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끝난 어느 날 나는 친구인 훈희, 지선과 함께 부산으로 기차여행을 떠났다. 
앉을 자리가 없었으므로 우리는 통로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오징어를 나눠먹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차표 검사를 하던 차장 아저씨가 훈희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훈희는 입에 물고 있던 오징어 다리를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 
“이것밖에 없는데 드시겠어요?"

 

 




나는 10대인 딸을 차에 태우고 뉴욕 북부의 고속도로를 달려 코넬대학교로 가고 있었다. 
우리는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차를 세우고 요금 받는 사람에게 이렇게 물었다. 
“코넬대학교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글쎄요." 그 사람이 딸을 보며 대답했다. 

“우선 대학진학적성검사 성적이 좋아야 하고...”

 

 

 

 



내 여동생은 임신을 했는지 안했는지 확신이 서지 않자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임신 테스트 약품을 사기로 했다. 
마침 내가 약국에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동생은 내게 하나 사다달라고 부탁했다. 
임신 9개월인 내가 뒤뚱거리며 약국에 들어가서 임신 테스트 약을 달라고 하자 약국의 점원 아가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보세요, 아주머니. 공연히 15달러를 낭비하실 필요 없어요. 아주머니는 틀림없이 아기를 낳게 되실테니까요."

 

 

 





식구들이 모여 앉아 얘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장성한 아들 래리가 내 장래에 대해 걱정했다. 
자녀들의 사랑을 믿고 있는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난 나이를 먹어도 걱정할 거 없어. 자식이 넷이나 있으니까 한 집에 가서 석 달씩만 살 면 되거든."
그랬더니 래리가 물었다. “그렇죠. 하지만 그 다음해에는 어떻게 하실 작정이세요?"

 

 




나는 물건을 포장하는 데는 영 서투른 사람이다. 
한번은 새로 부임한 사장 집에서 조촐한 파티가 있어서 가게 되었는데 내가 가지고 간 선물의 포장이 그렇게 엉망인지는 미처 모르고 있었다. 
내가 산 선물은 모양이 이상하게 생겨 포장하기가 까다로웠는데 그래도 포장을 하고 나서 나는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했었다.
사장도 무척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는 그 선물을 집어들더니 세 살짜리 아들을 보고 환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선물이 누가 내게 주는 건 지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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