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우리는 이웃 도시에서 열리는 골동품 자동차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1915년형 포드 모델T를 몰고 갔다.
그런데 그곳에 도착 했을 때 우리 회사의 고객 한 사람으로부터 근처에 있는 자기 농장에 좀 들러달라는 전갈이 와 있었다.
그날 오후 우리는 일을 다 보고 그 농장으로 떠났다.
나는 그 쪽 지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그 골동품 자동차를 길옆에 세워 놓고 차에서 내려 잔디를 깎고 있던 동네 사람에게 다가가

“길을 잘못 들은 것 같아서 그러는데요” 하고 말을 건냈다.
그러자 잔디를 깎고 있던 그 남자는 나와 자동차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닌게아니라 그런 것 같구려. 지금은 1987년이니까 말요 !” 





부부 모두 영어교사였던 우리 선생님 내외는 직업상 바른말을 쓰는 법을 보이기 위해
서로 상대방이 문법적으로 틀린 말을 쓸 때 마다 지적해서,지적당한 쪽이 매주 일요일 외식비용을 지불하기로 정했다.
그런데 어느 토요일 밤 내가 방문했을 때 까지만 해도 두 주일째 어느 쪽도 상대의 잘못을 찾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다.
마침 전화가 걸려 오자 사모님이 수화기를 들더니 곧 우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내 동생이 방금 두 쌍동이를 낳았대요 !” 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의기양양해서,“‘두 쌍동이’라니,틀렸어 !” 하는 것이었다.





첫 아이를 낳은 엄마들이 다 그렇듯이 처음으로 엄마가 되었을 때 나도 애기를 한참씩 들여다보곤 했다.
그때마다 조그마하면서도 있을 건 다 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해 정신없이 보며 기뻐했다.
그러다 아기가 태어나 한 달쯤 되었을 때 아기 엉덩이에 이상하게 움푹 들어간 자국이 있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기저귀를 갈아 주거나 목욕을 시킬 때마다 점점 더 마음이 쓰였다.
이애가 커서 체육시간 같은 때 옷을 벗으면 친구들이 놀리지나 않을까 ? 장가든 다음에 제 처가 보고 웃는다면 또 어쩌지 ?
어느 날 저녁에 드디어 아기를 안고 가 남편에게 아기 궁둥이를 흔들어 보이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것 좀 봐요 ! 얘가 커서 이것 때문에 난처해 하겠지요? 이상하죠 ?”
그이는 내가 한바탕 터뜨리는 걸 잠자코 듣고만 있더니 나중에야 말했다.
“아니,그 다지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해,여보. 당신 엉덩이에 있는 걸 볼 때마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걸.” 





내가 자라난 마을에 성질이 드센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다.
성급한데다 아무 거리낌 없이 말을 해데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모두 그 아주머니를 두려워하였다.
한번은 어느 농부가 그 아주머니네 집의 커다란 수탉 한 마리를 치어 죽이고는 겁이나 머뭇머뭇하며 찾아갔다.
“어떻게 오셨수 ?” 그 여자는 농부에게 퉁명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농부는 용서를 비는 태도로 찾아온 연유를 설명하고 벼락이 떨어질 때만 기다렸다.
여자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더니 물었다. “댁의 차가 무슨 형인데요 ?”
“부인,구식 포드 T형입니다.” 농부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한참 더 노려보고 난 다음 그 여자가 말했다.
“괜찮아요. 그따위 고물 차도 피할 수 없는 놈이라면 내 집 암탉들을 어차피 거느리지 못할테니까.” 





어린 시절, 가족과 휴가여행을 떠나기 위해 집을 나서서 마을을 멀리 벗어났을 때마다 어김없이 어머니는 부르짖곤 하셨다.
“아이구,이걸 어쩌나 ! 다리미를 꽃아 놓고 왔어 !”
그래서 해마다 집으로 되돌아가 보았지만 그때마다 다리미는 꽂혀 있지 않았다.
내가 13살 되던 해에 우리는 엘로스톤국립공원에 갔었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가 또 혹하고 놀라 숨을 멈추며 말했다. “다리미를 꽂아 놓은 걸 잊었구나 !”

아버지는 잠자코 차를 길 옆에 세우고 내려서 뒤의 트렁크를 열고 다리미를 꺼내다 어머니에게 주었다.
이 일이 있은 후 해마다 우리가 휴가여행을 떠날 때면, 아버지는 먼저 다리미를 트렁크에 넣었는지 확인했다.





우리 교회 합창단원 중 한 분은 일요일 아침마다 아이 여섯을 줄줄이 뒤에 달고 제 시간에 도착한다.
아이들 옷은 조금씩 구겨진 편이지만 시간만은 잘 지킨다.
나는 애가 하나뿐인데도 데리고 가려면 시간 맞추기가 힘이 드는데 애 여섯을 어떻게 해서 그렇게 잘 데리고 다니느냐고 물었다.
그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쉽죠, 뭐. 전날 밤에 옷을 입혀서 재우기만 하면 되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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