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캘리포니아의 해변가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할 때 있었던 일이다.
취직한 지 얼마 안되는 어느 날, 밖을 내다보니 두 아이가 물가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동물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개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열려 있는 창문으로 뛰어나가 바닷가로 달려갔다.
물에 뛰어들어가려고 옷을 벗고 있는데 마침 조깅을 하며 지나가던 사람이 물었다.
“왜 그러는거요 ?”
“저 개를 건져내야 해요.”
그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다.
나는 중부지방인 미주리주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하긴 그 지방에는 바다사자가 없지.”





부엌을 개조하기 위해 고용된 목수가 작업을 하러 왔는데 집주인은 목수가 집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은 체 외출을 하고 없었다.
목수가 안에 들어가보니 싱크대와 그 주변에는 음식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접시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 그릇들을 모두 닦고 훔쳐서 깨끗이 치워 놓았다.
나중에 그가 동료들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동료들은 그 집주인의 처사에 분개하면서 왜 설거지까지 해주었느냐고 그를 나무랐다.
그러자 그 목수가 대꾸했다.
“그 집주인이 설거지를 한 대가를 목수 노임으로 쳐서 주려고 했다면 나쁠 거 없잖아 !” 





인쇄소에서 근무하는 우리들은 고객들에게 인쇄기계가 매우 복잡하게 보인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가끔 있다.
한번은 우리 여직원이 어떤 여자손님에게 복사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그 복사기는 확대,축소는 물론 간추리기,

용지 크기 변경, 명암조절 기능 등이 갖춰져 있었다.
“조작법은 아주 간단해요. 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명령만 하면 되거든요. 그러면 시키는 대로 해주니까요.”
그러자 그 손님은 걱정이 사라진 듯 복사기 앞으로 가더니 이렇게 명령했다.
“양면을 복사해라.” 





햄버거 식당에서 가족과 같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기저귀 주머니와 햄버거 쟁반을 들고 갓난아기를 높은 의자 위에

올려놓느라고 쩔쩔매고 있었다.
아기를 의자에 올려놓은 그는 갓난아기에게 햄버거를 조금 뜯어 주었다.
케첩이 아기의 머리에 묻으니까 그는 기저귀 주머니에서 리본을 하나 꺼냈다.
그는 그것으로 아기의 별로 많지 않은 머리를 가지런히 묶어보려 했으나 머리를 손으로 잡으려 할 때 마다 헝클어진 머리가 손에서

빠져나오곤 했다.
머리를 묶으려다가 실패하자 그는 얼굴을 찌푸리고 아기를 노려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는 자기의 야구모자를 얼른 벗더니 그것을 가장 작은 사이즈로 줄였다.
그리고는 됐다는 듯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띠고 그 모자를 아기에게 거꾸로 씌워 머리가 바람에 날리지 않게 했다.
그리고 그는 자기 식사를 끝마쳤다.





우리 고장에는 홀아비보다 과부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결혼한 지 51년이나 되는, 내가 아는 노부부가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같이 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을 때 나는 마음이 흐뭇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편은 수레를 밀고 다니고 부인은 쇼핑 리스트를 손에 들고 물건을 골라 수레 안에 담고 있었다.
그들이 슈퍼마켓 마지막 통로에 왔을 때 부인은 말린 자두를 깜빡 잊고 사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부인이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은 계란과 우유를 가져와요. 나는 가서 자두를 가져올 테니.”
얼마 후 부인이 자두를 손에 들고 돌아와 보니 남편이 자기와 나이가 비슷한 다른 여자와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부인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나 엿들으면서 가까이 다가가 자두 봉지를 수레 안에 집어던졌다.
그러자 남편과 얘기하고 있던 그 할머니가 부인을 떠밀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리 비켜요. 이 사람은 내 것이란 말예요 !”





나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뗏목을 타고 강의 급류를 타고 내려가는 '화이트 워터 래프팅'을 해보기로 했다.
우리가 뗏목을 띄우자 우리를 안내하는 사람은 자기는 경험이 많기 때문에 강의 위험한 곳들은 피해 갈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또 자신이 뗏목 뒤에 앉아서 뗏목을 조절할테니 걱정말라고 우리를 안심시켰다.
뗏목은 우리가 첫번째 급류에 도착할 때 까지는 잘 떠내려갔다.
첫번째 급류에 다다른 우리는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 동안 미친듯이 노를 저어 간신히 급류를 빠져나와 조용한 강물에 이르렀다.
우리는 우리의 안내원이 그래도 우리를 이렇게 안전하게 끌고 왔구나 하고 뒤를 돌아보았더니 안내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뗏목에서 떨어져 물에 빠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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