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지식Q] 팔레스타인·요르단 국기 별 하나만 다른 이유는

 


10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치른 이웃 나라 팔레스타인과 요르단(요르단이 3-1 승)의 국기는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깃대 쪽 붉은 삼각형과 그 옆 검정·하양·초록 줄무늬의 배치는 완전히 똑같고, 요르단 국기의 붉은 삼각형에 하얀색 별이 있다는 점만 다르다. 무슨 관계일까.

 

 


<지난 5월 요르단 수도 암만 인근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난민캠프. 
한 상인이 좌판대에 두 나라 국기를 나란히 꽂아 뒀다. 별이 있는 왼쪽 깃발이 요르단, 별이 없는 오른쪽 깃발이 팔레스타인 국기다.>

 


두 국기 모두 1916년 아랍 반란의 봉기군 깃발을 계승했다. 
아랍 반란 깃발은 줄무늬 색상의 순서만 빼면 팔레스타인·요르단 국기와 거의 똑같다. 
아랍 민족주의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제국에서 독립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켰다. 
이때 아랍인들의 단결을 촉구하기 위해 과거 아랍 지역에서 번성했던 이슬람 네 왕조의 상징색을 사용해 깃발을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빨강·검정·하양·초록 조합은 ‘범(汎)아랍 색상’으로도 불린다. 
모양은 각각 다르지만 아랍에미리트(UAE)·이라크·쿠웨이트·시리아·리비아 등의 국기도 이 색상으로 구성돼 있다.

 

 

<팔레스타인, 요르단>

 


요르단의 초대 국왕 압둘라 1세는 아랍 반란 주도 세력의 후손이다. 
요르단은 봉기군의 깃발을 계승하면서 흰 별을 추가했다. 
꼭지가 일곱 개인 별은 이슬람 경전 코란 제1장에 나오는 7절(節)의 기도문 ‘알파티하’를 상징한다. 
7은 일곱 언덕 위에 세워진 요르단 수도 암만을 상징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은 아랍 민족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국기를 사용해 왔다. 
오늘날 이 깃발은 아랍의 정체성을 넘어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위한 투쟁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240912)



 

 

[깨알지식Q] '미승인국' 팔레스타인은 어떻게 올림픽·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나

 



팔레스타인 축구대표팀이 5일 서울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FIFA(국제축구연맹) 순위가 73단계 위인 한국과 비기며 승점 1점을 얻었다. 
이스라엘과 분쟁 중인 팔레스타인은 제대로 된 나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유엔에도 ‘비회원 옵서버 국가(참관국)’라는 지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데 월드컵 출전은 어떻게 가능할까.

 

<지난 7월 26일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국기를 흔들며 입장하는 팔레스타인 선수단.>

 


팔레스타인은 1990년대 전까지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다가 1993년 이스라엘과 맺은 ‘오슬로 협정’을 계기로 출전하기 시작했다. 
‘오슬로 협정’의 골자는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에 이 지역의 자치를 맡긴다는 것이다. 
아직 실현되진 않았지만 국제 사회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처리하는 원칙인 ‘두 국가 해법’이 수립된 계기이기도 하다. 
이듬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출범하고 자치가 자리를 잡으면서 1996년 애틀랜타(미국) 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했다.


1998년엔 국제축구연맹(FIFA)에도 가입했다. 
FIFA는 새 멤버를 받을 때 기존 회원국의 표결을 거친다. 당시 이스라엘을 포함한 모든 회원국이 팔레스타인의 가입에 찬성했다. 
팔레스타인의 가입은 ‘정치 배제’를 강조하는 FIFA의 기조를 홍보하기에도 좋은 이벤트였다고 평가받는다. 

2002 월드컵 아시아 1차 예선에서 홍콩과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 팔레스타인의 월드컵 데뷔전이었다. 
팔레스타인은 아직 월드컵 본선에 올라간 적이 없다. 
본선 진출국이 기존 32국에서 48국으로 늘어나는 2026 월드컵(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을 기회로 보고 있다고 한다.(240907)




 

 

[글로벌 5Q]한국선 늘 하는데...트럼프 국립묘지 참배 '정치 행위' 논란, 왜?

 


한국에선 정치인들이 때만 되면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한국 정계에선 때마다 볼 수 있는 이 행동이 최근 미국 정가를 흔드는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버지니아주(州)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한 것을 두고 미 정치권이 일주일 넘게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참배하는 모습을 촬영·공개하자 이것이 ‘국립묘지 내의 정치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한 것인지를 놓고 민주·공화 양당은 거세게 충돌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호국(護國)의 성지’가 정쟁의 핵심 소재로 떠오른 모양새다. 
이 사건은 왜 이렇게 큰 논란으로 번진 것일까. 5문답으로 풀어봤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 3주년 추모 행사에서 헌화하고 있는 모습.>

 

Q1. 논란 내용이 무엇인가.

이번 논란은 트럼프가 지난달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 테러 3주기를 맞아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희생자 묘역에 헌화하면서 불거졌다. 
트럼프가 찾은 곳은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 첫해인 2021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과정에서 숨졌던 미군 13명이 묻힌 ‘제60구역’이다. 
이곳에서 트럼프가 헌화하는 장면을 공화당 대선 캠프 직원들이 사진 찍으려고 하자 묘지 직원들이 이를 제지했다. 
헌화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연방법과 미 육군 규정 등에 명시된 ‘국립묘지 내 정치 행위 금지’ 조항 위반이라고 국립묘지 관리 측에선 판단한 것이다.


국립묘지 측에선 이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이 촬영을 제지하는 묘지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고 그들을 밀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측에선 “충돌 자체가 없었다. 
허위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급기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가 정치적 쇼를 위해 신성한 장소를 모독했다”고 주장하면서 두 후보 간 주요 공방 소재로 확대됐다.


Q2. 해당 사건과 관련한 연방법과 육군·국방부 규정은 어떠한가.

미 연방규정집 제36장은 국립묘지의 존엄성과 엄숙함을 유지하기 위해 묘지 부지에서는 어떠한 정치적 활동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알링턴 묘지를 관할하는 미 육군 및 국방부 규정에 따르면 특정 선거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이 적힌 물건의 반입은 금지된다. 
‘제복을 입은 현역 군인은 묘지 내에서 정치 활동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 같은 내용도 포함돼 있다.


Q3. 국립묘지 측은 왜 유독 트럼프의 참배를 문제 삼았나.

트럼프는 그간 미군이 쫓기듯 아프간에서 물러난 직후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재입성한 것을 두고 정치 유세나 토론 등을 통해 ‘미국의 수치’ ‘부끄러운 순간’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묘지 측은 철군 3주기 당일에 이뤄진 트럼프의 참배가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대선 캠페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립묘지 측은 성명을 내고 “사진사, 콘텐츠 제작자 등이 의식(참배)에 참석하거나 특정 정당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직접 지원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캠프와 지지자들은 “과거에도 참배 장면을 공개한 정치인들이 한두명이 아닌데 묘지 측이 자의적으로 정치 행위를 구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전에 있었던 정치인들의 ‘정치 행위’는 묵인하면서 트럼프의 참배는 막으려 했다는 주장이다.


Q4. 트럼프 측 반응은 어떤가.

트럼프 캠프는 “국립묘지 측에 촬영을 미리 허가받았고 엄숙하게 의식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국립묘지 관계자가 우리를 막아선 것”이라며 “물리력 행사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국립묘지 참배와 사진 촬영 자체가 카불 테러 희생자 가족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며 “여러분이 내게 국립묘지에서 함께하고 싶고,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해 감사하다”고 했다. 
실제 그는 묘지 방문 당일에 희생자들의 일부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헌화와 참배를 했고, 이 가족들도 성명 및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해리스 측이 이번 사안을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왜곡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 가족들이 희생자 가족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Q5. 향후 전망은?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논란으로 과거 군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던 트럼프가 또다시 군심(軍心)을 건드리게 됐다고 본다. 
시사지 애틀랜틱은 2020년 9월 트럼프가 2018년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맞아 프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군 전사자를 ‘패배자’ ‘호구’라고 불렀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은 군인 가족이나 안보를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층이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공세 수위를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08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막내아들이자 현역 군 장교인 지미 매케인이 3일 “트럼프 측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트럼프를 정면 비판한 것이 중도 보수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반면 트럼프 진영은 이 논란을 서둘러 차단하고 바이든 정부의 아프간 철군 난맥상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는 이날 “모든 논란은 바이든의 무능한 아프가니스탄 철군 때문에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힌 것을 가리기 위해 해리스가 지어냈다”고 했다.(240905)


 

 

[깨알지식 Q] 중동 '필라델피 회랑' 美 도시 필라델피아와 무슨 관련 있을까?

 


지난 29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폭발물 설치를 방지하기 위해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사이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Philadelphi Corridor)’을 아스팔트로 포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이 직접 통제하지 않는 가자지구 내 유일한 육상 국경으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 지역 내 밀수 터널을 작전에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14㎞의 좁디 좁은 이 땅이 미국의 대도시 ‘필라델피아’와 비슷한 ‘필라델피 회랑’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의 필라델피아 회랑에 있는 성벽을 배경으로 팔레스타인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도시 이름 필라델피아와 필라델피 회랑은 관계가 전혀 없다. 
필라델피 회랑은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즈음 이스라엘군이 붙인 이름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무작위 암호명(코드네임) 중 하나인 ‘필라델피’를 이 지역 이름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무작위로 붙은 군사작전의 암호명이다 보니 딱히 뜻이 있는 것이 아니고, 도시 필라델피아와 발음이 비슷한 것도 따라서 우연이라는 것이다.

 

 




한편 미국의 필라델피아는 과거 소아시아 지역에 있던 ‘필라델피아’라는 도시에서 이름을 본떠왔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어로 우정, 사랑, 우애를 의미하는 ‘필로스’와 형제, 친밀한 동료를 의미하는 ‘아델포스’의 합성어로, ‘우애의 도시’란 뜻을 지녔다.(240831)


 

 

[깨알지식Q] 앗, 헤즈볼라가 쏜 로켓 이름이 '카튜샤'라니…

 



지난 25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단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선제 타격 직후 ‘카튜샤’ 로켓 320발을 쏘아 올렸다. 
이스라엘 최첨단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을 교란하려는 공격이었다.


카튜샤 로켓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소련이 만든 다연장 로켓포다. 
발명 당시엔 기밀을 유지하느라 정확한 명칭 대신 소련 군사 과학자 안드레이 코스티코프 이름을 따서 ‘코스티코프’로 불렀다고 한다. 
이후 로켓 발사대에 생산 공장인 보로네시 코민테른의 각인 ‘K’를 새긴 것을 본 군인들은 당시 전쟁터에서 유행한 미하일 이사콥스키의 노래 제목인 ‘카튜샤의 노래’ 제목을 따서 ‘카튜샤’란 별명을 붙였다. 
이 별명은 이후 그대로 정식 명칭으로 굳어졌다.

