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오와주의 평원에서 자란 내 친구는 몬태나주 그래시어국립공원의 산불감시원으로 취직되어 무척 흥분했다.
매일 조심스럽게 숲에서 불이 나는지 살펴보던 그 친구는 어느 날 저녁 늦게 지평선 쪽에 오렌지 색깔의 빛이 붉게 비치는 것을 보았다.
친구는 침착하려고 애쓰며 산불의 위치를 쌍안경의 파인더로 확인하여 중계초소에 무전으로 연락했다.
즉시 소방대가 편성되어 산불을 끄게 될 것인바, 이는 자기가 기민하게 처리한 덕분이라고 확신하며 싱글벙글했다.
경보를 보내고 나서 한 30분쯤 지났을 때, 그 친구는 산불이 계속 타고 있는지 그리고 더욱 번지고 있는지를 묻는 무전연락을 받았다.
다시 쌍안경을 집어 들고 수평선 쪽을 내다본 친구의 눈에 들어온 것은 나뭇가지 끝에 걸려 있는 오렌지 색깔의 커다란 달이었다.
한 백화점 지배인의 집으로 저녁식사시간 무렵 전화가 걸려 왔다.
달콤한 목소리의 여자가 그에게 물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어,잘 있었죠." 지배인이 대답했다.
“좋아요.” 여자가 말했다. “잘 계시다니 기쁘군요.”
“어,음, 저기- 제가 아는 분인가요 ?” 지배인이 물었다.
“우린 만난 적이 없어요.” 여자가 대답했다. “하지만 그냥 전화를 걸고 싶었어요.”
“오.” 지배인이 말했다. “저,음,지금 저녁식사시간이고 또 손님들이 있어서…”
“저녁식사시간인 줄은 저도 알아요.” 여자가 말을 받았다.
"그렇지만 당신은 사람들이 이 시간에 전화거는 것을 좋아하잖아요.”
“어- 뭐라구요 ?” 지배인이 반문했다.
“당신 회사에 있는 통신판매원들이 이 시간에 제게 전화를 종종 걸어 크레딧카드를 팔려고 하거든요.” 여자가 말했다.
“나는 흥미가 없다고 그 사람들에게 말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은 계속 전화를 걸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제게 전화할 때마다 당신에게 전화를 걸기로 작정했어요.”
“어, 잠깐만…” 지배인이 말을 가로채려고 했다.
“제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 드리겠어요.” 여자가 말을 이었다.
“그러면 그것을 통신판매원들에게 전하세요. 그 사람들한테 제가 전화를 받을 때마다 저도 댁한테 전화를 하겠다고 하더란 말도
아울러 전해 주세요. 안녕히 계세요.”
그 여자는 그 후부터 성가신 전화를 받지 않게 되었다.
우리 친구 하나가 자기 보트를 등록하려고 신청서를 냈다.
얼마쯤 지났는데도 아무런 회신이 없어 그 친구는 해당기관에 전화를 걸었다.
그가 통화한 젊은 여자는 재치가 있고 공손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여자가 말했다.
그 여자는 잠시 후 친구의 신청서를 찾아 가지고 다시 수화기를 들더니, 신청서에 대한 처리가 끝나 곧 회신이 갈거라고 하면서
사무처리가 지연된 것에 대해 사과까지 했다.
그와 같은 기민한 대응과 공손한 태도에 압도된 친구는 그 여자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렇게 덧붙였다.
“제가 정부기관으로부터 이처럼 능률적이고 예의바른 대접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머,고마와요.” 그 여자가 대꾸했다.
“아마 제가 이곳에 새로 왔기 때문일거예요.”
뉴욕에 있는 어느 의류제조회사 사장은 어찌나 성질이 고약스러운지 늘상 쓰레기통을 발로 찬다거나 회계장부를 벽에다 집어 던지는
따위의 실내 운동을 하는 작자였다.
그런데 그 사람 비서는 항상 졸린 듯한 눈빛을 하고 조용히 앉아서 침착하게 자기 일만 하는 여자였다.
풋나기 회계사로 임시 고용되었던 나는 사장실 가까이에 책상을 하나 놓고 일을 했다.
날이면 날마다 나는 성격상 두 극단을 달리는 사장과 여비서를 볼 때마다 놀랍기만 했다.
그리곤 도대체 두 사람이 어떻게 함께 일을 할 수 있으며 서로의 성격을 개인적으로 참고 배기는지조차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느날 오후였다.
사장실에서 고래고래 떠드는 소리가 한참 들리더니 이윽고 전화기를 꽝 놓는 소리와 함께 소란은 절정에 이르렀다.
곧 이어 의자를 너무 제끼고 앉는 바람에 사람과 의자가 함께 뒤로 나뒹굴어져 바닥에 세게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순간 나는 벌떡 일어나 사장실로 달려 들어 가려 했으나 여비서는 나를 올려다보지도 않고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장님이 다치셨으면 나를 불러들이실거예요. 다치지 않으셨을 경우 바닥에 벌렁 넘어져 있는 자기 꼴을 당신이 본다면 용서하지
않을거예요. 당신을 다른 회계사로 바꿔친다 이거죠. 사장님이 돌아가셨다 해도 당신이 그렇게 서두를 이유가 없지 않아요 ?"
나는 두 사람이 어떻게 함께 일하며 지내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승객들이 비행기에 탑승하자 모두들 옷을 벗어 정리해 두느라고 통로가 몹시 붐볐다.
그런데 여승무원 한 사람이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느라 애쓰고 있었다.
와글거리는 승객들 사이를 한참 비집고 나아가던 그 여자는 지친 둣이 중얼거렸다.
“마치 내가 강을 거슬러올라가는 연어가 된 기분이야.”
잠시 후 한 남자가 그 승무원에게 점잖게 물었다.
“당신은 연어가 왜 강을 거슬러올라가는지 그 이유를 아십니까 ?”
프랑스 마르세유에 사는 한 청년은 가게나 잡화상 건물 외부에 페인트 칠을 해서 살아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이제까지 작업 도중 세 번이나 사다리에서 떨어져 부상했다.
“행인들은 진열장 안을 들여다보는 데 정신이 팔려서 내가 올라가 작업하는 사다리를 못 보지 뭡니까 ?
또 물건을 가득 실은 손수레나 유모차로 사다리를 들이받으니 안 넘어가고 배깁니까 ?” 청년은 이렇게 불평했다.
마침내 참다 못한 그 프랑스청년은 이런 경고문을 사다리 앞에 붙여 놓게 되었는데 : “위험. 벌거벗은 청년이 위에서 페인트 작업중.”
“이제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를 쳐다보게 되었답니다. ” 청년이 하는 말이다.
'웃다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일,저런 일 (681) (0) | 2019.09.18 |
---|---|
이런 일,저런 일 (680) (0) | 2019.09.18 |
이런 일,저런 일 (678) (0) | 2019.08.29 |
이런 일,저런 일 (677) (0) | 2019.08.29 |
이런 일,저런 일 (675) (0) | 2019.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