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는 친구 두 분과 함께 켄터키주에 매물로 나와 있는 농장을 가보시고는 아주 흡족해 하시며 바로 토지를 매입하겠다고 결정하셨다.
농장 주인도 기분이 좋아서 그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겠으며 자기가 그 지방 변호사와 서류를 작성하는 동안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조치 하겠다고 말했다.
그 농부가 식당에 전화를 해서 식사비는 자기가 내는 것이라고 말하자, 전화를 받은 여종업원은 난감해했다.
"선생님이 식대를 지불하실 세 사람을 제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지요 ?"
여종업원이 물었다.
"세 사람이 식사 후에 일어서서 돈을 내지 않고 가면 바로 그 사람들일거요."
농부는 대답했다.

내가 사는 로스앤젤레스로 찾아오신 어머니는 인기있는 쇼핑센터를 두루 둘러 보겠다고 작정하셨다.
어머니는 창밖에서 상점 안을 구경하시다가 테이블이 독특하게 진열된 어느 상점으로 들어가셨다.
각 테이블마다 특이한 아마포로 만든 식탁보, 고급 도자기, 은그릇과 크리스털 그릇들이 놓여 있었다.
금전등록기 뒤에 있던 젊은 여점원이 도와드릴 일이 있느냐고 물었으나 어머니는 그냥 구경만 하는거라고 정중히 거절하셨다.
어머니는 여점원이 계속 바라보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도 근 한 시간 동안 갖가지 도자기와 그릇들을 이리저리 뜯어보셨다.
점원에게 잘 보았다고 말하며 상점을 나오는 순간 어머니는 당신이 그때까지 멋진 식당에 있는 테이블 집기들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셨다.

어느 일요일 예배시간에 목사님은 신자들에게 어떤 소망을 담아 기도를 올리고 있는지 물으셨다.
병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든가 교우가 세상을 떠났을 때 도와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등 흔히 듣던 대답이 나왔다.
그런데 마지막 대답을 듣는 순간 어둡던 분위기가 확 밝아졌다.
어느 부인이 일어나서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내 손녀딸이 16번이나 떨어지다가 이번 주에 운전면허증을 받았어요.
우리 모두 사고를 당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우리 할아버지는 그동안 저축해오던 통장을 털어서 신형 위성TV를 구입하셨다.
그것을 설치하고 난 할아버지는 뒤뜰에 커다란 접시형 위성 안테나를 세우고 손에는 어마어마한 리모컨을 들고 계셨다.
온 식구들이 첫 시사회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할아버지는 안락의자에 앉으셔서
세계 각국의 수백 개 채널을 돌리기 시작하셨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서 안테나가 계속 돌다가 마침내 멈출 때까지 보고 있었다.
식구들이 도대체 할아버지가 무슨 프로를 보시기로 했는지 거실로 돌아와보니 할아버지는 의자에 곤히 잠들어 계셨다.

나무가 전혀 없는 곳에서 여러 해 동안 살았던 나는 숲속의 집으로 이사하게 되자 몹시 흥분이 되었다.
집 앞 산책로 옆에서 묘목이 한 그루 자라나기 시작하자 나는 너무나 기뻤다.
나는 그 어린 묘목에 비료와 물을 주고 포근한 사랑의 손길로 한껏 보살펴주었다.
하지만 묘목은 자꾸만 허약해지는 듯했다.
비료를 더욱 많이 주었지만 살기는 힘들 것 같았다. 나는 낙심천만이었다.
어느 날 밤 남편과 함께 집에 돌아온 나는 남편이 그 나무를 땅에서 홱 뽑아버리는 걸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왜 그러는거예요 ?"
"이 멍청한 나무가 몇 주 동안이나 제초제를 쓰는데도 죽지를 않는구려."

우리 집 애견 젤다는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버릇이 있다.
아버지와 나는 항상 트럭 밑으로 기어들어가 젤다를 끌어내곤 했다.
언젠가 우리는 한 시간 내내 젤다를 찾아 헤맸지만 결국 못 찾았다.
혹시 차에 치지 않았나 걱정을 하면서 이웃집에 들러 젤다를 보지 못했느냐고 물어보았다.
"저기 있는 게 당신네 개 아닌가요 ?"
그가 우리 뒤쪽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우리 픽업트럭 뒤칸에 젤다가 앉아 있었다.
젤다는 우리가 픽업트럭을 타고 찾아 헤매는 동안 내내 그곳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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