두 개가 예약되어 있었으므로 우리는 그중 하나를 취소했다.
두번째 관광지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다
마지막 세번째 호텔의 선물가게에서 아내가 가게 주인에게 우리가 둘러본 아름다운 장소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옆에서 그 대화를 듣고 있던 어떤 관광객이 우리에게 혹시 성(姓)이 펠리티어가 아니냐고 물었다.
"네, 그래요." 내가 대답했다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그 남자가 말했다.
"내 이름도 펠리티어인데 이번 관광여행중 가는 곳마다 내 방 예약이 취소되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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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젖먹이 아들을 돌볼 믿음직한 아기보는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한 부인이 면담을 하러 오면서 자기 딸을 데리고 왔다.
그 딸은 우리가 그전부터 아는 아이였다.
동네 교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품행이 좋고 똑똑한 10대였다.
잠시 이것저것 물은 뒤 내 친구가 그 부인에게 신원을 보증할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부인은 자기 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아이가 제가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를 말해주는 훌륭한 본보기예요.”
그 부인은 당장 그 일자리를 얻었다.





20년에 걸친 결혼생활이 이혼으로 끝난 뒤, 나는 함께 살자고 한 딸과 사위의 권유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들은 나에게 데이트를 하라고 부추겼다.
그 후 몇달이 지나서 나는 파티에서 만났던 매력적인 남성의 저녁 초대를 받았다
나는 '첫 데이트'에 들떠 있었고 집을 나가면서 딸에게 자정을 넘기지 않고 돌아오겠노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벽 5시가 돼야 귀가해 발끝으로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갔더니 내 침실 문에 이런 쪽지가 붙어 있었다.
“엄마,다음부터는 늦게 되면,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전화번호가 몇번인지를 알려 주세요.

신 : 다음 통보가 있을 때까지는 외출금지 !” 





남편이 사무실을 딴 곳으로 옮기는 중이라 직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흔히 집에 돌아 오지 않고 밖에서 밤을 새우는 날이 잦았다.
어느 토요일 오후 남편의 낚시 친구가 집에 들렀다.
그러나 남편이 또다시 집에 없다는 말을 듣자,‘‘이 친구는 집에 붙어 있는 날이 하루도 없단 말이야 !” 하고 투덜댔다.
“알아요, 저도 그런 말을 했었다구요.” 내가 대꾸했다.
“그런 말을 했었다뇨 ?"
내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래요,제가 임신했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그랬죠"





자가용 비행기를 가진 사람들이 자주 위스컨신주 다지빌공항에 날아와 내가 일하고 있는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곤 했다.
한번은 한가족 네 사람 一 남자 어른, 그의 부인,아들,그 남자의 어머니一이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왔다.
그 사람들이 숙박기록을 하고 있는 동안, 내가 남자에게 혹시 비행기 연료가 필요하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자기가 조종사가 아니라서 알 수 없노라고 대답했다.
나는 내가 실수를 했구나 생각하고 부인 쪽을 보며 “제가 잘못 알았군요” 했더니 그 부인이 “나도 조종사가 아네요” 했다.
이때 조종사가 자기 소개를 했다.
조종사는 바로 할머니였다.





아내와 두 살난 딸을 데리고 백화점에 갔다.
계산대에서 일하는 젊은 여직원은 가슴이 깊게 파인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고 눈에 띄게 풍만한 가슴의 소유자였다.
수표를 내자 그 여직원은 나의 운전면허증에 적힌 이름과 주소 등을 적기 위해 몸을 앞으로 굽혔고 터질 것 같은 젖가슴은

더욱더 내 눈길을 끌었다.
바로 그때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것을 보는 것은 괜찮지만 만져서는 안돼 !”
이크 하고 돌아보니 아내는 가까운 진열대에 쌓아둔 물건을 만지려는 딸 아이를 타이르고 있는 게 아닌가.





남편 마이클과 내가 레스토랑에서 남편의 직장상사와 식사를 함께 했을 때의 일.
그 상사는 다소 엄격한 인상의 나이든 사람이었다.
남편이 전에 했던 이야기를 또 꺼내길래 나는 식탁 아래로 남편을 한번 찼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이 없어 또 한번 발로 쿡 찔렀다.
그래도 남편은 그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러다가 그이는 갑자기 얘기를 멈추더니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오,이 이야기는 전에 했던 것이군요, 그렇죠 ?”
우리는 그냥 웃어 넘기고 대화를 다른 방향으로 돌렸다.
나중에 그이와 춤을 출 때 왜 말귀를 알아듣는데 그렇게 오래 걸렸느냐고 물었다.
“무슨 소리야 ?” 남편이 대꾸했다.
“당신이 발로 찼을 때 금방 그만두었잖아.”
"그렇지만 두 번이나 찼는데도 그만 둘 때까지는 또 한참 걸렸잖아요.”
우리는 갑자기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깨닫고 겸연쩍은 얼굴로 다시 테이블로 돌아갔는데 남편의 상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두번째 찼을 때 나를 찌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소. 그래서 내가 마이클에게 패스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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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캘리포니아의 해변가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할 때 있었던 일이다.
취직한 지 얼마 안되는 어느 날, 밖을 내다보니 두 아이가 물가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동물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개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열려 있는 창문으로 뛰어나가 바닷가로 달려갔다.
물에 뛰어들어가려고 옷을 벗고 있는데 마침 조깅을 하며 지나가던 사람이 물었다.
“왜 그러는거요 ?”
“저 개를 건져내야 해요.”
그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다.
나는 중부지방인 미주리주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하긴 그 지방에는 바다사자가 없지.”





부엌을 개조하기 위해 고용된 목수가 작업을 하러 왔는데 집주인은 목수가 집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은 체 외출을 하고 없었다.
목수가 안에 들어가보니 싱크대와 그 주변에는 음식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접시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 그릇들을 모두 닦고 훔쳐서 깨끗이 치워 놓았다.
나중에 그가 동료들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동료들은 그 집주인의 처사에 분개하면서 왜 설거지까지 해주었느냐고 그를 나무랐다.
그러자 그 목수가 대꾸했다.
“그 집주인이 설거지를 한 대가를 목수 노임으로 쳐서 주려고 했다면 나쁠 거 없잖아 !” 





인쇄소에서 근무하는 우리들은 고객들에게 인쇄기계가 매우 복잡하게 보인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가끔 있다.
한번은 우리 여직원이 어떤 여자손님에게 복사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그 복사기는 확대,축소는 물론 간추리기,

용지 크기 변경, 명암조절 기능 등이 갖춰져 있었다.
“조작법은 아주 간단해요. 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명령만 하면 되거든요. 그러면 시키는 대로 해주니까요.”
그러자 그 손님은 걱정이 사라진 듯 복사기 앞으로 가더니 이렇게 명령했다.
“양면을 복사해라.” 





햄버거 식당에서 가족과 같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기저귀 주머니와 햄버거 쟁반을 들고 갓난아기를 높은 의자 위에

올려놓느라고 쩔쩔매고 있었다.
아기를 의자에 올려놓은 그는 갓난아기에게 햄버거를 조금 뜯어 주었다.
케첩이 아기의 머리에 묻으니까 그는 기저귀 주머니에서 리본을 하나 꺼냈다.
그는 그것으로 아기의 별로 많지 않은 머리를 가지런히 묶어보려 했으나 머리를 손으로 잡으려 할 때 마다 헝클어진 머리가 손에서

빠져나오곤 했다.
머리를 묶으려다가 실패하자 그는 얼굴을 찌푸리고 아기를 노려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는 자기의 야구모자를 얼른 벗더니 그것을 가장 작은 사이즈로 줄였다.
그리고는 됐다는 듯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띠고 그 모자를 아기에게 거꾸로 씌워 머리가 바람에 날리지 않게 했다.
그리고 그는 자기 식사를 끝마쳤다.





우리 고장에는 홀아비보다 과부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결혼한 지 51년이나 되는, 내가 아는 노부부가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같이 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을 때 나는 마음이 흐뭇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편은 수레를 밀고 다니고 부인은 쇼핑 리스트를 손에 들고 물건을 골라 수레 안에 담고 있었다.
그들이 슈퍼마켓 마지막 통로에 왔을 때 부인은 말린 자두를 깜빡 잊고 사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부인이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은 계란과 우유를 가져와요. 나는 가서 자두를 가져올 테니.”
얼마 후 부인이 자두를 손에 들고 돌아와 보니 남편이 자기와 나이가 비슷한 다른 여자와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부인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나 엿들으면서 가까이 다가가 자두 봉지를 수레 안에 집어던졌다.
그러자 남편과 얘기하고 있던 그 할머니가 부인을 떠밀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리 비켜요. 이 사람은 내 것이란 말예요 !”





나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뗏목을 타고 강의 급류를 타고 내려가는 '화이트 워터 래프팅'을 해보기로 했다.
우리가 뗏목을 띄우자 우리를 안내하는 사람은 자기는 경험이 많기 때문에 강의 위험한 곳들은 피해 갈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또 자신이 뗏목 뒤에 앉아서 뗏목을 조절할테니 걱정말라고 우리를 안심시켰다.
뗏목은 우리가 첫번째 급류에 도착할 때 까지는 잘 떠내려갔다.
첫번째 급류에 다다른 우리는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 동안 미친듯이 노를 저어 간신히 급류를 빠져나와 조용한 강물에 이르렀다.
우리는 우리의 안내원이 그래도 우리를 이렇게 안전하게 끌고 왔구나 하고 뒤를 돌아보았더니 안내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뗏목에서 떨어져 물에 빠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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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I통신회사의 전화판촉 사원인 나는 어느 날 밤 미네소타주의 한 가정으로 전화를 걸었다.
8살쯤 될 듯한 남자아이가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내 이름과 MCI에서 전화한다는 것을 밝히고 부모를 바꿔달라고 했다.
그애가 수화기를 내려놓으면서 다음과 같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 아빠 ! FBI가 아빠를 바꾸래요 !”
아이의 아버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자마자 내가 말했다.
“선생님,여긴 FBI가 아니고 MCI통신회사입니다.”
그는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한테 전화를 받고 정말로 기뻐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요 !”





