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의 위기… 몸집은 커지는데 실속이 없다

영업이익률 3년째 4~5%대



8.5%(2020년)→10%(2021년)→4.7%(2022년)→4.8%(2023년)→5.1%(올해 상반기).


한국 스타벅스의 최근 영업이익률 추이다. 
1999년 1호점을 내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 스타벅스가 어느덧 1900여 개까지 매장이 늘고, 연 매출도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실속이 떨어지는 외화내빈(外華內貧)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저가 커피 업체들이 수천 개의 매장을 내고 많게는 4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고객과의 ‘인간적 소통’을 철칙으로 여겼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진동벨을 배치한 매장을 100개 가까이로 늘리고, 키오스크 설치도 검토하는 등 이전에는 터부시했던 대책도 내놓으며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한국 스타벅스뿐 아니라 글로벌 스타벅스도 실적 부진에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위기에 맞서고 있다.

 

 




스타벅스는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내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몸집을 키워 왔다. 
매년 매출과 매장 수가 급증했다. 문제는 실속이다. 
이마트는 지난 2021년 7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손잡고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갖고 있던 스타벅스 코리아 지분 50%를 인수했다. 
미국 본사가 갖고 있던 지분 50% 중 이마트가 17.5%, GIC가 32.5%를 인수하면서 이마트는 기존 보유 지분에 더해 스타벅스 코리아의 지분 67.5%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됐다.


공교롭게도 이마트가 최대 주주가 된 이듬해인 2022년 영업이익률은 4.7%로 뚝 떨어졌다. 
작년에도 스타벅스 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4.8%에 머물렀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정이 조금 나아졌지만, 영업이익률은 5.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모든 커피 전문점이 위기인 건 아니다. 
컴포즈 커피는 작년 영업이익률이 41.3%에 달한다. 
메가MGC커피(18.8%), 더벤티(14.4%) 등도 스타벅스 코리아에 비해 월등히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생기면 주변 커피 전문점이 문을 닫았던 과거와 달리 높은 회전율과 박리다매를 내세운 저가 커피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생기면서 스타벅스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컴포즈 커피와 메가MGC 커피의 가맹점 수는 각각 2600여 개, 3000여 개에 달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가맹사업을 하는 회사와 달리 넓은 매장을 운영하고 많은 인력이 투입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고객과의 인간적인 소통을 철칙으로 여겨왔다.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고객의 이름을 직접 부르고, 제조한 음료를 직접 전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타벅스가 ‘감당할 수 있는 사치’라고 불리며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인기를 끈 이유다. 하지만 스타벅스 코리아는 최근 이 철칙도 바꾸는 모양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일부터 이전에 없던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고, 온라인스토어를 강화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진동벨을 배치한 매장이 90여 개로 늘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최근 키오스크 설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내부적으로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 회복을 목표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도 실적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글로벌 스타벅스는 지난 2분기(4~6월) 전 세계에서 625개의 새 매장을 열었다. 전체 매장수는 3만9477개가 됐다. 1년 전 3만7000개였던 매장이 2477개 늘어난 것이다. 매장이 2000개 넘게 늘었는데,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특히 전 세계 매장의 61%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매출 감소세가 스타벅스 위기론에 힘을 실었다. 
북미 지역 매출이 1분기와 2분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3% 줄어들었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커피 시장이 된 중국에서의 매출은 1분기 11% 줄었고, 2분기에는 14% 감소했다. 
스타벅스는 작년 중국 브랜드인 루이싱커피에 중국 매출 1위 자리를 빼앗기는 굴욕도 맛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타벅스는 최근 모바일 주문 증가 등으로 음료 제조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고객들을 기다리게 만들고, 바리스타들도 지치게 만들었다”며 “동시에 가격 인상, 직원들의 이직, 충성 고객의 감소 등으로 실적이 부진해졌다”고 지적했다. 
저렴한 데다 빠르게 픽업할 수 있는 경쟁 브랜드가 잇따라 생겨난 것도 스타벅스의 아성을 흔들고 있다.


위협 요소는 계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을 타깃으로 삼기도 했던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 7월 스타벅스의 지분을 확보하고 주가 부양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 이슈도 있다. 지난 1일 스타벅스 노조에 가입한 매장이 500개를 돌파했다. 2021년 처음 스타벅스 노조가 만들어진 뒤 노조에 가입한 바리스타는 1만1000명이 넘는다.


위기가 계속되자 스타벅스는 지난 8월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CEO였던 브라이언 니콜을 새 CEO로 선임했다. 

니콜은 “일부 지역, 특히 미국에서 우리는 항상 만족스럽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본래 스타벅스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241011)



 

 

 

출산과 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로 20대나 40·50대보다 낮았던 30대 여성의 고용률(인구 중 취업자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었다. 
30대 여성 10명 중 7명은 일한다는 뜻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고용률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은 10대 후반보다 20대가 높고, 출산과 육아 부담이 큰 30대에 낮아졌다가 40·50대에 다시 높아지고 60세 이후 꺾이는 패턴을 보였다. 
그래프로 그리면 알파벳 ‘M’ 자와 비슷하다고 해서 ‘M 커브(M-curve)’로 불렸다. 
하지만 일·가정의 양립 문화가 확산되면서 여성 경력 단절의 상징인 M 커브가 사라진 것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여성 고용률은 지난해 68%로 40대(66%)와 50대(67.8%)를 제치고 전체 연령대 가운데 1위가 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1년 전에는 30대 여성 고용률(64.4%)이 50대(66.8%)와 40대(64.7%)에 이어 3위였다. 
올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30대 여성 고용률이 70.9%로, 처음으로 70%대로 올라섰다.


