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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신경숙은 신문 사진 두 장을 오려 서랍 안에 붙여뒀다.
강수진과 박지성의 발 사진이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은 피멍과 상처 범벅이다.
발가락엔 혹이 튀어나왔다. 발레 신발이 하루 서너 켤레 해지도록 열다섯 시간씩 연습한 발이다.
울퉁불퉁 뒤틀린 박지성의 발엔 스파이크에 찍힌 흉터가 철조망처럼 기어간다.
게다가 평발이다. 발바닥에 움푹 들어간 '아치'가 없어 충격을 잘 빨아들이지 못한다.

무리해 걷고 뛰면 무릎·허리까지 다치기 쉽다.

 


의사들은 박지성의 평발을 '의학적 인간 승리'라고 부른다.
패드같이 두꺼운 발바닥 굳은살과 힘줄 불거진 근육들이 대신 충격을 흡수한다.
엄지발가락은 달리기에 알맞게 위로 들렸다. 중노동 하듯 뛰고, 공이 발 구석구석에 하루 3000번 닿도록 단련한 결과다.
강수진이 박지성의 발 사진을 보고 말했다.
"그분도 그만큼 고생했고 아팠겠지요. 잘하고 계시니까 그만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발은 축구 선수 박지성이 지닌 단점들을 상징한다.
그는 축구 명문 출신 엘리트도, 천재도 아니었다. 화려한 개인기도 없었다.
수원공고 들어갈 때 키가 158㎝였다. 프로 2군 테스트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2002월드컵 앞두고 대표팀에 발탁됐는데도 인터뷰하자는 기자가 없었다.
그가 훗날 자서전에 썼다. '내가 얼마나 발전하고 성장했는지 정말 말하고 싶은데 아무도 안 와 속상했다.'
그는 얼마 안 가 기자들이 가장 만나기 힘든 선수가 됐다.

 


박지성이 에인트호번에서 뛸 때 홈관중은 야유와 함께 맥주컵을 던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자 영국 언론은 '아시아에 티셔츠 팔려고 데려온 꼬마'라고 했다.
에인트호번 홈팬은 결국 열광적 응원가 '위숭 빠르끄(지성 박)'를 불렀다.
맨유 스타디움에도 '나의 박지성을 이적시키지 마(Don't sell my Park)'라는 응원가가 울렸다.
그는 위기와 좌절을 번번이 딛고 일어섰다.

 


박지성이 서른셋에 은퇴했다. 거듭된 무릎 부상과 수술을 버티지 못해서다.
축구 인생 24년을 뛰어낸 평발이 무릎을 망가뜨렸을 것이다.
그는 성격이 지도자에 맞지 않고, 해설가는 후배들에게 궂은소리 해야 하니 싫다고 했다.
그는 베켄바워나 플라티니 같은 축구 행정가를 꿈꾼다. 그래서 FIFA 마스터 코스부터 밟을 것 같다고 한다.
은퇴 회견장에 부모를 모셔놓고 그가 말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힘입니다. 제가 진 빚을 갚으면서 살아가겠습니다."
박지성은 마음 따뜻한 스타, 보통사람들의 영웅이었다.(140516)

 

<강수지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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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잔소리를 심하게 하는 건 주로 엄마 쪽이다.
하지만 아빠도 가끔 잔소리를 할 경우가 있다.

 

 


때로는 잘 되라고, 어떤 때는 걱정으로 답답해서, 가끔은 아빠 심정을 몰라줘서….


영국 아빠 20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한국 아빠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가장 흔한 잔소리는 '아빠 은행'에 무심코 의존하는 씀씀이 헤픈 자녀들에 대한 것으로, '너 아빠가 뭐 대단한 부자인 줄 아니?'였다.
'돈은 나무에서 열리는 게 아니야'라는 말이 그다음으로 많았다.

 


 
또 하나는 '아빠가 네 나이일 때는…'이었다.
'아빠가 다시는 얘기하지 않을 테니 알아서 해' '아빠 어린 시절엔 크리스마스 때 오렌지 하나에도 감지덕지했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You don't know you're born' 이라는 잔소리도 손꼽혔다.
직역하면 '네가 태어나는 것을 네가 모른다'인데, 실제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네 인생이나 환경이 얼마나 편안한지 깨닫지 못하는구나'라는 뜻이다.

 

 


'Were you raised in a barn?' 은 가장 신랄한 잔소리(the most scathing nitpicking)다.
'헛간의 가축처럼 행동하게 키워졌느냐'고 야단치는 말이다.
버릇없는 행동이나 한심한 짓을 할 때 '도대체 너는 왜 그 모양이냐'며 나무라는 표현이다.

 

 


'엄마한테 말대꾸하지 말라'며 엄마 편을 들어주는 말, 엄마 몰래 아들·딸 요구를 들어주면서 '엄마한테는 절대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표현도 자주 한다.

그런가 하면 '낭비가 없으면 부족함도 없단다' '너 설마 그런 차림으로 어딜 나가려는 건 아니겠지?'도 '잔소리 톱 20'으로 꼽혔다.

