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안에 이런 시린 풍경이… 더위도 놀랐다
     
                          (10) 북한산 삼천사-청하동-진관사 계곡산행

 

 

▲  지난 11일 북한산 삼천사계곡이 장마철을 맞아 시원한 물줄기를 내려보내는 가운데 한 등반객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하지만 비가 많이 내릴 때 계곡 산행은 주의해야 한다.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여름에는 아무래도 능선보다 계곡 산행이 수월하고 제격이다. 북한산에는 정릉계곡, 구천계곡, 소귀천계곡, 육모정계곡, 효자리계곡, 구기계곡, 산성계곡 등 이름난 계곡이 적지 않지만, 삼천사계곡과 진관사계곡을 잇는 길이 계곡 산행 코스로는 제일이 아닌가 싶다. 그 중간에 지금은 부왕사지 코스라 부르는 청하동(靑霞洞) 골짜기를 끼워 넣으면 비봉능선까지 고루 맛보는 뻐근한 등산 코스가 된다. 역사·문화 유적지도 덤으로 살필 수 있다.

단 요즘 같은 장마철 계곡 산행은 물 구경이야 좋지만 주의를 요한다. 지난해 8월 초 태풍 뎬무가 왔을 때 삼천사계곡 입구가 폭우로 갑자기 불어 야영객 2명이 물에 휩쓸려 숨진 바 있다. 지난 11일 장맛비를 뚫고 삼천사 계곡을 찾았을 때도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우중 등반객’들을 쫓다시피 하며 주의를 주고 있었다.

북한산 덩어리의 서쪽인 삼천사계곡과 진관사계곡은 응봉능선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놓여 있다. 예전에 아직 자동차와 레저 문화가 퍼지지 않았을 때, 진관사는 서울 학생들의 소풍 장소로 유명했고 계곡은 한여름이면 물놀이나 캠핑하는 사람들로 몹시 붐볐던 곳이다. 요즘이야 등반객들이나 지나다니지만. 삼천사계곡은 1968년 1·21사태 이후 한동안 출입이 통제됐다가 1990년대에 열린 것으로 기억된다. 그 때문에 사람의 발길을 덜 탔다는 느낌이 조금 드는 계곡이다.

7211번이나 704번 버스를 타고 삼천리골 입구에서 내리면 삼천사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10여분 올라가면 ‘삼각산 삼천사(三角山 三千寺)’ 현판을 단 일주문이 나온다. 삼천사계곡은 세 개의 골(谷)이 만난다. 그래서 옛 문헌에는 삼천사(三川寺)라고도 돼 있다. 원래 삼천사는 지금의 자리가 아니고 더 올라가 부암동암문에 못 미쳐 왼쪽으로 증취봉 아래에 있었다. 지금은 ‘절터’라고 불리는 자리 두 곳에 거대한 석축 등이 남아 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덕무(1741~1793)의 ‘유북한기’에는 이곳이 고려시대에 삼천승동(三千僧洞)으로 불렸다고 했는데 무려 3000여명의 승려가 머물 정도로 거대한 사찰이 있었다는 얘기다.

삼천사계곡은 장맛비로 인해 물이 지천이다. 삼천사에서 20여분 오르면 계곡에 널찍한 너럭바위가 나오고 그 위로 흐르는 물줄기가 볼만하다. 줄을 쳐 들어가는 것은 막았다. 좀 더 오르면 삼거리 부근에 비봉 쪽으로 폭포가 하나 있다. 한 등반객이 웃통을 벗어젖히고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몹시 추워 보인다. 여기 세 갈림길 중 맨 오른쪽은 비봉능선 승가봉과 비봉 사이인 사모봉 옆으로 오르게 되고, 가운데는 청수동암문-문수봉으로 바로 향하게 된다. 왼쪽이 부암동암문으로 오르는 길이다. 사모봉으로 바로 오르면 비봉 직전에서 진관사계곡으로 곧바로 내려갈 수 있어 가장 짧은 코스다. 하지만 청하동 골짜기를 보기 위해 왼편 코스를 택했다.

의상봉능선 중간에 있는 부암동암문을 넘어서면 바로 증흥사지 부근 북한산성계곡으로 내려가는 청하동계곡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등산로가 있지만, 계곡물은 변변치 않아도 이곳 길이 호젓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북한산을 찾을 때마다 들르게 된다. 동(洞)이란 ‘아름다운 골짜기’를 가리킨다. 선능의 북한지(北漢誌)에 보면 북한산에는 백운동·중흥동 등 18개의 ‘동’이 있는데, “청하동은 동문(洞門)이 그윽하고 고요하여 다른 것은 모두 이와 짝하기 어렵다”며 북한산 18동 중 최고로 치고 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청하동은 봄에는 신록, 여름엔 녹음, 가을엔 단풍과 낙엽 등 계절마다 빼놓을 데 없이 아름답고 그윽하다.

청하동 아래에서 오른쪽이 대남문으로 오르는 코스다. 대남문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가다 청수동암문을 통과해 깔딱고개에 내려서면 그때부터 비봉능선이 시작된다. 비봉능선은 볼거리가 많지만 걷기에도 편하다. 승가봉을 거쳐 사모바위와 만나게 된다. 사각 모양을 가리키기도 하는 ‘사모’는 옛적 벼슬아치의 의관인 사모관대(紗帽冠帶)의 모자 ‘사모’와 비슷하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사모바위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점심 즈음이면 으레 여기서 도시락을 편다.

비봉 직전에 오른쪽으로 진관사계곡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비봉은 국보 3호인 진흥왕순수비가 세워진 곳이다. 물론 진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이전해 보관돼 있고, 현재 있는 비석은 복제한 것이다. 비봉 일대도 언제부터인가 사적으로 지정해 일반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대개 한번쯤은 올라 본다.

진관사계곡은 삼천사계곡만 못하고 길이도 짧다. 마지막 진관사로 내려서는 구간이 가파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계곡은 그렇다 쳐도 사찰의 멋은 진관사가 한 수 위라는 생각이다. 비구니들이 있는 곳이라서일까. 사찰의 분위기가 정갈하고 편안하다. 삼천사가 좁은 공간에 이것저것 대리석 조성물을 장식해 어지러운 것과 대비된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서울안에 이런 시린 풍경이… 더위도 놀랐다
                          (10) 북한산 삼천사-청하동-진관사 계곡산행

 

                                                  

                        진관사(津寬寺·사진)는 서울 동쪽의 불암사, 남쪽의 삼막사, 북쪽의 승가사와 함께 예부터 서울 근교의

                        4대 명찰(名刹)로 꼽혔다.

고려 제8대 현종이 1011년에 진관대사를 위해 창건했다.

영조 21년(1741년)에 쓰인 ‘북한지’에는 ‘진관사가 지금은 피폐되었다’고 적혀 있어 여러 차례 성쇠를 거듭한 듯하다.

다시 6·25전쟁 당시 폭격으로 폐허가 됐다가 복구됐다.

이 사찰에는 고려 7대 왕 목종 때의 전설이 전한다.

목종의 어머니 천추태후(千秋太后)는 외척 김치양과 사통해 사생아를 낳은 뒤 고려의 대통을 잇게 하기 위해 유일한 후계자 대량원군을 암살하려 했다.

12세의 대량원군은 암살을 피해 삼각산 진관대사에게 숨었다.

천추태후가 자객을 보낼 때마다 진관대사는 부처님 단 아래에 굴을 파고 대량원군을 숨겨 그 목숨을 구해 줬다.

강조의 정변으로 7대 목종이 폐위되자 대량원군은 8대 현종으로 등극한다.

 

 

삼천사는 신라시대 원효가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삼천사지 마애여래입상이 있는 것으로 미뤄 최소한 고려 전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지’에 ‘삼천사는 폐사되었다‘고 적혀 있어 이 또한 여러 차례 유실됐다가 1960년대 지금 자리에 사찰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마애여래입상은 보물 제657호로 지정돼 있다.

편편한 바위 면에 얕은 융기선으로 조각됐으며 그 융기선을 따라 금분을 칠해 화려한 느낌을 준다.

 

 


 

 

 

           임꺽정 뛰놀던 그곳… 굽이굽이 암릉 ‘스릴 만점’
                   ⑦양주 불곡산

 

▲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시작되던 22일 경기 양주시 유양동 불곡산의 임꺽정봉이 운무가 걷히면서 위용을 드러냈다. 불곡산 자락에는 임꺽정의 생가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주=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꺽정이 형님, 얼굴 좀 보여 주세요

중부지방으로 장마전선이 올라온다는 예보가 있던 22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경기도 양주 불곡산(佛谷山·465m)을 찾았다. 역시나 새벽부터 하늘이 꾸물대더니 전철 1호선 양주역에 도착하자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는개’가 흩뿌렸다. 수도권에서 전철로 닿을 수 있는 산 중 불곡산처럼 아기자기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산도 드물다. 암릉이 동서로 길게 이어져 있어 산의 높이와 규모에 비해 ‘만점짜리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불곡산의 들입목은 양주시청 뒤, 백화암 입구, 대교아파트 등 몇 군데가 있지만 여러 차례 가 보니 대교아파트 코스가 가장 좋은 듯하다. 여기를 기점으로 하면 불곡산의 제3봉인 임꺽정봉(420m)부터 제2봉인 상투봉(425m), 제1봉인 상봉까지 나란히 들른 뒤 백화암이나 시청 쪽을 날머리로 할 수 있다.

양주역에서 내려 건너편에서 32번 버스를 타면 양주시청과 백화암 입구, 백석대교아파트를 차례로 지나간다. 대교아파트에서 하차하면 두 개의 코스를 만난다. 내리자마자 10m쯤 더 가면 등산 안내판이 나오는데 여기로 들어가면 지도상으로 임꺽정봉을 왼쪽부터 오르게 된다. 다른 코스는 정류장에서 100여m를 되돌아가 공장지대 뒤쪽으로 해서 악어능선으로 바로 치고 올라가는 암릉 코스다. 악어능선은 임꺽정봉을 거친 뒤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에 코스를 택했다.

한 30여분 올라가 첫 능선을 만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바로 임꺽정봉으로 향하게 된다. 임꺽정봉 직전에 불곡산에서 가장 길고 가파른 직벽형 슬래브(slab)를 만난다. 이전에 왔을 때는 40m 높이의 슬래브에 로프만 달랑 걸쳐 있었으나 이번에 가 보니 옆으로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이 슬래브는 그냥 리지로 오르기도 하는데 올라갈수록 경사가 가팔라 상단에서는 아찔함을 느낀다. 비가 왔을 때는 반드시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드디어 임꺽정봉이다. 하지만 몰려드는 짙은 운무에 가려 봉우리가 얼굴을 보여 주지 않았다. 당장 사진이 문제다.

“꺽정이 형님, 얼굴 좀 보여 주세요. 부·탁·해요~.”

사진기자와 함께 ‘이덕화 버전’으로 외쳐 댔다. 지나가던 등반객들이 사정을 듣고는 같이 외쳐 준다. 기도가 통했을까? 바람이 한 차례 휙 하며 지나더니 순식간에 임꺽정봉이 얼굴을 드러냈다.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정말 임꺽정이 불곡산에 살았을까?

임꺽정봉은 위압감을 줄 정도로 크지 않다. 백정으로 태어나 나라를 뒤흔든 도적으로 생을 마감한 그의 일생이 투영돼서일까. 쓸쓸해 보인다. 불곡산에는 임꺽정이 어릴 적 뛰어놀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굴곡이 심하고 아기자기한 불곡산의 바위능선을 보면 그가 뛰놀며 무술을 닦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사실 수도권 산 중에는 파주 감악산을 비롯해 ‘임꺽정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가 여럿 된다. 민초들에게 그 이름이 깊게 새겨졌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양주 불곡산은 임꺽정의 고향이 맞을까? 양주시에서는 몇 년 전 역사학자들에게 의뢰해 탐사와 노인들의 고증을 받은 적이 있다. 양주시청에 들러 당시 보고서를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 등 공식적인 기록을 통해 임꺽정의 신분과 출생 지역을 확인할 수는 없다. 단지 성호사설(星湖僿說)이나 기재잡기(寄齋雜記) 등 개인의 저술에 임꺽정이 양주 출신이며 백정의 신분이라는 기록이 전하는데, 당시 양주목의 어디가 그의 태생지인지는 기록돼 있지 않다. 벽초의 소설 ‘임꺽정’에선 양주읍 유양리로 태생지를 설정하고 있는데, 역사적 사실을 규명함에 있어 전설과 소설을 근거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양주문화원 소장을 지낸 백운화 경민대 교수는 16세기 양주 읍치(邑治·관아가 있는 곳)의 형태를 분석해 임꺽정의 출생지를 추정했다. 조선시대 양주목의 읍치는 현재의 양주읍 유양리(현재는 유양동)라는 것이다. 읍치 내의 거주자는 관아의 행정직 종사자나 양반들이었을 것으로 볼 때 취락 구조상 백정 신분인 임꺽정의 생가터는 현재의 유양초등학교 뒤쪽 불곡산 자락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양주시는 이곳에 ‘임꺽정생가보존비’를 세워 놓았다. 임꺽정봉에서 상투봉과 상봉을 지나 오른쪽으로 백화암 코스를 내려오다 만날 수 있다. 옛적에는 백화암 골짜기 주변을 청송(靑松)골로 부르기도 했다는데 임꺽정의 소굴인 ‘청석골’과 연관 짓기도 한다. 백화암 코스는 다소 가파르다. 양주시청 쪽으로 하산하면 다소 지루하긴 하지만 걸어서 양주역까지 닿을 수 있다.

양주 =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 1코스(4시간):유양초등학교 앞 정류장-백화암 입구-백화암-십자고개-상봉-상투봉-임꺽정봉-계곡-부흥사

▲ 2코스(3시간):대교아파트-샘터-삼거리 안부-슬래브-임꺽정봉-상투봉-상봉-십자고개-백화암-백화암 입구

▲ 3코스(4시간):대교아파트-샘터-삼거리 안부-슬래브-임꺽정봉-상투봉-상봉-십자고개-송전탑-삼거리-양주시청

 

 

 

 여기 아세요?… 입 맞추는 쌍토끼? 코뿔소?… 보는 각도 따라 변화무쌍

 

 

의상봉에도 기기묘묘한 바위가 많아 명물바위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의상봉을 오르다 첫 번째 슬랩을 올라서면 제법 넓은 바위지대가 나오는데 그곳에 아주 기묘한 모양의 바위가 서있다. 일명 쌍토끼바위 혹은 코뿔소바위로 불린다.

그 이유는 보는 각도에 따라 토끼마리가 입 맞추는 모양이 됐다가 방향을 틀면 코뿔소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전망이 좋아 쉬어 가는 이들이 많다.

용혈봉에서 증취봉 가까이 가면 여러 바위 가운데 마치 강아지 얼굴을 닮은 바위가 있다. 일명 강아지 바위, 줄여서 ‘강쥐바위’라 부른다. 강아지의 눈 코 입이 뚜렷하다. 찾기가 쉽지는 않다.

 

또 용혈봉에서 내려서서 증취봉을 오르기 전에 돌아보면 할미바위 혹은 동자승바위로 불리는 바위가 있다. 마치 사람의 상반신처럼 생겼는데 단아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다.

의상능선뿐 아니라 요즘 북한산에서는 까마귀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까악~까악~’ 울어대는 소리가 시끄러울 정도로 울린다.

아마도 등반객들이 던져주는 김밥 등을 먹이로 해서 살아가는지 사람을 그다지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일부러 까마귀와 사귀려는지 먹이로 ‘꼬시는’ 등반객들도 있다. 새로운 풍경이다.

 

                           오르는 곳마다 콸콸콸 후련하구나
                                        ⑧동두천 소요산

 

▲  장맛비가 잠시 주춤했던 6월28일 경기 동두천 소요산의 선녀탕폭포가 시원하게 물줄기를 쏟아 냈다. 선녀탕계곡의 좁은 협곡 사이에서 등산객들이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고 있다. 동두천 =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봄 철쭉, 가을 단풍’의 소요산이지만 여름에도 괜찮다. 산 입구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원효폭포를 비롯해 자재암 안쪽의 옥류폭포, 하백운대와 상백운대 사이 계곡에 숨어 있는 선녀탕폭포 등 아담한 폭포들이 연이어 나온다. 특히 요즘에 수량이 많아져 볼 만하고 시원한데, 6월28일 찾았을 때는 선녀탕계곡에 물안개도 피어올랐다.

◆ 원효와 요석공주의 사랑

전철로 가기 편한 소요산은 의정부·동두천 등 경기 북부 주민들에게 친근한 산이다. 규모는 작지만 기암괴석의 계곡을 품고 있고, 자재암을 입구로 해서 말굽 모양으로 봉우리들이 둘러쳐져 있어 원점산행이 용이하다. 그렇다고 쉽게 볼 산은 아니다. 제법 가파르고 길어 한 바퀴를 돌자면 넉넉히 4시간은 잡아야 한다.

소요산 이름의 ‘소요(逍遙)’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 편에서 나온 말이다. 현대에는 슬슬 거닐어 돌아다닌다는 의미로 쓰인다. 소요산에는 선가(仙家)와 인연이 있는 조선 중기 매월당 김시습(1435~1493년)과 화담 서경덕(1489~1546년)이 유유자적하며 머물렀다는 얘기들이 전한다. 그 때문에 산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지만, 그보다 앞서 974년(고려 광종 25년)에 이름이 정해진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우리나라 산과 봉우리 이름에는 ‘선도’에서 따온 것이 적지 않아 이상할 건 없다. 요즘에는 평일에 주변 도시의 노인들이 소요산 입구에서 유유자적하며 노닌다.

소요산은 선가보다는 아무래도 불가(佛家) 쪽과 인연이 깊다. 원효대사(617~686년)와 요석공주, 두 분의 아들인 설총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의 차녀인 요석공주가 원효대사와 인연을 맺어 설총을 낳았고, 소요산에 초막을 짓고 수행하던 원효대사를 따라와 수행처 근처에 별궁을 짓고 설총과 함께 기거하며 아침저녁으로 원효가 있는 곳을 향해 절을 올렸다는 것이다. 자재암 부근에는 요석공원이 있고 별궁지 표지석을 세워 놓았다. 공주봉은 요석공주에서 온 이름이다. 제대로 된 근거자료는 없는 얘기들이지만 자재암도 원효가 지은 사찰로 전해진다.

그런데 원효의 전설이 깃든 소요산의 최고봉이 의상대인 것도 재미있다. 알다시피 의상(625~702년)은 원효와 당 유학길을 동행했다가 원효는 도중에 되돌아왔고 의상은 유학을 끝까지 마쳤다. 의상은 ‘유학파’로 국사(國師)의 높은 지위를 누렸지만 원효는 민초들에 섞여 살았다. 그런데 소요산에는 의상대가 공주봉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 경기의 ‘소금강’

서울에서 소요산까지는 직선거리로 44㎞다. 소요산을 두고 ‘한수(漢水)’ 이북 최고의 명산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고 경기의 소금강(小金剛)으로도 불린다. 특히 가을에 오랜 세월의 풍화를 겪은 기암괴석이 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 같다.

산행은 소요산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산의 규모는 작지만 된비알도 여럿이고, 칼바위 등 위험구간들도 있다. 자재암에서 주요 코스가 갈라진다. 길게 타자면 바로 왼쪽 하백운대 방향으로 오른 뒤 시계 방향으로 돌면 된다. 선녀탕과 폭포를 보자면 오른쪽으로 속리교를 건너 죽 오른다. 선녀탕에서는 정상 능선으로 바로 오를 수 있는 길이 여럿 되기 때문에 코스를 놓고 망설일 것은 없다.

소요산에서 가장 힘든 세 코스는 자재암에서 하백운대로 오르는 길과 나한대에서 의상대 사이에 있는 칼바위, 나한대 된비알 등이다. 이번에 가보니 곳곳에 계단을 설치하고 쇠말뚝과 로프로 안전시설을 해놓아 한결 등반이 수월했다. 하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아름드리 소나무도 많고, 건너 의상대능선을 보면서 오를 수 있다.

하백운대까지만 올라도 이미 정상 능선을 타게 되는 것이다. 중백운대(510m)와 상백운대(559m)를 지나면 만나는 것이 500m에 이르는 칼바위능선. 조심해야 하지만 좌우로 경관이 좋다. 칼바위능선을 지나면 고도상 100m 이상은 내려가게 되는데 이어 나한대(571m)를 만난다. 그래서 다시 가파른 코스를 오르게 된다. 나한대~의상대능선에서는 동북쪽 광덕산과 화악산, 서쪽 마차산, 감악산이 눈에 들어온다. 의상대 정상은 기대보다 볼품은 없다. 바위로 이뤄져 있고 정상 표지석이 놓여 있다.

의상대에서 공주봉 사이의 코스는 이번 태풍 ‘메아리’로 인해 일부 등산로가 훼손돼 있었다. 굴러떨어진 바위가 길을 막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공주봉을 거쳐 일주문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종주 코스다.

동두천 =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등산코스

▲ 소요산역-관리사무소-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선녀탕-관리사무소(1시간30분)

▲ 소요산역-관리사무소-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관리사무소(2시간30분)

▲ 소요산역-관리사무소-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나한대-의상대-공주봉-관리사무소(4시간)

 

 

 

 

 

 

 

 여기, 아세요? 108 계단 오른 뒤 번뇌 씻는 ‘해탈문’

 

 

 

▲ 원효대 해탈문(解脫門) = 동두천시는 최근 소요산 원효대 코스에 ‘해탈문’을 설치했다. 해탈문은 108계단 위에 세워졌고 불교의 윤회를 형상화한 4조각의 나무구성됐다. 108 번뇌를 의미하는 108계단을 올라온 뒤 속세의 수많은 번뇌를 벗고 해탈의 경지에 이른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소요산에 와 그동안 쌓인 번뇌와 스트레스를 떨치고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고자 만들게 됐다고 한다.

▲ 소요산 풍혈(風穴) = 소요산에도 풍혈이 두 군데가 있다. 겨울에는 더운 바람, 여름에는 찬바람이 나오는 구멍을 말한다. 모두 이 산을 자주 타는 지역 주민들이 발견했다.

공주봉 풍혈이 조금 더 크다. 이 풍혈은 공주봉 북서릉상 헬기장 북쪽에 숨어 있다. 약 4m 깊이 바위 웅덩이 속으로 내려서면 남쪽 방향으로 폭 1.5m로 벌어진 바위 틈이 있는데, 그 안쪽 약 2m 깊이 틈에서 바람이 나온다. 이 바람은 겨울에는 눈을 녹일 정도로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중백운대에서 50m 떨어진 곳에도 풍혈이 있다.

                                    고대산 가는길… 시골열차의 낭만 타고 달린다

 

▲  신탄리역 북쪽에 설치된 ‘철도 중단 표지판’.
수도권 등산 동호인들에게 ‘고대산행’이 즐거운 것은 ‘통근열차’를 통해 잊어져 가는 시골열차의 낭만과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즈음 수도권의 광역전철망 구축으로 서울 인근에서 기차여행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은 흔치 않다.

남북 분단의 상징이 돼버린 경의선(京義線)과 경원선(京元線) 일부구간에서 ‘통근열차’라는 형태로 디젤전동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 고대산 산행의 기점이자 종점인 신탄리역(新炭里驛)은 경원선의 남쪽 중단 역이다. 경원선은 원래 서울과 원산을 잇는 철도였다. 1913년 7월10일 개통한 이후 서울과 원산을 오가며 사람과 물자를 실어나르던 기차는 6·25전쟁을 겪으면서 남북이 분단된 이후 신탄리역이 종점이 되어 회차하게 되었고, 신탄리역에서 옛 철원역을 지나 휴전선 너머 평강 사이에는 철길이 없어진 상태다. 북한에서는 분단 이후 평강부터 세포~사방~남산~안변~고산~통지원~갈마~원산을 지나 고원으로 이어지는 경원선을 ‘강원선’이라 이름을 고쳐 부르고 있다.

그동안 남측 철도는 수도권 광역전철사업으로 시발점도 용산에서 의정부로, 다시 동두천역으로 변했다. 동두천역에서 매시 50분에 신탄리행 ‘통근열차’가 출발한다. 수도권 전철을 이용, 동두천역에 40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잡는다면 여유롭게 환승, 50여분간의 ‘시골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전철을 이용할 경우 동두천역 3, 4번 플랫폼으로 건너가기만 하면 되는데 따로 표를 끊지 않아도 기차를 타고 나서 승무원에게 기찻삯을 줘도 된다. 요금은 평일·주말 1000원으로 통일했다.