20년 전인 2004년 여성 고용률은 20대 59.3%에서 30대 53.1%로 꺾였다가 40대에 62.9%로 다시 높아지는 M 커브 형태가 뚜렸했다. 
하지만 비혼(非婚)주의가 확산하고 저출산 추세가 이어지면서 30대 여자 고용률이 점차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대 들어서는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 등 일하는 엄마와 아빠를 위한 각종 제도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작년과 올해 2년 연속으로 30대 여성 고용률이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성 고용률 그래프가 남성처럼 완만한 ‘역(逆)U자 형’에 수렴해가고 있다”며 “일과 가정 문제가 충돌하면 여성이 가정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깨진 결과”라고 했다.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 직원으로 일하는 A(42)씨는 육아휴직 기간이던 지난 7월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했다.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담당하는 특수직으로 채용된 A씨는 이미 육아휴직을 두 번 썼고 지난해 7월 셋째를 출산하면서 세 번째 육아휴직에 들어간 상태였다. 
세 번의 육아휴직에도 불구하고 그는 특수직에서 처우가 더 좋은 일반직으로 전환된 데 이어 승진까지 하게 됐다. 

이 은행 관계자는 “최근 여성들이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고 있고, 육아휴직에 따른 인사 불이익도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일을 그만두지 않고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육아는 부부 공동의 몫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국내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M커브(M-curve) 현상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M커브 현상이 심각했던 일본도 30대 여성 고용률이 70%대를 넘어섰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10만4996명 수준이던 육아휴직자 수는 2022년 19만9976명으로 거의 2배가 됐다. 또 지난 2015년 남성의 육아휴직급여 수급 비율은 5.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5배인 28%로 급증했다. 
여성 외에도 육아를 위해 휴직하는 남성 비율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과거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지금 청년 세대에서는 부부가 분담해야 할 일로 바뀌었다.


특히 과거에는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관행이 만연해 있어, 아이를 키우려면 일을 아예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육아는 여성 경력 단절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점차 자리 잡으면서 여성 경력 단절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 한 광고 회사에 다니는 여성 B(37)씨는 지난 2022년 1년간 육아휴직을 쓰고 복직했지만, 복직한 직후 과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요즘엔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인사 평가를 하기 때문에 육아휴직 사용 여부가 인사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건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육아 지원을 위해 직장 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619곳에 불과하던 전국의 직장 어린이집은 지난해 1308곳으로 10년 새 2.1배로 증가했다. 
직원들이 육아 부담을 덜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아이를 낳은 엄마들의 평균 출산 연령이 33.6세로 높아졌는데도 일하는 30대 여성 비율이 더 올라간 이유다.


선진국들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 인구 감소에 맞서기 위해 여성 경력 단절 해소를 주요 과제로 추진해 왔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M커브 현상이 뚜렷했던 일본은 10여 년 전부터 30대 전후 엄마들이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일·가정 양립 정책을 펼쳤다. 
2013년 당시 아베 신조 총리 체제의 일본 정부는 저성장 탈출을 위해 ‘여성 활약’을 내걸고 2020년까지 여성 고용률을 70%대로 높이겠다고 했다. 
2015년 ‘여성활약추진법’을 제정, 여성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보육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30~34세 일본 여성 고용률은 75.4%로 2012년(56.2%)보다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일본의 전체 연령대 여성 고용률은 72.4%(2022년 기준)로 G7 중 독일(73.1%), 캐나다(72.8%)에 이어 셋째로 높다. 
다만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장기 저성장 터널에서 벗어나려면 일하는 엄마가 더 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여성 고용 증대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241017)


☞M 커브(M-curve)

20대에 늘어나던 여성의 경제활동이 결혼과 출산, 육아를 겪으며 30대에 줄어들었다가 다시 40·50대에 늘어나는 현상.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가 심각한 한국과 일본의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 그래프가 알파벳 ‘M’자 모양이라고 해서 M 커브라고 부른다.





 

 

 

 

나는 낯설다
천양희

 


우울이 우물처럼 깊다고 말할 때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노래가 좋아질 때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은 받침을 물끄러미 볼 때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동할 때


소유를 자유로 바꾼 사람을 잊어버릴 때


슬픔을 이기려고 꽃 속에 얼굴을 묻을 때


목 놓은 바람 소리 나를 덮칠 때


먼 것이 있어서 살아 있다고 중얼거릴 때


남의 고통 앞에 '우리'라는 말을 쓰고 후회할 때


흰 구름으로 시름을 덮으려고 궁리할 때


쓰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쓸 때
나는 낯설다

 

 

*조용필  「그 겨울의 찻집



 

 

 

내가 우리 반 학생의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동료 교사 한 명이 지나갔다. 
그 어머니는 그 여선생이 참 예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런 미인이 담임선생님이라면 아들녀석이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겠네요."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선생님이 담임이신 게 다행이에요."

 

 




내가 가스배달을 하던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나는 연립주택단지의 한 건물 5층 옥상으로 가스를 배달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40kg이 넘는 가스통을 어깨에 메고 낑낑대면서 계단을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 교체할 가스통을 찾고 있는데 맞은편 건물 옥상에서 한 아주머니가 나에게 손짓을 하며 이렇게 외쳤다. 
“젊은이, 그 가스 이쪽에서 주문한거야!"