 

 


그렇게 잔소리를 하면서 거기에 또 덧붙이는 전형적인 잔소리 한마디 더.
'너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알게 돼, 아빠가 그때 왜 그렇게 잔소리를 했는지….'

 

 


'아빠는 돈이 들어있었던 지갑에 이제는 돈 대신 달랑 가족사진 한 장 넣어다니는 사람이다.'(작자 미상)(1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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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
인생을 여정에 비유한다.
긴 것 같으면서도 짧고
짧은 것 같으면서도 긴 여행이

인생이다.



여행을 떠날 때는...
여행 장비를 챙겨야 한다.
장거리 여행을 빈손으로 떠나는 사람은 없다.

저마다 배낭을...
하나씩 메고 떠난다.
배낭의 크기도 제각각이다.

초보자의 배낭은 크고 무겁다...

여행 전문가의 배낭은 가볍다.
불필요한 짐은 줄이고...
꼭 필요한 짐만 넣어가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고민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크고 작은 고민을 이고지고 살아간다.

현명한 사람은
불필요한 고민은 내려놓고 가고
어리석은 자는
쓸데없는고민까지 짊어지고 간다.


그러면서...세상이...
왜 이렇게 살기 힘든 거냐고 하소연한다.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












     

    

 

 

                                              ***뭔가를 부탁하고 싶다면… 상대의 오른쪽 귀에 속삭이세요


 

 

 

주말이다. 집을 나선다. 사랑하는 사람과 거리를 걷는다.
앗, 멋진 물건을 발견했다.

오늘만큼은 왠지 선물을 받아보고 싶다. '그래 저것 좀 사달라고 해야지.'
그런데 이 눈치 없는 사람이 과연 내 부탁을 잘 들어줄까?
괜히 무안을 당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부탁을 할 때는 오른쪽 귀에 말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오른쪽 귀로 들은 정보를 더 빨리 처리해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의 요구 사항을 들어줄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것을 '오른쪽 귀 우위(right ear advantage)'라고 한다.
오른쪽 귀로 들은 정보는 왼쪽 뇌가 주로 처리하는데, 알다시피 왼쪽 뇌가 오른쪽 뇌보다 더 논리적이고

언어 정보를 해독하는 데 뛰어나다.

 


몇 년 전 이탈리아 키에티(Chieti) 대학 연구팀이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대화할 때, 내용에 따라 어느 쪽 귀를 기울이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통화를 하다가 자세하게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는 수화기를 오른쪽 귀에 대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리고 176명을 나이트클럽으로 데려가서 다른 사람한테 담배 한 개비를 달라고 부탁하도록 했는데,

왼쪽 귀에 대고 부탁한 사람들보다 오른쪽 귀에 대고 부탁한 사람이 훨씬 더 결과가 좋았다.
사람들은 오른쪽 귀로 들려온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처리하였고, 낯선 사람 부탁인데도 잘 들어주었던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지만 세상에는 별의별 연구 결과가 다 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았으니 바로 실전에 적용해보자.
사랑을 속삭이거나 상대방을 설득할 때 어느 쪽에 자리를 잡아야 할까.
오른쪽이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결재를 받거나 배우자에게 선물을 받고 싶을 때에도 상대의 오른쪽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자동차 안에서 좋은 강연이나 종교적 가르침을 들을 때에는 우측 스피커 볼륨을 약간 더 높여볼 수도 있겠다.

 


남녀가 함께 길을 걸을 때 남성이 찻길 쪽으로 서고 여성이 인도 쪽으로 서는 것이 일반적인 예절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개 물이 튄다든지 사고가 발생할 위험에서 남성이 여성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오른쪽 귀 우위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상품 진열장에 가까운 쪽에서 걸어야 선물을 받기에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추측도 가능하다.

 


자, 상대방 이야기를 듣기 싫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렇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서 오른쪽 귀를 멀리 하면 된다.
이것도 스페인의 학자가 연구했는데, 슬프거나 두렵고 피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히 오른쪽 귀를 멀리 한다. 희한한 현상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많은 사람이 왼손으로 전화기를 들고 왼쪽 귀로 상대의 말을 듣는다.
혹시 이것이 우리가 소통 단절 시대를 사는 이유는 아닐까.
이왕이면 오른쪽 귀로 상대의 말을 듣자. 좀 더 빨리 알아듣고 언어적인 소통이 잘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명심할 점이 있다.
오른쪽 귀 우위는 약간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일 뿐이다.
오른쪽 귀에 대고 속삭이면 무엇이든 다 이루어진다는 뜻은 절대로 아니다.
평소에 쌓인 신뢰가 없다면, 내가 오른쪽에서 이야기해도 상대방은 "아니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하고

짜증을 내면서 고개를 돌리고 왼쪽 귀를 들이댈지도 모른다. 기본이 갖춰져야 기술도 통한다.(140614)

-[우종민 교수 인간관계 클리닉]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내가 지각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도 남보다 늦었고 사회진출도, 결혼도 남들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 정도 늦은 편이었다.
능력이 부족했거나 다른 여건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늦다 보니 내게는 조바심보다,
차라리 여유가 생긴 편인데, 그래서인지 시기에 맞지 않거나,
형편에 맞지 않는 일을 가끔 벌이기도 한다.
내가 벌인 일 중 가장 뒤늦고도 내 사정에 어울리지 않았던 일은
나이 마흔을 훨씬 넘겨,
남의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정한 일일 것이다.

