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가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내 누이동생 수잔이 치통에 시달리게 되었다.
호텔 직원이 건물 안에 치과가 있으니 가보라고 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수잔은 치과가 14층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겁에 질렸다.
더욱이 벽 두 면이 유리로 되어 아래가 빤히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수잔은 더욱 무서워했다.
수잔이 치과 의자에 앉아 양쪽 손잡이를 꽉 잡고 부들부들 떨고 있으려니까 치과의사가 들어와서 보고 이렇게 말했다.
“아니 벌써 이렇게 겁을 내고 있어요 ?”
“아니에요. 이렇게 높은 곳에는 별로 익숙지 않아서 그래요.”
수잔이 눈을 감고 대답했다.
“그래요 ? 미안합니다.”
치과의사는 이렇게 말하더니 동생이 앉아 있던 의자를 약 15cm 가량 낮추어주었다.
미국 남부지방에서 살다가 캘리포니아주 남부로 이사와 살면서 그곳에 적응하려니까 어려움이 많았다.
내가 자라난 남부의 어린애들은 낯선 사람이 먹을 것을 주면 받아먹는 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최근 우리 집 밭에서 딸기를 한 바구니 따서 가지고 오다가 길가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려 하면서
이 아이들이 안 받을까봐 좀 주저했다.
“얘들아, 이 딸기 좀 먹어보겠니 ?”
내가 이렇게 말하니까 붉은색 머리의 한 소년이 앞으로 나서더니 허리에 두 손을 갖다 대고 이렇게 물었다.
“그거 화학비료 준 것 아니죠 ?”
친구들이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남편은 나에게 운전을 가르쳐주기로 작정했다.
하루는 남편과 내가 길가에서 차 2대 사이에 차를 일렬 주차하는 법을 연습하고 있었다.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나는 마침내 내 차를 2대의 다른 차 사이에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여보,차가 인도의 턱과 얼마나 떨어졌죠 ?” 내가 의기양양해서 남편에게 물었다.
그러자 남편이 되물었다.
“어느 쪽 턱을 말하는거야 ?”
어느 비오는 날 아침이었다.
출근하려고 옷을 입으면서 나는 침대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편안히 누워 있는 아내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 정말 좋겠소.”
그러자 아내가 말했다.
“내일은 당신이 쉬는 날이니까 내가 아침에 일어나 일하러 나가는 척하겠어요. 당신은 일어나지 말고 침대에서 그냥 자고 있어요."
나는 그렇게 한들 나에게 무슨 위안이 되겠는가 하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 뜻만은 갸륵하다고 생각했다.
이튿날 아침 내가 일어나서 부엌에 들어가보니 아내가 벌써 일어나서 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어찌 된 셈이오 ? 오늘 아침 내가 자고 있는 동안 당신이 일하러 나갈 준비를 하는 척하겠다고 했잖소 ?”
그러자 아내가 씩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은 몸이 아파서 출근 못하겠다고 전화했어요.”
우리 식구들은 내가 음식을 만들기만 하면 맛이 없다느니 너무 구웠다느니 하며 타박을 하곤 한다.
한번은 음식을 너무 빨리 만드는 바람에 연기가 너무 많이 나서 연기탐지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학교에서 화재대피훈련을 받았으면서도 우리 아이들은 꼼짝도 않고 있었다.
그래서 화가 난 나는 쓴살같이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아이들을 찾았다.
아이들은 화장실에서 손을 닦고 있었다.
요란하게 울리는 연기탐지기를 가리키며 저게 무슨 소린지 아느냐고 내가 호통쳤다.
“연기탐지기 소리죠.” 아이들이 합창하듯 동시에 대답했다.
“너희들은 저 소리가 무슨 뜻인지 모르니 ?” 내가 큰소리로 말했다.
“알죠.” 큰애가 대답했다. “저녁식사가 다 됐다는 뜻이죠.”
매사추세츠주로 출장을 가서 고속도로를 달리던 나는 고속도로 순찰대에 걸렸다.
혹시 정상을 참작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경찰관 아저씨, 저는 지금까지 30년 동안 매년 4만 마일씩 차를 몰고 다녔지만 교통경찰한데 걸리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찰관은 그래도 딱지를 떼어 나한테 건네주고는 싱긋이 웃으며 말했다.
“진작 딱지를 떼었어야 하는건데 우리가 너무 늦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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