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살다 보니 괴로운 일도 많고 기쁜 일도 많다.
하루는 열 한 살짜리 딸아이가 제 용돈으로 선물을 사왔길래 한편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하여 딸을 바라보았다.
딸아이는 선물을 내밀며 "엄마는 맨날 일만 하시는데 아무도 그걸 알아주지 않잖아 !"하고 말했다.
나는 약간 자책감을 느끼며 "그렇지만 아빠도 힘들게 일하시는 걸,뭘"하고 말했다.
그랬더니 딸아이는 "알아요.엄마, 하지만 아빠는 불평을 안 하시니까요."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만원버스를 타고가다가 건너편 좌석에 사촌언니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사촌언니는 내 동생이 뇌막염에 걸린 걸 모르고 있어서 나는 그 차종지종을 큰 소리로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의사는 걔가 감기가 아니라 뇌막염에 걸렸다는 걸 어떻게 알아냈을까 ?"하고 언니가 물었다.
"걔한테 고개를 굽혀 턱을 가슴에 대어 보라고 하더래.그런데 목이 영 굽혀지지 않더라는 거야."하고 대답하며 나는 내가 너무 큰 소리로 말해서 딴 승객들한테 실례가 되지 않았나 하여 버스 안을 슬쩍 휘둘러 보았다.
그랬더니 절반 가량의 승객들이 턱을 가슴에 붙인 채 나를 주시하며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신문재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저택을 구경하던 우리는 손님 숙소의 호화로운 장식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안내원의 말에 의하면 허스트는 손님이 필요한 것에 대해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행사에 맞는 적절한 복장까지 언제나 잊지 않고 마련해 놓는다는 것이었다.
집안 하인들이 그 옷들을 준비하고 또 사용한 다음에는 가져다가 세탁한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관광객 가운데 한 여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우리 집 아이들이 해주기를 바라는 대로 해주는군요 !"
우리 옆집에 사는 총각 한 사람이 코네티컷주에 사는 자기 부모 집의 일부 가구를 텍사스주로 옮기게 되었는데 이삿짐센터의 트럭이 그 사람보다 먼저 도착하게 돼 있어 우리 집 사람이 트럭이 도착하면 문을 열어주기로 했다.
트럭이 토착하기로 예정된 날 새벽 4시 반쯤 전화벨이 울렸다.
우리가 사는 휴스턴 교외에 도착한 트럭운전수가 시내로 들어오기 전에 집의 자세한 위치를 알아보려고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집사람은 트럭운전수하고 잠시 얘기를 나누더니 다시 잠자리로 들어왔다.
"그 불쌍한 운전수한테 그렇게 빙빙 돌게 길을 가르쳐 주면 어떻게 해 ? 한 시간이나 더 걸리잖아 ?"
내가 소리를 질렀다.
"누가 그걸 몰라요 ?" 아내가 대꾸했다.
"어서 불이나 꺼요 !"
회사의 중역이 부하직원에게 어째서 또 지각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번엔 제 잘못이 아닙니다.저희 집 건너편에 사는 여자 때문이지요. 그 여자는 성미가 어찌나 까다로운지 스키를 타러 갈 때엔 완전무결한 스키복장을 하고,조깅을 할 때엔 조깅복을 차려입는 답니다.그리고 출근할 때엔 또 사무실에 맞는 차림을 하고요."
"아니,그게 어떻단 말인가 ?"
"아 그런데 글쎄 오늘이 그 여자 생일이란 말씀입니다."
우리하고 가까운 곳에 계시고 싶어서 부모님이 뉴저지주로부터 인디애나주로 이사를 하시게 됐다.
그런데 두 분은 책을 모두 우편으로 우리에게 부쳐셨다.
무거운 책이 든 상자들이 매일 도착했는데 우편집배원은 불평없이 그 상자들을 집안으로 들여 놓았다.
그가 17번째 책상자를 들고 낑낑대면서 들어오는 걸 보고 나는 좀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우리 부모님들이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오시거든요"하고 말했다.
그러자 그 우편집배원은 갑자기 맥빠진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삿짐을 몽땅 우편으로 부치실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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