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의 '염소'는 역시 르브론? 정교한 기법으로 분석하니 조던 제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는 누구인가.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쟁이 끊이지 않는 주제다.


최근 미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뉴욕 타임스 소유)은 자사 칼럼니스트, 분석가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더 바스켓볼 100′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이 문제를 다뤘다.


이 책은 작년 11월 발간됐다. 
활동 시기와 포지션 등이 다른 선수들의 능력치를 계량화하기 위해 각종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NBA(미 프로농구)에서 지난 75년간 뛰었던 선수들 중 100명을 추리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챔피언전 우승이나 개인상 수상 경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선수 경력을 통틀어 정규 리그 MVP(최우수선수)나 NBA 퍼스트 팀 혹은 올스타에 얼마나 여러 번 뽑혔는지, 팀을 챔피언전 우승으로 몇 번 이끌었는지 등등이다.


‘바스켓볼 100′ 프로젝트는 최고 수준의 경기력으로 오래 멋진 활약을 펼쳤던 전설적 선수들에게 GOAT(Greatest Of All Time·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포인트라고 명명한 점수를 부여했다.

 

 


<마이클 조던과 함께 23번은 가장 유명한 백넘버가 됐다.>

 


‘선수 퀄리티’를 가리는 누적 포인트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매 시즌 MVP 투표 상위권에 올랐던 선수가 차지했던 지분 비율을 더해 1.0이 될 때마다 50점을 줬다. 
2022-2023시즌까지 역대 최고 기록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의 8.8이었다. 
제임스는 통산 MVP 투표 1위 4번, 2위 4번, 3위 3번 등 데뷔부터 매 시즌 MVP 투표에서 일정 지분 이상을 얻었다.


또 특정 선수가 NBA 퍼스트 팀에 들었을 때마다 10점(세컨드 팀 3점, 서드 팀 1점씩)을 배정했다. 
챔피언전 MVP는 10점, 올스타 1점, 선수 경력 통산 100승 이상 1점, 통산 BPM(BOX Plus/Minus·특정 선수가 팀에 미친 공헌도를 리그 평균과 대비한 2차 통계. 기록지 수치뿐 아니라 선수가 뛰고 있을 때의 득실 마진 등도 따진다) 2.0이상은 7.5점이었다.


GOAT 포인트를 통해 어떤 시기를 빛냈던 스타가 동시대 경쟁자들에 비해 얼마나 지배력을 발휘했는지는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여전히 1950년대와 1990년대, 2000년대에 뛰었던 선수들의 실력이나 시대에 따른 리그의 상대적 수준 등을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포인트 산정 가중치가 과연 공정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이 자료가 토론을 위한 무대를 제공한다는 점엔 의의가 있다. 
이 책은 앞으로 GOAT 포인트를 개선할 수 있는 고급 통계 기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GOAT 포인트로 낸 결론은 르브론 제임스(40)가 1위, 마이클 조던이 2위였다. 
제임스는 10대부터 40대까지 NBA 무대를 누빈 최초의 선수이며, 자신이 보유한 통산 득점 1위(4만1261점) 기록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1525경기를 뛰는 동안 30점 이상을 넣은 횟수(563회)도 조던(562회)를 넘어섰다. 
제임스는 챔피언전 우승 4회, 챔피언전 MVP 4회, 정규리그 MVP 4회, NBA 퍼스트 팀 13회 등 수많은 수상 경력도 자랑한다.


조던은 선수 경력 도중에 두 번 은퇴했다가 컴백을 하면서 4년가량 공백기가 있었다. 
그는 제임스보다 500경기 가까이 적은 통산 1072경기만 뛰었는데도 챔피언전 우승 6회, 챔피언전 MVP 6회, 정규 리그 MVP 5회, NBA 퍼스트 팀 10회, 득점왕 10회(제임스는 1회)라는 업적을 남겼다.


제임스가 괴물 같은 신체 능력을 앞세워 꾸준하게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해 왔다면, 조던은 상대적으로 ‘재위 기간’은 짧았으나 코트에서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조던과 시카고 불스 시절 6회 우승을 일궜던 스카티 피펜이 GOAT 포인트 49위였다.

 

 

<지난 7일 댈러스 매버릭스 경기에 나선 르브론 제임스>

 


조던의 불스에 밀려 챔피언전 준우승 2회만 했던 유타 재즈의 ‘메일맨’ 칼 말론(5위)과 역대 어시스트 1위 존 스탁턴(30위)도 높은 GOAT 포인트를 받았다. 
2000년대 LA 레이커스 왕조의 주역이었던 샤킬 오닐(10위)과 코비 브라이언트(11위)는 각자 확실한 영역을 구축했던 사례로 꼽힌다.


GOAT 포인트 100걸 중 제임스를 포함한 NBA 현역 선수는 케빈 듀랜트(피닉스·12위). 제임스 하든(LA 클리퍼스·13위), 니콜라 요키치(덴버·21위),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22위),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27위),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34위) 등 18명이다. 
이번 시즌 MVP를 다투는 아데토쿤보(31)와 요키치(30)의 경우 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GOAT 포인트를 많이 적립하며 순위를 높일 전망이다.(2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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