조그만 도시에서 발행되는 신문의 스포츠부에서 일하는 나는 많은 독자들로부터 스코어를 묻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
그런데 때로는 경기 결과를 놓고 내기를 한 사람들이 누가 이겼는지를 알려 달라고 전화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한 부인은 전화를 걸어 자기 남편과 내기를 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물었다.
“제16회 슈퍼볼은 어느 팀이 이겼지요 ? 샌프란시스코팀인가요,신시내티팀인가요 ?”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팀의 열렬한 팬인 나는 “그야 샌프란시스코팀이죠” 하고 대답해주었다.
그러자 그 부인은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전화를 끊기도 전에 그 여자가 남편에게 “거봐요,내가 뭐라고 했어요 ? 신시내티팀이라고 했잖아요”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대학에 다닐 때 학비에 보태기 위해 어떤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식당에서 남자 웨이터는 나를 포함해서 단 두 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매력적인 웨이트리스들이었다.
어느 날 나는 중년 부부 두 쌍을 테이블로 안내했는데 남자 손님 한 사람이 자기 부인이 민망스러워하는 것도 모르고 말했다.
“젠장, 모처럼 기분전환이나 하게 예쁜 웨이트리스가 걸렸으면 했는데.”
그래서 나는 이렇게 농담조로 말했다.
“거 이상한데요. 선생님 부인께서 전화를 걸어 잘생긴 남자 웨이터를 붙여달라고 하셨는데요.”
손님들이 식사를 끝내고 떠난 다음 보니 그 부인이 앉았던 자리의 접시 밑에 10달러 짜리가 한 장 놓여 있었다.
그날 저녁 받은 팁 중에서 최고로 많은 액수였다.





기차 통근자들은 때로는 예의를 지키지 못 할 때도 있다.
아침에 출근할 때는 주차할 자리를 찾느라고 경쟁하고, 하루 일과를 끝내고 돌아갈 때는 기차에서 먼저 내려 주차장을 먼저 빠져나가려고

서로 다툰다.
어느 날 밤, 눈보라 때문에 기차가 몇 시간이나 연착했다.
기차가 역에 도착할 때 쯤에는 승객들은 모두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다.
역사 밖으로 몰려나간 승객들은 주차장을 바라보고 모두 제자리에 못박힌 듯 서 버렸다.
자동차들이 눈을 수북이 뒤집어쓰고 있어 어느 차가 자기 차인지 알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남자 두 명이 먼저 달려가 자동차 두 대의 눈을 열심히 털어냈다.
“이건 빨간 찬데 !” 그중 한 명이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한 명도 소리쳤다. “이건 파란 차군 !”
그러자 사람들이 일제히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주차장 여기저기서 “이건 흰색 포드예요 !” “초록색 도요다차를 찾았어요 !”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모두들 네 차 내 차 가리지 않고 눈을 털어낸 덕분에 얼마 후 모든 사람들이 자기 차를 찾을 수 있었다.
그날 밤은 주차장을 먼저 빠져나가려고 서로 다투는 사람들이 없었으며, 그중에는 다른 사람들이 안전하게 주차장을 빠져나가는지

확인하느라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메릴랜드주 고속도로 순찰대원으로 근무하는 나는 화물자동차와 승용차의 추돌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내가 대형 화물차 뒤에 차를 대자 화가 잔뜩 난 화물자동차 운전사가 이렇게 소리쳤다.
“저 광대가 내 앞에 차를 들이미는 바람에 사고가 난거예요 !”
나는 그 사람을 달래며 상대방을 광대라고 부르지 말라고 충고했다.
“저자는 광대라구요 !” 화물차운전사는 여전히 화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나도 화가 치미는 것을 느끼며 눈을 들어보니 마침 화물차 앞에서 승용차의 운전사가 나타났다.
그 사람은 어린이를 위한 파티에 가는 진짜 광대였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은행의 도로변 창구에 어떤 남자가 나타나더니 자기 부인 명의로 된 수표를 내놓으면서 현금으로 바꿔달라고 했다.
내가 “부인의 신분증이 없으면 이 수표는 바꿔드릴 수 없는데요” 하고 말했더니 그는 이렇게 사정했다.
“우리 집사람은 지금 병원에 있어요. 그냥 좀 바꿔줄 수 없을까요 ?”
계장에게 물어보았더니 본인의 신분증이 없이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것은 분명한 규칙위반이라는 대답이었다.
그래서 그 말을 그에게 전했더니 그 남자는 할 수 없다는 듯 그냥 돌아갔다.
그날 오후 늦게 그 남자가 다시 와서 창구 앞에 종이 몇 장을 내놓으며 말했다.
“여기 우리 집사람의 신분증명을 가지고 왔습니다"
나는 그 서류들을 계장에게 가지고 갔다.
첫번째 서류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여자의 사진이었는데 여자 옆에는 의사가 서 있었다.
두번째 서류는 갓난아기의 발바닥이 찍혀 있는 출생증명서였다.
사진 밑에 이렇게 씌어 있었다. “이것은 스미스부인의 사진이며 나는 의사 존스입니다. 이 부인의 수표를 바꿔주십시오.”
우리는 그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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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저녁 열차시간을 알아보려고 정거장으로 갔는데 열려 있는 매표창구에는 아무도 없었다.
서서 기다리고 있자니 한 남자가 와서 내 뒤에 섰다.
그 사람은 몹시 바쁜지 발을 구르다시피 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 그 사람은 “여기 담당자는 어디 가고 없는거야 ? 우리가 차비를 얼마씩이나 내고 차를 타는데 ! 정말 이건 모욕이야 ! ”하고

고함 치더니, “내가 직접 해결하겠어 !” 하면서 출입구를 박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 매표창구 앞으로 나타난 그는 나를 내다보며 “어디까지 가십니까 ? 여기 들어온 김에 댁의 표도 팔아 드리죠” 했다.
나는 약간 당황해서, “아니 저는 별로 급하지 않습니다. 매표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어요” 했다.
“내가 매표원이에요.” 그의 대꾸였다.
“아까는 서서 기다리는 기분이 어떤지 한번 알아보려고 나가 봤던거예요.” 





우리 종합병원에 과장(科長)이 한 사람 새로 취임했는데 그 과장님이 취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주문은 자기 방 세면기 밑이 새고

있으니 그것을 고쳐 달라는 것이었다.
이 주문을 받은 병원 영선과에서 사람이 하나 물통을 들고 나타나더니 물 떨어지는 데 갖다 받쳐놓고 딴 급한 일이 끝나는 대로 와서

고칠 테니 그 때까지는 누굴 시켜,때 맞추어 물통을 비우도록 해달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그 후 15년 이라는 세월이 흘러 그 과장님은 은퇴하게 되었다.
그 과장님이 은퇴하기 전 마지막으로 한 공식 주문은 15년 동안 그처럼 충실하게 소임을 다하던 물통이 이제 삭아버려 물통마저 새니

딴 물통으로 바꿔 달라는 말이 었다.
과장님의 이 마지막 주문이 떨어지자 조금 후에 영선공 하나가 또 나타났다.
번쩍거리는 새 양동이를 들고.





내가 감독으로 있는 화학공장에서 골치아픈 일이 생겼는데 우리 직원 가운데 전에 그런 일을 당해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퇴근시간이 가까워 올 무렵 한 직원이 말했다.
“우리 부서에서 제일 고참인 존슨은 아마 전에 이런 일을 겪었을 겁니다. 그가 저녁에 근무교대하러 오면 그에게 물어 보는 게 어떨까요 ?”
존슨이 출근을 하자마자 나는 우리가 처한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나서 전에 유사한 일을 당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래요 ? 그때 어떻게 했습니까 ?” 내가 물었다.
“다음 근무조 보고 해결하라고 했죠.” 그가 대답했다. 





나는 자연무통분만법을 가르치고 있는데 첫시간에는 강의를 하고 둘째시간에는 수강자들인 부부들에게 마룻바닥에서 호흡법과

몸의 이완법을 실습하도록 한다.
어느 날 저녁 나는 '임신중의 성생활'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고 나서 의문나는 점이 있으면 물어 보라고 말했다.
잠시 기다렸다가 다음 순서를 진행하려는데 수강자들이 갑자기 폭소를 터뜨렸다.
나는 몇 초 후에야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자,임신중의 성생활에 대해서 질문이 없다면, 모두들 바닥에 누워서 실습을 해봅시다.” 





가전제품회사의 판매사원인 남편이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가전제품가게에 들렀다.
가게에서 냉장고를 구경하고 있던 부부가 남편에게 제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남편은 물건을 팔아 보려고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얼마 후 남편은 그 가게에서 나와서 근처에 있는 다른 가전제품가게에 들렀다.
그 가게에 30분쯤 있으려니까 먼저 들렀던 가게에서 만났던 부부가 물건을 구경하러 그 가게에 들어왔다.
점원들이 모두 바빴기 때문에 남편이 대신 나서서 그 부부가 묻는 말에 대답했다.
남편이 설명을 끝내자 여자가 말했다.
“저 길 건너편 가게에 당신과 닮은 점원이 있던데요."
“네,제 쌍둥이 동생입니다.”
남편이 얼른 둘러댔다.
“아, 그래요 ? 우리가 냉장고를 살 때는 당신을 찾아올게요. 동생보다는 당신이 훨씬 더 마음에 드니까요.”
그 여자가 말했다. 