 

 

<BM-13 카튜샤 로켓포>

 


‘카튜샤’는 흔한 러시아 여성 이름이다. ‘예카테리나’를 줄여 부르는 애칭이기도 하다. 
이사콥스키의 노래 가사 속 ‘카튜샤’는 전쟁터에 나간 연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여인 이름이다. 
1960년 한국에서 같은 제목의 노래가 나왔다. 제목 빼고는 러시아 노래와는 다른 곡이다. 
지난해 8월 러시아 모스크바시는 시내 동물원에서 처음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이름을 시민 투표에 부쳤는데, ‘카튜샤’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카튜샤’는 주한 미8군에서 복무하는 대한민국 육군 요원 ‘카투사(KATUSA)’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카투사는 ‘미 육군에 배속된 한국군 증강 요원(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의 첫 글자를 딴 명칭이다.(240828)



 

 

[깨알지식Q] 제트기·제트엔진… '제트'는 무슨 뜻?

 


지난 2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 33주년 연설에서 “본국의 신형 무인기(드론) ‘팔랴니치아’로 러시아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신형 무인기에는 항공기나 순항미사일(로켓) 등에 사용되는 ‘제트 엔진’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트 엔진은 노즐이나 조리개에서 물·가스 등 유체를 뿜을 때 발생하는 제트 추진력을 사용하는 엔진이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그렇다면 제트 엔진과 제트 추진력의 ‘제트’는 무슨 뜻일까?

 

 

<보잉사의 항공기 보잉 737 맥스(MAX)에 장착된 제트 엔진.>

 


제트 추진력의 ‘제트’는 ‘던지다’, ‘밀치다’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제테(jeter)’에서 유래했다. 
유체가 뿜어져 나오면서 반대 방향으로 발생하는 힘이, 주변 공기를 ‘밀어내면서’ 동력을 얻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제트 엔진은 종류에 따라 터보 제트, 터보 팬, 램 제트 등으로 나뉘지만, 주변 공기를 빨아들여 압착하고 압착한 공기를 순식간에 내뿜으면서 발생하는 ‘제트 추진력’을 사용한다는 점은 모두 같다.


일상생활에서 제트 추진력은 오징어 같은 두족류(頭足類)의 움직임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오징어가 포식자를 만날 경우,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바닷물을 흡입해 몸을 부풀리고 순식간에 이를 다시 내뿜으면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움직임도 ‘제트 추진력’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240827)

 

 

에어매트 5층까지 '안전'… 50층 이상은 '피난구역'으로
화재시 대피 어떻게 하나

 


지난 22일 발생한 경기 부천 호텔 화재를 계기로 고층 건물에 사는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7층에서 불이 나도 저렇게 많이 숨지는데 고층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냐’ ‘에어매트도 소용 없고 막막하다’ 등 글이 올라왔다.


당시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소방이 10층까지 쓸 수 있는 에어매트를 설치했지만 7층 투숙객이 한쪽 모서리 근처로 떨어져 숨졌다. 
매트가 딱지처럼 뒤집어지면서 곧이어 뛰어내린 투숙객은 맨바닥에 떨어져 사망했다. 
2명은 8층에서 7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근처에서 유독가스에 질식사했다.

 

 




소방 당국은 비상벨이 울린다고 무작정 집을 나와 대피하기보다 상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119에 전화해 건물 몇 층에서 불이 났는지, 연기나 화염이 어느 정도 확산됐는지 등을 먼저 파악한 뒤 안내에 따라 이동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다. 
소방 관계자는 “고층 건물 화재 때 많은 사람들이 급하게 대피하다가 유독가스를 마셔 질식사한다”며 “연기는 위로 확산되기 때문에 자기 집보다 아래층에서 불이 나면 더 위층인 옥상으로, 위층에서 불이 나면 1층으로 대피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년) 아파트 화재 사상자의 40.4%가 대피 도중 발생했다. 
작년 3월에는 경기 수원의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났는데 10층 주민이 계단으로 대피하다 질식사했다. 
고층 건물은 연기나 화염이 계단을 타고 위쪽으로 급격하게 퍼지는 ‘굴뚝효과’ ‘연돌효과’가 발생한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방화문을 닫지 않을 경우 연기가 1초당 1개 층씩 올라갈 정도”라고 했다.

 

 




이 때문에 연기가 가득차 대피가 어려운 경우에는 집 안 대피 공간이나 화장실로 들어가 젖은 수건으로 문틈을 막고 119에 구조 요청하는 게 더 안전하다. 
2005년 이후 지은 아파트에는 발코니 쪽에 별도 대피 공간이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화장실에 들어가 젖은 수건으로 문틈을 막고 샤워기로 물을 뿌리는 것도 방법”이라며 “수막이 연기를 막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부천 호텔 화재 때도 20대 여대생이 같은 방법으로 버틴 끝에 구조됐다. 
대피할 때는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은 뒤 낮은 자세로 벽을 짚으며 이동하면 된다.


에어매트는 5층용, 10층용, 15층용, 20층용 등이 있지만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5층용까지만 안전 인증을 내준다. 5층까지만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방 전문가들도 “그보다 높은 층은 최후의 수단으로 써야 한다”고 했다.


다만 생존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20년 대구의 초고층 아파트 51층에서 투신한 여중생이 갈비뼈 2개가 부러지는 부상만 입은 사례도 있다. 
이 여중생은 에어매트 한가운데 떨어져 목숨을 건졌다. 
같은 해 경기 구리에서는 8층에서 뛰어 내린 10대가 가벼운 부상만 입기도 했다.

 

 




생존율을 높이려면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엉덩이부터 떨어져야 한다. 
여러 명이 뛰어내릴 때는 소방대원의 통제에 따라 한 명씩 간격을 두고 뛰어내려야 한다. 
에어매트에 다시 공기를 주입하는 데 20초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함승희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5층 이상에서 내려다보면 에어매트가 손바닥 정도로 작게 보인다”며 “한가운데를 향해 뛴다고 생각하고 뛰어야 한다”고 했다.


줄을 타고 내려올 수 있는 완강기는 건물 10층까지 설치하게 돼 있다. 10층 안팎에 사는 주민은 고려해 볼 수 있다.


사다리차는 일반적으로 최대 30층 정도까지 구조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사다리를 펼치려면 건물과 사다리차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에서 쓸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번 부천 호텔 화재 당시 사다리차가 출동했지만 호텔 앞에 주차한 차량 때문에 무용지물이 됐다. 
게다가 주상복합 등은 창문이 없거나 작은 경우가 많아 사다리차로 구조하기 어렵다.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2012년부터 30층마다 피난구역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피난구역은 방화 처리를 해 불이 나도 일정 시간 버틸 수 있는 공간이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서울 잠실 롯데타워(123층)는 22층, 40층, 60층, 83층, 102층에 각각 피난구역이 있다. 
롯데 측은 “최대 3시간까지 버틸 수 있게 설계했다”며 “내부에는 마실 물과 화장실, 방독면, 소화기 등이 있다”고 했다. 
피난구역에는 1층으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피난용 직통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이 엘리베이터는 불이 나도 운행할 수 있도록 별도 전원을 갖추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불이 나면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으로 대피하라고 하지만 피난 엘리베이터는 예외”라고 했다.


2020년 10월 울산 남구의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아파트(33층)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15층과 28층에 피난구역을 만들어 주민들이 대피한 덕분이었다.


안전 전문가들은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상시 실전 훈련이라고 했다. 
피난구역이나 완강기 등 시설이 있더라도 위치나 이용 방법을 모르면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부천 호텔 화재 때도 호텔에 완강기가 있었지만 완강기로 탈출한 투숙객은 없었다. 
이용재 교수는 “불이 나면 연기가 자욱해 피난구역이나 완강기 위치를 알고 있어도 찾기 어렵다”며 “평소 훈련을 통해 몸으로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240826)



 

 

[깨알지식Q]우크라이나는 '로켓 드론'에 왜 빵 이름을 붙였나 

 


24일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신형 드론 ‘팔랴니치아’는 우크라이나 전통 빵에서 이름을 따왔다. 
우크라이나·러시아는 같은 키릴 문자를 사용하지만 알파벳 구성과 발음 방법이 조금 다르다. 
팔랴니치아(паляниця) 같은 경우, 모음 ‘и’ 을 발음하고 사용하는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러시아인들은 이를 ‘팔랴니차’에 가깝게 발음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에선 이 단어를 말해보라 하면 러시아 스파이를 색출해낼 수 있다는 말이 전부터 돌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우표에 그려진 우크라이나 전통 빵 ‘팔랴니치아’. 
2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한 자국산 신형 로켓 드론 ‘팔라니치아’와 이름이 같다.>


 


<한 우크라이나 티셔츠 쇼핑몰에서 팔고 있는 상품. 
'애국심 가득한 Ї 키보드가 새겨진 셔츠'라는 설명이 달려 있다. >

 


우크라이나어엔 러시아어에 없는 알파벳이 네 개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이 중에서도 특히 ї를 저항과 독립의 상징으로 여긴다. ї는 ‘이’를 길게 발음하며 끝부분에 강세를 두는 모음이다. 
러시아어 알파벳 체계엔 없다. 이 알파벳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제국의 일부였던 1876년 우크라이나어 사용이 금지되며 사라졌다가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하고 나서 다시 쓰이기 시작했다. 
소련 시절 키예프(러시아어 표기로 Киев)라고 발음했던 우크라이나의 수도는 이제 키이우(우크라이나어 표기로 Київ)라고 불리는데, 여기에도 이 알파벳이 들어간다. 
우크라이나에선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기원한다는 뜻을 담아 ї를 새긴 티셔츠 등을 많이 팔고 있다.(240826)

 

[깨알지식Q] 美 민주당 상징은 당나귀, 공화당은 왜 코끼리일까

 



민주당은 당나귀, 공화당은 코끼리. 
미국 양대 정당의 상징 동물로 대통령 선거철이 되면 곳곳에서 두 동물이 그려진 포스터나 옷을 볼 수 있다. 
왜 하필 당나귀와 코끼리일까.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날인 20일, 시카고 전당대회장에서 민주당의 상징인 당나귀 모양 모자를 쓴 지지자.>

 


민주당의 당나귀는 1828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전신 ‘휘그당’이 민주당 앤드루 잭슨 후보를 비하하기 위해 붙인 별명 ‘잭애스(Jackass·멍청이)’에서 왔다. 
잭애스는 원래 ‘수컷 당나귀’라는 뜻으로 동남부 테네시주의 시골 출신인 잭슨을 촌뜨기 이미지로 깎아내리기 위한 별명이었다.


