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시절에 학비를 보태기 위해 어느 미술학교에 누드모델로 나가 일했었다.
모델일을 시작한 첫날, 나는 일찍 그 학교에 도착하여 긴 겉옷으로 갈아입고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그리고 이젤들이 늘어서 있는 방 한가운데서 겉옷을 벗고 의자에 앉았다.
얼마 후 학생들이 들어와 자리에 앉으면서 수군대며 킬킬거렸다.
그 다음에 강사가 들어 왔는데 그는 나에게 급히 달려 오더니 내가 교실을 잘못 찾아 왔다고 말했다.
그 교실은 정물화교실이었고 학생들은 의자를 그리기로 되어 있었다.

내친구 티나는 첫아기를 낳으러 입원했을 때 바로 옆 분만실에서도 '티나'라는
이름의 산모가 분만중이라는 말을 듣고 재미있어 했다.
양쪽 분만실에서 간호사들이 열성적으로 산모를 코치 했다.
내 친구의 방에서는 "힘내요, 힘내" 하는 소리가 들렸고, 옆 분만실에서도 질세라 "힘줘요, 힘줘" 하는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경쟁적인 성원이 한참 동안 계속되던 끝에 내 친구가 예쁜 여자아기를 분만했다.
그러자 내 친구가 의기 양양하게 소리쳤다.
"내가 이겼다 !"


남편이 네살 된 아들을 데리고 아이스크림점에 갔는데 아들녀석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데 시간을 너무 끌었다.
"빨리 먹고 집에 가야지. 아빠가 먹는 걸 좀 거들어 줄까 ?" 남편이 말했다.
얼마 있다가 남편이 또 물었다.
"내가 거들어줄까 ?" 그래도 아들녀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편이 세번째로 묻자 아들녀석이 말했다.
"내가 핥아먹을 동안 들고 계세요 !"

아내가 첫아기를 출산할 때 우리는 아기의 첫 울음소리와 "아들입니다 !" 또는 "딸입니다 !"라고 외치는 의사의 목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분만실에 녹음기를 가지고 들어갔다.
우리는 그 녹음을 전화 자동응답기에 수록해서 친구들과 친척들에게 아기의 탄생을 알리는 재미있는 인사말로 쓸 생각이었다.
아내의 분만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적당한 시간이 된 것 같아서 나는 테이프를 녹음기에 넣고 녹음을 시작했다.
잠시 후 우리의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 모두는 아기의 첫 울음소리를 들었다.
녹음 테이프가 계속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의사가 아기를 들어올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세상에, 이녀석 고추 참 큰데 !"

우리 남편은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여전히 담배를 피운다.
하지만 육류를 멀리하라는 의사의 권고만은 충실히 지키고 있다.
어느 날 저녁에 내가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고기를 볶고 있는데 남편이 냄새가 기막히게 좋다면서 세상이 불공평 하다고 불평했다.
"신경쓰지 마세요. 내가 어쩔 수 없이 간접흡연자가 되었듯이 당신도 간접 육식가가되었다고 생각하세요."
내가 남편을 위로했다.


뉴잉글랜드 지방의 메인주 태생인 남편은 우리가 결혼해서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즈필드에 정착한 지 한참 지났는데도 종종 자기 고향의 감자를 자랑하곤 했다.
뉴잉글랜드 지방을 처음으로 함께 여행했을 때, 우리는 뉴햄프셔주의 어느 식당에서 남편의 옛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남편이 구운 감자를 포크로 찍어 입에 넣고서 만족한 듯 몸을 뒤로 젖혔다.
"음, 역시 메인주 감자가 최고야 !"
감자 요리는 과연 맛있었다.
그러나 어떤 친구가 그 감자는 메인주에서 생산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봄철 늦추위 때문에 그 고장의 감자 수확이 늦어졌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대화를 엿듣던 웨이트리스가 자기가 가서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 여자가 주방에 가더니 얼마 후 감자 상자에서 상표를 떼어 가지고 왔다.
놀랍게도 그 상표에는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즈필드산"이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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