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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暴雪)/ 오탁번 
    三冬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南道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暴雪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ㅡ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 잉!
    눈이 좆나게 내려 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또 자가웃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 내렸다
    놀란 이장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ㅡ워메, 지랄 나부렀소 잉!
    어제 온 눈은 좆도 아닝께 싸게 싸게 나오쇼 잉!
    왼 종일 눈을 치우느라고
    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들은 
    회관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그날 밤 집집마다 모과빛 장지문에는 
    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
    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 
    밖을 내다보다가, 앗!, 소리쳤다.
    우편함과 문패만 빼꼼 하게 보일 뿐
    온 天地가 흰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하느님이 行星만한 떡시루를 뒤엎은 듯
    축사 지붕도 폭삭 무너져 내렸다. 
    좆심 뚝심 다 좋은 이장은 
    윗목에 놓인 뒷물대야를 내동댕이치며
    宇宙의 迷兒가 된 듯 울부짖었다. 
    ㅡ주민 여러분! 워따, 귀신 곡하겠당께!
    인자 우리 동네 몽땅 좆 돼 버렸쇼 잉!
    
 
 
오탁번 시인은 우리 사회의 근엄주의는 물론 우리 시의 근엄함마저도 확실하게 깨부수고 있다.

그의 시는 대체로 쉽다. 특히 <폭설>이라는 제목의 이 시는 쉬움을 넘어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한다.

처음 읽을 때 ‘좆나게 내려부렸당께’나 ‘워메, 지랄나부렸소잉’ ‘좆돼버렸쇼잉’ 등 이장의 직설적인 전라도 사투리가

코미디를 볼 때보다 더 큰 웃음을 준다. 시를 읽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다.


이 시의 끝은 웃음이 아니다. 웃음을 접고 다시 한번 읽으면 서로 보듬고 사는 우리 농촌 주민의 생활상에 ‘아름답다’는 단어가 떠오르고,

폭설에 삶의 터전이 무너진 농부들의 안타까운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래서 한번 읽을 때 웃고, 두번 읽으면 슬퍼지는 시 <폭설>은 우리 시의 근엄주의를 일시에 무너뜨린 대표적인 수작(秀作)일 것이다.

- 황인원 선임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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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영글어 가는 가을 속에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영글어

풍요로울 수 있게 해 주소서.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그 속에서 새로운 꿈을 심고

낭만과 희망이 가득하게 해 주소서


부귀공명이  순간의 뜬구름임을 알며

진실로  이웃을 사랑하여

소리 소문 없이  베풀 수 있게 해 주소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의 형제자매임을 알고

모두를 사랑할수 있게 해 주소서


매일 매일

말과 ,생각과,  몸으로, 짓는 업들이

진정한 사람의 향기로

가득 가득 쌓이게 해 주소서


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이 세상 사람들과

이 세상을 사랑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수 있게 해 주소서.


이 가을에는  사람의 본성을 찿아

더  많은 사람을 위하여 기도케하시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모두 기도케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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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의 행복/ 이 해 인

       

      사람들이 자꾸 묻습니다. 행복하냐고 낯선 모습으로 낯선 곳에서 사는 제가 자꾸 걱정이 되나 봅니다.

      저울에 행복을 달면 불행과 행복이 반반이면 저울이 움직이지 않지만 불행 49% 행복 51%면 저울이 행복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행복의 조건엔 이처럼 많은 것이 필요없습니다. 우리 삶에서 단 1%만 더 가지면 행복한 겁니다. 어느 상품명처럼 2%가 부족하면 그건 엄청난 기울기입니다.

       

      아마... 그 이름을 지은 사람은 인생에 있어서 2%라는 수치가 얼마나 큰지를 아는 모양입니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1%가 빠져나가 불행하다 느낄 때가 있습니다.

      더 많은 수치가 기울기전에 약간의 좋은 것으로 얼른 채워넣어 다시 행복의 무게를 무겁게 해 놓곤 합니다.

