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방 도시의 신문들을 위해 자유계약 기자로 일하는 여자 친구와 함께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산악지방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자동차 한 대가 커브길에서 추락했다는 전화 연락을 받고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다
내 친구는 구경꾼들 중에서 한 사람을 찾아내 인터뷰를 했다
"이 고장에서 얼마 동안 사셨어요 ?"
내 여자 친구가 물었다
그는 평생 이 고장에서 살았노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여자 친구가 물었다
"자동차가 자주 추락 하나요 ?"
"한번 밖에 안합니다"
그 남자가 대답했다





열렬한 민주당 가정에서 자라난 나는 철저한 공화당 가정에서 자란 아내와 결혼했다.
언젠가 장인과 정치 토론을 벌이던 내가 이렇게 물었다.
"장인어른, 장인어른께서는 하느님이 혹시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더라도 하느님에게 투표하지 않으실겁니까 ?"
장인은 자세를 고쳐 앉더니 심각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다.
"필리스, 하느님은 결코 민주당원으로 출마하시지 않을걸세."





나의 장인은 솔트레이크시티에 본부를 둔 민간 항공회사 조종사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사는 곳은 시애틀이기 때문에 솔트레이크시티와 시애틀 사이를 비행기로 왕복한다.
비행기가 만원일 때는 조종실 안의 접었다 펼쳤다 하는 의자에 앉아 있는 경우도 많다.
언젠가 비행기 객실 안에 마지막으로 자리가 하나 남아 있는 것을 본 장인어른이 그 자리에 가 앉았다고 한다.
그러나 손님 한 명이 자리가 없어서 객실 한가운데 복도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한 승무원이 장인어른을 찾아 조종실 안 예비 의자에

앉힐 생각으로 마이크로 이런 방송을 했다.
"기내에 만약 조종사이신 분이 계시거든 즉시 조종실로 와주십시오 !"





어느 날 밤 내가 아는 여자가 자기 차의 뒤쪽 라이트 하나가 나간 것을 모르고 회사에서 집으로 오고 있었다.
그의 뒤를 따라오던 순찰차가 빨간불을 번쩍거렸다.
그 여자에게 라이트가 나갔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 여자는 순찰차가 빨간불을 번쩍거리며 따라오는 것도 모르고 계속 달리기만 했다.
그러자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그 여자는 차를 길 옆에 세웠다.
경찰관이 열린 창문으로 그 여자를 보며 물었다.
"당신은 거울도 보지 않나요 ?"
그러자 그 여자는 바람에 날린 머리를 두 손으로 쓸어올리면서 이렇게 울먹였다.
"지금 거울을 볼 형편이 못 돼요. 방금 해고당했거든요."






집에서 쓰다 남은 물건들을 내다파는 차고세일을 연다기에 내다팔 만한 것들을 고르고 있는데 내가 전에 그린 그림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나는 그림들을 팔려고 내놓았다.
어떤 남자가 내 꽃그림을 하나 사 갔다.
내가 바로 그 그림을 그린 화가라고 했더니 그는 좋아하는 것 같은 눈치였다.
잠시 후 어떤 부인이 와서 내 그림 두 점을 골랐다.
나는 그 부인에게 내가 그 그림들을 그렸다고 말해주려는 생각에서 우선 "아주머니는 왜 그 그림들을 고르셨죠 ?"하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부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이 액자를 쓰려고요."





내 남동생 워렌은 자신이 경영하는 아프리카 미술품 상점에서 팔 이국적인 공예품을 구하러 남아프리카를 여행한 적이 있다.
살만한 물건을 찾으려고 시골 마을을 찾아다니던 그는 머리에 커다란 나무토막을 이고 가는 줄루족 원주민 한 사람을 만났다.
워렌은 그에게 그 아름다운 나무로 무얼 만들 셈이냐고 물어보았다.
원주민은 수상쩍은 눈으로 워렌을 보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불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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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으로 생긴 한 젊은 여성이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내려 북적거리는 사람들 가운데 자기를 마중나온 사람을 기다리며 서 있었다.
얼마동안 기다린 후에 그 여자는 아직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 한 남자에게 다가서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데비라는 여자를 기다리고 계시나요 ?"
남자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활짝 웃으면서 여자를 끌어안고 꽤 정열적인 키스를 퍼부었다.
그리고는 한 발자국 물러나서 다소 수줍어하며 "아닌데요" 하더라나.





마이어라는 사람이 찬구인 뮐러에게 발칸반도를 여행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정말로 미개한 곳이야." 마이어가 말했다.
“내가 자동차 타이어를 바꿔 달고 있는데 뒤에서 무엇이 사납게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리길래 돌아보니 호랑이 한 마리가 막 덮치려고

하지 않겠어"
뮐러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코방귀를 뀌었다.
"발칸반도에 호랑이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어 !"
그러자 마이어는 그를 째려보며 탁자를 쾅쾅 두드렸다.
"자네는 내 여행기를 듣고 싶은가 아니면 나와 한판 붙고 싶은가 ?"





프랑스 포도주 산지인 보르도의 한 양복점 주인의 딸인 오당스 슈나이데르는 나폴레옹 3세의 통치시대 (1852-1870)에 파리에서

가장 인기있는 오페렛타 가수였다.
오당스는 미모와 재능이 뛰어난 만큼이나 성격이 괄괄했고 엉뚱한 요구를 하는 때도 많았다.
연예계의 다른 스타들처림 그 여가수도 일찍 은퇴하길 거부하고 뚱뚱한 중년이 되도록 계속 활약하였다.
그런데 오당스는 극장지배인과 의상문제로 한번 다툰 적이 있었다.
새빨간 우단으로 만든 의상을 걸치겠다고 여가수가 계속 고집을 부리자 지배인은 정확히 무슨 색조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물론 보르도산 포도주색이죠." 오당스는 자기 고향을 들먹거리면서 말했다.
"그럼, 도대체 어느 해에 담근 포도주 말인가요 ?” 하고 지배인은 분통을 터뜨렸다.





아들에게 빨랫감을 내놓을 때는 주머니를 다 비우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데 진절머리가 난 나는 이제 내가 빨랫감에서 찾아내는 돈은

돌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세탁실에 조그만 항아리 하나를 갖다 놓고 돈이 많이 모이면 아들이 토요일 저녁에 나를 데리고 나가서 저녁을 사 주고

영화를 보여주기로 했다.
빨래할 날이 되었을 때 나는 아들에게 빨래 광주리를 건네주며 자기 방에 가서 더러운 옷을 담아 가지고 오라고 했다.
나는 아들이 주머니를 하나하나 비우는 것을 보고 흐뭇해했다.
그러나 그애는 옷을 광주리에 던져 넣으려고 하다가 잠시 멈칫하더니 지갑을 꺼내서 동전 한줌과 1달러짜리 지폐를 바지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리버풀(영국)에서 더블린으로 향하는 기선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대합실의 다른 승객들의 직업을 상상해 보며 지루함을 달랬다.
그런데 저만큼 떨어져 있는 한 중년 사내만은 짐작하기가 좀 어러웠다.
나는 그 사람이 음악가일거라고 했고 내 친구는 아마 세무서원 같다고 했다.
나중에 대합실을 나가면서 그 사람은 우리 앞을 지나며 슬그머니 미소를 띠고 말했다.

"두 분 다 틀리셨어요. 저는 실은 농아들이 말하는 사람의 입술을 보고 무슨 말인지 알게 하는 독순술 (讀脣術) 선생입니다."





윈스턴 처칠은 즉석에서 멋진 연설을 잘하는 위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것은 오해.
처칠이 뛰어난 작문 솜씨와 언변의 소유자였던 것만은 분명하나 사실 그는 연설원고를 준비하고 다듬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언젠가 처칠이 의회에서 유달리 감동적인 연설을 하고 나왔을 때 내가 물어 보았다.
연설 도중 잠깐 멈추는 순간, 어떻게 그리 기발한 귀절과 적절한 단어를 끄집어낼 수 있소 ?"
처칠이 대답했다. "비결을 가르쳐 드릴테니 다른 사람에겐 얘기하지 마시오. 연설 중 잠시 멈추는 것도 바로 내 연설의 한 부분이오.
해야 할 말을 이미 알고 있지만 일부러 잠시 머뭇거림으로쩌 그런 단어나 귀절이 즉석에서 떠오른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거요.
즉 연설의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한 연출이란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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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의 대통령선거가 있기 전 어느 주말 당시 주지사였던 빌 클린턴이 신시내티 리버프런트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벵갈스팀과

브라운스팀의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했다.

클린턴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 주차장에서 즉석 파티를 벌이고 있던 관람객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고 그러자 지쳐 있던 그는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가 지나갈 때 그의 손을 잡으려고 서로 밀치며 법석을 떨었고 클린턴은 칠리소스를 얹은 핫도그를 먹음으로써 에너지를

충전했다.
옆에 있던 보좌관 로드니 슬레이터가 그에게 냅킨을 건네주자 종이쪽지, 헝겊조각, 선거운동용 티셔츠 등에 수없이 사인을 해온 그는

엉겁결에 그 냅킨에다 사인을 했다.
그러자 슬레이터가 소리를 질렀다.
“지사님, 사인해 달라는 게 아닙니다.그걸로 입을 닦으세요"





네 살짜리 아들을 처음으로 차에 태워 드라이브에 나섰다.
아들을 뒷좌석에 앉히고 앞쪽 창문을 연 다음 출발했다.
그런데 그애가 이렇게 소리치는 것을 듣고, ‘아하 저 녀석이 전에 내 벗겨진 정수리를 위에서 본 일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앞 창문을 닫아요.아빠 머리카락이 다 날아가잖아요 !"





두 변호사가 식당에 앉아서 사업얘기를 하다가 어떤 특별한 법조문을 알아보고 싶어서 식당여급에게,

"주인에게 우리가 칭찬을 하더라고 전하시오. 그리고 혹시 여기 스위스 형법책이 있는지 물어보시겠소 ?" 했다.
여급이 즉시 돌아오더니 말했다.

"주인께서 두 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랍니다. 그런데 형법책은 없다고 하시면서, 아까 드신 포도주는 돈을 안 내셔도 된다고 여쭈래요"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아마추어로서는 꽤 솜씨있는 바이얼리니스트였다.
프린스턴대학교 재직 시에는 여러 해 동안 친구 몇 사람하고 조그만 앙상블을 조직해서 연주를 하기도 했다.
어느 날 저녁, 하이든의 4중주곡을 연주하다가 제2악장을 시작하는데 네 번 씩이나 함께 맞추지 못하자 첼로 주자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아인슈타인을 바라보더니. "알버트, 자네 참 딱하군. 하나 둘도 셀 줄 모르나 ?" 하더라고.





캐나다 브리티시콜럼비아의 킬로우나에 있는 극장에서 시립교향악단의 연주회가 있어 참석한 일이 있다.
세 사람의 젊은 초청 음악인 중에 앙드레 발로라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있었다.
그가 어려운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를 한참 연주하고 있는데 경찰차가 사이렌을 크게 울리며 극장 옆을 지나갔다.
발로는 계면쩍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더니 어깨를 으쓱하면서, "난 너무 빨리 연주한 것 같지 않은데" 했다.





내가 파리 소르본느대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나는 프랑스 지도를 사기 위해 가게에 들어갔다
나이가 지긋한 가게주인이 지도를 한 아름 들고 나왔다.
그가 말했다. "이건 파리 지도고 이건 마르세유 지도고 이건 리옹 지돕니다."
"그런데 아저씨, 전 프랑스 지도를 원하는데요." 내가 그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엄하게 말했다.

"이거 봐요, 아가씨. 프랑스는 너무 크기 때문에 한 장의 지도에 다 들어갈 수가 없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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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새 치과의사와 약속을 한 나는 아파트와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건물 10층에 있는 그의 진료소를 찾아갔다.
내가 의자에 올라가 눕자 젊은 치과의사는 창을 등지고 선 채 치료에 열중했다. 바로 그때였다.
맞은편 아파트의 커튼 하나가 열리더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멋진 몸매의 여인이 약 5초 가량 나타났다.
그녀는 두 팔을 위로 쭉 뻗으며 기지개를 켜더니 이내 사라져 버렸다.
나는 이 희한한 광경이 벌어지는 동안 미동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창쪽에 등을 돌리고 있던 치과의사는 무엇인가가

나를 자극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물었다.

"그 여자가 방금 일어났나 보죠 ?"





나는 수줍은 성격이라 택시운전사에게 좀 천천히 달리라는 말을 못한다.
그러나 내가 탄 택시가 신호등을 세 번이나 무시하고 차가 기울어질 정도의 빠른 속도로 커브를 돌자 침묵을 지키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죄송하지만 좀 천천히 가실 수 없어요 ?” 내가 용기를 내서 말했다.
"뭐가 잘못됐나요 ?" 택시운전사가 뒤를 돌아다보며 말했다.
"나는 두 번이나 택시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단 말예요."
"그건 아무것도 아니죠. 나는 100번도 넘게 사고를 당했는걸요."
택시운전사가 자랑스럽게 대꾸했다.





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슈라이버에서 9년간 성직자 생활을 하면서 날씨를 고약하게 만드는 사람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성당에서 야유회를 갈 때면 어김없이 비가 추적추적 내려 모두 기분을 잡쳤고 또 옥외에서 성탄절 바자회를 여는 날에는

심한 폭풍이 휘몰아쳤으니 말이다.
이런 꼴을 당한터라 서인도제도의 교구로 새로 부임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릴 때, 한창 건조한 시기임에도 폭풍우가 휘몰아쳤지만

나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어쨌든 나는 마중나온 교구의 신자를 처음 만난다는 사실에 적잖이 긴장했다.
그런데 나에게 제일 먼저 다가온 신자가 비에 흠뻑 젖은 채 나를 와락 끌어안으면서 무어라고 외쳐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 신자는 흥분된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이렇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성직자를 모시게 되다니 ! 신부님과 함께 온 이 고마운 비를 보세요 !"





내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학급의 학생들이 생일을 맞은 나를 깜짝 놀라게 하려고 준비를 했다.
내가 어두컴컴한 교실로 들어서자 학생들이 일제히 "생일 축하합니다 " 하고 환성을 올렸다.
나는 요란하게 치장된 의자에 앉아 학생 4명이 들고오는 큼직하고 꽤 무거워 보이는 상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은 끙끙대면서 그 커다란 상자를 내 무릎 위에 올려놓으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 상자 안에 들어 있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학생들이 내 주위에 둘러서자 나는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아무것도 없잖아 " 속이 빈 것을 보고 내가 말했다
"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어요" 학생들이 우겼다.
"그 속에는 평화와 침묵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뒤이어 학생들은 입을 다물고 일제히 침묵으로 들어갔다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는 40년 전 결혼하실 때나 지금이나 늘 금슬이 좋으셔서 우리 오빠가 결혼하던 날,

두 분이 연회장을 누비면서 다정하게 춤을 추셔도 조금도 이상할 게 없었다.
아버지가 활기차게 어머니를 리드하며 춤을 추시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내 눈에는 눈물마저 고였다.
더구나 누가 어머니와 춤을 추려 하면 손을 저으며 제지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처음으로 음악이 멎었을 때 내가 물었다.
"엄마, 아버지가 아직도 엄마를 끔찍히 아끼시는 것을 보니 정말 멋져요. 아버지는 내내 엄마하고만 춤을 추셨잖아요 ?"
"그게 아니란다, 얘야." 어머니는 태연하게 말씀하셨다.
"네 아버지가 오늘 늘 나가시던 체조시간에 빠지셨거든. 그래서 대신 30분 동안 운동을 하려고 하신 것뿐이야."




내 아들은 18세가 되려면 아직 1년이 남았을 때부터 문신을 하겠다고 나에게 조르곤 했다.
나는 물론 완강하게 거절했었다.
그애의 논리에 따르면 자기는 이제 곧 성인이 될 것이니 성인으로서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침내 18세 생일을 지낸 지 며칠 만에 아들은 당연하다는 듯 문신을 하고 돌아왔다.