 

 



우리 동네 부녀회에서 바자회를 연다고 해서 나는 옷가지 몇 벌과 남편이 작년에 사놓고 한번도 신지 않은 축구화를 내놓았다. 
그런데 그날 저녁 퇴근한 남편이 "내일부터 조기축구를 하기로 했는데 축구화가 안 보여” 하고 말했다. 
나는 이튿날 서둘러 바자회에 가서 그 축구화를 1만 원에 사와야 했다.

 

 



지난 겨울 지리산으로 등산을 갔을 때의 일이다. 
눈이 온 다음날이라 파란 하늘과 눈 덮인 산이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남편과 내가 힘들게 장터목산장에 도착했을 때 먼저 와 있던 등산객 한 사람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며 "어디서 올라오는 길입니까?” 하고 물었다. 
막 도착해서 정신이 없던 남편이 대답했다. “저 아래서요."

 

 



우리 회사 부사장은 시간엄수를 역설하기로 유명하다. 
누구든 회의에 지각하면 1달러씩 벌금을 물렸다. 
어느 날 지각한 사람이 부사장에게 벌금을 어디에 쓸거냐고 물었다. 
“내 퇴직금으로 쓸거요.” 그가 빈정대며 대답했다. 
회의 참석자 전원이 즉시 지갑을 꺼내더니 거액을 보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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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지식Q] 노벨상 준 스웨덴 아카데미… 왜 '한림원'으로 번역하나

 


24년 만에 한국인 수상자가 배출된 올해 노벨상 시즌이 끝났다. 
노벨상은 분야마다 선정 기관이 다르다. 생리의학상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물리·화학·경제학상은 스웨덴 왕립과학원, 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 선정한다. 
소설가 한강이 받게 된 문학상의 선정 주체는 스웨덴 한림원(翰林院)으로 1786년 당시 국왕 구스타브 3세가 설립한 스웨덴어·스웨덴 문학 진흥 기관이다. 
스웨덴어로 Svenska Akademien, 영어로 Swedish Academy인 이 기관을 왜 한림원이라고 번역할까.

 

 

<노벨상 메달의 모습. 메달 앞면에 노벨의 옆모습이 양각되어 있다.>

 


기원은 확실치 않지만 중국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꼽힌다. 
당나라 현종 때 설치한 왕립학술기관을 한림원이라 부른 것이 용어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붓[翰]을 든 학자들이 숲에 모여 고담준론(高談峻論)을 나눈다는 의미에서 한림원이란 이름이 지어졌다. 
이 영향을 받아 학술 기관을 한림원으로 부르는 관행이 주변 동아시아 국가로도 퍼졌다. 
실제로 통일신라와 고려 시대에는 임금의 명령을 받아 문서를 꾸미는 기관을 각각 한림대(臺)·한림원으로 불렀다.


학술·연구 단체를 한림원으로 부르는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오늘날에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 여러 학술 단체가 ‘한림원’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다만 과거에는 노벨상을 주는 스웨덴의 모든 기관을 ‘스웨덴 한림원’으로 통칭했지만, 최근에는 문학상을 선정하는 기관으로 의미가 좁혀졌다.(241017)

 

 

 

경북 경주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김모(45)씨는 지난 8월 한 고객에게서 “혼숙(混宿·남녀가 여럿이 한데 뒤섞여 잠)이 안 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냐. 혼자 가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예약 문의를 받고 어리둥절했다. 
1분쯤 지나서야 문의자가 ‘혼숙’을 ‘혼자 숙박’이라는 뜻으로 썼음을 직감하고 “혼자서 숙박하실 수 있다”고 답변했다.


수년 전 일부 청소년의 문제로 지목됐던 문해력 저하 현상이 2030 성인층 전반에서 나타나면서 일상생활 소통이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선 고교 현장에서 한자보다 영어 교육을 우선시하면서 한국어의 어휘력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며 “이대로 수십 년이 지나면 서로 같은 한국어로 소통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진학사 채용 플랫폼 ‘캐치’가 7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 시민 1344명을 조사한 결과 무려 61%가 ‘가결(可決·회의에서 의안을 합당하다고 결정함)’의 뜻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결’을 포함, ‘이지적(理智的)’ ‘북침(北侵)’ ‘무운(武運)’ ‘결재(決裁)’ ‘모집인원(募集人員): 0명’ 등 여섯 문항의 정답을 모두 맞힌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일선 어린이집 교사들은 “가정통신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은 이미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금일(今日)까지 지문 등록 동의서를 제출해 달라’고 공지하면 대부분이 금요일에 가져오고, ‘우천 시(雨天時) 행사가 취소될 수 있다’는 공지엔 “우천시(市)가 어디냐”고 묻는 식이다.


종교 기관에서도 한자어가 대부분인 경전과 교리를 신도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개신교회에선 고어체로 된 개역 성경 대신 ‘현대인의 성경’ ‘쉬운 성경’ 등을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어렵다며 아예 영어 예배로 가는 신도들이 적잖다. 불교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유명 사찰 관계자는 “법회 때마다 한글 풀이 불경을 나눠주고 진행하는데도 이마저도 이해를 못 한다”고 했다.

