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나가 일하는 동안 내 스패니엘 개를 돌봐줄 사람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데 친절한 이웃사람이 자기가 맡아주겠다고 나섰다.
“아침 일찍 나가시면서 개를 우리 집 마당에 풀어 놓기만 하세요.”
그 여자는 말했다.
이튿날 아침 나는 샘이라 부르는 내 개를 그 집 대문 안으로 슬쩍 밀어넣고 대문에 개밥 한 깡통과 개가 먹는 비스켓,그리고 그 집 주인에게 주는 조그만 선물상자를 걸어 놓았다.
그날 늦게 샘을 데리러간 나는 샘이 버릇없는 짓은 안하더냐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 여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뇨.아주 착하게 굴던걸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섭섭히 생각하지는 마세요.
개에게 초콜릿을 한 통이나 먹이다니 그렇게 하면 버릇이 나빠지지 않겠어요 ?”





짐바브웨에서 휴가를 보내던 우리는 밤베지강 둑에 세워진 숙소에 묵고 있었다.
그 집의 창문을 통해 내다보면 강물까지 이어져 있는 정원에서 노는 이국적인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었다.
어느 날 그 집에 묵고 간 사람들이 서명한 방명록을 들추다 보니 어떤 사람이 야생동물이 많아 좋은데 악어가 없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써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그 바로 밑에 그 집을 지키는 사람이 써놓은 글이 보였다.
“강 속에 들어가 수영해 보시지. ”





내 남편 보브는 스포츠광이다.
어느 날 오후 그는 휴대용 라디오로 어느 경기의 중계방송을 들으면서 텔레비전의 채널을 또다른 경기의 중계방송에 맞추었다.
텔레비전에서 광고가 나오는 동안 내가 남편에게 시어머니에게서 온 편지를 건네주었다.
"당신이 좀 읽어주겠소 ?” 그가 편지를 돌려주면서 내게 말했다.
나는 시아주버니 노먼과 사냥철에 관해 쓴 그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편지를 반쯤 읽다가 나는 읽기를 멈추고 그를 보았다.
“여보,당신 듣고 있지도 안잖아요 !” 내가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내가 읽은 내용을 거의 한 자도 틀리지 않고 되뇌었다.
나는 그가 경기를 보다가 흥분하여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할 때만 잠깐 멈추었을 뿐 계속 읽어 내려 갔다.
나는 다시 그를 시험해보았다.
그는 다시 한번 내가 읽은 내용을 되뇌었다.
마침내 나는 편지를 다 읽어주었다.
경기가 모두 끝나자 우리는 저녁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았다.
디저트를 들며 내가 물었다. “사냥철에 고향에 가실 생각이에요 ?”
“아직 모르겠어.” 남편이 대답했다.
한참 있다가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고향에 계신 분들이 다들 무고하신지 궁금하군. 요즘엔 어머니한테서 편지도 안 와.”





교회에서 야유회를 갈 때면 우리는 음식과 음료를 같은 통에 넣어 가지고 가곤 한다.
음식이나 그릇이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사발이나 접시에 우리의 이름을 스카치 테이프로 붙여놓는다.
최근에 있었던 야유회때 나는 커다란 보온병에 얼음을 넣은 차를 넣어 가지고 갔다.
보온병의 뚜껑과 옆면에는 내 성이 붙어 있었다.
내가 그 보온병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얼마 안되었을 때 나는 10살 안쪽의 어린 소년들이 근처에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마침내 그들은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아하는 한 아이를 보온병 쪽으로 떠밀었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 그 소년은 보온병의 뚜껑을 열고 그 안에 든 것을 한 모금 꿀꺽 마셨다.
“제기랄 ! 차잖아 !" 그 소년은 몸서리를 치며 소리쳤다. 





어느 날 저녁 집에 돌아오니 마침 딸아이가 텔레비전을 켜놓고 영화를 보고 있길래 나도 같이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잠시 후 내가 들어오더니 어디로 캠핑을 가서 며칠 쉬고 오자고 제안했다.
때마침 영화가 끝나고 이어 일기예보가 시작됐다.
앞으로 적어도 나흘 동안은 쾌청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였다.
우리는 그 예보를 믿고 캠핑을 가기로 결정하고 이튿날 아침 일찍 길을 떠났다.
그러나 캠핑을 가서 짐을 풀자 나흘 동안 계속 비가 쏟아져 비만 흠뻑 맞고 돌아오고 말았다.
집에 돌아와 텔레비전을 켜니까 캠핑 떠나기 전에 보았던 그 영화가 다시 나오고 영화가 끝나니까 그때 나왔던 일기예보가 다시 나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그것은 6개월 전 무더위가 계속되던 때 내가 녹화해놓은 것이었다.





집에 있으면 여론조사를 하기 위해 거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
어느 날 한 여자가 전화를 걸고 질문을 속사포같이 쏘아댔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했다.
“여보세요,잠깐만요. 당신은 누구고 무슨 단체를 대표하는 분이세요 ?”
그러자 그 여자는 자기 이름을 대더니 다시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다. “도대체 이 여론조사의 목적이 무엇이죠 ?”
그러자 그 여자는 “저는 당신의 질문에 대답할 시간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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