       

      약간의 좋은 것 1%


       

      우리 삶에서 아무 것도 아닌 아주 소소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기도 할 때의 평화로움 따뜻한 아랫목 친구의 편지 감미로운 음악


      숲과 하늘과 안개와 별 그리고 잔잔한 그리움까지

      팽팽한 무게 싸움에서는 아주 미미한 무게라도 한쪽으로 기울기 마련입니다.


      단 1%가 우리를 행복하게 또 불행하게 합니다. 나는 오늘 그 1%를 행복의 저울 쪽에 올려 놓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행복하다고,,,,

      ************************************

   

 





남자는 인생을 살면서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

끝까지 갈구하고 끝까지 추구하여 원하는 것을

반드시 손에 넣는 자가 승리자가 되는 법이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가

자기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

그건 분명 남을 위한 일이 될 것이다.

자기가 정말, 자기의 모든 것을 걸고도

어떠한 한 사람을 도와주어야겠단 마음의 확신이 선다면,

주저하지 말고 너의 모든 것을 포기해라.

그 어떠한 한 사람이 너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사람일 때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여자"는 아니다.

여자라고 말한다면 차라리 "어머니" 라고 말해라.

아니면 차라리 "사랑하는 한 여인"이라고 말해라.

다시 한번 말하건데.

너의 모든 것을 포기해도 될만큼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크다면,

그때는 주저하지 말고 정말 너의 모든 것을 포기해라.

아니, 버려 버려라...

그래서 상대방이 "행복"해 질 수 있다면,

상대방의 행복을 보고 너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내 그대에게 해주려는 것은

꽃꽂이도, 벽에 그림달기도 아니고

사랑얘기 같은 건 더더욱 아니고

그대 모르는 새에 해치우는 그냥 설거지일 뿐.

얼굴 붉은 사과 두 알 식탁에 앉혀두고

간장병과 기름병을 치우고

수돗물을 시원스레 틀어 놓고

마음보다 시원하게,

접시와 컵, 수저와 잔들을

물비누로 하나씩 정갈히 씻는 것,

겨울비 잠시 그친 틈을 타

바다쪽을 향해 창 조금 열어 놓고,

우리 모르는 새 언덕 새파래지고

우리 모르는 새 노란 유채꽃이

땅의 가슴 언저리 간질이기 시작했음을 알아내는 것


황동규 / 버클리풍의 사랑노래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 사랑이 있다면..

그대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싸우지 않는 사랑이 있다면..

그대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사랑이 있다면..

그대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기억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사랑이 있다면..

그대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존경받고 모범이 되는 사랑이 있다면..

그대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사람들의 말로 오고가고,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는 사랑이 있다면..

그대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사랑..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사랑..

그런 사랑이 세상에 없다는걸..

어른이 되어버린 난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그대와 나의 사랑을 기도해 봅니다.

힘들게 얻은..

죽음보다 더 소중한 그대와 나의 사랑이

영원하도록 말입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 사랑을 위하여 -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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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일을 이루기 위해 힘을 주십사
하나님께 기도했더니
겸손을 배우라고 연약함을 주셨다

 

많은 일을 해낼수 있는 건강을 구했는데
보다 가치있는 일 하라고 병을 주셨다

 

행복해 지고싶어 부유함을 구했더니
지혜로와지라고 가난을 주셨다

 

세상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자 성공을 구했더니
뽐내지 말라고 실패를 주셨다

 

삶을 누릴수 있게 모든 걸 갖게해 달라고 기도했더니
모든 걸 누릴수 있는 삶, 그 자체를 선물로 주셨다.

 

구한 것 하나도 주시지 않았지만
내 소원 모두 들어 주셨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못하는 삶이었지만
내 맘속에 진작에 표현못한 기도는 모두 들어 주셨다.

 

나는 가장 많은 축복을 받은 사람이다

 

 


**99년 8월28일자 조선일보 "광수생각"에서
양희은아줌마가 뉴욕대 부속병원 재활센터 벽에서 본 글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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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대를 사랑함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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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노트 24 슬프고 외로울 때 같이 울어 줄 사람이 있다면 그대의 인생은 실패하지 않은 인생입니다. 저는 독자들이 슬프고 외로울 때를 위해 글을 씁니다 글을 쓰면서 때로는 혼자 웁니다. 그러나 제 인생도 눈시울을 적실 줄 아는 독자들이 있기 때문에 실패하지 않은 인생입니다.