 

 




젊은 층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는 부실한 한자 교육이 꼽힌다.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고교학점제로 한문(한자) 교육이 더 부실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어 어휘의 70%를 차지하는 한자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며 문해력 자체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충남의 한 국어 교사는 “일상적인 한자어의 의미를 확인하는 시험 문제의 정답률이 25~35% 정도로 해가 갈수록 떨어진다”고 했다. 
울산의 한 교등학교 교감 이모(52)씨는 “수업 시수도 적고 수능도 치지 않기 때문에 한문 수업의 중요도가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 때문에 현 2030세대는 한자의 뜻을 배우지 않고 한글의 소리로만 낱말을 배운 세대”라며 “유사한 발음을 들으면 의미를 헷갈리고, 생소한 단어를 들으면 익숙한 소리로 의미를 대체하는 형편”이라고 했다. 
그래서 대충돌(大衝突)을 대충 지은 돌[石] 이름으로, 시발점(始發點)을 욕설로, 족보(族譜)를 족발 보쌈 세트의 준말로, 두발(頭髮)을 두 다리로 착각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자어에 익숙하지 않은 2030세대가 사회에 진출하면서 기성세대와의 마찰도 잦아지고 있다. 
현역병 정모(23)씨는 “입대 초반엔 ‘점호’ ‘당직사관’ ‘행정반’ 같은 단어 자체를 이해할 수 없어서 몇 달 동안 눈치로 때웠다”고 했다. 
일반 회사에서 쓰이는 구두(口頭), 반려(返戾), 품의(稟議), 송부(送付), 하기(下記) 같은 단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해 ‘성인 대상 문해력 과외’를 받는 젊은 직장인들도 있다. 
이 과외를 하는 강사 이승화(36)씨는 “한자어는 대부분 이해하지 못하고 문장을 구성해도 주술 호응이 안 되며, 그나마 서너 문장을 잇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 결과, 성인 종합 독서율은 43%였다. 
10명 가운데 약 6명이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10년 전(72.2%)보다 대폭 감소한 수치다. 
오현석 부산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독서를 하면 정확한 한자어 뜻을 몰라도 단어 간 유추 능력으로 어휘력을 늘릴 수 있는데 현 상황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신종호 교수는 “한자 중심 문화에 속한 한국의 특성상 학술 용어 등 대다수 전문 용어는 순수 우리말이 아닌 한자어로 돼 있어 한자를 이해하지 않고는 그 개념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덕호 사단법인 국어문화원 연합회장은 “젊은 세대에게 한자어의 개념과 기원을 익히도록 해 우리말로서 한자어에 익숙해지도록 교육 체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오현석 교수는 “청소년의 문해력 문제가 성인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데, 제도권 교육을 떠난 성인들이 어휘력·문해력을 높이기 가장 좋은 방법은 원론적이지만 꾸준한 독서”라고 했다.(241009)


 

 

 

유튜브 채널로 돈을 벌고 있는 국내 유튜버 A씨는 2021년 3월부터 유튜브 측에서 ‘미국에 세금을 내야 하니 영문 이름과 거주지, 법적 주소 등 세금 정보를 제출하라’는 공지를 받았다. 
A씨가 유튜브로 번 돈 가운데 미국 사람들이 시청해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선 미국에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세율은 해당 수익의 10%. 이를 위해 유튜브는 접속하는 인터넷 주소 등을 추적해 A씨 수익 중 미국 시청자 기여분을 발라냈다. 
유튜브는 만약 세금 정보를 제때 제출하지 않으면 총수입의 최대 24%를 공제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했다.


하지만 반대 상황은 없다. 
미국 유튜버가 한국인 시청자들 때문에 번 돈에 대해 한국에서 내는 세금은 한 푼도 없다. 
7일 본지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2021~2022년) 우리나라 유튜버들이 번 수익에서 미국 시청자 기여분으로 낸 세금(외국납부세액 공제액)은 총 9억6100만원이었다. 
특히 국내 유튜버들은 한·미 조세 조약에 따라 미국에 납세한 금액만큼 국내에서 세액공제를 받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그만큼 세금이 줄어든 것이다.

 

 




유튜브의 이런 ‘차별적 과세 기준’에 대해 한국 세무 당국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구글(유튜브 운영사)이 국내에 고정된 사업장이 없는 외국 법인이라 세금을 징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재무관리학회에선 구글이 국내에서 유튜브 등의 운영을 통해 실질적으로 12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두고 5000억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추정하는 만큼, 미국과 동등하게 과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구글코리아가 공시한 작년 매출은 3653억원, 납부 법인세는 155억원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구글로 인해 국세까지 새 나간 셈”이라며 “국세청은 이 문제를 두고 지난 3년간 미국 과세 당국과 논의조차 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구글이 한국 유튜버를 대상으로 미국 세금을 원천징수하기 시작한 건 2021년 6월부터다. 
구글이 미국의 과세 강화를 위해 2020년 11월 관련 유튜브 서비스 약관을 개정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당시 카란 바티아 구글 정책 협력 담당 부사장은 “이런 체계를 적용하면 기술을 비롯한 미국 수출품에 대해 해외에서 더 많은 소득세가 발생하고, 미국에 수출하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고 했다.

 

 




한국 세무 당국은 당시만 해도 “한·미 조세 조약과 양국의 세법을 검토하고 미국 과세 당국과도 협의를 해야 한다”며 구글의 국내 유튜버들에 대한 미국 세금 원천징수를 따져보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 ‘구글의 원천징수가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으며 구글 손을 들어줬다.


