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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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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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한 마리 날아와 우는 아침
이여삐 전해 오는 기별에
환히 밝아오는 겨울 빛


먼 산간 마을에는
반가운 사람을 맞이하러
남빛 연기가 길 따라 피어오르고


겨울나무 가지에 쌓인
함박눈이 한 웅큼 떨어져 내릴때
환한 빛 속으로 날아가는


까치 한 마리
적요한 겨울을 흔들던
꽁지가 나무 가지 우름위에 새하얗다

 

 

      - 김달진 <겨울 아침>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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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길은 사통팔달(四通八達)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길을 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 천상병 <바람에도 길은 있다> 인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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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종호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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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살아도

온 세상이 평화롭게

이틀을 살아도

사흘을 살더라도 평화롭게

 

그런 날들이

그날들이

영원토록 평화롭게

 

   = 김종삼 <평화롭게>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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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당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곱게 지켜

곱게 바치는 땅의 순결

그 설레이는 가슴

보드라운 떨림으로

쓰러지며 껴안을

내 몸 처음 열어

골고루 적셔 채워줄 당신

혁명의 아침같이

산굽이 돌아오며

아침 여는 저기 저 물굽이같이

부드러운 힘으로 굽이치며

잠든 세상 깨우는

먼동 트는 새벽빛

그 서늘한 물빛 고운 물살로

유유히

당신, 당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용택 <섬진강11 - 다시 설레는 봄날에 >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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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봄에 눈을 떴다가

  한여름 뙤약볕에 숨이 차도록

  빛나는 기쁨으로만 헐떡이던 것이

  어느새 황금빛 눈물이 되어

  발을 적시누나.

 

 

  나뭇잎은 흙으로 돌아갈 때에야

  더욱 경건하고 부끄러워하고,

  사람들은 적막한 바람속에 서서야

  비로소 아름답고 슬픈 것인가.

 

 

  천지가 막막하고

  미처 부를 사람이 없음이여!

  이제 저 나뭇잎을

  우리는 손짓하며 바라볼 수가 없다.

  그저 숙이는 목고갯짓으로

  목숨은 한풀 꺾여야 한다.

  아! 묵은 노래가 살아나야 한다.

 

 

    - 박재삼 <지는 잎 보면서>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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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보생명의 핵심가치인 '정직과 성실'을 주제로 사내 공모를 통한 창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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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을 날이 오리라

바람부는 날이 오리라

그리하여 잠시 침묵할 날이 오리라.

 

 

겨우내

떨리는 몸 웅크리며

치렁치렁한 머리칼도 잘리고

얼어붙은 하늘 향해

볼 낯이 없어, 피할 길이 없어

말없이 그저 꼿꼿이 서서

떨며 흔들리리라.

 

 

푸름을 푸름을 모조리 들이마시며

터지는 여름을 향해

우람한 꽃망울을 준비하리라.

 

 

너희들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너희들은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고

너희들은 형님을 형님이라 부르고

너희들은 누나를 누나라 부르고

동생을 동생이라고 처음 부르던

이땅을 부등켜 안고.

 

 

결코 이 겨울을 피하지 않으리라

결코 이 땅을 피하지 않으리라.

이 곳 말고 갈 수 있는 땅이

어디 있다더냐.

 

 

헐벗은 날이 오더라도

떨 날이 오더라도

침묵할 날이 오더라도.

 

 

  - 조태일 <꽃나무들>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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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 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 벌려 껴안아 보는
너,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이성부 <봄>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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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릿가 감들은 떫은 물이 들었고
맨드라미 촉계는 붉은 물이 들었다만
나는 이 가을날 무슨 물이 들었는고


안해박은 뜰 안에 큰 주먹처럼 놓이고
타래박은 뜰 밖에 작은 주먹처럼 놓였다만
내 주먹은 어디다가 놓았으면 좋을꼬.

 

   - 서정주 <추일미음(秋日微吟)>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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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태양을 쳐다보다가 소경이 되어버리고 싶은 때가 왜 없겠는가
그대를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하였다
이웃을 사랑한다며
세상을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하고 말았다

 

시궁창 미나리밭 밭머리 개구리들이 울고 있다

 

      - 고은 <순간의 꽃>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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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
여인네 맵시 위에 -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이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진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순이 뻗어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
잃어버린 날이 그립구나.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아니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다리모양 내 맘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 노천명 <푸른 오월>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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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 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 김용택 <사람들은 왜 모를까>& 이철수 판화집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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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경전 <아함경>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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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숨막히며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역사이다
역사란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부터
미래의 험악으로부터
내가 가는 현재 전체와
그 뒤의 미지까지
그 뒤의 어둠까지이다


어둠이란
빛의 결핍일 뿐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길이 없다
그리하여
길을 만들며 간다
길이 있다
길이 있다
수많은 내일이
완벽하게 오고 있는 길이 있다

 

 

 

    - 고은 <길>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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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은 <낯선 곳> & 사무엘 울만 <청춘>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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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은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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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이고
당신을 위한 사랑의 행위가 되며
그 행위 자체
아니, 사랑의 행위 그 이상의 것이 됩니다.
 
우리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삶을 억제하라고
서로를 얽매어서는 안 됩니다.
삶을 억제함은
우리 사랑의 종말인 까닭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우리 관계가 창의력을 불어넣는 것이며
갈등 속에서
일치하고자 주력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최고의 삶이며
최고의 삶은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 서은영 <최고의 삶>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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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은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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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라
낯선 곳으로

 

아메리카가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 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그대 떠나라

 

아기가 만들어낸 말의 새로움으로
할머니를 알루빠라고 하는 새로움으로
그리하여
할머니조차
새로움이 되는 곳
그 낯선 곳으로

 

떠나라
그대 온갖 추억과 사전을 버리고
빈주먹조차 버리고

 

떠나라
떠나는 것이야말로
그대의 재생을 뛰어넘어
최초의 탄생이다 떠나라

 

 

                      -고은 <낯선 곳>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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