하지만 잭슨은 이를 역이용했다. 
당시 “국민이 미국을 통치하게 하라”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서민 정치를 표방했던 그는 ‘당나귀는 근면한 동물’이라면서 자신의 선거운동에 활용했다. 
결국 잭슨은 승리했고 민주당은 당나귀를 당의 상징 동물로 삼았다.


공화당의 코끼리는 미국의 시사 만화가 토머스 내스트의 만평에서 시작됐다. 
1874년 그가 한 주간지에 정치적 곤경에 처한 공화당 소속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을 뒷걸음질치다 구덩이에 빠지는 코끼리로 묘사한 그림이 인기를 끈 것이다.


이 그림 속에서 코끼리를 위협한 건 사자 탈을 쓴 당나귀, 즉 민주당을 의미했다. 
공화당 관계자들은 발끈하기보다는 ‘코끼리는 힘이 세지만 점잖고 위엄 있는 동물’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하려 했다. 
이후 다른 만화가들도 공화당을 코끼리로 그리면서 당의 상징 동물로 굳어졌다.(240823)

 

 

[스피드 3Q]아프리카 밖으로 번진 엠폭스… 무슨 병이길래 WHO 비상 걸렸나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엠폭스(MPOX)’에 대해 국제적 공중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국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자국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엠폭스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막지 못하면 전 세계가 또다시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엠폭스는 어떤 병이고 증상은 어떤지, 2022년 상황과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등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17일 콩고민주공화국 북쪽 니라곤고 종합 병원의 엠폭스 치료 센터 상담실 밖에서 환자들이 의료진의 말을 듣고 있다.>

 

 

Q1. 어떻게 세상에 알려졌나

엠폭스는 1958년 싱가포르에서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데려와 실험실에서 사육하던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사람과 동물이 공통적으로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로, 1970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생후 9개월 남자아이에게서 인체 감염 사례가 처음 보고됐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풍토병으로 알려졌으나 2022년 5월 이후 유럽과 북미 등 풍토병과 관련 없는 지역에서의 감염 사례가 이례적으로 증가했다. 
2022년 확산 초기에는 공식 명칭이 ‘원숭이 두창(Monkey Pox)’으로, 엠폭스(MPOX)는 약자로만 사용됐다. 
그러나 ‘원숭이’라는 단어가 흑인 등을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된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WHO가 ‘엠폭스’를 공식 명칭으로 지정했다.


Q2. 감염 경로와 증상은 무엇인가

초기 증상은 독감과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열, 근육통, 탈진 등이 나타난다. 
감염 이후 1~5일이 지나면서 얼굴을 시작으로 온몸에 울퉁불퉁한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것도 특징이다. 
발진에는 고름이 들어차고 딱지가 생긴다. 
엠폭스는 체액이나 침방울 등을 통해 전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염자와의 성관계나 감염자의 병변 부위를 접촉한 경우 전염될 수 있으며, 밀폐된 공간에서 대화와 호흡을 통해 전염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WHO에 따르면 감염 후 2~4주가 지나면 자연 치유되나, 어린이와 임신부 등은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Q3. 2022년 확산 때와 다른 점은

지난 15일 스웨덴 보건 당국은 스톡홀름에서 치료받던 환자가 엠폭스 바이러스 ‘하위 계통(Clade) 1b’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22년 WHO의 PHEIC 선언 당시 ‘하위 계통 2′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최근에는 1b형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b형 바이러스의 경우, 2형보다 전파가 빠르고 독성이 강하다는 특징으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엠폭스 1b형은 사망률이 10%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22년 엠폭스 창궐 당시와 달리 최근에는 15세 미만 어린이 감염자가 늘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확산 속도도 이미 올해 아프리카에서는 1만8700명 이상의 감염 사례와 500명 넘는 엠폭스 관련 사망자가 보고되며 지난해 수치를 넘어섰다. 
아프리카 대륙 밖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튿날인 16일 파키스탄에서도 첫 감염자가 보고됐고, 18일에는 국외 여행 기록이 없는 33세 필리핀 남성이 엠폭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240820)


 

 

[What&Why] 푸치니 오페라 '나비 부인'에 왜 일본 國歌 기미가요가 나올까?

개항기 日 항구 나가사키가 배경
게이샤가 된 약소국 소녀의 노래


공영방송 KBS가 광복절 당일 0시에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 실황 영상을 내보낸 뒤 논란이 불거졌다. 
이 오페라 1막에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君が代)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에 기미가요가 나오는 이유는 뭘까.


1904년 초연된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개항기의 일본 항구 나가사키가 배경이다. 
이 오페라에서 묘사되는 일본은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망상에 사로잡힌 침략 국가가 아니다. 
거꾸로 자국 소녀를 보호할 힘조차 없는 초라한 약소국에 가깝다.

 

 

<지난 15일 오전 KBS TV가 방영한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주인공 초초상이 기모노를 입고 노래하는 장면.>

 


이를 보여주는 여주인공이 열다섯 살 일본 소녀인 초초상(나비부인)이다. 
집안의 몰락으로 게이샤가 된 초초상은 미 해군 장교 핀커튼과 진실한 사랑이 가능할 것이라고 굳게 믿지만, 반대로 핀커튼에게 초초상은 ‘현지처’에 불과하다.


푸치니는 이 오페라를 쓰면서 일본 민요 ‘사쿠라 사쿠라’와 군가 ‘미야상 미야상(宮さん 宮さん)’ 등 다양한 선율을 사용했고, 오페라 1막에서 핀커튼과 초초상이 혼례를 올리는 장면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를 삽입했다. 일본 전통 혼례를 의미하기 위한 것이다. 
푸치니가 기미가요 등 일본 선율을 많이 넣은 이유로 19세기 유럽에서 일본 미술이 선풍적 인기를 누렸던 현상을 뜻하는 ‘자포니즘(japonism)’의 영향으로 보기도 하고, 반대로 당시 동양에 대한 서양의 왜곡된 시각을 의미하는 오리엔탈리즘의 반영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오페라 1막에선 일본 국가만이 아니라 미국 국가도 나온다. 
푸치니는 핀커튼의 활달한 성격 묘사를 위해서 미국 국가 ‘별이 빛나는 깃발(The Star-Spangled Banner)’도 사용했다.


핀커튼은 초초상과 혼례를 올리지만, 미국으로 돌아간 뒤 일말의 주저도 없이 미국 여성과 다시 정식으로 결혼한다. 
이 오페라는 가해자 미국 남성과 희생자 일본 여성의 구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군주의 치세’를 의미하는 기미가요의 가사는 헤이안(平安) 시대(794~1185)부터 전해졌다. 
1869년 일본 군악대장이었던 영국 작곡가 존 윌리엄 펜튼(1828~1890)이 여기에 처음 곡조를 붙였다. 
하지만 펜튼의 선율은 ‘진지함이 부족하다’ ‘부르기 힘들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1880년 일본 작곡가들이 새롭게 붙인 선율을 궁내성에서 승인했다. 
당시 일본 해군 군악대장이었던 독일 음악가 프란츠 에케르트(1852~1916)는 서양식 화성을 입혀서 이 곡을 편곡했고, 일본 정부는 1888년 에케르트의 기미가요를 공식 국가로 채택했다. 
공교롭게도 에케르트는 1901년 대한제국 군악대 교사로 부임한 뒤 이듬해 대한제국 애국가도 작곡했다. 
현재 그의 유해도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있다.


1945년 종전 이후 더글러스 맥아더 최고사령관의 연합군 최고사령부는 일본에서 기미가요 금지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일본 국가로 계속 불리다가 1999년 ‘국기 및 국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기미가요는 일본 국가로 명문화됐다.(240817)





 

 

'XY염색체 주먹' 이길 여성은 없었다... 성별 논란 확산

여자복싱 金 켈리프·린위팅
성별 논란 커지게 된 이유는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성장했고, 여성으로 경쟁했다.”(이마네 켈리프) 2024 파리 올림픽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성별 논란’ 당사자들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마네 켈리프(25·알제리)는 지난 9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66kg급 결승전에서 중국 양류에게 5대0 판정승을 거뒀다. 
16강에선 기권승, 8강부터 결승까지는 모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이다. 
다음 날 린위팅(28·대만) 역시 57kg급 결승전에서 율리아 세레메타(폴란드)에게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알제리 선수 이마네 켈리프(오른쪽)가 9일(현지 시각)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kg급 결승전에서 중국 양류를 상대로 펀치를 날리고 있다.>

 


국제복싱협회(IBA)는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켈리프와 린위팅을 “혈액 검사 결과 여성부 경기에 부적합하다”며 실격 처리했다. 
IBA는 규정상 염색체(XX·XY)를 기준으로 성별을 구분하기에, 두 선수에게서 XY 염색체가 검출됐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게다가 켈리프와 이번 올림픽 16강전에서 맞붙은 이탈리아 선수 안젤라 카리니가 1라운드 46초 만에 기권을 선언하며 “살면서 그런 펀치를 맞아본 적 없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번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외부 유명인들이 켈리프를 ‘남자’로 칭하며 “경기가 불공정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이들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라는 거짓 정보도 나돌았다.

 

 

<9일(현지 시각)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66kg급 결승전에서 우승한 이마네 켈리프(알제리)가 금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켈리프와 린위팅이 실제 XY 염색체(남성)를 가졌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외관상 여성 몸이라도 XY 염색체가 검출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지만 발견된다. 
‘성발달 이상’ 질환 중 하나인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AIS·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으로 불린다. AIS는 체내 존재하는 남성호르몬 수용체에 이상이 생겨 남성적 성별 발달이 불완전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Y염색체가 있긴 하지만 수용체 이상으로 생물학적 남성 외관이 나타나지 않고 여성적 특성이 나타난다고 한다.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설명을 보면 AIS 환자는 사춘기 이후에도 남성 특징이 나타나지 않아 대부분 자신을 여성으로 알고 살아간다. 
통계적으로 10만명 중 2~5명 정도가 이 질환을 갖고 태어난다. 다만 켈리프와 린위팅이 이 경우에 해당하는지 밝혀진 바는 없다.


올림픽에서 종목 운영은 대부분 해당 국제 연맹이 담당한다. 
그런데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복싱 종목을 주관해야 할 IBA(국제복싱연맹)에 대해 지난해 부정 판정과 재정 비리 등 이유로 올림픽 주관 자격을 박탈했다. 
IOC는 두 선수 성별 논란을 두고 “여권상 성별이 여성”이라며 “IBA 실격 결정은 IBA 회장과 사무총장이 단독으로 내린 것이고, 성별 적격성 테스트 과정이 불투명하고 허술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반대로 IBA는 IOC가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고 비난하는 상황이다.