구글의 원천징수 방식을 한국에서도 그대로 적용하면, 미국 유튜버들이 한국 시청자들로부터 번 소득에 대해 한국도 과세가 가능해야 한다. 
실제 구글코리아가 꼽은 지난해 우리나라 최고 인기 유튜브 채널은 미국 유튜버 지미 도널드슨이 운영하는 ‘미스터 비스트’였다. 
미국 유튜브 채널에 대한 국내 이용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지만, 지금까지 과세액은 전무하다. 
현행 소득세법이 서버 등 국내 사업장이 없는 외국 법인에 대한 원천징수 절차를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원천징수 절차를 규정하더라도 과세 당국의 국내 원천 소득 파악이 어렵고, 원천징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강제할 수단이 없다”고 했다.


국내 유튜브 채널의 수익이 늘고 이런 채널들의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되면서 국내 유튜버가 미국에 낼 세금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1인 미디어 창작자는 1만9290명으로 이들이 벌어들인 수입은 약 1조4537억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4%, 34.2% 늘어난 규모다. 
이미 한국 기반 유튜브 콘텐츠 시청 시간에서 해외 시청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5%에 달한다.(241008)



 

 

신발 과학이 날개… 여자 마라톤 '2시간 10분 벽' 깼다

케냐 체픈게티 세계 신기록



여자 마라톤 ‘2시간10분 벽’이 깨졌다.

 


케냐 출신 루스 체픈게티(30)가 13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9분56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세계 기록을 새로 쓰며 우승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티지스트 아세파(28·에티오피아)가 작성한 2시간11분53초였는데, 이를 2분 가까이 앞당겼다. 
여자 마라톤 ‘2시간10분’은 남자 마라톤 ‘2시간’의 벽과 비교되는 꿈의 기록으로 여겨져 왔다.

 

 

<루스 체픈게티가 13일(현지 시각) 여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미국 시카고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뒤 케냐 국기를 들고 달리며 기뻐하고 있다.>

 


체픈게티는 이날 첫 5km를 15분 만에 거침없이 내달렸고, 하프 지점을 1시간4분16초 만에 통과했다. 
여자부 2위 수투메 케베데(30·에티오피아·2시간17분32초)를 7분 이상 앞서는 압도적 기록으로 골인했다. 
이날 남자부 우승자 존 코리르(28·케냐)의 기록은 2시간2분44초였다. 
이번 대회 남자부에서 여자부 우승자 체픈게티보다 더 빨리 달린 선수는 9명뿐이었다.


2017년 마라톤에 데뷔해 2019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체픈게티는 시카고 마라톤에서는 2021·2022년에 이어 올해 3번째로 우승했다. 지난해엔 준우승했다. 
2022년 이 대회 우승 기록 2시간14분18초는 이번 대회 전까지 체픈게티 자신의 최고 기록이자 역대 여자 선수 중 넷째로 빠른 기록이었다. 이날 4분 이상 단축했다.


이날 출발할 때 기온은 10도 정도였고 구름 낀 흐린 날씨에 바람이 적었다. 
체픈게티는 “세계 기록은 꿈이었고 이제 실현됐다. 날씨가 완벽했고 나는 준비를 잘했다”며 “이 기록을 켈빈 킵툼에게 바친다”고 했다. 
케냐 출신 킵툼은 작년 이 대회에서 2시간35초로 종전 기록을 34초 앞당기며 남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서브2(2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의 거대한 벽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 2월 교통사고로 25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날 출발할 때 기온은 10도 정도였고 구름 낀 흐린 날씨에 바람이 적었다. 
체픈게티는 “세계 기록은 꿈이었고 이제 실현됐다. 날씨가 완벽했고 나는 준비를 잘했다”며 “이 기록을 켈빈 킵툼에게 바친다”고 했다. 
케냐 출신 킵툼은 작년 이 대회에서 2시간35초로 종전 기록을 34초 앞당기며 남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서브2(2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의 거대한 벽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 2월 교통사고로 25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여자 마라톤 세계 기록은 최근 5년 사이 급격히 단축됐다. 
2003년 폴라 래드클리프(51·영국)가 세운 2시간15분25초 기록이 16년 동안 유지되다가 2019년 브리지드 코스게이(30·케냐)가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14분4초로 경신했다. 
이후 지난해 티지스트 아세파가 2시간 14·13·12분 벽을 한 번에 깼다.


최근 마라톤 기록이 극적으로 향상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수퍼 슈즈’다. 
완충 기능과 복원력이 뛰어난 초경량 중창 소재와 뻣뻣한 탄소섬유를 활용해 스프링 효과를 만들어낸 고기능성 신발이다. 
지면을 박찰 때 더 많은 추진력을 얻게 하며 에너지 손실을 줄여 기록 단축을 이끈다. 
리듬과 균형, 보폭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체픈게티가 13일 자신이 세운 세계 신기록이 표시된 시간 기록계를 가리키고 있다.>