빨간 벽돌 벽에 푸른 지붕을 한, 마치 아름다운 별장 분위기인 신탄리역에 이르면 남동쪽으로 병풍을 두른 듯 하늘금을 이루는 고대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대산으로 오르기 위해 철길을 건너다 보면 왼쪽에 철도 중단 표지판이 보인다. 휴전선에서 약 9.5㎞ 떨어진 남한 최북단 신탄리역 북쪽 300m쯤의 철로를 가로막고 서있는 높이 3m의 철제판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글이 적혀 있다.

이형주 신탄리역 열차운영원은 “평일에는 600~700명이 우리 역을 이용하며, 주말에는 2000여명이 신탄리를 찾는다. 평일에는 실향민들과 거주민들이, 주말에는 고대산행을 하는 등산 애호가들이 신탄리역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능선마다 한맺힌 사연 분단의 아픔을 오르다

⑥ 고대산

▲  한 등산동호회 회원이 고대산 정상(고대봉)에 올라 북쪽으로 펼쳐진 철원평야를 가리키고 있다. 연천 =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고대산(832m)은 경기도 최북단인 연천군 신탄리와 강원 철원군 경계에 있다. 산 정상의 8부 능선에 위치한 칼바위 전망대와 삼각봉 그리고 정상인 고대봉에 오르면 북녘 산하와 남측 최전방인 철원평야, 백마고지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이북 실향민들 중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또 이 일대에서 군복무를 했던 40~50대 등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산이기도 하다. 등산 애호가들이 고대산을 자주 찾는 이유는 또 있다. 뛰어난 전망에다 암릉이 이어지는 능선이 계속되는 등, 산행의 맛이 아기자기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도권에서 전철과 ‘통근열차’를 이용,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고대산을 수도권 명산으로 꼽는 이유 중 하나다.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서 고대산에 오르는 길은 세 갈래로 오른쪽부터 제1등산로, 제2등산로, 제3등산로다. 제1등산로는 완만해서 오르기가 쉬운 편이지만 코스가 좀 길다. 제2등산로는 가파른 오르막과 적벽을 이루는 능선으로 조금은 힘겹지만 가장 빨리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제3등산로는 고대산 북쪽 사면을 휘돌아 오르는 코스로 가장 길지만 완만하다. 그래서 여성 애호가들은 3코스에서 2코스로, 운동 좀 하겠다고 달려든 산악인들은 2코스-3코스를 선호한다.

지난 14일 오후 산행에서는 2코스로 올라 3코스로 하산해 보았다.

등산로 입구를 지나 돌계단을 올라서면 수만평 넓이의 낙엽송 숲길이 나온다. 낙엽송 숲을 지나 안부삼거리에서 정상까지는 2시간 정도 거리다. 해발 800m를 조금 넘는 산치고는 코스가 상당히 길고 급경사가 이어진다. 노송과 조화를 이룬 말등바위를 지나 군데군데 로프가 설치된 산길을 계속 오르다 보면 양쪽이 수십 길 절벽을 이룬 칼바위 능선을 만난다. 칼바위는 고대산에서 가장 위험한 구간이지만 절벽 양쪽에 굵은 로프로 난간이 설치돼 있어 안전하다. 칼바위 능선은 150m가량 이어진다. 칼바위 전망대에서도 철원평야가 훤히 보인다.

날씨가 화창했던 이날에는 멀리 휴전선 너머의 북쪽 고지들까지 눈에 들어왔다. 대광봉-삼각봉에 이어 고대봉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는 철원군 동송읍이 금학산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6·25전쟁 때 격전지였던 백마고지와 철원평야, 그 너머로 멀리 북녘땅이 펼쳐진다.

고대봉 정상에는 새롭게 헬기장이 조성됐다. 마치 나무로 쌓은 재단같다.

정상에서 펼쳐진 철원평야와 ‘철의 삼각지(iron triangle)’를 가늠하면서 60년 전의 6·25전쟁을 반추해 본다.

정상 아래 펼쳐진 평강, 철원, 김화지역은 북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6·25전쟁 당시 중국군과 북한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지역이다. 당시 이 일대를 ‘철의 삼각지’라고 부르게 됐다. 그 중 가장 치열하고 큰 전투가 백마고지 전투였다고 한다. ‘백마고지’란 이름은 당시 열흘간의 전투가 끝난 뒤 항공촬영을 하던 외신기자가 “포격으로 산 정상의 나무와 풀이 모두 사라져 하늘에선 백마가 누워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붙여졌다고 한다.

1952년 10월6일부터 15일까지 한국군 9사단과 중국군 38군 3개사단은 이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모두 27만4950여발의 포탄을 퍼부으며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열흘 동안 양측은 12차례 고지 점령과 탈환을 되풀이했고, 중국군 1만여명 한국군 350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전사(戰史)에 기록돼 있다. 김일성은 이 철원평야를 뺏긴 뒤 3일간 식음을 전폐했었다는 얘기도 있다.

이렇듯 고대산 일대는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산행의 처음부터 산행의 정점에서의 조망까지 분단의 현실을 한시도 떨치지 못한다.

고대봉 정상 직전의 대광봉과 삼각봉에서는 남쪽 조망도 훌륭하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남서쪽 약 60㎞ 거리의 도봉산과 북한산이 보인다. 더 쾌청한 날에는 휴전선 너머인 개성 송악산과 천마산까지 보인다. 이따금 이곳에 오른 육순이 넘은 어르신들이 북쪽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남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토하곤 한다는데, 그들의 고향이 개성이나 황해도라고 한다.

하산은 두 코스가 있다. 다시 돌비석봉으로 되돌아와 제2코스 능선길로 내려와도 괜찮다. 그러나 고대산의 백미인 표범폭포를 보려면 제3코스로 내려서는 것이 좋다. 정상에서 북릉을 타고 5분 거리에 이르면 작은 공터가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왼쪽 북서릉을 타고 1시간가량 내려가면 표범폭포에 닿는다.

그러나 본래의 제3코스는 이 삼거리에서 북릉으로 10분 더 간 곳인 부대막사 직전 삼거리에서 매바위로 이어지는 북서릉 길로 내려서는 코스가 정석이다. 매바위 방면 북서릉으로 40분가량 내려서면 매바위 직전 안부에서 왼쪽 계곡길로 내려서게 된다. 계곡길로 발길을 옮겨 5분 거리에 이른 다음, 오른쪽 급경사 길로 100m가량 내려서면 표범폭포 하단부에 닿는다.

약 100m 높이로 깎아지른 절벽인 매바위 하단부에 자리한 표범폭포는 규모가 폭 20m에 높이 30m에 달하는 수직절벽에서 하얀 포말을 뿜어내며 쏟아져 내린다. 그러나 지난 14일 산행에서는 아직 수량이 적은 탓에 적벽을 적시는 정도의 물길이었다.

장마가 지나고 나야 장관을 이룰 것같다. 표범폭포에서 다시 본계곡길로 올라온 다음, 남서쪽 협곡으로 이어지는 계곡길로 15분가량 걸어 빠져나오면 고대산 주차장에 닿는다.

고대산행은 어느 코스를 타든 왕복 7.5㎞ 정도로 4시간30분 정도를 잡아야 한다.

박광재기자 kj59@munhwa.com

코스 ▲1코스:주차장~큰골~고대산 정상(3.65㎞) ▲2코스:주차장~칼바위~고대산 정상(3.20㎞) ▲3코스: 군부대자리~폭포~고대산 정상(3.65㎞)

두물머리 내려보며 쉼없이 오르락내리락… 육산의 푸근함 만끽

⑤-예봉산 ~ 적갑산 ~ 운길산 13㎞ 종주

▲  한 여성 등산 동호인이 7일 오후 예봉산 견우봉에 올라 만세를 부르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조안면의 예봉산 견우봉에서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양주 =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수도권 등산 동호회의 산행일지는 지하철과 전철 노선의 확장에 따라 변한다. 개별 산행과 가족 산행을 고집하는 동호인들은 더욱 그렇다. 그 가운데 하나가 ‘수도권 전철 중앙선’의 단계적 연장이다. 중앙선은 2005년 말 서울 용산역에서 경기 남양주시 덕소역까지 복선화한 데 이어 2007년 말 팔당역까지 연장개통되면서 주변 명산을 찾는 등산객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중앙선의 팔당역 개통으로 ‘산꾼’은 물론 일반 동호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 곳이 ‘예봉산’이다. 그리고 다시 2008년 말 남양주시 조안면의 ‘운길산’이 아예 산 이름을 역명으로 사용하면서 일대의 ‘산행지도’를 또 바꿔놓았다. 중앙선은 특히 주말에는 ‘등산열차’라 할 만큼 등산객들로 붐빈다. 주변 상권에도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팔당역 인근 예봉산 입구는 2008년부터 음식점이 늘고, 등산전문점도 들어섰을 정도다. 2009년부터는 운길산역과 국수역 주변에 가게가 늘고 있다.

운길산 수종사 가는 길에는 농산물 좌판이 즐비하다. 2009년 12월 중앙선 전철이 경기 양평군 용문면까지 또다시 연장되자 인근의 ‘용문산’과 ‘백운봉’까지 수도권 등산 동호인들의 ‘번개산행’코스가 됐다. 그러나 산의 특성 때문인지 ‘용문역’을 이용하는 산행은 ‘반짝’이었다는 것이 등산 동호인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용문역’까지의 연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등산인, 특히 주말산행인들은 여전히 ‘예봉’과 ‘운길’을 선호하고 있다.

2년여 전 서울생활을 접고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로 귀향(?), 운길산역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며 예봉산·운길산을 매주 오르내린다는 홍성학(47)씨는 “지난해 중앙선이 용문역까지 개통되면서 잠깐 운길산을 찾는 등산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더니 올해 들어 다시 2009년 수준으로 늘어난 것 같다”면서 “요즈음에는 예전과 달리 젊은 사람들이 부쩍 늘었고, 특히 운길~적합~예봉으로 이어지는 종주 산행을 하는 등산 마니아들이 운길산과 예봉산을 즐겨 찾는 것 같다”고 일대의 산행 추이를 설명했다. 그는 또 “용문역까지의 연장 개통 직후 용문산으로 동호인들이 몰리기도 했지만 두물머리와 남·북한강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예봉산과 운길산의 풍광 때문인지 주말 중앙선 등산객들의 70~80%는 팔당역과 운길산역을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과 와부읍에 걸쳐 있는 운길산(610m)과 예봉산(683m)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양수리)를 내려다보면서 솟아있는 산이다.

뾰족하게 두물머리로 뻗친 능내리를 사이에 두고 두 산이 마주하고 있다. 최근의 추세인 ‘종주 산행’을 나서는 사람들은 운길산역을 통해 운길산~적갑산(570m)을 거쳐 예봉산을 오른 뒤 팔당역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기자는 예전에 중앙선이 개통되기 전에 ‘산꾼들’이 타곤 했던 팔당역에서 곧바로 예봉산에 올라 적갑산~오거리~운길산~수종사로 이어지는 코스를 선택했다.

이 코스는 산행 초반이 힘겹기 때문에 ‘속공’과 ‘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마니아들이 택하는 코스다. 마니아 흉내를 내고 싶기도 했지만 기자가 이 코스를 선택한 것은 산행의 마무리를 ‘수종사’에서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봉산 일대는 서울시내에서 전철로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산이 깊다. 도시의 번거로움이 절로 사라진다.

팔당역에서 곧바로 예봉산으로 오를 때는 숨이 턱턱 찰 정도다. 최근 전철이 개통되면서 남양주시에서 가파르고 위험한 구간을 나무 계단으로 정비했는데 ‘자연미’가 없어진 느낌이다.

소나무가 즐비한 숲길로 접어들자 청명한 산새소리가 들려온다. 한번 휴식하고 정상까지 바로 오르니 1시간20여분. 예봉산 정상에 서면 한강 두물머리와 운길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예빈산(禮賓山)이라고도 부르는데, 옛적에는 이 산에 아름드리 나무가 많아 조선시대의 정부관서 중 손님을 맡아보던 관아인 예빈시에 나무벌채권이 있었기 때문에 예빈산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한강을 굽어보는 전망대에서는 안개 속을 헤집어 발아래 팔당대교를 내려다보며 여유를 가져본다. 마주 보이는 검단산은 여전히 구름에 갇혀서 정상을 구분키 어렵다가 잠깐 얼굴을 비친 후 아쉬움을 남기며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리곤 한다.

곧바로 서북쪽으로 보이는 적합산으로 향했다. 예봉~적합능선을 탈 때면 ‘명상’에 젖어들 수 있을 정도로 고요하다. 숲이 우거져 낮에도 어두울 정도. 적갑산을 지나 오른편으로 굽은 길을 따라 가파르게 내려서는 길 끝에 오거리가 나온다. 운길산까지의 종주가 부담스러운 경우 오른편의 마을로 내려가면 된다. 쉼 없는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먼발치의 운길산이 조금씩 가까워오면서 바윗길이 나타나고 이어 운길산 정상에 서게 된다. 수종사 방면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 한데 섞여 전 구간 중에 가장 번잡스럽다.

다음은 수직하강 하듯 수종사로 향하면 된다. 종주에는 중간에 세 차례의 짧은 휴식을 포함해 5시간30분쯤 걸렸다. 코스 전반이 정비가 잘돼 있었다.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과 쉼터도 조성이 잘 돼 있어 한눈만 팔지 않는다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종주를 마칠 수 있다. 13㎞ 안팎의 예봉~적갑~운길의 종주길은 수도권에서는 귀한 육산(肉山·산의 돌과 바위를 사람 뼈에 비유하고, 산의 흙은 사람 살과 같다는 산악인들의 해석)이다. 운길산 정상 양쪽에 약간 돌산의 형세가 있지만 그밖의 대부분 능선은 흙산이다. 그래서 무릎에도 부담을 주지 않아 ‘어르신’ 동호인들도 도전이 가능한 종주 코스다.

박광재기자 kj59@munhwa.com

물개·탱크·독수리·비너스… ‘별난 암릉찾기’ 지루할 틈 없네

④-‘명물 바위순례’ 수락산

▲  암벽동호회 ‘APEX’ 회원들이 지난 1일 오후 수락산 ‘하강바위’에서 암벽등반을 하고 있다.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터를 잡는다는 소식을 듣고 원래 금강산의 봉우리였던 ‘수락’과 ‘불암’이 한양의 남산이 되고자 한걸음에 달려왔으나 ‘산 같지도 않은’ 산이 벌써 자리를 잡고 있었다. 둘은 돌아가지 못하고 지금 그 자리에 한양을 등지고 앉았다. 수락산과 불암산에 얽힌 전설이다.

조선조에는 수락산의 산세가 한양을 등지고 앉은 형국이어서 ‘반역산’으로 보았다고 한다.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을 참살하자 김시습이 세상을 등지고 숨어든 데도 수락산이었다.

그래서인지 수락산은 서울의 북한산이나 도봉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는 와중에 전국 100대 명산에도 못드는 푸대접을 받았다. 지금이야 수락산의 서울 쪽인 마들 들녘에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차 그나마 주민들의 대접을 받고 있지만. ‘반역산’ 운운하는 데 대해 허튼소리라는 비판도 있다. 수락산과 불암산의 주변에 동구릉, 태릉 등 왕가의 무덤이 많은 것이 그 반증이라는 것이다. 원래 ‘수락(水落)’으로 산의 동편자락 금류동 계곡에 폭포가 많아 그리 지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 명물 바위순례

수락산은 규모는 작지만 계곡길과 다양한 능선, 암반을 고루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한 산이다. ‘명물’이라고 할 만큼 재미있는 바위들이 많다. 수락산은 장암역과 수락산역, 마들역, 상계역, 당고개역 등을 통해 오를 수 있어 서울에서 가장 접근성이 편한 산이다. ‘명물 바위순례’를 하자면 수락산역에서 내려 수락골관리사무소∼새광장∼깔딱고개∼철모바위를 거쳐 정상을 둘러본 뒤 도솔봉까지 거치는 코스가 가장 제격이다. 1일 수락산을 찾았을 때도 이 코스를 택했다.

신선교를 지나자마자 제일 먼저 오른쪽으로 만나는 바위가 물개바위다. 삐죽하게 생긴 물개다. 계곡이 끝날 즈음에 깔딱고개가 나온다. 어느 산이나 같은 이름의 고개가 있지만 수락산 깔딱고개는 만만치 않다. 특히 독수리바위 암반은 철로프가 설치돼 있지만 상당히 가파르다. 겨울에는 눈이라도 쌓여있으면 다른 길을 택하는 게 좋다. 독수리 암장 꼭대기에 독수리바위가 있다. 자주 올랐어도 어느 바위를 독수리바위로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다. 꼭대기에 손가락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그것을 가리키는 것 같기도 하고….

바로 이곳이 마들 들녘을 비롯해 서울시내 전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망지다. 왼쪽으로 불암산, 오른쪽으로 사패-도봉-삼각산이 빙 둘러쳐진 서울시내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좀 더 가파르게 계단길을 오르면 오른편으로 마치 거대한 배낭 모양의 배낭바위를 만난다. 그 너머에서 보면 배낭바위 옆에 미륵바위가 나란히 있다.

철모바위까지 오르면 정상능선에 오른 것이다. 주봉 옆 철모바위는 꼭 철모를 뒤집어 놓은 형상이다. 수락산 주변은 6·25 때 격전지였다.

주변에 탱크바위도 있는데 그런 역사의 아픔과 관련지어 사람들이 이름을 붙인 것 같다. 철모바위 옆에는 예나 지금이나 막걸리를 파는 노점이 있다. 여기쯤 숨가쁘게 오르면 입안이 바짝 마르기 마련이어서 한잔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주인장은 하산을 위해 취할 정도로 술을 팔진 않는다.

정상 반대편 능선길로 내려오다 보면 코끼리바위와 유명한 암벽등반 코스인 하강바위를 만나고 이어 치마바위를 지나 도솔봉에 이르게 된다. 도솔봉 조금 못미쳐서 지나온 치마바위 쪽을 돌아보면 수락산에서 놓칠 수 없는 ‘비너스바위’(위 사진)를 가장 잘 볼 수 있다. ‘여성바위’라고도 부르는데 가서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보통 도솔봉 못미처에는 처음 만난 등산객들이 비너스바위를 바라보면서 ‘진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앉아 있다.

◆ 수락산 역사 순례

장암역에서 바로 오르는 석림사 계곡은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이 1455년 수양대군이 단종을 내쫓고 왕위를 찬탈했다는 소식을 듣고 책을 불살라 버린 후 숨어들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계 박세당(1629~1703)은 김시습의 뜻을 이어 이곳에 청절사를 짓고 실학 연구와 후학을 가르치며 일생을 보냈다. 박세당 고택이 지금도 남아 관리되고 있다. 원래는 큰 저택이었으나 6·25때 소실돼 사랑채만 남아있다.

또 벽운동계곡으로도 불리는 수락골에는 조선 영조 때 노론의 영수였으며 사도세자의 장인이었던 홍봉한(1713~1778)이 지은 우우당(友于堂)이 남아있다. 사도세자의 비극에 깊이 관여된 인물이다. 수락산과 불암산을 잇는 덕릉고개에는 선조의 생부인 덕흥대원군의 묘역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의정부 별내면 쪽에서 오르다 만나는 내원암은 정조의 왕세자인 순조의 탄생을 기원한 기도처였다는 전설이 전한다. 도솔봉 아래의 용굴암은 1882년 임오군란 당시 명성황후 민씨가 여주 지방으로 피신하면서 이곳에 들러 치성을 드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③-미리 가본 도봉산 둘레길
▲  공식 공개에 앞서 한 등산객이 도봉산 둘레길 5구간의 제2보루에 앉아 의정부 시내를 둘러보고 있다. 시내 뒤편에 펼쳐진 산이 수락산과 불암산. 의정부 =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  도봉산 신선대가 바라보이는 도봉동의 둘레길.
조선 영조 때 실학자인 신경준이 쓴, 한반도 산줄기들의 분수계를 정한 ‘산경표’에는 도봉산을 이렇게 적고 있다.

“백두산의 북에서 내려오다 강원도 평강에서 서남쪽으로 꺾여 한북정맥을 형성하면서(…) 의정부 남쪽에서 도봉산을 일으키고 다시 서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도봉산은 삼각산(북한산)의 형님뻘인 셈이다. 도봉(道峯)의 이름에 대한 유래는 전해지는 것이 없는데, 아마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의 길을 닦았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그 이름대로 도봉산은 왕기(王氣)가 서려 있는 삼각산의 위용에 가려 역사 속에서도 묵묵히 서 있을 뿐 조명을 받지 못한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서울·수도권 북부 주민들의 희로애락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그래서인지 도봉산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마음의 고향 같은 산이다.

도봉산은 삼각산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 속한다. 북한산 국립공원 둘레길의 삼각산 구간이 완공된 데 이어 도봉산 구간이 6월 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 산을 속속들이 보살피고 있는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 관계자들과 지난 18일 개통을 앞둔 도봉산 둘레길을 돌아보았다.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을 시작으로 한국의 레저문화는 둘레길 걷기가 화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해 8월 북한산 둘레길 13개 코스를 완공한 데 이어 나머지 도봉산 구간 8개 코스가 6월23일(예정) 개통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완공된 북한산 구간은 총 44㎞였으니 도봉 구간 26㎞가 더해지게 되면 총 연장 70㎞의 도심 속 워킹코스가 생겨난다. 아마 이 구간을 쉬지 않고 완주하려는 ‘마니아층’이 곧 나타나 시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총 33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도봉둘레길 구간은 북한산 구간에 비해 높낮이의 폭이 더 크고 동네로부터 다소 떨어진 한적한 코스가 많다. 서울 도봉구와 의정부시, 양주시를 지나게 되며 구간 특징별로 8개로 나누었다. 지난 18일 도봉사무소 탐방시설과 문명근 과장과 이재규 대리, 공단 공원시설부 윤대원 차장이 도봉구간 일주에 동행했다.

◆ 1구간 : 왕실묘역길(연산군묘~정의공주묘) = 첫 들입목은 우이동 우이령길 입구다. 지하철 7호선 노원역이나 4호선 수유역에서 우이동 입구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이 구간에서는 연산군묘(사진)와 정의공주(貞懿公主)묘를 만나게 된다. 원래 ‘능원길’로 명명하려 했으나 연산군(1476~1506)이 폐위된 왕이어서 능(陵)을 붙이지 못하고 왕실묘역길로 정했다. 연산군묘는 1991년에야 사적 제362호로 지정됐고 일반에 공개된 것은 몇년 되지 않는다.

지금도 쓸쓸한 기운이 감도는 묘역이다. 부근에는 연산군 재실(齋室)이 있는데 묘와 재실 모두 연산군의 사위들이 관리해 왔다고 전한다. 연산군묘 바로 옆에는 600여년 전 파평 윤씨가 자리 잡은 원당마을과 원당샘이 있으며, 서울시 지정보호수 1호인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볼 만하다. 가까운 거리에는 조선 세종의 딸인 정의공주와 부군 안맹담의 묘역이 있다.(1.7㎞, 40분)

◆ 2구간 : 방학동길(~무수골) = 8개 코스 중 가장 편한 코스다. 경사가 완만하고 호젓한 숲길이 가족과 함께 걷기에 그만이다. 특히 이 코스에는 7m 높이의 전망대가 만들어진다. 도봉산의 주봉능선과 서울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무수골은 도봉산 등정코스 중 사람들에게 가장 덜 알려진 들입목이다. 근심걱정이 없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한자로는 무수골(無愁谷)인데, 옛적에 대장간이 많아 무쇠골에서 유래했다고도 전한다.(3.4㎞, 1시간20분)

◆ 3구간 : 도봉옛길(~다락원) = 1호선과 7호선의 도봉산역이 지나는 도봉산 입구가 포함된 코스다. 도봉옛길은 옛적에 도봉에서 방학동으로 이동할 때 쓰였던 길에서 유래했다. 서울시유형문화재 제151호인 고려시대 철불좌상이 있는 도봉사와 우암 송시열 ‘도봉동문(道峯洞門)’이란 암각이 있는 도봉서원을 지난다.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는 덱이 이 코스에 설치된다.(2.8㎞, 1시간)

◆ 4구간 : 다락원길(~원도봉) = 이 구간부터 의정부시다.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에 있던 다락원은 조선시대 공무로 여행하는 관원을 위한 원(院)이 있었는데 그 집이 다락으로 되어 있던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 지금은 다락원캠프장이 있으며 수도서울을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군사시설이 많으며 미군부대도 있다.(3.0㎞, 1시간)

◆ 5구간 : 보루길(~회룡사) = 삼국시대에도 이 지역이 군사적으로 중요했던 모양이다. 고구려가 만든 보루(堡壘)가 세 군데 있다. 제1, 2보루는 멀리서 볼 수 있고 3보루는 오를 수 있다. 멀리 의정부시가 한눈에 들어와 조망이 좋다.