나는 내심 언짢았지만 그애가 어떤 심벌을 새기고 왔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애의 어깨에는 5cm 크기의 미키 마우스가 앙증맞게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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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애리조나주 관광목장 접수계 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던 어느 날 밤 숙박을 하려는 어떤 부부가 사무실로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
“이곳은 우리가 여태껏 방문했던 곳 중에서 가장 멋진 곳이군요 !” 그들이 말했다.
매니저인 캐빈과 나는 어떻게 그들이 그 어두운 밤에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 의아해하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실례지만 이 한밤중에 어떻게 이곳이 그렇게 멋지다고 생각하게 되셨나요 ?” 캐빈이 물었다.
그 부부가 목장을 이리저리 달리는 야생마들에 대하여 얘기하자 캐빈과 나는 합창하듯 말했다. “무엇을 보셨다구요 ?”    
그제서야 우리는 우리 목장의 말 150마리가 모두 울타리를 뛰쳐나가 목장을 한가로이 뛰어다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요한 회의가 있던 날 아침, 늦잠을 잔 나는 출근시간에 맞춰 가느라 미친듯이 서둘러댔다.
급히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했으나 옷을 입을 때 팬티 스타킹에 올이 풀려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얼른 팬티 스타킹을 벗어버리고 서랍에서 다른 것을 집어들었는데 그것도 올이 풀린 것이었다.
비명을 지르며 방바닥에 스타킹을 집어던진 나는 자상한 남편이 물끄러미 보고 있는 가운데 세번째 스타킹을 신었다.
곧 이어 집을 뛰쳐나온 나는 서류가방을 움켜쥐고는 단 몇 분이라도 빨리 가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사무실에서 가방을 열어보니 예쁘게 접힌 팬티 스타킹이 남편이 쓴 쪽지와 함께 놓여 있었다.

쪽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당신이 신고 있는 팬티 스타킹은 오른쪽 무릎 뒤에 올이 풀려 있소. 이걸 신고 멋진 하루가 되기를 !” 





숙련된 목수인 나에게는 항상 일감이 많다.
9월의 어느 날 한 손님이 자신이 막 구입한 접을 수 있는 골동품 식탁에 추가로 붙일 보조날개판을 몇 개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했다.
그녀는 추수감사절 저녁에 손님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 일을 꼭 마쳐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다른 일들이 산적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 일은 제쳐놓았다.
11월 중순의 어느 날 저녁 내 전화자동응답기에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추수감사절 만찬을 위해 식탁보를 사려는데 작은 것으로 사야 할지 큰 것으로 사야 할지 몰라 전화드렸어요. 들어오시면 전화 주세요. ”
나는 그 다음날로 그녀가 부탁한 일을 시작했다. 





우리 사무실에서 새로 구입한 몇 대의 컴퓨터에는 게임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었지만 우리는 휴식시간에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여직원이 게임에 빠져서 아무 때나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 여자는 다른 사람들은 컴퓨터의 뒤쪽만 볼 수 있게 컴퓨터의 위치를 바꾸어 버렸다.
어느 날 아침 동료직원이 허리를 굽히며 게임에 이기고 있느냐고 물었다.
“내가 게임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지요 ?” 그녀가 경계심을 풀고 물었다.
“간단하지요.” 그 동료직원이 대답했다.

“화면이 당신 안경에 비치니까요.”





고등학교에 다닐 때 나는 사립공원에서 풀을 깎고 잡초를 뽑는 일을 한 적이 있었다.
일을 시작한 첫날 공원 관리인이 나를 차에 태워 커다란 인디언 동상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주차장까지 데려다주었다.
그 동상 주위에서 나처럼 여름방학에만 임시로 고용된 학생 셋이 손으로 풀을 뽑고 있었다.
그들은 몇 분 일하다가는 일어서서 잡담을 하곤 했다.
우리가 자기들을 지켜보고 있는 줄도 몰랐다. 관리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분이 속에서는 울화통이 터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침내 관리인은 나를 보고 물었다.
“여보게 젊은이, 금년 여름 내 보좌역으로 일하지 않겠나?”
“물론 일하고 말고요. 저만 믿으세요 !”
나는 신이 나서 즉시 대답했다.
“그럼 됐네.” 관리인은 말했다.
“여러 해 동안 저 언덕에는 동상이 하나만 서 있었네. 자네가 제일 먼저 할 일은 저기 새로 생긴 동상 셋을 움직이게 하는 것일세."





대학친구 래리는 중동에서 미국 제품을 파는 회사에서 근무하던 첫해의 얘기를 해주었다.
“나에게 주어진 첫번째 일은 음료수를 선전하는 것이었는데 재미난 일이긴 했지만 그 일 때문에 난 거의 직장을 잃을 뻔했다네.”

그가 말했다.
“언어문제를 피하려고 난 세 쪽짜리 선전포스터를 만들었어. 첫번째 쪽에는 사막에서 땀에 흠뻑 젖은 채 서 있는 남자를 그렸어.

가운데 쪽에는 그가 우리 회사 음료수를 병째 벌컥벌컥 들이키는 모습을 그렸지. 세번째 쪽은 그가 큰 웃음을 지으며 아주 상쾌해하는

표정이었지.”
“훌륭한데. 그런데 뭐가 문제였나 ?” 내가 그에게 물었다.
래리가 대답했다. “난 아랍인들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는 것을 몰랐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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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시여, 10억 원이라는 돈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이까 ?"
어느 남자가 신에게 물었다.
"한 푼에 불과하지"
신이 대답했다
"천만년이라는 세월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이까 ?"
"1초에 불과하지"
"그렇다면 하느님, 저에게 한 푼만 주십시오."
그 남자가 애걸을 했다.
"주고 말고. 1초만 기다려"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얼마 전에 확성기를 설치했는데 목사님께서 그것을 기막히게 활용했다.
모두들 설교를 기다리고 있을 때 아기 하나를 안고 카우보이 복장의 사내아이를 데리고 한 부인네가 들어왔다.
내 맞은편에 앉은 그 사내아이는 소리소리 지르며 장난감권총을 쏘아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 광경을 잠시 본 목사님,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얘 야,"
목사님의 목소리가 천장에 달린 확성기를 통해 찌렁찌렁 울렸다.
"교회에서 총을 쏘면 못 써요.여기는 평화의 집이니 총을 갖고 오면 안 된단다."
아이는 찔끔 움츠러들어 예배가 다 끝나고 헌금접시를 돌릴 때까지 엄마 곁에 얌전히 붙어 있었다.
헌금접시가 제 앞에까지 오자 그 아이는 잠시 접시를 들여다보고 나서 아무 말 없이 엄숙한 태도로 총을 그 위에다 올려 놓았다.





벌써 여러 해 전 일.
우리 아버지가 중요한 국제학술대회에 사회를 보신 후 대회에 참가했던 과학자들을 몇 사람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식사를 나눈 일이 있었다.
식사가 끝나고 어머니가 빅토르라는 소련 과학자와 말씀을 나누고 있는데 우리 집 고양이가 나타났다.
고양이 이름은 '모택동'
고양이를 보더니 빅토르는 아주 반가와하며 "아, 고양이로군요. 이름이 뭐죠 ?" 하고 서툰 영어로 묻는 것이었다.
혹시 이름을 대주면 그 소련사람이 큰 모욕으로 여기리라고 생각한 어머니는 얼굴이 하얗게 질러 "커피를 더 드릴까요 ?" 하고 딴전을 폈다.
빅토르는 그 말은 들은 척도 않고 또 "고양이 이름이 뭐죠 ?" 했다
"크림하고 설탕은요 ?"
어머니는 커피를 그의 잔에 따르며 또 딴청을 부리셨다.
그랬더니 그 소련 과학자, 이번엔 나를 돌아보며 고양이 이름을 묻는 것이었다.
상황이 미묘하다는 데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나는 무심코 큰소리로 "모택동 !"이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온 방안이 쥐죽은 듯 잠잠해졌다.
그제서야 나도 퍼뜩 깨달았다.
'아이구, 세계제3차대전이로구나 !'
그런데 놀랍게도 소련인들이 갑자기 배꼽을 쥐고 모두들 미친 듯이 웃는 게 아닌가 !
한참 웃고 나서 좀 진정되자 빅토르는 자기 경호원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 빅토르도 꼭 이렇게 생긴 고양이가 있지요. 그런데 그 고양이 이름은 ‘닉슨' 이랍니다 !" 했다.





나는 역장이다.
며칠전에 상부기관에서 통지가 오기를 F43호 특급열차가 우리 역에서 5분 연발했다는 것이었다.
어찌된 셈이냐고 신호원을 불렀더니 그의 얘기인즉 이러했다.
"제비 한 쌍이 저의 선로통제소 지붕 아래 집을 짓더니 새끼를 까더군요.
날마다 저는 어미들이 바삐 드나드는 제비집에서 새끼가 도담도담 자라나는 걸 구경했읍죠.
어느 날 아침 저는 특급 F43호가 통과하도록 '선로 이상무 통과가능' 이라는 스위치를 넣고 나오는데,
가만히 보니 제비새끼 세 마리가 선로 위에서 첫번째 비행연습을 하잖겠어요 ?
저쪽 끝에서 당장이라도 급행열차가 무섭게 덮쳐 올 것 같은 바로 그 선로에 한 놈이 날아 들어갔지요.
나는 지체없이 '정지' 스위치로 바꿨습니다.
선로에 내려가 제비새끼를 휘이해서 쫓아 보내고 난 다음 열차를 통과시켰습니다. 제 잘못이니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이런 사람을 어찌 벌 줄 수 있겠는가.





여성 전용의 헬스클럽에서 개인교습을 하는 나는 그날도 매력이 넘치는 한 중년 여성의 운동을 돕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나이가 53세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깜짝 놀랐다.
“서른 다섯을 넘지 않은 것 같이 보이시네요 !”
나는 그녀가 꾸준한 운동과 세심한 영양 관리가 외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녀가 운동을 끝내고 돌아가려 할 때 나는 어떻게 그렇게 젊어 보이는지 그 비결을 좀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그녀는 계산대에 명함 한 장을 놓고 나가버렸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메트로 성형외과 : 단 한 시간이면 당신의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매년 열리는 10km 달리기대회가 있던 날이었다.
내가 간호사로 근무하는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들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었다.
응급실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달리기에 도전할 만큼 건강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체격조건이 아주 훌륭한데도 불구하고 기진맥진해서 탈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여러 시간 휴식을 취하며 영양을 공급받은 뒤 정신을 차린 그는 달리기를 끝마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어쩔 줄 몰라했다.
“오늘은 뭔가 안되는 날인가봐요.”  그가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세히 보니 셔츠에 붙은 참가번호가 911 (응급구조 호출번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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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소대원들은 선임하사의 이사를 돕기 위해 외출을 나갔다.
외출의 기쁨도 잠깐, 이사한 집에 도착한 우리는 그자리에 주저앉아버리고 말았다.
집은 13층 아파트의 11층인데 저녁 6시까지 정전이라 엘리베이터나 곤돌라를 사용할수 없다는 것이었다.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하여 11층까지 짐을 모두 옮긴 우리는 기진맥진해서 마구 던져져 있는 이삿짐 사이에 쓰러져 있었다.
그때 선임하사가 마구 뒤엉켜 있는 짐 속에서 냄비를 찾으라고 했으나 모두 꼼짝하지 않았다.

그러자 선임하사는 "냄비를 찾는 사람에게 소주 1병을 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앞을 다투어 냄비를 찾기 시작했고 금방 김상병이 "찾았다 !" 하고 소리쳤다.
김상병은 선임하사에게 냄비를 건네주고는 약속된 보상을 기다리고 서 있었다.
선임하사는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잘했어. 이제 저 짐 속에서 소주를 찾아 가지라구."





목수 일을 하는 남편이 하루는 높은 언덕에 있는 마을 교회의 뾰족탑을 혼자 고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강풍이 휘몰아치더니 남편이 타고 올라갔던 사다리가 땅으로 쓰러져 버렸다.
그래서 남편은 지붕 위에서 내려올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래도 남편은 침착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서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집에 돌아온 그이는 결국 두 시간이나 지난 다음 할 수 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피뢰침과 연결된 케이블을 타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고

나에게 말했다.
그 얘기를 듣고 기겁을 한 나는 “당신이 그 꼭대기에 혼자 올라가 있는 것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단 말예요 ?” 하고 물었다.
“물론 있었지.” 남편은 우리가 잘 아는 몇 사람의 이름을 댔다.
“우리가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 이 동네에 많지 않소 ? 그런데 그들이 모두 그저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하고 지나가버리는거야.” 





"당신 차의 오른쪽 전조등이 꺼진 걸 알고 있습니까 ?"  경찰관이 내게 물었다.
새벽 3시경 먼 데서 집으로 돌아오던 나는 너무 피곤해서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상향등을 켜 봐요."  경찰관이 말했다.
이제까지 그 차를 운전해 오면서도 나는 상향등을 켜 본 일이 없어서 그것을 어떻게 켜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전에 내가 타고 다니던 차에는 바닥에 단추가 붙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찾으려고 발로 바닥을 더듬어 보았다.
경찰관은 답답하다는 듯이 "상향등 말예요" 하고 독촉했다.
당황한 나는 이곳저곳을 손으로 더듬어 보았다.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그만 팔꿈치로 경적을 울리고 말았다.

나는 몸을 일으키며 사과했다.
그러자 경찰관이 투덜거렸다.
"됐어요. 당신이 경적을 울리니까 상향등이 들어오는군요."





골프 약속시간에 늦었는데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카뷰레터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드라이버로 카뷰레터를 몇 번 가볍게 두드렸더니 즉시 시동이 걸렸다.
그러나 큰길로 나가 첫번째 신호등에시 시동이 꺼지고 말았다.
드라이버가 좌석 밑으로 굴러 들어가버렸으므로 나는 골프채를 꺼내 들고 자동차의 보닛을 연 후 골프채로 카뷰레터를 두드렸다.
내가 운전석으로 되돌아와 시동을 걸자 단번에 시동이 걸렸다.
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이 이렇게 소리쳤다.
"몇 번 골프채를  사용했는지 가르쳐 주시겠소 !"





거물급 국제적 사업가가 있었다.
이 사람은 자기가 할 연설문 일체를 비서에게 작성시키는 버릇이 있었다.
비서양은 몇 달이나 말없이 그 일을 했지만 사장이 너무 당연한 듯이 자기를 시켜먹는 데 대해 부아가 치밀었다.
특별히 중요한 어느 기회가 왔을 때 비서는 이 사람에게 맛을 톡톡히 보여주기로 작정했다.
비서는 평소처럼 연설문을 작성해서 넘겨주었고 그 실업자는 의연한 태도로 이를 읽어 내려갔다.
“따라서 본인은 이에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중대한 사실을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서 딱 페이지를 넘긴즉 백지에 단 한 줄 적혀 있길 : "여기서부턴 사장님께서 직접 하세요."





신문의 여성난에서 아침마다 남편에게 잘 다녀오라는 키스를 해주고 행운을 빌며,
남편으로 하여금 그를 전적으로 믿는다는 것을 확신시켜 주고,
자기가 중요한 인물임을 느끼게 해 주지 못 한다면 아내로서 불합격 이라는 글을 읽은 다음날 아침.
나는 "여보, 잘 다녀오세요 !"라고 외치면서 그이를 껴안고 현관까지 나가서 키스를 했다.
"잘 다녀오세요 !"
"오늘도 재수좋은 날이 되길 빌어요,여보 !"
틴에이저인 우리 두 딸도 이 소리를 듣고서 학교 갈 차비를 하다 말고 2층 계단까지 뛰쳐 나와
"아빠, 안녕 ! 행운을 빌어요 ! 잘 다녀오세요 ! 안녕 ! "하고 입에 손을 갖다 대고 키스를 퍼부으며 이중창을 해댔다.
그러자 그이는 나를 밀쳐 내고 나더니 완전히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아니, 세상에 ! 대체 내가 어딜 가게 이 야단들이지 ?"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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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집에 사무실을 두고 직업적 카운슬러로 일하고 있는데 외판원들로부터 걸려오는 수많은 전화를 처리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외판원들은 자기들 말만 지껄였지 내 아내 역시 말로 돈을 버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한번은 주택용 단열재를 파는 외판원이 아내에게 딱 한 시간만 얘기를 하자고 졸라댔다.
아내가 바쁘기도 하거니와 우리 집은 이미 열관리 검사를 마치고 단열시공도 했으며 벽의 단열공사를 한 지가 일년도 안된다고 했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외판원의 말이 뚝 끊어지고 말았다.
아내가 누구에게나 부과하는 시간당 상담료 35달러를 내면 다음날 그와 만나겠다고 한 것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한 친지로부터 들은 얘기.
뉴욕시 일원에 있는 전위파 조각가들을 위해 고철과 고물을 사들이는 잡상인이 있었다.
어떤 여류 조각가가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폴 크스바겐 차의 반토막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그는 고물이 되어버린

폴크스바겐을 찾아내서 용접기로 차를 반토막을 냈다.
그는 자른 것을 트럭에 싣고 그 조각가의 집으로 가져갔다.
조각가는 반 조각이 난 자동차를 한번 보더니 이맛살을 찌푸리며 소리를 질렀다.
“이게 아네요 ! 내가 원한 것은 이렇게 가로로 자른 게 아니라 세로로 자른거란 말예요 !”