텔리비전 뉴스캐스터 댄 라더는 젊은 시절 테드 로트라는 목사 밑에서 주말에 근무하는 일자리를 얻은 일이 있었다.
로트목사는 텍사스주 헌츠빌에서 1인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라더는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혼자서 방송국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식사하러 갈 시간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오후 6시가 되면 LP레코트를 한 장 걸어 놓은 다음 이동방송차를 타고 간이식당에 가서 저녁식사로 먹을 것을 사가지고

레코드가 끝나기 전에 돌아올테니 허락해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하기로 하고 처음 걸어놓은 레코드는 순회 전도사인 로트목사의 동생이 기타를 뜯으며 가끔 성경귀절을 인용하는 디스크였다.
그는 레코드를 걸어놓고 나서 이동방송차를 타고 간이음식점으로 달렸다.
식당에 가보니 그 때까지 본 일이 없는 아가씨가 일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여기서 식사를 하든 방송국에 돌아가서 하든 상관없지. 30분 내에 돌아가기만 하면 돼’ 하고 생각했다.
식당에서 약20분이 지났을 때 전화가 걸려 왔다. 로트목사였다.
“라더, 지난 20분 동안에 한번이라도 우리 방송을 들어 보았나 ?”
그는 악의 없는 거짓말을 좀 하기로 하고 햄버거 판매대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어서 못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로트목사는,“빨리 이동방송차로 가서 방송을 들어봐. 그리고나서 방송국으로 돌아가 그걸 고치라구. 그런 다음에 자넨 해고야 !”
이동방송차에 가서 라디오를 틀어 보니 로트목사의 동생이 “지옥에나 가라… 지옥에나 가라…”를 되풀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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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 TV기자 봅 티그가 자기 촬영팀에 관해 들려주는 이야기 :
초음속제트여객기 콩코드의 소음이 뉴욕 케네디공항 주변 주거지역의 조용한 분위기를 해치고 있어 취재하러 갔다.
세 자녀를 둔 한 부인이 성난 어조로 천둥소리 같은 제트기 소음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있는데, 우르릉 하고 콩코드가 이륙하면서 내는

폭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내 신경이 다 찢겨나갈 지경이예요.” 부인이 한탄했다.
“아이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심지어 내 성생활까지 방해를 받고 있어요…”
콩코드기가 가까이 다가오면서 점점 시끄러워져 곧 그 부인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이야기의 핵심을 어떤 말보다 더 극적으로

표현해 주는 찰나였다.
그러나 소음이 절정에 달하기 직전,녹음 기술자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증폭기를 꺼버렸다.
“그만. 미안해, 봅. 저 망할 놈의 비행기가 너무 시끄러워서.”





나는 일본에서 기업체 간부들을 모아 놓고 미국의 기술에 관한 강연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고 한 일본인 친구가 내게 들려 준 우스갯 소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본의 어떤 기업체 중역이 1년간 해외에 파견되었다고 한다. 그는 출국한 지 얼마 안되어 부인으로부터 전보 한 통을 받았다.
“희소식 ! 당신은 아빠가 된 답니다.”
그 간부는 벅찬 가슴으로 아기의 출생 소식을 학수고대했다.
8개월 뒤 그는 부인으로부터 또 한 통의 전보를 받았다.
“나쁜 소식. 당신은 금발의 아들을 갖게 됐답니다.”
내가 기대했던 웃음바다는 커녕 기업인들은 그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당황한 나는 뭐가 잘못되었느냐고 물어 보았다.
다시 침묵이 흘렀다.
마침 내 그중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도대체 다까하시씨 이야기를 어떻게 알았습니까 ?"하고 그는 묻는 것이었다.
“그건 회사의 비밀로 돼 있는건데 !” 





내가 단독으로 냉장고 수리업을 시작한 직후의 일이다.
아내가 일거리를 전화로 주문받아 적어 놓았다.
“냉동이 안됨"
나는 그 주소로 찾아가서 즉각 냉장고 수리 작업에 착수했다.
첫눈에 보기에는 뚜렷한 이상이 없었으므로 냉장고 안에 가득 든 음식물을 꺼내기 시작했다.

나는 단서를 찾기 위해 그 음식물들을 식탁 위에 놓기 전에 일일이 검사했다.
그런 다음 코일을 점검했다.
그래도 아무런 고장의 중거가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는 흔들 의자에 앉아 줄곳 나를 지켜보고 있던 그 집 아주머니를 보고 어찌된 영문인지를 물었다.
‘‘어머 !” 하고 그 여자는 말했다.
“고장 난 건 에어컨이예요.”
우습게 된 나는 어째서 그것을 바로 말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그 여자는 “난 그저 당신이 배가 고파서 먼저 먹고 싶어하는 줄 알았을 뿐예요” 하고 대꾸했다. 





어느 여변호사가 자기의 새로운 고객과 오전 9시에 면담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 여자는 자기 사무실보다는 비공식적인 자리가 더 편안하겠다 싶어 법률사무소 회의실 중 한 방에서 만나기로 했다.
먼저 도착한 고객은 여변호사가 들어서자 보고 있던 서류에서 눈을 떼며 흘깃 보고는 “이봐요,커피 한잔 주겠소 ? 블랙으로,

설탕은 타지 말고” 하고 부탁했다.
한 마디 대꾸도 않고 변호사는 방을 나와 아래층 커피숍으로 내려갔다.
잠시 후 부탁한 커피를 가지고 돌아오자 그 남자는 고맙다고 말했다.
"천만에요.” 변호사가 대답했다.
“전 변호사 봉사료로 1시간에 100달러를 받아요. 그러니 그 커피값으로 25달러만 지불하면 돼요.” 





내 동료 변호사는 합의 이혼하기로 한 어떤 부부의 이혼 소송을 오하이오가정법원에 제출했다.

문제의 부부는 아이가 없었고 둘 다 끔찍이 좋아하는 개가 한 마리 있었다.
동료 변호사가,그 개를 위한 의료 경비는 부부가 나누어 부담하기로 하며 아내가 개를 데리고 있되 남편은 가끔 개를 보러 방문할 수

있기로 합의했노라고 진술했다.
재판관은 다소 뜨악한 표정이 되더니 남편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방금 진술한 사실이 틀림없소 ?”
남편이 “네,틀림없습니다. 재판관님” 하고 대답하자, 재판관은 미소를 띠며 억양을 가다듬어 판결을 내렸다.
“만약 개가 당신을 보지 않겠다고 퇴짜놓을 경우에 이 법정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시오.” 





테네시주의 한 시골 교회 목사가 죽자, 교인들은 집사 중에서 가장 연장자인 우리 삼촌더러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목사직을 맡아달라고

억지로 떠맡겼다.
삼촌은 마지 못해 설교를 맡기로 했지만 필경 형편없다는 비난이 빗발치리라는 걸 예상했다.

그래서 그는 다음 주 일요일날 단단히 준비하고 나타났다.
“연필을 갖고 오신 분이 얼마나 됩니까 ?’’
삼촌이 설교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이렇게 문자 예배석에서 많은 손이 올라왔다.
삼촌은 이어서 “종이는요 ?’’ 하고 물었다.
모두들 봉투나 카드, 식료품 가격표 등을 높이 들고 흔들어댔다.
"좋습니다 !’’ 삼촌은 외쳤다. “오늘 우리는 한 가지 경연을 해볼 작정입니다. 오늘 아침 제 설교를 귀 담아 들어 주십시오.

그리고 제가 실수를 범할 때마다 모조리 쪽지에 적어주십시오. 한 가지라도 빠뜨리지 마십시오. 흠을 많이 적어내면 낼수록 더 좋습니다.

설교가 끝난 뒤에 쪽지를 거두겠습니다.’’
그런 다음 삼촌은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엄한 시선으로 회중을 노려보며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그래서 가장 많은 실수를 꼬집어

적어낸 사람이 다음 일요일 설교를 맡는 그랑프리 (大賞)를 획득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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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주의 국무장관인 필 키슬링이 1988년 주의원에 출마했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가 당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예상을 뒤엎고 키슬링은 결국 당선되었다.
그러나 선거운동과정에서 그는 그냥 웃어넘길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몇 번 경험했다.
“내 운동원들이 주민 간담회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 2000부를 주민들에게 발송해놓고 행사장에 의자를 200개나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모임에 나타난 사람은 개구쟁이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여자 두 명과 귀가 먹다시피한 할머니,그리고 투표권도 없는

청소부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45분쯤 지나서 어떤 남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내 기분은 다소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리에 앉아 열심히 귀를 기울이더니 손을 들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건 알콜중독자갱생회 모임이 아닌 모양이죠 ?’”





1990년에 내가 전국 국세조사의 조사원으로 일하고 있을 때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나는 어떤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몇 가지 기본적인 질문을 했다.
“기혼입니까, 미혼입니까 ?” “자녀는 있습니까 ?” “방 몇 개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계십니까 ?” “욕실은 몇 개 있습니까 ?”
그는 내 질문에 예의바르게 대답하고 나서 “내가 먼저 먼지를 털어놓으면 좀 도움이 되겠습니까 ?” 하고 물었다.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먼지를 털다니요 ?” 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가 물었다.
“지금 전화하시는 분은 누구시죠 ?”
“저는 국세조사원인데요.” 내가 대답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아, 그래요 ? 난 새로 온 청소부 아주머니인 줄 알았습니다.” 





우리 사무실의 한 여직원 책상 위에는 '신규사업', '프로젝트','미결 서류'등의 이름이 붙은 서류상자들이 놓여 있는데,

그 중 하나에는 '스칼렛 오하라'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나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지만 물어보진 않았다.
그런데 우리 부서에 우리 회사가 곧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통보가 왔다.
이튿날 아침 그 여직원의 책상에 '렛 버틀러'라는 이름이 붙은 새 서류상자가 등장했다.
나는 궁금증을 더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그 두 서류상자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여직원이 대답했다.
“'스칼렛 오하라’라는 이름이 붙은 상자는 ‘내일 생각하고’ 싶은 문제에 관련된 서류를 넣어두는 상자이고 ‘렛 버틀러’라는 이름이 붙은

상자는 ‘내가 알게 뭐야’ 하고 생각하는 문제에 관련된 서류를 넣어두는 상자예요.” 





변호사가 되어 처음으로 큰 사건을 맡게 된 나는 재판정에서 저명한 변호사가 증인을 심문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변호사가 증인으로부터 어떤 대답을 얻어내려고 애썼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자 판사가 그 증인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져 필요한 대답을 얻어냈다.
“감사합니다,판사님. 저는 세 차례나 질문을 하고도 필요한 대답을 얻어내지 못 했는데 판사님은 단 한번의 질문으로 그 대답을 얻어

내시다니 참 신기하군요.”
그러자 판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지요. 나는 변호사들과는 달리 시간당 보수를 받지 않거든요.”





