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른팔에 신경통이 있어서 사인을 할 때 글씨가 흔들리곤 한다는 것을 은행에 알린 나는 은행에서 나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짐작하지 못했다.
어느 날 나는 23살 난 아들에게 수표를 한 장 써주고 은행에 가서 현금으로 바꿔오라고 했다.
얼마 후 은행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14살 난 딸이 전화를 받았는데 은행 직원이 존이라는 이름의 오빠가 있느냐고 물은 다음 오빠의 인상착의를 말해보라고 하더라는 것이었다.
은행직원은 전화를 끊고 나서 인상착의를 기록한 다음 카운터에 서 있는 존에게로 돌아오더니 존이 새로 사 신은 운동화를 보여달라고 했다.
존이 멋쩍어하면서 한쪽 다리를 들어 보이니까 그 직원은 그제서야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주더라는 것이었다.
나는 턱에 난 사마귀가 면도를 할 때마다 방해가 되어 무척 성가셨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 의사를 찾아가서 사마귀를 떼어달라고 했다.
나는 수술을 끝내고 시내로 물건을 사러 갔는데 가게의 점포들이 내게 유난히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했고 또 거리에 나오니까 지나가는 여자들이 나를 보고 모두 환하게 웃었다.
집에 와서 거울을 보고서야 나는 그 까닭을 알았다.
내 턱에 커다란 어린이용 반창고가 붙어 있었는데 거기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새빨간 코끼리가 그려져 있었다.
버스 안에서 우연히 어떤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얘기를 나누다가 그 여자의 앞가슴을 보니 목걸이 끝에 열쇠가 하나 매달려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열쇠는 무엇에 쓰는거죠 ?” 하고 물었다.
“아,이거요. 이건 제 남자친구가 저에게 준건데요,자기의 마음을 여는 열쇠라고 하더군요.” 그 여자가 대답했다.
“어머나 ! 참멋있군요.”
“뭐 그렇지도 않아요. 이건 그 사람 자동차의 여벌키니까요.”
어느 일요일,우리는 차를 몰고 봄베이 교외를 달리다가 교통체증에 휘말리고 말았다.
멀리 앞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뭐라고 적은 깃발과 플래카드를 들고 길을 막고 서 있었다.
그러자 남편은 “일요일인데 또 무슨 놈의 데모야 !” 하면서 차를 돌려 다른 길로 가려고 했으나 그 길 역시 자동차들이 꽉 차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근 한 시간 동안을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휘발유만 소비하고 있었다.
평상시 같으면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를 한 시간이나 걸려 통과한 것이었다.
이윽고 우리는 체증구간을 벗어나서 군중들 옆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들이 들고 있는 플래카드에 적혀 있는 문구들을 보고 우리는 기가 막혔다.
'기름 절약주간.' '휘발유를 아낍시다'
우리 이모 골디는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이름난 분이다.
누가 어디 같이 가자고 하기만 하면 당장 “좋아요 !” 하며 따라나선다.
하루는 이모부 존아저씨가 밖에 나가 자동차에 올라탔다.
그러자 이모님은 “기다려요 !” 하고는 어린애들을 불러 모아서 딸의 머리를 급히 빗겨주고,아들의 셔츠를 갈아 입혔다.
그런 다음 지갑을 챙겨들고 어린애들과 함께 뛰어 나왔다.
이모부가 말없이 기다리고 있는 동안 이모는 재빨리 애들을 자동차 뒷자리에 앉히고 자기도 앞자리에 가서 털썩 앉더니 이렇게 말했다.
“자,이제 됐어요. 갑시다.”
그러자 아저씨는 부르릉 하고 시동을 걸더니 자동차를 몰고 차고로 들어갔다.
골동품 장사를 하는 나는 어디를 가든 골동품 상점들을 둘러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최근 딸아이 집에 갔다가도 골동품 상점들을 찾아봤으나 별로 신통한 것을 찾지 못 하고 돌아오는 길에 어떤 마을 뒷골목에서 중고품들을 내다 파는 차고 세일(자기집 차고에서 하는 중고품 염가판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차를 세웠다.
몇 사람이 필기판을 들고 둥그렇게 서 있는데 한 가운데 있는 식탁 위에 훌륭한 은그릇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나는 차에서 내려 촛대 몇 개를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둥그렇게 모여 서 있던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 다가오면서 뭐 도와줄 일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이거 차고 세일 맞죠 ?”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닙니다, 부인. 경찰의 급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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