의정부시 호원동에 있는 1호선 회룡역에서 바로 오를 수 있다. 이곳의 회룡사(回龍寺)는 이성계가 왕위에서 물러나 함흥에 머물다가 서울로 돌아와 이곳에서 수도하던 친구인 자초를 찾아오자 자초는 ‘회란용가(回鸞龍駕)’라 하면서 기뻐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1호선 회룡역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다.(2.8㎞, 1시간)

◆ 6구간 : 안골길 = 의정부시에서 이미 조성한 직동공원을 이용하도록 설계돼 잘 꾸며진 도심공원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북한산국립공원 내 안골마을로 이어진다. 안골계곡으로 물길이 좋아 지친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는 코스다.(3.5㎞, 1시간20분)

◆ 7구간 : 산너머길 = 지형적 여건상 산의 6부 능선 정도를 상당 구간 등산해야 하는 코스로 전망은 가장 좋지만 난도가 도봉산 둘레길 중 가장 높다. 하지만 계곡을 끼고 탐방하는 구간이 있어 탐방객들의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3.8㎞, 1시간40분)

◆ 8구간 : 송추마을길 = 역시 군사시설이 많아 기존 마을의 길을 주로 지나야 한다. 아직 덜 도시화된 마을을 통과하며 시골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교현리 우이령 입구까지 이어진다.(5.0㎞, 1시간50분)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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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모자 쓴 부처’ 불암산
▲  불암산 영신바위에서는 서울 노원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며 멀리 도봉산과 북한산까지 시야가 탁 트여 있다. 18일 암벽등반 전문가인 정대일(가운데)씨와 등반객이 영신바위를 오르고 있다.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불암산(508m)은 모자를 쓴 부처의 모습과 같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래서인지 불암산은 그 규모에 비해 불암사 학도암 등 등 여러 사찰과 암자를 품고 있다. 불암산이 예전엔 필암산(筆岩山)과 천보산(天寶山)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필암산은 억불(抑佛)을 했던 조선시대에 고쳐 불렀던 이름이고, 천보산은 도교와 관련된 지명이다. 불암산은 유·불·선이 고루 연관된 영성적인 산이다.

불암산처럼 접근성이 좋은 근교산도 드물다. 지하철 당고개역, 상계역 등에서 편하게 갈 수 있다.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불암산은 서울·수도권 주민들에게 아주 ‘익숙한’ 산이다. 어느 코스를 타든 3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는 크지 않은 산이어서 인근 주민이 아니면 서너 번 찾고는 그만두는 것 같다. 하지만 불암산의 참맛을 모르는 탓이다.

이름에 바위 암(岩)자가 들어 있는 불암산은 거대한 암반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불암산을 아주 새롭게 볼 수 있는 방법, 바로 리지산행이다. 해본 이들은 “이렇게 좋은 산이었나?”하고 스스로 깜짝 놀란단다.


◈‘불암산쫄바지’에게 배우는 리지산행 = 지난 18일 ‘불암산쫄바지’로 통하는 정대일(52)씨와 불암산 암장순례를 했다. 420고지의 헬기장 옆 천보산장을 운영하는 정씨는 불암산을 자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지킴이’면서 정연복등산학교(02―991―8849) 기술부장으로 암벽등반을 강의하고 있다. 15년 전쯤 학원을 경영하다 고도비만에 걸려 살을 빼려 불암산을 타기 시작해 지금은 아예 산속에 살며 암벽등반의 달인이 됐다. 요사이 일반화된 등산바지인 ‘쫄바지’를 몇년 전부터 자신이 입기 시작해 유행시켰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불암산은 오밀조밀한 바위가 매력적이면서도 암벽 코스가 많고 다양해 암벽등반을 배우기가 가장 좋은 산입니다. 암벽등반의 기초를 불암산에서 배우고 북한산 인수봉에서 마무리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실제 불암산에는 노원구 중계본동 영신여고 뒤 영신바위부터 학도암 암장, 정상 부근 102암장, 하마등바위, 백바위, 당고개 불암산 넓은 마당 초소 위의 119바위, 동인암장 등 암장코스가 수두룩하다.

특히 평평하고 넓은 바위인 슬래브(slab)가 잘 발달해 리지등반의 명소로 꼽힌다. 자일을 타는 본격 암벽등반은 등산학교 등을 통해 전문적으로 교육을 이수한 뒤 할 수 있지만 리지화에만 의존하는 리지등반은 지도해주는 사람만 있으면 수월하게 배울 수 있다.

상계역 부근 불암산공원의 오른쪽으로 불암산 둘레길을 20여분 가다보면 영신바위가 나타난다. 멀리서만 보던 영신바위인데 막상 바위 하단에 서니 더 압도되는 기분이다. 초보자의 눈에는 거의 70∼80도는 돼 보이는 경사다. 하지만 아직 영신바위의 위용은 더 올라야 볼 수 있다.

“영신바위뿐만 아니라 어떤 슬래브도 길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천차만별이에요. 아주 쉬운 코스를 타고 ‘영신바위 다녀왔다’고 하면 좀 우습죠. 하지만 처음에는 익숙한 사람들이 하는 걸 보고 따라하는 게 안전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발끝으로 타는 것이다. 보통 초보자는 미끄러질까 두려워 허리를 굽히고 엉거주춤 손을 바위에 대기 마련이다. “앞으로 엎어지면 무게중심이 뒤로 빠져서 미끄러질 우려가 더 커지지요. 허리를 곧게 세워야 바위에 수직으로 무게중심이 쏠려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시키는대로 해보지만 역시 두려움에 허리가 굽어진다. 하지만 천천히 오르다보니 허리를 펴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몸으로 알 것 같다. “낙엽이나 풀은 절대 밟지 말아야 합니다. 또 슬래브에 나무가 있다 해서 거기에 체중을 모두 의지했다가는 큰일 날 수도 있어요. 나무는 조금만 보조적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드디어 영신바위 상단에 도착했다. 진땀으로 속옷이 흥건하게 젖었다. 100m는 족히 될 듯한 슬래브를 돌아보니 아찔하다. 아! 그러나 거기서 익숙한 불암산이 아니라 새로운 불암산이 보였다. 거대한 슬래브 위에 서니 시야에 거칠 것이 없다.

그곳에서 만난 중년여성 강혜영, 송주원씨는 집이 노원구 중계동이어서 매일 영신바위를 리지하는 마니아다. 영신바위를 타고 헬기장까지 갔다 하산하는 데 2시간이 걸리는데 아침 8시에 오른다고 한다. 노련함이 느껴진다.

강씨는 “처음에는 엄두가 안 나던 바위도 한번 타보면 그 다음부터는 무서움이 극복돼요. 하지만 낯선 바위를 만나면 다시 무서워지지요. 마치 인생사 같다”고 리지의 매력을 말했다. 송씨는 “바위를 타면 만나게 되는 탁 트인 조망이 너무 좋아 그냥 일반 산행은 재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쫄바지’ 정씨는 “바위를 많이 타면 바위의 기(氣)를 받아 건강해진다”면서 “불암산 아래의 관공서에도 불암산의 기를 받아 진급해 나가는 공무원이 많다”고 너스레를 피운다. 믿거나 말거나다.

◈ 불암산에서 ‘심봤다’ = 불암산은 고슴도치나 반딧불이가 나타날 정도로 식생이 좋아졌다. 불암산 부근은 미세먼지 농도가 서울시에서 가장 낮다. 그런데 등산객들에 따르면 얼마전 이 산에서 ‘산삼’을 캤다는 사람이 나왔다. 노원구청은 2008년 장뇌산삼 종자 5㎏을 불암산과 수락산에 파종했다. 물론 파종장소는 구청관계자들만 알고 있다.

2007년 북한산 등 국립공원의 입장료가 폐지되면서 등산객들이 그쪽으로 몰릴까봐 구청이 ‘작전’을 쓴 것이다. 그때부터 3∼4년이면 장뇌삼이긴 하지만 먹을 만한 산삼을 캘 수 있다고 했었다. 최근에 장뇌삼을 캤다는 사람이 나오면서 등반객들 사이에 ‘산삼찾기’가 한창이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이거, 아세요?… 불암산 주인은 누구? 최불암씨가‘명예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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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주인이 누군지 아세요? 누가 이렇게 묻는다면 정답은 ‘국민 탤런트’ 최불암씨다. 이름의 ‘불암(佛岩)’과 불암산(佛岩山)의 한자가 같은 것이 계기가 돼 노원구청이 2009년 그를 불암산 명예산주(山主)로 위촉했다. 그렇다면 최불암씨의 소싯적 별명은? 불공스럽지만 ‘최불알’이었다. 이름 때문에 젊어서는 민망한 별명을 얻었지만 나중에는 산 주인까지 됐다.

서울 노원구 불암산 제6등산로인 양지초소 사거리에는 ‘불암산 명예산주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다. 당시 노원구는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위해 각종 이벤트를 벌였는데 명예산주 위촉도 최불암씨의 명성을 빌려 도움을 받고자 했던 것이긴 했다. 그래도 이 시비는 지금 불암산의 명소가 됐다. 시비에는 최불암씨의 시 ‘불암산이여!’가 새겨져 있다.

“이름이 너무 커서 어머니도 한번 불러보지 못한 채/내가 광대의 길을 들어서서 염치없이 사용한/죄스러움의 세월, 영욕의 세월/그 웅장함과 은둔을 감히 모른 채/그 그늘에 몸을 붙여 살아왔습니다.//수천만대를 거쳐 노원을 안고 지켜온/큰 웅지의 품을 넘보아가며/터무니없이 불암산을 빌려 살았습니다./용서하십시오.”
①-‘火德의 산’ 관악산
▲  깃대봉에서 바라본 관악산 전경이 연초록 물결로 넘실대고 있다. 지난 9일 ‘11국기봉 순례’를 하는 젊은이들이 잠시 땀방울을 식히며 ‘야호’를 외치고 있다.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유명한 풍수서인 도선비기(道詵秘記)에는 삼각산(북한산) 남쪽의 관악산을 ‘화덕(火德)의 산’으로 적고 있다.

관악산이 풍수의 음양오행 중 화기(火氣)를 가진 산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미 신라시대부터 그렇게 보았던 것이다. 조선시대에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 광화문 옆의 해태상이나 숭례문의 현판은 모두 관악의 불기운을 억누르기 위한 방책이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에 자주 발생한 궁궐이나 도성의 화재는 대개 ‘관악’의 탓으로 돌려졌다. 지난 숭례문 화재 때도 광화문 복원을 위해 해태상을 임시로 옮긴 것을 그 원인으로 수군거렸으니 풍수에 대한 우리 민족의 바닥 깊은 믿음을 볼 수 있다.

서울의 맹주인 삼각산을 넘보기는 어렵더라도, 강남의 맹주는 누가 뭐래도 관악산이다. 관악산을 오르는 연간 이용객을 700만명 정도로 보고 있으니 가히 국가의 건강보험 비용을 상당 부분 낮춰주고 있는 고마운 산이다. 불기운으로 눈총을 받던 관악산은 이 땅의 수재들이 모이는 서울대를 품고 있고 그 너머로 ‘나라 경영’을 책임지는 정부 중앙청사를 보듬고 있으니 그 ‘화기’가 이 땅에 이롭게 쓰이고 있다 할까?

‘악(岳)’자가 붙은 산이 그렇듯 관악산에도 높이에 비해 기암괴석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돼 있다. 연주대로 대표되는 주능선을 비롯해 팔봉능선, 육봉능선 등 산줄기는 모두 바위가 불꽃처럼 피어올라와 있다.

뭉뚱그려 관악산으로 부르지만 서울대~안양유원지 구간의 긴 계곡을 사이에 두고 관악산 주능선과 마주보고 있는 삼성산(三聖山·481m)은 원효, 의상, 유필이 이 산중에서 일막, 이막, 삼막 등의 ‘세 암자(삼막)’를 지어 수도하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산이다.

근래엔 관악산도 변화하고 있다. 관악산 둘레길이 조성돼 시민들이 보다 편하게 산에 접근할 수 있게 됐고 정상에 있던 기상관측소도 개방돼 새로운 볼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관악산 지킴이’와 동행… 이 코스 가보세요


관악산은 서울·수도권 주민들이 ‘너무 잘’ 아는 산이다.

하지만 관악산의 일거수일투족을 이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관악산 숲가꿈이로 활동하는 김명구(61) ‘관악산지킴이’ 카페(cafe.naver.com/abcwxyz) 회장이다.

석유화학 계통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은퇴후 관악산 지킴이로 나선 김 회장은 그동안 관악산을 1000회 정도 올랐다. 관악산 부근 동작구 사당동에 사는 그는 단체나 모임들이 관악산 안내를 관악구청에 요청해오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관악산 둘레길 조성 과정에도 자문역으로 참여했다.

김 회장은 “관악산은 높이에 비해 험하고 많은 계곡과 바위를 품고 있어 어떤 코스를 택하는가에 따라 매번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면서 “초보자의 경우 서울대나 안양유원지 쪽의 편한 코스를, 등산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며 정상인 연주대에서 삼성산까지의 종주도 해볼 만하다”고 권했다. 다음은 김 회장의 추천코스.

◆관악산 둘레길

관악구에서 2009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관악산 둘레길은 사당역에서 시작해 관음사~낙성대공원~돌산~삼성산 성지~난우공원~신림공원으로 이어지는 15㎞의 길이다. 최근 완공됐고 5월말이나 6월초 정식 개통식을 할 예정이다.

코스는 관악산 숲가꿈이들과 여러 차례 답사를 통해 개발했다. 사당역 까치산 생태육교에서 서울대까지 이어지는 제1구간은 총 6.2㎞로 강감찬 장군의 생가터, 장군의 영정을 모신 낙성대 유적을 돌아볼 수 있다.

2구간은 관악산공원에서 출발해 돌산과 삼성산 성지를 거쳐 산정약수터에 이르는 4.7㎞로, 초입은 돌산으로 가파르게 시작하지만 서울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제3구간은 4.1㎞의 숲길로 조용하고 편안한 코스다. 관악산 자락 전체를 순환할 수 있는 약 37㎞에 달하는 ‘관악산 순환형 둘레길’도 2012년까지 정비될 예정이다.

◆사당-8봉능선

관악산의 기기묘묘한 ‘바위’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코스다.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사당능선은 약 7㎞에 달하는 관악산에서 가장 긴 능선으로 바로 정상인 연주봉으로 이어진다. 바위능선이라 부를 정도로 암반 위를 걷는 코스가 많다.

정상을 둘러보고 677년(문무왕 17)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연주암을 꼭 둘러봐야 한다. 8개의 봉우리가 이어지는 팔봉능선은 왕관바위, 지네바위 등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을 모은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다.

◆관악·삼성산 11국기봉 순례

긴 산행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악·삼성산 11국기봉 순례에 도전해볼 만하다. 총 연장 27㎞에 달하며 살 빼는 데는 탁월한 코스여서 일명 ‘S라인 코스’로도 불린다.

사당에서 출발해 관음사 위 국기봉 - 낙타바위 국기봉 - 자운봉 국기봉 - 학바위능선 국기봉 - 팔봉 국기봉 - 육봉 국기봉 - 상불암 위 국기봉 - 깃대봉 국기봉 - 민주동산 국기봉 - 칼바위 국기봉 - 옥문 국기봉을 거친 뒤 서울대 쪽으로 하산하게 된다. 마니아들 사이에 3시간45분대에 주파한 기록이 전설처럼 전해오지만 일반적으로 10시간 이상 넉넉히 잡아야 한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여기, 아세요? 치마바위 옆 2m 남근석… 사람 손길 타 ‘반질반질’

‘남아선호’가 강했던 옛적엔 어디서나 ‘남근석’ 숭배가 있었다. 관악산에도 숨어있는 남근석들이 많은데, 특히 여성 등반객들이 많이 찾는다. 사당능선을 오르다 낙성대 갈림길 전에 이정표에 연주대 2.4㎞, 사당역 2.6㎞라고 쓰여있는 지점이 파이프능선 갈림길이다.

파이프능선길로 내려서서 10분쯤 지나 계곡을 건너면 왼쪽에 너른 바위가 나오고 오른쪽 길목에 높이 2m가 넘는 남근석(사진)이 나온다. 관악산의 대표적 남근석으로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아 반질반질하다. 그 건너에 치마바위가 있어 대비된다.

다시 사당능선으로 되돌아 나와 정상으로 오르다 보면 하마바위를 지나 마당바위에 가기 전에 암반지대가 나오는데 여기에는 ‘누워있는’ 와근석이 있다. 찾기가 쉽지 않지만 어렵게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또 관악산 정상 직전 관악문 옆에도 남근석이 하나 있다. 비교적 찾기 쉽다.

 

 

 

 

 

                          황매산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대병면과 산청군 차황면 경계에 있는 산.  
높이 1,108m.  남북방향으로 능선이 뻗어 있으며, 우리나라 3대 철쭉으로 유명한 산이죠~  
 


 
 
 
 

능선을따라 화면 좌측이 합천이고 우측이 산청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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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산] 경북 봉화 옥돌봉
옥돌봉 정상에서 도래기재 방면으로 20분쯤 내려가면 550년 된 철쭉 있어


도심의 6월은 여름이 무르익는 시기다. 이미 한낮의 더위는 폭염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아직도 높은 산은 계절의 바뀜이 한창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의 바람과 물은 여전히 차고 시리다.

게다가 고산지대는 지금도 꽃 잔치가 한창이다. 운이 좋다면 능선에 만개한 야생화나 철쭉을 만날 수 있는 때가 바로 6월이다.

 


                         ▲ 봉화 옥돌봉 인근에 조성 중인‘백두대간 고산수목원’전망대에서 보이는 문수산 자락과 춘양면 일대 경관이 장쾌하다. /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경북 봉화의 깊은 산중에 솟은 옥돌봉(한자 표기는 玉石山·1242m)은 산골 오지의 평범한 봉우리다.

그러나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이들에게 이 산의 의미는 남다르다. 소백산과 태백산을 잇는 산줄기의 한 정점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종주객이 이 생소한 산을 징검다리 삼아 백두대간을 이어가고 있다.

옥돌봉은 잘 보존된 울창한 숲이 자랑거리다. 특히 주능선의 활엽수림 아래 형성된 철쭉터널은 봄이면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키 큰 나무가 잎을 틔우기 전 분홍빛 철쭉꽃이 산자락을 물들이며 터널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철쭉터널은 5월 중순 고도가 낮은 지역에서 시작해 6월 초 정상부에서 절정을 이룬다.

옥돌봉은 국내 최고(最古) 수령으로 기록된 550년짜리 철쭉나무가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이 철쭉은 밑동의 둘레가 1m에 달하는 보기 드문 고목으로, 친절하게도 등산로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이 특별한 나무를 구경하는 재미도 옥돌봉 산행의 빠트릴 수 없는 묘미다.옥돌봉 산행은 백두대간 줄기를 밟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많은 이들이 다니는 곳이라 산길이 확실하고 접근로가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래기재에서 옥돌봉을 거쳐 박달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주능선만 밟을 경우 조망이 시원하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숲이 짙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수산과 옥돌봉을 이어주는 주실령에서 시작해 주능선으로 코스를 연결하면 한층 뛰어난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 옥돌봉 능선에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 한준호 영상미디어기자

 

 

 

구불구불한 도로가 걸려 있는 주실령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햇볕은 따갑지만 소름이 돋을 정도로 바람이 차가운 날이다.

처음부터 가파른 계단이 앞을 가로막는다. 한발한발 힘주어 오르는 동안 등줄기가 땀으로 젖는다.

짙은 소나무 숲을 지나니 짧은 철쭉터널이 나타난다. 하늘을 가리는 연분홍 철쭉꽃 밑을 걷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주실령에서 1시간이면 이정표가 있는 지(枝)능선 위의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오른쪽 바위 능선으로 올라서면 멋진 전망대가 나온다.

'수목원 전망대'로 불리는 이곳은 문수산(文殊山·1206m) 자락에 조성 중인 '백두대간 고산수목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소다.

그 흔한 고압선 하나 보이지 않는 춘양면 일대의 울창한 숲이 발아래 펼쳐진다.

가슴이 시원해지는 조망을 기대해도 좋을 곳이다.

전망대에서 15분 거리의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예천바위가 있다.

서쪽 아래 오전약수관광지 일대와 소백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수목원 전망대와는 사뭇 다른 웅장한 풍광이 펼쳐진다. 이곳이 옥돌봉 오름길의 마지막 뷰포인트다.

예천바위에서 15분이면 숲으로 둘러싸인 옥돌봉 정상에 선다. 이제는 조망보다 숲과 철쭉을 보는 재미로 걷는다.

도래기재 방면으로 20분쯤 내려서면 수령(樹齡) 550년의 철쭉 고목이 기다리고 있다.

굵은 가지가 풍성하게 뻗은 모습이 다른 나무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하산지점인 도래기재로 가는 도중 곳곳에 철쭉 터널이 나타났다. 하지만 고도가 낮은 곳은 이미 꽃이 져버린 상태.

옥돌봉 철쭉터널은 내년에도 분명 꽃을 피울 것이다. 그때를 기약하며 하산지점인 도래기재로 내려섰다.

 

 

 

 


여행수첩

 

산행가이드

옥돌봉 산행은 등산로는 도래기재에서 정상을 거쳐 박달령과 선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종주코스가 가장 널리 이용된다.

당일 산행객들은 도래기재에서 출발해 철쭉 고목을 거쳐 정상에 오른 뒤 박달령을 통해 오전약수탕 방면으로 하산하는 팀들이 많다.

전형적인 백두대간 구간종주 산행 코스로, 굵은 능선을 밟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산행거리는 7.2㎞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이럴 경우 고산준령이 연출하는 시원스러운 조망을 놓치기 쉽다.

백두대간 종주팀이 아니라면 굳이 박달령으로 산행을 이어가지 않아도 된다.

대신 옥돌봉 정상에서 박달령 쪽으로 250m가량 떨어진 삼거리에서 서쪽 주실령으로 이어진 문수지맥을 이용한다.

이 능선상에 수려한 조망을 감상할 수 있는 예천바위와 수목원 전망대가 있다.

도래기재와 주실령을 연결하는 이 코스는 4.5㎞ 거리로 2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산행기점이 되는 오전약수탕은 철분이 함유된 탄산수가 일품이다. 입 안을 강하게 자극하는 청량감이 특징이다.

주실령 서쪽인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의 두내약수탕 역시 탄산 약수가 솟아난다.

 

교통

일단 봉화까지 간다.

서울 동서울터미널(ARS 02-446-8000)에서 1일 6회(07:40~18:10) 운행하는 봉화 경유 춘양행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봉화 1만5800원, 춘양 1만9000원.

오전약수탕을 산행기점으로 할 때는 봉화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약수탕행(06:40~18:40)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도래기재로 가려면 춘양이 가깝다. 춘양에서 택시(054-672-3277)를 이용해 고개를 오른다. 요금 2만2000원.

자가용 차량은 중앙고속도로 영주나 풍기 나들목에서 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봉화·울진 방향으로 진행한다.

봉화군청이 있는 읍내에서 북쪽으로 뻗은 지방도 915번을 타고 물야면을 거쳐 오전약수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오전약수탕에서 비탈길을 오르면 주실령을 넘어 두내약수탕 방면으로 연결된다.

 

맛집(지역번호 054)

오전약수관광지구에 있는 관광식당(672-2330)은 한약닭백숙을 선보인다.

황기, 인삼, 생강 등의 약재와 밤, 녹두, 대추, 찹쌀 등을 넣고 약수로 고아냈다.

근처의 한미식당(672-2400), 박달장식당(672-2034) 등도 있다. (110609)

 

 

[친환경 명품도시 남양주] 강변따라… 철길따라… 발길따라…

 

남양주 다산길…다산유적지 중심 13개 코스 팔당~능내역 구간, 가장 인기
탁 트인 팔당호변엔 전망데크·원두막도 갖춰…

끝없이 이어진 저 철길따라 기타를 메고 떠나는 여행길/나무그늘 같은 나만의 Home sweet home/여유로운 저 바람을 타고 So let's fly~ ♬♪♬'

그룹 부가킹즈와 윤도현의 '여행길' 주인공처럼 철길따라 바람 타고 떠난다.

상념의 등짐은 벗어던지고 '자유의 배낭'만을 들쳐멘 연인들이 돌밭 징검다리를 유유히 넘는다.

암흑의 터널도 이날만은 더 이상 암흑이 아니다. 기적 소리는 간데없고 연인들의 함박웃음만이 나풀나풀 하늘로 치솟고 강변으로 퍼져 나간다.

