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센터에서 있었던 일.
한 젊은 부인이 자꾸 다른 곳으로 달아나 버리는 극성스런 5살 짜리 사내녀석을 잡아 두느라고 무척 애를 먹고 있었다.
한참 뒤에 그 모자를 다시 만났는 데,그 부인은 벤치에 앉아 있었고 꼬마녀석은 엄마 무릎 위에서 잠이 들어 있었다.
“엄마가 이제 한숨 돌리게 됐으니 참 다행이군요.” 내가 가까이 가서 말했다.
그 부인은 나를 쳐다보더니 지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 녀석은 지금 잠든 척하고 있을 뿐이에요. 사실은 다시 한바탕 수선을 떨려고 지금 충전시키고 있는거랍니다.”
새로 생긴 주유소에 들러서 주유기 앞에 차를 댔다.
그런데 그 주유기는 디젤유 주유기였다.
나는 한바퀴 돌아서 다른 줄의 주유기에 차를 댔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셀프서비스 주유기였다.
나는 종업원이 기름을 넣어 주는 풀서비스 주유기를 찾으려고 또 한바퀴 돌아서 다른 줄의 주유기 앞에 댔는데 이번에는 차의 주유구가
주유기의 반대편에 있었다.
다시 또 한바퀴를 돌고서야 비로소 나는 차를 제자리에 댈 수 있었다.
주유소 종업원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빙그레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아주머니, 전 카우보이들이 쓰는 빗줄 올가미를 던져서 아주머니 차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일리노이주에 살고 있을 때 심한 폭설이 내렸다.
다음날 아침 아내의 차가 대문 앞 찻길로 빠져 나가다가 미끄러져 도랑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동네 정비업소의 견인트럭이 와서 끌어내 주었다.
몇 시간 후,시내에 나간 아내의 차가 또 눈 구덩이에 빠지자 아침에 왔던 견인트럭이 다시 가서 끌어냈다.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던 아내의 차가 다시 길 옆 눈구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그 견인트럭은 세번째 출동을 해야만 했다.
그날 밤 늦게 전화가 걸려와서 내가 받아 보니 정비업소에서 온 전화였다.
“여보 ! 정비업소 사람이야 !” 내가 아내에게 고함을 질렀다.
“이제 견인트럭을 넣어 놓아도 괜찮겠느냐고 묻는데 뭐라고 대답하지 ?”
나하고 데이트를 하던 남자가 자기 가족들에게 나를 인사시키려고 나를 데리고 자기 고향으로 가는 길이었다.
공항에서 그가 금속탐지기 앞을 통과하는데 경고음이 울렸다.
그래서 그가 열쇠꾸러미,시계,쇠장식이 달린 혁대 따위를 다 따로 내놓았는데도 여전히 경고음이 울렸다.
경비원은 그가 손대지 않은 마지막 주머니 속의 것들을 꺼내 보라고 요구했다.
그이는 그제서야 마지못해 한숨을 쉬더니 벨벳 천으로 싼 금속제 보석함을 꺼내며 뚜껑을 열어 보였다.
그이는 여전히 보안검사 통로에 그대로 선 채 나에게 아내가 되어 주겠느냐고 물었다.
그의 청혼이 수락되었음은 물론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우리 아들 팀을 보면 사족을 못 쓴다.
우리 남편은 새벽 교대 일을 하기 때문에 오후 일찍 집에 돌아오게 되면 바로 때에 맞춰 팀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에게서 수없이 걸려 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식구들이 메모용으로 쓰는 혹판에는 아들에게 수전이니, 샐리니 또는 제인이니 하는 여학생들한테 전화를 걸어주라는 메시지를 아무렇게
갈겨 적어 놓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평소에 쓸데없는 짓거리를 결코 용납하려 들지 않는 남편이 한동안 아무 군말 없이 여학생들의 전화연락을 받아주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집에 돌아가 보니 흑판에 굵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
“팀, 노스뷰고등학교 여학생 전원에게 전화하도록."
우리들의 요즘 가정 생활을 보면 옛 것과 새로운 것이 기묘하게 얽혀 독특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신기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 딸 아이가 쿠키를 굽는 제 할머니를 거들어 주면서 이렇게 물었다.
“할머니, 음식을 만들 때는 꼭 앞치마를 두르시나요 ?”
''암, 그러지.”
올해로 연세가 일흔 여섯이신 할머니의 대답이었다.
‘‘이걸 둘러야 내 청바지에 밀가루가 안 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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