IOC는 두 선수 ‘성별 논란’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22년 10월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당한 러시아가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IBA를 앞세워 논란을 만들었다는 의심이다. 
IOC는 “켈리프와 린위팅이 (러시아가 올림픽 출전 금지를 당하기 전인) 2022년 5월 세계선수권대회까지는 아무 문제 없이 여자부 경기에 출전했다”고 했다. 
IBA 회장 우마르 크레믈레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인으로 알려진 점도 이런 의혹을 부채질한다. IBA 최대 후원사 역시 러시아 국영 에너지 회사 가스프롬이다. 크레믈레프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사악한 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는 “올림픽이 체면을 잃고, 변태에 가까운 유사 자유주의 희생양이 됐다”고 했다.(240812)



 

 

전기차가 내연차보다 불 잘 난다는데… 진실일까

[뉴스Q] 전기차 화재 둘러싼 5가지 의문점 체크

 


지난 1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시작된 대형 화재로 ‘전기차 공포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애초에 전기차에서 불이 난 원인이 무엇인지, 주변 차량 140여 대를 태울 만큼 피해가 커진 까닭 등을 조사하고 있다. 
주차장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지만, 근본적인 화재 원인에 대한 뚜렷한 해답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자동차·배터리 업계 안팎의 전문가들 도움을 받아 이번 사고를 둘러싼 궁금증을 정리해 봤다.

 

 

<독일에서 온 벤츠 본사 직원들도 감식 참여 - 8일 인천 서구의 한 차량 정비소에서 지난 1일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불이 난 벤츠 전기차에 대한 합동 감식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일에 이어 두 번째다. 벤츠 독일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들도 이날 감식을 참관했다.>

Q1. 전기차가 불이 더 자주 나나?

전기차 화재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18년 자동차 1만대당 화재 건수는 전기차 0.4건, 내연차 2.2건이었다. 
그러나 작년엔 전기차가 1.3건으로 약 3배가 된 반면, 내연차는 1.9건으로 14% 줄었다. 
특히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더 불안하게 느끼는 것은 전기차는 제작·판매한 지 오래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새 차’가 많은데도 불이 나는 빈도가 잦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연차는 노후 차를 조기 폐차할 때 지원금을 주는 정책 등으로 연식이 오래된 차량이 줄면서 화재 비율도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Q2. 전기차는 불 끄기가 훨씬 어렵다는데?

그렇다. 전기차 배터리는 손상을 막기 위해 단단한 금속으로 둘러싸 놓아 불이 붙었을 때 발화 지점에 직접 물을 부어 끄기가 어렵다. 
또 한번 불이 붙으면 주변 온도가 급격히 오르는 ‘열 폭주’ 현상이 나타나면서 배터리를 모두 태울 때까지 화재가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내연차 화재를 1시간 안에 진압할 수 있다면 같은 규모의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데 7~8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압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다. 
작년 7월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실시한 전기차 화재 진압 시연회에서 당시 조선호 본부장은 “전기차라고 초기 진화나 불 확산을 막는 게 내연차보다 더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전기차를 물에 빠뜨려 불을 끄는 ‘소화 수조’, 이불처럼 차를 덮어 공기를 차단하는 ‘질식 소화포’ 등을 쓰면 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표한 연구도 스프링클러만 정상 작동해도 전기차 화재가 인접 차량으로 옮겨붙는 것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Q3. 주차 중 전기차 화재는 이례적이라고 하는데?

청라에서 불이 난 벤츠 전기차는 충전 중이 아닌 주차 상태였다. 
그간 전기차는 배터리를 과도하게 충전하는 ‘과(過)충전’ 상태에서 화재가 자주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전이 끝났는데도 전기가 계속 공급될 경우 자칫 배터리 내부 압력이 높아져 부풀어 오르거나 분리막이 손상돼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차 중에도 전기차에 불이 날 수는 있다. 
배터리는 양극재과 음극재, 그리고 전자의 이동 통로인 전해액, 합성수지로 만든 분리막이 기본 구조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나누는 분리막이 전기차 운행 중에 손상을 입으면 주차된 상태에서 양극재와 음극재가 섞여 열이 발생하면서 화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작년의 전기차 화재 160건 중 28.8%가 주차 중 일어났다. 
운행 중(46.9%)에 가장 많이 불이 났고, 주차 중이 2위, 충전 중(18.8%)은 그다음이었다. 
화재 원인으로만 볼 때 과충전이 가장 위험한 게 아닌 셈이다.

또 배터리의 열을 식히는 냉각수가 새거나, 배터리 내부에 이물질이 생기는 등의 결함 가능성도 화재 원인으로 거론된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배터리 내부에서 화학반응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충전 중이 아니더라도 미세한 변화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Q4. 자동차-배터리 업체 중 누구 책임이 큰가?

불이 난 벤츠 전기차에는 우리에겐 낯선 세계 10위권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장착된 것이 알려지면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사용량)이 작년 기준 1.6%에 그친 회사라 충분히 실력이 증명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배터리 안전성은 최종적으론 자동차 회사 책임”이라는 의견이 많다. 
전기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차의 특성에 맞는 사양을 정해서 주문하는 데다가 배터리가 차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안전성을 높이는 시스템도 자동차 회사가 제어·개발하기 때문이다. 
2021년 현대차 전기차 리콜 때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일부 불량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현대차도 전체 리콜 비용의 30%를 부담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가 아무리 저렴해도 최소한 성능·안전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채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처럼 배터리가 모두 타 버린 경우에는 배터리 결함인지, 자동차 회사의 시스템 문제인지 등이 명백하게 드러나기 어렵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와 배터리 기업의 책임 공방이 종종 벌어진다. 
아예 최근 자동차 회사들은 배터리 제작 기술을 스스로 연구하고 배터리 제조사의 생산·개발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하는 추세다.


Q5. 전기차 화재 대책은 부족했나?

국내 첫 전기차 화재는 지난 2017년이었다. 그런 만큼 대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된 지 오래되지 않은 만큼 해외에서도 우리 소방 당국과 유사한 방식 외에 크게 차별화한 전기차 화재 대응 방안은 찾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은 전국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이 65%에 달하고, 요즘엔 지상 주차장이 아예 없는 단지도 많다. 
충전기도 지하 주차장에 비치된 경우가 다수라, 지상에서만 전기차를 충전하고 주차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화재 때 소방차 진입에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많아 소비자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청라 화재를 계기로 이런 현실을 극복할 더욱 촘촘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240809)



 

 

세계 여자 탁구 대부분 중국계

10개국 이상 중국인 선수 보유… 한국팀 전지희·이은혜도 귀화

 


“이게 정말 독일과 미국 경기인가요?”


지난 6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치른 탁구 여자 단체 16강전. 독일과 미국이 맞붙었다. 
그런데 다소 어색한 광경이 펼쳐졌다. 선수들은 독일과 미국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아시아인들이 많았기 때문. 실제 양 팀 선수 6명 중 독일 아네트 카우프만을 제외한 5명이 중국계였다. 
독일 산 샤오나와 위안 완은 중국에서 태어나 독일로 귀화한 선수고 미국 릴리 장과 에이미 왕, 레이철 성은 미국 태생 중국계다. 
복식에서 중국계 4명이 맞선 장면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오직 중국인만 중국인을 이길 수 있다” “독일 선수와 미국 선수 모두 아시아 프록시(대리) 서버를 통해 경기를 하고 있군” 같은 댓글도 달렸다. 경기는 독일이 이겼다.

 

 


<지난 6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치러진 탁구 여자 단체 16강전. 
독일과 미국의 대결이었지만, 중국계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출전한 탓에 소셜미디어(SNS)에서 대결 장면이 화제가 됐다.>

 



이처럼 올림픽 때마다 중국 일색인 각국 탁구 대표 선수 구성을 두고 화제가 끊이지 않는다.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도 3명 중 한국 태생은 신유빈뿐이다. 팀 리더이자 맏언니 전지희는 중국 출신으로 2008년 한국으로 건너와 2011년 귀화했다. 
이은혜도 중국 허베이성 출신으로 2011년 귀화했다. 이번이 첫 올림픽 도전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파리 올림픽 탁구 종목에 출전한 각국 대표팀 중 중국 출신이거나 중국 혈통 선수가 한 명이라도 있는 나라는 10국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을 비롯, 독일, 호주, 캐나다, 프랑스, 미국, 룩셈부르크, 칠레, 슬로바키아, 피지, 모나코, 포르투갈, 홍콩 등이다. 
모국에서 워낙 경쟁이 치열해 해외로 가 활로를 찾아보려는 중국 선수들과, 탁구 경쟁력 확보를 노리는 나라의 심산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이길 수 없으면 우리 편으로 만들라”는 전략이란 분석도 있다. 
룩셈부르크 ‘탁구 할머니’ 니샤롄도 귀화한 중국인이다. 
그럼에도 중국 탁구 아성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중국은 2020 도쿄 올림픽까지 탁구 금메달 37개 중 32개를 쓸어 담았다. 
한국은 3개. 이번 올림픽에서도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 혼합 복식 등 다섯 종목을 모두 노리고 있다.(240810)



 

 

밴스·월즈 모두 사랑한 이 음료… 美대선 화제의 중심에


중서부 출신 두 후보, 모두 '마운틴 듀' 애호가
80년 넘는 전통 자랑… 고카페인 함유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통령 후보에 이어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를 각각 확정하자 한국에서도 익숙한 라임·레몬 맛 탄산음료 마운틴 듀(Mountain Dew·'산의 이슬’이란 뜻)가 화제로 떠올랐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Walz) 미네소타 주지사, 공화당 후보인 J D 밴스(Vance) 오하이오 상원의원 모두 이 음료의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USA투데이는 “극심한 분열 속에서도 월즈와 밴스는 같은 음료의 팬”이라며 “그야말로 초당파적인 버블(bubble·탄산음료의 기포)”이라고 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다이어트 마운틴 듀 음료를 왼손에 들고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마운틴 듀는 1940년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출시돼 8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월즈와 밴스의 선택은 카페인 함량이 높고 설탕은 적은 ‘다이어트 마운틴 듀’다. 
12온스(약 350ml)짜리 한 캔에 54㎎의 카페인이 들어있어 같은 용량의 다이어트 펩시(35㎎)나 다이어트 코카콜라(46㎎)를 압도한다. 
1964년 펩시코에 인수된 마운틴 듀는 중서부와 애팔래치아 산지 지역을 중심으로 청소년과 블루칼라(생산직 노동자)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마운틴 듀라는 이름부터가 ‘달빛이 비추는 밤에 산 속에서 몰래 만든 밀주’를 뜻하는 애팔래치아 지역의 속어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왼쪽)이 최근 뉴스맥스에 출연해 다이어트 마운틴 듀 음료를 진행자와 마시고 있다.>

 