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옛 중앙선 폐철로 길, 다산유적지·연꽃단지를 둘러가는 길, 예봉산과 운길산 등을 둘러가는 산지형 자락길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활용한 남양주 트레일 코스 '다산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상쾌한 강바람 맞으며 여유롭게 철길을 거닐어보는 것은 쳇바퀴 같은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큰 행복이다. 옛 중앙선 폐철로 팔당역~능내역 구간을 연인들이 산책하고 있다. / 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총 13개 코스 중 8개 코스 완성

남양주가 조선시대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을 배출한 실학도시라는 고장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이름 붙인 '다산길'은

남양주 전역에 걸쳐 모두 13개 코스, 총길이 169.3㎞로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개통을 시작, 현재까지 8개 코스가 완성됐다. 나머지 5개 코스는 올해 6월까지 조성 완료된다.

〈지도〉 코스마다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7~8시간까지 걸리는 트레일이다.

철길 트레일 코스는 조안면 다산유적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한강나루길(1코스)과 다산길(2코스), 새소리명당길(3코스) 등 3개의 트레일이

이 구간을 지나간다.

강변따라 철길 여행과 호젓한 시골길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산책길이다.

도심역과 운길산역 간 숲길을 가로지르는 큰사랑산길(4코스), 운길산과 피아노화장실 간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가는 문안산길(5코스),

피아노화장실에서 모란공원을 거쳐 매봉산에 이르는 머재고개길(6코스), 남양주시청에서 가곡리 은행나무까지 20여㎞에 이르는 마치고개길(7코스),

단종의 비가 묻힌 사릉에서 마치고개까지 이르는 사릉길(13코스)은 아기자기한 산과 숲이 이어지는 트레일로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걷는

재미를 만끽하게 한다.

한강과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 감상

개장된 코스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팔당역~능내역 간 철길을 따라 걷는 구간이다.

새들도 편히 쉬어가는 마을(鳥安面)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한결 더 어머니 가슴속 같은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새소리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이래서 어느 저자는 이 마을을 '대한민국 최고의 명당' 중의 하나로 꼽았나 보다.

강변을 따라 시원하게 뚫린 폐철로에 올라 드넓은 팔당호의 풍광을 바라보며 거니는 묘미가 이색적이다.

철길 옆 팔당호변에는 전망데크와 원두막도 갖춰져 있다. 평평한 흙길이 군데군데 펼쳐져 맨발로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다산유적지~연꽃단지~토끼섬~능내역~마재성지를 거친뒤 다시 다산유적지로 되돌아 오는 길목에는 아기자기한 볼 것들도 널려있다.

팔당역~능내역 간 폐철로 구간을 거닐던 중 급한 몸신호가 온다.

일을 어디서 처리하나 아쉬워하던 차에 유명한 '봉주르'라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 나온다.

연인과 나들이객으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북적거리는 곳이다. 이곳에 놀러온 사람들이 짧게 철로를 거닐어보기 위해 너도나도 서성거린다.

한적한 시골마을길과 폐철로, 산길과 들길이 어우러져 한강과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강변 철길 4월 초부터는 자전거도로 공사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스라한 옛 정취를 풍기는 철길을 거닐 수 있는 것은 4월 초까지 뿐이다.

이후부터는 서울~양평까지 자전거도로 조성공사가 본격 시작되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팔당역~양평 구간의 폐철로를 팔당역~능내역 구간만 남기고 이미 모두 철거했다.

팔당역~능내역 구간은 폐철로는 유지하고 바닥을 자전거도로로 포장공사한다지만 지금 같은 옛 정취를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남양주시 산림녹지과 이창균씨는 "다산길의 강변철로, 시골길, 산길을 한번 걸어보면 누구나 매료되게 마련"이라며

"13개 코스가 올해 6월까지 완성되면 외지에서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게 돼 지역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110315)

 

 

 

[봄이 오는 소리] 강물 따라 걷는 길, 봄을 만나러 가는 길

 

강변은 봄소식이 제일 먼저 들려오는 곳이다. 따사로운 햇살과 푸른 하늘빛을 고스란히 담은 강물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계절이다.

강줄기를 따라 걷기 좋다 보면 무심히 휘감아도는 물줄기에도 나름대로 사연이 숨어 있고 저절로 노래가 나올 것 같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기획해 최근 펴낸 강변 도보 여행 가이드 '강으로 그린 풍경'에 나온 한강·금강·낙동강·영산강·섬진강변의 대표적 도보여행 코스를

하나씩 소개한다.

자, 이제는 운동화 끈 조여매고 길 떠나는 일만 남았다.

 

 

◆한강 꽃벼루재길

 

한강 상류의 아우라지는 강폭이 넓어지고 유량이 많아져 조선시대 한양으로 목재를 운반하는 뗏목들의 출발지였다.

아우라지는 버스를 타고 정선까지 가서 아우라지행 버스로 갈아타는 게 편하다. 아우라지역 뒤편에 정선아리랑전수관과 아우라지 처녀상, 어름치 카페도 둘러보자.

이곳에서 구절리까지 7.2㎞ 구간을 운행하는 정선레일바이크는 가족여행객들에게 인기다.

 


                                                                         한강 상류인 아우라지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본 조양강 풍경

 

 


꽃벼루재길로 가려면 아우라지역을 나와 역전사거리, 성도아파트를 거쳐 염장봉길로 접어든다. 별도의 이정표가 없어 바닥에 쓰인 파란 글씨 'O2' 표시를 따라가면 된다.

강원도가 2008년부터 만들고 있는 '산소길' 표시다. 꽃벼루재로 오르는 길은 초반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다.

솔숲을 거쳐 30여분 정도 구불구불한 길을 오르면 고갯마루의 정상에 오른다. 송신탑 옆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유유히 흐르는 조양강과 어깨를 맞댄 산들을 조망할 수 있다.

북평면을 향한 내리막길은 소나무가 무성해 쉬엄쉬엄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코스: 아우라지역→역전사거리→성도아파트→꽃벼루재→봉화마을→북평교→나전역(12.4㎞).

강원도 정선군청 관광문화과(033-560-2361)

 

 

◆금강 무주벼리길

 

금강 상류인 무주에서 만나는 금강 벼룻길과 잠두마을 옛길은 뱀이 지나가듯 구불구불 흐르는 금강의 속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길이다.

부남면사무소에서 1.8㎞ 농로를 지나, 강 옆 언덕에 자리한 사과밭이 끝나는 곳에서 금강 벼룻길이 열린다. 동네 사람들은 '보뚝길'이라고 부른다.

한쪽은 산, 다른 한쪽은 물길로 향한 낭떠러지 위 좁은 길은 밤송이마을까지 1.5㎞ 정도 이어진다.

길이 좁고 돌이 많아 걷는데 속도가 붙지는 않지만, 햇살 가득히 반짝이는 금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거대한 각시바위 뒤편으로 난 동굴길을 거쳐 밤송이마을에 이른다. 이 강변은 래프팅 보트 코스이기도 하다.

대티교 삼거리의 레저클럽에 들르면 래프팅, 등산, 서바이벌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잠두마을로 향하는 길도 물길을 닮아 구불구불하다. 잠두마을 옛길(2㎞)은 잠두2교에서 시작해 잠두1교에서 끝난다.

잠두1·2교를 잇는 37번 국도가 뚫리기 전까지 이 길은 무주와 금산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였다.

●코스: 무주군 부남면사무소→대소리 금강 벼룻길→밤송이마을→굴암리→잠두2교→잠두마을 옛길→잠두1교→용포교→늘목삼거리(12.5㎞).

전북 무주군청 문화관광과(063-320-2548)

 

 

◆낙동강 승부역길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산과 계곡뿐인 산골 기행이다. 석포역에서 승부역으로 가는 길은 석포제련소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시작된다.

이정표나 지도 없이도 갈 수 있는 외줄기 길이다. 첩첩산중으로 들어가는 길은 낙동강 물길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다.

물이 맑아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물가 옆에는 산나물 천지다. 인적이 드문 오지라 그런지 계곡의 물소리가 더 요란하게 들리는 것 같다.

한숨 돌리고 땀을 닦을 무렵, 산비탈에 조성된 고랭지 배추밭 옆으로 승부마을이 나타난다. 20여 가구가 메밀, 배추, 무 등의 밭농사를 짓고 산다.

승부역은 산골 오지의 간이역이다. 이곳이 처음 도시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10여 년 전 섬처럼 고립되었던 승부역을 지나는 눈꽃순환열차가 운행을 시작하면서부터다.

겨울이 되면 이 열차는 도시 사람들을 태우고 깊은 산골짜기를 누빈다.

●코스: 석포역→굴현교→결둔교→승부마을→승부역(12㎞). 경북 봉화군청 문화관광과(054-679-6342)

 

 

◆영산강 담양수목길

 

 


                                                                 영산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심은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룬 담양 관방제림

 

홍수가 심했던 담양읍을 관통하는 영산강 남쪽에 둑을 쌓고 나무를 심어 범람을 막았던 곳이 관방제림이다.

조선 인조·철종 때 나무를 심기 시작해 현재 느티나무·푸조나무·팽나무 등 320여 그루의 아름드리나무가 남아 있다.

울창한 숲으로 담양 사람들의 피서지 역할을 하는 관방제림에는 국궁장과 조각공원, 담양추성경기장 등 볼거리가 있다.

이곳을 벗어나면 물억새가 자라는 조용한 영산강변 저편으로 30~40m 높이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보인다.

학동교차로에서 금월교에 이르는 옛 24번 국도 구간은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붐빈다.

이번 도보 여행의 반환점인 금월교를 건너 강둑길을 걷다 보면 담양종합체육관이 눈에 들어온다.

담양장이 열리는 2·7·12·17·22·27일에는 강을 따라 조금 더 걷다가 만성교를 건너 장터를 들르는 게 알찬 코스다.

장이 서지 않는 날은 울창한 대숲인 죽녹원과 담양향교를 둘러보고, 담양국수거리에 가보자. 강변 평상에서 후루룩 먹는 국수 맛이 일품이다.

●코스: 관방제림→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금월교→강둑길→죽녹원 입구→향교리사무소→고부정→만성교→담양장→담양국수거리(11.1㎞).

전남 담양군청 관광레저과(061-380-3153)

 

 

◆섬진강 꽃 기차길

 

2005년 기차 테마파크인 '섬진강 기차마을'로 변신한 옛 곡성역에서 출발해 증기기관차와 도보로 섬진강을 꼼꼼히 살펴보는 여정이다.

기능을 다한 옛 곡성역과 버려졌던 섬진강변 철길은 기차를 테마로 한 여행지로 개발되면서 180도 달라졌다.

특히 곡성역에서 가정역(10㎞)까지 옛 전라선 철도 위를 달리는 증기기관차가 여행의 백미다.

기적을 울리며 기차 굴뚝에서 하얀 김을 피어 올리는 것은 영화에서 보던 증기기관차의 모습 그대로다.

세량짜리 기차가 시속 30~40㎞의 느린 속도로 2시간 간격으로 하루 다섯 번 오간다.

 


                                                         전남 곡성 기차마을에서 출발한 증기기관차가 옛 모습 그대로 섬진강변을 달리고 있다.

 

 

 

가정역에서 두가세월교로 강을 건너 이어진 강변길을 통해 곡성역으로 되돌아가는 10여㎞의 걷기 코스가 시작된다.

청소년 야영장과 곡성섬진강천문대 인근에 있는 마을에서 자전거를 빌려 강변을 달릴 수도 있다. 언덕길도 거의 없는 이 평평한 길은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할 만큼 아름답다.

호곡나루터에는 강 양쪽을 줄로 연결해 손으로 줄을 끌어 배를 움직이는 '줄배'가 다니는 장소였으나, 지난해 8월 물난리 때 나룻배와 줄이 떠내려가 곧 복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코스: 전남 곡성버스터미널(또는 곡성역)→섬진강 기차마을→가정역→두가세월교→곡성섬진강천문대→호곡나루터→고달면소재지(21.2㎞).

전남 곡성군청 관광개발과(061-360-8289)  (110309)

藥이 되는 등산, 毒이 되는 등산

 

 

본격적인 등산의 계절이다. 그러나 등산을 잘못하면 몸을 망친다.

에베레스트 및 K2 원정대에 참가했던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정덕환 교수(스포츠의학회 부회장)는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장·노년층이 봄에 준비 없이 등산을 갔다가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안전하게 산행을 즐기며 건강 효과를 최대화하는 방법을 정 교수와 제일병원 정형외과 안재용 교수(대한산악연맹 등산의학 이사)·내과 윤현구 교수(대한산악연맹

등산의학 위원)와 알아봤다.

평소 운동하지 않던 장·노년층이 충분한 준비 없이 산행에 나서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등산 중 심장마비 사망이 실족사의 3배

등산은 특히 장·노년층에 위험하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험한 산길을 몇 시간~며칠씩 걸어 오르내리면 노화 단계에 접어든 신체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중 심장 돌연사가 41.6%로, 실족에 의한 추락사(29.1%)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 2008년 소방방재청이 구조에 나선 산악 사고는 6870건으로 전년보다 26.7% 증가했다. 이는 전체 사고의 평균 증가율 9.1%의 3배 가까운 증가세이다.

장·노년층 산에 갈 때 이렇게

장·노년층은 누구나 만성질환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이 있으면 3㎞ 미만의 완만한 흙길 등산로를 1시간 이내로 걷는 것을 권장한다.

내려올 때 더 천천히 걸어야 한다. 스틱을 이용하면 다리로 갈 하중의 30%가 팔로 분산된다. 하산한 뒤 귀가할 때까지의 관절 피로를 고려하고 움직여야 한다.

올라갈 때 40%, 내려올 때 30%, 귀가할 때까지 30% 정도로 체력을 안배한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적당한 무게가 실리는 운동을 해야 골밀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평지 걷기보다 짧고 완만한 코스의 등산을 주 1~2회 하도록 권장한다.

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부족해 관절과 근육을 더 잘 다치기 때문에, 집에서 등산화를 신기 전부터 몸을 충분히 풀고 출발해야 한다.

햇빛을 쐬면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D가 생성되지만, 긴 옷을 입거나 선크림을 바르면 효과가 없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반팔 티셔츠 위에 등산점퍼를 입고 가서 쉴 때 점퍼를 벗고 팔을 노출시키자.

요통을 겪는 사람은 몸이 뻣뻣한 상황에서 바로 준비운동을 하지 말고, 일단 느린 보행 등으로 체온을 높이고 난 다음 스트레칭을 해서 관절을 풀어준다.

하산 후엔 더운물 목욕으로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켜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식사를 마치고 1~2시간 뒤, 인슐린 투여 후에는 1시간이 지난 뒤 등산을 시작해야 한다. 이보다 빨리 산에 오르면 저혈당이 유발된다.

식전 혈당이 300㎎/dL 이상일 때는 등산하면 안 된다.

심장질환·고혈압이 있으면 운동하다 돌연사할 가능성이 일반인의 100배이다. 반드시 천천히 걸어야 한다. 50대의 경우 최대 심박 수를 1분당 120~130 이하로 유지하자.

평소 혈압을 수축기 140㎜Hg, 이완기 90㎜Hg로 조절해야 안전한 등산이 가능하다.

건강효과 최대화하는 산행법

산행 중 몸이 지치면 휴식을 취해도 원상회복되지 않으므로, 지치기 전에 쉬어야 한다.

배낭을 벗지 말고 나무나 바위에 기대 짧은 휴식을 취하면서 가열된 근육이 식기 전에 다시 걷는다. 많이 지치면 배낭을 벗고 5분간 쉰다.

다리에 쥐가 나면 반대쪽 다리부터 마사지하자. 그러면 쥐가 난 다리도 통증이 서서히 완화되는데, 이때 쥐가 난 쪽을 마사지한다.

처음부터 쥐가 난 다리를 주무르면 인대가 손상될 수 있다.

물은 목이 마르기 전에 마셔야 한다. 등산 시작 15분 전에 1잔 마시고, 20~30분마다 1잔씩 마시자. 식사도 배고프기 전에 해야 한다.

탈진한 상태에서는 음식을 먹어도 소화·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산에서는 단백질이나 지방은 피하고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자. 육류는 체내 산소 소비를 촉진한다. (110413)

 

[위크엔드] 산 위에 물… 맑은 호숫가에서 '봄내음'을 맡다

가평=권상은 기자 sekwon@chosun.com


가평 호명산과 호명호수
해발 535m에 만든 인공호수… 청평호와 어우러진 풍광 볼 만
2007년까진 '국가시설'로 보호… 가평 올레길도 멋진 나들이 코스


작년 12월 개통한 경춘선 복선전철은 수도권 나들이객의 행선지를 많이 바꿔놓았다.

상봉에서 춘천을 잇는 구간으로, 앞서 전철 개통 효과를 누렸던 동두천 소요산(경원선)이나 양평 용문산(중앙선)이

손님을 적잖게 빼앗겼다는 얘기도 듣는다.

특히 수도권의 산소탱크라고 자부할 만큼 잘 보존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가평에는 봄철을 맞아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경춘선 청평역에 내리거나 경춘국도를 이용해 쉽게 찾을 수 있는 호명산과 호명호수 일대를 소개한다.

길고 추웠던 겨울의 마지막 자취를 털어내고 상큼한 봄맞이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호명산과 호명호수

서울에서 경춘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오른편에 청평댐이 나타난다.

청평댐을 내려다보는 산이 호명산(虎鳴山·해발 632m)이다. 호명산은 능선을 따라 좌우로 펼쳐지는 경치가 볼 만하다.

한쪽에는 경춘국도가 뻗어 있고, 다른 쪽은 북한강이 굽이를 이룬다.

옛날부터 철도산행지로 잘 알려졌고 청평역~호명산~호명호수~상천역 코스가 인기를 끌어왔다.

약 10㎞ 거리에 5시간 정도 걸리며 주로 청평역에서 출발한다. 호명산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확 트인다.

남쪽으로 유명산이, 서쪽 멀리에 북한산 봉우리도 찾아볼 수 있다.

 

 


                                               호명산 정상 근처의 호명호수를 찾은 사람들이 풍광을 즐기고 있다.

                                           호명호수는 양수발전을 위해 건설한 인공호수로 둘레가 1.7㎞에 이른다.

 

호명산에서 호명호수에 이르는 약 3㎞의 능선은 매력을 뽐낸다.

특히 백두산 천지(天池)처럼 정상 근처에 닿으면 커다란 연못이 나타난다.

호명호수는 1980년 국내 최초로 건설된 양수식 발전소인 청평 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 역할을 하는 인공호수이다.

해발 535m에 자리 잡고 있으며 면적 약 15만㎡, 둘레 약 1.7㎞, 저수량 267만t이다.

양수 발전은 전력 소비가 적은 야간에 물을 끌어올린 뒤 다시 지하의 수로와 연결된 발전기로 내려보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호명호수는 국가 중요시설로 예약한 단체에만 출입을 허용하다가 2008년부터 전면 개방했다.

호수 주변에는 나들이객을 위해 조각공원, 전망데크, 산책로도 만들어놓았다.

팔각정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청평호반의 아름다운 풍광은 가평군이 손에 꼽는 자랑거리이다.

 

 


호명호수는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개인 차량으로는 입구 주차장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

호명호수까지 바로 올라가려면 청평터미널과 주차장을 경유해 1시간 내외 간격으로 운행하는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주말에는 주차장과 호수를 왕복하는 셔틀버스가 20분 내외 간격으로 운행한다.

 

◆가평 올레길도 선보여

가평군은 작년에 호명산과 호명호수를 연계한 트레킹 코스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가평 올레길'의 제6 코스이다. 청평역~호명산~호명호수~주발봉~이화리~가평역으로 이어지며 전체 길이가 17㎞,

7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이다.

가평군의 중심을 종주하는 코스로 조종천 등으로 연결돼 산림, 호수, 하천, 계곡을 두루 맛보는 '종합선물세트'이기도 하다.

반대 방향도 가능하다. 중간에 호명호수에서 갈라져 상천역으로 내려가면 코스를 단축할 수 있다.

경춘선은 서울 상봉역에서 10~20분 간격으로 춘천행 열차가 운행된다. 청평역까지의 소요시간은 40분에 요금은 1600원이다.

호명산의 바로 아래에는 청평호가 자리 잡고 있다. 1944년 청평댐이 준공되면서 생겨났으며 모터보트, 수상스키 등

수상 스포츠의 메카로 이름이 높다. 청평호반은 드라이브 코스로 잘 알려졌다.

청평호 북쪽 기슭을 따라 남이섬 방향으로 가다 보면 왼쪽 언덕에 흰색 예쁜 건물이 옹기종기 자리 잡은 '쁘띠 프랑스'가 있다.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대표작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프랑스의 작은 마을과 문화를 재현해놓았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보아뱀, 사막여우, 술 취한 남자, 수학자 등을 설치했다.

프랑스 전원 별장을 재현한 주택전시관, 생텍쥐페리 기념관,프랑스에서 수입한 대형 오르골이 있는 오르골 하우스도 있다.

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촬영 장소로도 눈길을 끌었다. www.pfcamp.com (031)584-8200

(110401)

 

망대처럼 솟구친 암봉… 수채화처럼 펼쳐진 서해안 절경

서산=글·한필석 월간山 기자 pshan@chosun.com
사진·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ydw@chosun.com 

 
4월의 산 ― 충남 서산 팔봉산

꽃봉오리처럼 피어오른 팔봉산 바위 봉우리에 올라서자 발아래 산봉과 산릉이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왔다.

서해 파도가 뭍으로 넘어오면서 아지랑이로 변한 것일까. 하늘은 잉크를 뿌려놓은 듯 파랗고 햇살은 부챗살처럼 온누리에 퍼졌다.

바위 봉우리에 올라선 산객(山客)은 부드러운 봄 햇살에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스르르 눈이 감겼다. 몸이 가벼워졌다.

하늘하늘 날아올랐다. 발아래로 산과 바다는 넓적한 꽃잎처럼 펼쳐졌고 바위산 팔봉산은 그 한가운데 피어난 꽃술처럼 아름다웠다.

산객은 노랑나비 되어 그 꽃술 위를 날고 있었다.

충남 서산 팔봉산(八峰山)은 산의 기준이 높이에만 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산이다. 높이래 봤자 해발 361.5m.

그러나 망대처럼 솟구친 암봉(巖峰)과 암릉은 설악의 공룡릉을 오르내리는 듯 힘차고 서쪽으로 서산과 태안반도 일원은 풍경화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바닷물이 봄바람에 밀려 물 깊숙이 파고들고, 그 기운에 봄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팔봉산 제2봉 정상에서 바라본 가로림만이 봄기운에 설레고 있다.

 

 

봄을 맞은 팔봉산은 유혹이 많았다.

주차장 한쪽 길가에 놓인 봄나물은 향긋한 봄 내음을 풍기며 코를 자극하고, 산기슭으로 접어들자 팔봉산 남장군과 여장군 장승이

눈웃음치며 반겨주고, 울창하게 우거진 소나무들은 군무를 추어대며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봄기운의 꼬드김을 뿌리치고 한 발 한 발 올랐다.

숲을 벗어나 산길이 네 갈래 안부(능선의 잘록한 부분·잘룩이라고도 부름)에 올라서자 갈등이 인다. 왼쪽 1봉 먼저 오를까,

오른쪽 2봉부터 오를까. 아니면 운암사 터부터 들를까. 정상의 유혹에 끌려 2봉으로 향한다.

따스한 봄 햇살에 윗도리를 한 꺼풀씩 벗으며 철계단길 따라 2봉에 올라서자 등 뒤로 가로림만 일원의 서해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가슴이 탁 터진다. 이렇게 어깨가 쫙 펴져 2봉을 '어깨봉'이라 일컫는 것일까.

정상인 3봉은 '허공다리'가 없다면 오를 수 없을 만큼 험하다. 벼랑을 가로지르고 통천문 같은 바윗골을 빠져나간 다음 기암 위에 얹힌 또 하나의 기암에 올라섰다.

만천하가 발아래다. 뭍으로 파고든 가로림만의 바다는 거대한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고 산릉은 봄바람에 찰랑대는 물결처럼 느껴졌다.

천년만년 눌러앉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4봉을 끼고 내려서다 능선 길 대신 운암사터로 방향을 튼다.

능선마루를 하나 넘어서자 산은 변신한다. 바위 대신 짙은 숲이 나타나고 대나무가 빼곡히 우거져 산객을 포근히 감싸준다.

네 갈래 안부로 돌아와 하산길에 들르리라 생각하고 남겨두었던 1봉으로 올랐다.

아슬아슬한 허리 길을 돌아섰으나 정상은 감투를 머리에 얹고 '여긴 못 올라온다'며 준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그래도 눈앞에 솟구친 2봉을 바라보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우리가 올랐던 팔봉산은 바위꽃이었고, 우리는 그 꽃에 잠시 앉았다 내려선 벌 나비였다.

