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조그만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이발사가 32년간의 이발사 노릇을 끝내고 은퇴했다.
그는 우리 고장 사람이 아닌 낯선 젊은이에게 이발소를 넘겼다.
내가 새 이발사에게 두번째 다녀왔을 때 아내는 새로 온 이발사가 전에 있던 이발사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나는 새 이발사에게 가서 아내가 한 말을 전해주었더니 그는 "이발소에 너무 자주 오시게 되니까 그러시는건가요 ?" 하고 물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닐세. 자네의 머리 깎는 솜씨와는 상관이 없는 얘기야. 문제는 내가 머리를 깎고 집에 갔을 때 마누라에게 들려줄 얘깃거리가 없다는

거야."





아들 네이선이 4살이었을 때 우리는 텍사스주 애머릴로에 계신 그애의 증조할머니를 찾아갔다.
우리가 할머니가 사시는 집의 현관에 모여 앉아서 과자와 레모네이드를 먹고 있는데 벌 한 마리가 식탁 위를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네이선이 무척 겁을 내길래 내가 그애를 안심시켰다.
"얘야, 네가 벌을 무서워하는 것보다 벌이 너를 더 무서워할거야. 봐라. 네 몸이 벌보다 훨씬 더 크지? 게다가 벌이 너를 쏘면 그 벌은

죽게 된단다"
네이선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물었다.
"벌도 그걸 알고 있어 ?"





삼촌이 전근해온 지 얼마 안돼서 항구 출입문으로 들어가려던 나는 삼촌이 다른 사람들과 근무중인 것을 보고 무척 반가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삼촌은 내게 형식적인 인사만을 할 뿐 전혀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삼촌은 내 차를 검사하더니 내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아가씨, 날씨가 참 좋군요. 나한테 키스해주지 않겠어요 ?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나는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겠군요."
다른 경찰관들이 눈이 휘둥그래져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나는 웃으면서 삼촌이 부탁하는 대로 키스를 해주었다.
내가 차를 몰고 떠나려 하자 내 뒤에서 삼촌의 말소리가 들렸다.
"자, 자네들 내게 커피 한 잔씩 사야 하네. 아까 말한 대로 내가 저 금발 아가씨와 키스를 했으니까."





내가 다니는 광고회사에서 어느 날 갑자기 6개월 전에 나온 한 잡지에 실렸던 광고를 찾아야 할 일이 생겼다.
사무실의 보관본이 없어져서 우리 모두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그 잡지를 찾았다.
모두들 바삐 뛰어다니고 있는데 데이비드만이 보이지 않았다.
빌딩 지하에 있는 이발소에 간 것이 분명했다.
얼마 후 데이비드가 6개월 지난 그 잡지를 손에 들고 나타났다.
"6개월이나 지난 잡지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이발소말고 또 어디 있겠어 ?"
그가 웃으며 말했다.





내 조카 토니는 상선의 선장이었다.
그런데 조카며느리가 조카와 의논도 하지 않고 선박에 대한 2개월간의 과제학습을 막 끝낸 8살 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초청 강사로 그를 등록해 버렸다.
좀 어리둥절했지만 토니는 하는 수 없이 강사로 나가서 어린 학생들에게 먼저 이런 질문을 던졌다.
"배의 선장이 무슨 일을 할까요 ?"
뒤어어 신장의 역할을 설명하려고 하는데 한 여학생이 손을 번쩍 들더니 이렇게 거침없이 대답했다
"배가 물속으로 가라앉을 때 배와 함께 들어가지요."





체코공화국에서 교직생활을 하는 동안 나는 주말이면 이곳저곳 관광을 하면서 보내는 일이 많았다.
어느 일요일 오후 체코인 동료교사와 함께 산으로 하이킹을 갔는데 여기저기서 버섯을 따고 있는 사람이 적잖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야생버섯은 함부로 먹어서는 안된다는 주의를 계속 들었던 터라 식용버섯만을 가려내는 무슨 비결이라도 있느냐고

동료교사에게 물었다.
동료는 자신도 식용버섯을 가려내는 별다른 재주가 없지만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른다며 체코 속담 한 가지를 소개했다.
"먹지 못할 버섯은 없다. 다만 몇 가지 버섯은 한번만 먹을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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