1997년 봄 서울을 떠나 미국으로 가면서,
나는 정식으로 학교를 다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들처럼 어느 재단으로부터 연수비를 받고 가는 것도 아니었고,
직장생활 십수년 하면서 마련해 두었던 알량한 집 한채 전세 주고,
그 돈으로 떠나는 막무가내식 자비 연수였다.
그 와중에 공부는 무슨 공부. 학교에 적은 걸어놓되,
그저 몸 성히 잘 빈둥거리다 오는 것이 내 목표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졸지에 현지에서 토플 공부를 하고 나이 마흔 셋에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된 까닭은 뒤늦게 한 국제 민간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얻어낸 탓이 컸지만, 기왕에 늦은 인생,
지금에라도 한번 저질러 보자는 심보도 작용한 셈이었다.

미네소타 대학의 퀴퀴하고 어두컴컴한 연구실 구석에 처박혀
낮에는 식은 도시락 까먹고, 저녁에는 근처에서 사온 햄버거를
꾸역거리며 먹을 때마다 나는 서울에 있는 내 연배들을 생각하면서
다 늦게 무엇 하는 짓인가 하는 후회도 했다.
20대의 팔팔한 미국 아이들과 경쟁하기에는
나는 너무 연로(?)해 있었고 그 덕에 주말도 없이
매일 새벽 한두시까지 그 연구실에서 버틴 끝에 졸업이란 것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무모했다.
하지만 그때 내린 결정이 내게 남겨준 것은 있다.
그 잘난 석사 학위? 그것은 종이 한장으로 남았을 뿐,
그보다 더 큰 것은 따로 있다.
첫 학기 첫 시험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한 뒤,
연구실 구석으로 돌아와 억울함에 겨워 찔끔 흘렸던 눈물이 그것이다.
중학생이나 흘릴 법한 눈물을 나이 마흔 셋에 흘렸던 것은
내가 비록 뒤늦게 선택한 길이었지만,
그만큼 절실하게 매달려 있었다는 방증이었기에
내게는 소중하게 남아있는 기억이다.
혹 앞으로도! 여전히 지각인생을 살더라도
그런 절실함이 있는 한 후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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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 환자들이 모여 있는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에는 노래방 기계가 있다.
기운이 좀 남아 있는 환자나 간병 가족들이 마이크를 잡는다.
슬프고도 장엄한 노래가 나올 것 같지만 분위기는 딴판이다.
가장 많이 부르는 애창곡은 한명숙의 '노란 샤쓰의 사나이'다.
요즘은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 나왔던 가수 조항조의 '사랑 찾아 인생을 찾아'가 인기란다.
생명이 한 달 남짓 남은 이들의 하루나, 언제 죽을지 모르고 사는 사람의 일상이나 딱히 다르지 않다.

 


어릴 때 청각 장애를 앓아 귀가 먹었던 한 할머니가 뼈암으로 호스피스 병동에 왔다.

할머니는 평생 시각 장애 할머니들과 함께 살며 수발했다. 서로에게 눈과 귀가 됐다.
시각 장애 할머니들은 안마로 생계를 꾸려 왔다.
청각 장애 할머니가 암에 걸려 몸져눕자 시각 장애 할머니들이 조를 짜 매일 병원에 왔다.
그러고는 온몸을 몇 시간씩 마사지해줬다.
청각 장애 할머니는 보살핌 속에서 삶을 편하게 마쳤다.
호스피스 의료진은 '죽어 감'을 보면 '살아 옴'이 보인다고 말한다.

 

 
암을 치료하는 종양내과 의사들이 암 환자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나요?"
시한부 기간을 알려달라는 얘기다. 그건 의사도 모른다.
같은 항암제를 써도 어떤 이는 서둘러 숨을 거두고 어떤 이는 예상보다 훨씬 오래 살기도 한다.
생명은 수학과 다르다. 생존율 1%라고 해도 그 1%에 들면 100% 산다.
그래서 암이 다른 곳으로 퍼져 있어도 항암 치료의 끈을 놓기란 쉽지 않다.

 


예순여덟 살 소설가 복거일이 2년 반 전 간암이 전이된 상태로 발견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글을 쓰고 싶어서 항암 치료를 받지 않았고 병원에도 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 사이 그는 책 세 권을 썼다. 작가의 암이 세상에 남겨야 할 글이 있는 작가를 기다려주지 않았나 싶다.
1초 후 죽음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간의 숙명인데 암으로 맞는 삶의 마감은 사고사(事故死)보다 나은 편이다.
정리할 시간을 주니 말이다.