 

 

 


산행 길잡이

서산 팔봉산은 덩치가 작은 산이기에 산행 코스도 단순하고 짤막하다. 양길주차장과 어송주차장이 대표적인 기점이다.

양길주차장 기점 산행은 소나무숲을 가로질러 1봉과 2봉 사이 능선에 올라선 다음 2봉을 거쳐 정상인 3봉에 올라섰다가 운암사터를

경유하는 허리 길 따라 양길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산행이 주를 이룬다.

암릉 상의 위험 구간마다 철다리가 놓여 가족 산행에도 적격인 코스다. 2시간.

어송주차장 기점 코스는 서태사 코스 혹은 종주 코스라고도 부른다.

어송주차장에서 송림 사이로 난 비포장길과 콘크리트길을 1.2㎞ 따르면 서태사 앞마당에 올라선다.

여기까지 승용차로도 오를 수 있으나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다. 조망이 일품인 서태사 앞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면 제8봉 오름길이다. 제8봉에서 제7·6·5·4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따라 제3봉까지는 0.8㎞, 약 30분 거리다.

제3봉에서는 스릴과 조망이 일품인 암릉을 타고 2봉을 거쳐 양길주차장으로 내려선다. 약 2시간 30분.


대중교통: 팔봉산 부근까지 가는 노선버스는 서산 시외버스터미널(ARS 1688-4813)에서 다닌다.

서울→서산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06:30~20:00 30회 운행. 7600원. 문의 (02) 521-8550, www.nambuterminal.co.kr.

서산→양길(어송)주차장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6:50~19:30 약 1시간 간격 운행하는 팔봉행 시외버스 이용. 40분, 1200원.

어송주차장 입구에서 어송주차장은 500m, 팔봉면사무소에서 양길주차장은 2㎞ 거리.

어송주차장은 30분 간격(06:50~21:00) 운행하는 태안행 시외버스를 타고 어송삼거리에서 하차해 접근할 수도 있다. 약 1㎞.

드라이브 코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또는 해미) 나들목→32번 국도→서산→32·77번 국도 따라 약 11㎞→어송삼거리→우회전→팔봉면소재지→500m→사거리에서 우회전→2㎞ 양길주차장 입구. 입구에서 주차장은 약 1㎞(내비게이션: 서산시 팔봉면 양길리 820).

서태사로 가려면 어송삼거리에서 팔봉면소재지로 향하다 첫 번째 삼거리에서 오른쪽 아스팔트 길로 들어선다.

600m쯤 가면 승용차 60~70대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팔봉면 어송리 347-4)이 나온다.


맛집 (지역번호 041)

양길주차장 부근의 팔봉산가든(662-1718)은 산채비빔밥(7000원)과 두부전골(4인 기준 3만4000원) 전문점이다.

팔봉산코뚜레(662-7798)는 농장에서 키운 한우를 저렴한 값에 내놓는다. 600g당 특수부위 5만원, 등심 4만원. 불고기 1만원.

어송주차장 부근의 팔봉산 대성리쉼터(662-5691)는 닭백숙(4만5000원)을, 팔봉산꽃망울가든(664-3078)은 산채비빔밥(6000원)·

한방닭백숙(4만5000원)·오리탕(3만5000원) 등을 내놓는다.

팔봉산 양길주차장에서 15분 거리인 구도항은 저녁노을이 좋은 포구로 주변에 횟집도 두어 곳 있다.

바다 풍광이 좋은 황해횟집(662-6069, 010-9098-6069)에서는 밀국낙지탕(낙지 1마리 1만원, 면 1인분 1000원),

갱개미무침(3만원), 우럭(6만원), 주꾸미(1㎏ 4만원), 꽃게(1㎏ 5만원) 등 계절 해산물을 내놓는다.


숙소 (지역번호 041)

양길주차장에서 10~20분 거리에 펜션이 많이 있다(요금 4인 기준). 솔바다이야기펜션(663-4999) 주말 9만원, 주중 6만원.

팜파스펜션(662-3421) 주말 7만~8만원, 주중 5만원. 펜션 파타야(010-7611-2771) 주말 15만원, 주중 12만원.

 

 

 

 

 

 



암벽 누드 등반 - 딘 피델만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신종 극한스포츠.

인체의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이 스포츠를 창안했다는 미국의 암벽등반가이자

 사진작가인 딘피델만은 [벌거벗은 채 암벽에 매달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등반정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매혹적인 누드등반 사진으로

 캘린더를 제작하기도 했는데,

 [현재 수백명의 사람들이 스톤누드에 참여하고 있으며, 등반정신의 진수를 맛보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몇년 간 미국 전역을 휩쓴

 이 스포츠는 현재 영국에도 퍼져나가고 있는데,  피델만은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어떤 장비도 필요치 않다. 능력을 갖춘 등반가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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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산] 강원 원주 치악산

  • 치악산=글·한필석 월간 山 기자
  • 사진·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이 순간… 새가 부러우랴, 신선이 부러우랴

치악산을 대표하는 기암인 입석대.
치악산(雉岳山·1288m)은 전설의 산이다. 산 이름부터 그렇다.

붉은 단풍이 아름다워 붉을 적(赤) 자를 이름으로 썼던 '적악산'은 '선비의 은혜를 입은 꿩이 머리가 깨져나가도록 종을 울려

뱀에 감긴 선비를 살려냈다'는 꿩의 보은 설화가 생겨난 뒤 꿩 치(雉) 자를 이름으로 바꾸었다.

구룡사, 국향사, 배너미재, 쥐너미재 같은 산속 절과 고갯마루들에도 그럴듯한 전설이 전하고,

그래서인지 치악산 상봉 비로봉(飛盧峰) 정상에 선 3기의 돌탑도 전설 같은 얘기로 들린다.

'전설의 산' 치악은 겨울의 산이기도 하다.

비로봉에서 남대봉(南臺峰·1181.5m)에 이르는 10㎞ 길이 능선은 남북으로 거대한 장성을 형성하며 겨울 북서풍을 그대로 받는다.

그런 자연적인 영향 때문에 눈꽃이 피는 날이 많고, 깊은 눈과 매서운 바람이 뒤섞이면서 겨울 산의 정수를 보여준다.

비로봉 눈꽃을 기대하며 들어선 황골은 얼음창고처럼 차갑고 북풍한설이 매섭게 불어댔다.

그래도 등산인들은 환한 표정을 지으며 줄지어 산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 머릿속엔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겨울을 실컷 만끽하겠다는 생각이 가득 차 있으리라.

"저게 입석이에요. 선바위란 뜻일 거예요. 이제부터 힘 좀 들 거예요. 주능선까지 제법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올라야 해요."

원주 여성산악인 구찬옥(47)씨와 박지수(47)씨의 안내를 받으며 입석사에 다가서자 대웅전 왼쪽 능선 마루에 입석대(立石臺)가 삐죽 솟아 있다.

기암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광도 멋들어지지만 입석대 마루에서 바라보는 골 바깥 풍광이 매혹적이다.

V자 골 바깥으로 펼쳐진 원주는 넓디넓은 벌판을 이룬 채 따스한 햇볕을 받고 있었다.

칼날 같은 골바람은 산등성이에서 험악스럽게 몰아치는 바람과 부딪치면서 한층 요란스러워지고, 눈은 점점 깊어진다.

급경사 사면 길을 거슬러 능선 위에 올라서자 능선 너머 삼봉(三峰·1072.6m)은 파란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아 있다.

겨울 산이 아름다운 것은 이처럼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설산과 설릉이 눈부시게 반짝이고 그 위로 파란 하늘이 멋진 배경이 돼주기 때문이리라.

새가 된들 이보다 더 높이 솟아올라 산야를 내려다볼 수 있을까. 원주 여성산악인 구찬옥씨와 박지수씨가 치악산 비로봉 정상에 올라 조망을 즐기고 있다.
주능선 삼거리(입석사 1.2㎞, 비로봉 1.3㎞, 남대봉 8.5㎞)에 올라서자 시루를 뒤집어놓은 듯한 모습의 비로봉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바람에 날린 눈이 허리까지 차오르는 설릉을 따라 무명봉에 올라서자 비로봉이 코앞이다.

미끄러운 눈길 따라 올라선 비로봉 정상은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쳤다.

몇몇 등산객은 눈보라에 놀라 산 아래로 허겁지겁 뛰어 내려가는데 몇몇 산꾼은 푹 뒤집어쓴 모자 틈으로 산야를 훑어보고 있다.

치악은 원주 벌판을 가로지르고 부곡을 감싸 안은 채 활처럼 휘며 남대봉을 향해 뻗어나가고 그 뒤로 수많은 산봉을 일으켜 세워놓고 있었다.

치악은 눈꽃 대신 모진 바람으로 맞아주었지만 그 덕에 우리가 숨 쉬는 따뜻한 인간이란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겨울 나그네들은 북풍한설에서 따뜻한 온기를 얻고 산을 내려섰다.

산행안내 2월 14일부터 시작되는 치악산국립공원 산불예방 기간에 개방되는 등산로는 구룡사 기점 사다리병창 코스와 계곡 코스, 황골 코스,

그리고 성남탐방지원센터 기점 상원사~남대봉 코스 네 가닥이다.

황골 코스는 원주 시내에서 접근도 쉽게 할 수 있고 치악산 정상 비로봉을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코스다.

황골탐방지원센터(원주 소초면 흥양리)에서 비로봉 정상까지는 약 4.1㎞이지만, 버스정류장에서 황골탐방지원센터까지 1.5㎞가

더해지기 때문에 산행 길이는 5.5㎞에 이른다. 편도 약 3시간, 왕복 5시간. ☆☆☆(난이도 ☆ 5개 기준).

정상에서는 구룡사로 내려설 수도 있다.

사다리병창 능선길이 가파르긴 해도 조망이 뛰어나 바로 옆길인 계곡 코스에 비해 선호하는 등산인이 많은 편이다.

비로봉~사다리병창~세렴폭포 갈림목~구룡사~구룡사탐방지원센터 산행은 3시간 정도 걸린다. ☆☆☆

구룡사 원점회귀 산행의 경우, 대개 조망과 경치가 뛰어난 사다리병창 코스를 등로로 삼고, 계곡길을 따라 내려선다.

왕복 11.5㎞. 7~8시간 소요. ☆☆☆☆ 단, 동절기(11월 1일~2월 28일)에는 세렴폭포 통제소에서 오후 1시까지만 비로봉 산행을 허용한다.

구룡탐방안내소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 구룡사 문화재관람료를 내야 한다. 성인 2000원. 주차료는 중소형 승용차 기준 1일 최고 6000원.

가는길 황골 입구는 원주역에서 82번 시내버스 이용. 1100원. 태창운수 (033)734-9680.

구룡사 입구 주차장에서 원주행(원주역 경유) 41번 시내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40분, 1100원.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영동선(1688-4700), 동서울종합터미널(02-446-8000), 인천버스종합터미널(032-430-7114),

대전동부시외버스터미널(042-624-4451), 청주여객터미널(1688-4321), 부산동부시외버스터미널(1688-9969),

대구북부시외버스터미널(053-357-1851)에서도 원주행 노선버스가 운행한다.

승용차: 영동고속도로 문막 IC→원주 방면(42번 국도)→두 번째 삼거리에서 우회전→흥업-관설 우회도로(자동차전용도로)→

자동차전용도로 끝지점→ 원주 방향→KT 사거리→우회전→효성백년가약아파트 사거리→치악산 방향 우회전→행구동 저수지 삼거리→

좌회전→황골 입구→1.5㎞→황골탐방지원센터(주차공간이 좁으므로 삼거리 부근에 주차)

영동고속도로 원주 IC→원주 방면(5번 국도)→태장육교→36보병사단→42번 국도→송문사거리→황골삼거리

맛집 황골 입구 삼거리에서 도로를 따라 500m쯤 내려서면 두부 전문 식당이 여러 집 있다.

순두부백반·두부전골·두부구이·두부김치 각 6000원, 모두부 5000원, 닭백숙 3만3000원, 오리백숙 3만5000원. 고향집 (033)731-9911,

황골집 (033)732-8359. 황골은 전통엿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엿 2㎏ 1만4000원, 1㎏ 9000원, 물엿 4kg 2만원, 1kg 1만1000원. 황골전통엿 (033)732-8365, 심씨네 황골엿집 (033)732-4911.

영동고속도로 새말 IC 들머리 부근의 네덜란드 꿩만두(033-342-7888)는 겨울철 별미인 꿩만두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다.

꿩만두국, 꿩찐만두, 꿩군만두 각 6000원. 전원막국수(033-342-5747)와 한일막국수(033-342-6036)는 막국수로 명성이 높다.

막국수 5000원, 돼지고기편육 1만2000원, 모두부·감자전·도토리묵 각 5000원.

여행문의 구룡탐방지원센터 (033)732-5231, 황골탐방지원센터 (033) 732-2780, 성남탐방지원센터 (033)762-5695.

 

 

눈이 삼켜버린 길… 18m 높이 편백나무 숲

  • 글·박정원 월간산 기자
  • 사진·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2월의 길]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숲길

정말 눈이 많이 내린다. 올겨울 내내 내리는 것 같다. 세상이 온통 눈으로 덮여 은세계로 변한 듯하다. 산과 길은 더더욱 그렇다.

원래 있던 산과 길이 눈에 덮여 없어져 버렸다. 그렇다고 밖으로 나다니지 않을 순 없다.

없는 길은 찾고 만들어서 가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와 '극한 상황을 찾아 즐기는' 부류들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에 빠지고 있다.

순백과 상록의 만남, 겨울 편백나무숲이 전하는 풍경이다. 그 길로 눈을 즐기려는 탐방객들이 설경을 감상하며 지나고 있다.
피하지 않고 즐기려면 즐길 요소를 찾아야 한다. 길에서 즐길 거리는 단연 숲이다. 길과 숲은 불가분의 관계다.

가장 좋은 숲길을 찾아 나서면 된다.

겨울엔 앙상한 가지만 남아 대부분 숲은 볼품없지만 한국 최고의 조림지로 유명한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숲길은 다르다.

그 길엔 상록의 숲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영화가 있다.

장성의 편백나무는 모두가 쭉쭉 뻗어 잘생겼다. 나무의 평균 높이가 18m다. 위를 보려면 한참 쳐다봐야 한다.

평균 18m가 되는 편백나무와 삼나무들이 수백만 그루 군락을 이루고 있다. 단일 군락지로 국내 최대 규모의 숲이다.

조림가 임종국씨가 195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축령산 일대 700여㏊에 280만여 그루를 심고서 자식 키우듯 가꿨다.

그는 고인이 됐지만 숲이 남아 그의 이름을 전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산림청이 뽑은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눈 덮인 냇가에서 오리들이 헤엄을 친다. 설산에 있는 상록수 편백숲과 마찬가지로 상큼한 대비를 이룬다.

쭉쭉 뻗은 편백나무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잘 빠진 미녀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름드리나무가 군살 같은 곁가지 하나 없이 미끈한 몸통 줄기를 뽐낸다. 이들은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다.

하얀 설원의 세계가 상록수까지 덮을 기세지만 가지만 조금 늘어뜨릴 뿐 푸름을 잃지 않고 있다.

상록과 순백의 만남, 그것이 겨울 축령산 편백나무숲의 모습이다.

상록수 숲은 푸름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팀에 따르면 편백숲의 공기는 천식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심폐기능 강화와 폐결핵 치료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왔다.

그 상록의 편백숲은 '홍길동의 이야기'까지 입고 있다. 길의 현상은 '상록과 순백의 만남'이지만 길의 이야기는 홍길동인 것이다.

걷는 길에 동행한 장성 향토사학자 공영갑(64)씨는 "이 숲길은 실존인물 홍길동이 숱하게 훈련하며 다니던 길"이라고 말했다.

장성은 지금 온통 홍길동판이다. 실존 여부에 대해 논란은 있지만 장성군이 직접 나서서 홍길동을 실존인물로 확인하더니,

모든 홍길동 캐릭터와 상표권을 소송과 등록을 통해 장성군이 확보했다.

홍길동 생가터를 복원했고, 지금은 대단위 홍길동 테마파크를 조성 중이다. 2012년까지 완공 예정이다.

축령산 편백숲길은 꽤 널찍한 임도로 계속 연결된다. 걷기에 정말 좋은 길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숲속에 삼삼오오 자리를 깔고 피톤치드를 마시며 즐기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산림청은 축령산 정상과 연결되는 편백나무숲길을 치유의 숲, 건강숲길로 단장했다. 명상쉼터와 전망대를 지난해 만들었다.

편백나무숲길이 끝날 즈음엔 금곡영화마을이 나온다. 전형적인 산촌이면서 눈이 왔을 땐 정말 영화 같은 마을이다.

서(西)에서 난 물이 동(東)으로 흐르는 서출동류의 약수로도 유명하다. 이 마을에서 영화 '태백산맥' '내 마음의 풍금' '침향' 등을 촬영했다.

편백숲을 지나며 홍길동의 이야기를 생각하고, 영화 같은 마을을 만나면 어찌 즐겁지 않겠나.

한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가 흐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정제된 산소를 듬뿍 마실 수 있는 길이 장성 편백나무숲길이다. 길은 사람을 사색하게 만든다.

사색하기 싫어도 걷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이 사색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 뒤 해결이 된 듯한 생각이 번쩍하고 떠오른다.

'나는 걷는다'를 쓴 베르나르 모리비에르는 "홀로 걸으며 생각을 하는 동안 근본적인 것에 도달할 수 있다"라고까지 했다.

유난히 눈이 많은 이 겨울,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자세로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숲길로 한 번 가보라.

그리고 눈을 헤치며 한 번 걸어보라. 폐부 깊은 곳까지 시원한 느낌이 들 게다. 그게 바로 근본에 도달하는 길이다.

여·행·수·첩

탐방가이드

축령산 편백나무숲길을 가려면 추암리 괴정마을에서 출발하는 게 일반적이다. 주차할 곳도 많고, 숙식을 해결할 시설도 갖추고 있다.

추암리 괴정마을에서 1㎞ 정도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널찍한 임도가 시작된다. 이 임도를 따라 끝까지 가면 된다.

능선 정상엔 임종국 조림 공적비가 있다. 이곳이 갈림길이다.

산림청에서 조성한 치유의 숲 건강숲길은 축령산 정상으로 연결되고, 총 길이가 2.9㎞가 된다.

나중 길이 다시 합쳐진다. 괴정마을에서 임종국 조림 공적비를 거쳐 금곡영화마을까지는 5.1㎞.

교통

▶손수 운전:
호남고속도로 장성IC에서 빠져나가면 24번 국도와 접속이 된다.

곧이어 외길인 왕복 2차선의 한적한 8호 군도로 가면 홍길동생가가 나온다. 추암마을까지 곧장 가면 된다.

▶고속버스: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서울~장성까지 하루 5회 운행. 소요시간은 3시간 25분,

요금은 우등은 1만6100원, 고속은 1만5800원.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600.

▶기차: 용산에서 출발하는 KTX가 장성에 정차. 하루 7회 운행. 2시간 30분. 어른 일반실 3만3900원. 철도공사 1544-7788.

▶현지: 장성역이나 버스터미널에서 홍길동생가까지 택시요금은 1만원 정도다. 017-601-0783 또는 (061)392-0783.

숙식

장성의 별미는 꿩 샤브샤브와 장성호에서 잡은 메기찜이 있다.

꿩샤브샤브는 황룡면 아곡리의 꿩요리 전문점인 '산골짜기(061-393-0955·010-5169-9981)'가 유명하다.

꿩이 알을 낳는 5월 전후엔 알도 맛볼 수 있다.

축령산 자락에는 촌닭과 옻닭을 전문으로 요리하는 추암골산장(016-633-7070·061-393-0960)이 있다. 민박도 한다.

금곡영화촌에서는 마을 이장(010-4714-5220)이 민박을 공동관리하며, 주변에 식당이 몇 군데 있다. (1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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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산행] 괴산 도명산

굵고 짧은 화양구곡 구석구석 역사를 품다

“우암 송시열 선생을 알고 도명산을 타면 산행이 훨씬 재미있지요.” 충북 괴산 토박이 김사진(63)씨는 향토사학자다.  

 그는 “조선 후기 정치와 사상을 호령했던 우암 선생이 은거하며 후학을 가르쳤던 곳이 이곳 화양동계곡”이라며

“화양구곡의 구석구석이 다 유서 깊은 곳”이라 얘기한다.

화양구곡 입구, 속리산국립공원 화양분소 주차장에서 등산화 끈을 당겨 묶는다. 소양동계곡을 따라 난 넓은 임도를 따라 걷는다.

도명산은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한 산이지만 산보다 아래의 화양구곡이 더 유명하다.

화양구곡은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절경이 아홉 곳이나 된다고 한 데서 유래하며, 송시열은 이곳이 중국의 무이구곡을 닮았다 하여

1곡부터 9곡까지 이름을 붙이고 경천벽, 금사담, 첨성대 등의 바위에 글씨를 새겼다.

겨울의 구곡은 얼어붙고 눈이 쌓여 볼거리가 없다. 대신 얻는 것도 있다.

여름이었다면 넘쳐났을 인파와 번잡함 대신 고즈넉한 침묵이 계곡 가득 붐빈다. 구곡은 손님이 없는 겨울엔 긴 잠을 자는 것이다.

도명산 꼭대기 바위지대. 일망무제의 경치가 산행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화양서원 지나 화양3교에서 진짜 눈길이 시작된다. 정상까지는 2.8㎞, 그 사이엔 시원한 경치나 시선을 끄는 볼거리가 없다.

간혹 철계단이 나와 아이젠을 찬 발을 디딜 때마다 불편한 마찰음이 난다.

산에는 수북하게 눈이 쌓였다. 등산로는 국립공원답게 많은 사람이 다녀 발자국이 뚜렷하다.

쉴 만한 터도 주지 않고 오르막이 꾸역꾸역 밀어닥친다. 산은 공평하다.

등산객이 사장이건 말단이건 잘났건 못났건 상관없이 오름의 노고를 요구한다.

겨울 산을 찾는 산객은 이미 알고 있다. 산이 자신에게 내려와 주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미끄러운 눈길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오르막도 매서운 찬바람도 정면으로 맞닥뜨리며 한발 한발 정직하게 걸어야 한다.

겨울 산에는 여느 계절에서 맛볼 수 없는 더 짙은 농도의 감동이 있다.

능선을 타고 정상을 향한다. 철계단을 올라서자 도명산의 진가가 드러난다. 한 번에 휙 둘러보기 아까울 정도로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위를 올려보니 정상까지 모두 바위 더미다. 즉 달콤한 경치의 연속이다. 운치를 더하는 건 용의 몸통처럼 힘찬 굴곡을 가진 소나무들이다.

곳곳에서 한 폭의 산수화를 만들며 멋들어진 조화를 보여준다. 달콤한 경치를 맛보며 느리게 오른다.

능선의 바위지대는 볕을 받아 눈이 녹아 있지만 간간이 얼은 데가 있어 아이젠을 벗진 못한다.

정상으로 이어진 통과의례처럼 바위 구멍이 있다.

하나의 바위가 아닌 몇 개의 거대한 알바위가 기대어 생긴 구멍인데 사람이 지나기 딱 좋은 크기다.

등산객들은 보통 이런 바위에 의미를 부여해 통천문이니 산부인과바위니 하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정상으로 가는 길목 '통천문'.

표지석이 반기는 정상도 바위지대다. 정상 가운데에 높이가 6~7m는 될 것 같은 큰 바윗덩이 몇 개가 자리를 잡고 있다.

모험심 많은 등산객들은 다리를 벌려가며 바위 위에 올라가 더 시원한 경치를 만끽한다.

백미는 남서쪽 경치다. 공룡 등껍질처럼 울퉁불퉁한 능선줄기가 겹겹이 펼쳐졌다.

역광을 받아 검은 선으로 다가오는 산줄기에서 우락부락한 힘이 느껴진다.

마루금 중에서도 제일 눈길을 끄는 건 역시 속리산의 주 능선인 문장대에서 묘봉으로 이어진 줄기다.

가까운 데는 낙영산이 솟았다. 토박이 김사진씨는 도명산을 통틀어 낙영산으로 친다고 한다. 떨어질 낙(落)자에 그림자 영(影)을 썼다.

그는 “옛날 중국의 천자가 세수를 하려는데 물속에 아름다운 경치가 보여 그림으로 옮겨 찾게 했는데 이곳이 바로 낙영산이었다”고 한다.

다시 화양동계곡으로 내려가는 하산길, 바위전망대가 들렀다 가라고 유혹한다. 눈 쌓인 바위라 조심스레 디뎌 오른다.

