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기의 출산을 앞두고 우리 아들과 며느리는 자연무통분만법을 가르치는 모임에 열심히 다녔고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사모았다.
그러던 차에 어느 날 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화가 걸려 왔다.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이었다.
아기가 태어난다는 기적에 크게 감격한 우리 아들은 분만 당시의 자초지종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런데 아기를 기른다는 생전 처음 겪는 충격이 갑자기 현실로 느껴졌던지 아들이 불안한 듯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말예요, 어머니, 그 녀석이 육아법에 대한 아무런 안내서도 안 가지고 나왔어요.”





뉴욕 시내 관광을 하고 돌아다니다 시간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 공중전화박스에 들어가 0번을 돌렸다.
“교환입니다. 말씀하세요” 하는 여자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지금 몇 시나 됐는지 알려 주시겠습니까 ?” 하고 내가 물었다.
“우리는 시간은 알려드리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411 번을 돌려서 맨해턴 안내를 찾으세요. 거기서 시간을 알려 주는 번호를 물어서

그리 거시면 됩니다"
다시 전화 다이얼을 돌리는 것이 귀찮아서 “여보세요, 댁에서 차고 있는 시계가 있을 게 아네요 ?” 하고 물었다.
교환수는 잠시 말이 없다가 하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지금 5시 30분이에요. 하지만 저한테 들은 걸로 하시면 안됩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손수 일하시기를 좋아하시는 우리 부모님이 지하실을 다시 깨끗이 정리하고 계셨다.
두 분은 털 보풀이 긴 밝은 오렌지색 카페트를 끄집어 내어 마름질을 하려고 바깥의 잔디 위에 펼쳐 놓았다.
동네 사람들은 도대체 뭘하려는가 하고 호기심에 찬 눈으로 내다보았다.
얼마 뒤에 이웃집의 열서너 살짜리 딸이 나와서 한마디 했다.
‘‘우리집에서 투표를 했는데요. 제가 우리 가족의 의견을 전해드릴 사람으로 뽑혔답니다.
우리 가족에게도 그 카페트에 대해서 한 가지 의견을 말씀드릴 기회를 주신다면 댁의 잔디를 지금 있는 그대로 놔두셨으면 더 좋겠다는

의견입니다.”





우리 딸의 결혼식을 알리는 청첩장을 돌리고 나서 얼마 있으니 뉴저지주의 조그만 마을에 있는 우리 집으로 회답 우편물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어떤 봉투에는 수신자로 신랑의 이름이 적혀 있는가 하면,어떤 봉투에는 딸의 이름이 적혀 있기도 하고,집 주소나 우편번호가 적혀

있지 않은 것도 있었다.
그래도 그런 우편물들이 용케 우리 집에 배달됐다.
그런데 거의 막판에 편지 한 통이 왔는데 겉봉에는 '멜리사와 돈'이라고 딸과 사위가 될 사람의 이름만 적혔을 뿐 성도 주소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런데 그 편지 봉투 하단에 어떤 우체국 직원이 이렇게 적어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 “보자 보자하니까 정말 너무 하시는 군요.” 





남편과 나는 지난날의 추억을 더듬으면서 아이들을 키우던 얘기를 하고 있었다 一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첫 걸음마를 하던 일,

유치원에 보내던 일, 리틀리그 야구팀에 넣었던 일, 그리고 이가 가지런히 자라도록 치열교정틀을 끼워주던 일들을.
그런데 얘기가 막내의 대학 졸업에 이르자 남편은 갑자기 입을 다물고 뭔가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우리가 살아온 세월 동안에 어느 때고 후회해 본 일이라도 있어요 ?” 하고 내가 물었다.
“아냐,후회라니 무슨 ?” 남편의 대답이었다.
“난 지금 그 때 우리가 데이트하면서 무슨 얘기를 했더라하고 기억을 더듬고 있는거요.’'





조그마한 교회의 목사로, 결혼한 지 얼마 안 되는 내 친구는 생활비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늘 궁리한다.
어느 날 친구는 자기 아내와 함께 쇼핑을 하러 갔다가, 아내가 시장 바구니에 자기에게 줄 생일축하 카드를 한 장 집어넣는 것을 보았다.
친구는 그 옆으로 다가가서 아내가 고른 카드를 찬찬히 읽어 본 다음, 아내를 쳐다보며 이렇게 밀했다.
“여보,고맙소. 이제 읽어봤으니 됐소. ”
그리고는 그 카드를 아무말 없이 원래 놓여있던 진열대에 다시 갖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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