공인회계사인 우리 남편은 년초의 이삼개월 동안은 매일 열 다섯 시간씩 일을 한다.
바쁜 근무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그는 시간을 내서 '발렌타인 데이'에 나에게 줄 꽃을 주문했다.
그런데 발렌타인 카드에 무슨 말을 써야 하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는 분명 산더미같이 쌓인 일을 걱정하고 있었던 모양.
카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장미는 붉고 제비꽃은 푸르다. 당신 생각을 하지 않았던들 지금쯤 일을 끝마쳤을텐데.” 





나는 우리 지방 라디오 방송국에서 주말 디스크자키로 일하는데 앉은 자리에서 일곱 시간을 계속 마이크와 씨름을 하다 보면

무척 지루해진다.
어느 일요일,나는 청취자들에게 내가 심심하지 않도록 전화 좀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다섯 군데서 전화가 왔는데 그 중에는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에게서 온 전화도 있었다.
나는 청취자들에게서 전화가 더 오지 않으면 다 큰 여자가 우는 음성이 방송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레코드를 걸고 나니까 전화가 왔다.
수화기를 들자 다정한 남자 음성이 들렸다.
“댁에서 무척 좋아하실겁니다. 여기 청취자가 40이나 있거든요.”
내가 정말이냐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자 그가 하는 말.
“그럼요. 마구간에 있는 소들을 위해서 라디오를 틀어놓고 있거든요.” 





우리 주의 전임 지사는 예산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에서 직원 중에 결원이 생기더라도 신규 채용을 하지 말도록 지시를 내렸다.
여러 가지 불평도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개폐식 다리 관리인의 정년퇴직이 문제였다.
인사과에서 이에 대한 증원을 거절하자 도로과장은 지사실에 전화를 걸어 보좌관에게 따졌다.
‘'지사님께 다리를 내려서 자동차가 다니게 해야 좋을지, 아니면 다리를 올려서 배들이 다니게 해야 할지 결정을 하시라고 물어보시구료 !"





조지아주 애신스에 있는 제일침례교회의 존 애플튼목사가 장지에서 장례의식을 치르던 때의 일을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
“몇 주일씩이나 비가 내렸기 때문에 땅바닥이 말이 아니었죠. 유가족들이 가까이 오길래 길을 피해주느라고 몇 발짝 물러서는데

글쎄 묘지가 쑥 꺼지지 뭡니까.
그러면서 내 다리 하나가 관 밑으로 빠지더라구요. 그걸 보고 바로 장의사가 내 팔을 잡으면서 내 귀에다 대고 이러더군요.
‘목사님, 한번에 한 사람씩이에요, 아시겠어요. 한번에 한 사람씩이란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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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가계예산을 아끼느라고 나는 아내에게 머리를 깎아달라고 했다.
아내는 좋다고 하면서 자기가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것만은 알아두라고 못박았다.

한 시간 동안 아내의 가위질을 받고 난 뒤 내 머리는 강풍에 날린 초가지붕 꼴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절약하자는 생각을 버리지 않은 채, 나는 조금이나마 고쳐볼 수 없을까 해서 그 고장의 이용학원을 찾아갔다.
내가 의자에 앉자,학생 이발사가 별안간 실례한다고 하며 자리를 뜨더니 금방 이용 교사를 데리고 돌아 와서는 이렇게 말했다.
“이 모양을 해가지고 들어오셨어요. 정말이에요 ! 난 이 손님에게 손도 대지 않았다구요.” 





내가 영화배우 루이스 고세트 2세와 그의 아들 새티를 뒷바라지하며 가정부 노릇을 하고 있을 때였다.
켈리포니아주 말리부 지역에 산불이 났다.
새티는 친구네 집에 가 있었고, 고세트는 촬영 때문에 플로리다주에 가고 없었다.
내가 고세트한테 전화로 아들과 집은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얘길하고 있는데, 경관이 와서 즉시 대피하라는 말을 했다.
고세트는 더없이 침착했다.
“아주머니하고 집안의 애완동물이나 안전하게 불을 피하도록 하세요. 다른 물건들일랑 걱정마시구요一 그런 거야 다시 사들일 수 있잖아요."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개와 고양이들한테 줄을 매기 시작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고세트였다.
“나가시는 길에 내 에미상 트로피도 함께 가지고 나가셨으면 좋겠군요"





성공회 신부인 나는 우리 고장의 의용소방대와 자원구급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하루는 교회의 어느 모임에 가는 길에 나는 공원도로의 모퉁이를 돌아가다가 자동차 사고 현장을 지나치게 되었다.
운전자가 회전을 잘못하여 나무를 들이받은 모양이었는데, 자동차에서 연기가 나고 있었다.
내가 길가에 차를 세우고 구급상자와 소화기를 들고 그쪽으로 달려가자 운전석에서 나오던 그 사람이 내 신부복과 구급장비를 보더니

소리쳤다.

“아이구, 준비를 다 해오셨군요 !" 





회사 중역인 내 조카딸이 아침 아홉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 아침 달라스행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전날밤 일기관계로 발이 묶인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러벅시에 들렀다가 가야만 한다는 기내방송이 있었다.
화가 몹시 난 조카딸이 승무원들에게 당신네의 비능률적인 운행 때문에 중요한 회의에 늦게 됐다고 항의했다.
옆에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한 할머니가 “여봐요 아가씨,정말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는거요 ?” 하고 물었다.
조카딸이 “네 그래요” 하고 씨근거리며 대답하니까 할머니는,“그렇다면 스웨터를 고쳐 입어야겠수. 뒤집어 입고 있어” 하더라고.





미국 NBC방송국의 기자를 지낸 주디 우드러프가 한번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재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미 카터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수행했던 언론인들이 참석한 만찬석상이었다.
그 사우디 재벌은 ABC방송국의 바바라 월터스가 돈을 어느 정도나 버는지에 깊은 관심을 표시하며 물었다.
“그 여자가 하루에 100만 달러를 번다는데 그게 사실이오 ?”
“아니,아니에요. 1년에 100만 달러 가량이에요.” 우드러프의 대답이었다.
갑자기 그 유명한 여기자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다는 말투로 그 사우디 재벌이 대꾸했다.
“아,그래요 1 년 동안 겨우 그것밖에 못 번다구요 ?” 





우리가 살고 있는 서부 텍사스 평원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왔다 하면, 으례 억수처럼 쏟아진다.
며칠 동안 비가 퍼부은 뒤인 어느 해 봄날,농사일을 그만두고 쉬고 있는 96세의 농부가 비에 대해 이런 얘기를 했다.
“나는 이 고장에서 80년 동안 농사를 지었다네. 그런데 한마디로 말해서 70년 동안은 비가 오라고 비느라고 보냈고,

나머지 10년은 비가 그치라고 비는 데 보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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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깐깐한 신문 배달원인 우리 아들 존은 어느 집이건 현관에 있는 신발털이개 위에다 신문을 던져놓았는데,

딱 한 집만은 그럴 수가 없었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노르웨이산 사냥개가 울타리를 쳐놓은 그 집 앞마당을 빙빙 돌면서 현관에 신문을 던지려는 존을 보고

무섭게 짖어댔기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까 신문이 제대로 던져지지 못하고 번번이 눈 위에 떨어지곤 했다.
어느 날 저녁 존은 신문을 신발털이개 위에다 정확히 던졌다.
그런데 존이 발을 떼어놓기도 전에 사냥개가 현관으로 껑충 뛰어올라가 신문을 무는 게 보였다.
그 개는 신문을 물고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오더니 늘 신문이 떨어지던 마당의 눈 위에 내려놓는 것이었다.





우리 동네에 사는 버드 머휴노인은 80줄에 들어서서도 품삯을 받고 이웃집 허드렛일을 해 주었다.
하루는 우리 가게의 천정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데 우리 가게에 온 손님이 자기 집에 와서 페인트칠을 해주지 않겠느냐고

버드에게 물었다.
그러자 버드 영감이 사다리 위에서 내려다보지도 않고 물었다.
“춘추가 몇이슈 ?"
''예순여섯입니다.” 손님이 대답했다.
"그럼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가요 ?” 버드 영감이 다시 물었다.
“아,이제는 일을 하지 않아요. 정년퇴직했으니까” 하고 손님이 대답했다.
“그럼 당신 집은 당신이 직접 칠하지 그래요 !” 버드 영감이 내뱉는 말이었다.





내가 우편 집배원으로 일하던 시절에 한번은 소포를 배달하기 위해 30km 떨어진 시외에 있는 어느 집으로 차를 몰고 가야 했다.
포장이 되지 않은 도로 세 개를 지나고 홍수에 거의 떠내려 갈 것 같은 다리를 2개 건너서 마지막 100m는 차에서 내려 걸어가야만 했다.
드디어 그 집에 당도했더니 문에 다음과 같은 글이 적힌 쪽지가 꽂혀 있었다.
'시골에 갔슴.'





검안사(檢眼師)로 일하는 내가 시력검사를 해 준 아이들 가운데 어떤 아이들은 안경이 필요 한데도 안경을 쓰지 않으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반면에 어떤 아이들은 안경을 쓸 필요가 없는데도 안경을 마춰달라고 애걸복걸을 한다.
그중에 안경을 몹시 쓰고 싶어하는 아홉 살 짜리 어린이가 있었다.
내가 시력검사표 맨 아랫줄을 가리키며 읽어보라고 했더니,그 꼬마 아가씨는 이렇게 말했다.

“좋아요. O와 P 그리구 T자는 보이는데요,N과 Z자는 안 보여요." 





저울 제조업자 대회가 열리는 동안 전시장에 진열된 여러 가지 저울에 올라가 자기 몸무게가 똑같이 나오는가를 보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자기 몸무게를 알리고 싶지 않아서 체중을 재어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느 회사에서 나온 입심좋은 판매원이 어떤 부인에게 자기 회사 저울에 올라가 체중을 재어 보라고 구슬리면서 이런 약속을 했다.
자기는 부인의 체중이 얼마나 나가는지 안 볼 테니까 아주머니 혼자만 보라는 것이었다.
마침내 부인이 저울에 올라섰다.
그 순간 저울 안에서 쩌렁쩌렁한 소리가 들려 왔다. “85kg.”





진찰실에서 나가려던 환자가 휙 돌아서더니 내게 의심쩍은 눈길을 보냈다.
'‘무슨 일이 있는가요 ?” 내가 물었더니 이렇게 대꾸했다.
‘‘이상하네요. 제가 약속보다 5분이나 일찍 왔거든요. 그런데 금방 저를 봐주셨잖아요. 게다가 저 때문에 시간도 많이 쓰셨구요.

선생님이 지시한 건 한마디도 빠짐없이 잘 이해할 수 있었단 말예요.
또 다른 의사들이 쓴 처방전은 도무지 읽을 수조차 없는데 이 처방전은 쉽게 읽을 수 있잖아요. 선생님은 진짜 의사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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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 분실물센터의 담당직원을 찾아간 나는 내 우산이 직원 책상 뒤쪽에 있는 것을 보았다.
분실물을 찾기 전에 자기 물건의 특징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규칙이었다.
나는 설명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검은 색이고 손잡이에 금이 갔고 끈이 떨어진 우산이에요. 찢어진 곳이 한 군데 있고 살이 몇 개 휘어져 있어요"
내가 말을 마치자 직원은 정색을 하고 물었다.
"그런 우산을 정말 찾아갈 생각이세요 ?"





내 친구 조지가 애리조나주 제롬으로 이사가 이전에 교회로 쓰던 건물을 개조한 집에 살고 있었다.
제롬은 한때 번창하는 광산도시였는데 광산들이 폐쇄되자 유령도시로 변했다가 요즘에는 활기찬 예술 중심지가 된 도시이다.
조지가 살고 있는 집은 제롬시가 광산도시로서 번성하고 있을 때 광부들이 지은 교회였다.
그것은 광산에서 쓰는 폭파용 화약을 넣어 가지고 왔던 나무상자들을 많이 이용해 지은 건물이었다.
그 때문에 그 교회를 '파우더 박스 처치 (폭발물 상자 교회)'라 부르게 되었다.
일반 가정집으로 변조해 조지가 살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 집을 '파우더 박스 처치'라 부르고 있었다.
하루는 조지가 한 동네 상점에 물건을 주문했는데 전화를 받은 그 상점 점원 역시 그 고장에 처음 온 사람인 모양이었다.
그 사람은 조지에게 "물건을 어디다 배달해 드릴까요 ?" 하고 물었다.
"저 파우더 박스 처치로요." 조지가 대답했다.
"아, 그렇습니까 ?" 그 점원이 말했다.
"그런데 목사님들에게는 물건값을 10%씩 깎아드리는 것 알고 계시죠 ?"
조지는 시치미를 뚝 떼고 이렇게 말했다
"아, 그렇던가 ? 고맙네."





'아버지의 날'에 우리는 남편에게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사다리를 선물하기로 했다.
10대인 딸과 함께 가게에서 사다리를 사 가지고 밖으로 들고 나왔지만 그것을 어떻게 차에 싣고 집끼지 가느냐가 문제였다.
그때 마침 지나가던 젊은이가 사다리를 자동차 지붕 위에 묶어 주겠다고 나섰다.
그는 15분 동안 씨름한 끝에 사다리를 자동차 지붕에 묶었다.
우리는 무척 고마웠다.
그런데 막상 차에 타려고 하니 그 마음씨 착한 젊은이가 밧줄을 차문 밑에 감아 놓았기 때문에 우리는 차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남편이 마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우리의 세 살짜리 아들 라이언이 뛰어와 큰일났다고 소리쳤다
알고 보니 새끼오리 한 마리가 울타리를 쌓을 때 기둥을 세우기 위해 파놓은 구멍에 빠져 있었다
남편이 그 구멍에 팔을 집어넣어 보는 등 갖은 방법을 다 써보았으나 그 새끼오리를 도저히 꺼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라이언에게 새끼오리는 꺼낼 수 없다고 말해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순간 라이언이 이렇게 말했다
"아빠, 그 새끼오리를 물에 띄워 꺼내보지 그래요"
우리는 그 구멍에 조심조심 물을 부었다
그러자 새끼오리가 물에 떠 올라오더니 아장아장 구멍에서 걸어 나왔다





내 동생은 자기 가족들과 함께 캐나다의 브리티시콜림비아주에 있는 한 작은 농장으로 이사를 가서는 닭 100마리를 사서 기르기로 했다.
동생은 그놈들을 사육하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자 기겁한 나머지 두 어린 딸에게 닭모이를 너무 주지 말라고 되풀이하여 당부했다.
그러나 딸과 딸애의 사촌 둘이 닭들에게 늦은 오후의 간식을 주고 있는 현장을 동생이 목격했을 때 일은 터지고 말았다.
"그렇게 먹인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몰라 ?” 동생이 꽥 소리치자, 남편의 그칠 줄 모르는 잔소리에 지친 계수씨 왈

“여보, 당신에게는 그것이 돈으로 보일지 몰라도 애들에게는 다만 닭모이에 지나지 않잖아요."





