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들어간 내 아들은 자기 사물함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릴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여름 내내 그애는 번호를 외우고 여는 법을 연습하곤 했다.
개학일에 이르러 그애는 아주 능숙하게 사물함을 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날 오후 그애는 우울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왔다.
"무슨 일이 있었니 ?" 내가 물었다.
"네."
그애가 대답했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모양이구나 ?"
"아뇨, 어떤 게 내 사물함인지 잊어버렸어요."





내가 자원해서 맡은 4학년 학급에서 브래드는 가장 똑똑한 아이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아듣게 설명하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를 특히 당황하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브래드가 자신은 이미 많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 더 다닐 필요가 없다고 말했던 것이다.
"정말 그럴 작정이니 ?"
내가 놀라움을 감추며 말했다.
"겨우 4학년의 학벌로 뭘 하며 살아가려고 그러니 ?"
그러자 브래드가 대답했다.
"3학년을 가르치죠."





내가 새로 맡은 교구는 대부분이 도시 지역이지만 도시와 거의 맞붙다시피 한 농촌마을 한 곳이 들어 있었다.
이 마을 한 농가의 가정방문에 나선 나는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자신이 없었다.
그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십대인 그 집 딸이 전화를 받았다.
딸이 설명을 해도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하자 아버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이 전화 받아서 신부님께 갈 길 좀 인도해 주세요 !"





내가 8살때 내 누이들과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어머니는 취침시간에 대해 매우 엄격하셨다.
나는 매주일 어머니께 그 당시 유명한 TV쇼인 '나와 타인'을 보게 해달라고 졸랐지만 어머니는 요지부동이셨다.
30년 후 나는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그 프로가 재방영된다는 TV프로 예고를 보고 너무나 기뻤다.
다음날인 수요일 밤 7시 29분, 나는 안락의자에 편하게 자리를 잡았다.
내 가족들에게는 어떤 이유로도 나를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해 두었다.
그때 전화가 울렸고 내 아들 안토니가 내게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할머닌데요, 아버지 오늘 밤 좋아하는 그 프로 보셔도 된대요."





탁아소에 맡긴 아들을 데리고 나오는데 게임기를 두고 아이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다툼은 전에도 곧잘 벌어지곤 했었다.
나는 승용차에 오르면서 아들 사무엘에게 너도 게임기를 두고 저런 식으로 싸우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들이 주저없이 대답했다.
"난 그럴 짬이 없어요. 저렇게 싸움이 시작될 때 엄마가 오시니까요."





내가 복무하던 부대의 내무반에는 금붕어 몇 마리가 들어 있는 어항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한 신참병이 물을 갈아주다가 그 어항을 깨뜨리고 말았다.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한 고참병이 물었다.
"네가 매일 물을 갈아주기 귀찮아서 어항을 깨뜨렸지 ?"
"아닙니다. 금붕어들이 뛰어놀다가 어항을 깨뜨린 겁니다."
신참병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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