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차 한 대가 필요해서 종이에다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을 적어 가지고 자동차 판매 대리점으로 가서 세일즈맨에게 하나하나 설명을 했다.
“첫째 값이 싸야 하고요.8명의 소년단원과 그애들의 소지품을 다 실을 수 있을 만큼 넓어야 해요. 그리고 머리를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 천장이 높아야 해요. 하지만 에어컨은 필요없어요. 자연 통풍을 좋아하니까요. 그리고 승차감이나 엔진의 마력수같은 것은 별로 상관이

없어요"
그러자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세일즈맨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서부 개척시대에 쓰던 마차는 이젠 안 나옵니다,부인."





미시간주로 가는 여객기 안에서 어머니는 시간을 보내느라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이륙 후 30분 만에 어머니는 질녀에게 줄 모자를 다 뜨셨다.
통로 건너편에 있던 어떤 부인이 그걸 살 수 없겠느냐고 묻자 어머니는 우쭐하여 선선히 응락하셨다.
그런데 그 부인이 이렇게 덧붙였다. “나한테 어린 손녀 둘이 있어요. 착륙하기 전에 혹시 하나 더 만들 수 없을까요 ?"
어머니는 손끝에 불이 나게 뜨개질을 했지만,여객기가 목적지인 디트로이트 상공을 선회할 때까지 반밖에 뜨지 못했다.
조종사가 착륙이 지연된다고 알리자,어머니는 다시 안간힘을 썼으며, 주위의 승객들이 응원을 했다.
그뒤에도 두번이나 착륙이 지연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드디어 어머니가 뜨개질을 마치고 그 부인이 모자 2개를 치켜들자 승객들이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다.
잠시 후 주변이 조용해지는 순간 어머니 앞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사업가가 돌아보며 조용히 물었다.
“이제 비행기를 착륙시켜도 될까요 ?"





어머니의 65회 생신날 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박물관 구경을 갔는데 거기서는 65세 이상의 노인과 학생들에게는 할인요금을 받고 있었다.
부모님 두 분이 다 젊어 보이는 편이라서 의심이 갔는지 매표원은 두 분의 운전면허증을 보자고 했다.
나는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들어간 터라 학생표를 달라고 했더니 그 매표원은 내게 학생증을 보자고 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한 입장객이 재미있다는 듯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일도 흔히 볼 수 있는 건 아니군요. 부모는 자기가 늙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자식은 또 자기가 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니 말입니다.” 





음악가인 남편은 공연이나 레슨 때문에 밤 늦게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잦다.
그러나 나는 항상 그이의 귀가시간에 맞추어 다정한 대화와 따뜻한 식사를 준비해두려고 애 쓴다.
그래서 어느 날 밤,한살짜리 아들과 종일 씨름을 한 끝에 지쳐 그냥 허름한 옷을 입은 채 소파에서 졸고 있다가 남편에게 그런 꼴을

보인 나는 몹시 당황했다.
“여보,당신 이쁘구려.” 남편이 쾌활하게 나를 불렀다.
“난 이쁘지 않아요” 하품을 참으면서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난 지금 ‘완전한 여자’라기보다 ‘완전히 엉망’이란 기분이예요. 까만 색 네글리제를 입고선 삼페인잔을 손에 들고 당신을 문에서

맞이해야 하는 것인데.”
“그런 말 하지 마” 남편은 나를 포옹하면서 말했다.
“그건 내게 당신 곁을 방금 떠난 놈팽이가 누굴까 하는 의심만 들게 할거야.” 





어느 날 차를 몰고 출근하던 남편은 사람들이 왜 모두 자기를 손가락질하며 웃는지 까닭을 몰랐다.
회사에 도착해 차를 주차시키자 한 동료가 다가와 등을 치며 킬킬웃었다.
“이보게,친구,어제 밤에 재미봤구먼.”
어리둥절해진 남편은 차에서 내려 한바퀴 둘러보았다.
차의 안테나에는 브라자가 하나 걸려 있었다.
남편이 집 차고에서 차를 뺄 때, 날씨가 좋은 날 내가 차고에 걸어두는 빨래줄 아래로 지나가면서 차의 안테나가 그걸 낚은 것이었다. 





내 친구는 보이스카우트 단원들과 함께 2주일간 미국 서부지방을 여행했다.
하루는 그들이 은행에서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는데, 지갑을 잃어버린 한 소년이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되었다.
소년은 수표와 대조할 신분증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걸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
젊고 예쁜 여자 출납계원이 신분증을 꼭 확인해야 되겠다고 고집하자 소년은 앞으로 기대면서 출납계원의 귀에 무엇인가 속삭였다.
그러자 그 여자는 소년에게 창구 뒤로 오라고 손짓했다.
키가 커서 창구 뒤를 넘겨볼 수 있었던 내 친구는 소년이 얼굴을 붉히며 셔츠를 끌어올리고 혁대를 끌러,팬티에 꼼꼼히 박혀 있는

자기 이름을 보여주는 장면을 목격했다.
출납계원은 두말없이 현금을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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