브룸초급대학에서 내가 맡고 있는 '가치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란 강좌의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학생들 앞에서 10분 동안

얘기를 하는 것이다.
주제는 발표자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한 학생이 자신의 주제가 같은 반 학생이자 자기 여자친구인 스테이시에 대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는 놀랐다.
그는 배경음악까지 곁들인, 그녀의 어릴 적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보여주는 것으로 얘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고등학교때에 친구들과 운동에 빠져서 그녀를 소중하게 대하지 못했다는 설명을 했다
갑자기 연단에서 내려온 그는 스테이시에게로 걸어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약혼반지를 꺼내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녀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에 이 질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테이시, 나와 결혼해주겠소 ?"
스테이시는 울음을 터뜨리며 "네" 하고 속삭였다.
그 학생은 A학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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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근무하는 부대에서는 매일 30분씩 그날의 주제에 관해 토론회를 갖는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그날 따라 주제가 까다로워 서로 발표를 미루고 있었다.
사회를 보던 박상병은 후임들에게 눈치를 주기 시작했고 토론회 분위기는 무척 살벌해졌다
그때 거의 매일 사고를 쳐 폭탄이라 불리던 이일병이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제가 발표해보겠습니다 "
순간 사회자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일병이 발표를 하고나면 토론회가 끝날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이일병이 말문을 열었다.
"근데 주제가 뭐 있죠 ?"





어느 날 오후 옆교실에서 영어 선생님이 학생들을 상대로 문학 문제 알아맞추기를 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질문 몇 개를 던져보았으나 학생들 중 올바른 대답을 하는 아이가 하나도 없었다.
내가 그 교실을 지나가고 있는데 마침 선생님이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으로서 후일 유명한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 로 만들어진

것은 ?" 하는 질문을 던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정답이 '피그멀리온'이라고 가르쳐주려고 교실 안을 향해 끙끙거리며 내 입을 보라고 손짓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미처 내 손짓을 눈치채기도 전에 한 성급한 학생이 자신있는 목소리로 "햄릿이요 !" 하고 소리쳤다.





우리 어머니와 우리 아내는 다같이 간호사인데 하루는 같이 쇼핑을 갔다가 한 부인이 옷을 입어보려고 경의실에 들어갔다가

졸도해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어머니가 얼른 가 진찰해보니 그 여사는 숨이 멎어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집사람과 함께 부랴부랴 심장 기능 회복 마사지를 실시했는데 다행히도 그 여자는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호흡이 회복되었다
그런데 구급요원들이 그 부인을 들것에 싣고 구급차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그 부인이 들것 위에서 큰소리를 질렀다
"이거 봐요 난 아직도 그 드레스를 살거라고요 !"





남편과 나는 매년 발렌타인 축일이 되면 서로 선물을 교환하는 것을 관례로 삼아 왔는데
금년에는 자금사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돈이 있다면 서로 무슨 선물을 사주고 싶은지 말만 해보기로 했다.
나는 남편에게 내가 주고 싶은 가장 큰 선물은 미시간대학교 농구경기 티켓이라고 했다.
농구경기 티켓을 사가지고 둘이 디트로이트까지 가서 하룻밤을 묵고 옛날 우리 둘이 데이트하던 곳들을 다시 한번 가보는 것이

내 꿈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어 아주 낭만적인 표정을 짓고 남편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당신이 나에게 주고 싶은 선물은 뭐죠 ?" 하고 물었다.
남편은 한참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데려가주는거지 뭐."





아내와 나는 서로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며칠씩 서로 못 만나는 일이 많다.
우리의 결혼기념일날 새벽 3시에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남기고 간 카드와 선물이 놓여 있었다.
나는 즉시 컴퓨터로 가서 우리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한다는 글을 기다란 종이에 인쇄해서 아내가 집에 오면 금방 볼 수 있게

부엌에 걸어놓았다.
그런데 그날 저녁 아내가 약간 언짢은 얼굴을 하고 내 사무실에 나타났다.
내가 부엌에 걸어놓은 그 기다란 컴퓨터 인쇄물에 불행하게도 오자가 하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들(women)과의 결혼기념임을 축하함'이라고 잘못 인쇄되어 있었던 것이다.





내 친구 한 명이 영국의 친척을 방문하러 갔을 때 그 친척의 차를 빌려 타고 드라이브를 나갔었다.
그 친구는 차를 몰고 시골길을 달려가다 잔디 위에 어떤 물건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자세히 살펴 보니 전자레인지였다.
괜찮은 물건을 습득하게 됐다고 생각한 그 친구는 차에서 얼른 뛰어내려 그것을 트렁크에 실었다.
조금 더 달려가자니까 나무 뒤에서 경찰관이 나타나더니 서라는 신호를 했다
"혹시 오면서 길가에서 무엇을 줍지 않았나요 ?" 그 경찰관이 물었다.
"네, 헌 전자레인지를 주웠는데요." 내 친구가 대답했다.
경찰관이 그것을 좀 보자고 해서 그 친구가 트렁크를 열어 보였더니 경찰관은 킬킬 웃으며 말했다.
"이건 우리가 자동차 속도를 재기 위해 놓아둔 레이더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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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으로 조심스럽게 운전한다는 것을 자타가 공인하는 내 친구의 아버지가 시내를 적당한 속도(50km/h 이하)로 운전하고 가는데

과속으로 달리는 자동차를 잡기 위한 레이더 장치에 찰칵 하고 불이 들어왔다.
그분은 틀림없이 레이더 장치에 이상이 생겨 잘못 촬영이 된 것이라 생각하고 U턴을 해서 오던 길을 되돌아가 40km/h 이하의 속도로

달리며 다시 그 장치를 지나가 보았다.
그러나 또다시 그 과속단속 장치에 찰칵 하고 불이 들어와서 그분은 또 한번 그 장치를 지나가보았다.
그러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분은 그 과속단속 장치가 분명히 잘못된 모양이구나 하고 가던 길을 그대로 갔다.
얼마 후 그분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운전한 벌로 3장의 벌금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소련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어떤 회의에 참석할 시간에 늦게 되자 운전사에게 속력을 더 내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운전수는 과속을 하면 도로교통법에 위반된다면서 가속하기를 거절했다.
고르바초프는 운전수를 뒷자리에 가서 앉아 있게 하고 자신이 핸들을 잡았다.
얼마 가지 않아서 경찰 순찰카가 그의 차를 정지시켰다.
순찰차의 선임 고통경찰관이 위반자를 체포해 오도록 부하 교통경찰관을 보냈다.
그 교통순경은 잠시 후 순찰차가 있는 데로 돌아와서 차에 탄 사람이 너무 높은 사람이어서 처벌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누군데 그래 ?" 하고 선임자가 묻자 단속 경찰관이 대답했다.
"확실히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고르바초프동무가 그분의 운전수 노릇을 하고 있어요."





12월의 어느 추운 날 저녁, 나의 언니는 외국인 학생을 유숙시키겠다고 신청한 이 고장의 한 가정을 탐방하게 되었다.
현관 벨을 누르기 직전 언니는 핸드백에 손을 넣어 립스틱을 꺼내서 차가운 겨울바람에 입술이 트지 않도록 그것을 발랐다.
사람들이 아주 묘한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언니는 무난하게 사람들과의 면담을 끝냈다.
집에 돌아와서 딸아이가 웃음을 터뜨릴 때에야 언니는 비로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어둠 속에서 언니는 새빨간 립스틱을 입술과 그 언저리에 덕지덕지 문질러댔던 것이다.





경찰관이 우리 반 아이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낯선 사람들'에 대한 강연을 막 끝마쳤다.
그는 아이들이 잘 알아들었는지 시험해보기 위해 각기 다른 어른들의 사진들을 보이면서 물었다.
"이 사람은 안심 할 수 있을까요 ?"
순찰차 옆에 서 있는 경찰관의 사진에 대해서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네"하고 외쳤다.
나이 지긋한 여자의 사진을 보고는 "아니에요" 했고 흰 트럭 옆의 남자에게도 모두들 "아니에요 !" 하고 외쳤다.
그러나 한 어린이만은 예외였다.
그 아이는 고집스럽게 "예"를 외쳐댔다.
경찰관은 되풀이해서 주의사항을 일러주고 나서 다시 아이에게 트럭 옆의 사람을 따라가겠느냐고 물었다.
"예 !"
아이는 여전히 이렇게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은 따라가지 않는다면서 왜 이 사람은 따라가겠다는거냐 ?" 경찰관이 물었다
"우리 아빠니까요." 아이가 대답했다.





우리 동네 수퍼마켓에서는 가끔 1전짜리 동전이 떨어지면 손님에게 대신 캔디류를 주곤 한다.
하루는 계산대 앞에 줄을 서 있는데 내 앞에 있는 손님이 식빵 하나를 사 들고 있다가 주머니에서 종이봉지를 꺼내더니

여러가지 캔디를 쏟아 놓는 것이었다.
그걸 보고 점원이, "이거 보세요, 손님. 이 사탕으로 물건값을 치르시려는겁니까 ?" 하고 말하자,
그 손님은 "안되긴 왜 안돼. 이건 내가 그동안 모은 잔돈인데" 했다.





아우네 집을 방문했더니 어린 조카 리가 컵케이크 굽는 것을 거들고 있었다.
컵케이크를 다 구운 다음 계수가 리보고 설탕크림을 위에 바르라고 일렀다.
리는 얼마 있다가 설탕크림을 예쁘게 바른 컵케이크를 테이블 위에 갖다 놓았다.
내 동생이 그걸 보고, "야, 너 참 이쁘게도 발랐구나. 어떻게 이렇게 고르게 발랐지 ?" 하고 물으니까
조카녀석이 대답했다. "내가 싹싹 핥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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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던 투자금융회사에서 해고된 다음날 아침 나는 늦도록 잠을 잤다.
경쟁회사의 채권중개업자로 일하는 아내가 출근을 하며 내게 가벼운 키스를 해주었다.
"오늘 회사에 가서 우리 몫으로 채권을 좀 사려고 해요."
아내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새롭게 닥친 우리의 경제사정을 걱정한 내가 물었다.
"내가 바로 어제 해고를 당했는데 왜 채권을 사서 돈을 묶어 놓으려고 그래 ?"
나쁜 경제뉴스가 나오면 채권값이 오른다는 것을 아는 아내가 대답했다.
"실업률이 많이 올라가고 있잖아요 !"





로큰롤을 무척 좋아하는 내 친구 마이크가 고전음악에도 흥미를 갖도록 하려고 나는 무진 애를 써 왔다.
어느 날 내가 모차르트음악 연주회 입장권을 두 장 사서 함께 가자고 했더니 마이크는 기꺼이 같이 가겠다고 했다.
그는 연주회장에서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즐기는 듯 보였다.
연주회가 끝난 후 나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감동적이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나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그가 나에게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네"
그러자 마이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동의했다
나는 마이크가 마침내 고전음악을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하고 흐뭇해하면서 그에게 물었다.
"모차르트가 음악 속에서 자네에게 뭐라고 하던가?"
마이크가 대답했다. "‘잠이나 자게. 잠이나 자' 하더군."





대기업체의 부장인 내 상사는 여러 시간 동안 계속되는 전화회의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화회의가 잠시 중단되었을 때 그 여부장이 내게 부탁했다.
"밖에 나가서 신문 좀 사다 주실래요 ?"
"그러지요." 내가 대답했다.
"내가 산 복권이 당첨되었는지 알아보려고 그래요." 그 여자가 해명했다.
"당첨되면 이 전화회의를 당장 집어치울 작정이에요."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팀의 감독 케이시 스텐절이 춘계 훈련을 위해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 갔을 때의 이야기.
어느 날 밤 스텐절이 호텔 바에서 몇 명의 기자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가 바의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 모두 방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일행이 엘리베이터 앞에 이르자 엘리베이터 기사가 (당시는 버튼식 자동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서 있다가 인사를 했다.
일행이 엘리베이터에 타자 스텐절이 야구공을 자기 호주머니에서 꺼내서 엘리베이터 기사에게 건네주면서 말했다.
"부탁 하나 들어주시겠소 ? 내일 어떤 아이에게 이 공을 줄건데 지금부터 방으로 돌아가는 우리 선수들이 있으면
이 공에 사인을 받아서 내일 아침 나에게 돌려 주었으면 하오."
엘리베이터 기사는 그러겠다고 했다.
이튿날 아침 스텐절이 아침식사를 하러 가기 위해 제일 먼저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엘리베이터 기사가 그 야구공을 돌려주었다.
공에는 간밤에 늦게 돌아온 양키스팀 선수 다섯 명의 사인이 되어 있었다.
스텐절은 공을 받고 엘리베이터 기사에게 고맙다고 말한 다음 즉시 그 선수들을 불러 간밤에 귀가시간을 어긴 별로 50달러씩의 벌금을

물렸다





트레너리라는 곳은 북부 미시간주에 있는 인구 약 300명의 작은 마을이다.
그런데 「포큐파인 프레스」라는 이 지방 신문의 발행인란을 보면 이 고장은 도시에 비해 인간관계에 있어서 좀 사사로운 면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을 발췌해 보면
"발행인 : 마이클 J. 반 덴 브랜든"
"편집장 : 주디 v. 반 덴 브랜든"
"광고 . 디자인 : 마이클 J. 반 덴 브렌든"
"조판 . 특집기사 : 주디 V. 반 덴 브렌든"
"보급 유통 : 마이클 J. 반 덴 브렌븐"
「포큐파인 프레스」는 미시간주 트레너리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발행된다.
(이 신문사는 마을 서쪽 ‘오전 2시와 6시 사이에는 어느 거리에서나 주차금지' 라고 쓰여 있는 표지판 뒤에 있다.
만일 나처럼 동서를 구별하지 못한다면, 시내에서 오다가 스콧크리크를 지나 왼편으로 세번째 집을 찾으면 된다.

만일 좌우 구별을 못하겠거든 전화를 하라. 내가 나가 서 있을테니까.)





소년단원인 아들이 남북전쟁때의 전장으로 유명한 게티즈버그로 여행을 갔다가 무릎을 다쳐서 여러 바늘을 꿰매게 되었다.
나는 보험서류를 꾸미다가 "사고경위를 간략하게 적으시오"라고 쓰인 난에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즈버그 전쟁터에서 입은 상처"라고

적어 넣었다.
그런데 얼마 안되어 보험회사에서 부상 장소를 확인하는 편지가 왔다.
"게티즈버그 전쟁터에서 다쳤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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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침대를 팔겠다는 광고를 보고 어떤 젊은 남자가 전화를 걸어 다음날 5시 30분에 그것을 보러 오겠다고 했다.
다음날 5시 20분, 내가 직장에서 막 돌아왔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
나는 코트를 입은 채 현관으로 뛰어가서 문을 열어 주었다.
"이리 들어오세요."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침실로 들어갔다.
나는 코트를 벗어 의자 위에 놓고 그 젊은이가 물침대를 볼 수 있도록 침대 시트를 젖혔다.
그러자 그 젊은이는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문쪽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두 눈에는 두려움의 빛이 나타나 있었다.
"물침대를 보러 온 게 아녜요 ?" 내가 물었다.
"아, 아녜요. 저... 저는 신문값 받으러 왔어요." 그가 떠듬떠듬 말했다.
나는 그 신문배달 소년을 다시는 보지 못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슈퍼마켓에서 식료품 쇼핑을 마친 우리는 차 트렁크 속에 산 물건들을 싣고 자동차 뒷자리에

말썽꾸러기 아이들을 태운 다음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빨리 집에 가야 남편이 좋아하는 주말 스포츠경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도중에 신호등에 걸려 멈춰 서 있는데 어떤 여자가 식당에서 나오고 그 뒤를 따라 남자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남자는 자동차까지 여자를 앞세우고 가서 차문을 열어 여자를 먼저 태운 다음 운전석으로 돌아갔다.
그 광경을 보고 결혼한 지 13년 된 남편이 말했다.
"저 사람들은 결혼한 사이가 아니라는 걸 알겠지 ?"