      Don't Cry For Me Argentina / Olivia Newton John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내가 서 있습니다
    이제는 뒤돌아보지 않겠습니다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한 모금 햇빛으로
    저토록 눈부신 꽃을 피우는데요
    제게로 오는 봄 또한
    그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문득 고백하고 싶었어
    봄이 온다면
    날마다 그녀가 차리는 아침 식탁
    내 영혼
    푸른 채소 한 잎으로 놓이겠다고

    가벼운 손짓 한번에도
    점화되는 영혼의 불꽃
    그대는 알고 있을까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언젠가는 가벼운 먼지 한 점으로
    부유하는 그 날까지
    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랴

    아직도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 
    이게 바로 기적이라는 건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단풍나무 불붙어 
    몸살나는 그리움으로 사태질 때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도 깊어지는 사람 하나 

    가을이 오면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자락으로 걸어 두겠네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글.그림 : 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  이외수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 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 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 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 손으로 쥐어 잡았다 해서 
그 가슴 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 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 뒤로 보내버렸다 해서 
그 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 하면 잊지도 못할 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첨부이미지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 이외수 -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흐린 세월 속으로 시간이 매몰 된다
        매몰되는 시간 속에는 누군가가 나지막이 울고 있다
        잠결에도 들린다.

         
        비가 내리면 불면증이 재발 한다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었던 이름일수록
        종국에는 더욱 선명한 상처로 남게 된다.
        비는 서랍속의 해묵은 일기장을 적신다.
         
         
        지나간 시간들을 적신다.
        지나간 시간들은 아무리 간절한 그리움으로
        되돌아보아도 소급되지 않는다. 시간의 맹점이다
        일체의 교신이 두절되고 재회는 무산 된다
        나는 일기장을 태운다. 그러나 일기장을 태워도
        그리움까지 소각되지는 않는다.
         
        는 뼛속을 적신다.
        뼈저린 그리움 때문에 죽어간 영혼들은 새가 된다.
        비가 내리는 날은 새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날 새들은 어디에서 날개를 접고
        뼈저린 그리움을 달래고 있을까?
        빗속에서는 시간이 정체 된다
        나는 도시를 방황한다. 어디에도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도시는 범람하는 통곡 속에서 해체 된다
         
         
        폐점시간이 임박한 목로주점
        홀로 마시는 술은 독약처럼 내 영혼을 질식시킨다.
        집으로 돌아와 바하의 우울한 첼로를 듣는다.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날이 새지 않는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목이 메인다.

         
        우리가 못다 한 말들이 비가 되어 내린다.
        결별 끝에는 언제나 침묵이 남는다. 아무리 간절하게 소망해도
        돌아갈 수 없는 전생 나는 누구를 사랑했던가?
        유배당한 영혼으로 떠도는 세속의 거리에는
        예술이 암매장되고 신화가 은폐 된다

         
        물안개 자욱한 윤회의 강변 어디쯤에서
        아직도 그대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가?
        나는 쓰라린 기억의 편린들을 간직한 체
        그대로부터 더욱 멀리 떠나야한다.
        세속의 시간은 언제나 사랑의 반대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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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ed Her So Bad - Aynsley Lister   
         

         

         

         

         

        출처 : 코발트 빛 가을하늘
        글쓴이 : 조은날 원글보기
        메모 :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만났었다.

                                                                  - 류시화 -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물방울로 만나 물방울의 말을 주고받는
        우리의 노래가 세상의 강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세상의 여행에 지치면 쉽게
        한 몸으로 합쳐질 수 있었다
        사막을 만나거든
        함께 구름이 되어 사막을 건널 수 있었다

        그리고 한때 우리는
        강가에 어깨를 기대고 서 있던 느티나무였다
        함께 저녁강에 발을 담근 채
        강 아래쪽에서 깊어져 가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가 오랜 시간 하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람이 불어도 함께 기울고 함께 일어섰다
        번개도 우리를 갈라 놓지 못했다