중서부 출신 백인인 월즈와 밴스 모두 어려서부터 이 음료를 접했다. 
밴스는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에서도 마운틴 듀를 언급했다. 
최근에는 보수 성향 뉴스맥스 방송에 출연해 이 음료를 마시며 “고카페인, 저칼로리 다이어트 마운틴 듀는 좋은 제품”이라고 했다. 
민주당 선거 캠프는 이 장면을 부각시켜 편집한 영상을 공유하며 “밴스가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다”고 공격했다. 
밴스는 최근 유세에서는 “민주당은 (내가) 뭘 해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한다”며 “다이어트 마운틴 듀를 어제도 마셨고 오늘도 마셨는데 민주당은 이것도 인종차별주의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중서부 아재’로 주목받고 있는 팀 월즈 역시 이 음료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2019년 X(옛 트위터)에서 “다이어트 마운틴 듀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고 했다. 
“아침 식사로 52온스(1.5L) 짜리 한 병을 거뜬히 마신다”는 농담도 했다. 
올해 4월 그의 참모진이 월즈의 회갑을 맞아 준비한 깜짝 생일 파티에도 “당연히” 다이어트 마운틴 듀가 등장했다. 
그가 공식 석상에서 마운틴 듀를 마시거나 들고 다니는 모습도 자주 카메라에 잡혔다. 
월즈는 고등학교 교사 시절인 1995년 음주 상태에서 과속·난폭 운전을 하다 단속돼 경력을 접을 뻔한 적이 있다. 이후 술을 완전히 끊은 그의 ‘영혼’을 달래준 음료가 마운틴 듀였다.(240809)

 

 

성평등 올림픽… 피날레 주인공도 남자 아닌 여자 마라톤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나

 

 


지난 4일(현지 시각)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최초 올림픽 메달이 나왔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54kg급 준결승전에서 임애지(25·화순군청)가 동메달을 목에 건 것. 
‘밴텀 급(bantamweight)’으로 불리는 이 체급은 여성 선수들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이번 올림픽에 새로 도입됐다. 
한국도 파리 올림픽 ‘성평등’ 정책에 수혜를 입은 셈이다.


파리 올림픽은 개최 전부터 ‘완전한 성평등 실현’이라는 기치 아래 기존 대회와 차별화되는 요소들을 도입했다. 실제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주 언론 더 컨버세이션은 “파리 올림픽은 올림픽 정책과 관행 등 세세한 부분에서 체계적 변화를 위한 발판이 됐다”며 “여성 운동선수들은 더 이상 경기장에서 자신들을 쫓아내려는 남성 중심 체제 희생양이 아니다”라고 했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2024 파리 올림픽을 기념하는 오륜기가 걸린 모습.>

 


이번 파리 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참가 선수 성비를 남녀 동수로 맞췄다. 
여성 선수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일부 종목에서 여성 경기를 늘렸다. 
복싱·레슬링은 지난 도쿄 올림픽에 비해 여성 체급이 1개씩 늘어났고, 카누·요트 등은 혼성 경기를 신설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이 걸린 경기는 총 329개. 이 중 남성 경기는 157개, 여성 경기는 152개이지만 혼성 경기가 20개로 증가하면서 여성 선수들이 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도 늘었다.

 

 




남성 경기를 대회 ‘하이라이트’로 배치하는 관습도 사라졌다. 
마라톤이 대표적이다. 통상 여자 마라톤 경기를 폐막식 전날 치르고, 폐막식 당일에는 남자 마라톤 경기가 ‘피날레’를 장식하도록 하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여자 마라톤이 폐막식 직전 치러진다. 
마라톤 코스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있었던 ‘여성 행진’ 경로를 반영했다. 오렐리 메를 파리 올림픽 전무 이사는 “이 획기적인 (마라톤 종목의) 변화는 ‘여성을 주목하자’는 파리 올림픽 가치와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과거 대회에서 주로 여성 경기를 오전 시간대, 남성 경기를 저녁 황금 시간대에 할당하던 관행도 이번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췄다.


경기장 밖에서도 성평등 기조는 이어졌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 선수들이 마음 놓고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선수촌 내에는 어린이집이 만들어졌다. 
‘엄마 선수’들이 훈련을 받거나 경기를 치를 때 자녀를 돌봐주는 용도다. 
지난 1월 프랑스 여자 유도 간판 스타 클라리스 아그벵누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딸과 올림픽 선수촌에서 함께 지내며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건의하면서 도입됐다. 
근대 올림픽 128년 역사상 선수촌에 어린이집이 도입된 것은 처음이다.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중계방송 역시 달라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방송사(OBS)뿐 아니라 각 나라 방송사 중계진 발언 등을 꼼꼼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수영 여자 400m 계주 경기 직후 유로스포츠 소속 한 해설자가 금메달을 딴 호주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여자들은 놀고 화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나”라고 발언하자, OBS는 즉시 방송사 측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 해설자는 해고됐다. 
IOC는 또 카메라 기자들에게 여자 선수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는 성차별적인 촬영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성평등’ 방침이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남성 위주 종목에서는 여성 경기를 늘렸지만, 반대로 여성 위주 종목에서는 남성·혼성 경기를 도입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1984 LA 올림픽에서 ‘여성만 참가할 수 있는 종목’으로 처음 도입된 아티스틱스위밍은 30년째 금남(禁男)의 벽이 깨지지 않고 있다. 
유로뉴스는 “2022년 세계수영연맹이 아티스틱스위밍 종목에 최대 2명의 남성 선수를 선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여전히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여성”이라고 했다. 
타임(TIME)은 “올림픽 아티스틱스위밍에 남자 선수들이 계속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은 해당 종목과 남성 선수들 발전이라는 두 가지 기회를 모두 잃는 것”이라고 했다.(240808)


 

 

[깨알지식] 테니스에서 0점을 '러브'라 하는 이유

 



‘테니스의 전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3일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스페인의 샛별 카를로스 알카라스에게 승리하면서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을 품었다.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이 경기에서 장내 아나운서는 점수가 0점임을 알리면서 제로(zero) 대신 러브(love)라고 불렀다. 
테니스뿐 아니라 탁구와 배드민턴, 스쿼시 등 라켓을 들고 공을 주고받는 스포츠 종목에서도 0점을 러브라고 부른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스타드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남자 테니스 단식경기에서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가 공격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설이 전해진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게임에 대한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미국 사전 메리암웹스터는 “금전적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경기 그 자체를 사랑해서 게임에 임한다는 뜻인 ‘to play for love’라는 문구에서 유래됐다”고 전한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해 0점도 개의치 않는다는 의미로 확장됐고, 여기서 ‘0′ 대신 ‘love’를 쓰게 됐으며 다른 라켓 스포츠로 전파됐다는 것이다.


테니스공과 비슷하게 생긴 달걀의 프랑스어(L’oeuf·뢰프)에서 유래되었다는 가설도 있다. 
16세기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된 귀족 스포츠 테니스가 영어권 국가들에 보급되면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표현이라는 것이다. 
또 ‘아무것도 아닌(Nothing)’이란 뜻을 가진 스코틀랜드 고어 로브(Loove)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240823)


 

 

교체 선수도 신들린 듯… 펜싱 올림픽 3연패 찌른 3가지 비결

사브르 단체전 세계 정상 비결

 



지난 31일(현지 시각) 그랑 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 
이 종목 통산 10회 우승을 자랑하는 헝가리를 맞아 한국 대표팀은 6라운드까지 30-29로 1점 앞선 채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원우영(42) 대표팀 코치는 이때 과감히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베테랑 구본길(35)을 빼고 도경동(25)을 투입한 것. 8강전과 4강전을 뛰지 않아 “몸이 근질근질하다”던 신예 검객은 피스트(piste·펜싱 경기대)에 오르자마자 5점을 연속으로 따냈다. 
한국 남자 사브르가 올림픽 3연패(連覇)를 이룬 결정적 장면이었다.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오상욱을 비롯한 코치진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금메달 결정전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도경동 득점때 기뻐하고 있다.>

 


한국이 헝가리를 45대41로 누르고 금메달을 확정 짓자 “대~한민국!” 응원 소리가 메아리쳤다. 
2012 런던 올림픽 우승 멤버 원 코치는 “도경동이 들어가면서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더라. 5점을 연속으로 뽑아낼 땐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경기도 예술, 경기장도 예술 - 지난 3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끝난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대표팀 박상원(앞줄 왼쪽), 오상욱, 구본길(뒷줄 왼쪽), 도경동이 메달을 들고 자축하고 있다.>

 

 

오상욱(28)과 구본길, 박상원(24), 도경동으로 구성된 ‘뉴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가 2012 런던, 2020 도쿄(2016 리우는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음)에 이어 3대회 연속 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 27일 개인전 우승으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오상욱은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한국이 하계 올림픽에서 따낸 통산 300번째 메달. ‘어펜저스’는 한국 사브르 전성기를 상징하는 별명이다. 
김정환(41)과 구본길, 오상욱, 김준호(30)로 이뤄진 원조 ‘어펜저스’는 도쿄 올림픽과 세 차례 세계선수권, 두 차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다. 
김준호가 대표팀을 은퇴하고, 노장 김정환이 부상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대신 신예 박상원과 도경동이 합류하면서 ‘뉴 어펜저스’가 결성됐다. 
오상욱은 “’어펜저스’가 펜싱에 농익은 이들이었다면, ‘뉴 어펜저스’는 쓰나미처럼 몰아치는 힘이 있다”고 했다.


쟁쟁한 선배를 대신하게 된 박상원과 도경동은 압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두 형이 용기를 심어줬다. 
구본길은 “우리가 못하면 너희가, 너희가 못하면 우리가 커버해줄 수 있다. 서로 믿고 가자”고 했다. 
‘막내 라인’도 두 형에게 힘이 되어줬다. 도경동은 8강전에서 구본길이 흔들리자 라커룸에서 ‘형, 왜 자신이 없어? 내가 (후보로) 뒤에 있으니 하고 싶은 거 다 해봐’라고 했고, 자신감을 찾은 구본길은 4강전부터 제 기량을 발휘했다. 
오상욱도 도경동이 피스트 아래에서 수시로 ‘형이 최고야!’라고 외쳐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오는 10월 전역 예정이던 국군체육부대 소속 도경동은 금메달로 조기 전역 혜택을 받게 됐다. 박상원은 파워 넘치는 플레이를 앞세워 활기를 불어넣었다.