작년 티지스트 아세파는 여자 세계 기록을 세울 때 아디다스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1을 신었다. 
이날 체픈게티는 나이키 알파플라이3을 신고 아세파 기록을 깼다. 
지난해 킵툼이 남자 세계 신기록을 작성할 때도 나이키 알파플라이3을 신었다. 
지난 1월 시중에 발매된 알파플라이3은 추진력과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 신발 전체 길이에 폭을 넓힌 탄소섬유판을 중(中)창에 삽입했고, 가벼우면서도 두꺼운 중창 소재를 썼다. 
발 앞부분에는 내디딜 때 충격을 완화하고 다음 걸음을 이어가도록 돕는 에어 줌을 달았다. 
이날 체픈게티의 우승으로 수퍼 슈즈 전쟁에서 나이키가 아디다스를 앞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퍼 슈즈는 2016년 처음 등장했다. 
엘리우드 킵초게(40·케냐)가 나이키 베이퍼플라이 시제품을 신고 그해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에너지 반환율을 높여주는 자체 개발 폼, 뛸 때 힘을 덜 들이도록 돕는 탄소섬유판이 장착됐다. 
남자 마라톤 세계 기록은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1년간 118초 단축됐는데, 수퍼 슈즈 등장 이후로는 8년간 142초를 단축했다. 
2020년 세계육상연맹이 밑창 두께를 40㎜ 이하로 제한하고 탄소섬유판은 한 장만 허용하는 등 규정을 만들었으나, 장비 기술과 성능 발전에 의존하는 ‘신발 도핑’이란 논란도 여전하다. 
한동안 세계 신기록을 쏟아내다 결국 2009년 금지된 전신 수영복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241015)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나이가 사상 처음으로 만 45세를 넘었다. 
외환 위기 직후인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만 해도 ‘사오정(45세면 정년)’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45세는 중장년의 상징적 나이였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가 이어지면서 군(軍) 여단장급인 초임 대령이나 대기업 차장·부장급에 해당하는 45세가 전체 인구의 중간 연령대인 청년(靑年)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전라남도와 서울 도봉구 등 일부 지자체는 예산을 지원하는 청년 기준을 39세에서 45세로 확대했다.


4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44.8세였던 주민등록인구 평균 나이는 올해 말 45세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월별로 보면 지난 2월 말 44.9세였던 평균 연령은 3월 말 45세가 됐고 지난달 말 45.2세로 늘어났다. 
평균 연령이 2014년 말 40세를 넘어선 지 10년 만에 5세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은 2022년 ‘장래 인구 추계’를 발표하면서 평균 연령이 내년에 45세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그 시기가 1년 앞당겨졌다.

 

 




45세는 53년 전인 1971년 김종필 당시 신임 국무총리의 나이였다. 
그때만 해도 기대 수명이 62.7세로 당시 김 총리의 나이가 전 국민 10명 중 셋째로 많을 때였다. 하지만 올해 기대 수명은 84.5세로, 45세가 중간쯤 된다.


주민등록인구 평균 나이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평균 나이는 37세였다. 연평균 0.5세씩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은 평균 연령이 11년 뒤인 2035년 50세, 2049년엔 55세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에 따르면, 한국의 중위 연령(전체 인구를 한 줄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은 45.1세로 일본(49.4세)보다 낮지만, 영국(40세)·미국(38.3세)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다.


올해 45세가 된 1979년생은 고교 시절 ‘H.O.T.’ 같은 원조 아이돌에 열광하고 대학 입학 직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고전인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던 X세대(1970년대생)들이다. 
가수 이효리·성시경,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이동국 전 축구선수가 1979년생이다. 
‘꼰대’ 소리를 들었던 과거의 45세들과 달리 요즘 45세들은 불필요한 회식을 삼가고 자유로운 패션 감각을 뽐내는 젊은 관리자로 자리 잡고 있다. 
1960년대생, 1980년대 학번을 뜻하는 ‘86세대’와 후배 MZ세대들 사이의 세대 갈등을 조정하는 중심에 이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X세대 문화의 끝자락을 주도한 요즘 45세가 사회 각 영역에서 ‘꼰대 문화’를 거부하고 수평적·개방적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40대 중반은 자신을 청년이라고 규정하고 직장에서 태도보다 성과에 집중하는 등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했다. 
연공서열과 상명하복 문화가 남아 있던 2000년대에 사회 초년생 대열에 합류한 이들이 중간 관리자가 돼, 86세대의 권위주의적 문화에서 MZ세대의 개인주의 문화로 이어지는 과도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사와 회의 준비 등 허드렛일을 사원·대리 등에게 맡겼던 과거 ‘부장님’들과 달리 학창 시절부터 인터넷과 휴대전화에 익숙했던 요즘 부장들은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자”는 경향이 강하다. 
회사에서 상품 기획·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1979년생 대기업 A부장은 회의 자료 작성은 물론, 빔 프로젝터 설치 등 회의 준비까지 직접 처리한다. 
야근은 필요할 경우 회사든 집이든 원하는 장소에서 알아서 한다고 한다. 
A부장은 “올해 들어 회식은 딱 두 번 했다”며 “어쩌다 한번 하는 거라 고급 고깃집에 가서 와인 두 병을 나눠 마시고 1시간 30분 만에 헤어졌다”고 했다. 
그는 “캐릭터 인형을 책상 위에 올려놓는 등 젊은 감각을 뽐내는 또래 부장도 많다”며 “나 정도는 ‘젊은 부장’ 축에도 못 낀다”고 했다. 
또 다른 대기업 B차장(40)은 “10여 년 전 입사 당시만 해도 45세쯤 되는 부장들이 (양손의 한 손가락만 쓰는) 독수리 타법으로 보고서를 고치던 ‘꼰대’였는데, 요즘 부장들은 다르다”고 했다. 
고승연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요즘 40대 중반은 중년이라는 표현이 낯선 ‘후기 청년’”이라고 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40대 중반의 가장 큰 특징은 소위 ‘낀 세대’”라며 “집단주의적이고 서열을 중시하는 86세대와 달리 불합리한 간섭을 이해 못하는 MZ세대에 가까운 성향을 띠고 시대 변화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처럼 결재판을 집어던지거나 폭언에 가까운 잔소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대신 팀 질서 문란 행위나 비위 행동을 꼼꼼히 기록해뒀다가 근무 평정에 반영하는 냉정한 처분을 내리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B차장은 전했다. 
그만큼 성과주의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IT 회사에 다니는 김모(30)씨는 “여름에 회사 부서 워크숍이 있었는데, 팀장 주도로 방 탈출 카페를 다녀왔다”며 “팀장이 2주씩 휴가를 가겠다고 먼저 선언하면서 휴가 쓰는 데 눈치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45세 전후 관리자들은 나이가 쌓이면 진급하는 ‘서열주의’를 깨는 데도 중심에 서 있다. 
나이라는 전통적 계급장을 떼고 무한 경쟁을 하게 된 첫 중간 관리자 세대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차장·부장 등 직급이 공식적으로 없어지고 ‘책임’ 등으로 통합되면서 팀장·임원 승진을 놓고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과거보다 늘고 있다. 
한 대기업 부장은 “과거에는 선배를 부하 직원으로 받으라고 하면 부담스러워 하거나 받더라도 아예 일을 안 시키는 방식으로 ‘예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깍듯이 존칭하되 일은 선후배를 따지지 않고 똑같이 시킨다”고 했다.(241005)