        우리는 그렇게 영원히 느티나무일 수 없었다
        별들이 약속했듯이
        우리는 몸을 바꿔 늑대로 태어나
        늑대 부부가 되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늑대의 춤을 추었고

        달빛에 드리워진 우리 그리자는 하나였다
        사냥꾼의 총에 당신이 죽으면
        나는 생각만으로도 늑대의 몸을 버릴 수 있었다

        별들이 약속했듯이
        이제 우리가 다시 몸을 바꿔 사람으로 태어나
        약속했던 대로 사랑을 하고
        전생의 내가 당신이었으며
        당신의 전생은 또 나였음을
        별들이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당신은 왜 나를 버렸는가
        어떤 번개가 당신의 눈을 멀게 했는가

        이제 우리는 다시 물방울로 만날 수 없다
        물가의 느티나무일 수 없고
        늑대의 춤을 출 수 없다
        별들이 약속을 당신이 저버렸기에
        그리하여 별들이 당신을 저버렸기에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민들레      - 류시화 -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멀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꽃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세월         - 류시화 - 

         

        강물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강물이 소리내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그대를 만나 내 몸을 바치면서
        나는 강물보다 더 크게 울었네
        강물은 저를 바다에 잃어 버리는 슬픔에 울고
        나는 그대를 잃어 버리는 슬픔에 울었네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먼저 가보았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그 서러운 울음을 나는 보았네
        배들도 눈물 어린 등불을 켜고
        차마 갈대숲을 빠르게 떠나지 못했네



         본명 : 안재찬  생일 : 1959년
        1980년 경희대학교 국문과 졸업.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1980~1982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
        1983~1990 작품활동 중단, 구도의 길을 걷기 시작하다.
        이 기간동안 명상서적 번역작업을 하다.
        * 성자가 된 청소부
        * 성자가 되기를 거부한 수도승
        * 장자, 도를 말하다
        * 새들의 회의
        *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등 40여권 번역.

        출처 : 코발트 빛 가을하늘
        글쓴이 : 조은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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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편지     - 곽재구 -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 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제 밝아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사평역에서    - 곽재구 -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에
                   단풍잎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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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흔들리는 나뭇잎,
                   가로등의 어슴푸레한 불빛,
                   사랑하는 사람의 전화 목소리조차
                   마음의 물살 위에 파문을 일으킨다.
         
                   외로움이 깊어질 때 사람들은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어떤 사람은 밤새워 술을 마시고
                   어떤 사람은 빈 술병을 보며 운다.
         
                   지나간 시절의 유행가를
                   몽땅 끄집어 내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이의 집에 전화를 걸어
                   혼곤히 잠든 그의 꿈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아예 길가의 전신주를 동무 삼아 밤새워 씨름하다
                   새벽녘에 한움큼의 오물덩이를 남기고
                   어디론가 떠나는 이도 있다.
         
                   나는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들 삶의 골목골목에 예정도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외로울 때가 좋은 것이다.
                   물론 외로움이 찾아올 때
                   그것을 충분히 견뎌내며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다들 아파하고 방황한다.
                   이 점 사랑이 찾아올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사랑이 찾아올 때......
                   그 순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행복해진다.
                   길을 걷다 까닭 없이 웃고,
                   하늘을 보면 한없이 푸른빛에 가슴 설레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모르는 이에게도
                   '안녕' 하고 따뜻한 인사를 한다.
         
                   사랑이 찾아올 때,
                   사람들은 호젓이 기뻐하며
                   자신에게 찾아온 삶의 시간들을
                   충분히 의미 깊은 것으로 받아들인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사실은 그 순간이 인생에 있어
                   사랑이 찾아올 때보다 귀한 시간이다.
         
                   쓴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의 깊이,
                   삶의 우아한 형상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 곽재구의 포구기행 中에서 -
               

                 

                    

                  곽재구(1954. 1. 1. ~  ) 전남 광주.
                  전남대 국문과 졸업.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시집:<사평역에서>,<전장포아리랑>,<한국의 여인들>,<서울 세노야>등
                  김진경,윤재철,박몽구 등과 함께 「오월시」동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음.

             

         


         
         
        출처 : 코발트 빛 가을하늘
        글쓴이 : 조은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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