 


임종의 순간은 영화처럼 할 말 다하고 조용히 눈을 감는 장면이 아니다. 며칠 전부터 의식이 혼미하고 숨도 가쁘다.
말기 암 환자의 시한부 기간은 각자 다르지만 임종 단계로 들어가는 공통적인 변곡점은 있다.
그 기간은 대개 잔여 생명이 10주가량 남았을 때다. 의학적 수치와 징후로 예측하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하다.
이 기간만큼은 치료가 아니라 삶을 정리하는 데 써야 한다.
어떻게 죽는지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뜻하기 때문이다.(1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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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繼母)가 다 극악무도한 건 아니다.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잘 키워낸 새엄마도 많다.
그럼에도 많은 동화 속 계모는 하나같이 못된 여자로 묘사된다. 백설공주 계모도, 신데렐라 새어머니도 그렇다.

 


그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동화는 중세 또는 그 언저리에서 전해져 온다.
동·서양 막론하고 당시에는 재산 상속권이 생명보험이나 마찬가지였다.
상속권은 당연히 자식이 갖게 되는데, 아내가 죽고 남편이 재혼하면 새 아내의 자식에게도 상속권을 줄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새엄마는 자기 새끼들의 상속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필요한, 가능한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았다.
그런 세속적 문화가 동화에 고스란히 반영됐던 것이다.

 


계모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
본능적으로 남편의 죽은 또는 이혼한 아내 자식들을 자기가 낳은 새끼들에 대한 위협으로 여긴다.
남편에게 전처를 생각나게 하는 살아있는 존재라는 질투심은 차치하고, 걔네를 더 애틋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쪽 애들이 나이가 많으니 대부분의 상속을 받지 않겠나, 그 아이들 때문에 늘 후처(後妻) 취급당하지 않느냐는 생각에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게 된다.

 


영국에선 이른바 '신데렐라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여왕의 6월 국정연설에서 공식 언급될 예정이다.
이 법은 아이들에 대한 신체적·성적 학대뿐 아니라 정서적 학대도 범죄로 규정한다.

친부모든, 계부모든 가해자는 구분없다.
심적인 고통을 주거나 사랑에 굶주리게 하는 것만으로도 법의 제재를 받는다.
상당 기간 아이의 지적·정서적·사회적 또는 행동 발달에 해를 끼치는 경우, 최고 10년 징역형을 받게 된다.
아동 방치, 가정 폭력을 목격하게 하는 것, 모멸적인 벌을 가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내 자식 내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처벌을 면했던 건 옛 얘기가 된다.

 


신데렐라 이름 뜻은 '재(灰)투성이'다.
원래 이름은 '엘라(Ella)'인데 계모가 학대하며 부엌 아궁이 옆에서 자게 해 얼굴·옷에 cinder(灰)가 들러붙어 Cinderella가

됐다고 한다.(1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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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쇼핑시 남편들의 작태>

 

 

 

 

공처가(恐妻家)를 영어로 'henpecked husband'라고 한다.
'암탉 부리에 쪼이는 남편'이다.
어느 공처가가 심리 치료를 받으러 신경정신과에 갔더니 "집안에서 큰소리치고 사시오"라는 충고를 들었다.
남자는 집에 와 아내에게 "이제부터 내가 주인이다"라고 외쳤다.
"내가 쇠고기를 먹고 싶으면 누가 스테이크를 맛나게 구워야지? 그건 당신이야."

"친구들이랑 나가서 놀 건데 누가 턱시도를 펼쳐주지(lay out)?" 듣고 있던 아내가 조용히 "장의사"라고 답했다.
'lay out'엔 '입관(入棺) 준비를 한다'는 뜻도 있다.

 


2005년 수능 시험에 고려사(高麗史) 한 대목이 나왔다.
충렬왕 때 대부경(大府卿) 박유가 왕에게 글을 올렸다.
"우리나라엔 남자가 적고 여자가 많으니 남자들이 첩을 두게 해주소서."
여인들이 박유를 가리켜 "첩을 두자고 주장한 늙은이"라며 삿대질했다. 결국 왕은 박유의 제안에 퇴짜를 놓았다.
이유는 "재상(宰相)들 중에 자기 처를 무서워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국립국어원이 낸 우리말 사전엔 '사자후(獅子吼)'의 뜻이 여럿이다.
'사자의 우렁찬 울부짖음'과 '부처의 위엄 있는 설법'에 이어 셋째 풀이가 있다.
'질투심이 강한 아내가 남편에게 암팡스럽게 떠드는 일'이다. 소동파가 쓴 시에서 온 뜻이다.
소동파는 기녀(妓女)와 놀다 하동(河東) 출신 아내에게 매 맞은 친구를 조롱했다.
"하동 부인의 사자후 소리를 들으니 지팡이가 손에서 떨어지고 정신이 아득하도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늘 아내 미셸로부터 담배 끊으라는 잔소리를 들었다.
2009년 기자들이 "그래도 담배를 못 끊었느냐"고 묻자 그는 "가끔 바보 짓(흡연)을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우두머리 흡연가(smoker-in-chief)' 별명도 얻었다.
그러던 지난해 미셸이 "다 큰 딸들 때문에 남편이 담배를 끊었다"고 밝혔다. 알고보니 실상은 달랐다.

