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소대원들은 선임하사의 이사를 돕기 위해 외출을 나갔다.
외출의 기쁨도 잠깐, 이사한 집에 도착한 우리는 그자리에 주저앉아버리고 말았다.
집은 13층 아파트의 11층인데 저녁 6시까지 정전이라 엘리베이터나 곤돌라를 사용할수 없다는 것이었다.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하여 11층까지 짐을 모두 옮긴 우리는 기진맥진해서 마구 던져져 있는 이삿짐 사이에 쓰러져 있었다.
그때 선임하사가 마구 뒤엉켜 있는 짐 속에서 냄비를 찾으라고 했으나 모두 꼼짝하지 않았다.

그러자 선임하사는 "냄비를 찾는 사람에게 소주 1병을 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앞을 다투어 냄비를 찾기 시작했고 금방 김상병이 "찾았다 !" 하고 소리쳤다.
김상병은 선임하사에게 냄비를 건네주고는 약속된 보상을 기다리고 서 있었다.
선임하사는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잘했어. 이제 저 짐 속에서 소주를 찾아 가지라구."





목수 일을 하는 남편이 하루는 높은 언덕에 있는 마을 교회의 뾰족탑을 혼자 고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강풍이 휘몰아치더니 남편이 타고 올라갔던 사다리가 땅으로 쓰러져 버렸다.
그래서 남편은 지붕 위에서 내려올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래도 남편은 침착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서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집에 돌아온 그이는 결국 두 시간이나 지난 다음 할 수 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피뢰침과 연결된 케이블을 타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고

나에게 말했다.
그 얘기를 듣고 기겁을 한 나는 “당신이 그 꼭대기에 혼자 올라가 있는 것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단 말예요 ?” 하고 물었다.
“물론 있었지.” 남편은 우리가 잘 아는 몇 사람의 이름을 댔다.
“우리가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 이 동네에 많지 않소 ? 그런데 그들이 모두 그저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하고 지나가버리는거야.” 





"당신 차의 오른쪽 전조등이 꺼진 걸 알고 있습니까 ?"  경찰관이 내게 물었다.
새벽 3시경 먼 데서 집으로 돌아오던 나는 너무 피곤해서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상향등을 켜 봐요."  경찰관이 말했다.
이제까지 그 차를 운전해 오면서도 나는 상향등을 켜 본 일이 없어서 그것을 어떻게 켜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전에 내가 타고 다니던 차에는 바닥에 단추가 붙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찾으려고 발로 바닥을 더듬어 보았다.
경찰관은 답답하다는 듯이 "상향등 말예요" 하고 독촉했다.
당황한 나는 이곳저곳을 손으로 더듬어 보았다.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그만 팔꿈치로 경적을 울리고 말았다.

나는 몸을 일으키며 사과했다.
그러자 경찰관이 투덜거렸다.
"됐어요. 당신이 경적을 울리니까 상향등이 들어오는군요."





골프 약속시간에 늦었는데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카뷰레터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드라이버로 카뷰레터를 몇 번 가볍게 두드렸더니 즉시 시동이 걸렸다.
그러나 큰길로 나가 첫번째 신호등에시 시동이 꺼지고 말았다.
드라이버가 좌석 밑으로 굴러 들어가버렸으므로 나는 골프채를 꺼내 들고 자동차의 보닛을 연 후 골프채로 카뷰레터를 두드렸다.
내가 운전석으로 되돌아와 시동을 걸자 단번에 시동이 걸렸다.
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이 이렇게 소리쳤다.
"몇 번 골프채를  사용했는지 가르쳐 주시겠소 !"





거물급 국제적 사업가가 있었다.
이 사람은 자기가 할 연설문 일체를 비서에게 작성시키는 버릇이 있었다.
비서양은 몇 달이나 말없이 그 일을 했지만 사장이 너무 당연한 듯이 자기를 시켜먹는 데 대해 부아가 치밀었다.
특별히 중요한 어느 기회가 왔을 때 비서는 이 사람에게 맛을 톡톡히 보여주기로 작정했다.
비서는 평소처럼 연설문을 작성해서 넘겨주었고 그 실업자는 의연한 태도로 이를 읽어 내려갔다.
“따라서 본인은 이에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중대한 사실을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서 딱 페이지를 넘긴즉 백지에 단 한 줄 적혀 있길 : "여기서부턴 사장님께서 직접 하세요."





신문의 여성난에서 아침마다 남편에게 잘 다녀오라는 키스를 해주고 행운을 빌며,
남편으로 하여금 그를 전적으로 믿는다는 것을 확신시켜 주고,
자기가 중요한 인물임을 느끼게 해 주지 못 한다면 아내로서 불합격 이라는 글을 읽은 다음날 아침.
나는 "여보, 잘 다녀오세요 !"라고 외치면서 그이를 껴안고 현관까지 나가서 키스를 했다.
"잘 다녀오세요 !"
"오늘도 재수좋은 날이 되길 빌어요,여보 !"
틴에이저인 우리 두 딸도 이 소리를 듣고서 학교 갈 차비를 하다 말고 2층 계단까지 뛰쳐 나와
"아빠, 안녕 ! 행운을 빌어요 ! 잘 다녀오세요 ! 안녕 ! "하고 입에 손을 갖다 대고 키스를 퍼부으며 이중창을 해댔다.
그러자 그이는 나를 밀쳐 내고 나더니 완전히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아니, 세상에 ! 대체 내가 어딜 가게 이 야단들이지 ?"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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