지방 방송국의 스포츠 담당 아나운서가 관중석에 앉아 인디애나주 고등학교 학생들의 미식축구 경기를 라디오로 열심히 중계 방송하고

있었다.
그는 선수 개개인의 활약을 자세히 묘사하기 위해 선수들의 이름과 백넘버 및 포지션을 기록한 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비가 오기 시작하자 종이 위의 잉크가 번져 글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고 선수들의 백넘버 또한 진흙으로 뒤범벅이 되어 읽을 수가

없었다.
자기 지방 선수들이야 쉽게 구별해 낼 수 있었지만 방문팀인 시카고팀 소속 선수들은 한 명 밖에는 이름을 몰랐다.
아나운서가 이름을 아는 유일한 상대팀 선수는 시카고팀의 수비선수인 블랜스키였는데 그는 인디애나주 올스타팀에 선발되기 위해

전력을 다해 경기를 하고 있었다.
그 지방 청취자들이 시카고 선수들을 잘 모르는데다가 지방방송국의 출력이 약해 중계방송이 시카고에서는 청취가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던 아나운서는 궁여지책으로 블랜스키 외의 모든 시카고 선수들의 이름을 적당히 부르기로 작정했다.
블랜스키만이 제대로 아는 이름이었으므로 자연히 블랜스키의 이름을 자주 들먹거리게 되어 대부분의 태클을 블랜스키 혼자서 하는 것처럼

되고 말았다.
다음날 시카고팀의 코치가 전화를 걸어 아나운서가 단 한 가지 사실을 제외하고는 경기 중계를 대단히 잘했다고 치하했다
블랜스키는 전반전에서 다리에 부상을 당해 후반전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병실에 누워서 자기가 계속 활약중인 경기의 중계방송을 듣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요즈음 그 수가 늘어 가고 있는 여성 경영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직업상 혼자 여행 할 때가 있다.
한번은 출장중 매우 피곤한 하루를 보낸 다음 호텔에 돌아와 술을 한잔 마시러 바에 들렀다.
금방 한 남자가 다가와 같은 테이블에 앉더니,이런저런 질문을 귀찮게 던진 후 사라져 버렸다.
잠시 후 또 다른 남자가 다가와 데데한 질문을 하며 지분거리기 시작하자 첫번째 남자가 다시 나타났다.
그는 날씨를 화제로 잠시 이야기를 하더니 둘째번 남자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이거 보쇼. 둘은 서로 다정한 상대가 될 수 있지만 셋은 좀 시끄럽고 많지 않소 ?”
그리곤 나를 보고 으쓱거리며 한마디 던졌다. “안그래요,금발미인 ?”
“나도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신사 여러분,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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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딸이 결혼하게 됐는데 결혼식 전 며칠 동안 신부집은 온통 야단법석이었다.
결혼식 하루 전날 저녁에는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에게 거창한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날이어서 나는 그 친구를 도와주러 갔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설거지도 끝나자 녹초가 된 신부의 어머니가 거실에 들어와 털썩 주저앉으면서, “아이구,내일 결혼식만 끝나면

일주일 동안 침대에 누워 뒹굴어야겠어요’’ 했다.
그러자 사위될 사람이 입을 함지박만하게 벌리면서,“장모님,저도 그럴 생각이에요. 저도요 !” 하고 소리치는 것이었다.





형님댁을 방문했을 때 돈이 떨어져 형님한테서 50달러를 꾸었다.
집에 돌아온 후 나는 한 두 주일마다 짤막한 편지와 함께 한번에 5달러씩 동봉해 보냈다.
형님은 내게 전화를 걸어 돈은 둘째치고 보내준 편지가 무척 반갑다고 했다.
전에는 내가 그처럼 정기적으로 형님에게 편지를 쓴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어느 날 나는 마지막 남은 5달러를 동봉할 편지를 부쳤다.
그 다음 주 편지함에 가보니 형님한테서 온 편지가 한 통 있었다.
그 편지에는 50달러가 또 들어 있었다.





신혼부부 시절 우리는 비좁은 트레일러에다 신혼살림을 차렸다.
공간이 너무 비좁아 TV 한 대 놓을 자리도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전에 책을 읽거나 라디오를 듣는 버릇이 생겼다.
얼마 후 우리가 집을 장만해 이사를 하자 시아버지가 집들이 기념으로 TV를 한 대 선물 하겠다고 하셨다.
우리는 고맙지만 저녁 때는 독서, 음악감상 등 할 일이 너무 많아 TV를 볼 시간이 없다면서 사양했다.
그런데도 시아버지는 그 후 수년 동안 계속 TV를 사 주겠다고했다.
어느 날 우리 부부가 시댁에 전화를 걸어 내가 4번째 아이를 뱄다는 소식을 전했더니 모두들 반갑다고 한마디씩 했다.
그러나 제일 나중에 전화를 바꾼 시아버지는 한참 동안 말이 없더니, "아니, 너희들은 그래도 아직 텔리비전이나 볼 생각을 안한단

말이냐 ?” 하시는 것이었다. 





아내와 나는 캔사스주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탑승안내원이 확성기로 “여섯 살 미만의 아이들과 예순 살 이상되는 분들은 지금 모두 타십시오”라고 알렸다.
해당 승객들이 아이들과 함께 차례대로 비행기에 올랐다.
안내방송이 있은지 1분쯤 뒤 분명히 예순이 넘어 보이는 노인 한 분이 나타나 앞으로 갔다.
이윽고 아내와 내가 비행기에 타려고 가는 데 아까 그 노인이 비행기 문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가 그 노인에게 왜 타지 않고 거기 서 계시느냐고 물었다.
노인은 공항 대합실쪽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마누라가 아직 저기 있는데 자기는 예순이 넘지 않았다고 우기지 않겠소一 탑승권은 저 할망구가 갖고 있단말이오.” 





독신여성으로 나는 여러 해를 아파트에 세들어 살다가 마침내 집을 하나 샀다.
이사가는 날, 나는 이사짐 차에서 가구와 골동품이 내려져 집안으로 옮겨지는 것을 지켜보며 집 뒷문 옆에 서 있었다.
이제 남은 짐은 부엌식탁 의자 하나뿐이었다.
이사짐 나르는 사람들 중 우두머리가 그 의자를 부엌으로 날랐다.
그 사람이 부엌에서 막 나오는데 내가 혼자말로, “내가 신부라면 남편이 나를 새 집으로 안고 들어갈텐데” 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발길을 돌려 나를 번쩍 들더니 부엌의자에 갖다 앉혔다.
그러더니,"이제 됐습니까 ?”하고는 두말없이 가버렸다. 





어떤 여자가 내 친구에게 자기가 다니는 모임에 나오라고 한참 동안 조른 끝에 마침내 승낙을 얻어냈다.
내 친구는 그러나 자기는 집이 멀기 때문에 참석은 하더라도 밤 늦게까지 있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걱정마세요.” 그 여자가 자신있게 말했다.
“아무리 늦어도 8시까지는 끝날테니까요.”
그런데 그 모임은 8시가 지났는데도 질질 끌며 계속되었다. 내 친구는 참을성있게 앉아서 기다렸다.
자정이 지났을 무렵, 내 친구는 폐회기도를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친구는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시작했다.
“하느님, 용서하십시오, 지금 이 시간에 하느님을 깨우고 싶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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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기의 출산을 앞두고 우리 아들과 며느리는 자연무통분만법을 가르치는 모임에 열심히 다녔고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사모았다.
그러던 차에 어느 날 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화가 걸려 왔다.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이었다.
아기가 태어난다는 기적에 크게 감격한 우리 아들은 분만 당시의 자초지종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런데 아기를 기른다는 생전 처음 겪는 충격이 갑자기 현실로 느껴졌던지 아들이 불안한 듯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말예요, 어머니, 그 녀석이 육아법에 대한 아무런 안내서도 안 가지고 나왔어요.”





뉴욕 시내 관광을 하고 돌아다니다 시간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 공중전화박스에 들어가 0번을 돌렸다.
“교환입니다. 말씀하세요” 하는 여자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지금 몇 시나 됐는지 알려 주시겠습니까 ?” 하고 내가 물었다.
“우리는 시간은 알려드리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411 번을 돌려서 맨해턴 안내를 찾으세요. 거기서 시간을 알려 주는 번호를 물어서

그리 거시면 됩니다"
다시 전화 다이얼을 돌리는 것이 귀찮아서 “여보세요, 댁에서 차고 있는 시계가 있을 게 아네요 ?” 하고 물었다.
교환수는 잠시 말이 없다가 하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지금 5시 30분이에요. 하지만 저한테 들은 걸로 하시면 안됩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손수 일하시기를 좋아하시는 우리 부모님이 지하실을 다시 깨끗이 정리하고 계셨다.
두 분은 털 보풀이 긴 밝은 오렌지색 카페트를 끄집어 내어 마름질을 하려고 바깥의 잔디 위에 펼쳐 놓았다.
동네 사람들은 도대체 뭘하려는가 하고 호기심에 찬 눈으로 내다보았다.
얼마 뒤에 이웃집의 열서너 살짜리 딸이 나와서 한마디 했다.
‘‘우리집에서 투표를 했는데요. 제가 우리 가족의 의견을 전해드릴 사람으로 뽑혔답니다.
우리 가족에게도 그 카페트에 대해서 한 가지 의견을 말씀드릴 기회를 주신다면 댁의 잔디를 지금 있는 그대로 놔두셨으면 더 좋겠다는

의견입니다.”





우리 딸의 결혼식을 알리는 청첩장을 돌리고 나서 얼마 있으니 뉴저지주의 조그만 마을에 있는 우리 집으로 회답 우편물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어떤 봉투에는 수신자로 신랑의 이름이 적혀 있는가 하면,어떤 봉투에는 딸의 이름이 적혀 있기도 하고,집 주소나 우편번호가 적혀

있지 않은 것도 있었다.
그래도 그런 우편물들이 용케 우리 집에 배달됐다.
그런데 거의 막판에 편지 한 통이 왔는데 겉봉에는 '멜리사와 돈'이라고 딸과 사위가 될 사람의 이름만 적혔을 뿐 성도 주소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런데 그 편지 봉투 하단에 어떤 우체국 직원이 이렇게 적어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 “보자 보자하니까 정말 너무 하시는 군요.” 