10대 소년인 이웃집 아이가 할인매점에 취직하려고 면접에 응했다.
그는 "성마른 손님은 어떻게 대하겠느냐 ?"는 질문을 받았다
그 소년은 잠시 생각한 끝에 "다른 손님들과 똑같이 대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는 즉석에서 채용되었다.
나중에 그 소년의 어머니가 면접 잘 치렀느냐고 물었다.
"채용된 것을 보니 잘 치른 것 같아요." 소년이 대답했다.
그리고 나서 소년은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성마르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





우리 교회에서는 일요예배와 주일학교가 모두 아침 10시에 시작하여 11시에 끝난다.
어느 주일인가 6살에서 8살짜리 아이들은 주일학교가 일찌감치 끝나는 바람에 부모들이 예배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대기실로 갔다.
그런데 우리 교회 목사의 아들 녀석만은 얌전하게 있지 않았다.
그 녀석은 경주용자동차를 모는 시늉을 하면서, 거기다 목소리를 한껏 높여 "부웅 ! 끽 !” 하는 효과음까지 내며 통로를 질주하더니

U턴을 하여 좌석 앞줄로 들어가 부끄러워 어찔줄 모르는 자기 어머니 옆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녀석의 아버지인 목사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설교를 중단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필립 ! 차를 세우고 차 열쇠를 엄마에게 드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소풍을 갔다.
단체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제멋대로 장난을 치고 있었다.
"얘들아, 여기 봐라." 사진사 아저씨가 큰소리로 말했지만 아이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사진사 아저씨가 주먹을 불끈쥐며 말했다.
"얘들아, 이 주먹 보이지 ?”
순간 아이들은 정신을 집중했고 사진촬영은 잘 끝났다.
그런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아이들이 하나같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해마다 4월의 2주 동안은 우리 집에 완전한 침묵이 흘렀다.
토론토대학교 공대 교수인 나의 아버지가 산더미처럼 쌓인 시험지를 채점하시기 때문이었다.
어느 해 4월의 두번째 주까지 잘 넘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 서재로부터 커다란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우리는 서둘러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러자 아버지는 읽고 계시던 시험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그 학생은 시험문제를 반 정도밖에 풀지 못했는데 시험지 마지막 장에 화려한 묘비를 그려 넣었다.
그 묘비에는 그 학생의 이름, 생일, 그리고 시험날짜가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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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펭귄이 아빠 펭귄과 같이 빙원을 걸어가면서 물었다.
"아빠, 가르쳐 주세요. 제가 펭귄 인가요 ?"
"물론이지. 나도 펭귄이고 네 엄마도 펭귄이고 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펭귄이고 네 누이들과 형제들도 다 펭귄이란다."
새끼 펭귄과 아빠 펭귄은 계속 같이 걸었다.
얼마 후 새끼 펭귄이 또 같은 질문을 했다.
"아빠, 아빠는 정말로 내가 펭귄이라고 생각하세요 ?"
"내가 아까 말해줬잖아 ?" 아빠 펭귄이 말했다.
"도대체 왜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는 거니 ?"
"지금 추워서 못 견디겠거든요."





몇 달 동안 씨름한 끝에 우리는 마침내 우리의 경리 시스템을 새 컴퓨터에 맞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
나는 의기양양해서 그 사실을 동료경리 직원에게 얘기하면서 이제 하루에 두 시간만 일하면 모든 경리업무를 끝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경리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게 진보라는 거야 ? 내가 수작업으로 할 때는 일주일에 두 시간만 일하면 됐었는데."





내 친구의 아들은 어느 날 저녁 보이스카우트 유년대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떠나기 직전 깨끗한 손수건 한 장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일이 바빴던 그애 어머니는 아들에게 "훌륭한 유년대원은 스스로 생각하는 거예요" 하고 말해주었다.
아들은 방에서 뛰어나가더니 몇 분 후 인사를 하고 떠났다.
얼마 후 이층의 아들 방에 올라간 내 친구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베갯잇의 한가운데가 네모지게 잘려나가고 없었던 것이다.





결혼한 지 11년이 지났지만 남편 게리는 아직 제대로 하는 요리가 하나도 없었다.
어느날 나는 회사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도무지 저녁 준비를 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무엇이든지 좋으니까 저녁식사를 준비하라고 말했다.
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대신 빨래를 했는데 한 20분 동안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나더니 게리가 아래층에 대고 큰소리 즉 말했다.
"저녁 다 됐소. 그런데 토스트에 뭘 얹겠소 ?"





남편과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로 여행을 갔다가 여러 해 동안 얼굴을 못 본 남편의 사촌 여동생이 마침 그곳에 살고 있어

찾아보기로 했다.
그녀의 집을 찾아 노크를 하니 젊은 부인이 나와서 어머니는 곧 교회에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20분 동안 우리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그 젊은 여인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여인의 어머니가 돌아와 거실로 들어서더니 우리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이렇게 물었다.
"날 아세요 ?"
우리가 한 블록을 더 갔던 것이다.





어머니는 아버지나 내가 화장실에 한번 들어가면 오래 있는 것을 늘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어머니는 어느 날 가족의 시간 절약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 책을 읽다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내가 학교에서 배우는 삼각법을 잘 몰라 쩔쩔매고 있는 것을 안 어머니가 종이에 공식을 적어 화장실 벽에 붙여놓았던 것이다.
그런 예상은 맞아떨어졌지만 한 가지 부작용이 있었다.
나는 그 공식을 외운 다음 곧바로 나오기 때문에 전처럼 꾸물대는 일이 없어졌지만 아버지는 볼일을 다 보고 벽에 붙여놓은 공식까지

모두 외우느라 시간이 더 걸리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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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하기 앞서 환자와 만나 이런저런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는데 마취담당의사가 창문 밖에서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가 그렇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가 문을 열고 고개를 쑥 들이밀더니 "이번에는 제가 잠들게 만들 차례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
내가 그 말의 뜻을 몰라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자 환자가 입을 열었다.
"나는 저 사람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입니다."





성탄절을 맞아 연구소 동료 전원이 각기 경매용 물품 한 가지씩을 내놓고 판매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원예 솜씨가 좋기로 이름난 식물학자 보브가 팝콘용 옥수수를 대에 붙어있는 채로 가지고 왔다.
경매용 물품 접수를 맡은 여직원이 옥수수대를 받아들고는 "아니 옥수수대에 붙어 있잖아요 ?" 하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신기한 듯이 찬찬히 살펴보고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난 팝콘 하면 항상 봉지에 싸주는 줄만 알았지요."





퀘백 인근 아브라함 평원의 전투는 영국군의 뉴프랑스 정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는데, 나는 이 전투에 관한 역사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싸움은 그야말로 싱겁게 끝나고 말았지요. 프랑스군의 대비가 워낙 허술해 참패를 당했던 것이지요"
그러자 교실 안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몇몇 학생들의 얼굴에는 실망의 빛이 뚜렷했다.
그때 한 학생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 그렇지만 올림픽은 승리보다는 참가가 중요하잖아요 ?"
그러자 실망했던 학생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내가 어떤 집의 방에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데 칠이 끝나갈 때쯤 여주인이 색깔이 맘에 안 든다고 다른 색을 칠해달라고 말했다.
다음날 다시 그 집에 가보니 여주인은 없고 열쇠만 전해 받았다.
페인트칠이 거의 끝날 때쯤 그녀가 전화를 걸어 남편이 새로 칠하는 색깔을 좋아하지 않으니 다른 색으로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다른 색깔로 세번째 페인트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녀가 집에 와서 또 변덕을 부렸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색깔로 네번째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데 여주인이 작업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게 아니라 덧칠을 자꾸 해서 방이 작아졌기 때문이오."





남편과 함께 호텔방을 잡고 짐을 들여놓고 얼마 안돼 침대 머리맡 테이블 근처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남편은 아무래도 그 소리에 신경이 쓰였던지 프런트에 전화를 걸었다.
프런트에서는 곧 사람을 보내 무슨 소리인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남편은 당장 다른 객실로 옮겨달라고 하겠다고 단단히 벼르면서 짐까지 문 앞으로 옮겨 놓았다.
그런데 웅웅거리는 소음이 짐과 함께 옮겨왔음을 깨달았다.
황급하게 가방을 열고 안을 뒤져보니 배터리로 작동하는 칫솔이 돌아가가고 있었다.





나는 4명의 딸을 길렀는데, 이제 우리 다섯 모녀가 똑같은 크기의 옷을 입게 되었다.
내 빨래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는 내 속옷에다 'Mom' (엄마)이라고 박아넣었다.
어느날 아침 화장대 서랍이 텅 빈 것을 본 나는 곧장 딸들에게로 가서 물었다.
"너희들 중 누가 'Mom'이라고 쓰인 속옷을 입었는지 말해 !"
"천만에요." 세째 딸 카렌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우린 모두 'Wow'라고 쓰인 속옷을 입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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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들어간 내 아들은 자기 사물함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릴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여름 내내 그애는 번호를 외우고 여는 법을 연습하곤 했다.
개학일에 이르러 그애는 아주 능숙하게 사물함을 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날 오후 그애는 우울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왔다.
"무슨 일이 있었니 ?" 내가 물었다.
"네."
그애가 대답했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모양이구나 ?"
"아뇨, 어떤 게 내 사물함인지 잊어버렸어요."





내가 자원해서 맡은 4학년 학급에서 브래드는 가장 똑똑한 아이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아듣게 설명하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를 특히 당황하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브래드가 자신은 이미 많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 더 다닐 필요가 없다고 말했던 것이다.
"정말 그럴 작정이니 ?"
내가 놀라움을 감추며 말했다.
"겨우 4학년의 학벌로 뭘 하며 살아가려고 그러니 ?"
그러자 브래드가 대답했다.
"3학년을 가르치죠."





내가 새로 맡은 교구는 대부분이 도시 지역이지만 도시와 거의 맞붙다시피 한 농촌마을 한 곳이 들어 있었다.
이 마을 한 농가의 가정방문에 나선 나는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자신이 없었다.
그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십대인 그 집 딸이 전화를 받았다.
딸이 설명을 해도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하자 아버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이 전화 받아서 신부님께 갈 길 좀 인도해 주세요 !"





내가 8살때 내 누이들과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어머니는 취침시간에 대해 매우 엄격하셨다.
나는 매주일 어머니께 그 당시 유명한 TV쇼인 '나와 타인'을 보게 해달라고 졸랐지만 어머니는 요지부동이셨다.
30년 후 나는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그 프로가 재방영된다는 TV프로 예고를 보고 너무나 기뻤다.
다음날인 수요일 밤 7시 29분, 나는 안락의자에 편하게 자리를 잡았다.
내 가족들에게는 어떤 이유로도 나를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해 두었다.
그때 전화가 울렸고 내 아들 안토니가 내게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할머닌데요, 아버지 오늘 밤 좋아하는 그 프로 보셔도 된대요."





탁아소에 맡긴 아들을 데리고 나오는데 게임기를 두고 아이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다툼은 전에도 곧잘 벌어지곤 했었다.
나는 승용차에 오르면서 아들 사무엘에게 너도 게임기를 두고 저런 식으로 싸우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들이 주저없이 대답했다.
"난 그럴 짬이 없어요. 저렇게 싸움이 시작될 때 엄마가 오시니까요."





내가 복무하던 부대의 내무반에는 금붕어 몇 마리가 들어 있는 어항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한 신참병이 물을 갈아주다가 그 어항을 깨뜨리고 말았다.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한 고참병이 물었다.
"네가 매일 물을 갈아주기 귀찮아서 어항을 깨뜨렸지 ?"
"아닙니다. 금붕어들이 뛰어놀다가 어항을 깨뜨린 겁니다."
신참병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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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의 신혼시절이었던 1940년대초에 부모님들은 수중에 동전 두 닢을 가져본 일이 드물 만큼 가난했다.
목사였던 아버지는 여러 조그마한 시골 교회로부터 설교를 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어느 일요일 두 분은 차를 몰고 50km 떨어진 곳에 설교를 하러 가셨다.
예배후에 한 교인이 문에서 전송하며 봉투 하나를 꺼냈다.
“사례금을 드릴 형편이 못돼 죄송합니다. 이건 오늘 아침 헌금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봉투를 열어보니 67센트가 들어 있었다.
“이거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야 되겠지만, 67센트를 벌기 위해 너무 먼 길을 온 것 같잖아.”
이렇게 아버지가 투덜거리자 어머니가 대답하셨다.
“그래요. 거기엔 제가 넣은 헌금 25센트도 포함되어 있다구요.”
“나도 25센트를 넣었어.” 아버지의 말씀이었다. 





어느 날 저녁,맡겨 둔 고양이를 데려 오려고 동물병원에 들렀는데 시골 출신의 그 곳 잡역부가 “안녕하슈 ?” 하고 내게 인사를 건냈다.
“형편없소이다. 출근길 버스에서 내내 서 있어야 했고,퇴근길에는 딱딱한 철제 의자밖에 없는 고물버스를 타야 했죠.
거기다 고양이 발을 꿰맨 치료비가 얼마나 들지도 모르니 정말 재수없는 날이오” 하고 내가 대꾸했다.
병원 잡역부는 어깨를 으쓱하며 이렇게 말했다.
“살아있어야 불평도 하지요,안 그렇겠소 ?"





우리 집에는 개가 세 마리 있는데 저희들 사이에 대결과 경쟁이 여간 아니다.
제일 나이 위인 슈가는 낮잠자기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묘책을 알고 있다.
제가 차지하고 싶은 자리에 다른 놈이 있으면 슈가는 뒷문쪽으로 뛰어가서 몇 번 나지막이 왕왕 짖는다.
그러면 자보와 딜리도 그리로 달려가서 무슨 일인가 살펴본다.
그러는 동안,슈가는 여전히 짖으면서 슬슬 뒷걸음질쳐서 제가 원하던 자리를 차지한다.
슈가가 늘 쓰는 계략인데도 번번이 두 놈이 속아 넘어가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어느 날 저녁 내가 벽난로 앞에서 쉬고 있는데 슈가가 또 그 깜찍한 짓을 하고 있었다.
이번엔 몇 분 동안이나 문 가에서 계속 짖어 댔고 다른 두 마리도 따라 짖었다.
이번만은 참말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일어나서 뒷문 쪽으로 가 보았다.
별일이 없길래 거실로 돌아와 보니 슈가는 바로 내가 앉아 있던 의자 위에 느긋하게 누워 있었다. 





시카고 근교로 이사했을 때 통학버스가 운행되어 기분이 좋았다.
더우기 항상 우리 집 앞에서 차를 멈추고 아들 마이크를 기다려주던 친절한 운전사 프랭크가 고맙기 짝이 없었다.
하루는 마이크가 아파서 밤새 한 잠도 못 잤다.
너무 지쳐 버스가 오기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나는 커다란 종이에 몇 자 적어 프랭크가 볼 수 있도록 창문에 붙여 놓았다.
그날 아침 이웃사람이 나를 깨우더니 창 쪽으로 가보라고 했다.
집 앞에는 차를 몰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내가 붙여 놓은 글을 읽느라고 속도를 줄이는 바람에 교통혼잡을 빚고 있었다.
반쯤 잠든 상태에서 긁적거려 놓은 글자를 다시 보니 : “오늘은 들르지 마세요,프랭크. 그는 아파서 집에 있어요.”





비행기가 플로리다주 탐파를 떠나 미네소타주의 미니애폴리스로 가는 도중 두 시간쯤 지났을 때 기내방송이 들려왔다.
“신사숙녀 여러분, 저는 이 여객기의 기장입니다.”
기장은 명백한 남부지방 액센트로 말을 이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먼저 나쁜 소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미니애폴리스의 현재 기온은 영하 29°C 입니다.
다음은 좋은 소식입니다. 역풍으로 말미암아 도착시간이 20분 늦어지겠습니다.” 





그때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여서 우리는 어머니가 쓸쓸해 하실까 몹시 안쓰러웠다.
그래서 우리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지내자고 했더니 어머니는 기꺼이 응해 주셨다.
우리는 모두 공항까지 마중나가 어머니를 모셔왔다.
집에 와서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선물하려고 모아 두셨던 돈으로 산 금목걸이를 드리자 어머니는 눈물을 홀리시며,
“너희 아버지한테 선물을 못하는 것은 처음이구나” 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그날 밤 늦게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와 남편이 나를 깨우길래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 이층 계단 끝까지 올라가 보았다.
트리의 불빛이 깜박이고 있는 가운데 어머니는 평소 두 분이 좋아하셨던 노래들을 부르고 계셨다.
다음날 훨씬 명랑해지신 어머니께 간밤에는 음악감상을 잘했다고 말씀드렸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아버지를 위해 부른거란다. 보이진 않지만 어디에선가 듣고 계시겠기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좋아하시던 노래를 모두 불렀단다.”
지금은 어머님마저 타계하셨지만 나는 크리스마스 하면 언제나 그때 어머니가 부르시던 노래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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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이 하루는 전화를 걸어,'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란 말만 적혀 있고 발신인 이름이 없는 카드 한 장과 함께
장미 12송이가 자기 앞으로 배달되었다고 얘기했다.
독신인 여동생의 머리에 우선 떠오른 사람들은 옛 남자친구나 새로 사권 남자들이었다.
아니면 엄마나 아빠일까 ? 혹은 직장동료 가운데 누구일까 ? 머리속으로 한번 쭉 훑어보았다.
결국 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는데 그 친구의 말이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다.
“재니트, 혹시 네가 꽃을 보내지 않았니 ?" 동생이 물었다.
“그래, 보냈어.”
“왜 ?”
“저 번에 만나 이야기했을 때 네가 너무 침울한 것 같았어. 그래서 네가 하루를 널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생각하며 보냈으면 해서 보냈지.”





