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지식Q]교황 이름 프란치스코 왜 처음으로 썼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고록이 최근 출판돼 주목을 받았다. 
교황 이름은 선출된 후 스스로 정하는데 전임자이자 열여섯 번째 ‘베네딕토 교황’을 뜻하는 베네딕토 16세처럼, 대부분의 교황엔 ○세가 붙는다. 
2013년 즉위한 지금의 교황은 ‘프란치스코’를 처음 선택했기 때문에 ○세가 없다. 
그의 전에 아무도 안 쓴 교황명을 선택한 사례는 913년 즉위한 란도 교황이 마지막이었다. 
그만큼 드물다는 뜻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독특한 특성과 관련이 있다.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이들의 성자’로 불리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에서 딴 이름이다. 
사치를 멀리하고 소박하게 빈자(貧者)를 챙기는 교황과 성품이 닮았다. 
첫 남미 출신이자 첫 예수회 출신 교황인 그가 가톨릭의 화합을 역설하기 위해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가톨릭 수도회 중 하나인 예수회는 과거 선교 방식 등을 두고 프란치스코회와 대립했다. 
교황이 갈등의 역사를 뒤로하자는 뜻을 담아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골랐다는 것이다.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

 

 

특이하게 자주 선택되는 교황 이름 둘을 합쳤던 요한 바오로 1세(1978년 즉위)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1세’를 붙이자는 의견도 나왔다. 교황은 사양했다. 
왕이나 귀족 등에게 많이 붙어 권위적이란 느낌이 드는 ‘○세’를 수수한 성품의 교황이 달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한편 역대 교황 중 가장 많이 선택된 이름은 예수의 제자였던 요한이다. 21명이 썼다. 
공동 2위는 가톨릭 성인인 그레고리오·베네딕토로 16세까지 있다. 
최초의 교황으로 불리는 예수의 제자 베드로의 경우 스포츠팀의 영구 결번처럼, 감히 이름을 따서 쓴 후임자가 없는 경우다.(2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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