 


오바마가 엊그제 "아내가 무서워 담배를 끊었다"고 털어놓았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측근과 나눈 대화가 방송에 나갔다.
천하를 호령하는 백악관 주인도 안주인 눈치를 살피는 게 필부(匹夫)와 다르지 않다.

중국에 이런 민요가 있다.
"일등 남자는 아내를 무서워하고, 이등 남자는 아내를 사랑하고, 삼등 남자는 아내를 팬다."
공처가는 아무나 오르는 경지가 아닌 모양이다.
요즘 세상에 공처가가 부쩍 많이 늘어났다지만 스스로 뽐내지 않으니 숫자를 헤아리기 어렵다.(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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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젊어서는 스크린을 누볐고







나이가 들어서는 구호현장을 누볐고







나눔과 봉사활동의 멘토로 남은 생을 보냈다.






청춘인 지금이야 빛나고 매력적인 젊음에 가려 마음씨는 잘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슴이 시키는대로 구호현장을 누비게 되었다는 오드리햅번은







가장 마음씨가 아름다운 여인이 아닐까요.






"나는 내 할 일을 할 뿐이다."

- 오드리 햅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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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 대화]

 

미당 서정주는 팔순 넘어 집에 스위스 목동이 부는 뿔피리를 갖다 뒀다.
10여 년 전 미당을 찾아가자 이층으로 안내했다.
소파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미당이 "마실 거 드릴까" 묻더니 뿔피리를 집어들었다.
그가 "뿌웅~" 하고 힘껏 불자 아래층에서 방옥숙 여사가 올라왔다.
"영감, 뭐 필요한 거 있수?"
미당은 씩 웃으며 "아내가 요즘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라고 했다.
그래도 시인 부부는 대화가 잘 통했다.
미당은 "아내에게 '양귀비 얼굴보다 곱네'라고 하면 대여섯 살 아이처럼 좋아라고 소리쳐 웃는다"고 했다.

 


신달자 시인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20년 넘게 돌보다 10여 년 전 떠나보냈다.

시인은 "남편이 달콤한 말은 안 해줬지만 나름 사랑을 표현했는데 그땐 그게 보이지 않더라"고 되돌아봤다.
그는 종종 결혼 생활 특강에 나선다.
"부부끼리는 '말 안 해도 안다'는 말은 틀렸다.
한 달에 한 번 부부끼리 감정을 풀 수 있는 날을 정해 대화하라"고 권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조사했더니 부부 세 쌍 중 한 쌍은 하루 30분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고 했다.
대화 시간은 결혼 기간이 길수록 짧아진다.
결혼 5년 미만 부부 중에 대화 시간이 10분이 안 된다고 답한 경우는 8%에 그쳤다.

이 비율이 10년 넘은 부부에게선 15%로 뛰었다.
대화를 방해하는 것으론 '늦은 귀가와 주말 근무'가 첫째로 꼽혔다.
'TV와 스마트폰'이 뒤를 이었다.
대화 주제도 자녀 문제가 40%를 넘었다.
부부 자신에 관한 얘기는 15%밖에 안 됐다.

 


우리는 OECD 회원국 중에 이혼율 1위다.
이혼 부부 다섯 쌍 중 한 쌍이 대화 단절을 파경 이유로 꼽는다.
2년 전 노부부가 사이가 틀어져 7년 동안 메모지로만 대화를 나누다 황혼 이혼을 했다.
부부 사이에 말이 끊기면 정(情)도 날아가기 마련이다.
부부 상담 전문가들은 "상대방 자존심을 깎는 표현을 하지 말라"고 한다.
"당신은 항상…"이라는 말투도 피해야 한다.
굳이 따져야겠다면 '항상' 대신 '가끔'을 쓰는 게 낫다.

 


어떤 남편은 의아해할지 모르겠다.
"하루에 대화를 30분 넘게 하는 부부도 있나.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지?"
그런 남편이라면 부부 대화의 '1·2·3 법칙'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1분 말하고 2분 듣고 3분 맞장구치라"는 얘기다.
때론 못마땅해도 "좋다" "잘했다"고 추임새를 넣기도 해야 한다.
그런 걸 '착한 거짓말'이라고 한다.
가족이라는 톱니바퀴가 잘 돌아가게 하는 언어의 윤활유다. -만물상(1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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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자 : “남편이 집에 들어올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으면 전화합니다. 어디냐고 묻는 질문에 남편은 비참해진답니다.