여러 달째 교제를 해 오면서 샘의 마음이 진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나 샘은 유난히 수줍은 사람이어서 프로포즈를 할 용기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럴 즈음 그이 어머니가 나를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그 자리에는 그이네 집안이 모두 참석했고 시골에서 오신 아저씨 내외분도 계셨다.
다음날 샘은 자기 숙부 내외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참 좋으신 분들이던데요” 했다.
그러자 그이는 “숙부와 숙모도 당신이 아주 맘에 든다고 하시던 걸. 우리가 언제 결혼할거냐고 묻기까지 하시더라구.”
그리고는 잠시 있다,“그럼 언제라고 대답해 드릴까 ?” 했다.





밤 10시 30분. 고등학교 축구팀 코치인 나의 그날 귀가시간은 평소보다 3시간 반쯤 늦어 있었다.
내 팀의 아이 하나가 팔을 다쳐서 그 학생을 차에 태우고 이웃 도시 병원에 데려갔는데 경황이 없어 집에 늦겠다는 전화도 하지 못했다.
깜깜한 집 안에 들어가 전등을 켰다.
식탁 내 자리에는 상이 차려진 채였고 그 옆에는 커다란 그릇이 있었다.
시장기를 느끼며 자리에 앉아 그릇 뚜껑을 열었더니一 그 안에는 모래투성이의 쭈글쭈글 한 축구공만 하나 달랑 들어 있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신경을 쓰는 우리 성당에서는 매 달 한번씩 특별 어린이 미사를 가지는데 이런 때면 네 살짜리 우리 딸애도

딴 아이들과 함께 성찬대 바로 앞에 앉는다.
나는 혹시나 우리 애가 무슨 말썽이나 일으키지 않을까 계속 마음 졸일 밖에 .
하루는 미사 후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쪽으로 줄지어 나오는데 우리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함께 갔던 언니는 그애가 찾아올 테니 염려말라고 했지만 사람들이 모두 나가고 허리를 굽혀 경배하는 신부님만 남을 때까지도

우리 애는 안 보였다.
그러다가 신부님이 어쩐지 너무 오래 허리를 굽히고 계신 듯싶어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신부님 수단자락 바깥쪽으로

우리 아이 발이 빼꼼히 내보였다.
신부님은 딸아이 구두 끈을 매는 중이었다. 





휴가를 함께 하고 나서 집사람은 휴가기간이 끝나 출근하고 나는 아직 기간이 남아 집에 있자니 정말 지겨웠다.
그래서 하루는 궁리 끝에 마누라를 놀라게 할 셈으로 설겆이를 하고 집안청소도 말끔히 해 치웠다.
집에 와서 보면 틀림없이 고마와서 어쩔 줄 모르며 떠받들어 줄 줄 알았는데 웬걸 정작 아내는 칭찬 한 마디 하지 않았다.
나중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불평을 털어놓았다.
“아니, 당신은 오늘 내가 말끔하게 치워 놓은 걸 알아보지도 못하는구려.”
번개처럼 나온 아내의 명답은 나를 놀라게 했다.
“네, 당신 말이 맞아요. 집안 일이란 아무리 해도 생색이 안 난다구요. 이젠 아셨수 ?”








할아버지는 느긋하고 신중하신 성품인 반면 우리 할머니는 성질이 불 같으신 분.
어느 날 밤, 닭장에 소동이 난 듯 시끌시끌한 소리가 나는 바람에 두 분은 잠이 깼다.
할머니가 자리를 박차고 닭장으로 뛰어가서 보니 커다랗고 시꺼먼 뱀 때문에 그 난리였다.
뱀을 잡을 만한 마땅한 것이 없어서 할머니는 맨발로 뱀 대가리를 밟아 눌렀다.
그렇게 하고 족히 15분은 서 있으니 그제서야 영감님이 그리로 오셨다.
흐트러지지 않은 차림으로 단추 하나 빼놓지 않고 채우신데다 회중시계까지도 제자리에 차고서.
엉망으로 헝클어진 모습에 잔뜩 골이나 있는 마나님을 보고 할아버지는 아주 재미있어 하시며,
“그놈을 당신이 벌써 잡은 줄 알았더라면 내 이렇게 서두르지 않았을건데…”라고 놀리시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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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차 한 대가 필요해서 종이에다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을 적어 가지고 자동차 판매 대리점으로 가서 세일즈맨에게 하나하나 설명을 했다.
“첫째 값이 싸야 하고요.8명의 소년단원과 그애들의 소지품을 다 실을 수 있을 만큼 넓어야 해요. 그리고 머리를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 천장이 높아야 해요. 하지만 에어컨은 필요없어요. 자연 통풍을 좋아하니까요. 그리고 승차감이나 엔진의 마력수같은 것은 별로 상관이

없어요"
그러자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세일즈맨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서부 개척시대에 쓰던 마차는 이젠 안 나옵니다,부인."





미시간주로 가는 여객기 안에서 어머니는 시간을 보내느라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이륙 후 30분 만에 어머니는 질녀에게 줄 모자를 다 뜨셨다.
통로 건너편에 있던 어떤 부인이 그걸 살 수 없겠느냐고 묻자 어머니는 우쭐하여 선선히 응락하셨다.
그런데 그 부인이 이렇게 덧붙였다. “나한테 어린 손녀 둘이 있어요. 착륙하기 전에 혹시 하나 더 만들 수 없을까요 ?"
어머니는 손끝에 불이 나게 뜨개질을 했지만,여객기가 목적지인 디트로이트 상공을 선회할 때까지 반밖에 뜨지 못했다.
조종사가 착륙이 지연된다고 알리자,어머니는 다시 안간힘을 썼으며, 주위의 승객들이 응원을 했다.
그뒤에도 두번이나 착륙이 지연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드디어 어머니가 뜨개질을 마치고 그 부인이 모자 2개를 치켜들자 승객들이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다.
잠시 후 주변이 조용해지는 순간 어머니 앞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사업가가 돌아보며 조용히 물었다.
“이제 비행기를 착륙시켜도 될까요 ?"





어머니의 65회 생신날 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박물관 구경을 갔는데 거기서는 65세 이상의 노인과 학생들에게는 할인요금을 받고 있었다.
부모님 두 분이 다 젊어 보이는 편이라서 의심이 갔는지 매표원은 두 분의 운전면허증을 보자고 했다.
나는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들어간 터라 학생표를 달라고 했더니 그 매표원은 내게 학생증을 보자고 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한 입장객이 재미있다는 듯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일도 흔히 볼 수 있는 건 아니군요. 부모는 자기가 늙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자식은 또 자기가 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니 말입니다.” 





음악가인 남편은 공연이나 레슨 때문에 밤 늦게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잦다.
그러나 나는 항상 그이의 귀가시간에 맞추어 다정한 대화와 따뜻한 식사를 준비해두려고 애 쓴다.
그래서 어느 날 밤,한살짜리 아들과 종일 씨름을 한 끝에 지쳐 그냥 허름한 옷을 입은 채 소파에서 졸고 있다가 남편에게 그런 꼴을

보인 나는 몹시 당황했다.
“여보,당신 이쁘구려.” 남편이 쾌활하게 나를 불렀다.
“난 이쁘지 않아요” 하품을 참으면서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난 지금 ‘완전한 여자’라기보다 ‘완전히 엉망’이란 기분이예요. 까만 색 네글리제를 입고선 삼페인잔을 손에 들고 당신을 문에서

맞이해야 하는 것인데.”
“그런 말 하지 마” 남편은 나를 포옹하면서 말했다.
“그건 내게 당신 곁을 방금 떠난 놈팽이가 누굴까 하는 의심만 들게 할거야.” 





어느 날 차를 몰고 출근하던 남편은 사람들이 왜 모두 자기를 손가락질하며 웃는지 까닭을 몰랐다.
회사에 도착해 차를 주차시키자 한 동료가 다가와 등을 치며 킬킬웃었다.
“이보게,친구,어제 밤에 재미봤구먼.”
어리둥절해진 남편은 차에서 내려 한바퀴 둘러보았다.
차의 안테나에는 브라자가 하나 걸려 있었다.
남편이 집 차고에서 차를 뺄 때, 날씨가 좋은 날 내가 차고에 걸어두는 빨래줄 아래로 지나가면서 차의 안테나가 그걸 낚은 것이었다. 





내 친구는 보이스카우트 단원들과 함께 2주일간 미국 서부지방을 여행했다.
하루는 그들이 은행에서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는데, 지갑을 잃어버린 한 소년이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되었다.
소년은 수표와 대조할 신분증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걸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
젊고 예쁜 여자 출납계원이 신분증을 꼭 확인해야 되겠다고 고집하자 소년은 앞으로 기대면서 출납계원의 귀에 무엇인가 속삭였다.
그러자 그 여자는 소년에게 창구 뒤로 오라고 손짓했다.
키가 커서 창구 뒤를 넘겨볼 수 있었던 내 친구는 소년이 얼굴을 붉히며 셔츠를 끌어올리고 혁대를 끌러,팬티에 꼼꼼히 박혀 있는

자기 이름을 보여주는 장면을 목격했다.
출납계원은 두말없이 현금을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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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시 교외에 살다가 버지니아주 남서 쪽에 있는 조그만 시골마을로 이사한 우리 부부는 시골생활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남편은 자동차 운전면허를 갱신하느라고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인 아침 일찍 차량등록사무소를 찾아갔다.
남편이 사무실에 들어서니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고 카운터에 세 사람의 직원만 앉아 있었다.
남편은 들어가다 말고 걸음을 멈추고 이렇게 물었다.
“아니,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없지요 ?”
그러자 직원 한 사람이 대답했다.
“원하신다면 제가 나가서 손님 앞에 서겠습니다.” 





우리 언니에게는 11살짜리 딸과 9살짜리 아들이 있다.
아들 정환이의 꿈은 택시 운전기사가 되는 것이다.
언니는 정환이의 꿈을 바꿔주려고 “정환아,김영삼대통령은 어렸을 때부터 ‘미래의 대통령’이라 써붙여놓고 열심히 공부해서

지금 대통령이 되신거란다. 그러니 너도 좀더 큰 꿈을 갖고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하고 말해주었다.
이튿날 학교에서 돌아온 정환이의 필통을 열어보니 거기에 '큰 꿈'이 쓰여 있었다.
'미래의 버스 운전기사'라고.





텍사스주 오렌지에 살고 있는 아들 내외의 집에 머물고 있던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콜로라도주의 조그만 마을에서는 살 수없는

몇 가지 물건이 마음에 들었다.
내 말을 들은 아들 내외가 그 물건들을 사주었다.
내가 돈을 내겠다고 했으나 아들 내외는 받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들 집을 떠나기 전에 수표 한 장을 끊어 부엌 찬장 속에 넣어두었다.
내가 집으로 돌아온 후 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내가 찬장에 있는 수표를 꺼내서 쓰라고 했더니 아들은 그 수표를 절대로 쓰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런데 어머니, 그 수표에다 사인하는 것을 잊으셨더군요.”





유치원에 갓 들어간 딸을 데리고 슈퍼마켓에 간 나는 참치 통조림을 계산대에 올려 놓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딸이 통조림 깡통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이렇게 물었다.
“엄마, 고래나 상어도 참치를 먹어요 ?”
“그럼, 먹지.”
“그런데 엄마, 그것들은 깡통을 어떻게 따죠 ?” 





내 친구가 쇼핑센터에서 쇼핑을 하고 나올 때 점원이 쇼핑용 손수레를 차 있는 데까지 밀어주었다.
내 친구는 비탈진 주차장 꼭대기까지 다 올라간 뒤에야 비로소 자기가 쇼핑센터의 반대편에 차를 세워 두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내 친구는 몹시 미안해하며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는 점원에게 사과했다.
그러자 젊은 점원이 말했다.
“괜찮습니다,부인. 어제는 자기가 버스를 타고 왔다는 사실을 잊은 손님도 있었어요.” 





시애틀공항에서 많은 사람들이 외국에서 돌아오는 친구나 친척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국제선 도착출구 앞에 어떤 남자가 큰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서 있었는데 그 플래카드에는 '질,귀국을 환영해요'라고 쓰여 있었다.
제일 먼저 나온 사람은 아주 예쁘게 생긴 여승무원이었는데 그 아가씨는 그 플래카드를 보고 감명을 받았는지

“어머, 내가 질이었으면 좋겠군요” 하고 말했다.
플래카드를 들고 있던 남자가 “나도 당신이 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대꾸하자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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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번잡한 대로변에 있는 집을 팔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 적이 있다.
복덕방 사람은 혹시나 하여 거의 매일같이 사람들을 집으로 데려와 둘러보게 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집에 대해서 누구한테든지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어느 날 저녁, 나이 든 남자가 찾아와서 일곱 살 된 우리 딸을 붙잡고 이 집에 혹시 무슨 비밀이라도 있는지 알려고 이것저것 캐물었다.
딸애는 웃으며 못들은 체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자꾸만 물으니 딸애는 비밀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말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옳지, 좀 풀리는군. 그 비밀을 말해 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께.”
데비는 그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비밀을 가르쳐 주었다.
"있잖아요, 우리집 하수구에는 도깨비가 있다구요.”





친구를 만나러 전에 가본 적이 없는 어느 대학교에 갔다.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화장실의 위치를 몰라 이리저리 찾아헤매던 나는 '화장실'이라는 표지가 붙은 문을 발견하고 황급히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
웬 안경 쓴 할아버지가 책으로 뒤덮인 책상 앞에 앉아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당황하여 엉겁결에 인사를 꾸벅 하고 나와서 문에 붙은 표지를 다시 보니 그 방은 '학장실'이었다.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으려고 주유소에 간 누이동생 조앤이 잘 모르고 셀프서비스 주유기 앞에 자동차를 세웠다.
기계 만지는 일에 서투른 조앤은 자기가 쥐고 있는 호스를 어떻게 조작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다가 근처에 서 있던 남자에게 물었다.
“여보세요,어떻게 기름을 넣는거죠 ?”
그러자 그 남자가 대답했다.
“그건 기름 넣는 호스가 아네요. 그건 진공청소기라구요 !”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어머니께서는 항상 내 도시락 반찬 걱정을 하셨다.
그래서 내게 이렇게 묻곤 하셨다.
“태정아,네 친구들은 도대체 도시락 반찬으로 어떤 걸 싸오니 ?”
대학생이 된 나는 이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요즘 어머니께서는 내게 이렇게 묻곤 하신다.
“태정아,요즘 기숙사에서는 무슨 반찬을 주니 ?” 





우리 집 세 아이 중 막내인 팀이 자동차 운전면허를 따던 날, 그애는 우리 세 식구를 차에 태우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애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하지 않고 입을 꼭 다물고 있기로 했다.
팀은 가장 좁고 꾸불꾸불하고 험한 산길을 골라 차를 모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세 아이는 아무 걱정도 없는 듯 자동차의 그 수리방법 등에 관해서 얘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나는 마음이 조마조마했지만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마침내 차가 집에 가까이 왔을 때 나는 내가 잔소리 한번 하지 않고 참 잘 참았구나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딸아이가 소리쳤다.
"얘, 팀,자동차 의자에 떨어져 있는 엄마 손톱을 치울 때 넌 뭘 사용할거니 ?” 





여름방학을 맞은 나는 판촉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우리는 판매에 나서기 전 30여 분 동안 교육을 받았다.
주고객층이 여성인 까닭에 고객에 대한 호칭은 '손님'이며 어머니나 언니, 주부님 등으로 불러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9시간에 걸친 근무를 마치고 버스를 타려고 영등포역으로 갔는데 우리 집으로 가는 버스가 근처 어느 정거장에 서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는 인자해 보이는 한 아주머니를 붙들고 물어보았다.
“손님,부천 가는 버스 어디서 서는지 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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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우리는 이웃 도시에서 열리는 골동품 자동차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1915년형 포드 모델T를 몰고 갔다.
그런데 그곳에 도착 했을 때 우리 회사의 고객 한 사람으로부터 근처에 있는 자기 농장에 좀 들러달라는 전갈이 와 있었다.
그날 오후 우리는 일을 다 보고 그 농장으로 떠났다.
나는 그 쪽 지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그 골동품 자동차를 길옆에 세워 놓고 차에서 내려 잔디를 깎고 있던 동네 사람에게 다가가

“길을 잘못 들은 것 같아서 그러는데요” 하고 말을 건냈다.
그러자 잔디를 깎고 있던 그 남자는 나와 자동차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닌게아니라 그런 것 같구려. 지금은 1987년이니까 말요 !” 





