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가서 처음 맞은 여름방학때였다. 
나는 친구와 함께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취업안내실을 찾아갔다. 
그곳에 붙어 있는 구인란을 살펴보니 자격란에 모두 전공 불문(不問)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것을 보고 국문과에 다니고 있던 그 친구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에이, 이럴 줄 알았으면 불문(佛文)과로 가는건데..."

 

 




몹시 추웠던 겨울이 끝날 무렵 우리 요트의 커버를 벗겨보니 눈의 무게에 눌려 바람막이 앞유리가 깨져 있었다. 나는 근처 유리가게에 가서 90달러를 주고 새 유리를 샀다. 
가게주인이 유리를 달아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혼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사다리를 타고 갑판에 올라가다가 유리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나는 멋쩍어하며 다시 그 가게로 갔다. 
가게주인이 무표정한 얼굴로 다시 유리를 잘라주었다. 
90달러를 내라는 말을 듣고 내가 말했다. “두번째로 살 때는 좀 생각해주실 줄 알았는데요."
“생각해드린겁니다.” 그가 대답했다.
“어떻게요?” 내가 물었다.
“내가 웃지 않았잖아요?" 그가 대답했다.

 

 




부동산중개업자인 나는 고객을 데리고 1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어떤 빈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현관의 자물쇠가 망가져 있어서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집 뒤로 돌아가 보니 창문이 보였다. 
내가 창으로 기어 올라가려는 데 이웃사람이 달려와서 소리쳤다. “여보시오, 당신 뭐하는거요?"
"괜찮아요. 난 부동산중개업잡니다." 내가 말했다.
“그래서 어떻다는거요?" 그 사람이 자기 신분증을 내밀며 말했다. “난 경찰관이오."
"이 동네가 얼마나 안전한지 아시겠지요?" 내가 고객에게 말했다.
고객은 그 집을 샀다.

 

 





내가 미국 버지니아주립대학교에 다니던 때의 일이다. 
학점을 후하게 주지 않는 분으로 이름난 미적분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답안지를 되돌려줄 때마다 성적순으로 나누어줄 뿐만 아니라 D학점 답안지는 엎어서 돌려주고 F학점 답안지는 교실 바닥에 내려놓곤 했다. 
한 학생이 시험을 유난히 못봐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교수가 그 학생의 답안지만 돌려주지 않고 수업을 시작하려고 했다. 
그 학생이 답안지를 받지 못했다고 하자 교수가 말했다. 
“자네 답안지는 이 수업이 끝나는 즉시 땅속에 묻어버릴 작정이야."

 

 





기말고사에 주관식 문제만 다섯 개가 출제되었다. 
문제가 모두 너무 어려워서 답을 제대로 쓸 수 없던 한 학생이 담당교수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답안지에 주기도문, 사도신경 등을 열심히 적고 나서 그 밑에 "교수님, 잘 좀 봐주십시오"라고 써놓았다. 
나중에 돌려받은 답안지에는 빨간 글씨로 이렇게 씌어 있었다. “회개하라!"

 

 






도배장이인 내 친구는 보통 집주인이 직장에 나가 있는 동안 혼자서 작업을 하곤 한다. 
어느 날 그가 어느 사무실 도배를 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깜박 잊고 도배지가 잘 붙지 않자 한참 동안 상스러운 욕설을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가 당황해하며 돌아보니 그 사무실에서 일하던 컴퓨터 오퍼레이터가 자기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미안합니다.” 그가 중얼거렸다. “그건 도배 용어라구요."
"미안해할 것 없어요.” 그 여자가 대꾸했다. “컴퓨터 용어도 똑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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