남편과 나는 지난날의 추억을 더듬으면서 아이들을 키우던 얘기를 하고 있었다 一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첫 걸음마를 하던 일,

유치원에 보내던 일, 리틀리그 야구팀에 넣었던 일, 그리고 이가 가지런히 자라도록 치열교정틀을 끼워주던 일들을.
그런데 얘기가 막내의 대학 졸업에 이르자 남편은 갑자기 입을 다물고 뭔가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우리가 살아온 세월 동안에 어느 때고 후회해 본 일이라도 있어요 ?” 하고 내가 물었다.
“아냐,후회라니 무슨 ?” 남편의 대답이었다.
“난 지금 그 때 우리가 데이트하면서 무슨 얘기를 했더라하고 기억을 더듬고 있는거요.’'





조그마한 교회의 목사로, 결혼한 지 얼마 안 되는 내 친구는 생활비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늘 궁리한다.
어느 날 친구는 자기 아내와 함께 쇼핑을 하러 갔다가, 아내가 시장 바구니에 자기에게 줄 생일축하 카드를 한 장 집어넣는 것을 보았다.
친구는 그 옆으로 다가가서 아내가 고른 카드를 찬찬히 읽어 본 다음, 아내를 쳐다보며 이렇게 밀했다.
“여보,고맙소. 이제 읽어봤으니 됐소. ”
그리고는 그 카드를 아무말 없이 원래 놓여있던 진열대에 다시 갖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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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처남 월리엄은 은퇴해서 시골로 이사 갔는데 그 지방에서는 신문을 배달해주지 않아 불편했다.
그는 이사가자마자 신문보급소에 전화를 걸었지만 보급소에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댁이 사시는 동네에는 신문 배달을 하지 않습니다.”
몇 주일 동안 매일 아침 시내로 자동차를 몰고 가 신문을 사다 본 윌리엄은 자기 집 건너편 집 마당을 보고 신문보급소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집 건너편에 사는 사람이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옷을 입고 시내로 나가 신문을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노란 비닐봉지에 넣어

자기 집 마당에 던져 놓은 다음 다시 잠옷으로 갈아입고 슬리퍼를 신은 다음 그 신문을 집어가는 것이 아니라면 당신이 우리 동네에도

신문배달을 하고 있슴이 분명합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윌리엄의 집에는 신문이 꼬박꼬박 배달됐다. 





어느 화창한 날 아침 나는 왠지 부지런을 떨고 싶었다.
그래서 슈퍼마켓에 쇼핑을 가기로 했다.슈퍼마켓 주차장에는 차가 몇 대밖에 없었다.
'야,차가 몇 대밖에 없으니까 주차하기 쉬운데’ 하고 나는 생각했다.
반쯤 열려 있는 문을 통해 걸어들어간 나는 빵을 파는 사람,포테이토 칩을 파는 사람에게 차례로 인사하며 가게 한복판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가게가 텅텅 비어 있었다.
나는 물건을 잔뜩 골라 계산대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셔츠에 넥타이까지 맨 사람이 와서 미소지으며 돈을 받았다.
‘화창한 날씨니까 사람들이 모두 친절하군.’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니,이런 일이 다 있어요 ? 사람도 없고 줄도 서지 않아도 되고.”
나는 이렇게 말하고 그 사람에게 물었다.
“손님들은 언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죠 ?”
“약 반시간 후에요.” 그 사람이 참을성있게 대답했다. “그때 문을 열거든요.”





작년에 허리케인 '오팔'이 미시시피만을 강타할 기세를 보이자 지역 학교들은 휴교를 하고 배들은 단단히 매어놓고 상점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마침내 비가 오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우리는 텔레비전을 틀어 놓고 지켜보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는 기상대 직원을 출연시켜 기상문제에 관해 시청자들의 질문을 받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었다.
십대인 듯한 여자 시청자가 전화를 걸어 집에서 나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때는 아직 대피령이 내려지지 않은 때였다.
기상대 직원은 그 소녀의 두려움을 진정시켜주려 노력하면서 혹시 집안에 비상용 식량은 준비돼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소녀는 말했다. “네,준비돼 있어요. 그렇지만 집을 떠나야 하지 않나요 ?”
“어디로 가려고요 ?” 기상대 직원이 물었다.
그러자 소녀는 한참 있다가 대답했다. “나가서 데이트하려고요.”





일주일 전에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구두 한 켤레를 사려고 어떤 구두가게에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구두 한 켤레를 골랐으나

돈이 모자라 그냥 돌아왔다.
아들은 나를 데리고 다시 그 가게로 갔다.
가게에 들어서자 구두가게 주인은 아들을 알아보고 이렇게 말했다.
“아,모자라는 돈을 가지고 왔군 그래.”
그러자 아들녀석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뇨、그러나 이번엔 은행가를 데리고 왔죠.”





아내가 사정이 있어 집을 비우게 된 톰이라는 친구가 어쩔 수 없이 홀아비 생활을 하게 된지 달포쯤 지났다.
우리 내외는 그가 어떻게 살고 있나 궁금해서 그의 집을 찾아가 보았다.
우리 집사람이 끼니는 거르지 않고 잘 먹고 있느냐고 물으니까 톰은 “요즘 개밥을 실컷 먹고 있죠” 하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고 기겁을 한 아내가 소리를 질렸다.
“개밥이라고요 ? 아니, 세상에 톰이 그런 걸 먹고 살다니 그럴 수가 있어요 ?”
“여기 부엌에 좀 와 보세요. 내가 보여 드릴 것이 있으니까.”
톰이 냉장고 문을 열자, 시내 고급식당에서 먹다 남은 음식을 개를 준다는 핑계로 싸 달래서 가지고 온 음식 봉지들이 즐비했다. 





우리 남편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할인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연쇄점에서 근무했다.
여러 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본사에서는 적어도 1년에 한번 정도 직원들의 전근 발령을 냈고 그러다 보니 우리는 친구들을 사귈 만하게

되면 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했다.
한번은 켄터키주 프랭크포트라는 곳으로 전근을 가게 됐는데 또 다시 짐을 풀게 되니 몸도 몹시 피곤하고 우선 친구들이 없어서 쓸쓸했다.
그래서 꼭 마음에 내킨 것은 아니었지만 장난삼아서 이삿짐을 비운 큰 상자에다 '친구를 급히 구함'이라고 써서 누구든지 가지고 가도록

밖에다 내놓았다.
얼마쯤 있다가 밖에서 초인종 소리가 나기에 나가 보니 현관에 이웃사람 두 명이 서 있었다.

그들은 밖에 내놓았던 상자를 보고 커피와 롤케이크를 들고 왔는데 무엇보다도 반가웠던 것은 그들의 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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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센터에서 있었던 일.
한 젊은 부인이 자꾸 다른 곳으로 달아나 버리는 극성스런 5살 짜리 사내녀석을 잡아 두느라고 무척 애를 먹고 있었다.
한참 뒤에 그 모자를 다시 만났는 데,그 부인은 벤치에 앉아 있었고 꼬마녀석은 엄마 무릎 위에서 잠이 들어 있었다.
“엄마가 이제 한숨 돌리게 됐으니 참 다행이군요.” 내가 가까이 가서 말했다.
그 부인은 나를 쳐다보더니 지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 녀석은 지금 잠든 척하고 있을 뿐이에요. 사실은 다시 한바탕 수선을 떨려고 지금 충전시키고 있는거랍니다.”





새로 생긴 주유소에 들러서 주유기 앞에 차를 댔다.
그런데 그 주유기는 디젤유 주유기였다.
나는 한바퀴 돌아서 다른 줄의 주유기에 차를 댔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셀프서비스 주유기였다.
나는 종업원이 기름을 넣어 주는 풀서비스 주유기를 찾으려고 또 한바퀴 돌아서 다른 줄의 주유기 앞에 댔는데 이번에는 차의 주유구가

주유기의 반대편에 있었다.
다시 또 한바퀴를 돌고서야 비로소 나는 차를 제자리에 댈 수 있었다.
주유소 종업원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빙그레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아주머니, 전 카우보이들이 쓰는 빗줄 올가미를 던져서 아주머니 차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일리노이주에 살고 있을 때 심한 폭설이 내렸다.
다음날 아침 아내의 차가 대문 앞 찻길로 빠져 나가다가 미끄러져 도랑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동네 정비업소의 견인트럭이 와서 끌어내 주었다.
몇 시간 후,시내에 나간 아내의 차가 또 눈 구덩이에 빠지자 아침에 왔던 견인트럭이 다시 가서 끌어냈다.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던 아내의 차가 다시 길 옆 눈구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그 견인트럭은 세번째 출동을 해야만 했다.
그날 밤 늦게 전화가 걸려와서 내가 받아 보니 정비업소에서 온 전화였다.
“여보 ! 정비업소 사람이야 !” 내가 아내에게 고함을 질렀다.
“이제 견인트럭을 넣어 놓아도 괜찮겠느냐고 묻는데 뭐라고 대답하지 ?”





나하고 데이트를 하던 남자가 자기 가족들에게 나를 인사시키려고 나를 데리고 자기 고향으로 가는 길이었다.
공항에서 그가 금속탐지기 앞을 통과하는데 경고음이 울렸다.
그래서 그가 열쇠꾸러미,시계,쇠장식이 달린 혁대 따위를 다 따로 내놓았는데도 여전히 경고음이 울렸다.
경비원은 그가 손대지 않은 마지막 주머니 속의 것들을 꺼내 보라고 요구했다.
그이는 그제서야 마지못해 한숨을 쉬더니 벨벳 천으로 싼 금속제 보석함을 꺼내며 뚜껑을 열어 보였다.
그이는 여전히 보안검사 통로에 그대로 선 채 나에게 아내가 되어 주겠느냐고 물었다.
그의 청혼이 수락되었음은 물론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우리 아들 팀을 보면 사족을 못 쓴다.
우리 남편은 새벽 교대 일을 하기 때문에 오후 일찍 집에 돌아오게 되면 바로 때에 맞춰 팀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에게서 수없이 걸려 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식구들이 메모용으로 쓰는 혹판에는 아들에게 수전이니, 샐리니 또는 제인이니 하는 여학생들한테 전화를 걸어주라는 메시지를 아무렇게

갈겨 적어 놓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평소에 쓸데없는 짓거리를 결코 용납하려 들지 않는 남편이 한동안 아무 군말 없이 여학생들의 전화연락을 받아주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집에 돌아가 보니 흑판에 굵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
“팀, 노스뷰고등학교 여학생 전원에게 전화하도록." 