부부 모두 영어교사였던 우리 선생님 내외는 직업상 바른말을 쓰는 법을 보이기 위해
서로 상대방이 문법적으로 틀린 말을 쓸 때 마다 지적해서,지적당한 쪽이 매주 일요일 외식비용을 지불하기로 정했다.
그런데 어느 토요일 밤 내가 방문했을 때 까지만 해도 두 주일째 어느 쪽도 상대의 잘못을 찾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다.
마침 전화가 걸려 오자 사모님이 수화기를 들더니 곧 우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내 동생이 방금 두 쌍동이를 낳았대요 !” 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의기양양해서,“‘두 쌍동이’라니,틀렸어 !” 하는 것이었다.





첫 아이를 낳은 엄마들이 다 그렇듯이 처음으로 엄마가 되었을 때 나도 애기를 한참씩 들여다보곤 했다.
그때마다 조그마하면서도 있을 건 다 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해 정신없이 보며 기뻐했다.
그러다 아기가 태어나 한 달쯤 되었을 때 아기 엉덩이에 이상하게 움푹 들어간 자국이 있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기저귀를 갈아 주거나 목욕을 시킬 때마다 점점 더 마음이 쓰였다.
이애가 커서 체육시간 같은 때 옷을 벗으면 친구들이 놀리지나 않을까 ? 장가든 다음에 제 처가 보고 웃는다면 또 어쩌지 ?
어느 날 저녁에 드디어 아기를 안고 가 남편에게 아기 궁둥이를 흔들어 보이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것 좀 봐요 ! 얘가 커서 이것 때문에 난처해 하겠지요? 이상하죠 ?”
그이는 내가 한바탕 터뜨리는 걸 잠자코 듣고만 있더니 나중에야 말했다.
“아니,그 다지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해,여보. 당신 엉덩이에 있는 걸 볼 때마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걸.” 





내가 자라난 마을에 성질이 드센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다.
성급한데다 아무 거리낌 없이 말을 해데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모두 그 아주머니를 두려워하였다.
한번은 어느 농부가 그 아주머니네 집의 커다란 수탉 한 마리를 치어 죽이고는 겁이나 머뭇머뭇하며 찾아갔다.
“어떻게 오셨수 ?” 그 여자는 농부에게 퉁명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농부는 용서를 비는 태도로 찾아온 연유를 설명하고 벼락이 떨어질 때만 기다렸다.
여자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더니 물었다. “댁의 차가 무슨 형인데요 ?”
“부인,구식 포드 T형입니다.” 농부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한참 더 노려보고 난 다음 그 여자가 말했다.
“괜찮아요. 그따위 고물 차도 피할 수 없는 놈이라면 내 집 암탉들을 어차피 거느리지 못할테니까.” 





어린 시절, 가족과 휴가여행을 떠나기 위해 집을 나서서 마을을 멀리 벗어났을 때마다 어김없이 어머니는 부르짖곤 하셨다.
“아이구,이걸 어쩌나 ! 다리미를 꽃아 놓고 왔어 !”
그래서 해마다 집으로 되돌아가 보았지만 그때마다 다리미는 꽂혀 있지 않았다.
내가 13살 되던 해에 우리는 엘로스톤국립공원에 갔었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가 또 혹하고 놀라 숨을 멈추며 말했다. “다리미를 꽂아 놓은 걸 잊었구나 !”

아버지는 잠자코 차를 길 옆에 세우고 내려서 뒤의 트렁크를 열고 다리미를 꺼내다 어머니에게 주었다.
이 일이 있은 후 해마다 우리가 휴가여행을 떠날 때면, 아버지는 먼저 다리미를 트렁크에 넣었는지 확인했다.





우리 교회 합창단원 중 한 분은 일요일 아침마다 아이 여섯을 줄줄이 뒤에 달고 제 시간에 도착한다.
아이들 옷은 조금씩 구겨진 편이지만 시간만은 잘 지킨다.
나는 애가 하나뿐인데도 데리고 가려면 시간 맞추기가 힘이 드는데 애 여섯을 어떻게 해서 그렇게 잘 데리고 다니느냐고 물었다.
그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쉽죠, 뭐. 전날 밤에 옷을 입혀서 재우기만 하면 되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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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나는 이사짐센터에서 온 대형트럭의 운전석에 끼어 타게 됐다.
그런데 우리집에서 기르는 덩치가 엄청나게 큰 검은색의 그레이트데인종 개가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임시변통으로 우리집에서 타던 픽업트럭을 이사짐 트럭 뒤에 매달고 그 픽업의 운전대에 개를 앉혔다.
그런데 큰 길을 한참 달리는데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리길래 뒤를 돌아보니 우리 개가 그 큰 앞발을 클랙슨에 올려 놓은 채 짖어대고 있었다.
그래서 트럭을 길가에 멈추게 하려고 하는데 어떤 차가 옆으로 다가오더니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이거 봐요. 아주머니 ! 개를 먼저 보내지 그러세요 !"





정장을 하고 참석해야 할 파티가 있어서 멋지게 옷을 차려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길에 마침 쓰레기통과 자루걸레를 치워야겠다 싶어

들고 내려갔다.
그런데 그때 현관에서 초인종 소리가 나길래 자루걸레와 쓰레기통을 든 채 문을 열어주었더니 밖에 서 있던 어떤 젊은이가 내 모습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집사람하고 제가 이 근처에 집을 한 채 살까 했는데 집을 청소할 때도 모두 그런 복장을 해야 한다면 이 동네에선 살 생각이 없는데요.” 





우리는 뉴욕주 북부에서 나이 많은 수녀 두 사람이 살던 헌 집을 한 채 샀다.
겨울이 금방 닥치게 되자 그 집의 벽체에 단열재가 안 들어 있는 게 좀 걱정이 돼서 얘기를 꺼냈더니
남편은 "그 노인들이 여기서 그렇게 오랫 동안 견뎌왔는데 우리라고 못 견딜 게 뭐 있어 !” 하며 자신만만해했다.
11월에 들어서 기온이 영하 20도로 급강하한 어느 날 밤 자다가 깨어 방안을 둘러보니 벽에 성에가 잔뜩 끼어 있었다.
그래서 남편이 그 노수녀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겨울철에 어떻게 난방을 했었느냐고 물었다.
남편은 그들과 몇 마디 얘기를 주고 받더니 전화를 끊으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지난 30년 동안 겨울이 되면 따뜻한 플로리다주로 가서 지냈대.” 





내 친구 한 사람은 개의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떠벌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바쁜 가운데에서도 리빙스턴이라는 자기집 개에게 운동을 시키기 위해 매일 개를 끌고 나가 달리기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 친구의 몸매가 그리 날씬한 편이 아니어서 나는 그의 말을 곧이들을 수가 없었다.
하루는 내가 긴 언덕길을 따라 조깅을 하고 있는데 자동차 한 대가 천천히 내 곁을 지나가고 있었다.
차 안을 보니 내 친구가 앉아서 열심히 사이드 미러를 들여다보고 있었고 차 옆에는 튼실하게 생긴 리빙스턴이 헐떡거리며 따라가고 있었다. 





우리 시댁은 같은 농장에서 3대째 살아오고 있다.
그런데 남편의 중학교 졸업 20주년을 기념하는 동창회에 참석했을 때에야 비로소 나는 그 고장에서 그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동창생들이 하나씩 일어나서 학교를 졸업한 후 이제까지 자신들에게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남편은 자기 차례가 오자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
“사실 그동안 나에게는 별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내가 태어난 그 방에서 자고 있습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지금은 다른 여자와 잔다는 것뿐입니다.”
그 말이 끝나자 장내가 떠나갈 듯한 요란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우리 동네에는 유머감각이 뛰어난 80대의 할머니 한 분이 있는데 아들 식구들과 같은 거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 배달되는 우편물이

엇갈릴 때가 자주 있다.
어느 날 대학에 다니는 손자가 잠시 집에 와 있을 때 그 손자의 여자친구에게서 편지가 왔는데 기분나쁘게도 누군가가 편지를 뜯어

보고 나서 다시 테이프로 봉해 놓은 흔적이 보였다.
겉봉을 살펴보니 할머니의 글씨체로 다음과 같은 말이 씌어 있었다 :
“잘못 배달됐슴. 모르고 뜯어 봤슴. 아주 재미있게 읽었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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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아이의 어머니인 나는 그애들 하나하나를 낳으면서 겪은 극심한 고통을 식구들이 다 알아주려니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13살 먹은 아들녀석이 학교에서 보건시간에 부인이 어린애 낳는 비디오 테이프를 본 얘기를 하면서

부인이 몹시 괴로워하더라고 했다.
그 소리를 듣고 나는 ‘옳지. 이 녀석이 이제야 이 에미가 저를 낳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알아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녀석은 엉뚱한 소리를 했다.
“아버지가 그런 광경을 다섯 번이나 봐야 했다는 걸 생각하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차를 맡기고 기다리는 동안 나는 거의 다 완성한 담요를 마저 짜려고 코바늘을 꺼내 뜨개질을 했다.
어떤 여자가 내가 있는 방에 들어오더니 내 건너편에 앉았다.
잠시 후 그 사람은 일어서서 초조한 듯 왔다갔다하더니 방을 나갔다.
그 여자는 조금 있다 다시 들어와 다른 의자에 앉았다.
얼마 후 그 사람은 나에게 다가와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것 여기 오셔서 시작한 것은 아니지요 ?"





내가 다니는 교회에는 35살 이상 먹은 미혼 남녀들만이 가입하는 그룹이 있다.
나는 혹시 좋은 남편감을 만날 수 있을 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 그룹이 주최하는 오찬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식당에 들어서자 약 300명쯤 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이 나같은 여자들이었다.
그러나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으므로 나는 아무데나 빈 자리에 가서 앉았다.
조금 있으니까 여섯 명의 남자가 들어오더니 내 자리 옆에 와 앉았다.
모두 젊고 잘 생긴 남자들이었다.
나는 은근히 좋아하면서 이 남자들이 아마 내가 입고 온 새 옷에 끌린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들은 제 각기 자기 소개를 하고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그러나 내 바로 옆에 앉은 남자가 내가 혼자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그들은 내가 앉은 자리가 뷔페 테이블에서 제일 가깝기 때문에 내곁으로 왔다는 것이었다.





스코틀랜드에 조그만 성을 소유하고 있는 내 친구 부부는 단체 방문객들에게 성 내부를 구경시켜주곤 했다.
한번은 그 집 남편이 사람들을 안내하다가 자기 아내를 만났는데 아내는 부스러진 빵조각을 담은 바구니를 들고 현관문 옆에 서 있었다.
방문객 한 사람이 그것이 좀 별난 스코틀랜드 풍속쯤 되는 줄로 착각하고 빵 한조각을 집어 입에 넣었다.
다른 방문객들도 그를 따라했다.
그 남편은 방문객들이 당황할까봐 아내가 닭장에 모이를 주러 가던 중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 아버지는 근처에 있는 대학 축구팀의 열렬한 팬이다.
최근 축구시즌이 시작되면서 그 대학팀이 처음에 별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아버지는 매주 토요일 오후만 되면 텔리비전 앞에 앉아서

소리를 지르곤 하셨다.
하루는 아버지가 속이 상했는지 크게 고함을 지르시는 소리가 나더니 곧 잠잠해졌다.
이상하게 생각한 어머니가 거실에 가 보니까 아버지는 조용히 2차대전 때의 전쟁영화를 보고 계셨다.
아버지의 설명인즉 : “우리 팀이 분명히 이기는 프로를 보려고 채널을 돌렸지."





결혼을 했다가 다시 홀몸이 된 내 친구 하나는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재산을 상속받았다.
그런데 자기 이름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니까 일이 쉽지가 않았다.
발급신청서의 '인정할 수 있는 생계수단'난에 적어넣어야 할 '남편과 직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휘발유회사에 낼 신용카드 신청용지를 보더니 상을 찌푸리면서 “질문을 좀 제대로 하면 좋았을걸” 하고 못마땅해하면서도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그런데 이 신청서마저 거절을 당했다.
약이 오른 그 친구는 가솔린회사에 편지를 썼다.
'난 지금 남편이나 고용주보다도 더 든든한 것을 갖고 있다구요. 나는 당신네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단 말예요.
당신네 회사가 든든해야 나도 역시 든든한 거 아니겠어요 ?”
2주일 후 그 친구는 신용카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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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에 사는 18세의 여학생이 평화적인 연좌데모장에서 하루를 보냈다.
참석한 소수민족의 사람들과는 일일이 손을 잡았고, 경찰 저지망에 맞서기도 했으며 , 찬송가를 부르는 등, 남이 하는 짓은 다 했다.
거기서 돌아오자, 서둘러 우리 집으로 오더니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사랑, 사랑, 사랑.” 그 아이는 가쁘게 숨을 몰아 쉬었다.
“우린 온 세상을 사랑으로 감싸야 해요. 모든 사람이 손을 맞잡고 하나의 큰 가족으로 뭉쳐야 해요.”
내가 거들었다. “그래, 정말 아름답구나. 그럼 이젠 너의 집에 가서 엄마 아빠께 사랑한다고 말씀 드려.”
그애는 나를 흘겨 보면서 대꾸하길 : “뭐라구요 ? 우리 부모 세대라면 지긋지긋 해요 !”





내 딸이 친구네 집에 가겠다기에 못 가게 했다.
그 친구 아이는 아직 전화를 붙들고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애는 나한테 난리였다.
왜 못 가게 하느냐고 하면서 안 되는 이유를 대라는 것이었다.
나는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이번은 네가 갈 차례가 아니다一전번에 수전네 집에 네가 갔었으니까.
둘째, 너는 숙제를 하지 않았다. 세째, 손님들이 곧 오실 텐데, 그 자리에 네가 있어야지.
네째,아뭏든 너와 수전은 너무 자주 만나.
그러자 딸은 전화로 돌아가 이렇게 말했다.

“안 돼, 갈 수 없어. 왜냐구 ? 얘, 너 우리 엄마 알지 ? ‘안 된다’고 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니 ?”





미국 제 30대 대통령 칼빈 쿨리지 (1872?-1933)가 고향 버몬트주의 친구들을 백악관에 초청, 아침식사를 같이했다.
초대받은 시골친구들은 백악관의 식탁예절을 몰라 걱정하다가 대통령이 하는 대로 따라하기로 했다.
커피가 나올 때까지는 만사가 탈없이 진행되었는데 커피가 나오자 쿨리지 대통령은 찻잔의 커피를 받침 접시에다 부었다.
시골 손님들도 꼭같이 했다.
그랬더니 대통령은 받침접시에 따른 커피에다 설탕과 크림을 쳤다.
손님들도 그렇게 했다.
이어 대통령은 몸을 굽혀 커피가 담긴 접시를 마루바닥위에 내려 놓는게 아닌가 !
자기의 애완용 고양이한테 커피를 먹이려고. 





