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국영 엘알항공사가 취항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의 얘기.
런던 공항의 지점장은 비행기가 연료 공급을 받는 동안 그 비행기에 실린 개를 활주로에 끌고나와 산보시키는 따위의 과외의 서비스도
해 주곤 했다.
어느날 정시보다 좀 일찍 착륙한 비행기의 화물을 점검하던 중 지점장은 털이 복슬복슬한 독일산 셰퍼드 비슷한 몸집 큰 개를 보았다.
그놈은 지점장을 보더니 좀 밖에 나가 보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냈다.
마음 약한 지점장은 짤막한 로프를 구해서 개의 목을 묶고는 사랑스럽다는 듯 어루만져주고 활주로를 함께 달리기도 했다.
개는 행복에 겨워 흥겹게 달렸다.
하도 덩실대고 쿵쿵대며 달리는 바람에 지점장은 이 유난히 극성스러운 개와 보조를 맞출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결국 지점장은 몇번 그놈의 머리를 다둑거려 작별을 고하고는 다시 개장속에 집어 넣었는데 사무실로 돌아와 훑어본 편지 뭉치에
이런 긴급 전보가 끼어 있었다.
「런던 동물원으로 보내는 이리가 수송되고 있슴을 알림. 절대적인 주의를 요함.」
내 사위는 덴마크의 작은 도시에 있는 운전 교습소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가끔 도시의 거리 모형을 그려 놓고 이런 거리에서는
이렇게 해야 하고 저런 거리에서 저렇게 운전해야 된다고 가르치곤 했다.
학생들은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커브길을 돌아가는 법,건널목이나 교차로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을 배우면서 그때그때
자신의 운전솜씨를 평하게 되어 있었다.
어느 날 새로 들어온 학생이 그런 절차를 밟고 있었는데 그 학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면서 운전하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 사위 피터가 말했다.
“좋아요. 잘했어요, 그러나 운전하면서 무엇인가 말을 하게 돼 있잖아요 ?”
그러자 그 학생은 그의 연습용 자동차를 다시 출발점으로 가지고 오더니 “미안합니다” 하고는 다시 차를 타고 떠나 코스를 돌기 시작하면서
“부릉 부릉 부릉” 하고 차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우리 딸이 일하고 있는 공항 터미널 바닥에는 거대한 세계지도가 상감되어 있다.
어느 날 저녁 딸아이는 그 지도 위에서 식사를 들고 있는 한 젊은 부부를 발견했다.
그 부부는 우아한 린네르 식탁보와 굽 높은 잔에 술까지 따라 놓고 제법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건물안의 정돈을 책임지고 있던 딸아이는 부부에게 지도 위에서 식사해서는 안된다고 꾸짖었다.
그러나 부부의 설명을 듣고 난 딸애는 자리를 옮기라고 말할 용기를 잃고 말았다.
그들은 갓 결혼한 부부로, 자기들이 꿈속에서 그리던 신혼여행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여기라고 말하더라는 것.
그 부부는 바로 하와이 위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뼈가 시린 어느 가을 밤, 초인종이 울리기에 나가봤더니, 우리 고장의 지방의원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가 빗물이 줄줄 흐르는
우산을 받고 서 있었다.
“금년 선거에서 진정 현명한 선택을 하시라고 찾아 왔습니다." 그 사람이 말했다.
“제가 비가 쏟아지는 밤에 바깥에 나오는 바보인지, 아니면 이처럼 궂은 밤에도 일을 내보낼 수 있는 사람인지를 결정하시라고요"
나는 그 사람에게 표를 찍었다.
남편과 나는 언제나 집안 일을 교대로 하고 있다.
내가 싫어하는 설것이를 남편이 하기도 하고,남편이 싫어하는 잔디깎기를 내가 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 우리는 서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이,내가 잔디를 깎고 있는 동안 남편이 느긋하게 쉬고 있는 것을 보고 남편을 노려볼 때마다 남편은 몹시 난처해했다.
하루는 남편이 내가 잔디를 깎을 때 입을 T셔츠를 하나 사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T셔즈 앞 쪽에는 큰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셔츠 등쪽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그이는 설것이를 하니까.”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어느 날 밤이었다.
친구와 함께 대학에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휘발유가 떨어지고 말았다
눈 속에서 덜덜 떨면서 무한정 기다린 우리는 지나가는 차를 간신히 얻어타고 주유소로 갔다.
우리의 궁한 사정을 이야기 하고 휘발유 한 통을 구하여 대금을 치르는데 주유소 종업원이, “통값의 보증금으로 5달러를 더 내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사람을 믿지 않는 데 화가 났지만 마지 못해 5달러를 더 지불하고,다시 우리 차가 있는 곳까지 가야할 일을 걱정하면서 문쪽으로 향했다.
그때 눈보라가 날리는 바깥 풍경을 응시하던 그 종업원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런 날씨에 나들이를 해서는 안되지.”
그리고는 우리쪽으로 돌아서며 자기 주머니에서 꺼낸 열쇠를 내밀었다.
“내 차를 타고 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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