우리들의 요즘 가정 생활을 보면 옛 것과 새로운 것이 기묘하게 얽혀 독특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신기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 딸 아이가 쿠키를 굽는 제 할머니를 거들어 주면서 이렇게 물었다.
“할머니, 음식을 만들 때는 꼭 앞치마를 두르시나요 ?”
''암, 그러지.”
올해로 연세가 일흔 여섯이신 할머니의 대답이었다.
‘‘이걸 둘러야 내 청바지에 밀가루가 안 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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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0대 때부터 골초였으나 내가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게 어느 날 갑자기 담배를 끊게 되었다.
그러자 갑자기 체중이 불어나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가 멋적게 되었다.
친구가 혹시 용케 담배를 끊었다고 칭찬이라도 하면 나는 “하지만 이렇게 몸이 나는 것 좀 보라구” 하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런데 한 친구가 나한테 던진 대답은 언제나 내가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정진 말이었다.
“이것 봐. 그런 걸 가지고 뭘 걱정을 하나 ? 대신 자네는 그 몸무게를 뺄 시간을 가질 만큼 수명이 늘지 않았나 ?"





주말치고는 유난히 정신을 못 차리게 바쁜 주말이었다.
그래서 집안 일은 월요일까지 미루기로 했다.
마침 의자에 몸을 도사리고 앉아 책을 보려고 하는데 옛 친구들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볼 일이 있어 왔는데 우리 집에 잠깐 들르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허겁지겁 서둘러서 먼지도 털고 진공 청소기로 청소를 하는 등 부산을 떨어야 했다.
급히 서둘렀는데도 부엌을 치우려고 할 때쯤에는 친구들이 당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급한 대로 설것이도 하지 않은 더러운 접시들을 모아다 오븐 속에 처넣고 나니 초인종이 울렸다.
옛 친구들이 손에 냉동 피자를 들고 문간에 서 있었다. 





아내와 나는 연회장을 나오면서부터 다투기 시작했다.
우리가 차에 탔을 때는 험한 말이 빗발치듯 오갔다.
마침 우리가 지나가고 있는 거리가 별로 좋지 않은 곳이라서 우리는 일단 말다툼을 중지하고 차문을 단단히 잠갔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다시 말다툼을 시작했다.
아내는 정말로 흥분해서 씩씩거렸는데,내가 가시돋힌 말을 몇 마디 던지자 “당장 차를 세우고 날 내려 줘요 !” 하고 소리를 빽 질렀다.
내가 길 옆에다 차를 세우자 아내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린 아내는 주위를 휘둘러보더니 황급히 다시 차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좀더 안전한 데로 가서 내려 줘요.”
그 순간 우리는 함께 폭소를 터뜨렸고 말다툼도 끝이 났다. 





우리 숙모는 집안 일을 하면서 언제나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유쾌한 할머니로 통한다.
어느 날 나는 숙모가 부르는 노래를 가만히 귀담아 들어보았다.
“가만있자,내가 열쇠를 어디다 두었더라 ?” “오븐 끄는 것을 잊지 말아야지.” 노래의 가사란 주로 이러한 것들이었다.
나는 숙모에게 왜 노래에 그런 시시한 가사를 붙여 부르느냐고 물어보았다.
“내가 이렇게 노래하는 것을 보면 식구들이 나를 행복한 노친네라고 생각할 것 아니니 ? 그러지 않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다녀 봐라.

식구들은 내가 돌았다고 양로원으로 보낼거란 말이야.”





우리 집 건너편에 사는 한 은퇴한 남자는 종종 자기 집 현관에 나와 앉아 동네 사람들의 동정을 살피며 시간을 보낸다.
나는 낮에는 학교에 나가 가르치기 때문에 옷을 수수하게 차려입지만, 밤이면 연극무대에 서기 때문에 여러가지 화려한 의상에다

가발까지 쓰고 집을 들락날락하는 일이 잦다.
어느 날 오후 남편이 쓰레기를 버리러 집 바깥으로 나가니 그 은퇴한 남자가 다가와서 이렇게 묻더라는 것이었다.
“선생은 대체 어떻게 마누라에게 들키지 않고 그 많은 여자들을 집에 끌어들여 상대하시죠 ?”
나는 후에 남편한테서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물었다.
“그래서 당신은 사실대로 얘기해 줬겠죠”
“뭐라구 ? 내가 왜 스스로 나의 그 높은 명성을 망쳐놔 ?” 





정월 초순이었는데도 플로리다주의 날씨는 몹시 후텁지근했다.
“정말 지긋지긋하군. 더위가 수그러질 때도 됐는데 어서 한파가 밀어 닥쳤으면 좋겠군 !”
내가 이웃에 사는 빌에게 이렇게 불평을 늘어놓자 그는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런데 그날 밤 캐나다에서 밀려온 몹시 찬 공기가 플로리다주를 뒤덮었다.
다음날 아침 옷을 두툼하게 입은 빌이 우리 집에 들렀는데 얼굴이 몹시 상기돼 있었다.
“여보게,우리 경제에 대해서도 자네가 좀 어떻게 할 수 없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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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볼 일이 있어 나가려는데 남편도 치과에 가야 한다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남편이 치과에서 치료받는 것을 몹시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신이 내 일을 보고 치과는 내가 대신

갔으면 좋겠구려” 하고 말했다.
남편은 내가 갓난아기를 왼팔에 안고, 또 왼손으로 가방 한 개를 드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오른쪽 어깨에 기저귀 보따리와 내 핸드백을 둘러메고 오른손으로 두 살짜리 꼬마를 들어 올린 다음 간신히 손을 움직여

남편에게서 자동차 열쇠를 받아 쥐었다.
그것을 본 남편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냐. 당신은 당신 일이나 봐요. 치과에 가면 적어도 마취제는 놔주니까.”





스티브란 내 친구는 자동차의 팬(송풍기)벨트가 끊어지자 임기응변의 재간을 부려서 아내의 팬티스타킹으로 임시변통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그의 아내 에이드 리엔이 그 차에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 간 김에 주유소 직원에게 엔진 오일을 좀 봐달라고 부탁했다.
주유소 직원은 엔진 오일을 점검한 뒤 자동차 보넷을 꽝 닫고 운전석 창가로 오더니, 웃음이 나오는 것을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시늉을

하면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엔진 오일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부인, 팬티스타킹은 갈으셔야겠는데요.” 





지난 여름에는 손자들이 방학을 이용해서 줄을 이어 우리 집에 오게 돼 있었다.
영감과 나는 아이들에게 교육적 의미가 있으면서 재미도 있을 일정을 짰다.
한번은 우리가 즐겨 가는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있는 과학에너지박물관엘 갔는데 우리가 태양열과 핵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전시품을 보고서 아이들이 여간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할아버지를 찾으려고 앞장 서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한참 찾다 보니 영감은 박물관 한구석에 혼자 앉아 있었다.
손자 아이 하나가 할아버지 곁으로 뛰어가면서 “할아버지,여기서 뭐 하세요 ?"하고 묻자 영감은 익살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는 중이란다."





만삭이 거의 다 될 때쯤인데 나를 돌봐 주기로 돼 있던 담당 의사가 시외로 왕진을 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공교롭게도 의사가 자리를 비우자 진통이 오기 시작해서 나는 병원으로 실려갔다.
모든 일이 졸지에 일어난지라 새로 나를 돌보게 될 의사가 누구인지 알지도 못했다.
살균조산복에다 장갑, 그리고 마스크를 한 낯선 사람이 분만실로 뛰어들어오더니 아기를 받은 다음 또 황급히 나가 버렸다.
그러자 남편이 나의 침대에 가까이 기대면서 음흉한 목소리로 물었다.
“여보, 당신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홀연히 나타나서 구해준 그 복면의 사나이가 누구지 ?"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옛 친구의 아버지가 자기 아들의 요즘 생활에 대해 내게 얘기해 주었다.
그분 말에 따르면 내 친구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둘이나 두고 월급도 상당히 받고 있으며 꽤 많은 투자주식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를 보고 “자네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 하고 물으셨다.
나는 아직 미혼이며 수입은 그만그만하고 시간이 나면 골프나 스키를 즐긴다고 하니까 그분은 좀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이는 다 같이 어쩔 수 없이 먹지만 성인이 된다는 것은 각자 선택에 달린 모양이군.”





체중이 자꾸 느니까 걱정이 된 남편은 조깅을 시작했다.
매서운 혹한인데도 불구하고 조깅에 나섰는데 그 차림이 가관이었다.
그는 긴 내의에다 스웻 슈트 그리고 타월 천의 팬티를 입었다.
거기다 셔츠 두 장에다 트레이닝복을 껴입고 그 위에 나일론 방풍복을 걸쳤다.
그리고 털모자에 큼지막한 털 귀마개까지 하고 있었다.
"이거 보세요. 그렇게 껴입고 달리기를 하면 좀 우스꽝스럽게 보이지 않겠어요 ?"하고 내가 물었다.
“내가 지금 신경을 쓰는 것은 뛸 때 모습이 어떠냐가 아냐." 남편이 대답했다.
"지쳐서 서 있을 때 모습이 어떻겠느냐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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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금요일 저녁 나는 맨 마지막으로 퇴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보니 오버코트와 지갑을 사무실 안에 놓아둔 채 나왔는데 출입문이 그만 잠겨버렸다.
나는 아무도 없는 복도에 주저앉아 클립으로 전자식 자물쇠를 열어 보려고 끙끙거렸다.

그때 바지 엉덩이 부분의 솔기가 투드득 튿어졌다.
나는 자물쇠를 떼어내려면 스크루드라이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스크루드라이버가 있어야겠는데" 하고 큰소리로 말했다.
잠시 후 우리 사무실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서 보니 엘리베이터 바닥에 스크루드라이버가 놓여 있었다.
그때 엘리베이터 벽에 있는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저는 경비원입니다. 스크루드라이버를 보내드립니다. 그런데 튿어진 바지를 꿰멜 바늘과 실을 보내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의 친구가 나를 자기 할머니의 두번째 결혼식에 초대해주었다.
74살 된 신부와 76살 된 신랑의 결혼식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주례인 목사가 "나는 두 사람을 남편과 아내로 선포합니다"라고 말하자 신랑과 신부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자 목사가 허리를 굽히고 신부에게 "이제 키스할 차례예요" 하고 말했다.
그러자 할머니 신부는 얼굴을 붉히며 돌아서더니 목사에게 키스를 했다.