전화하기 전에 미리 연락을 주면 제가 기다리지도 않고 저녁 준비도 하지 않을 텐데,

남편은 이제까지 몇십 년이나 같이 살아왔으면서 자기를 그렇게 모르냐고 오히려 저를 타박합니다.

보통 새벽 1~2시는 돼야 들어오고 4~5시에 오는 일도 많습니다. 남편 행동을 이해할 수 없고 자꾸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법륜 스님 : "제 말이 웃기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렇게 한번 기도해보십시오.

“우리 남편은 참 착합니다. 너무 일찍 집에 들어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저녁에 들어온다는데 우리 남편은 새벽에 들어옵니다.”
내 생각을 하루만 뒤로 돌리면 됩니다. 하루만 뒤로 돌려주면 내 남편은 다른 남편들보다 일찍 들어오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 그 많은 날 중에 하루만 포기하면 전화해서 굳이 물을 필요도 없습니다.

내 인생에서 하루가 없다 생각하고 계산하면 이 사람은 새벽 1시, 하루 중에 제일 일찍 나를 찾아오는 셈입니다.

약간 억지 같이 들리겠지만, 생각을 크게 한번 바꿔보십시오. 도대체 왜 계속 그 하루를 움켜쥐고 고집을 하느냐는 말입니다.

하루를 움켜쥐고 고집하면 죽을 때까지 내가 근심·걱정하고 살아야 하고, 하루만 없는 셈 치면 남편에 대해서 항상 기뻐하며 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더 문제 삼을 것이 없습니다.

1~2시에 들어오는 남편이 문제인지, 그 하루를 안 버리려고 움켜쥐고 있는 내가 문제인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문제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수행은 나를 고치기 위함이지 남을 고치려는 게 아닙니다.

내 생각을 한번 바꿔 남편의 퇴근 시간을 새벽 4시라고 정해서 살면 싸울 일도, 따로 기도할 일도 없습니다.

또 질문자가 어디 좋은 일 하는 곳에 가서 저녁 시간에 봉사를 한다면 더 좋겠는데요,

늦게까지 봉사를 하다 오면 오히려 내가 집에 들어가기 전에 남편이 들어올까 마음이 조마조마할 겁니다.

내가 들어가기 전에 남편이 집에 와 있으면 미안하고, 그래서 남편이 조금 늦게 오면 안 될까 하는 생각까지 들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2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어쩌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면 그럴 때는 약속시간에서 1분만 넘어도 금세 짜증이 납니다.

5분이 넘어가면 왜 약속을 안 지키나 비난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만약 약속시간보다 30분쯤 늦은 시간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도착했는데 상대가 아직 오지 않았다면 오히려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친구가 헐레벌떡 뛰어와 “아!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면 “괜찮아, 괜찮아”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이렇게 마음이란 늘 나의 기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절대적인 시간에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기 시간을 갖지 못하고 남편에게 목을 매어 살고 있으면 남편이 어디에 있는지 몇 시에 들어오는지를 자꾸만 확인하는 습관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자기 일, 자기 인생이 있으면 이런 문제도 생기지 않고 남편과 사이도 좋아집니다.

남편한테 묶여 있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괴롭히고 자신을 노예로 만드는 어리석은 짓이고 인생을 낭비하는 짓입니다.

볼일이 바쁘고 급해서 비행기를 타려고 갔는데 비행기 출발하는 시간까지 2시간쯤 남았다고 하면 그 2시간 동안 어쩔 줄 모르고 지루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생각했던 시간보다 늦어졌을 때 그 시간은 버려지는 시간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 시간도 분명 내 인생에 주어진 귀중한 내 시간의 일부입니다.

짬이 났다면 명상을 하든지 책을 보든지 무엇이든 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주인 노릇을 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개 그런 경우에 그 시간에 매여서 불평을 하며 종속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런 사고방식을 전환해서 자기 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다른 누가 아닌 나에게 좋은 일이 됩니다.

저의 말이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현실에서 감정적으로 잘 되지를 않는다면 봉사를 한다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 시간을 가지십시오.

그러면 마음이 저절로 변합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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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house와 home처럼 애매하다.
서로 다른 것은 알겠는데, 따로 설명하려면 쉽지 않다.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도 남자는 사랑하는 이유를 말하지만, 여자는 아무 이유 없이 그저 사랑한단다.

 


남자와 여자는 뇌가 기본적으로 달리 엮여 있다.
남자가 동시에 한 가지 이상 일을 하지 못하는 것, 여자가 지도 읽는 것과 평행 주차에 젬병인 까닭이 있다.

 


남자는 뇌가 앞뒤 사이로, 여자는 좌우 사이로 이어진 것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남자는 논리적이고 조정력·공간 인식에서 좀 더 나은 반면, 여자는 더 직관적이고 더 높은 감정 지수와 단어·얼굴 기억력을

갖고 있다.

