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명품도시 남양주] 강변따라… 철길따라… 발길따라…
남양주 다산길…다산유적지 중심 13개 코스 팔당~능내역 구간, 가장 인기
탁 트인 팔당호변엔 전망데크·원두막도 갖춰…
끝없이 이어진 저 철길따라 기타를 메고 떠나는 여행길/나무그늘 같은 나만의 Home sweet home/여유로운 저 바람을 타고 So let's fly~ ♬♪♬'그룹 부가킹즈와 윤도현의 '여행길' 주인공처럼 철길따라 바람 타고 떠난다.
상념의 등짐은 벗어던지고 '자유의 배낭'만을 들쳐멘 연인들이 돌밭 징검다리를 유유히 넘는다.
암흑의 터널도 이날만은 더 이상 암흑이 아니다. 기적 소리는 간데없고 연인들의 함박웃음만이 나풀나풀 하늘로 치솟고 강변으로 퍼져 나간다.
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옛 중앙선 폐철로 길, 다산유적지·연꽃단지를 둘러가는 길, 예봉산과 운길산 등을 둘러가는 산지형 자락길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활용한 남양주 트레일 코스 '다산길'이 인기를 끌고 있다.
- ▲ 상쾌한 강바람 맞으며 여유롭게 철길을 거닐어보는 것은 쳇바퀴 같은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큰 행복이다. 옛 중앙선 폐철로 팔당역~능내역 구간을 연인들이 산책하고 있다. / 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남양주가 조선시대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을 배출한 실학도시라는 고장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이름 붙인 '다산길'은
남양주 전역에 걸쳐 모두 13개 코스, 총길이 169.3㎞로 조성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개통을 시작, 현재까지 8개 코스가 완성됐다. 나머지 5개 코스는 올해 6월까지 조성 완료된다.
〈지도〉 코스마다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7~8시간까지 걸리는 트레일이다.
철길 트레일 코스는 조안면 다산유적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한강나루길(1코스)과 다산길(2코스), 새소리명당길(3코스) 등 3개의 트레일이
이 구간을 지나간다.
강변따라 철길 여행과 호젓한 시골길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산책길이다.
도심역과 운길산역 간 숲길을 가로지르는 큰사랑산길(4코스), 운길산과 피아노화장실 간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가는 문안산길(5코스),
피아노화장실에서 모란공원을 거쳐 매봉산에 이르는 머재고개길(6코스), 남양주시청에서 가곡리 은행나무까지 20여㎞에 이르는 마치고개길(7코스),
단종의 비가 묻힌 사릉에서 마치고개까지 이르는 사릉길(13코스)은 아기자기한 산과 숲이 이어지는 트레일로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걷는
재미를 만끽하게 한다.
개장된 코스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팔당역~능내역 간 철길을 따라 걷는 구간이다.
새들도 편히 쉬어가는 마을(鳥安面)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한결 더 어머니 가슴속 같은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새소리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이래서 어느 저자는 이 마을을 '대한민국 최고의 명당' 중의 하나로 꼽았나 보다.
강변을 따라 시원하게 뚫린 폐철로에 올라 드넓은 팔당호의 풍광을 바라보며 거니는 묘미가 이색적이다.
철길 옆 팔당호변에는 전망데크와 원두막도 갖춰져 있다. 평평한 흙길이 군데군데 펼쳐져 맨발로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다산유적지~연꽃단지~토끼섬~능내역~마재성지를 거친뒤 다시 다산유적지로 되돌아 오는 길목에는 아기자기한 볼 것들도 널려있다.
팔당역~능내역 간 폐철로 구간을 거닐던 중 급한 몸신호가 온다.
일을 어디서 처리하나 아쉬워하던 차에 유명한 '봉주르'라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 나온다.
연인과 나들이객으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북적거리는 곳이다. 이곳에 놀러온 사람들이 짧게 철로를 거닐어보기 위해 너도나도 서성거린다.
한적한 시골마을길과 폐철로, 산길과 들길이 어우러져 한강과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스라한 옛 정취를 풍기는 철길을 거닐 수 있는 것은 4월 초까지 뿐이다.
이후부터는 서울~양평까지 자전거도로 조성공사가 본격 시작되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팔당역~양평 구간의 폐철로를 팔당역~능내역 구간만 남기고 이미 모두 철거했다.
팔당역~능내역 구간은 폐철로는 유지하고 바닥을 자전거도로로 포장공사한다지만 지금 같은 옛 정취를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남양주시 산림녹지과 이창균씨는 "다산길의 강변철로, 시골길, 산길을 한번 걸어보면 누구나 매료되게 마련"이라며
"13개 코스가 올해 6월까지 완성되면 외지에서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게 돼 지역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1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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