우리는 최근에 식구를 하나 잃었다.
우리의 다섯 살 된 아들은 식구가 하나 없어진 것을 몹시 슬퍼했다.
어느 날 저녁 내가 아들을 끌어안았더니 아들은 나까지 없어질지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아들을 달래면서 나도 목이 메이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아들녀석이 훌쩍거리면서 물었다.
"엄마, 아빠도 수프 만들 줄 알아 ?"





미국의 전우주비행사 찰스 듀크는 1972년 아폴로 16호의 우주비행에 참여한 대가로 공무출장비를 받았다면서 이렇게 털어놓는다.
군대 상식으로 보면 달나라 여행은 '일시 출장'에 해당된다고 했는데 그 당시 일시 출장비는 하루에 27달러였습니다.
나의 달 왕복여행 기간은 11일이었기 때문에 출창비는 모두 297달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내가 우주선을 타고 비행하는 우주선 안에서 숙박을 했다는 이유로 하루에 22달러 50센트씩을 공제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내가 받은 출장비는 49달러 50센트짜리 수표였습니다." -1985년의 연설에서





두 명의 부인이 내가 일하는 자동차 대리점 안으로 걸어 들어오더니 그중 한 부인이 서비스 담당 직원에게 자기 차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불평했다.
2주일 전에 그 차를 손봐준 일이 있는 정비사가 부인들을 따라가서 그 차의 문을 열어보니 악취가 코를 찔러 기절할 정도였다.
그는 심호흡을 한 다음 차 안을 샅샅이 뒤져 의자 밑에서 심하게 부패된 스파게티가 담겨 있는 접시를 끄집어냈다.
그러자 같이 온 다른 부인이 말했다.
"그것 봐요, 정비사가 당신 스파게티를 훔쳐먹지 않았다고 내가 말했잖아요 ?"





어떤 조그만 마을에서 고물상을 하는 사람이 하루는 길을 가다가 변호사와 마주쳤다.
인사를 하고 나서 사업에 대한 얘기를 몇 마디 물어 봤다.
그런데 며칠 후 그 고물상은 25달러의 상담료 청구서를 우편으로 받고서 깜짝놀랐다.
그 일이 있은후 얼마되지 않아서 두 사람이 다시 길에서 만났다.
변호사가 먼저 "굿 모닝"하고 인사를 하니까 고물상은 "굿 모닝"하고 답례를 하고 얼른, "이건 내가 그냥 인사한 것이지 상담하는 것이

아닙니다요" 하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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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태어나자 나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그애에게 마일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가족들은 그 이름이 너무 남성적이라고 반대했지만 나는 내 뜻을 관철시켰다.
딸아이가 꽤 자라서 어느 정도 이해력이 생겼을 때 나는 마일스에게 그애의 이름에 대해 얘기해주었다.
"네 이름은 매우 특별한 이름이란다. 내가 네 외할아버지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외할아버지 이름을 따서 네 이름을 지어준거란다.

네 외할아버지는 너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실거다."
마일스는 내 말을 듣고 한참 깊이 생각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도 그건 알아요. 하지만 외할아버지가 왜 여자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이해할 수가 없어요."





버몬트주 로킹햄의 한 주유소에서 있었던 일.
수노코라는 마을에 있는 그 주유소를 지키고 있던 한 점원이 자기의 근무시간이 다 끝나기도 전에 주유소를 그만두고 떠나버리는 바람에

두 시간 동안 그 주유소에는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 주유소에 휘발유를 넣으러 왔던 사람들은 공짜로 휘발유를 넣을 수 있는 이 기회를 이용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휘발유를 쎌프서비스로 넣고 돈을 지불하러 사무실을 기웃거렸지만 문이 잠겨 있는 것을 보고 자기네들이 넣은 휘발유 값을

문 밑으로 밀어넣고 갔던 것이다.
걱정이 된 어떤 고객이 전화를 걸어주어 경찰이 주유소가 점원 없이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달려 왔다.
주유소가 비어 있던 두 시간 동안에 없어진 휘발유 값을 계산해 보니 97달러 50센트였다.
그런데 주유소 주인 일레인 홀이 문 안에 밀어넣어진 돈을 계산해보니 98달러 3센트였다.

실제 휘발유 값보다 53센트나 더 많은 액수였다.
"이것은 버몬트주 사람들이 정직하다는 증거예요" 일레인 홀의 말이다.





우리 부부에게는 아들이 둘 있다.
첫째 아이는 어렸을 때 배가 고프거나 졸릴 때면 엄지손가락을 빨곤 했는데 둘째 아이는 같은 상황에서 집게손가락을 빠는 것이었다.
어느 날 내가 집게손가락을 빨고 있는 둘째 아이를 안고 남편에게 물었다.
"얘는 왜 힘들게 긴 손가락을 빨까요 ?"
그러자 남편은 이상할 것 하나 없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그앤 둘째 잖아 ?"





우리 부부는 3주일 동안의 휴가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이웃집에서 우리가 떠나고 없는 동안에 친척들의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떠난 후 집에는 아들 브랜든만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손님들이 오면 몇 사람을 우리 집에서 재워도 좋다고 말했다.
손님들이 우리 집에 묵을 경우, 브랜든은 그애 누나의 집에 가서 지낼 수 있을거라고 했다.
우리가 떠나기 전에 나는 브랜든에게 손님들이 우리 집에 와서 자게 될 경우 손님들이 도착하기 전에 그애가 해야 될 일을 적은 쪽지를

부엌 찬장에 테이프로 붙여놓았다.
꽃나무에 물을 줄 것, 진공청소기로 집안을 청소할 것, 마룻바닥을 훔칠 것, 깨끗한 수건들을 내놓을 것, 침대에 깨끗한 홑이불을 깔아둘

것 등이었다
나는 손님들이 와서 자고 간 다음 집에 전화를 걸어 브랜든에게 모든 일이 잘 됐느냐고 물어보았다.
다 잘됐다는 것이었다.
브랜든이 그만 깜박 잊고 부엌 찬장에 붙여놓은 쪽지를 떼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손님들이 거기 적힌 대로 꼼꼼하게 다 했다는 것이었다.





우리 대학에서 약품분석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은 야외수업을 절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벚꽃 향기가 코끝을 찌르는 어느 봄날 우리는 그 교수님에게 야외수업을 하자고 졸랐다.
그러자 교수님이 말했다. "좋아요. 다들 책과 노트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도록 해요."
우리는 뛸 듯이 기뻐하며 밖으로 나가 교수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교수님이 창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난 강의실에서 강의를 할테니 제군들은 밖에서 강의를 듣도록 해요."





배심원들의 평결을 기다리면서 피고의 변호를 맡고 있던 나와 또 한 사람의 변호사는 우리가 전에 들었던 변호인의 최종 변론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어떤 재판에서 들었던 변호인의 변론을 이야기했다.
그 재판에서 피고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배심원들에게 진짜 범인이 언제 저 문을 통해 법정으로 들어올지 모른다고

얘기했다.
피고측 변호인이 그렇게 말하자 배심원들이 모두 고개를 돌려 그 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변호인은 배심원들이 모두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보는 것이 바로 배심원들이 피고가 범인이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피고인에게 무죄평결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 얘기를 들은 동료 변호사가 말했다.
"그런데 그 전술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고측 변호인이 그 전술을 썼는데도 배심원들이 유죄평결을 내린 예를 나는 알고 있어요.
배심원들이 평결을 마치고 헤어진 후 배심원 하나가 변호인에게 유죄평결이 내려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고 하더군요.
'당신이 진짜 범인이 언제 법정에 나타날지 모른다고 말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다 문 쪽을 보았는데 당신이 변호하는 피고만은 그 쪽을 보지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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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물건 주문을 받는 세일즈맨이기 때문에 항공여행을 자주 한다.
아버지는 비행기에 짐을 부칠 때 다른 사람이 당신의 짐을 잘못 가져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짐에 표시를 한다.
그런데 언젠가 아버지가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으려고 하는데 옷을 잘 입은 어떤 사람이 아버지의 짐을 들고 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버지는 그 짐가방 손잡이에 감겨 있는 색깔있는 리본과 짐가방 둘레에 부친 형광성 테이프를 가리키며 "댁의 가방에도 이런 표시를

하셨나요 ?" 하고 정중히 물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대답했다.
"글쎄요. 난 지금 누가 내 가방에 이런 표시를 했을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는데요."





부동산중개인사무소에서 일하는 나는 여러 가지 문의전화를 받아 친절하게 설명하고 알려주는 업무를 맡았다.
이 사무소에서 일하는 한 여자중개인의 부친은 92세의 고령인데도 훨신 젊은 사람들처럼 기운차고 빈틈이 없었다.
이 노인은 격주로 중개인인 딸 브렌다와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심부름을 가던 나는 길가의 승용차에 노인과 브렌다가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한번 손을 흔들어 주고 그대로 지나갔다
이튿날 브렌다가 깔깔대면서 내가 손을 흔들어준 뒤에 아버지가 보인 반응을 전해주었다.
노인은 자신에게 손을 흔들어준 저 여자가 누굴까 하고 잠시 기억을 더듬는 눈치더니 "맞아 ! 네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 상냥한 콜 걸(콜은

전화통화를 의미함)이군 !"하고 말했다는 것이다.





아주 콧대가 센 투자회사에서 아버지에게 자기네와 손을 잡고 일하지 않겠느냐고 제의하는 편지를 보내왔다.
그들은 그 편지에서 자기네 회사는 엘리트들만으로 구성된 회사이기 때문에 아버지야말로 그들이 찾고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그 편지를 읽고 매우 흐뭇해하고 있었는데 편지 겉봉투에 '입주자 귀하'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을 잡치고 말았다.