교통순경이 과속으로 차를 몰고 가던 어떤 친구를 정지시키고 속도위반 딱지를 떼려고 했다.
 "여보슈, 난 시속 60km로 운전했을 뿐인데 딱지는 무슨 딱지요 ?”
그 친구가 항의했다.
그러자 교통순경이 설명했다.
"이 도로는 시속 45km속도제한구역인데 선생님은 방금 80km로 달렸습니다.”
"아니, 난 60km밖에 놓지 않았다니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요 !”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자 운전석 옆 자리에 잠자코 앉아 있던 부인이 불쑥 말참견을 하고 나섰다.
"여보세요,순경양반. 우리 남편은 지금 술에 잔뜩 취해 있으니까 다투어 봤자 별 소용이 없을 거에요"





에이레의 마을에서 유랑 서커스단이 공연하고 있을 때 서커스단의 곡예사 한 사람이 고해성사를 받으러 성당에 왔다.
성당의 신부님은 곡예사를 보고 “난 자네를 처음 보는데” 하고 말했다.
곡예사는 “예 신부님,저는 마을에서 공연중인 서커스단의 곡예사입니다’’하고 자기를 소개 했다.
"곡예사라고 ?” 신부는 아리숭한 듯이 고개를 가우뚱거리며 말했다.
"곡예사가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지 난 잘 모르는데 어디 한번 자네가 하는 일을 보여 주겠나 ?”
그래서 곡예사는 그 자리에서 신부에게 물구나무서기, 공중제비 등 몇 가지 땅재주를 보여 주었다.
이때 성당바깥에 숨어서 그 광경을 훔쳐 보던 한 중년부인이 친구에게 속삭였다.
"신부님은 오늘 고해성사를하는 사람들에게 저렇게 벌을 주시나 본데 빨리 집에가 팬츠를 입고 와야겠어."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고 카운터에 온 나는 신용카드를 집에 두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산 물건들을 점원 옆에 놓아두고 신용카드를 가져오려고 집으로 달려갔다.
집에 도착하니 마침 남편이 집에 돌아와 있었다.
남편이 도와주겠다고 따라 나섰다.
남편과 내가 슈퍼마켓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한 남자가 차 안에 혼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남편과 나는 빨리 슈퍼마켓 안에 들어가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그리고 차에다 산 물건들을 싣고 있는데 아까 그 남자가 다가와 물었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빨리 쇼핑을 하셨지요 ? 슈퍼마켓에 들어가신 지 10분밖에 안되는데. 전 마누라가 슈퍼마켓에 들어간 지 벌써

한 시간이나 됐는데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이런 때 혼자서 외로이 쇼핑을 하는 여자를 도와주기 위해 악의없는 거짓말을 좀 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대답했다.
"10분밖에 안 걸렸다고요 ? 정말 기록인데요. 남편이 도와주니 쇼핑이 참 빨리 끝나는군요"
남편과 내가 차에 올라타면서 보니까 그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슈퍼마켓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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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kg이 넘는 거대한 체구의 사나이가 슈퍼마켓 야채부에 쾅쾅거리며 들어와 점원에게, “양배추 반 통만 주쇼”하고 말했다.
"반 통씩은 안 파는데요 한 통으로 가져 가시죠.” 점원이 대답했다.
“한 통은 다 필요 없소. 딱 반 통이면 돼요. 정말 반 통은 안 팔겠단 말이요 ?”
"잠깐 기다려 보세요.” 점원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그리고는 지배인 한테 가서,"있잖아요, 어떤 미련한 곰 같은 친구가 양배추 반 통을 팔라는 거예요. 그 머저리한테 가서…” 라고 하는데
지배인은 겁에 질린 듯 눈을 둥그렇게 뜨고 점원의 뒤쪽을 보는 것이었다.
점원이 돌아보니, 그 무섭게 생긴 손님이 자기 바로 뒤에 서서 욕하는 소리를 다 듣고 있지 않은가 !
그러자 점원은 재빨리 지배인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 신사분이 나머지 반 통을 사시겠다는군요.” 





미국 목재업계의 대부호가 결혼한 네 아들에게 자기 집으로 모이라는 전갈을 보냈다.
만찬 테이블에 모두 둘러앉자 부호가 입을 열었다.
“나는 이제 멀지않아 죽을 몸인데 아직 손자가 하나도 없으니 유감천만이야. 내일 유언장을 작성할 때 내게 첫손자를 안겨 줄 부부 몫으로

5만 달러를 따로 떼어놓겠다. 그럼 내가 감사기도를 올릴테니 함께 먹자구.”
말을 마친 부호는 머리를 숙이고 짧은 기도를 올렸다.
그런 다음 고개를 드니 모두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아틀랜타에서 내가 탈 비행기가 기계고장으로 두 차례나 출발이 연기되었다.
마침내 우리가 출발하게 되었을 때 내 옆에 앉은 나이든 부인이 퍽 걱정스러워했다.
“또 다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 부인이 물었다.
“걱정하실 것 없어요. ” 통로 건너편의 어느 남자승객이 말했다.
“두번째로 출발이 연기된 뒤 내가 공항에서 이 문제에 관해 전문가들에게 얘기했더니 그들은 이 비행기가 무사히 도착 못할 확률이

4만분의 1도 안된다고 확신시켜 주었답니다.”
안심이 된 그 부인은 긴장을 풀었다.
나중에 루이빌에서 비행기를 내릴 때 내가 그 남자에게 아틀랜타에서 얘기한 전문가란 누구였느냐고 물어보았다.
“보험창구에 앉아 있는 아가씨들이었지요.” 그 사람이 대답했다.
“그 아가씨들이 내게 1달러를 물면 되는 4만달러짜리 비행기보험을 팔았거든요"





작가 존 라는 그의 저서「소심한 사자의 비망록」에서 아버지인 희극배우 버트 라의 심기증(心氣症 : 실제 병이 없는데도 병이 있다고

생각하는 증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라가 희극「따라지」에서 주연을 맡고 있을 때였는데, 춤추고 노래하는 코러스걸 하나가 까무러쳤다.
졸도한 여자를 라의 분장실에 데리고 와 의사의 진찰을 받게 했는데 마침 라는 분장을 하고 있었다.
“전에도 가끔 현기증이 있었소 ?" 의사가 아가씨에게 물었다.
“아뇨.”
분장중이던 라가 불쑥 끼어 들었다. “저는 가끔 현기증이 나는데요.”
“위경련은 ?”
“아뇨.”
“저어, 선생님, 저는 가끔 위경련이 일어나거든요.” 라의 말.
“입 안이 자주 마르는가요 ?”
“아뇨.”
“제 입은 늘 말라 있는데요, 선생님.”
참다 못한 의사가 라에게 말했다.
“여보세요, 라씨. 나는 지금 이 아가씨가 임신을 했는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란 말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대학에 넣으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
버클리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 행정담당 부총장 존 W. 오스월드박사는 미주리대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예로 들었다.
성적이 나쁜 응시자가 불합격이 되자 화가 난 부모가 총장에게 덤벼들었는데 학생 어머니가 악을 쓰며 하는 말 :
“아이구, 우리 애는 진짜 멍청하기 때문에 대학교라도 나와야지 그렇지 않고는 도저히 밥벌이를 할 수가 없을거에요"





북 에이레 시골 길에서 차의 가스가 떨어진 어느 수녀, 하는 수 없이 걸어서 주유소에 갔으나 주유소에는 기름을 담아줄 용기라곤

맥주병 하나뿐이었다.
주인은 병에다 시동을 걸기에 충분한 가스를 담아 주었다.
그걸 들고 와서 막 탱크에 붓고 있을 때, 어느 극단적인 개신교 교파의 지도자 한 사람이 차를 몰고 지나가다가 그 광경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래져서 소리를 질렀다.
“수녀님, 우리가 서로 의견 차이도 있고 하지만, 당신의 그 철석 같은 믿음만은 정말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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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라면 사족을 못 쓰는 경마광이 주일이면 빠짐없이 교회에 나가는 아내를 따라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다.
"교회도 나갈 만하군.”
집으로 돌아오면서 남편이 아내에게 말을 걸었다.
“냉방장치가 돼 있는데다 의자도 푹신푹신하고 말야. 찬송가들도 참 잘 부르더군.
당신은 사람들이 모두 날 쳐다보는 것을 못 봤을거야. 내가 굵직한 바리톤으로 함께 찬송가를 부를 때 말야."
"나도 사람들이 당신을 쳐다보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다음에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를 때는 제발 ‘할렐루야, 할렐루야 하고 부르세요.
'하이얼리어(경마장으로 유명한 플로리다주의 도시),하이얼리아하고 부르지 마시고요"





몇년 동안이나 서로 소식을 모르고 지내던 두 친구가 우연히 수퍼마켓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한 여자가 먼저 물었다.
"루스, 아들 조지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 ?”
“응,잘 지내고 있어. 바로 얼마 전에 대학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어"
"게리는 어떻게 지내고 있지 ?"
"응,그애도 조지 못지 않게 잘하고 있어. 이번에 졸업하면서 현대미술 학사학위를 받았어."
“모두들 기특하군. 그런데 막내 프레디녀석은 어때 ? 지금 뭘 하고 있어 ?”
"그 녀석은 예전 그대로야. 대학은 가기 싫다는거야. 배관공으로 일하고 있지. 그 녀석이 없었다면 우리 식구는 모두 배를 곯고 있었을거야"





TV 연속극에 빠진 어떤 여자에 관한 얘기.
그 여자의 남편이 저녁에 집에 돌아와 물었다. “별일 없었소 ?”
“네, 제니는 낙태를 했고 샘은 파산했고 로라의 남편은 벨리댄서와 달아났어요. 꼬마 조니는 마리화나를 피우다 감옥에 갔고,

에담스할아버지네 집은 불타버렸어요. 누이는 임신을 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게 되었고 남동생은 경찰차에서 타이어를 몰래

빼내려다 붙들렸어요.”
“믿을 수 없는 일이야 !” 남편이 말했다. “그 프로 제목이 뭔데 ?” 
“인생은 아름다워.” 아내가 대답했다.





어떤 젊은 여자가 휘발유가 떨어져서 꼼짝도 못하는 차에 앉아서 누가 도와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남자 두 사람이 그 여자에게로 다가왔다.
“휘발유가 떨어졌어요. 주유소까지 좀 밀어 주시겠어요 ?” 그 여자가 아양을 떨며 사정했다.
두 사나이는 선뜻 소매를 걷어붙이고 차를 밀며 몇 블록을 갔다.
그중 한 사람이 기진맥진해서 고개를 들고 둘러보니 그들이 방금 지나친 곳에 주유소가 있는 것이 보였다.
화가 난 그가 소리를 질렀다. “왜 저 주유소로 들어가지 않았어요 ?"
그 여자가 되받아 소리쳤다. “난 그 주유소에는 절대로 안 가요. 거기선 손님이 직접 기름을 넣어야 한단 말예요 !”





남아메리카의 오지를 여행하던 미국인이 병이 났다.
그래서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 물었다.
“의사의 진찰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그가 훌륭한 의사인지 어떻게 알 수 있죠 ?”
“어렵지 않아요. 자기의 환자가 하나씩 죽을 때마다 의사는 병원 지붕에 풍선을 하나씩 띄우도록 하는 것이 이 고장의 법으로 돼 있으니까요.”
그 말을 듣고 그 미국인 여행자는 동네를 이리저리 돌아다녀 보았다.
풍선이 20개가 떠 있는 병원이 있는가 하면 30개가 떠 있는 병원도 있었다.
마침내 풍선이 불과 5개밖에 없는 병원을 발견하고 그 안으로 들어 섰더니 의사가 말했다.
“좀 기다리셔야겠습니다. 어제 막 개업했기 때문에 지금 바빠 죽을 지경입니다.”





아들을 캠핑장소까지 태워다 주고, 아들한테 집에 꼭 편지를 쓰라고 단단히 당부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부인이 말했다.
“있잖아요, 여행 간 아이에게 집에 편지하도록 하는 비방을 가르쳐 드릴까요 ?

아이한테 ‘여기 50달러를 동봉한다. 과자도 사 먹고 수박도 사 먹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쓰고 싶은 대로 쓰려므나’ 하고 편지를

쓰는 거에요.”
"그러면 아이들이 편지를 한단 말씀이에요 ?”
“물론이죠” 하며 그 부인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는 그 돈을 동봉하는 것을 그만두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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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출세를 위해 유난히 극성스런 어떤 어머니가 연주회에 나온 바이얼리니스트를 무대 뒤 분장실에서 붙잡고 바이얼린에 재능이

있는 자기 아들의 연주 녹음을 꼭 한번 들어 봐 달라고 졸라댔다.
바이얼리니스트가 승낙을 하자 그 여자는 녹음기를 틀었다.
그는 그 녹음을 듣고 크게 감탄했다.
무척 연주하기 힘든 곡이었는데 연주솜씨가 천재적이었으므로 그의 눈에는 눈물마저 고였다.
그는 끝까지 넋을 잃고 듣고 나서 조용히 그 부인에게 물었다.
“부인,이 곡을 연주한 사람이 정말 댁의 아드님입니까 ?”
“아네요. 이것은 야사 하이페츠가 연주한 거지만 우리 아들이 연주하는 소리도 이것과 똑같아요." 





목장 주인이 말을 타고 목초지로 가다가 성난 황소가 목동을 떠받으려는 것을 보았다.
머리를 처박고 콧구멍을 벌렁거리면서 황소가 달려들자, 목동은 마침 가까이에 있는 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었다.
황소는 맹렬히 돌진하여 구덩이를 스쳐 지나갔다.
목동이 얼른 뛰어 나왔더니 황소는 더욱 맹렬하게 공격해 왔다.
목동은 또 뛰어들 밖에.
이러기를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을 보고 목장주인은 소리를 꽥 질렀다.
“나오지 말고 그 속에 좀 가만히 있어 !”
목동은 다시 뛰어나오면서 외쳤다.
“이 속에 곰이 있는걸요 !” 





골프시합에 참가한 한 프로선수가 검은 안경에 지팡이를 든 남자를 소개받았는데 그 사람은 자기가 수년 전 전국골프챔피언이었다고 했다.
프로선수는 미처 알아보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럴 이유가 없소이다. 난 맹인 골프챔피언이었으니까.”
그러더니 그는 맹인들을 위한 자선경기를 프로선수에게 제의하며 “나를 특별히 봐줄 필요는 없소. 한 홀당 50달러를 걸겠소” 했다.
"그렇게 하면 당신에게 불리하지 않습니까 ?” 프로선수가 주장했다.
맹인이 아니라고 우겨대자 프로선수는 할 수 없이 그렇게 하기로 하고 언제 경기를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어떤 날 밤이라도 좋소. 어떤 날 밤이라도.” 맹인이 대답했다.





고원지대가 많은 트란스발주(州)의 어느 마을 주민들은 안개 때문에 아무개가 좀 이상해졌다는 등 돌았다는 등 하는 말들을 잘 한다.
그래서 그곳의 친구 집을 방문했을 때 일꾼 한 사람이 내 친구를 가리켜 정말 괴짜라고 말하는 걸 듣고도 나는 과히 놀라지 않았다.
교직에서 은퇴한 내 친구는 용재림(用材林)을 갖고 있어 거기서 쉴 새도 없이 일하는데, 그러다 보면 점심때쯤엔 깨끗이 닦은 식탁

앞에 앉기엔 몸이 너무 더러워진다.
점심 먹겠다고 옷을 갈아입기도 뭣하고 해서 친구는 집안에 들어갈 때는 낡은 비옷을 걸쳐 입고, 다시 일하러 나갈 때엔 그걸 벗는다.
그 일꾼은 점심 식사 후 맑은 하늘을 가리키며 나한테 말했다.
“제 말뜻을 아시겠죠 ? 저 양반은 집에 들어가면서는 비옷을 입고 밖으로 나갈 적엔 벗는단 말씀이야 !" 





허먼은 아침이면 잠에 취해 눈이 떠지지 않아 무척 고생을 했다.
그래서 의사를 찾아가서 약을 처방해 달라고 했다.
그날밤 그는 알약 한 개를 먹고 그야말로 세상모르고 푹 자고 나서 미리 맞춰놓은 자명종이 울리기도 전에 거뜬히 잠에서 깼다.
그는 급히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옷을 입고 난 다음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했다.
그리고 회사에 출근해서 사장에게 인사를 했다.
“오늘 아침엔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데도 어려움이 없었구요.”
“그거 참 다행일세.” 사장이 대꾸했다. "그런데 자네 지난 사흘 동안 어디 가 있었나 ?"





세 사람의 은둔자가 같은 동굴에서 살고 있었는데 이들은 거의 서로 말을 하지 않았다.
하루는 말 한 마리가 길을 잘못 들어 동굴 안으로 어슬렁어슬렁 들어왔다.
그런 일이 있고 1년이 지나서 그중 한 사람이 말했다.
"그때 나타났던 말은 아주 잘생긴 누런 말이었지."
그러고 나서 또 1 년이 지났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입을 열었다. ‘'누런 말이 아니라 흰 말이었다네.”
또 한 해가 지난 후 세번째 은둔자가 느닷없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렇게 계속 말다툼들을 하면 난 자네들하고 같이 못 있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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