명실상부한 사브르 세계 최강자로 거듭난 오상욱은 “단체전을 완벽하게 끝냈다면 30분 정도는 자만할 수 있었을 것 같다”면서 “마지막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 게 마음에 걸린다.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올림픽 3연패 과정에 모두 참여한 유일한 선수인 구본길은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고 싶다”고 했다. 
결승전이 벌어진 31일은 원래 둘째 아들 출산 예정일. 아내가 코로나에 걸리면서 수술 날짜를 구본길 귀국일(8월 5일)에 맞췄다고 했다. 
“모찌(태명)가 오늘 나왔으면 행운을 가져갔을 거라고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아빠를 위해 기다려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구본길,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수여받은 후 기뻐하고 있다.>

 


금메달로 가는 길에 가장 고비가 될 것으로 보였던 경기는 프랑스와 4강전이었다. 
프랑스 홈 관중들은 응원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하지만 ‘뉴 어펜저스’는 압도적 실력으로 관중을 잠재웠다. 
진천선수촌에서 함성과 박수 소리가 담긴 스피커를 틀어놓고 ‘소음 훈련’을 한 게 도움이 됐다고 한다. 
국제 심판을 초청한 연습 경기에서 일부러 불리한 판정을 해 멘털을 흔드는 모의 훈련도 효과를 발휘했다.


올림픽 3연패엔 2003년부터 회장사로 후원한 SK텔레콤 역할도 적지 않았다. 
SK텔레콤이 펜싱 경기력 향상과 저변 확대를 위해 쓴 지원금은 300억원에 이른다. 
국제 그랑프리 대회를 매년 1~2개 개최하고, 해외 훈련과 국제 대회 출전을 지원하면서 펜싱 국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사브르·플뢰레·에페

펜싱은 플뢰레·에페·사브르로 나뉜다. 
사브르(Sabre)는 머리와 양팔을 포함한 상체만 공격할 수 있다. 총 길이 105㎝, 날길이 88㎝, 무게 500g 칼 앞날 전체와 뒷날 3분의 1부분으로 찌르기와 베기가 모두 가능하다. 
플뢰레는 오직 검 끝으로 몸통을 찔러야 득점이 인정되며, 에페는 검 끝으로 몸 전체를 찌른다.

 

 

오상욱이 궁금해한 이 그림, 명품 포스터

메달리스트가 받은 상자 속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들이 메달과 함께 받는 ‘의문의 상자’가 있다. 
무슨 상자길래 메달리스트마다 주는가 했는데 속에는 다름아닌 파리 올림픽 상징 포스터가 담겨 있었다.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은 지난 28일 이 포스터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오상욱이 펜싱 금메달과 함께 받은 파리 올림픽 포스터.>

 

오상욱은 파리 올림픽 포스터 사진을 게재하면서 “메달이랑 같이 받은 이건 어디에 쓰는 거죠?”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같은 날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페르자니(튀니지)를 15대11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시상식 때 오상욱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의문의 상자’도 전달됐는데, 당시 취재진이 그에게 내용물에 대해 묻자 “소셜미디어로 어떤 것인지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영국 매체 ‘메트로’에 따르면, 이 포스터는 파리 출신의 예술가 우고 가토니가 올림픽을 위해 특별 제작한 상징 포스터다. 
가토니는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스카프 디자이너로도 유명하다.


과거 올림픽 상징 포스터는 단순함이 특징이었던 반면, 이 포스터는 파리의 에펠탑·개선문 등 역사적 기념물과 스포츠 시설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다양한 스포츠 종목도 묘사돼 있는데, 이번 파리 올림픽에 새롭게 추가된 종목 4개의 선수들 모습이 포스터에 숨겨져 있다. 
이번 올림픽에는 브레이크 댄스, 스포츠 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 서핑이 새로운 종목으로 채택됐다.


가토니는 인공지능(AI)의 도움 없이 수작업으로만 포스터를 완성했다. 
특히 어떤 색상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고, 포스터 작업에는 2000시간 이상이 소요됐다고 한다. 또 파리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8개가 포스터 곳곳에 숨겨져 있다. 
요아킴 론신 파리 올림픽 디자인 디렉터는 지난 3월 이 포스터를 공개하면서 “로고와 날짜만 적힌 지루한 포스터가 되길 원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 포스터에서 영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240730)


 

 

[깨알지식Q] 태국 인사 '와이' 어떻게 시작됐나

 

 


지난 16일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37) 프아타이당 대표가 태국의 신임 총리로 선출된 후, 그가 두 손을 모으고 대중에게 인사하는 사진이 많이 공개됐다. 
이처럼 두 손을 모으고 상대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태국식 인사법을 ‘와이’라고 한다. 
서로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담은 인사법이다.

 

 

<태국 패통탄 친나왓 신임 총리가 18일 방콕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와이'를 하고 있다.>

 


‘와이’는 고대 인도의 종교 의례 중 하나인 ‘안잘리 무드라’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스크리트어로 ‘경의의 표현’이란 뜻으로, 힌두교·불교권 나라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전파됐다.


실제로 와이는 힌두교 합장식 인사 ‘나마스테’와도 비슷하다. 
이때 손동작은 ‘양손이 평등하다’는 것을 뜻한다는 설도 있고, ‘내게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서양식 인사인 악수와도 기원이 비슷한 셈이다.


와이를 할 땐 연꽃 모양처럼 손바닥 사이 공간을 살짝 두기도 한다. 
인구 90% 이상이 불교를 믿는 태국에서 와이는 부처님께 연꽃을 올린다는 의미로도 통해서다.

 

 




인사하는 대상의 지위가 높을수록 손은 위로 올라간다. 
손을 가슴 앞에 두고 합장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연장자에게 인사할 땐 합장한 손을 얼굴까지 올리고, 고개를 살짝 숙인다.


스님이나 국왕에게 인사할 때는 손이 머리까지 올라간다. 이때 허리는 땅과 수평이 되도록 깊게 숙인다. 
국왕에게도 손을 머리까지 올려서 인사하는 이유는 태국에선 왕을 ‘살아 있는 부처’로 여겨서다. 
국왕은 반드시 불교 신자여야 하고 보통은 승려 못지않은 엄격한 수행을 거친다.(240819)



 

 

[깨알지식 Q] 美 공화당은 빨강, 민주당은 왜 파랑?

 


지난 19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점령한 빛깔은 파랑이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공화당 인사들은 보통 붉은 넥타이를 맨다. 
미국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을 대표하는 색이 각각 파랑과 빨강으로 표현된다. 이유가 뭘까.

 

 

<19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참석한 질 바이든 여사>

 


컬러 TV 보급이 늘던 1976년 NBC가 주요 방송사 가운데 처음으로 ‘색상 지도’를 활용한 선거 방송을 진행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전해진다. 
당시엔 지금과는 반대로 민주당을 빨강, 공화당을 파랑으로 표시했다. 
이는 영국에서 진보 성향인 노동당이 빨강, 보수당은 파랑으로 표현하는 관행을 따랐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방송사별로 사용하는 색상이 통일되지는 않았다. 
ABC는 공화당에 노랑, 민주당에 파랑을 사용했고 CBS는 민주당은 파랑, 공화당은 빨강으로 표시했다.


색상이 통일된 것은 2000년 미 대선 때부터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가 맞붙은 선거에서 방송사들은 민주당을 파랑, 공화당을 빨강으로 우연히 통일해서 표시했다. 
혼란이 줄었다는 좋은 평가가 많았고 이후 ‘민주당=파랑’ ‘공화당=빨강’의 공식이 굳어졌다.(240822)

 

 

[깨알지식 Q] 월즈·밴스 출신지는 동부인데 왜 '미드웨스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공화당 부통령 후보 간 대결이 또 다른 ‘빅 매치’로 떠오르고 있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 팀 월즈(60)와 공화당 J D 밴스(40)가 정치 성향이 정반대인 반면 기반 지역은 비슷하다며 “둘 다 중서부(Midwest·미드웨스트)에서 자랐다”고 보도하고 있다. 
월즈는 30대 초반에 미네소타로 이주해 주지사까지 됐고, 밴스는 오하이오 출생이다. 
그런데 이들 주의 위치를 보면 ‘중부’는 몰라도 ‘서부’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동부에 가깝다. 
미국에서 ‘중서부’로 분류하는 일리노이·인디애나·위스콘신·미시간·미주리·아이오와 등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중서부라고 부를까.

 

 

 

<오는 19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인 미국 일리노이주(州) 시카고 도심 전경. 미 중서부(Midwest)에서 가장 큰 도시다.>

 


그 답은 중서부라는 단어가 생긴 시점에서 찾을 수 있다. 
17세기 유럽에서 미국으로 온 이주민들이 동부에 처음 정착할 즈음, 이주자들은 대서양 연안 동부 지역을 제외한 지역을 단순하게 ‘서부’라고 불렀다. 
서부개척 시대 이후 19세기 중반부터 캘리포니아 등 태평양과 닿은 진짜 서부 해안 지역에 정착하는 이주민이 늘면서 이곳과 구분하기 위해 ‘중서부’란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중북부(North Central Region)란 이름도 쓰였지만 습관이 바뀌지 않아 중서부가 여전히 많이 쓰인다.(240817)

 

 

[올림피디아]줄다리기도 올림픽 종목이었다

1900년부터 20년까지 5번 채택


2024 파리 올림픽에선 32종목 329세부경기가 열린다. 
비보이·비걸들이 힙합 음악에 맞춰 춤 대결을 벌이는 브레이킹 종목이 올림픽 무대에 처음 등장한다. 
어떤 종목을 올림픽에 포함할지 또는 뺄지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결정한다.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려면 우선 조건이 있다. 
해당 종목을 관할하는 국제 연맹이 올림픽 헌장을 준수하고 IOC 승인을 받아야 하며, 세계 반(反)도핑 규정을 따라야 한다.

 

 

<1920년 벨기에 앤트워프 올림픽 당시 줄다리기 종목 출전 선수들이 줄을 당기고 있는 모습.>

 


올림픽 프로그램 위원회가 각 종목을 분석·평가해 IOC 이사회에 추천하는데, 여기에 더해 2020 도쿄 올림픽부터는 해당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일부 종목을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올림픽에 젊음과 혁신, 유연성을 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도쿄 올림픽 조직위는 서핑, 가라테, 스포츠 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 야구·소프트볼을 제안해 승인받았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대회 조직위가 제안한 서핑, 스포츠 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와 브레이킹 경기가 열린다.


4년 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선 크리켓, 플래그 풋볼, 야구·소프트볼, 스쿼시, 라크로스가 대회 조직위 제안에 따라 추가될 예정이다. 
야구는 7년, 라크로스는 120년, 크리켓은 128년 만에 올림픽에 복귀하게 된다. 
플래그 풋볼과 스쿼시는 올림픽 데뷔 무대다. 
IOC는 경기 형식, 정상급 선수들 참가 여부,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국가 수, 세계선수권대회 티켓 판매량과 미디어 노출, 개최국에서 얻는 인기와 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종목 채택과 퇴출은 IOC 총회에서 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1896년 근대 1회 올림픽에선 9종목(체조·사이클·펜싱·육상·역도·수영·테니스·사격·레슬링)이 열렸다. 축구·승마·조정이 1900년, 농구 1936년, 유도 1964년, 탁구 1988년, 배드민턴 1992년, 태권도가 2000년에 올림픽 종목으로 데뷔했다. 
한 번 데뷔했다고 영원히 올림픽 종목 지위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골프 경기는 1900·1904년에 열린 뒤로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112년 만인 2016년에 돌아왔다.


