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지식Q] 멜라니아 고향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와 무슨 관계?

 

 


20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챙이 넓은 모자와 남색 정장을 한 배우자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독특한 패션도 화제였다. 
중부 유럽 슬로베니아 출신인 그는 실제로 유명 모델 출신이다. 
슬로베니아는 동북쪽으로 150㎞ 떨어진 거리에 있는 슬로바키아와 종종 혼동된다. 
나라 이름과 국기 모양이 비슷하다 보니 외교 행사에서 결례를 범하는 일이 적지 않다. 
심지어 워싱턴 DC에서는 두 나라 대사관이 정기적으로 만나 잘못 배달된 우편물을 교환하기도 한다.

 

 


<미국 47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배우자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형상화한 동상이 2020년 9월 슬로베니아 세브니카에 서 있는 모습. 세브니카는 멜라니아 여사의 고향이다.>

 


두 나라는 실제로 같은 뿌리를 공유한다. 
우선 슬라브족의 어원으로 ‘말[言]’을 의미하는 ‘슬로보(Slovo)’를 국호에 차용하고 있다. 
두 나라 국기는 가로로 하양·파랑·빨강 세 줄로 돼 있고 상징 문장만 모양이 다르다. 
이 세 색깔은 슬라브족의 상징색으로 러시아·체코·크로아티아·세르비아 등 다른 슬라브계 나라 국기에서도 볼 수 있다.

 

 

<슬로바키아 국기>

 



5세기경 유럽에 정착한 슬라브족은 서슬라브족(체코·폴란드·슬로바키아), 동슬라브족(벨라루스·러시아·우크라이나), 남슬라브족(불가리아·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세르비아·슬로베니아 등)으로 나뉜다. 
민족과 언어의 뿌리는 같지만 중세부터 분화돼 오랜 시간이 흐른 탓에 언어·문화·종교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슬로베니아는 알프스와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반면, 슬로바키아는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 내륙국이다. 
그래서 슬로베니아어와 슬로바키아어도 서로 거의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차이가 크다.


다만 두 나라는 냉전 종식 이후 비슷한 궤적을 걸었다. 
슬로베니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독립했고, 슬로바키아는 체코슬로바키아가 1989년 민주화 혁명에 성공하고 체코와 분리돼 1993년 독립국가로 출발했다. 
슬로베니아와 슬로바키아 모두 EU(유럽연합)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다. 
한편 트럼프의 첫 번째 배우자였던 이바나 트럼프(1949~2022)는 슬로바키아와 한때 연합국가였던 체코 출신이다.(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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