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회사의 사장을 집에 초대, 저녁대접을 하게 되었는데, 평소 남편으로부터 그 사장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를

귀가 닳도록 들어 오던 터라, 나는 며칠을 두고 경제신문을 읽고, 공부를 하여 대화를 잘 해보려고 준비를 단단히 했다.
약속한 날에는 새로 산 드레스를 입고, 미장원에서 몇 시간을 들여 머리를 다듬고, 저녁식사도 정성들여 준비해 두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사장이 당도했는데, 너무나 잘 생기고, 옷도 멋지게 차려 입고, 말솜씨도 여간 좋은 게 아니었다.
저녁요리를 내놓으면서 내가 증권투자에 대한 얘기를 꺼냈는데, 증권에 대한 나의 해박한 지식을 남김없이 늘어놓을 수 있었다.
그런데 어쩌다 눈을 들어 남편을 바라보았더니 , 노한 눈초리로 나를 보며 원망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게 아닌가.
그만 이야기에 열을 올리다가 사장님 접시에 놓인 음식이 마치 우리집 아이 음식이나되는듯 나는 잘게 썰고 또 썰고 으깨기까지 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던 것 .





도서관 사서 훈련을 받는 과정에서 나는 친구하고 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거기 나온 연사 한 사람이 농담 섞인 말로 도서관 문을 닫을 때는 안에 누가 남아 있는 사람이 없는지 반드시 둘러 보고 나서

문을 닫아야 한다고 충고의 말을 했다.
그 후 얼마 있다가 나는 사서로 일하게 된 그 친구와 함께 점심을 했다.
식사를 끝내고 도서관으로 돌아가 보니 도서관은 문이 잠기고 밖에는 몇 사람이 모여 있었는데 누군가가 도서관 안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당황한 내 친구가 문을 열고 보니 저번 세미나에서 도서관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문을 잠그지 말라고 충고를 했던 바로

그 연사가 서 있었다.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히 둘만의 저녁 식사 준비를 했다.
조심스럽게 식탁을 차리고 식탁 가운데에는 두개의 촛대를 장식으로 갖다 놓았다.
남편이 돌아오는 소리를 듣고 나는 즉시 촛불을 붙이고 전등을 모두 꼈다.
남편이 방안에 들어서자 나는 두 손으로 그의 눈을 가리고 "여보. 당신을 놀라게 해줄 일이 있어요" 하고 말했다.
내가 손을 떼자 그는 어둠 속에서 촛불이 환하게 타고 있는 것을 보더니 냅다 소리를 질렀다.
"맙소사. 당신 또 전기요금 갖다 내는 걸 잊어버렸구만 !"





전화교환수로서 가장 힘드는 일 가운데 하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요금을 지불케 하는 장기리 전화를 대주면서,

받는 사람을 보고 요금을 내겠느냐고 사전승낙을 받는 것이다.
한번은 어린아이가 전화를 받았다. 그래서 요금을 물겠느냐고 물었다.
"네"라고만 대답하라고 장거리 전화를 신청한 그 아이의 아버지와 내가 애를 써 봤지만 그 애의 대답은 그냥 "아빠 !"라는 말뿐이었다.
하는 수 없이 내가 그애를 보고 엄마를 바꾸라고 했다.
그런데 그 애가 엄마한테 하는 소리를 듣고 우리는 다 같이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 아빠하구 어떤 여자야"





부동산중개업자인 나는 고객을 데리고 1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어떤 빈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현관의 자물쇠가 망가져 있어서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집 뒤로 돌아가 보니 창문이 보였다.
내가 창으로 기어 올라가려는데 이웃사람이 달려 와서 소리쳤다.
"여보시오, 당신 뭐하는거요 ?"
"괜찮아요. 난 부동산중개업잡니다." 내가 말했다
"그래서 어떻다는거요 ?" 그 사람이 자기 신분증을 내밀며 말했다.
"난 경찰관이오"
"이 동네가 얼마나 안전한지 아시겠지요 ?"
내가 고객에게 말했다
고객은 그 집을 샀다





나는 해마다 개최하는 크리스마스 음악회에 대비해서 6학년 학생들에게 합창 연습을 시키고 있었다.
우리는 예수가 탄생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노래하기로 되어 있었다.
여러 날에 걸쳐 연습을 했는데도 별로 신통치가 않아서 나는 잠시 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긴장을 풀도록 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몰몬 태버나클합창단이 부른 "기쁘다 구주 오셨네"가 담긴 레코드를

틀어 주었다.
그런데 합창이 흘러나오자 한 남학생이 나를 쳐다보더니 기쁨이 담긴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선생님, 우리가 노래하는 것을 녹음하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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