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고 있는 여행사 사무실에는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온다.
한번은 몹시 호들갑을 떠는 한 여자가 전화로 그리스의 우편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미안합니다. 여기는 여행사지 우체국이 아닙니다" 하고 내가 대답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이렇게 따졌다. “그 회사에서 그리스에 사람들을 보낼 거 아닙니까?"
“네, 보내긴 보내지요. 하지만 봉투에 넣어서 보내진 않거든요." 내가 대답했다.
사진사로 일하는 내 친구가 어느 병원에 가서 외과수술을 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나서 평상복으로 갈아입으려고 의사휴게실로 갔다.
휴게실에서 의사 두 사람이 자동차 배터리를 서로 연결해서 시동을 거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 말투가 재미있었다.
“우선 사망한 차에서 점퍼 케이블을 꺼내 기증하는 차에 연결시키는거야. 그리고..."
가정에 우유를 배달하는 운전사를 대신해서 내가 배달을 나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
어떤 집 앞에 차를 대고 그 집 주인의 주문기록을 보니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차고문에 뚫려 있는 개구멍에서 조그만 테리어 강아지 한 마리가 쏜살같이 튀어나와 트럭 위로 뛰어오르더니 도무지 내려오려고 하지 않았다.
내가 그 강아지를 집어서 내려놓으려고 하는데 강아지의 목에 종이쪽지가 붙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탈지우유 2리터와 카티지치즈 1파인트 주세요."
우리 아들이 걸음마를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집사람이 내 직장에 아이를 데리고 온 일이 있었다.
사무실에서 아장아장 걸어다니던 아들이 갑자기 엎드려 기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사장실로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집사람과 나는 얼른 뛰어가서 붙잡았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동료 직원 하나가 집사람을 보고 말했다.
"아주머니, 그애 아버지가 사장실에 들어갈 때 꼭 그런 식으로 들어가죠."
임신한 몸으로 모텔을 경영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나는 아침 6시 반 이전에는 되도록 초인종 소리가 울리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했다.
그래서 투숙객이 떠날 때도 열쇠를 방안에 놓고 떠나라고 부탁하곤 했다.
그런데도 어떤 손님들은 새벽 4시 반에도 나를 깨우곤 해서 몹시 피곤했다.
그래서 나는 현관문 바로 옆에 상자를 하나 갖다놓고 "열쇠는 이 속에 넣으세요"라고 써놓았다.
어느 날 아침 새벽 5시에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어 보았더니 손님 한 명이 상냥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열쇠를 상자 안에 넣어두었다는 걸 알려주려고요."
수확을 앞두고 우리 농장에 트럭 운전사가 한 사람 더 필요했으므로 우리는 데이브가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채용하기로 했다.
우리는 그에게 농장에 들어서는 길을 지나치기 쉬우니 지표로 삼을 만한 것을 하나 눈여겨 보아두라고 일러주었다.
데이브가 일을 시작한 첫날 그는 세 번 농장을 왔다갔다할 때까지는 길을 잘 찾아다녔다.
네번째로 농장으로 들어오려다가 그는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그에게 물었다. "지표가 될 만한 것을 정해놓으라고 했는데 정해놓지 않은 모양이지?"
그가 대답했다. "눈여겨보아둔 게 있었죠. 그런데 그놈의 소들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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