 


남자의 뇌는 지각(知覺)과 행동을 연결하도록 돼 있는 데 비해 여자의 뇌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살펴 직관과 분석으로 해석하도록

발달해 있다.
여자가 참 무서운 게 뭔가 하면, 뇌의 크기는 남자보다 8% 작은데, 늘 남자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 있다는 것이다.
뇌의 상호 접속이 더 긴밀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고도로 짜인 신경세포들이 적은 에너지와 뇌세포를 사용하면서도 복잡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돼 있단다.

 


'더 큰 그림'에서 생각하고 변화하는 상황을 파악하는 데도 여자가 훨씬 뛰어나다.

남자가 자동차 수리 설명서를 판독하는 것엔 쪼끔 빠를지 몰라도, 사회적 상황이나 감정을 짚어내는 감각에선 여자를 당해내지 못한다.

 


남자의 뇌는 분노와 관련된 오른쪽이, 여자는 감정과 자기 인식을 지배하는 왼쪽이 발달해 있다.
그래서 남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쩔 줄 모르는데, 여자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도 쉽게 털어버린다.

 


남자가 여자에게 만날 타박받는 것 중 하나가 왜 그리 마음을 모르느냐는 거다.
특히 여자에겐 눈이 마음의 창이어서 정신적 상태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그래서 여자끼리는 눈을 들여다보면 뻔히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남자는 그걸 도통 모른다. 화성 출신이든 금성 출신이든 어차피 전혀 다른 것이다.

 


어쨌건 뇌 크기가 8% 큰 남자도 세 여자의 말은 따라야 한다. 안 그러면 꼭 낭패 본다.

엄마의 말씀, 마누라 잔소리, 내비게이션 길 안내 아가씨의 코맹맹이 소리.(1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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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진정한 친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제가 유명하다 보니 제 리무진 함께 타려는 사람은 엄청 많아요.
하지만 리무진이 고장 났을 때 저랑 같이 버스를 타겠다는 사람은 친구뿐이죠."

 


친구는 당신을 속속들이 다 알면서, 그래도 당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이다.
당신을 위해 자기 일정표에서 시간을 내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예 일정표를 들여다보지도 않고 당신 시간부터 물어보는 사람이다.

 


미국의 인생상담 전문가 도미니크 베르톨루치는 이런 친구들이 있어야 든든하다고 말한다.
첫째, 당신보다 세상물정과 유행에 더 밝은 친구. 이런 친구는 당신 눈을 뜨게 도와준다.
빠져버리기 쉬운 틀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나게해준다.
그냥 지나쳐 갔을 수도 있는 것들을 알게 해 당신 인생을 살지게 한다.

 


둘째, 언제든 주저하지 않고 전화를 걸 수 있는 친구.
그리고 예고 없이 갑자기 계획을 바꿔도 아무 군소리 없이 받아주는 친구가 있어야 한다.

 


셋째, 당신이 본받고 싶은 친구.
최상의 당신이 되도록 도전 의식을 북돋우고 모범이 돼준다.
당신의 강점과 약점에 모두 보탬이 된다.

 


넷째, 대단히 솔직한 친구.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하지 않는, 적어도 달콤하게 꾸며 말하지 않는, 곧이곧대로 말해주는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당신이 책임져야 할 위기에 봉착했거나 긴급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찾아갈 수 있는 사람(your go-to)이어야 한다.

 


다섯째, 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아는 친구.
여드름이 난 얼굴에 벙거지 머리를 하고 돌아다니던 시절 친구가 필요하다.
자신 있는 척 허세를 부릴 필요가 없는 친구, 당신 집처럼 무조건 당신을 받아주는 오랜 친구가 있어야 행복하다.

 


"내가 바뀌면 따라 바뀌고, 고개를 끄덕이면 같이 끄덕이는 친구는 필요 없다.
그건 내 그림자가 훨씬 더 잘한다"(플루타르크·그리스 철학자).

 


"친구란 다른 사람들은 다 가버리는데 거꾸로 나를 향해 들어오는 사람이다"(월터 윈첼·미국 언론인).(1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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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입이 말할 수 없는, 마음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한다.
그래서 설명하기보다 그냥 흘려버리는 게 더 쉽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튿날 아침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선거운동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였다. 눈물이 양 볼을 타고 흘렀다.
오른손 검지로 재빨리 훔쳐냈지만 고스란히 영상에 찍혔다.

 


"여러분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이었다. 감정이 대통령을 이겼다. 의외였다.
그는 전형적으로 냉철한 사람이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언제나 결연하고 침착하다.
의회 내 그의 최고 정적(政敵)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걸핏하면 눈물을 질금거려 '울보'라는 평판을 얻은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그랬던 오바마가 눈물을 흘리고 목이 메는 숨김없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민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최선의 노력을 다한 승자의 눈물이기 때문이다.
그의 남성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민심은 패자의 눈물에는 엄혹하다.
1972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던 에드 머스키 상원의원은 부인 문제가 후보 탈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자신의 아내 관련 신문 기사들에 대해 구차한 변명을 하고 옹호하는 자리에서 눈물을 떨궜다.