북동쪽 풍경이 펼쳐진다. 시원하긴 하지만 남쪽과 달리 산들이 낮아 시선을 사로잡는 맛은 없다.

배경을 이룬 하늘은 시퍼렇게 날이 서려 보기만 해도 차가운 기운이 전해온다.

오른쪽 아래 능선에 길쭉하게 생긴 바위는 산객들이 기차바위라 부른다.

겨울바람을 피해 빠르게 하산하는 길에도 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이 있다. 느닷없이 나타나는 거대한 바위벽이다.

20m 정도 될 법한 바위 아래를 돌아나오다 안내판이 있어 보니, ‘괴산 도명산 마애삼존불상’이라 적혀 있다.

뒤돌아보니 벽면에 14m 높이의 거대한 불상이 새겨져 있다. 단순한 선으로 표현했지만 균형미를 갖춘 불상이다.

사람이 오를 수 없는 직벽을 그 옛날 어떻게 조각했을까 놀랍다.

다시 화양동계곡을 만나는 곳이 제8곡 학소대다. 하얗게 얼어붙은 계곡을 따라 산을 빠져나온다. 계곡의 식당도 모두 문을 닫았다.

속리산국립공원 화양분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갈수록 찾는 사람이 적어 식당도 문을 닫고 점점 떠나는 분위기”라 한다.

역사의 비판과 칭송을 동시에 받았던 조선의 거두 송시열, 그의 사상처럼 계곡은 잊혀짐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산행은 굵고 짧다. GPS로 확인한 산행의 총 거리는 9.4㎞로 짧지 않지만 산책길인 화양구곡 임도 거리를 빼고 순수한 산길만 걷는 거리는 5㎞로 짧다.

코스는 속리산국립공원 화양분소 주차장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 화양3교에서 산으로 든 다음, 정상에 이른 후 학소대로 내려와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산행(난이도: 별 다섯 개 기준 ★★)이다.

국립공원답게 정비가 잘돼 있어 위험한 데는 없다. 화양3교에서 능선까지 이어진 1.8㎞ 오르막이 산행에서 가장 힘든 코스다.

별 풍경 없이 사면 오르막길만 이어지기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코스에서 가장 조망이 탁월한 곳은 정상이다.

정상 부근이 모두 암릉지대라 어디든 경치는 시원하다. 눈이 쌓였어도 전체적으로 길찾기는 쉽다.

사람들이 다닌 발자국이 뚜렷하고 정비가 잘돼 있으며 갈림길엔 이정표가 있다.

화양구곡 임도에 그늘진 곳은 눈이 다져져 언 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4시간 소요.

화양동계곡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에 있다.

대중교통은 청주를 거쳐 와야 한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8회 운행(07:00~19:00)하는 송면행 버스를 타고 화양동에서 내리면 된다. 5300원. 1시간20분 정도. 동서울터미널에서는 1일 3회(07:10, 10:30, 13:00) 운행하는 송면행 버스가 있다. 3시간 반, 1만3800원.

(지역번호 043)

화양동계곡에 식당과 민박이 드문드문 있다. 삼화민박상회(832-4574), 동원식당슈퍼(832-4572), 청주식당(832-4581),

금성식당민박(832-4351) 등이며 주말에 주로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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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가는 명산] 장봉도 국사봉

지난해 말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을 잇는 공항철도 전 구간이 개통됐다. 서울의 중심부인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곧장 이어지는 기찻길이 생긴 것이다.

길이 생기면 언제나 새로운 인기 산행지가 등장하는 법. 그래서 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희소식이다.

공항철도 개통과 더불어 인천국제공항 앞바다의 장봉도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휴양지지만, 접근이 한결 손쉬워지며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그곳에 국사봉(151m)이라는 준수한 산줄기까지 솟아 있다.

장봉도 가는 배가 등산복 차림의 산꾼들로 북적대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 하겠다.

국사봉 정상에서 본 길고 봉우리가 많은 장봉도.

멀지 않은 곳이라 부담이 없다. 가벼운 차림으로 전철을 타고 서울 시내의 홍대입구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했다.

출발지인 홍대입구역에서 운서역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9분. 서울역에서 출발해도 46분이면 닿는 가까운 곳이다.

운서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10분이면 삼옥선착장에 닿는다. 황량한 겨울 바다 위에 떠 있는 커다란 배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매시 10분 출발하는 이 배는 신도를 거쳐 장봉도로 간다. 배를 타는 시간은 40분 남짓.

장봉도 옹암선착장에서 산길 입구까지는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300m쯤 가면 왼쪽 공터에 등산로 안내판이 보인다.

2009년에 조성된 이 산길은 장봉도의 등줄기를 한 번에 꿰뚫는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다.

산 위에서 보는 바다 조망이 뛰어나고 적당히 숲이 형성되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최고봉인 국사봉의 높이가 150m에 불과해 가뿐한 마음으로 오를 수 있다.

장봉도는 인천공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들이 반드시 지나가는 곳이다. 특히 활주로를 막 벗어난 비행기가 선회하는 순간 바로 아래 펼쳐지는 섬이다.

이 하늘에서 보는 장봉도의 풍광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긴 섬에 자그마한 봉우리들이 솟아오른 모습이 아기자기하고 멋지다.

장봉도를 자주 찾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러한 환상적인 풍광에 반한 파일럿도 제법 많다고 주민들이 귀띔한다.

장봉도 능선의 경치 좋은 곳에는 휴식처가 산재해 있다. 특히 국사봉 정상의 팔각정에서 보는 조망이 장관이다.

북쪽으로 강화도 마니산이 장막을 친 듯 일어섰고, 영종도 너머로 인천대교와 송도신도시가 신기루처럼 아른거린다.

산길 서쪽 끝의 가막머리 전망데크는 장봉도의 자랑거리인 낙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장소다.

옹암선착장에서 가막머리까지 왕복코스를 완주하면 7시간이 넘게 걸린다. 만약 가막머리에서 낙조를 볼 생각이라면 야간산행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오후 6시면 뭍으로 가는 마지막 배가 떠나기 때문에 섬에서 하루를 묵어야 한다.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장봉도의 하룻밤은 좋은 선택일 것이다. 섬에서 즐기는 신선한 해산물은 보너스다.


● 장봉도 산행은 쉽다. 초보자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약간의 산행이 가미된 걷기 코스다.

하지만 섬 이름처럼 길고(長) 봉우리(峰)가 많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코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동쪽 옹암선착장에서 서쪽 끝 가막머리까지 갈 경우 산행에만 4시간 반 정도 걸린다.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넘는 평범한 주능선 종주 코스다.

대다수의 구간에 숲이 형성되어 햇볕을 피할 수 있다.

산길 중간에 혜림원과 장봉4리 등 마을을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 있다. 말문고개와 진촌해수욕장으로 넘는 고개, 임도 갈림길 등 도로도 여러 차례 건넌다.

향후 말문고개와 장봉1리 능선의 찻길이 지나는 곳에는 구름다리와 아치형 다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산정에 세운 팔각정 옆에는 현위치를 표시한 안내판이 있어서 산행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고갯마루나 마을, 등산로에 설치된 이정표는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산길 중간에 식수를 구할 곳은 없다.

옹암선착장에서 주능선을 타고 국사봉에 올랐다가 말문고개를 거쳐 장봉4리로 내려서는 코스가 접근이 쉽다. 배에서 내려 곧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선착장에서 배가 닿는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장봉4리에서 내려 이 코스를 역으로 탈 수도 있다.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로 전체 거리 약 5.4㎞로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난이도 ★)

마을버스를 타고 장봉4리로 간 다음, 마을 뒤편의 임도 고갯마루에서 서쪽의 산길을 이용해 가막머리까지 갈 수 있다.

이 코스는 나무가 비교적 적어 줄곧 좋은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경우 왕복 산행을 해야 하는데, 편도 2.7㎞로 왕복하면 3시간가량 걸린다.(난이도 ★)

옹암선착장에서 가막머리까지 갔다가 장봉4리로 하산하면, 산행거리 11㎞로 5시간30분이 걸린다.

선착장에서 가막머리까지 왕복한다면 산행거리 약 17㎞로 7시간30분에서 8시간가량 걸린다.(난이도 ★★)


●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운서역까지 간다. 서울역에서 운서역까지 46분. 중간에 홍대입구역과 디지털미디어시티역, 김포공항역에서 기존 전철노선과 환승이 가능하다.

서울역에서 오전 5시 30분부터 운행하며, 인천공항까지 가는 일반열차를 이용해 운서역에서 하차한다. 요금 3100원(서울역 기준).

운서역에서 장봉도 행 배편이 오가는 삼목선착장까지 203번 버스가 운행한다.

매시 35~40분 운서역 건너편 세븐일레븐 편의점 앞에서 출발하는 203번 버스(영풍운수·032-751-5554)를 타면 10분이 걸린다.

운서역에서 콜밴(1588-1245)을 부르면 삼목선착장까지 7000원을 받는다.

삼목선착장에서 장봉도까지 오전 7시 10분부터 매시 10분에 출발하는 배편이 오후 6시 10분까지 운행한다. 장봉도에서는 매시 정각(07:00~18:00) 배가 뜬다.

삼목선착장에서 장봉도까지 40분. 장봉도까지 왕복요금 대인 5500원, 소인 3800원. 자전거는 3000원을 따로 받는다. 승용차는 왕복 3만원.

왕복 뱃삯은 장봉도에서 나올 때 지불한다. 운항일정 등 자세한 사항은 세종해운(032-884-4155) 홈페이지(www.sejonghaeun.com) 참조.


● 장봉도 내에 20여개의 펜션과 민박집이 있다. 장봉4리 건어장 해변의 노을그려진바다풍경펜션(www.jsunset.com)은 배를 형상화한 독특한 건물이 눈길을 끈다.

사계절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바다 풍광이 근사한 2~5인실 7개를 갖췄다.

(032)752-8809. 길따라산따라펜션(032-752-3161)과 인어이야기펜션(032-752-8554)도 수준급 시설을 갖췄다. 갯벌체험과 낚싯배 대여 등도 주선해준다.


● 옹암선착장 부근의 뱃터식당(010-8280-0680), 옹암해수욕장 인근의 장봉식당(011-9227-5243), 진촌해수욕장의 머루넝쿨식당(032-752-6642),

평촌의 청해호식당(032-7582-3803) 등이 주민들이 추천하는 업소다. 주로 자연산 회와 매운탕 등을 취급한다.


겨울 특산물

장봉도 김은 갯벌에 지주를 세워 키우는 재래식 양식법으로 생산한다. 염산 등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아 향과 맛이 좋다.

장봉도에서 채취한 것을 현지 공장에서 제품화해 출시한다. 물량이 달려 충분한 양을 공급하기 어려울 정도다.

문의 장봉도영어조합법인(대표 011-9019-8644·총무 011-269-1529)

자연산 굴도 일품이다. 섬 주변에 펼쳐진 넓은 갯바위에서 어민들이 수작업으로 굴을 캔다. 크기는 작지만 탄력과 향이 뛰어나다.

겨울철 장봉도의 주요 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토박이 산행] 가평 서리산

  • 글·신준범 월간 山 기자
  • 사진·김영선 영상미디어 기자

철쭉 동산 못잖은 매력눈 덮인 고요한 잣나무숲

잣나무숲에 송이눈이 내리고 있었다. 잣나무와 눈은 수도자와 침묵처럼 잘 어울렸다.

눈 쌓인 잣나무숲은 신성한 수도원마냥 고요해서 지나는 사람은 자기 내면을 돌아보게 되었다.

원래 있었던 풍경처럼 잣나무숲에 내리는 눈은 흠잡을 데 없이 경이로웠다.

명상에 잠긴 잣나무와 소리를 삼키는 눈은 감미롭게 서로에게 몰입하고 있었다.

서리산(832m)은 경기도 남양주시가평군의 경계에 있다.

능선을 따라 2.8㎞ 거리에 축령산(886m)과 어깨를 맞대고 있는데, 서리산은 축령산에 등산 왔다가 들렸다 가는 산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럴 만한 것이 축령산 서쪽 남양주 방면에 축령산자연휴양림이 있어 산행이 편하고 서울에서의 접근도 더 쉽기 때문이다.

절고개에서 서리산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길. 뒤로 축령산이 힘 있는 산세를 과시하고 있다.
축령산을 간다고 하면 십중팔구는 축령산자연휴양림에서 남이바위로 정상에 올라 능선을 종주해 절고개에서 휴양림으로 하산하거나,

길게 타면 서리산 정상까지 가서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을 택한다. 반대편 산 너머에서 오르는 길은 지도 상에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

서리산 동쪽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서 오르는 길은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반대편 길이다.

게다가 축령산이 아닌 서리산이다. 그를 다 안다고 선입견을 갖지만 누구에게나 모르는 면은 있다.

들머리인 행현리에는 행현천을 따라 인가와 팬션, 식당이 간간이 있다.

행현리의 전 이장이자 토박이인 최중선(77)씨는 "서리산은 참 부드러운 산이야"라며 운을 뗀다.

서리산의 산세를 보면 정상에서 북쪽이나 동쪽으로는 가혹하리만치 가파르지만, 유독 행현리가 있는 동쪽으로는 마치 다른 성격의 산처럼

부드러운 흐름이다.

서리산이 편애하는 행현리에서 산을 오른다. 마침 눈송이가 가라앉는다.

서리산과 축령산 등성이가 에워싸고 있어 햇골은 바람 한 점 없이 안정된 분위기다.

진공 상태에서 털이 내려앉는 것처럼 눈은 내린다기보다 가라앉는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고요를 깨는 건 개 소리다. 성심선원에서 키우는 개들이 낯선 사람 지나간다며, 밥값해보겠다고 부지런히 짖어댄다.

너른 임도라 눈발이 쌓여도 걷기는 편하다. 잣공장 삼거리를 지나 서리산에 다가간다.

서리산과 축령산에는 잣나무숲이 넓게 자리 잡고 있다.

토박이 최중선씨는 "80년 전 왜정시대에 심었다"며 "지금은 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서 잣을 쉽게 따지 못할 지경"이라 한다.

현재 마을 영농회에서 매년 잣을 수확하고 있다.

이웃마을에서는 매년 소를 잡아 축령산 산신령에게 산제를 올리는데 "곗돈은 떼먹어도 산제는 지낼 정도로 엄하다"고 한다.

사방댐 공사 현장을 지나니 능선의 절고개다.

쉼터로 좋은 너른 사거리인 절고개에서 서리산 쪽으로 몇 발짝 가면 3m정도의 바위 사면에 고정로프가 있다.

위험하기보다는 놀이기구처럼 즐기며 지나는 구간이다. GPS로 확인한 절고개의 높이가 692m이니 정상까지 고도 140m를 높이면 된다.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루금이지만 푹신한 흙이 깔려 있고 널찍해 기분 좋게 오른다.

한참을 오르다 뒤돌아보면 축령산이 육중한 덩치로 길게 앉아 있다. 흰 눈의 바탕에 마른 나무가 숲을 이루어 슬쩍 보면 호랑이 무늬 같다.

호랑이가 웅크려 앉아 잠을 자는 듯 범상치 않은 산세다.

시원하게 땀 빼고 오른 정상은 터가 완만해 탁 트인 경치는 없다. 북쪽 산등성이에는 나무데크를 만들어 둔 것이 보인다. 철쭉동산이다.

서리산은 등산인들에게 잣나무숲보다는 철쭉 명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겨울 심설 잣나무숲 산행도 철쭉 동산 못지않게 매력 있다.

동쪽으로 뻗은 능선을 따라 하산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은 아니지만 능선이 워낙 뚜렷해 걷기 수월하다.

임도를 따라 산을 내려선다. 싸륵싸륵 눈꽃이 쌓이고 산객들은 익숙한 웃음을 보이며 집으로 돌아간다.

산행 길잡이

산행은 수월하다. 절고개에서 서리산으로 이어진 1.6㎞ 오르막 능선을 제외하면 대부분 완만하다.

서리산 원점회귀산행(난이도: 별 다섯 개 기준 ★★)의 기점은 행현리다. 더 자세히 보면 히든밸리 차단기 앞에서 시작된다.

차로 행현천을 거슬러 오르면 히든밸리까지 갈 수 있다.

히든밸리 앞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들어야 하는데 차단기가 잠겨 있어 차량 통행은 여기까지다.

임도가 미로처럼 나 있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지도를 가지고 진행 방향을 숙지하며 가야 한다.

절고개에서 왼쪽으로 가면 축령산 정상이고 오른편으로 가면 서리산 방향이다. 이정표가 있다.

정상에는 산불무인감시탑이 있으며 오른쪽의 내리막 능선으로 가야 한다.

정상 동쪽 능선을 따라 내려갈 때 헬기장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너른 직진길을 버리고 좁은 오른쪽 길을 따라가야 임도를 만난다.

갈림길에서 이정표의 '행현리마을회관 5.4㎞' 방향을 따라간다. 직진하다 삼거리에서 방향을 반대로 틀어 가면 잣공장에 닿는다.

GPS로 확인한 서리산 행현리 원점회귀산행의 실주행 거리는 10.9㎞, 4시간 걸린다.

 

교통

청평에서 현리행 군내버스와 1일 12회(09:00, 10:20, 10:50, 11:20, 12:40, 13:20, 14:20, 15:30, 16:00, 16:30, 17:40, 18:30) 운행하는 아침고요수목원행 버스. 현리행 버스는 행현리 입구 37번 도로 세창슈퍼 앞 삼거리에서 하차해 3.3㎞를 걸어야 히든밸리 갈림길에 닿는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수목원행 버스는 37번 도로에서 행현리 마을 안쪽 700m 거리 옛골식당을 지난 마을비석 앞 삼거리에서 하차해야 한다.

숙식(지역번호 031)

37번 도로에서 산 입구로 이어진 행현천 임도의 식당과 숙소가 있다. 숙소는 펜션뷰(584-0533), 그린비(010-3605-3509), 독박골숯가마(031-585-8111), 솔향기별빛마을(010-3812-8112), 히든밸리(581-5807) 등이 있고 식당은 행현1리 입구의 또먹세(584-6190),

축령산(585-5203), 밤나무집(585-2247), 금강칼국수(584-5669) 식당이 있다.

볼거리

아침고요수목원: 축령산 자락의 사설 수목원(1544-6703)이다.

약 10만평 부지에 고향집정원, 허브정원, 능수정원, 분재정원, 등 13개의 테마정원으로 나뉘어 있다.

겨울에는 오후 5시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오색별빛정원전을 연다. 연중무휴이며 12~3월까지 입장료는 6000원이다. (101223)

 

 

 

[토박이 산행] 길이 끊어졌다, 싶으면 층암절벽은 새 길을 열어주네

  • 글·사진=안중국 월간 山 기자

봉화 청량산

"입석대~응진전~청량사~김생굴~자소봉~탁필봉~뒤실고개~하늘다리에 이어 최고봉인 장인봉 전망대에 올랐다가 두들마을~청량폭포 길로

하산하세요. 주말로 뒤실고개에서 청량사쪽 하산은 청량사 거쳐 하늘다리로 올라오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고생스러울 거예요."

청량산 최선의 탐승로를 꼽아달라고 하자 봉화 토박이로 청량산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문재원씨가 이렇게 말했다.

올라가는 길에 아예 청량산 명찰 청량사 구경을 하고 가라는 것이다. 청량산은 그런 산이다. 산행과 절집 순례를 겸해야 하는.


여기 봉화 청량산의 구름다리 '하늘다리'에 와보니, 사람들이 순수 자연을 좋아한다는 말은 거짓말 같다.

선학봉~자란봉 간에 걸쳐진 하늘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좋은 구경한다"며 시끌벅적, 입이 함지박처럼 벌어진다.

다리를 건너고 나서도 사람들은 바로 떠나지 않고 하늘 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느라 난리다. 하산 길목은 아예 정체 현상을 보였다.

기암과 어울린 풍치가 빼어난 청량사 응진전.

청량산(淸凉山)이란 이름은 '청량하다', 곧 '맑고 서늘하다'고 할 때의 그 청량이다.

하늘다리의 인기가 너무도 높아, 청량산 고유의 이 맑고 시원한 멋은 외려 빛이 바랜 감이 있다.

그러나 하늘다리만 달랑 떼어 허공에 매달아둔다고 해서 사람들이 이렇게 몰릴까.

하늘다리를 놓기 이전에도 청량산은 매년 수많은 이들을 불러모은 천하 승경이다.

청량산은 옛 기록에 이르되 6·6봉, 8대(臺), 3굴을 가졌다.

이 산의 중심에 앉은 청량사에서 사방으로 바라뵈는 낙타혹 같은 모양의 기암봉 9개와 그 바깥쪽 3개 봉우리 합해 12개 봉을

퇴계 이황을 비롯한 선인들은 운율을 맞추어 '청량산 6·6봉'이라 불러왔다.

6·6봉은 청량산의 풍광을 뛰어나게 하는 구성 요소이자 또한 뛰어난 조망처다. 좋은 조망점이란, 조금 과장하면 '좋은 경치'의 거의 모두다.

6·6봉 외에도 8대라는 조망점을 가진 청량산은 그러므로 옛적부터 명산으로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다.

사방으로 포장도로가 이어진 지금도 어딘가 오지스러운 분위기가 풀풀 풍기는 곳인 봉화 땅에서도 남동쪽 깊은 곳에 숨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천 년 세월 전인 신라 때부터 사람들이 찾아갔던 것은 그만큼 이 산의 경개가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신라 명필 김생, 최치원, 이황, 주세붕 등 역사에 이름이 전하는 많은 인물들이 이 산을 탐승했다.

미로와 같은 계곡이 수십 가닥이고 입구만 틀어막으면 곧 천연요새일 청량산은 피신처로도 적격이었는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 때

이 산중으로 피해 들어온 적이 있다.

공민왕은 청량사 법당 유리보전(琉璃寶殿)의 현판 글씨를 자신이 청량산을 찾았던 흔적으로 남겼다.

한때 청량산에는 무려 27개나 되는 사암이 들어앉았다고 한다. 청량산과의 첫 대면에서는 차마 그 말을 믿기 어렵다.

사방에 보이는 것은 몽땅 암봉이며 하나같이 수직으로 깎아질러서, 청량사와 응진전 두 사암이 자리 잡은 것만도 용해 보인다.

어디 절이 앉기는커녕 사람이 걸어 오를 틈새나마 있을까 싶다. 그러나 그 층암절벽들 사이로 교묘하게 길이 여러 가닥 열려 있다.

봉화 토박이 문재원씨가 추천한 '입석대~하늘다리~청량폭포' 코스는 산속에서만 걷는 거리가 약 7㎞며 입구 광석리의 관리사무소(주차장)→

입석대 4㎞, 청량폭포→관리사무소(주차장) 2㎞를 포함하면 약 13㎞에 5~6시간 걸린다(난이도 ★★★).

평일이면 머리 쓸 것 없이, 유유자적 봉우리마다 배낭 풀어놓고 경개 감상하며 걸어도 겨울 하루해로 넉넉한 산이다.

11월 중순 지나며 청량산은 화려한 단풍 옷을 벗는다.

그러나 청량산의 멋은 어디까지나 청량사와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내뿜는 수승한 기운에 있다.


여·행·수·첩

■ 산행안내

청량산 최단거리 코스:
선학정→청량사→뒤실고개→하늘다리→장인봉→두들마→청량폭포 : 산중 거리 약 5㎞에 관리사무소→선학정 3㎞,

청량폭포→관리사무소 2㎞를 합하면 약 10㎞에 4~5시간 소요(난이도 ★★).

청량산 맞은편의 축융봉은 11월 15일~5월 15일 입산통제다.

◆주의점:
추운 겨울날 길이 가파른 청량산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낙엽 밑에 숨은 빙판이다.

아래가 까마득한 절벽인데도 난간 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위험천만한 지점이 여럿이므로 실족하지 않도록 주의를 거듭해야 한다.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에서 더 위험한 법이다. 그리고 장갑을 잊지 말 것.

연이어지는 계단길을 무난히 지나려면 차디찬 쇠난간을 줄곧 잡아야 한다. 등산용 스틱은 외려 거추장스러운 산이다.

◆참고:
①청량정사 옆에 있는 산꾼의집(054-672-8516)에선 지나는 이들에게 무료로 차 대접하기를 즐기는 이대실씨가 상주한다.

②관리사무소~입석대 간 도로변에 주차장들이 있으나 주말 아침은 이른 시간에 올라가지 않으면 자리를 차지하기 어렵다.

입구에서 관리요원들이 차량 상황에 따라 통제한다. 입장료나 주차료는 받지 않는다. 청량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054)679-6653


■ 가는길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안동을 기점으로 삼는 것이 더 가깝고 편리하다.

동서울터미널~안동:
오전 6시~저녁 8시 반까지 20분 간격으로 버스 운행. 2시간 50분.