과거 올림픽에서 볼 수 있었던 경기 중에는 줄다리기도 있었다. 
1900년부터 1920년 사이에 다섯 번의 올림픽에서 줄다리기 경기가 치러졌다. 
한 팀은 5~8명으로 구성됐고, 미국·영국·스웨덴 등이 금메달을 땄다. 
상대 팀 선수들이 강철 스파이크 박힌 신발을 신었다고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밧줄타기는 체조 종목 일부로 1896·1904·1924·1932년에 열렸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 미국 선수 조지 아이저가 왼쪽 다리에 나무로 된 의족을 달고 이 종목 금메달을 땄다. 
수상 모터스포츠는 1908년 런던 올림픽에 딱 한 번 등장했다. 
당시 모터보트 경주가 열렸는데, 그 이후로 모터보트를 비롯한 모터스포츠는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적이 없다.


피겨스케이팅은 한때는 하계 올림픽 종목이었다. 
1924년 동계 올림픽이 창설되기 전인 1908년 하계 올림픽에서 올림픽 종목으로 데뷔했다가 동계로 이적했다. 
밥 바니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 명예교수(올림픽 역사학자)는 NBC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IOC는) 무언가 시도해서 잘되면 받아들이고 개선하며 계속 이어가고, 잘되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했다.(240723)



 

 

[올림피디아]물 속 격투기 수구...실제 경기 중 피 흘리기도

 

올림픽에서 가장 힘들고 거친 종목으로 꼽히는 종목 중 의외의 스포츠가 있다. 
스포츠 전문지 블리처 리포트는 근력, 지구력, 속도, 민첩성, 기술, 피지컬 등 6가지를 기준으로 수구(水球·Water Polo)를 ‘세계에서 가장 힘든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물 속에서 이뤄지는 경기라 우아해보이지만 수구는 올림픽에서 치러지는 수영 세부 4개 종목(경영, 다이빙, 아티스틱 수영, 수구) 중 가장 격렬하다.


물 속에서 하는 유일한 구기 스포츠인 수구는 흔히 물 속의 핸드볼로 불린다. 
가로 25m 세로 20m 좁은 수영장에 7명씩 팀을 이뤄 골문에 골을 넣는 스포츠로 핸드볼과 비슷해보였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그러나 몸싸움이 격렬해 ‘수중 격투기’라는 별명이 더 적절하다고 한다. 
한때 영국 여자 수구 대표팀은 무술 전문 강사를 초빙해 투기 종목 기술을 배우기도 했다. 
물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많다보니 심판의 눈을 속이기 쉽기 때문에 공을 쥐지 않은 반대편 손으로 교묘하게 상대 선수를 밀치거나 물 속에 가라앉히는 것은 기본이다. 
진만근 수구 국가대표팀 지도자는 “물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심판이 보지 못한다. 물 속에서 발로 차고 주먹을 쥐고 때리기도 한다. 반칙이지만 심판에게 안 걸리게 하는 요령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27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수구 순위결정전 미국 대 프랑스 경기에서 미국 알렉스 보웬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경기가 격렬해지면 상대를 때리는 일도 빈번해 유혈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경기장은 전쟁터와 다름없다. 실제 전쟁 같았던 1956 멜버른 올림픽 ‘물 속의 혈투(Blood in the water)’ 사건도 있다. 
냉전으로 미국과 소련의 각축전 중,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반소련 시위를 벌이며 스탈린 동상을 부수고 소련 국기를 태우는 혁명이 일어났다. 
소련은 부다페스트로 진격해 시위를 진압했다. 이 사건으로 두 나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고 마침 수구 준결승전에서 헝가리와 소련이 맞붙었다. 
서로 난투극이 벌어졌고 4-0으로 헝가리가 앞서자 경기 종료까지 겨우 몇 분만을 남겨둔 시점에 소련의 발렌틴 프로코포프가 헝가리 대표팀 에르빈 자도르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에르빈 자도르가 피를 흘리며 물속에 쓰러져 말 그대로 물 속의 혈투가 됐고, 경기는 중단됐다. 
결국 승리해 결승에 진출한 헝가리는 유고슬라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때문에 헝가리에선 수구가 국민 스포츠로 꼽힌다. 
올림픽에서 1932년을 시작으로, 1936년, 1952년, 1956년, 1964년, 1976년, 그리고 2000년-2004년-2008년의 3연속 금메달을 포함하여 금메달을 9개나 획득했다.


수영복을 입고 워낙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다 보니 예기치 않은 노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2 런던대회 여자 수구 미국-스페인전에서 한 선수의 신체가 전세계에 노출되는 방송사고도 있었다. 
때문에 방송사들은 생중계하지 않거나 지연 중계(시간차를 두고 중계)를 하기도 한다. 
여자 수구가 정식으로 채택된 지난 2000 시드니 대회 때도 호주와 러시아 경기에서만 무려 10여 명의 수영복이 찢어진 채 경기를 진행했다. 
김기우 수구 국가대표팀 지도자는 “예전에는 남자 선수들은 수영복을 두장 겹쳐 입기도 했다. 요즘은 애초에 두겹으로 나온 수영복을 입는다. 여자 선수들은 수영복이 끊어지거나 찢어질 각오를 하고 뛴다. 
최근에는 이런 사고가 많이 줄어든 편”이라면서 “이런 문제로 과거 외국에서도 지연중계도 했지만 요즘에는 워낙 인기가 많아 올림픽 뿐만 아니라 프로 리그를 생중계 하는 곳도 있다”고 했다.


수구는 전세계 많은 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남자 수구는 1900년 올림픽 종목에 정식 채택돼 한번도 제외된 적이 없는 종목. 미국과 유럽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를 제하고는 단 한 번도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때문에 국내에서 수구는 비인기종목이다. 
그럼에도 대한수영연맹과 수구위원회는 최근 유소년 경기에서 학교 팀이 아닌 클럽 팀으로 참가를 가능하게 하는 등 선수 수급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240724)


 

 

[깨알지식Q] '횃불을 넘기다' 어디서 유래했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대국민 연설에서 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키로 한 것을 ‘새 세대에게 횃불을 전달하는 것(pass the torch to a new generation)’에 빗댔다. 
왜 하필 횃불일까.

 

 

<지난 23일 프랑스 뱅센에서 타오르고 있는 올림픽 성화.>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다른 이에게 넘기는 일을 횃불에 빗대는 것은 올림픽 성화 봉송에서 유래했다. 
기원전 776년 처음 열렸다고 추정되는 고대 올림픽은 그리스 올림피아 신전에 불을 피워놓은 상태로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신에게서 불을 훔쳐 인류에 선물했다’는 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를 기린다는 취지였다. 
현대에 이르러 이런 올림픽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올림피아부터 개최지까지 성화를 횃불로 이어서 전달하는 관례가 1936년 독일에서 열린 베를린 올림픽 때 공식적으로 도입돼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성화 봉송은 여러 명이 구간을 나누어 진행하기 때문에, 배턴을 건네주듯 성화를 이어가는 행동이 ‘다음 사람에게 넘긴다’는 뜻의 문구로 굳어졌다. 
올림픽 성화는 영어로 ‘Olympic flame(올림픽 플레임·올림픽의 불꽃)’이라고 하고, 성화 봉송은 횃불을 주고받는다는 의미가 담긴 ‘Torch relay(토치 릴레이·횃불 전달)’라고 부른다.(240726)

 

 

[깨알지식 Q] '토마호크' 유래는 인디언 손도끼

 



러시아가 ‘핵대응’을 위협한 미군의 장거리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Tomahawk)’는 과거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이 사용한 손도끼에서 이름을 따왔다. 
미군 미사일에 어쩌다 손도끼 이름이 붙었을까.


토마호크가 그냥 손도끼가 아니기 때문이다. 멀리 있는 적을 노린 원거리 살상무기였다. 
돌이나 사슴뿔을 나무막대에 묶어 던져서 적을 쓰러뜨리는 데 쓰였다. 
이 무기를 발명한 부족은 ‘알곤킨족’으로 ‘토마호크’란 이름도 알곤킨족 언어로 ‘쓰러뜨리다’를 뜻하는 ‘오토마훅(otomahuk)’에서 유래했다.

 

 

<2019년 미군이 캘리포니아에서 육상 발사 토마호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장면>

 

 


이런 특징은 장거리 미사일의 속성과도 맞아떨어진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사거리가 2500㎞에 달하고, 정밀한 타격 능력을 자랑한다. 
미 방산 기업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1970년대 개발해 1991년 걸프전에서 첫 실전 투입됐다. 
이후에도 이라크 전쟁(2003~2011년) 등 미국이 참전한 주요 전쟁에 투입했다. 
‘토마호크’라는 이름은 최근 외식업계에도 등장했다. 
기다란 뼈에 붙어있는 고기의 모양이 토마호크 손도끼와 빼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토마호크 스테이크’다.


미군은 신무기 이름에 종종 원주민 토착어를 붙인다. 
베트남 전쟁 등에서 쓰인 육군 헬기 ‘이로쿼이’도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연합체 ‘이로쿼이’에서 따온 이름이다.(240720)

 

 

[깨알지식 Q]자메이카인 父, 인도인 母… 해리스는 흑인인가 인도계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다.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가 대선에 출마해 승리할 경우, 미국 역사상 첫 ‘유색인종 여성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다양한 인종(race)이 섞여 사는 미국 사회에선 인종적 정체성이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대학 지원서나 병원 문진표 등을 작성할 때 기입해야 할 뿐 아니라, 정치적 세력을 갖추는 데도 핵심적 역할을 한다.


미국 연방정부에서는 인종을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아메리카 또는 알래스카 원주민, 아시아계, 아프리카계, 하와이 원주민 및 태평양 섬 거주자, 백인이다. 
다만 이는 편의상 분류일 뿐, 개인의 인종 정체성은 기본적으로 ‘자기 인식(self-identification)’에 바탕을 둔다. 그러나 태생과 아예 다른 인종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타인에게 자신이 어떤 인종으로 인식되는지가 자기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두 가지 이상 인종 혈통을 이어받은 이들은 ‘다인종(multiracial)’으로 스스로를 정의하는 경우가 많다. 
2020년 미국 인구 조사 결과 전체 인구의 10%인 3380만명이 스스로를 ‘다인종’으로 규정했다.(240723)

 

 

[깨알지식 Q]밴스·해리스·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상원 의원만 하나

 


지난 15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 밴스(Vance)는 연방 상원 의원(오하이오)이다.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은 캘리포니아 상원 의원, 버락 오바마 정부의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도 델라웨어 상원 의원 출신이다. 
미국 부통령은 상원 의원 출신만 할 수 있을까.


