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 집에 들어가 보니 집에서 기르는 개가 얼굴에 온통 하얀분가루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빈 약병이 마룻 바닥에 뒹굴고 있길래 재빨리 약물중독 응급 치료소에 전화를 걸었다. 
“방금 우리집 개가 제산제를 무더기로 먹었는데 어떡하죠 ?”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물었다.
당직 의사는 직원들과 한참 의논을 하더니 낄낄대고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저희들 생각 같아서는 개를 데리고 나가서 양념을 아주 맵게 한 멕시코 음식을 사 먹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은데요.”

 

 

<살만큼 살았음>

 

새로 태어난 아기를 기르랴 제법 큰 농장 관리를 하랴 남편과 나는 항상 손놓을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아랫 마을에 사는 농부 하나가 우리 집에 들렀다가 하는 말을 듣고 

자나깨나 농작물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이 우리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농부는 잠자리에 누워 있는 우리 아기를 들여다보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아따 그 녀석,꼭 호박 자라듯 하는구만."

 

 

<기차놀이>

 

나하고 라켓볼을 함께 치는 친구는 시합에서 지든 이기든 전혀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같이 게임을 할 때였다. 
나는 그날따라 유난히 공이 잘 맞는데 비해 그는 무척 고전을 하고 있었다. 
그가 치는 공은 빗맞기가 일쑤였고 어쩌다 맞힌 공은 내가 치기 좋게 내쪽으로 오는 바람에 

나는 쉽게 점수를 따곤 했다. 
그래도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결국 경기는 내가 이기는 것으로 끝이 났다.
잠시후 그 친구는 천천히 공 있는 곳으로 걸어가더니 공을 집어든 다음,그것을 꽉 깨물어 버렸다.

 

 

<이게 뭐냐? ㅎ ㅎ>

 

2주간의 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한 구멍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가게 주인여자가 “그래,모두들 재미있게 지내셨수 ?” 하고 물었다.
“정말 신나게 놀았죠. 그런데 지금 우리가 야영을 하러 출발하는 게 아니라 돌아오는 길이라는 걸 

어떻게 아셨죠 ?”
그랬더니 주인여자는 뻔한 것 아니냐는 듯한 투로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야 뻔하잖수. 얼굴은 햇볕에 타고 몸에서는 장작불 냄새가 나는데다 머리가 엉망진창이니 

금방 알 수밖에 !”

 

 

<한번씩 뽀뽀해주기>

 

캔사스주 위치타에서는 두 군데에서 흘러들어오는 강물이 시내 한복판에서 합쳐 흐른다. 
그곳께서는 약 5000마리의 캐나다 아생 거위가 겨울을 난 다음 2월 말이면 어김없이 떠난다.
그런데 지난 해 봄에는 이상한 일이 있었다. 
나하고 딸 그리고 사위 세 사람이 강변의 둑을 따라 차를 타고 가는데 

한 떼의 야생 거위와 집거위들이 반반씩 어울려서 정답게 놀고 있었다. 
나는 그걸 보고 놀라서 “저 야생 거위들은 왜 아직 안 떠나고 있는걸까 ?” 하고 말했다.
그러자 딸이 아주 그럴 듯한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이곳 처녀들하고 결혼을 한 모양이죠, 뭐.”

 

<혼자놀기 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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