안동→청량산:
1일 5회(05:50 08:50 11:50 14:50 17:50) 운행하며 50분 소요. 안동시외버스터미널 입구 오른편의 버스정류소에서

67번 좌석을 타면 된다. 청량산이 종점이다. 이 버스가 다시 안동으로 되돌아 나오며 06:50, 10:20, 13:20, 16:20, 18:40에 출발.


■ 숙소

청량산관리사무소 근처에 식당 겸 민박이 여럿 있다. 청량산쉼터민박(673-2694), 청량산맛고을식당(673-8854), 다래식당민박(673-9005), 대진마트·민박(673-4179), 까치소리식당·민박(673-9777), 그루터기식당·민박(673-5450). 청량산폭포 앞에 청량산폭포슈퍼민박(672-1488), 입석대 위 300m 지점의 고갯마루에 널찍한 마당을 가진 청량산휴게소민박(672-1447)이 있다.


■ 강추

안동호반자연휴양림
: 안동호 안으로 반도처럼 뻗은 순한 야산자락에 조성된 한옥식 자연휴양림으로 올해 초 개장했다.

청량산 입구인 광석리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14㎞쯤 달리면 왼쪽에 휴양림 입구 시설물이 뵌다.

매월 1일부터 인터넷(huyang.gb.go.kr)으로 다음 달 분 예약이 가능하며, 11월 23일 현재 12월 주말(토요일) 분은 모두 예약이 끝난 상태다.

초가집(사랑채, 외갓집, 처갓집) 10~14인실 7만~9만원, 기와집(종갓집) 18인실 13만원. (054)855-8687

도산온천
: 청량산에서 남쪽 약 10㎞로 산행 후 많은 이들이 찾는다. 도산면 소재지 근처에 있다. 입욕료 4000원. (054)856-1335


■ 맛집

봉성 소나무숯불구이
: 암퇘지 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소나무 숯불에 석쇠로 구우면서 소금으로 간을 한다.

기름이 빠진 고기에 솔향기가 스며들어 담백하다. 고려 현종 때부터 이어져 온 요리라 한다.

광석리 청량산관리사무소에서 35번 국도로 북쪽 6.5㎞→918번 지방도로 8㎞ 가면 두리봉식육식당(673-9037), 오시오식당(672-9012) 등

소나무 숯불구이 전문 식당 20여곳이 모여 있는 봉성면 소재지다.(1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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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등산, 땀 흡수하는 면 옷 입으면 '저체온증 위험'

건강하게 즐기는 겨울 운동

겨울은 ‘효율적인 운동’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같은 양의 운동을 해도 다른 계절보다 효과가 좋다. 문제는 부상이다.

김성환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몸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해 주는 효소의 활동력이 떨어져

근육과 관절이 굳어진다”며 “이 때문에 부상이 잘 생기고, 다치면 상태도 더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겨울철 실외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등산 첫 20분 천천히 걷고쉴 때는 한 겹 더

겨울 산속에선 누구나 체온이 35도 밑으로 떨어지는 저체온증을 겪을 수 있다.

산을 오를 때는 두꺼운 등산복 안에서 땀이 나서 덥지만, 땀은 식으면서 체열을 빼앗아간다.

쉴 때 보통 겉옷을 벗는데, 오히려 오리털 등으로 만든 겉옷을 덧입어 체온을 보호해야 한다.

흔히 '오모 재킷'이라고 부르는 휴식용 재킷을 등산용 의류점에서 판매한다.

피부에 닿는 옷은 면 재질을 권하지 않는다.

원종민 코오롱등산학교 강사는 "면은 땀을 잘 흡수하지만 땀을 배출하지는 못해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며 "겨울에는 쿨맥스 등의 재질로

만든 옷을 입는 게 저체온 방지에 좋다"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겨울철 장거리 산행을 하다가 발가락 동상이 걸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바닥이 두껍고 요철이 박혀 있어 냉기와 미끄러짐을 막는 겨울용 등산화를 신는 것이 안전하다.

하의와 등산화에 덧댈 수 있는 스패치를 착용해 눈이 신발에 들어가서 동상을 유발하지 않도록 한다.

또, 찬바람에 코와 귀 등이 어는 것을 막기 위해 얼굴에 바라크라바를 뒤집어쓰는 것이 좋다.

등반을 시작할 때 첫 20분은 평지를 걷던 속도의 반으로 걸어 근육과 관절을 서서히 풀어 줘야 한다.

골프 언덕 OB볼 찾을 때는옆걸음으로 걸어야

골프는 허허벌판에서 카트를 주로 타고 조금밖에 걷지 않기 때문에 등산할 때보다 추위를 더 많이 느끼고 몸도 더 굳는다.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과 교수는 "다른 계절보다 백스윙을 20% 정도 덜 해야 추위에 굳어 있는 척추나 관절이 몸이 꼬이면서 받는

무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 골프장 부상의 상당수는 OB난 공을 찾으러 얼어 있는 경사진 언덕을 오르내리다가 미끄러져서 생긴다.

백병주 용인대 골프학과 교수는 "경사지에 날아간 공을 찾으러 갈 때는 옆으로 걸어서 오르내리라"고 말했다.

또 손이 얼면 감이 떨어져 뒷땅을 칠 가능성이 높다.

얼어 있는 땅을 내리치면 팔꿈치 안쪽 뼈에 붙어 있는 힘줄이 들뜨거나 파열되는 '골프 엘보'나 어깨 힘줄 파열이 생길 수 있다.

백 교수는 "필드가 너무 딱딱하게 얼어 있으면 동반자들이 합의해 페어웨이 샷도 고무 티를 놓고 치는 것이 부상 방지 요령"이라고 말했다.

테니스 너무 세게 그립 잡으면 팔꿈치 힘줄 파열 위험

날씨가 춥고 찬바람이 불면 테니스채의 그립이 잘 돌아가 필요 이상으로 힘주어 잡게 돼, 손목·팔꿈치 등에 무리가 간다.

위성식 고려대 사회체육학과 명예교수는 "그립은 임팩트 포인트에만 힘주어 잡으면 되는데 일반인은 그립이 돌아가는 것을 막으려고

테니스를 치는 내내 힘을 준다"며 "이때 무리한 스윙까지 하면 손목 팔 어깨에 충격이 가해져 부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팔꿈치 바깥쪽에 붙어 있는 힘줄이 파열되는 '테니스 엘보' 등이 겨울에는 더 쉽게 생긴다.

손을 넣는 구멍과 그립을 집어넣는 구멍이 함께 있는 장갑을 사용하면 그립이 돌아가는 것을 막아준다.

조깅 코로 숨 쉬어야 호흡곤란 예방

겨울 바람을 맞으며 조깅을 하면 호흡곤란이 흔하게 나타난다. 빨리 뛰면서 숨이 차서 헉헉거리면 찬공기가 기관지 깊은 곳까지 내려간다.

코를 통해 바깥 공기를 따뜻하게 덥히는 과정 없이 찬공기가 입을 통해 바로 들어가면 기관지를 수축시킨다.

입은 가리고 코 부분이 뚫려 있는 스포츠 마스크를 착용하면 구강 호흡을 할 정도로 무리하게 운동하지 못하게 돼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는 "다른 계절보다 속도를 낮추고 달리는 시간을 길게 하라"고 말했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kkw@chosun.com

 

 

 

 

수평의 아름다움, 경북 청송 주왕산
계단 없는 은빛고을 탐방로 휠체어·유모차 다닐 수 있어
굽이 돌면 '짠'하고 보이는 폭포… 그 비경에 '와'하고 탄성이 절로

제주 올레, 북한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맞다. 최근 각광 받는 ‘길’들이다. 이 길들의 공통점이 있다. 수직보다 수평을 지향한다는 것.

그만큼 건장한 어른들만 즐기던 산행(山行)의 눈높이가 낮아졌다.

국립공원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대체로 국립공원을 즐기는 방법은 하나였다. 정상에 오를 것.

정상에 오르지 않고 그 산의 면모를 말하는 건 왠지 쑥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 정상 정복의 시대는 지났다.

21세기가 시작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땀 흘리며 ‘정상을 정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밀어붙이는 산행만큼이나 가볍게 걷는 산길이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세상이 깨닫고 있다.

국립공원의 둘레마다 속속 ‘둘레길’이 만들어지고, 그래서 어린아이들도 어른들과 함께 국립공원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자, 아이들과 함께 2010년 가을 국립공원 100배 즐기는 법!

주왕산 절골은 굽이를 돌 때마다 늘 새로운 풍경으로 마음 설레는 길이다. 가을, 절골은 단풍으로 찬란하다.

예부터 정상을 향한 수직의 길보다 계곡을 걷는 수평의 길이 인기 많던 산이다.

계곡에서도 시원한 전망을 즐길 수 있거니와 기암괴석을 계곡 초입부터 만날 수 있어서다. 더욱이 늦가을의 주왕산은 지금 단풍이 한창이다.

대전사∼제1폭포∼제3폭포∼내원마을터

주왕산은 첫 표정부터 압도적이다. 멀리서 다가설 때 숲 위로 우뚝 솟은 기암괴석이 굽어본다.

겉과 속이 다른 산, 여럿이지만 주왕산은 같다. 주왕산은 설악산·월출산과 함께 3대 암산 중 하나다. 이 산의 다른 이름은 석병산(石屛山).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기암괴석이 길을 압박하는 주왕산 산길.

대개 암산은 악산이다. 흙 대신 돌 위를 걸어야 하는 길이 가파르고 험하기 마련이다. 온전한 전망을 꼭꼭 숨겨놨다가 정상에서야 환히 드러내 보인다.

주왕산은 예외다. 주왕산의 품은 넉넉하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가 넓어 계곡은 완만한 경사로 기운다. 해서 시야가 막히지 않는다.

길의 시작은 대전사다. 제1폭포까지 2.2㎞ 구간을 은빛고을 탐방로라 명명한 이 길엔 계단이 없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 수 있도록 배려한 길이다.

탐방로 옆으론 맑게 바닥을 비춰내는 계곡이 흐른다. 계곡에선 버들치가 유영하고 바람이 물결 모양으로 발자국을 남긴다.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 중 하나이자 명승으로 지정된 계곡이다.

은빛고을 탐방로에선 기암괴석이 다투듯 모습을 드러낸다. 그 시작은 기암과 장군봉이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맞선 두 암봉은 그 모습을 닮은 전설을 품고 있다.

옛날 이곳에 은둔한 주왕이 신라 장수 마 장군과 싸울 때 병사 규모를 속이기 위해 깃발을 많이 세웠다는 암봉이 기암이요,

이를 확인하려 마 장군이 섰던 암봉이 장군봉이다.

이 전설 속 주왕은 주왕산이란 이름의 유래다. 탐방로에서 만날 수 있는 주왕암도, 주왕굴도 모두 그와 얽혀 있다.

이 전설은 기이하다. 주왕은 중국 당나라 때 역모를 꾀했던 진나라 후손 주도가 자신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실패한 그가 피신한 곳이 주왕산이요, 신라 마 장군이 그를 죽인 곳이 주왕굴이다.

장군봉과 기암이 주왕의 전설을 지지한다면 급수대는 다른 유래를 지지한다. 급수대는 계곡을 바싹 압박하며 우뚝 섰다.

신라 무열왕 6대손 김주원이 이 봉 위에 거주하며 계곡의 물을 퍼 올렸다 해 급수대다.

그 역시 주왕만큼이나 불운했다. 후손 없던 신라 37대 왕 선덕왕이 김주원을 왕으로 추대했다.

그러나 그는 경주에서 200리 떨어진 데 있었고, 홍수로 강을 건너올 수 없었다.

이에 대신들은 하늘의 뜻이라 해 상대등 김경신을 왕으로 추대했으니, 김주원은 암벽이 둘러싼 청송의 산으로 피신했다.

그의 이름을 따 이 산을 주왕산이라 명명했다는 설이 주왕산의 다른 유래다.

이맘때 주산지는 단풍으로 물든 숲을 온전히 비춰낸다.

주왕산의 길은 전설을 품은 기암괴석 따라 이어지다 폭포에 가 닿는다. 제1폭포다. 굽이를 돌자마자 느닷없이 등장하는 폭포의 풍경은 비경이다.

그 앞에서 대부분의 등산객은 걸음을 멈추고 탄성을 내뱉었다. 양편으로 치솟은 바위가 압박하며 길의 방향을 비튼다.

오랜 세월 물은 바위를 뚫어 소(沼)를 냈고 단풍 두른 나무는 바위에 뿌리를 냈다.

제1폭포를 지나 제2·제3폭포에 닿을 때까지도 길은 좀처럼 치고 오르지 않는다. 발걸음은 가벼운데 자꾸만 뒤를 돌아보느라 멈칫한다.

아무래도 바위가 빚어낸 풍경이 믿기지 않아서다.

보통 제3폭포에서 등산객과 산책객이 갈린다. 정상을 탐하려는 이는 여기서 앞으로 나아가고 산책객은 발걸음을 돌린다.

이왕 내친걸음, 30분만 더 걷자. 제3폭포에서 30분쯤 떨어진 곳에 오지마을 내원동이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해 내원동터가 있다.

청송 파천면 덕천리 송소고택.

국립공원 내 자리 잡았던 내원마을은 전기도, 전화도 없는 마을이었다.

임진왜란 당시 산 아래 거주하던 주민들이 계곡으로 피난 오며 형성됐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2000년 초까지 거주하던 9가구 중 6가구가 2005년에, 나머지 3가구가 2007년에 이곳을 떠났다. 사람뿐 아니다. 국립공원측은 이 마을에 있던 모든 건축물을 철거했다.

제3폭포에서 내원마을로 다가서면 순간 햇빛이 찬란해진다. 협곡에서 벗어나 문득 넓은 평지가 펼쳐지는 까닭이다.

그 위로 무성한 억새가 햇빛을 받아내며 출렁인다. 한때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군데군데 무너진 돌담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 터를 마냥 서성이며 깨달았다. 주왕산의 비경을 완성하는 건 한을 품은 전설이다. 주왕산의 기암괴석은 다만 아름답지 않고 슬픔을 같이 품었다.

이제는 터로만 남은 내원마을의 역사 역시 주왕과 김주원의 전설을 닮아가고 있다.

절골 탐방로

주왕산의 명소 중 한 곳이 주산지다. 왕버들 30여 그루가 물속에서 자라는 이 호수는 이미 출사 명소로 알려졌다.

특히 이맘때 피어오르는 새벽 물안개와 호수에 비친 찬란한 단풍은 가히 선경이다.

새벽녘 주산지를 찾았다면 인근에 있는 절골에 들를 일이다.

대전사에서 제3폭포를 잇는 산길이 주왕산의 장대한 정면이라면, 절골은 살짝 낯을 가린 주왕산의 옆얼굴 같다.

치솟은 기암괴석을 보기 위해 고개를 치켜 올려야 하는 대신 절골에선 시야의 한계 내에 모든 풍경이 걸린다. 그러면서도 굽이를 돌 때마다 늘 새로운 풍경을 선보인다.

처음엔 자연 정원 같은 아담한 느낌이었다가 때론 밀림으로 때론 싱그러운 계곡으로 다가온다. 해서 절골을 걷다 보면 그 끝에 다다를 때까지 설렌다.

이런 느낌 드는 길, 드물다.

절골은 협곡 따라 길이 나 있다. 절골에서 길은 길인 척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멀리서 찾을 수 없는 길이 가까이서 비로소 보인다.

계곡을 넘나드는 길은 흐르는 물을 만날 때 수위를 간신히 넘어선 징검다리로 이어진다. 해서 길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길 찾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할아버지 얼굴을 닮은 주왕산 시루봉.

절골에서 길이 끝나는 대문다리까지는 대략 3.5㎞, 왕복 3시간20분 거리다. 그러나 보다 여유롭게 잡는 편이 좋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으로 자꾸만 발걸음을 멈칫할 수밖에 없으니까.

■①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로 나와 안동 방면으로 34번 국도 합류. 안동대 앞 교차로에서 914번 지방도를 타고 영천·길안 방향으로 직진.

30㎞쯤 달리면 청송읍 청송교차로가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주왕산 국립공원 표지판 따라가면 된다. 서울 기준 4시간40분.

②주산지·절골: 주왕산 삼거리로 다시 나와 영덕 방향으로 좌회전. 6㎞쯤 직진하다 이전사거리에서 좌회전. 1㎞쯤 가다 팻말 있는 곳에서 우회전하면 주산지,

직진하면 절골 탐방로다.

■①주왕산국립공원 상의주차장∼대전사∼자하교 쉼터∼학소대 쉼터∼제1·2·3폭포∼내원마을 터. 약 10.6㎞, 왕복 4시간20분 소요.

자하교 쉼터와 학소대 쉼터 사이 주왕암·주왕굴로 빠지는 길이 있으니 들렀다 가도 좋겠다.

②절골탐방로는 절골입구에서 대문다리까지 3.5㎞, 왕복 3시간20분 거리다. 15일부터 한 달간 산불조심기간으로 출입이 통제되니 서둘러야 한다.

■청송군청에서 가까운 파천면 덕천리에 송소고택이 있다. 조선 영조 때 만석의 부를 누린 심처대의 7세손 송소 심호택이 1880년에 지은 고택.

2인 기준 5만원부터. (054)874-6556, www.송소고택.kr

■청송읍에서 차로 5분 거리인 달기약수탕은 성인병에 효험이 높다 해 이름난 곳. 약수탕 인근에 달기약수로 끓인 닭백숙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 많다.

달기약수촌도 그 중 하나. 떡갈비처럼 닭을 요리한 닭 불고기와 닭 백숙을 함께 먹을 수 있는 ‘토종닭불백숙’이 추천 메뉴. 2인 3만5000원. (054)873-2662.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054)873-0018, juwang. knps.or.kr
  청송군 문화관광과 (054)873-0101, tour.cs.go.kr   (1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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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 숲길·들길·황토길…서울의 숨은 보석 찾아 떠나요

     입력 : 2010.11.09

자연·역사·문화유적 탐방… 6개 지구 13개 구간편리한 교통·정돈된 이정표… 곳곳의 맛집도 가볼만…
수유·정릉·구기·송추·산성·우이지구 개통 구간 44㎞

워낙 산 많은 나라 대한민국이지만, 수도 한가운데에 국립공원을 가진 나라는 참 드물다. 북한산은 그런 보석 같은 산이다.  

게다가 둘레길까지 생겼으니! 북한산 둘레길은 접근도 어디서나 대중교통을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이정표도 잘 정돈돼 있기 때문에

길을 잃을 우려도 없다.

북한산 둘레길 44㎞구간은 산길, 계곡길, 들길, 숲길, 흙길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숲길도 소나무숲, 참나무숲, 은행나무숲 등이 있고, 흙길도 마사토, 황토 등 걷는 재미도 만만찮다.

둘레길 총 길이는 70㎞에 이르지만 이번에 개통된 코스는 도봉산 구간 26㎞를 뺀 북한산 구간 44㎞이다.

도봉산 구간은 내년에 개통할 예정이다.

출발하기 전 지도를 보고 전체 구간에 대한 파악은 어느 정도 해두어야 한다. 둘레길 전체 길이가 44㎞로 하루에 전부 둘러볼 수는 없다.

따라서 그 날 탐방예정구간에 대한 주요 포인트와 역사와 문화유적 등을 인식하고 출발하면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주의점 하나. 둘레길은 간혹 사유지를 지나기 때문에 옆길로 새거나 재산에 피해를 입힌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북한산 둘레길은 자연과 역사, 문화유적을 6개 지구 13개 구간으로 나눠 탐방할 수 있다.

우이령길 6.8㎞는 인터넷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북한산 둘레길에 대한 모든 것을 모았다. 전화번호는 모두 서울(02) 번호다.

수유지구

순례길

애국선열들의 묘역과 4·19국립묘지를 지난다. 이준 열사와 초대 부통령인 이시영 선생 묘소도 있다.

청춘을 불사른 광복군 17위의 합동묘소까지 모두 12기의 묘소는 탐방객들의 가슴을 숙연케 한다.

이어 운치 있는 섶다리를 지나친다. 길 중간에 있는 섶다리는 나룻배를 띄울 수 없는 낮은 강에 통나무와 솔가지, 흙을 이용해 만든 임시다리다.

구간은 솔밭근린공원~이준열사묘역 입구까지, 총 2.3㎞ 정도에 소요시간은 약 1시간 10분.

●교통: 솔밭공원은 수유역 3번 출구로 나와 101·120·153번 버스로 덕성여대에서 하차해 걸어서 5분 거리.

이준열사묘역 입구는 수유역 1번 출구에서 강북01번 버스를 타고 통일교육원에 하차.

●맛집: 하주골(한정식) 905-7963, 기와집(추어탕) 990-4768

흰구름길

12m 높이의 하늘전망대가 설치돼 북한산 정상에 올라가지 않더라도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과 불암산, 아차산, 용마산과

서울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흰구름길을 걷는 중에 나오는 빨래골계곡은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해 무수리들이 빨래터와 휴식처로 이용하면서 '빨래골'이란 명칭이 유래했다.

주요 볼거리와 감상 요소는 구름전망대, 전망데크, 빨래터 등. 빨래터는 조선시대 주민들의 빨래터 겸 쉼터로 이용됐다.

구간은 이준열사묘역 입구~북한산생태숲까지 총 4.1㎞에 소요시간은 약 2시간.

●교통: 이준열사묘역 입구는 수유역 1번 출구에서 강북01번 버스로 통일교육원 하차.

북한산생태숲은 길음역 3번 출구에서 1014번, 1114번 버스.

●맛집: 도봉산갈비(양념갈비) 902-0977, 대궐집(시골밥상) 908-9002

정릉지구

솔샘길

솔샘길은 예로부터 소나무가 무성하고 맑은 샘이 있어 솔샘(松泉)이라 불렀다.

강북구를 지나 성북구를 지날 즈음엔 무궁화가 가로수로 조성돼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던 분위기다.

끝 지점의 북한산생태숲에는 운동기구와 편의시설이 조성돼 있다.

북한산탐방안내소에서는 북한산의 역사와 식생, 자연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북한산생태숲은 북한산의 다양한 생태체험을 통해 자연에 대한 학습과 탐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공원이다.

북한산생태숲에서 정릉주차장까지 약 2.1㎞에 소요시간은 약 1시간.

●교통: 북한산생태숲은 길음역 3번 출구에서 1014번, 1114번 버스로 종점 하차.

정릉주차장은 길음역 3번 출구에서 143번, 110B번 버스로 종점 하차 후 북한산 방향으로 도보 5분.

●맛집: 산장두부촌 919-1599, 행복추풍령감자탕 941-2864

사색의길

정릉탐방안내소를 지나 정릉주차장에서 청수사 입구로 진입하면 된다.

탐방안내소에서 형제봉 능선으로 가는 길은 청수계곡의 수려한 경관을 눈으로 즐기는 길이다.

형제봉으로 올라가는 사거리에는 최근 개방된 북악하늘길로 가는 길과 형제봉 정상, 그리고 둘레길로 가는 길로 나뉜다.

주요 볼거리와 감상요소는 북악하늘길과 형제봉능선이다.

북악하늘길은 1968년 무장공비침투사건으로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2010년 2월 완전 개방됐다.

'서울 속의 비무장지대(DMZ)'로 불린다. 정릉주차장에서 형제봉 입구까지 2.4㎞에, 소요시간은 약 1시간 10분.

●교통: 정릉주차장은 길음역 3번 출구에서 143번, 110B버스로 종점 하차. 형제봉 입구는 153번, 7211번 버스로 롯데삼성아파트 하차.

●맛집: 청수장(한정식) 909-2053, 청수족발(족발·보쌈) 913-8717

구기지구

평창마을길

평창마을길은 평창동 마을과 사자능선이 어우러진 길이다.

평창마을은 광해군 때 조세를 관리하던 선혜청 중에서 가장 큰 창고인 평창에서 유래했다.

마을길을 걸으면 북악산 팔각정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있다.

주요 볼거리와 감상요소는 사자능선과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 관악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꼽힌다.

형제봉 입구~탕춘대성 암문입구까지 약 5㎞에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교통: 형제봉 입구는 길음역 3번 출구에서 153번, 7211번 버스로 롯데아파트 하차해 도보 10분.

탕춘대성 입구는 길음역 3번 출구에서 7211번 버스로 한국고전번역원 하차. 바로 이정표가 있다.

●맛집: 원조할머니두부집 379-4295, 한우향기(갈비) 379-2001

성너머길

유일하게 성문을 통과하는 구간이다. 대남문과 비봉능선에서 이어져 내려온 북한산성과 연결되는 탕춘대성 암문을 지나게 된다.