부통령이 특정 공직을 지내야 한다는 헌법상 규정은 없다. 
헌법은 최소 14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시민권자로 35세 이상이어야 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상원 의원의 위상이 높은 만큼 대통령 후보들은 주로 당내 상원 의원을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해 왔다. 
의전 서열 2위인 부통령의 주 업무가 ‘상원 의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원 의원 경험이 있는 사람을 부통령으로 지명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부통령은 상원의 의사 진행을 감독하고 총 100명(한 주에 두 명)인 상원 의원의 표결에서 가부(可否)가 동수일 경우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권한도 가진다.

 

 

<왼쪽부터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 밴스(Vance),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 버락 오바마 정부의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

 

 


부통령이 상원 의장이긴 하지만 의원은 아니기 때문에 부통령에 오르게 되면 의원직은 사퇴해야 한다. 
미 상원 의원 임기는 6년이므로 2022년에 상원 의원에 당선된 밴스의 경우 내년에 부통령이 되면 임기 전에 상원 의원에서 물러나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바로 보궐선거를 하지는 않고, 정기 상원 의원 선거(3분의 1씩 교체, 2년마다 열림)가 있는 2026년에 선거로 후임을 뽑는다. 
그때까지 오하이오주 몫의 상원 의원은 오하이오 주지사(공화당 마이크 드와인)가 임명한 사람이 임시로 맡는다.(2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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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5Q]알쏭달쏭 美 부통령제… '대선의 꽃' 전당대회

 


미국 공화당이 1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1월 대선의 후보로 공식 선출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J.D. 밴스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대선의 꽃’으로 불리는 전당대회와 미국 부통령제의 특징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주관하는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18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15일 미국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릭 로스(가운데)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Q1. 전당대회는 어떤 자리인가

대선이 열리는 4년마다 본선에 나갈 대통령·부통령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미국 정당정치 최대의 축제다. 
전국에서 모인 대의원(공화당 2500여 명, 민주당 4700여 명)들이 주별로 돌아가며 지지 후보를 호명하는 ‘롤 콜(roll call)’에서 대의원 과반의 선택을 받으면 공식 후보로 선출된다. 
국내외 현안과 관련된 당의 강령도 전당대회 기간에 공식 채택한다. 야당이 먼저 열고 여당이 나중에 하는 것이 관례다. 
1831년 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 비밀공제조합반대당(Anti-Masonic Party)이 미 역사상 첫 전당대회를 열었다.


Q2. 전당대회 없이도 대선 후보가 결정될 수 있나

이론적으론 특정 후보를 추대하겠다는 당 내부 합의가 이뤄질 경우 생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 때문에 각 당은 대선의 하이라이트인 전당대회를 통해 후보를 선출해왔다. 
다만 2020년엔 코로나 팬데믹으로 민주·공화당 모두 화상으로 약식 전당대회를 열고 후보를 선정했다.


Q3. 개최지는 어떻게 정하나

길게는 1년 전부터 전당대회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가 각 당 전국위원회에 입찰 서류를 제출하고, 당은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이를 검토한다. 
선정위원회는 현장 답사를 통해 대표단을 수용할 시설과 경호 요건 등을 검토해 개최지를 선정한다.


Q4. 부통령은 한국 국무총리와 어떻게 다른가

부통령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에 출마해 선출되는 정치 파트너의 성격이 강한 반면 한국 총리는 대통령이 지명하고 의회의 인준을 받아 임명된다. 
미국 부통령은 임기가 보장되지만 한국 총리는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다. 
미국 부통령이 대통령 유고(有故) 시 대통령직을 승계한다는 점도 총리와 다르다. 
한국 총리는 대통령 유고 시 권한을 대행하지만 대통령이 되지는 않는다.


Q5.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이 어떤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되나

수정헌법 25조는 부통령의 승계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사망하거나 사임할 경우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어받아 남은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 사망할 경우 부통령 당선인이 예정된 취임식을 거쳐 대통령이 된다. 
부통령직이 공석이 될 경우 대통령이 지명한 새 부통령 후보가 상·하원 인준을 거쳐 취임한다.


Q6. 얼마나 많은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나.

지금까지 9명의 현직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퇴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뒤를 이은 제럴드 포드가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부통령은 1순위로 권한대행을 맡기도 한다. 
2002년과 2007년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수술을 받았을 때 딕 체니 부통령이 잠시 대통령직을 넘겨받았고, 지난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수술을 받았을 때는 ‘아버지 부시’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신 행사했다.


Q7. 부통령은 상원의원 출신만 할 수 있나.

상원의원의 위상이 높은 만큼 대통령 후보들이 당내 상원의원들을 자주 지명해왔지만 부통령이 특정 공직을 지내야 한다는 헌법의 규정은 없다. 
헌법은 최소 14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시민권자로 35세 이상이어야 부통령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전 서열 2위인 부통령은 미국 상원의 의장으로서 의사 진행을 감독하고 표결에서 가부(可否)가 동수일 경우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권한을 가진다.(240717)



 

 

그는 어떻게 이 장면들을 찍었나… 퓰리처상 기자의 5가지 비결


[What & Why] AP 기자 에번 부치의 사진 분석


지난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이와 관련된 각종 동영상과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이 중 모두의 이목을 끈 것은 영상이 아닌 단 한 장의 사진이었다. 
2021년 퓰리처상 수상자이기도 한 에번 부치 AP 사진기자가 찍은 것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영상은 실시간으로 현장의 혼돈을 포착한 반면, 이 한 장의 사진은 ‘난 괜찮고, 강하다’라는 (트럼프의 목소리를) 담아냈다”고 썼다.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에도 때로는 사진 한 장이 더 큰 충격을 안길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총격에서 트럼프 대피까지 걸린 시간은 2분 남짓이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사진이 틀림없다는 평가를 받는 이 한 장은 어떻게 나왔을까. 비결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 -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자 이에 분노한 시위대가 2020년 5월 워싱턴 DC 거리에 세워진 차량들을 뒤집는 모습. 
이 사진으로 부치는 이듬해인 2021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찍는다

피사체와 가까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줌(zoom) 기능으로 화면을 잡아당겨 찍는다 해도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담아낼 수 없다. 
당시 현장 영상을 보면, 트럼프가 연설 중이던 연단 아래 서 있던 사진기자 네댓 명 모두 총소리가 나자마자 트럼프 주변으로 다가간다. 
총소리가 나면 보통 사람들은 겁을 내며 도망가지만, 사진기자들은 더 가까이서 사진을 찍기 위해 달려든다.


이날 AP는 유세 현장에 사진 기자 두 명을 배치했다. 
2001년부터 AP에서 일한 ‘고참’ 부치가 단상 바로 아래서 트럼프의 근접 촬영을 맡았다. 
후배 기자는 관중석 뒤 먼 곳에서 망원 렌즈로 현장 전체의 모습을 담았다. 
대통령이나 대선 후보 등 주요 인사의 유세 현장은 보안 등의 문제로 기자 90%가 먼 곳에 위치하고 나머지 소수의 기자에게만 연단 아래에서의 근접 촬영이 허용된다. 
연단 바로 밑은 위를 올려다보며, 가장 가까이서 인물을 영웅적으로 부각시켜 찍을 수 있는 장소다.

 

 

 



◇상처 쪽으로 비친 ‘햇빛 조명’

이날 총격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햇빛이 ‘조명’ 역할을 했다. 
트럼프는 오른쪽 귀에 총상을 입어 얼굴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는데 햇빛이 오른쪽으로부터 사선 방향으로 비쳤다. 
그의 상처와 높게 치켜든 오른손 쪽으로 비친 햇빛은 무대 주인공을 향한 ‘핀 조명’과 같은 효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베테랑인 부치 기자가 (찍는 사람 입장에서) 더 왼쪽으로 옮겨 트럼프의 오른쪽 얼굴이 부각되도록 위치를 조정했다고 본다. 
경호 요원의 검은 의상 덕분에 햇빛을 받은 트럼프 얼굴이 온전히 부각되는 행운도 겹쳤다.

 

 


<알고 보니 주짓수 선수 - 에번 부치의 취미는 주짓수다. 그가 자신이 딴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하늘이 배경일 때의 ‘힘’


주먹을 치켜든 트럼프의 뒤로는 성조기와 함께 새파란 하늘이 보인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 트럼프의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냈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세트에서 찍은 사진처럼 보이는 이유다. ‘조작설’마저 제기된다.


배경이 단색인 덕분에 사진을 보는 이들은 트럼프의 몸짓과 표정에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타사 기자들의 사진 중엔 트럼프의 뒤에 앉아 있던 군중 등 복잡한 배경이 걸린 사진이 적지 않다. 
현장의 혼란스러운 모습은 담겼지만, 트럼프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사진들이다.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찍다

당시 현장 영상을 보면, 부치 기자는 거의 유일하게 카메라의 ‘뷰파인더’에 눈을 붙이고 있다. 
뷰파인더는 사진의 초점을 맞추기 위해 들여다보는 작은 창이다. 
카메라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뷰파인더보다는 (스마트폰 촬영처럼) 카메라 화면을 보고 찍는 경우도 많아졌다.


당시 현장에선 많은 사진 기자가 카메라를 들여다보지 않는 채로 높게 들어 찍었다(사진 기자들은 이를 ‘지향 사격’이라 부른다). 
급박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조금이라도 더 많은 현장을 담으려고 선택하는 방식이다. 
반면 부치 기자는 뷰파인더에 눈동자를 붙이고 제대로 구도를 잡는 방식을 택했고, 이를 통해 ‘그 한 장’을 건졌다.


◇결국은 그래도 ‘운’

아무리 출중한 능력이 있다 해도, 완벽한 현장 상황이 받쳐줘야 이 같은 작품이 나온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트럼프 뒤 성조기는 마치 일부러 바람을 넣은 듯 휘날리면서도 구겨지지 않은 형태를 유지했다. 
운이 좋았던 셈이다. 
경호원 셋의 긴박한 표정과 트럼프의 비장한 표정은 완벽한 대비를 이룬다. 
심지어 경호원들은 모두 아래를 보는데 트럼프만 앞쪽을 올려다본다. 
경력 20년의 한 사진기자는 “순간 포착임에도 트럼프가 이런 각도로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은 ‘우연’ 말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부치 기자는 CNN에 “트럼프의 대피로라고 생각한 곳으로 갔는데 갑자기 그가 일어서며 주먹을 불끈 쥐기 시작했다”고 예측 불가였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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