 

 

 

수원에서 택배 기사로 일하고 있는 정모(45)씨는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를 수차례 내지 않은 ‘상습 연체자’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도 과태료를 낼 생각이 없다”고 했다. 
최근 3년간 속도 위반으로 세 차례, 총 12만원 과태료 통지서를 받았다. 
그는 “택배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도 힘든 마당인데 어떻게 과태료를 매번 내겠냐”며 “주변 택배 기사들도 ‘소액 과태료는 단속을 잘 하지 않으니 걱정 말라’고 해서 일단 버텨볼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23년 3월 30일 서울 중랑구 망우로 상봉지하차도 앞 도로에 신호과속단속장비 및 후면 무인교통단속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경찰이 물린 과태료 중 실제 내는 비율은 절반을 겨우 넘는 53.6%(지난해)로 4일 나타났다. 
과태료 부과액 2조2934억원 중 1조2284억원가량만 걷혔다. 누적 미수납액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1조609억8600만원)했다. 
정씨처럼 과태료를 내지 않고 ‘나 몰라’식으로 나오는 사람이 수십만 명이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부과하는 과태료는 속도나 신호, 주·정차 등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것이 가장 많다.


2022년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이 징수한 과태료만 1조831억원이다. 
2018년부터 무인(無人) 교통 단속 카메라를 대폭 늘려 부과 액수가 늘었다. 
하지만 과태료는 벌금이나 과료(科料)와 달리 형벌이 아니다. 고액·상습 체납을 해도 강제 구인되는 일은 거의 없다. 전과도 남지 않는다. 
단속 카메라에 찍힌들 운전자를 확인할 수 없으니 벌점도 부과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운전자를 확인해 부과하는 범칙금은 미납하면 면허를 정지당하기에 납부율이 90%에 이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과태료를 체납하면 첫 달은 3%, 이후 매달 가산금 1.2%가 최장 60개월까지 부과된다. 
가산금 상한선은 과태료의 75% 수준이다. 비교적 소액이기 때문에 무시하는 사람이 많다. 
주차 위반으로 과태료 4만원이 부과됐다면 2년 동안 내지 않고 버틴다 해도 가산금은 1만2720원에 불과하다.

 

 



이렇게 과태료를 내지 않는 사람이 수십만 명이나 된다. 
경찰은 “이렇게 많은 사람을 하나하나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2022년 현재 30만원 이상 교통 과태료를 체납한 사람은 누적 55만여 명, 100만원 이상 체납자는 16만여 명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과태료는 안 내더라도 벌점이 붙지 않아 차량 소유자들이 ‘내지 않아도 되는 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십만 명을 일일이 찾아가 ‘꼭 납부해야 한다’고 독촉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현행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을 보면 1000만원 이상 고액, 3회 이상 1년 경과 상습 체납자는 유치장 등에 감치(監置)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에서 부과한 소액 과태료가 가산돼 1000만원 이상 고액이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또 일선 범죄 수사에 바쁜 경찰이 검찰청에 과태료 체납자 감치까지 신청할 여력도 거의 없다고 한다. 
결국 국세징수법에 따라 차량 등 재산을 압류하는 방안을 써야 한다. 
하지만 “경찰이 서민을 상대로 과도하게 법 집행을 한다” “생계 수단인 차를 압류하면 뭘 먹고 사느냐” 같은 반발에 부딪힐 때가 많아 쉽지 않다고 한다.


과태료가 미납된 지자체가 압류한 차량도 폐차해 버리면 그만이다. 
출고 11년이 넘은 차량은 ‘차령 초과 말소 제도’를 이용해 압류 상태에서도 폐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태료 기록은 남지만 폐차하거나 새 차를 구입하는 데도 지장이 없다.


