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을 찾으려고 현금자동인출기에 카드를 넣었는데 카드가 그냥 나왔다.
내가 잘못 넣었구나 생각하고 다시 밀어넣어 보았지만 카드는 역시 그냥 나왔다.
내가 액수를 점점 줄여가며 세 번을 더 카드를 넣어보는 동안 내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수는 자꾸 늘어났다.
마지막에는 잔고나 알아보려 했지만 그것조차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화가 난 나는 은행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은행원이 잔고를 일러줬고 나는 얼마간 돈을 찾았다.
나는 그 은행원에게 카드를 흔들어 보이면서 따졌다.
“그런데 이 카드가 왜 말을 듣지 않는거죠 ?”
은행원은 나를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건 공중전화 카드거든요.”
15살때 나는 제일 친한 친구의 18살 먹은 오빠에게 홀딱 반해서 시간만 나면 그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가 바이얼린 레슨을 받는 곳에도 따라가고 오토바이를 고치는 차고에까지 따라갔다.
그랬더니 한번은 그가 내게 10센트를 주면서 내게 듣기 좋은 말로 18살이 되거든 전화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가 하는 말의 뜻을 알아차리고 내 생활에만 충실하게 되었고,그후 부모님을 따라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몇년 후 나는 우리 모교에서 열리는 한 음악회에 가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경연자 가운데 한 사람이 내가 옛날에 좋아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나는 용기를 내어 그를 만나,그가 전에 내게 준 10센트로는 인플레 때문에 전화를 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는 내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자동차수리공겸 음악도인 그와 나는 만난 지 꼭 10년 만에 약혼을 하게 되었다.
어느 추운 날 밤,우리 집 난방시설이 고장났다.
그래서 그날밤 우리는 부모님 집으로 가서 잤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이웃에 사는 사람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 집 수도파이프가 터져서 우리 집과 자기 집이 물바다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급히 집으로 달려가다가 도중에 과속으로 적발되고 말았다.
집에 와서 보일러수리공을 불렀더니 도착한 수리공은 우리 집 보일러에 맞는 퓨즈가 없다면서 차에 가서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동안 배관공은 물이 새는 곳을 찾기 위해 화장실의 벽을 뚫고 살피고 있었다.
그때 보일러공이 들어오더니 퓨즈 한 개를 높이 쳐들고 이렇게 말했다.
“여기 마침 맞는 게 하나 있네요. 댁은 오늘 참 운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
우리 어머니 집의 전화번호와 어느 에스코트회사(사교장 등에 동반할 젊은 남녀를 소개 해주는 회사)의 전화번호가 비슷해서
자주 어머니 집으로 전화가 잘못 걸려왔다.
같은 번호를 오랫동안 써온 어머니는 전화국에 연락해서 그 에스코트회사의 전화번호를 바꿔주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해보았지만
전화국에서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 전화가 잘못 걸려왔다.
화가 난 어머니는 전화를 걸어 오는 사람들에게 그 회사는 문을 닫았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1주일도 안돼 그 에스코트회사에서 자진해서 전화번호를 바꾸었다.
우리 이웃에 사는 사람의 딸이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해군에 복무하는 사위될 사람이 곧 해외로 전근을 가게 되었기 때문에
결혼식을 서둘러야 했다.
그래서 신부 집에서 식을 올리기 위해 꽃과 케이크 등을 모두 준비하고 목사님도 모셔오게 되었다.
그리고 인쇄소에서 청첩장도 찍어 왔는데 719번지여야 할 집주소가 717번지로 잘못 인쇄되어 있었다.
결혼날짜가 촉박해서 청첩장을 다시 인쇄할 시간이 없었다.
신부가 묘안을 생각해냈다.
신부는 717번지에 사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결혼식을 올리는 날 아침,신부는 드라이버를 들고 그 집으로 달려가서 717번지라고 쓰여 있는 번호판을 떼어다가 자기 집에 달았다.
10대인 나의 아들이 새로 산 서퍼보드를 타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 경고 깃발을 보지 못한 채 파도를 향해 급히 달려갔다.
그러나 “당신은 신출내기 서퍼로군요. 물 밖으로 나오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울려퍼지자 아들은 그자리에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아들은 계면쩍은 표정으로 되돌아와서 구조원에게 자기가 서퍼보드를 미처 타기도 전에 어떻게 초심자라는 걸 알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구조원이 대답했다. “그야 간단하지.자넨 잠수복을 앞이 뒤로 가게 입고 있거든.”
'웃다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일,저런 일 (693) (0) | 2020.01.04 |
---|---|
이런 일,저런 일 (692) (0) | 2020.01.04 |
이런 일,저런 일 (690) (0) | 2019.12.17 |
이런 일,저런 일 (689) (0) | 2019.12.17 |
이런 일,저런 일 (688) (0) | 2019.12.17 |