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에도 '아포스트로피(Apostrophe·'s)' 쓰기로
소유격에 '아포스트로피' 사용
"영어에 문법 흔들렸다" 비판
독일어정서법위원회가 독일어에서 소유격을 쓸 때 영어식으로 ‘아포스트로피(Apostrophe·‘s)’를 사용해도 틀리지 않는다는 규정을 새롭게 내놓으면서 반발이 일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DW는 8일 독일어정서법위원회(RdR)가 내년부터 수정된 소유격의 표현법 규정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원칙적으로 독일어에서 아포스트로피는 단어를 축약할 때만 쓰고 소유격을 나타낼 때는 쓰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안네의 빨래방’이라는 말을 독일어로 쓸 땐 보통 ‘Annes Waschsalon(안네스 바시살롱)’이라고 표기한다.
하지만 위원회는 앞으로 고유명사에 한해서는 영어식으로 아포스트로피를 활용해 소유격을 나타내는 표기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엔 ‘Anne’s Waschsalon’이라고 쓰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내년부터 공식적인 독일어 표기법에 일괄 적용된다.
위원회는 독일인들이 이미 영어식 표기를 익숙하게 쓰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DW는 “본래 아포스트로피를 쓰지 않는 것이 독일어 전통이었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대중 사이에선 영어식 표기가 대단히 친숙해졌다”고 했다.
실제로 독일의 거리 간판에서 영어식으로 아포스트로피를 쓰는 경우는 흔하게 찾을 수 있다.
독일 전통 매체는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오랜 독일어의 전통을 영어가 흔들도록 위원회가 내버려두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빌트지는 “이런 영어식 표기로 된 표지판을 보면 머리카락이 곤두설 것만 같다. 독일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사태에 개탄할 것”이라고 했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도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일부러 단어 중간중간에 어색하게 아포스트로피를 끼워넣으며 조롱하는 사설을 내놨다.
반면 학자들은 언어가 문화의 산물인 만큼 변화를 겪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베를린자유대학 언어학자 아나톨 스테파노비치는 영국 가디언에 “독일어가 과거 프랑스어의 영향을 받았던 것처럼, 이젠 영어의 영향을 받는 것일 뿐이다”라고 했다.(241011)
'알고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日 총리가 봉납한 공물 어떤 것이 들어있을까? (0) | 2024.11.30 |
---|---|
'노벨상 특수' 나흘간 50만부 팔려...한강 친필 사인본 50만원 거래도 (2) | 2024.11.27 |
스벅의 위기… 몸집은 커지는데 실속이 없다 (0) | 2024.11.27 |
윔블던 테니스 대회도 'AI 심판' 도입 (2) | 2024.11.23 |
이름값 못하는 유엔평화유지군 (2) | 2024.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