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내가 근무하던 회사는 출입구 통제가 다른 회사보다 좀 심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외판원들이 용케 직원들에게 접근하곤 했다.
어느 날 내가 근무하는 부서에 외판원 한 사람이 들어와 한참 설명을 하고 있는데 때마침 부장이 들어왔다.
"수고가 많으십니다.앉으시죠" 부장이 말했다.
쫓겨날 줄 알았던 외판원은 부장의 예의 바르고 다정한 말투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부장은 "잠깐 기다리시죠.전화를 좀 할 곳이 있어서요"라고 말하더니 경비실에 전화를 했다.
"여기 잡상인이 들어와 있는데 도대체 근무를 하는거요 뭐요"

 

 

40살이 좀 넘은 오빠가 70대인 어머니,아버지와 삼촌 내외를 차에 태우고 우리가 살고있는 주의 인접주에서 열리는 

학교 동창회에 가게 되었다.
차에 타고 있는 노인들은 아침 내내 제발 과속하지 말라고 잔소리를 했다.
주 경계선을 넘어서자마자 텍사스 고속도로순찰대원이 과속을 이유로 오빠의 차를 길옆에 세웠다.
오빠는 차에서 나오더니 과속을 시인하고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어떤 딱지를 떼든간에 차 안의 노인들이 내게 퍼부을 꾸지람보다는 나을겁니다"

 

 

목사님이 또박또박 정확한 말을 써 가며 혼전 성행위에 관해 설교를 했다.
섹스는 좋은 것이나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는 참아야 한다는 것이 설교의 요지였다.
회중은 이상하게도 조용했다.
설교가 다 끝나 갈 무렵,성가대 지휘자였던 내 남편은 여러 사람들이 웃음을 참느라고 진땀을 빼고 있는 걸 알아챘다.
억지로 웃음을 참고 있는 사람들 중에 나도 끼어 있었기에 남편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다가 나중에 그 이유를 깨달았다.
설교에 뒤이어 부르기로 한 찬송가 제목이 "오,왜 오늘밤은 안되나요 ?"였기 때문.

 

 

결혼 18주년을 맞이한 날,아버지는 그때까지 어머니에게 줄 선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 어머니와 함께 쇼핑을 가기로 결정하셨다.
아버지는 조그만 가게 안에서 진열된 상품을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일렬로 놓여 있는 뮤직박스에 눈길이 미쳤다.
그런데 아버지가 선물을 고르려 할 때마다 어머니가 불쑥 나타나 무엇을 사려는지 알아보려고 열심히 기웃거리셨다.
마침내 아버지는 그냥 제일 근사해 보이는 뮤직박스를 고르셨다.
그날 저녁 어머니가 선물꾸러미를 풀어 안에 든 뮤직박스의 뚜껑을 열자 이런 가락이 흘러나왔다.
"이제 안녕,당신을 알고 지낸 나날이 즐거웠소."

 

 

우리 어머니는 보통 때는 무척 예의바르고 엄격한 편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빈정거리는 말씀도 잘 하신다.
어느 일요일 오후에 내 친구들이 애기를 낳은 지 얼마 안되는 친구 부부를 찾아가는 길에 우리 집엘 들렀다.
우리들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친구가 남편을 보고 "여보,이제 그만 가 봅시다.애기가 잠이 들어버리면 어떡해요."
이 말을 듣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셨다.
"아마 자라서 어른이 돼 있을걸."

 

 

아들만 셋인 우리 집에 네째아이로 첫딸인 미간이 태어나자 오빠가 된 아들들이 아기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다.
4살짜리 제임스는 미간을 보더니 "얘는 여자아이니까 아기를 낳을 수 있겠네."하고 말했다.
내가 그건 사실이지만 그렇게 되려면 앞으로 한참 기다려야 한다고 했더니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미간이 아기를 낳지 못하게 할거야.우리 집엔 벌써 아이들이 너무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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