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Why] 美 내각 인사 청문회엔 후보자 가족들이 뒷자리에

가족 앞에서 사생활 들추기보다 후보자가 내세운 정책 위주 질문

 

 


도널드 트럼프 2기 내각 장관들의 인사 청문회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인선 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다. 
그중 지난달 16일 진행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청문회에서 베센트 장관의 뒷자리에 그의 동성 배우자인 존 프리먼과 대리모를 통해 얻은 아들 콜, 딸 캐럴라인이 앉아 있는 모습이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인사 청문회에 후보자의 가족들이 참석하는 관행이 있는데, 이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16일 스콧 베센트 당시 재무부장관(오른쪽 끝) 후보자가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를 마치고 남편 존 프리먼(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아들 콜(왼쪽 끝), 딸 캐롤라인(왼쪽에서 두 번째)과 함께 서 있다.>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는 국가 기밀 등 특별한 사유가 없을 땐 일반에 공개된다. 
참석한 가족과 지인들은 관행적으로 후보자 뒷자리에 앉는다. 
미국 법률에 가족들이 청문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지만 가족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선 고위 관료들이 명예로운 행사에 가족을 대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다. 
또 가정적인 면모를 부각하거나, 가족의 명예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 제고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2014년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자였던 재닛 옐런 전 재무장관의 경우, 남편이자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와 함께 청문회에 참석해 전문성이 더 부각됐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2020년 10월 인사청문회에 일곱 자녀 등 가족과 참석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오른쪽).>

 


후보자 가족이 참석하면 상원 의원들이 민감한 질문을 던지기 어려워진다는 분석도 있다. 
가족 앞에서 드러내기 어려운 후보자의 사생활이나 과거 논란 등 인신공격성 질문보다는 후보자가 내세운 정책 위주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인도계 이민자 출신인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청문회 자리에는 인도에 살고 있는 가족이 참석했다. 
파텔 국장은 부모와 누나를 소개하면서 “오늘 나와 함께하기 위해 인도에서 바다를 건너왔다”며 연장자에게 하는 힌두교식 인사인 “자이 시리 크리슈나”라는 말을 부모에게 건네기도 했다.


앞서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대법관으로 임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은 당시 청문회에서 남편과 7명의 자녀를 대동했다. 
그는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저에겐 9명의 그룹에 있는 것이 익숙하고, 가족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면서 아프리카에서 입양한 자녀를 포함한 7명을 한명 한명 소개했다. 
일부 의원이 그녀의 가족에 대한 헌신을 칭찬하며 질문을 시작하자, 청문회 분위기는 화기애애할 수밖에 없었다.


미 조지워싱턴대학교 규제연구센터는 2022년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가족은 증인 뒤에 앉아 후보자의 지위와 인간성을 의원들에게 보여준다”며 “후보자들은 의원들의 격렬한 질문이 완화되길 바라며 증언 초반에 거의 항상 가족을 소개한다”고 했다.(2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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