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0대 때부터 골초였으나 내가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게 어느 날 갑자기 담배를 끊게 되었다.
그러자 갑자기 체중이 불어나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가 멋적게 되었다.
친구가 혹시 용케 담배를 끊었다고 칭찬이라도 하면 나는 “하지만 이렇게 몸이 나는 것 좀 보라구” 하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런데 한 친구가 나한테 던진 대답은 언제나 내가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정진 말이었다.
“이것 봐. 그런 걸 가지고 뭘 걱정을 하나 ? 대신 자네는 그 몸무게를 뺄 시간을 가질 만큼 수명이 늘지 않았나 ?"





주말치고는 유난히 정신을 못 차리게 바쁜 주말이었다.
그래서 집안 일은 월요일까지 미루기로 했다.
마침 의자에 몸을 도사리고 앉아 책을 보려고 하는데 옛 친구들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볼 일이 있어 왔는데 우리 집에 잠깐 들르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허겁지겁 서둘러서 먼지도 털고 진공 청소기로 청소를 하는 등 부산을 떨어야 했다.
급히 서둘렀는데도 부엌을 치우려고 할 때쯤에는 친구들이 당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급한 대로 설것이도 하지 않은 더러운 접시들을 모아다 오븐 속에 처넣고 나니 초인종이 울렸다.
옛 친구들이 손에 냉동 피자를 들고 문간에 서 있었다. 





아내와 나는 연회장을 나오면서부터 다투기 시작했다.
우리가 차에 탔을 때는 험한 말이 빗발치듯 오갔다.
마침 우리가 지나가고 있는 거리가 별로 좋지 않은 곳이라서 우리는 일단 말다툼을 중지하고 차문을 단단히 잠갔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다시 말다툼을 시작했다.
아내는 정말로 흥분해서 씩씩거렸는데,내가 가시돋힌 말을 몇 마디 던지자 “당장 차를 세우고 날 내려 줘요 !” 하고 소리를 빽 질렀다.
내가 길 옆에다 차를 세우자 아내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린 아내는 주위를 휘둘러보더니 황급히 다시 차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좀더 안전한 데로 가서 내려 줘요.”
그 순간 우리는 함께 폭소를 터뜨렸고 말다툼도 끝이 났다. 





우리 숙모는 집안 일을 하면서 언제나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유쾌한 할머니로 통한다.
어느 날 나는 숙모가 부르는 노래를 가만히 귀담아 들어보았다.
“가만있자,내가 열쇠를 어디다 두었더라 ?” “오븐 끄는 것을 잊지 말아야지.” 노래의 가사란 주로 이러한 것들이었다.
나는 숙모에게 왜 노래에 그런 시시한 가사를 붙여 부르느냐고 물어보았다.
“내가 이렇게 노래하는 것을 보면 식구들이 나를 행복한 노친네라고 생각할 것 아니니 ? 그러지 않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다녀 봐라.

식구들은 내가 돌았다고 양로원으로 보낼거란 말이야.”





우리 집 건너편에 사는 한 은퇴한 남자는 종종 자기 집 현관에 나와 앉아 동네 사람들의 동정을 살피며 시간을 보낸다.
나는 낮에는 학교에 나가 가르치기 때문에 옷을 수수하게 차려입지만, 밤이면 연극무대에 서기 때문에 여러가지 화려한 의상에다

가발까지 쓰고 집을 들락날락하는 일이 잦다.
어느 날 오후 남편이 쓰레기를 버리러 집 바깥으로 나가니 그 은퇴한 남자가 다가와서 이렇게 묻더라는 것이었다.
“선생은 대체 어떻게 마누라에게 들키지 않고 그 많은 여자들을 집에 끌어들여 상대하시죠 ?”
나는 후에 남편한테서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물었다.
“그래서 당신은 사실대로 얘기해 줬겠죠”
“뭐라구 ? 내가 왜 스스로 나의 그 높은 명성을 망쳐놔 ?” 





정월 초순이었는데도 플로리다주의 날씨는 몹시 후텁지근했다.
“정말 지긋지긋하군. 더위가 수그러질 때도 됐는데 어서 한파가 밀어 닥쳤으면 좋겠군 !”
내가 이웃에 사는 빌에게 이렇게 불평을 늘어놓자 그는 그저 웃기만 했다.
그런데 그날 밤 캐나다에서 밀려온 몹시 찬 공기가 플로리다주를 뒤덮었다.
다음날 아침 옷을 두툼하게 입은 빌이 우리 집에 들렀는데 얼굴이 몹시 상기돼 있었다.
“여보게,우리 경제에 대해서도 자네가 좀 어떻게 할 수 없겠나 ?” 









'웃다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일,저런 일 (655)  (0) 2019.04.03
이런 일,저런 일 (654)  (0) 2019.03.27
이런 일,저런 일 (652)  (0) 2019.03.27
이런 일,저런 일 (651)  (0) 2019.03.19
이런 일,저런 일 (650)  (0) 2019.03.1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