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아이의 어머니인 나는 그애들 하나하나를 낳으면서 겪은 극심한 고통을 식구들이 다 알아주려니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13살 먹은 아들녀석이 학교에서 보건시간에 부인이 어린애 낳는 비디오 테이프를 본 얘기를 하면서
부인이 몹시 괴로워하더라고 했다.
그 소리를 듣고 나는 ‘옳지. 이 녀석이 이제야 이 에미가 저를 낳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알아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녀석은 엉뚱한 소리를 했다.
“아버지가 그런 광경을 다섯 번이나 봐야 했다는 걸 생각하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차를 맡기고 기다리는 동안 나는 거의 다 완성한 담요를 마저 짜려고 코바늘을 꺼내 뜨개질을 했다.
어떤 여자가 내가 있는 방에 들어오더니 내 건너편에 앉았다.
잠시 후 그 사람은 일어서서 초조한 듯 왔다갔다하더니 방을 나갔다.
그 여자는 조금 있다 다시 들어와 다른 의자에 앉았다.
얼마 후 그 사람은 나에게 다가와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것 여기 오셔서 시작한 것은 아니지요 ?"
내가 다니는 교회에는 35살 이상 먹은 미혼 남녀들만이 가입하는 그룹이 있다.
나는 혹시 좋은 남편감을 만날 수 있을 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 그룹이 주최하는 오찬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식당에 들어서자 약 300명쯤 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이 나같은 여자들이었다.
그러나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으므로 나는 아무데나 빈 자리에 가서 앉았다.
조금 있으니까 여섯 명의 남자가 들어오더니 내 자리 옆에 와 앉았다.
모두 젊고 잘 생긴 남자들이었다.
나는 은근히 좋아하면서 이 남자들이 아마 내가 입고 온 새 옷에 끌린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들은 제 각기 자기 소개를 하고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그러나 내 바로 옆에 앉은 남자가 내가 혼자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그들은 내가 앉은 자리가 뷔페 테이블에서 제일 가깝기 때문에 내곁으로 왔다는 것이었다.
스코틀랜드에 조그만 성을 소유하고 있는 내 친구 부부는 단체 방문객들에게 성 내부를 구경시켜주곤 했다.
한번은 그 집 남편이 사람들을 안내하다가 자기 아내를 만났는데 아내는 부스러진 빵조각을 담은 바구니를 들고 현관문 옆에 서 있었다.
방문객 한 사람이 그것이 좀 별난 스코틀랜드 풍속쯤 되는 줄로 착각하고 빵 한조각을 집어 입에 넣었다.
다른 방문객들도 그를 따라했다.
그 남편은 방문객들이 당황할까봐 아내가 닭장에 모이를 주러 가던 중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 아버지는 근처에 있는 대학 축구팀의 열렬한 팬이다.
최근 축구시즌이 시작되면서 그 대학팀이 처음에 별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아버지는 매주 토요일 오후만 되면 텔리비전 앞에 앉아서
소리를 지르곤 하셨다.
하루는 아버지가 속이 상했는지 크게 고함을 지르시는 소리가 나더니 곧 잠잠해졌다.
이상하게 생각한 어머니가 거실에 가 보니까 아버지는 조용히 2차대전 때의 전쟁영화를 보고 계셨다.
아버지의 설명인즉 : “우리 팀이 분명히 이기는 프로를 보려고 채널을 돌렸지."
결혼을 했다가 다시 홀몸이 된 내 친구 하나는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재산을 상속받았다.
그런데 자기 이름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니까 일이 쉽지가 않았다.
발급신청서의 '인정할 수 있는 생계수단'난에 적어넣어야 할 '남편과 직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휘발유회사에 낼 신용카드 신청용지를 보더니 상을 찌푸리면서 “질문을 좀 제대로 하면 좋았을걸” 하고 못마땅해하면서도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그런데 이 신청서마저 거절을 당했다.
약이 오른 그 친구는 가솔린회사에 편지를 썼다.
'난 지금 남편이나 고용주보다도 더 든든한 것을 갖고 있다구요. 나는 당신네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단 말예요.
당신네 회사가 든든해야 나도 역시 든든한 거 아니겠어요 ?”
2주일 후 그 친구는 신용카드를 받았다.
'웃다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일,저런 일 (614) (0) | 2018.12.06 |
---|---|
이런 일,저런 일 (613) (0) | 2018.11.29 |
이런 일,저런 일 (611) (0) | 2018.11.29 |
이런 일,저런 일 (610) (0) | 2018.11.22 |
이런 일,저런 일 (609) (0) | 2018.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