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던 때의 일. 
CPX훈련으로 정신이 없던 어느 날 밤, 중대장의 호출전화를 받았다. 
풀어놓고 있던 전투화, 탄띠, 철모 등을 허겁지겁 착용한 나는 옆에서 졸고 있는 통신장교에게 보고를 하고 상황실로 가는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도중에 웬 장교가 나를 뚫어지게 쏘아보길래 황급히 경례를 붙였다. 
상황실 문을 열고 막 보고를 하려는데 중대장의 호통이 떨어졌다. 
“이봐 오상병! 누가 자네를 그만큼 진급시켜 줬나?” 
“네?” 이쪽저쪽에서 킥킥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째 좀 이상하다 싶어 번개 같은 동작으로 철모를 벗어보니까 맙소사, 대위 계급장이 붙어 있는 우리 통신장교 철모가 아닌가?

 

 

 




우리 스위스 연대의 장병 대부분이 부활절 휴가를 떠난 뒤 나는 멀찍이 떨어진 막사 한쪽 모퉁이에서 야간경계근무를 섰다. 
별일 없으리라고 생각한 나는 초소에서 편안하게 드러누워 있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누가 어깨를 두드리는 바람에 눈을 뜬 나는 별을 잔뜩 단 장군이 서 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 일어나 경례를 붙이려 했다.
“괜찮아, 젊은 친구.” 장군은 다정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말이야, 자넬 깨우는 사람이 선임하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게.”

 

 

 




야전근무기간을 끝낸 존스상병은 미군 모병센터에 재배치되어 신병들에게 그들이 정부로부터 받게될 혜택, 특히 미육군보험제도에 대해 알려주는 일을 하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존스상병은 거의 100%에 이르는 보험판매고를 기록했다. 
어느 날 장교 한 사람이 그 비결을 물어 보는 대신 방 뒤쪽에 서서 존스상병의 판촉강의를 들어보았다.
존스상병은 신병들에게 미육군보험의 기본적인 사항을 설명한 다음 이렇게 말을 이어나갔다. 
“육군보험에 가입하고 나서 전투에 참가해 사망할 경우, 정부는 보험 수혜자에게 3만 50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여러분이 육군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전투에 참가해 사망할 경우에는 정부는 최고 3000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존스상병은 신병들을 쓱 훑어보더니 말을 맺었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어느 쪽을 먼저 전투에 내보낼거라고 생각하는가 ?”

 

 

 





2차대전중 영국 선박에 대한 독일군의 공격이 절정에 이르자 영국 해군본부 작전실은 부산한 가운데 긴장감이 감돌았다. 
해군 여성봉사대원들은 벽에 걸린 커다란 대서양지도에 북쪽으로 항해중인 함정의 위치를 표시하는 깃발을 옮기느라 사다리 위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시찰 나온 고위인사를 당직장교가 작전실로 안내해 들어왔다. 
"각하, 어떻습니까?” 당직 장교가 조심스럽게 묻자 그 고위인사가 대답했다. 
“저 여성봉사대원들에게 모두 바지를 입히든가, 아니면 호송선단을 몽땅 남대서양으로 이동시키든가 하게.”

 

 

 





내가 로디지아육군 훈련조교로 있을 때, 한 동료가 신병들을 부대내 매점에 데리고 가서 술을 한잔 샀다. 
흥겹게 마시고 난 뒤 다음날 아침 눈을 뜬 그 동료는 자기가 신병들의 내무반에서 잠을 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열시간 전에 방을 깨끗이 정돈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달은 동료는 신병들에게 침대를 거꾸로 엎으라고 명령했다.
잠시 후 검열을 하러 온 중대선임하사는 난장판을 보고 노발대발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선임하사님.” 동료가 나섰다. 
“내무반 청소상태가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 침대를 거꾸로 엎고 다시 치우라고 했습니다.” 
“그래? 좋아. 기강을 바로잡으려고 그랬다니.” 선임하사가 말했다. 
“그러나 완벽한 것을 기대하진 말게. 아직 신병들이니까."

 

 

 




우리 고장의 육군지원예비군본부에 가니 좁은 길 옆 잔디밭 가장자리가 대형차량에 짓밟혀 있었다. 
부근에는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쓰인 조그마한 팻말이 진흙탕 속에 넘어져 있었다. 
다음에 들렀을 때 그 팻말은 두 배나 큰 것으로 바뀌어 있었으나 잔디밭은 여전히 바퀴자국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그 다음에 또 들렀을 때 망가진 곳은 보수되었고 새로운 잔디가 자라고 있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근처에 있는 팻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위험- 지뢰가 잔디밭 가장자리에 묻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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