누적 과태료 30만원 이상, 미납일 60일 이상이면 자동차 번호판을 압수하는 ‘영치’ 제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수만 명인 과태료 체납자를 찾아가 번호판을 압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경찰과 지자체가 합동 단속팀을 매년 운영하지만, 상습 체납자가 소재 불명일 때도 흔해 실효가 거의 없는 조치다.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는 과태료를 낸 사람만 바보가 되는 구조”라며 “범칙금 중심으로 반드시 필요한 단속만 하거나, 과태료 미납 시 자동차 등록을 취소하는 등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241005)


 

 

 

우리는 결혼 후 아내의 고향인 영국으로 신혼여행을 갔다. 
런던의 개트윅 공항에 도착하자 아내는 영국여권을 가졌기 때문에 내국인 검사창구로 가고 캐나다가 국적인 나는 외국인 창구로 가야 했기 때문에 서로 떨어지게 되었다. 
내 차례가 되자 입국심사관이 여행목적이 뭐냐고 물었다. 그래서 “관광입니다. 신혼여행을 왔죠”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입국심사관은 내 주위를 살펴보더니 내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거 참 이상하군요. 신혼여행은 부인과 함께 하는 법인데요."

 

 




우리 교회의 봉사단은 겨울이 되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모여 누비이불을 만든다. 
그런데 최근 단원 가운데 한 사람인 아일린이 홑이불을 큰 박스로 하나 가득 가져와 해외에 가 있는 선교사들에게 보내게 그것들을 찢어 붕대로 만드는 일을 도와달라고 했다. 
우리는 몇 시간 동안 열심히 일해서 그 홑이불들을 너비 5cm로 찢어 단정하게 말아 목적지로 보냈다.
몇 주 후 아일린은 감사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에는 붕대를 보내줘서 고마웠지만 홑이불이 많이 모자라기 때문에 그것들을 다시 꿰매 붙여 홑이불로 만들어 잘 쓰고 있다고 쓰여 있었다.

 

 




인쇄소에서 근무하는 우리들은 고객들에게 인쇄기계가 매우 복잡하게 보인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가끔 있다. 한번은 우리 여직원이 어떤 여자손님에게 복사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그 복사기는 확대, 축소는 물론 간추리기, 용지 크기 변경, 명암조절 기능 등이 갖춰져 있었다. 
“조작법은 아주 간단해요. 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명령만 하면 되거든요. 그러면 시키는 대로 해주니까요."
그러자 그 손님은 걱정이 사라진 듯 복사기 앞으로 가더니 이렇게 명령했다. 
“양면을 복사해라."

 

 




어느 날 나는 백화점의 가정용품부에서 상품에 쌓인 먼지를 털며 재고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작업 도중 들고 있던 큰 장식용 항아리가 손에서 미끄러졌다. 
항아리는 단단한 타일바닥에 떨어져 몇 번 튕기더니 요란하게 소리를 내면서 통로를 따라 굴러갔다. 
나는 허겁지겁 그 항아리를 잡으려다가 이번에는 항아리를 발로 차고 말았다. 
그러자 항아리는 더 빨리 더 멀리 굴러가고 말았다. 
항아리는 결국 바닥에 진열해 놓은 물건에 부딪힌 후에 멎었다. 
그런데도 깨지지 않고 멀쩡했다. 
이 광경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던 어떤 여자손님이 내게로 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거 이리 줘요. 내가 살테니까."

 

 




내가 어느 날 박물관에서 손님들을 안내하고 있는데 어떤 부부가 박물관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두 사람의 관심이 각각 다른 것 같았다. 
아내는 들어 오자마자 넋을 잃고 전시품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남편이란 사람은 안내데스크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 박물관에서는 찾아오는 사람들이 우리 박물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조사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남편되는 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어떻게 해서 박물관에 오시게 됐습니까?"
그러자 그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길을 가다가 잘못 들어왔을 뿐이오."

 

 




꽃가게에서 일을 하다 보면 조그만 우리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을 환히 알게 된다. 
최근에는 한 총각이 한 여인에게 꾸준히 꽃다발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한참 열애중이로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은 그 로맨스는 시들어가고 있는 로맨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꽃을 받던 여인이 꽃가게에 들어오더니 그 남자 집에 보낼 큰 선인장 하나를 주문했다. 
그 여인은 옆으로 비켜서더니 종이쪽지에 무어라고 적었다가 찢어버리기를 몇 차례 되풀이한 끝에 마침내 완성된 종이쪽지 하나를 화분에 붙였다. 
그 쪽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이걸 깔고 앉으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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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조용미
 



마늘과 꿀을 유리병 속에 넣어 가두어두었다 두 해가 지나도록 깜박 잊었다 한 숟가락 뜨니 마늘도 꿀도 아니다 마늘이고 꿀이다 

 

당신도 저렇게 오래 내 속에 갇혀 있었으니 형과 질이 변했겠다 

 

마늘에 緣하고 꿀에 연하고 시간에 연하고 동그란 유리병에 둘러싸여 마늘꿀절임이 된 것처럼 

 

내 속의 당신은 참당신이 아닐 것이다 변해버린 맛이 묘하다 

 

또 한 숟가락 나의 손과 발을 따뜻하게 해 줄 마늘꿀절임 같은 당신을, 

 

가을밤은 맑고 깊어서 방안에 연못 물 얇아지는 소리가 다 들어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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