서울시 선정 우수조망명소인 전망대에서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승가봉 등 북한산 봉우리와 북악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주요 볼거리와 감상요소는 탕춘대성과 전망대, 장미공원 등. 탕춘성곽은 조선 숙종 때 서울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기 위해 축성한 성이다.

탕춘대성 암문입구~북한산생태공원상단까지 약 2.7㎞에 소요시간은 1시간 40분가량.

●교통: 탕춘대성 암문입구는 길음역 3번 출구에서 7211번 버스로 한국고전번역원 하차.

북한산생태공원은 불광역 2번 출구 건너편에서 7022번, 7211번 버스로 독박골 하차.

●맛집: 대교정(옻닭) 357-6097, 삼각산토종흙돼지(숯불갈비) 379-8710

하늘길

숲 위로 나무데크를 설치해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느낌을 주는 길이다.

구기터널 상단지역 계곡을 횡단하는 60m 길이 데크 길. 끝 지점에 세종대왕의 아홉 번째 아들인 화의군 묘가 자리 잡고 있다.

물길과 흙길, 숲길에 산길까지 다 있다.

주요 볼거리와 감상요소는 스카이워크, 하늘전망대, 진광생태다리, 화의군 묘역 등.

서울시 기념물 제24호로 지정된 화의군 묘역 묘소와 사당인 충경사와 제실, 신도비와 홍살문이 있다.

북한산생태공원상단~진관생태다리까지 약 4.9㎞에,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교통: 탕춘대성 암문입구는 길음역 3번 출구에서 7211번 버스를 타고 구기터널 하차.

북한산생태공원은 불광역 2번 출구에서 7022번, 7211번 버스로 독박골 하차. 진관생태다리는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7724번 버스 종점 하차.

●맛집: 산들애보리밥(녹두빈대떡·파전) 385-9693, 북한산두부마당 381-6979

송추지구

충의길

아스팔트 옆 군부대 담벼락을 끼고 인도를 따라 가는 길이다. 다른 길과 달리 인공적이되 애국의 의미를 살린 길이다.

공단에서는 이 길을 자전거길과 병행해서 조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요 볼거리와 감상요소는 우이령 입구인 솔고개와 예비군 훈련장 등.

사기막골 입구~교현 우이령길 입구까지 약 2.7㎞에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

●교통: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04번, 34번 버스로 교현리 우이령길 입구 하차.

●맛집: 북한산미루나무(닭백숙) 358-0066

산성지구

마실길

동네 마실 나온 기분으로 가볍게 걷는 길이다.

은평뉴타운과 인접해 있다. 마실길 옆에 있는 창릉천에는 붕어, 미꾸라지, 민물게 등 다양한 수변 생물들이 살고 있다.

주요 볼거리와 감상요소는 유서 깊은 진관사와 삼천사다. 느티나무 보호수와 은행나무숲도 있다.

진관생태다리 앞~방패교육대 앞까지 약 1.5㎞에 이르며, 예상소요시간은 45분 정도다.

●교통: 진관생태다리는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7724번 버스로 진관외동 종점 하차해 3분 거리.

방패교육대 앞은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04번, 34번 버스로 입곡삼거리 하차.

●맛집: 북한산성(해물탕·해물찜) 387-1178, 둔내막국수 385-3064

내시묘역길

국내 최대의 내시 묘역이 있다. 내시의 삶은 '무리지어 있어도 남에게 기대지 않고, 홀로 서서도 두려워 않는다'로 대변된다.

북한산성 등산로를 지나친다. 산성 축성 당시 동원된 연인을 기다리다 연못에 빠져 죽은 기생의 흔적인 '여기소'터도 볼 수 있다.

주요 볼거리와 감상요소는 여기소터, 산성탐방지원센터, 경천군 송금물침비 등.

송금물침비는 '경천군에게 하사한 경계 내의 소나무 벌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비석이다.

경천군은 임진왜란 때 역관으로 일본과의 화평교섭에 기여해 경천군 칭호를 하사받았다.
방패교육대 앞~효자공설묘지까지 약 3.5㎞에 소요시간은 1시간 45분.

●교통: 방패교육대 앞은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04번, 34번 버스로 입곡삼거리 하차.

효자동 공설묘지는 같은 버스로 더 가서 효자동마을금고 하차.

●맛집: 팔경정(곤드레밥) 387-5902, 서라벌(한정식) 355-7770 

효자마을길

효자 박태성과 그의 효성에 감동하여 박태성을 따랐던 호랑이의 전설이 남아 있다. 북한산 민속문화가 전해지는 국사당과 굿당도 지나친다.

주요 볼거리와 감상요소는 효자비인 박태성정려비와 밤골 등. 밤골은 밤나무가 유달리 많아 붙은 지명이다.

밤나무는 다산과 부귀의 상징으로, 고려와 조선시대에 재배를 널리 장려했다.

효자동 공설묘지~사기막골 입구까지 약 2.9㎞에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교통: 방패교육대는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04번과 34번 버스로 입곡삼거리 하차.

효자동 공설묘지는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같은 버스 효자동마을금고에서, 사기막골 입구는 사기막골에서 하차.

●맛집: 오우가(홍어 전문) 353-1678, 백운식당(한방오리) 353-7141

우이지구

소나무숲길

유일하게 계곡 따라 걷는 길이다. 서울의 명소 중의 하나인 솔밭공원이 있다. 독립유공자 손병희 선생의 묘소도 가는 길에 있다.

솔밭근린공원, 소나무숲, 손병희 선생 묘역, 봉황각, 우이계곡 등이 있다.

우이령길 입구~솔밭근린공원 상단까지이며, 거리는 총 2.9㎞ 정도 된다. 소요시간 약 1시간 30분.

●교통: 수유역 3번 출구에서 120번이나 153번을 타고 종점 하차. 5분 정도 걸으면 바로 북한산둘레길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101번, 120번, 153번 버스로 덕성여대 입구에서 내리면 건너편이 솔밭공원이다.

●맛집: 한정식 청운산장 905-3845, 우리콩순두부 995-5918

우이렁길

수백 년 동안 서울 우이동과 경기도 양주를 가장 단거리에 연결하는 오솔길로, 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름은 없지만 '대동여지도'에도 이 길이 표시돼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이령이라는 이름은 북한산과 도봉산의 능선이 고개를 중심으로 소의 귀처럼 늘어졌다고 해서 유래했다.

작은 오솔길에 불과하던 우이령길은 6·25가 터지면서 미군 공병부대에 의해 수송도로로 확대됐다.

사람들이 다니던 길이 군용트럭이 다니는 길로 확대된 것이다.

그러다 무장간첩 김신조 부대가 우이령길을 통해 침투해 도심으로 들어오면서 우이령길과 북악산은 전면 통제됐다가 2009년 전면 개방됐다.

우이령길은 총 6.8㎞로, 경기도 교현리 방향이 3.7㎞, 우이동 방향이 3.1㎞다.

우이동에서 출발한다면 우이동 공단사무실까지 거리가 1.7㎞, 사무실에서 소귀고개까지는 1.5㎞가 채 안 된다.

●예약: 국립공원 홈페이지(ecotour.knps. or.kr)를 통해서만 가능. 이용일 기준 15일 전부터 탐방 하루 전 오전 10시까지 접수.

탐방시 예약확인증과 신분증 지참.

●교통: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04번, 34번 버스로 교현리 우이령길 입구 하차.

●맛집: 키토산오리(오리훈제) 999-9119, 대하정(닭백숙) 903-4757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대간꾼이라면 꼭 들르는 가게가 있다.

전북 남원 운봉읍에 있는 매요마을의 '매요휴게실'.

매요마을은 지리산 북서쪽 여원재와 중재 사이에 있는 동네(해발 510m)로 이곳을 찾는 사람 대부분이 등산객이다.

매요휴게실은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가건물과 앞마당에 덩그러니 간이 테이블 3개가 전부인 막걸리집. 안주도 부실하다.

젓갈 듬뿍 넣은 배추김치 아니면 밭에서 뜯은 상추나 오이, 된장이 전부다. 라면도 팔고, 미리 전화하면 시래깃국이나 된장찌개, 청국장도 먹을 수 있지만

대단한 음식이 있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등산객들 중엔 매요휴게실을 '전국에서 막걸리가 가장 맛있는 곳'으로 꼽는 사람이 적잖다.

"능선 종주를 하다 보면 가게를 찾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대간길에 휴게실이 딱 나타나니 반갑고 귀한 곳이지요. 주인 할머니가 길도 잘 가르쳐주시고요."

백두대간을 왕복하며 두 차례 이 휴게실에 들렀다는 김종남(70)씨의 말이다.

신순남 할머니가 “쭈글쭈글한 얼굴 뭣하러 찍나” 하다가 매요휴게실 들쭉나무에 매달린 '산악회리본'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매요할매'라고 불리는 주인장 신순남(76)씨의 사연은 입에서 입으로, 블로그로 조금씩 알려졌다.

7남매 키우며 벼농사하다가 52세 때 남편과 사별하고, 8년 전부터 '담뱃값'이라도 벌어 볼 요량으로 휴게실을 차렸다는 얘기다.

차가운 막걸리 한 사발과 짭짤한 김치, '빈 도시락 있으면 흰 쌀밥 넣어가라'며 주름 가득한 얼굴로 외치는 주인장.

굳이 돈 내고 사먹지 않아도 물 쓸 수 있고,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는 곳. 떠날 땐 할머니가 직접 길도 알려주니 등산객의 '오아시스'라고도 한다.



그러나 16일 오후 찾아간 기자에게는 매요할매가 소리를 쳤다.

"왜 자꾸 '적어가는 사람(기자)'만 오는 겨. 빨랑 가 부려!" 주인 매요할매는 볕을 쬐며 김치 양념에 쓸 마늘을 빻던 중이었다.

그 사람 좋다는 이 할머니의 첫 인사가 왜 이렇게 고약해졌을까.

할머니가 말을 이었다.

"3년 전 어떤 잡지 기자가 '오만가지 얘기' 다 묻고, 집에서 잠까지 자고 갔는데 내 목소리를 기계에 탁탁 찍고(녹음하고) 호구 조사를 하고 가버렸어.

혹시 나중에 찾아 와서 잡아갈까봐 무서운겨. 요즘은 불안해서 교회를 다 나가."



운봉읍에 사는 첫째 딸 오춘옥(48)씨는 "어머니가 인터뷰 후 무섭다며 한동안 이웃집이나 친척집에서 잠을 자고, 차만 지나가도 무섭다고 해서 '뭐가 무섭냐'며

다툰 적이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알아보면서 이름도 부르고, 꼬치꼬치 캐묻고 하니까 시골 사람인 어머니가 당황했다"는 설명이다.

할머니는 "내가 무섭다고 하니 사위가 방범창도 달아줬다"며 창문을 가리켰다.



그렇다고 할머니가 세상을 다 무서워하는 것은 아니었다. 할머니는 "산 타는 사람은 하나도 안 무섭다"고 했다.

"등산객은 똑같은 모자, 똑같은 등산복, 주렁을 매달고 있어서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여. 죄다 똑같아서 구별이 안 가지만, 하나같이 착해.

내 사진 찍었다고 갖다준 아저씨도 있고, 나중에 집에 도착해서 생각난다고 전화도 와."

시간이 좀 지나고 여유를 찾으면서 할머니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둘레길 생기고 나서부텀 손님도 많이 줄었응께 걱정이여." 한때는 억척스레 김치 300포기를 담글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가끔가다 10포기 담는다.

많게는 하루에 막걸리 2박스(40병)를 팔았는데, 요즘에는 일주일에 1박스 나간다.

지난해 5월 생긴 지리산 둘레길 일부 구간이 매요마을을 지나지 않고 둘러서 가기 때문이다.

"어차피 쓰는 돈이 쌉쌀한 담배 태우는 값인데, 가장 싼 놈이 2000원이니깨 거기 맞춰서 막걸리 값도 500원 올려부렸어."



관광버스 대절해 30~40명씩 오는 단체 산악회는 줄었어도 매요휴게실을 '성지 순례'하듯 찾는 '소수 등산객'들은 여전하다.

할머니는 새벽에 대뜸 밥 좀 차려달라며 찾아와 시래깃국에 밥 말아 준 얘기, 눈밭에서 나타나 '발 좀 녹일 수 있냐'해서 옥장판 켜줬다는 얘기를 늘어놓았다.

15일에도 등산객 두 명이 와서 물만 마시고 머물다, 할머니에게 귤 한 개를 주고 떠났다고 했다.



"사람 많았을 때라도 몰려 와서 막걸리는 잘 안 사묵고, 물만 디립따 쓰고, 똥만 누고 가버려서 돈은 얼마 못 벌었지. 그래도 복작복작하니 재밌었지.

남편 죽고 나선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아 '시장에 나가 젓가락 하나 살 힘'도 없었는데 내가 요 휴게실 하면서 기운 차렸어.

산 타는 사람들이 할매가 휴게실에 없으면 눈물이 뺑 돌 것 같다고 해. 긍디 기자 전화는 무조건 끊어부려. 이제 앞으론 괜히 오지 말어. 정신 사나우니깨 조용히 살고 싶어."

지난해 가을 22명 규모로 산악회를 꾸려 지리산을 등반하던 길에 신씨를 만났다는 유재창(50)씨는 "산꾼들 사이에선 매요휴게실 막걸리를 먹어야 이등병에서 일병으로

진급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했다.

"원래 산행을 하다보면 작은 것도 크게 부풀려서 이야기를 하잖아요. 사실 매요휴게실은 별다를 게 없는 작은 가게죠. 그래도 다들 좋아해요.

저희 일행도 꼭 들러야겠다 싶어 새벽 6시 20분쯤 매요휴게실에 도착해 웅성거리니 할머니가 부스스 잠에서 깨어 막걸리랑 고추랑 양파, 오이를 내왔었지요." (1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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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천국이냐 혹한 지옥이냐… 당신의 '준비'에 달렸다


 

 겨울 산행은 철저히 준비할수록 즐거워진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든든하게 챙겼다면 추위 걱정 없이 겨울 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집 앞 공원에 가듯 대충 입고 나섰다가는 저체온증, 동상 등의 질병까지

얻어 돌아올 수 있다.

겨울 산행이 눈꽃 장관의 천국으로 기억될지, 칼바람과 추위에 맞선 지옥으로 기억될지는 사전 준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력보호용 고글이나 선글라스
   겨울 산행의 묘미는 설경을 감상하는 것. 하지만 눈이 많이 쌓이면 눈에서 반사되는 자외선이 자칫 눈을 자극해 눈물이 나올 수도 있다.

반드시 선글라스나 고글을 착용해 눈을 보호해준다.
  
   모자는 귀마개가 달린 것이 더 좋아
   겨울 산행 시엔 무엇보다 외부에 노출되는 신체 부위를 철저하게 감싸줘야 한다. 발열량이 많은 머리와 귀, 목 부분은 모자나 귀마개, 목도리 등으로 충분히 보온해준다.

 그중 머리는 신체 중 체온을 가장 많이 빼앗기는 부위로, 산행 시엔 반드시 모자를 챙긴다.

모자는 바람으로부터 귀를 보호해줄 수 있는 귀마개가 달린 것이 좋으며, 이왕이면 탈부착 가능한 귀마개 스타일이 유용하다. 머리에 딱 맞으면 보온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방수·방풍 재킷, 내피·외피 구분 디자인이 효율적
   눈과 바람에 노출되기 쉬운 겨울 등산용 재킷은 반드시 방수, 방풍 기능부터 확인하는 게 필수다.

체온을 유지하면서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얇은 옷을 겹쳐 입는다. 무조건

두터운 재킷보다는 내피, 외피로 구분돼 온도에 따라 다양하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 보다 효율적이다.


   
   장갑은 방수 기능과 얇은 보행용 따로 준비
   겨울 산행에 나설 때는 방수 기능의 장갑과 보행용의 얇은 장갑을 모두 준비하는 게 좋다.

보통 난도의 산을 오를 계획이라면 보행용의 얇은 장갑을 끼고 방수용 장갑은 젖지 않도록 보관하고 있다가 날씨가 나빠지거나 날씨가 추워지는 늦은 하산 시 사용한다.


   
   스틱 구입 시 충격 방지 기능 확인
   스틱은 등산 시 체력 소모를 20~30% 줄여줌은 물론 안정감을 주어 전문 산악인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사용하는 게 좋다.

특히 하산 시 발목이나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도와준다. 스틱을 고를 때는 체중을 살짝 실었을 때 약간의 탄성이 느껴지는 게 자신에게 맞는 타입이다.


    
   안전한 하산길을 위한 헤드랜턴
   해가 빨리 지는 겨울에는 굳이 야간 산행 코스가 아니더라도 헤드랜턴을 준비해가는 게 좋다.

살얼음이 끼거나 눈이 내리면 미끄러워 산행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기 때문. 헤드랜턴이 안전한 하산 길을 돕는다.


   
   배낭은 용량 크고 심플한 디자인이 제격
   여름에 비해 보다 부피가 큰 짐이 많아지는 겨울철 산행에는 용량이 큰 배낭이 제격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이므로, 끈이나 액세서리가 많은 디자인은 자칫 얼굴을 때리거나 나무에 걸릴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가볍고 신축성 좋은 바지
   추운 겨울철에도 등산용 바지는 무엇보다 착용감이 편한 것을 선택한다. 가볍고 신축성이 뛰어나 움직임에 제약이 없는 디자인이 우선!

더불어 등산 시 흘리는 땀을 빠르게 밖으로 배출하고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발수, 방수, 투습기능도 반드시 확인해둔다.


   
   눈 대비한 스패츠
   갑작스럽게 내릴 수 있는 눈을 대비해 스패츠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바지 위에 스패츠를 착용하면 눈은 물론 갑자기 풀린 기온으로 질퍽해진 등산로의 흙탕물 등으로부터도 바지와 신발을 보호할 수 있다.

하산 후 스패츠만 벗으면 말끔한 차림으로 귀가할 수 있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양말
   겨울 산행 시엔 양말도 보온력이 뛰어난 발목까지 올라오는 디자인이 좋다.

눈과 비에 신발 내부가 젖더라도 보온력을 유지시킬 수 있는 기능성 등산 양말인지도 확인해둔다. 양말은 하산 후 갈아 신을 수 있도록 여러 켤레 준비하는 게 좋다.


    
   아웃도어 활동에 맞춘 등산화
   등산화도 원하는 아웃도어 활동에 맞춰 고른다.

가벼운 산행이나 러닝을 즐기려면 발을 감싸는 착용감이 좋고 가벼운 러닝화 타입을, 거친 산행도 마다하지않는다면 4조각으로 분리된 뒤축을 통해 땅의 어느 면과도

모두 접촉하게 만들어진 멀티스포츠 슈즈를, 얼음낚시나 한겨울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요량이라면 배터리를 내장해 추운 정도에 따라 온도 변화가 가능한

전기가열 부츠를 추천한다. (101126)

1 체내 열을 반사시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컬럼비아의 옴니히트 보온모자 마운틴 가드.
2 방수, 투습, 방풍 기능의 옴니테크 소재를 사용한 컬럼비아의 겨울용 모자 스폰택 캡.
3 가볍고 뛰어난 방습과 투습성이 특징인 마운틴하드웨어의 알테로 재킷. 입체 재된 슬리브 패턴으로 활동성이 우수하다.
4 초경량 옴니쉴드 소재를사용한 컬럼비아 스타우드 구스다운 재킷.
5 손목 부분에 조절 스트랩(끈)이 있어 폭설이 내릴때도 장갑 속으로 눈이 들어가지 않는 컬럼비아 매직 완즈.
6 체중의 부하를 줄여주면서 가벼운 무게로 휴대가 간편한 컬럼비아 샤프 트레인 폴.

 

 

 

 

1 인체공학적 설계로 착용감이 편한 컬럼비아 맥클렌돈팩. 발수 기능 소재를 사용해 쉽게 더러워지지 않는다.
               2 핫핑크 컬러로 포인트를 준 여성용 백팩인 컬럼비아 앨리어스 팩. 2단 분리 포켓등 수납 공간이 충분해 활용도가 높다.
3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슬림하면서도 편안함을 주는 컬럼비아 스카이캡 레이크 팬츠.
 
                                         4 울퉁불퉁 바위나 산길 등 어디서든 문제없는 컬럼비아 샤스타라비스타 미드-옴니테크. 4륜 자동차를 모델로만들어졌다.

 

 

 

 

 

 


[건강한 겨울 산행법] 체력 자만은 금물… 등산 전후 반드시 몸풀기 해야


 

   기온차가 심한 겨울철 산행은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갑작스러운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을 비롯해 동상 등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겨울철 산행은 차가운 온도 적응만으로도 여름에 비해 에너지 소모가 10~15% 더 크다"는 게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심혈관계나 정형외과적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등산 전 자신의 건강 상태를 반드시 점검하라는 게 박 교수의 조언.

건강한 겨울 산행을 위한 주의사항을 들어봤다.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신체활동량이 적어지므로 운동을 통해 부족한 신체활동을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무리한 운동은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소.

'등산을 마친 후 몸에 무리가 없으면서 하루 정도의 숙면으로 피로가 회복되어 다음번에 또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가 적당선이다.

산행 전날은 따뜻한 식사 후 숙면을 취한다.


◆겨울 산은 땅이 얼고 눈이 녹지 않아 유독 딱딱하면서 미끄럽다. 이때 지형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으면 발바닥과 발목 관절에 피로가 빨리 온다.

이는 곧 무릎관절에 영향을 주므로, 신발과 양말의 올바른 선택이 보다 중요하다.

체감온도와 기상변화가 큰 고지대에서는 전신이 떨리고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며 손발이 차가워지는 등의 저체온증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체온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용품을 반드시 챙긴다.


◆등산 사고의 대부분은 몸이 피로한 상태에서 근육과 관절의 기능이 나빠지면서 생긴다.

그러므로 심장의 갑작스러운 부담과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준비운동은 필수다. 가벼운 스트레칭 체조로 등산 중 많이 사용하는 부위를 충분히 풀어준다.

등산이 끝난 후엔 피로해진 근육을 이완하고 체온을 상승시켜주는 효과가 있는 목욕이 좋다.


◆탈수를 막아주고 체온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따뜻한 음료도 꼭 챙긴다.

땀을 많이 흘리면 체온이 내려갈 뿐만 아니라 체내 모든 기관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근육의 피로를 유발시켜 다리에 쥐가 나는 등의 근육경직 현상을 초래한다.
   적당한 수분 섭취로 땀으로 배출된 칼슘, 비타민, 마그네슘을 보충해준다.

날씨가 춥다고 해서 산행 중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는데, 알코올은 처음에는 체온상승 효과가 있지만 조금만 지나면 발한량이 많아져 오히려 추워지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101126)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

 

 

겨울 트레킹법

얼음과 눈 등 위험요소가 많은 겨울 산행에서 걷는 방법은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트레킹에 있어 스틱 사용을 권장하는데, 이러한 스틱을 이용해서 걷는 것 중 하나가 노르딕 워킹법이다.

트리거가 손바닥까지 대어 있는 일명 '노르딕 스틱'을 사용하는 그 차이다.

'지팡이 걷기'라는 핀란드 대학원생의 논문에서 출발한 노르딕워킹은 현재 전 세계 600만 명이 즐기는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스틱을 이용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을 손으로 분산시켜 관절의 부담을 줄여주는 게 노르딕 워킹법의 핵심으로, 걸으면서 상하체 근육을 모두 사용하는 전신운동을

하게 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도 한국노르딕워킹협회를 중심으로 바른 걷기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한국노르딕워킹협회의 박상신 국제헤드코치는 "두 발이 아닌 네 발로 걸음으로써 무릎이나 하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든다"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적극 추천할

만하다"고 소개한다.

노르딕 워킹 시에는 발바닥의 아치 모양을 그대로 잡아준 트레킹화를 선택하는 게 보다 효과적이다. 폴은 들고 섰을 때 배꼽 높이에 오는 것이 적당하다.

●간단하게 배워보는 노르딕 워킹법

①척추를 곧게 세우고 가슴을 편 뒤 시선은 약간 위쪽으로 10~15m 전방을 주시한다.

②폴을 쥔 손은 구부리지 않고 최대한 곧게 뻗는다. 팔을 움직일 때는 배꼽 높이 이상 올리지 않는다.

③앞으로 뻗을 때는 폴을 살짝 쥐고, 뒤로 뻗을 때는 폴에서 손을 떼고 손바닥으로 밀듯 힘을 준다.

④폴의 각도는 55~65°를 유지하고 걸으면서도 뒷다리와 평행이 되게끔 항상 유지한다.

⑤보폭은 자신의 허리 너비 정도가 적당. 발은 항상 뒤꿈치부터 닿아 발 바깥쪽, 새끼발가락, 엄지발가락 순으로 옮겨간다. (1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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