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심리학 시간에 학생들은 각기 실험용 쥐 한 마리씩을 받았다.
한 학생은 자기 쥐에게 파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는 그 쥐가 거의 인간에 가까운 지능을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어느 날 파이의 임자는 파이가 새로운 재주를 배웠다고 떠들어댔다.
그는 파이를 보고 실험실 조교를 가리키며 “파이, 이 사람을 물어봐! 물어뜯어!” 하고 소리쳤다.
그런데 파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실험실 조교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나가버렸다.
그러자 파이의 임자가 큰소리로 말했다.
“보라구. 내가 이 녀석한테 도덕을 가르쳤거든.”
음악학원의 학생 관현악단인 우리는 지독한 완벽주의자로 이름난 외부 초빙 지휘자를 맞이하여 모두 떨고 있었다.
첫날 첫 연습시간에 그 지휘자는 우리가 선택한 작품들을 연주해보게 했다.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의 연주가 끝나자 그 사람은 지휘봉을 내려놓고 잔기침을 하더니 빙그레 웃었다.
우리는 우리의 연주솜씨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구나 하고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윽고 지휘자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은 작곡가들이 의도한 대로 정확히 연주하는군요!” 우리는 으쓱해졌다.
그러나 그는 말을 이었다. “여러분이 연주한 멘델스존의 작품은 악몽 그 자체였고, 슈베르트의 곡은 오히려 미완성으로 끝내는 것이 더욱 좋을 뻔했고,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은 그야말로 비참했습니다.”
딸아이는 대학에 다니기 위해 집을 떠나면서 자기가 기르던 화초와 금붕어를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내게 맡겼다.
나는 화초를 가꾸는 일에는 영 서툴렀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화초들은 금방 시들어버렸고 나는 이 사실을 딸아이에게 지체없이 알렸다.
어느 날 딸아이가 집에 전화를 걸었다.
창피한 일이지만 나는 금붕어 마저 죽었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딸아이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마침내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이렇게 물었다. "아빠는 무사하세요?”
우리는 작문시간에 로맨틱한 배경을 묘사하는 글을 써보라는 과제를 받았다.
원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자기들이 쓴 역작을 소리 높여 낭독했는데, 장작이 타면서 불꽃이 튀는 소리, 은은히 비추는 등불, 조용한 음악 등 흔히 듣는 표현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런데 단 한 사람, 아주 이례적인 정경을 묘사한 여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의 글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집안이 조용하다. 아이들이 다 나가고 없다.”
강의실에 들어선 내 친구는 흑판에 이런 호소문이 적혀 있는 것을 보았다.
“물리학 교재를 분실했음. 절실하게 필요함. 되돌려주는 사람에게 손수 만든 식사를 대접하겠음. 전화번호 555-8627".
내 친구는 자기의 물리학교재를 꺼내놓고 반가운 반응을 기대하면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여학생은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사실은 지난 3시간 동안 내 책이 일곱 번이나 나타났단 말예요"
위스콘신대학교에 다니는 딸을 보러 그애가 자취를 하고 있는 학교 근처 하숙집으로 찾아갔다.
좀 늦게 도착했더니 딸은 없고 잠긴 문에 이런 쪽지가 붙어 있었다.
“아빠, 죄송해요. 수업이 있어서 나가요. 그렇지만 들어가서 편안하게 쉬고 계세요. 다음 숫자를 돌리시면 자물통이 열릴거예요.
1) 몇 년 전에 리크가 여섯 살이었나?
2) 27년 전의 엄마 나이
3) 1957년의 아빠 나이.”
물론 나는 곧 문을 열 수 있었다.
'웃다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일,저런 일 (794) (1) | 2023.01.07 |
---|---|
이런 일,저런 일 (793) (0) | 2022.12.08 |
이런 일,저런 일 (791) (0) | 2022.11.08 |
이런 일,저런 일 (790) (0) | 2022.11.08 |
이런 일,저런 일 (789) (0) | 2022.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