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주 오크빌에 위치한 셰리단대학교에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 중 한 사람은 87살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매학기 거르지 않고 열심히 등록을 했다.
나는 할머니에게 졸업장을 신청해보라고 권했다.
"더 기다리실 것 없잖아요 ?"
일주일 후 학적과에 막 다녀온 할머니가 교실로 들어왔다.
"내 신청서가 받아 들여졌어요 !" 기쁜 표정으로 할머니가 말했다.
"게다가 학점 전입까지 인정해준대요.따라서 필수과목 중 하나는 안 들어도 된대요 !"
"어떤 과목인데요 ?" 내가 물었다.
할머니는 과목안내서의 한 줄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취업 계획'
내 친구는 얼마 전에 경보장치를 설치했다.
그후 손주들이 놀러와서 경보음이 울리는 걸 듣고 싶다고 졸랐으나 그는 이웃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손주들이 떠날 때 잠깐만 경보를 울려보기로 했다.
이튿날 아침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어젯밤에 도둑이 들었었나요 ?" 경찰이 물었다.
내 친구가 그런 적이 없다고 하자 그러면 경보음을 울렸느냐고 물었다.
그는 겁을 집어먹고 손주들이 졸라서 잠깐 들려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설명인즉 경보음이 울린 순간 옆집에 도둑이 들어왔다가 경보음을 듣고 놀라서 훔친 물건들을 모두 놓고 도망갔다는 것이었다.
오타와시에 야생동물이 많이 산다는 사실에 놀란 나는 어느 날 시간을 내서 북미산 마멋을 사진에 담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전에 마멋 몇 마리를 목격했던 장소를 향해 떠났다.
작은 언덕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카메라를 얼굴 바로 앞에 설치한 채 한 시간을 기다렸지만 마멋은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뜨거운 햇빛과 쥐가 난 손가락 때문에 나는 마멋의 사진을 찍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장비를 모두 거두어 들이고 카메라를 가방에 넣은 다음 집으로 가려고 일어났다.
그러나 나는 두마리의 살찐 마멋이 내 가방에서 내려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카라치로 부터 파리까지 비행도중 객실을 지나가던 조종사가 안내견을 대동한 한 맹인 승객을 보았다.
동물애호가인 조종사는 비행기가 아테네에 기착하면 개를 데리고 활주로를 잠시 산책해도 좋겠느냐고 그 맹인에게 물어보았다.
제의는 기꺼이 받아들여졌다.
그날은 하늘에 구름 한 점없는 매운 더운 날씨였다.
조종사는 햇빛이 너무 강렬해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활주로를 몇백미터 산책한 다음 개를 앞세우고 비행기로 되돌아갔다.
마침 한 떼의 새로운 승객들이 그 비행기를 타려는 참이었다.
안내견을 대동한 조종사를 본 승객들은 당혹한 표정으로 트랙에 우뚝 멈춰섰다가는 발길을 돌려 터미날 건물로 되돌아가 다른 항공편으로 티켓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어느 공원에 남자와 여자의 동상이 서있었다.
두 동상은 대좌 위에서 마주보며 마치 서로 만지려는 듯이 팔을 뻗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천사가 나타나 물었다.
"내가 너희에게 생명을 선물할까 ?"
동상들은 그렇게 해 달라고 했다.
너무도 오랜 세월 거기 서 있던 그들의 연모의 정은 너무도 강렬해서 비록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생명을 선물로 준다면 꿈처럼 황홀할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너희에게 30분 동안 생명을 선물로 주마" 천사가 말했다.
한 쌍의 남녀로 변한 동상들은 뛰어내려 덤블 속으로 사라졌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나뭇잎이 날렸다.
"정말 멋있었어요." 여자의 동상이 자기의 대좌 위로 기어 올라가면서 말했다.
"기막힌 경험이야." 남자의 동상도 말했다.
천사가 그들을 쳐다보며 말해 주었다.
"하지만 아직도 15분이 더 남아 있는걸."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자의 동상이 뛰어내리더니 여자의 동상을 바라보며 말했다.
"좋았어 ! 그러니까 이번에는 네가 그놈의 비둘기를 잡고 있어.그래야 나도 그놈한테 실컷 분풀이를 할 테니까."
내가 새벽 6시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잠이 깨지 않은 여자의 목소리가 응답했다.
전화가 잘못 걸렸다는 걸 알고 나는 사과를 한 뒤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다시 다이얼을 돌렸는데 똑같은 목소리가 나와 여전히 잘못 걸렸다고 내게 말했다.
다시 사과의 말을 시작하는데 그 여자가 말허리를 잘랐다.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지금 커피 한잔을 끓여 들고 창가에 앉아 아름다운 해돋이를 즐기구 있거든요. 저를 깨우지 않으셨다면 저 멋진 광경을 놓쳤을 거 아녜요 ?"
'웃다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일,저런 일 (753) (0) | 2021.03.31 |
---|---|
이런 일,저런 일 (752) (0) | 2021.03.31 |
이런 일,저런 일 (750) (0) | 2021.03.13 |
이런 일,저런 일 (749) (0) | 2021.02.24 |
이런 일,저런 일 (748) (0) | 2021.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