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하기 앞서 환자와 만나 이런저런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는데 마취담당의사가 창문 밖에서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가 그렇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가 문을 열고 고개를 쑥 들이밀더니 "이번에는 제가 잠들게 만들 차례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
내가 그 말의 뜻을 몰라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자 환자가 입을 열었다.
"나는 저 사람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입니다."





성탄절을 맞아 연구소 동료 전원이 각기 경매용 물품 한 가지씩을 내놓고 판매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원예 솜씨가 좋기로 이름난 식물학자 보브가 팝콘용 옥수수를 대에 붙어있는 채로 가지고 왔다.
경매용 물품 접수를 맡은 여직원이 옥수수대를 받아들고는 "아니 옥수수대에 붙어 있잖아요 ?" 하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신기한 듯이 찬찬히 살펴보고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난 팝콘 하면 항상 봉지에 싸주는 줄만 알았지요."





퀘백 인근 아브라함 평원의 전투는 영국군의 뉴프랑스 정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는데, 나는 이 전투에 관한 역사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싸움은 그야말로 싱겁게 끝나고 말았지요. 프랑스군의 대비가 워낙 허술해 참패를 당했던 것이지요"
그러자 교실 안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몇몇 학생들의 얼굴에는 실망의 빛이 뚜렷했다.
그때 한 학생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 그렇지만 올림픽은 승리보다는 참가가 중요하잖아요 ?"
그러자 실망했던 학생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내가 어떤 집의 방에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데 칠이 끝나갈 때쯤 여주인이 색깔이 맘에 안 든다고 다른 색을 칠해달라고 말했다.
다음날 다시 그 집에 가보니 여주인은 없고 열쇠만 전해 받았다.
페인트칠이 거의 끝날 때쯤 그녀가 전화를 걸어 남편이 새로 칠하는 색깔을 좋아하지 않으니 다른 색으로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다른 색깔로 세번째 페인트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녀가 집에 와서 또 변덕을 부렸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색깔로 네번째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데 여주인이 작업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게 아니라 덧칠을 자꾸 해서 방이 작아졌기 때문이오."





남편과 함께 호텔방을 잡고 짐을 들여놓고 얼마 안돼 침대 머리맡 테이블 근처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남편은 아무래도 그 소리에 신경이 쓰였던지 프런트에 전화를 걸었다.
프런트에서는 곧 사람을 보내 무슨 소리인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남편은 당장 다른 객실로 옮겨달라고 하겠다고 단단히 벼르면서 짐까지 문 앞으로 옮겨 놓았다.
그런데 웅웅거리는 소음이 짐과 함께 옮겨왔음을 깨달았다.
황급하게 가방을 열고 안을 뒤져보니 배터리로 작동하는 칫솔이 돌아가가고 있었다.





나는 4명의 딸을 길렀는데, 이제 우리 다섯 모녀가 똑같은 크기의 옷을 입게 되었다.
내 빨래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는 내 속옷에다 'Mom' (엄마)이라고 박아넣었다.
어느날 아침 화장대 서랍이 텅 빈 것을 본 나는 곧장 딸들에게로 가서 물었다.
"너희들 중 누가 'Mom'이라고 쓰인 속옷을 입었는지 말해 !"
"천만에요." 세째 딸 카렌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우린 모두 'Wow'라고 쓰인 속옷을 입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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