힘들여 다이어트를 해서 9kg이나 체중이 빠졌지만 내가 아직도 몸무게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가족들은 알고 있다.
어느 날 내가 집에 들어오자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너에게 좋은 소식도 있고 나쁜 소식도 있다. 좋은 소식은 자동차 등록사무소에서 네 자동차번호를 보내왔는데 그것이 아주 외우기 쉬운

글자 세 개에 숫자 세 개로 되어 있다는거다."
아버지는 잠깐 뜸을 들였다가 말씀을 계속하셨다.
"그런데 나쁜 소식은 그 번호가 ‘COW(암소) 185(파운드)' 라는 거란다"





교회 바자회에서 헌 책을 팔고 있던 나는 어떤 사람과 말다툼을 벌이게 되었다.
그 사람은 '오그덴 내슈의 포켓 시집'을 집어들더니 값이 35센트로 매겨져 있는 것을 보고 비싸다고 투정을 했다.
다른 페이퍼백 헌 책들은 모두 값이 10~15센트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책이 새것이나 다름없고 내슈는 흥미로운 시인이며 또 이 바자회는 자신을 위해 여는 것이라고 하면서 결코 비싼 값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그래도 헌 책을 이렇게 비싸게 파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따졌다.
나는 더 싸우기가 싫어서 그럼 15센트에 가져가라고 했다.
그러자 그 청년은 10달러짜리를 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 돈 받으세요. 나머지는 팁으로 가지세요."





어느 날 내가 뉴욕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열차가 어느 정거장으로 들어가 서는 것 같았다.
그러자 내릴 손님들이 출입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열차가 완전히 섰는데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한참 지나서 차장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 열차는 기계 고장으로 더 운행할 수가 없습니다. 문들이 열리질 않습니다. 손님들께서는 즉시 열차에서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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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선전을 위해 그 지방에 온 인기절정의 여배우가 심야에 방송국을 방문해 밤 11 시 뉴스쇼 제작진들은

굉장히 당황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지만 여배우는 뉴스쇼 마지막에 겨우 얼굴을 내밀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배우가 입은 바지가 배경과 똑같은 푸른 색이라는 게 방송이 시작되기 직전에야 드러났다.
TV 화면상으로는 여배우의 하반신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고 해서 프로듀서는 혼비백산해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팔뚝이 쑥 나오더니

갈색 스커트를 내미는 게 아닌가 !
그 스커트를 입고 여배우는 출연했는데 그 동안 여자아나운서는 속치마 바람으로 데스크 뒤에 앉아 뉴스쇼를 진행했다고.... 





임시로 조업을 중단했을 때, 회사에선 그 동안 잘 훈련된 경찰견들을 데려다 건물을 경비했다.
이 사실을 모르는 한 중역이 어느 날 아침 일찍 회사에 나와 자기 방을 향해 가다 경찰견 한 마리와 복도에서 맞닥뜨렸다.
개는 낯선 사람을 보자 으르렁 거리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고 중역은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개를 다루는 경비원이 이를 보고 위엄있는 목소리로 개에게 외쳤다.
“앉아 !”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중역, 그 순간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능력이 보통수준밖에 안돼 보이는 실업계의 한 친구가 회사 안에서 재빨리 승진을 거듭해서 부사장까지 되었다.
성공한 비결이 무엇이냐고 내가 물었더니 그는 아주 간단하다며 이렇게 대답했다.
“처음 직책을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우수한 간부를 스카우트하는 사람의 이름을 알아냈죠.
내가 그 사람에게 바로 내 상급자의 이름을 대주었더니 아니나다를까 우리 회사에서 그를 빼내어 갔습니다.
그래서 나는 상사가 비워두고 떠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나는 그때부터 직속 상급자들에게 똑같은 방법을 써서 회사를 떠나게 했습니다.”





공군 대령인 내 친구 하나가 뉴저지주 포트먼무스 공군기지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는 기지 밖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늦게 일어난 그는 허둥지둥 옷을 입고 유료도로를 따라 미친듯이 20분 동안 차를 몰았다.
통행료를 내야 하는 톨게이트에 다다르자 그는 너무 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돈을 안 갖고 온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자동차안 장갑 넣는 곳을 뒤져 보니 10원짜리 동전 25개를 간신히 긁어 모을 수 있었다.
요금을 받는 사람은 그 동전들을 다 세어보고 나더니 부드럽게 한마디했다.
“이 여행을 하실려고 오래 저축을 하셨군요 !”





집에 있는 그랜드피아노를 2층에서 1층으로 옮기기 위해 짐꾼들을 불렀는데, 계단 중간쯤 내려오다가 붙박히고 말았다.
인부 한 사람이 피아노 밑에 깔려 꼼짝 못하고 다른 두 사람은 그 사람이 혹시 납작해지지나 않을까 빼내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내가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모르며 보고 있으니까 피아노 밑에 깔린 그 일꾼은 나를 방긋이 쳐다보고 헐떡이며 말했다.
 "왜 플루트 같은 걸 부시지 피아노를 치세요 ?”했다.





우리 사무실에는 원예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많아서 테이블마다 화분이 있었고 서류캐비닛들에는 큰 화초들이 있었다.
그리고 누구든지 커피나 기타 음료수를 마신 다음 남은 것을 화분에 부어 주곤 했다.
그런데 딴 화초들은 다 잘 자라는데 한 화초만 다이어트를 하는지 도무지 자라지 못했다.
직원들은 왜 그 화초만 그렇게 비실비실하고 자라지 못하는지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 후 내가 한달 동안 출장을 갔다가 돌아와 보니 그 비실비실하던 화초가 잘 자라고 있었다.
그 화초가 어떻게 건강을 회복했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고 화초 앞에 다가가 보았더니 , 화초 앞에는 이런 팻말이 있었다.
「이 화초는 커피는 싫어하고 홍차도 블랙으로만 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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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산 속에서 살면서 밀주를 만들어 드시는 괴퍅한 우리 아저씨 .
하루는 젊은 청년작가가 찾아와 자기는 산사람과 그들의 관습에 관해 책을 쓰고 있다면서 밀조위스키 제조방식을 물었다.
아저씨는 놀랍게도 그 제조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젊은이는 그것을 또박또박 받아적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하고 아저씨는 마지막 단계를 설명했다.
“그걸 이틀,사흘, 혹은 닷새 정도 발효시키는데 그 발효기간은 경우에 따라 달라지지…”
“어떤 경우에 달라지나요, 아저씨 ?”
“그건 토요일 밤까지 얼마나 남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에 막 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나는 외과 과장선생님이 수술을 마무리짓는 것을 도와드리게 되었는데 실을 길게 늘어뜨리고 봉합하는 도중에 갑자기 실이 엉켰다.
선생님은 실을 풀어 보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애를 쓰면 쓸수록 매듭은 더욱 더 단단해질 뿐이었다.
내가 도와 드리겠다고 해도 들은 척 만 척이었다.
한참만에야 과장은 날 쳐다보더니 “좋아, 자네가 한번 해보게” 했다.
내가 금방 매듭을 풀어 버리자 과장이 말했다.
“12년간이나 수술 경력이 있는 나도 못 풀었는데 어떻게 자네가 해냈지 ?”
이에 나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저는 15년간이나 자수를 놓아 온걸요.” 





국민학교 교장으로서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자주 학생들과 선생들이 하는 활동에 참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루는 유치부에 들러 한 시간 반 가량을 같이 지냈는데 자유활동 시간이 되자 두 꼬마소녀가 나를 자기네들 놀이에 끌어들였다.
한 5분 정도 지났을까, 그때 또 다른 여자애가 다가오더니 자기도 끼이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애에게 벌써 놀이가 시작됐으며 그 놀이는 세 사람이서 하는거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놀이가 일단 끝나면 다른 두 소녀와 같이 하면 될 것이라고 차근차근 얘기해 주었다.
그 아이는 마지못해 곁에 서서 놀이를 구경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애는 내 등을 톡톡 두드리더니 이렇게 묻는 게 아닌가 ?
“선생님은 지금 일하는 시간이 아니에요 ?” 





전화번호부 책을 배달하고 있던 여자가 어느 집에 이르렸다.
그 집 현관 너비는 1m 쯤이었는데 키가 2m나 되는 개 한 마리가 지키고 있었다.
여인은 현관에 책을 놓고 창문을 노크하기로 했다.
일을 마치고 차 있는 데로 되돌아오려니 개가 책을 씹어 삼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시 책을 갔다 놓아야 했다.
바로 이때 트럭이 입구에 닿더니 웬 남자가 내렸다.
“새 전화번호부 배달입니까 ?” 그가 물었다.
“네”하며 여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하나는 선생님 것이고 또 하나는 개 것 입니다.”
“아, 그것 참 좋군요.” 남자의 대답.
“작년엔 개한테만 한 권 주시더니.”





어느 풋나기 사복경관이 비밀 임무를 띠고 우리 동네 쇼핑센터에 배치되었다.
되도록 남의 눈에 뜨이지 않게 조심하려고 그는 휴대용 무전기를 팝콘봉지 속에 교묘히 숨겨서 들고 있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더니 무전기를 통해 수상한 자가 나타났으니 경계하라는 지시가 들어왔다.
그 수상한 사람의 인상착의는 이러했다.
“180cm 정도의 키에 검은 머리를 하고 줄무늬 셔츠와 청색바지를 입고 있슴. 팝콘봉지에 대고 뭔가 중얼거리고 있는 모습이 수상쩍다는

신고가 방금 들어왔슴.”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 새 직장을 얻었을 때의 일.
그 회사 사람 하나가 공항까지 나왔는데 그 사람은 아주 과묵하고 겸손한데다 몹시 친절해 회사에 돌아오자 내 사무실 차리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사무실에 앉아 회사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는 데 그 사람은 매일 아침 다섯 시나 여섯 시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 한두 시까지 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듣고 나는 충고 하길, “어떻게 그렇게까지 심혈을 바치며 일할 수 있어요? 당신이 내일쯤 죽어도 당신 자리는 두 주일도 안 되어

메워질 것인데…” 했다.
그리고 인생에는 직장보다 더 중요한 그 어떤 것이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까지 했다.
그러고 나서 도대체 맡은 일이 무엇이기에 그렇게 터무니없이 오랜 시간 일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사장이요.” 그의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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