 


오바마와 머스키의 눈물은 한 가지 중요한 까닭에서 달랐다.
머스키는 간절하고, 애처롭고, 더 나아가 남자답지 못했다.
반면에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의 눈물은 다시금 세계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오른 그의 인간미와 겸손함을 내비친 것이었다.

 


앞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도 눈물을 보였다.
모든 눈물에는 나름의 이유가 담겨있다.
오바마가 됐든, 한국 대선 후보들이 됐든 눈물을 훔치면서 그 눈물을 흘렸던 이유까지 닦아내버리면 안 된다.(1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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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는 몇 살 때쯤일까. 37세 전후라고 한다.

 


가장 큰 행복을 느낄 때는 '아버지가 되는 순간'이다.
그다음으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집과 차를 사고, 직장에서 승진

해가면서 어느 정도의 존경과 권위를 얻어 성취감을 갖게 될 때다.

 


이러한 인생의 주요 계기들을 이룰 수 있는 나이가 37세 안팎이다.
이 또래는 아직 인생의 환상에서 깨어날 나이가 아니다.
쉽게 질병에 걸리거나 허약해지는 연령도 아니다.
두려운 중년의 위기와는 아직 10여년 떨어져 있다.
생활 여건들이 최상은 아니지만, 두루두루 여의하니 행복을 느낀다.

 


사람들은 행복한지, 그렇지 않은지 느낀다.
하지만 행복이 뭐냐고 물으면 그 정의를 쉽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더 행복해지려면 더 많은 것을 얻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고통, 스트레스, 괴로움을 초래하는 것들까지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나는 옳아야 한다는 욕심을 버리라고 한다.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정신적 피로감만 가져올뿐이다.
주위 사람, 일, 상황을 장악해야 한다는 생각도 기꺼이 버려야 한다.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멀어질 뿐 고통스럽기만 하다.

 


남 탓하고 불평불만 늘어놓지 말라.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
모든 가면을 벗어버리고 진정한 당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편해진다.
다른 사람들 기대에 맞춰 살려고 하지 마라.
정작 자신의 인생은 얼떨결에 흘려보낸다.

 


과거를 잊어라.
과거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았다고 생각할수록 미래는 더 섬뜩해질 뿐이다.
더 이상 착각하지 말라.
당신의 과거는 현재였을 때 당신이 그토록 무시해버렸던 때다.

 


인생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행이다.
갈 길은 헤아려보되, 언제나 현재에 충실해야 현재의 연속인 미래에도 행복할 수 있다
.(1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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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대표하는 두 천재를 꼽으라면 사람들은 흔히 아인슈타인과 피카소를 떠올린다.
둘은 모두 20세기 초반에 나란히 자신들의 대표적인 업적을 남겼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 특수상대성이론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고 피카소는 1907년 '아비뇽의 여인들'을

내놓으며 큐비즘의 시대를 열었다.
'아인슈타인, 피카소: 현대를 만든 두 천재'의 저자 아서 밀러는 창의성이란 통합적 사고와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특히 피카소와 아인슈타인은 언어적 사고보다 시각적 사고로 천재성을 드러냈다고 분석한다.

 


과학과 예술이라는 다분히 시각적인 분야에서 천재성을 발휘한 아인슈타인과 피카소는 많은 유사성을

지니지만 이들이 천재성을 드러낸 과정은 무척 다르다.
때마침 2013년 프로야구 시리즈가 시작되었으니 이들을 야구 선수에 비유해보련다. 아인슈타인은

타율은 그리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장타만 노리는 선수였다.
그의 상대성 이론은 아무나 칠 수 있는 그런 홈런이 아니다.

 


반면 피카소는 좋은 공 나쁜 공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방망이를 휘두르며 높은 출루율을 자랑한 선수였다.
워낙 자주 휘두르다 보니 심심찮게 홈런도 때렸고 때론 만루홈런도 나온 것이다.
피카소는 평생 엄청난 수의 작품을 남겼다. 그가 남긴 작품 중에는 솔직히 평범한 것들도 많다.
그러나 워낙 많이 그리다 보니 남들보다 훨씬 많은 수작을 남기게 된 것이다.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라는 책에 나오는 어느 도예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학급을 둘로 나눠 한 조는 각자 자신의 최고 걸작 하나씩만 내게 하고 다른 조에게는 제출한 작품

전체의 무게로 점수를 매기겠다고 했는데, 결과는 뜻밖에도 '질' 조가 아니라 '양' 조에서 훨씬 훌륭한

작품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단타에는 별 관심이 없고 그저 홈런만 노리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스스로 물어보라, 자신이 아인슈타인인지.
고개를 떨구며 아니라고 답하는 선수들에게 나는 피카소처럼 살자고 권유하고 싶다.

머리만 좋다고 모두 대단한 업적을 내는 건 아니다.
섬광처럼 빛나는 천재성보다 성실함과 약간의 무모함이 때로 더 큰 빛을 낸다.
피카소처럼 그저 부지런히 뛰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저만치 앞서가는 아인슈타인의 등이 보일지도 모른다.
(130402)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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